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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창사 38주년, ICT기업 넘어 AI기업으로 변신 추진

사업 초기 특혜설 딛고 실력으로 정면 돌파
SK그룹 한 축 담당하는 중추 기업으로 성장

 
 
1992년 8월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대한텔레콤 손길승 사장(사진 오른쪽 마이크 앞)이 제2이동통신 사업권 반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SK]

1992년 8월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대한텔레콤 손길승 사장(사진 오른쪽 마이크 앞)이 제2이동통신 사업권 반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SK]

SK텔레콤이 지난 3월 29일 창사 38주년을 맞았다. 1994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으로 발돋움했다. 
 
SK텔레콤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ICT종합기업으로 도약한데 이어 최근에는 AI서비스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월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하면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제고에 가세하는 등 혁신적 변화를 예고했다.
 
SK텔레콤이 SK그룹의 중추 기업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한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업 진출 당시 정부 특혜를 받았다는 오해를 받았는데 이를 실력으로 정면돌파했다.  
 
SK텔레콤의 모태는 1984년 선경 미주경영기획실에 신설된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유공 인수(1980년) 이후 중장기 경영목표로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정한 뒤 이를 연구하고 준비할 조직으로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설립했다. 
 
이 팀은 당시 정보통신 강국이었던 미국에 현지법인(유크로닉스)을 설립,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경험하면서 정보통신산업 진출을 준비했고, 이후 국내로 들어와 선경텔레콤(이후 대한텔레콤으로 사명 변경) 설립으로 이어졌다.  
 
때마침 1992년 4월 체신부가 제2이동통신 민간사업자 선정계획을 발표하자 선경은 사업자 경쟁에 참여했고, 포항제철·코오롱·쌍용 등 6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심사결과 1만 점 만점에 8388점을 얻은 선경이 그해 8월 사업자로 선정됐다. 2위 포항제철(7496점), 3위 코오롱(7099점)과는 큰 격차였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앞둔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에게 사업권을 부여한 것은 특혜”라고 비판하면서 사정이 꼬였다. 이에 최종현 선대회장은 “특혜시비를 받아가며 사업을 할 수 없다. 오해 우려가 없는 차기 정권에서 실력으로 승부해 정당성을 인정받겠다”며 사업자 선정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김영삼 정부 시절 재추진하게 되는데 선경은 이때도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는 1993년 12월 제1이동통신 사업자(한국이동통신) 민영화와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동시 추진하면서 전경련이 주도해 제2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니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리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은 정부 발표에 앞서 1993년 2월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된 상태였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서 선경을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추천할 경우 공정성 시비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대신 막대한 인수자금이 들어가는 한국이동통신 공개 입찰에 참여키로 했다.
 
민영화 발표 전 8만원대였던 한국이동통신 주가는 30만원까지 수직 상승했고, 선경은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시가보다 4배 이상 높은 가격인 주당 33만5000원에 인수했다. 선경 내부에서조차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은 “이렇게 비싸게 사야 나중에 특혜시비가 일지 않는다. 회사가치는 앞으로 더 키워가면 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실제 한국이동통신 인수 직후 선경은 통신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고 1996년 1월 세계 최초로 CDMA 디지털 이동전화를 상용화하면서 세계 이동통신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CDMA 방식은 세계 표준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이 CDMA 기술 종주국이라는 위상도 덤으로 가질 수 있게 됐다.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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