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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릴레이 대출금리 인하…尹 정부에 ‘자세 낮추기’?

금리 상승기인데…시중은행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 낮춰
대출 고객 잡기 위한 것이라지만 이례적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눈치보기’ 지적도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은행들이 릴레이 금리 인하에 나섰다. 그 배경으로 새 정부의 정책에 대비한 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출 자산 축소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이미 규제로 인해 수요 창출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예대마진차(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 투명 공시인 만큼 이에 대비하려는 은행권 움직임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주요 은행들 과감한 대출 금리 인하 결정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의 금리를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5~0.55%포인트 수준으로 대폭 내렸고,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고객 수요가 줄고 있어 은행마다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개월 연속 감소세다.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감소했다.
 
은행들이 올해 초부터 대출 한도를 복원하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매달 대출 자산이 감소하자 다시 대출 금리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수요 목적 아닌 인수위에 저자세란 지적도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가 5월에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대비하기 위한 은행들의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 고객들은 올해 1월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영향으로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이상 이전처럼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만 내린다고 수요가 창출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 더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면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어려워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금리를 인하하는 조치가 이뤄져 수요 창출보다는 관치금융 대비용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은행 관련 공약인 예대마진차 공시제 도입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1일 오후 경북 상주시 상주 중앙시장을 방문,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1일 오후 경북 상주시 상주 중앙시장을 방문,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 인수위사진기자단]

 
인수위는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높이겠다고 주장한다. 이에 은행마다 공시 이전에 미리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예금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향후 새 정부의 개입을 줄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들은 은행연합회 등에서 매달 신용등급별 평균 및 가산금리 공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고 있어 정부가 추가적으로 정책을 내놓게 되면 민간 은행의 자율적인 금리 책정이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금리 인하 결정 외에도 은행권은 최근 인수위에 관치금융과 관련해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었지만, 결국 이 제언 전달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인수위 제출용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 초안에서 “은행이 제공하는 각종 금융 서비스 수수료를 원가에 근거해 현실화하기 어렵고 정부 재정을 통해 지원해야 하는 영역까지도 은행의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관행도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당국을 거치지 않고 인수위에 직접 의견을 내놓는 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공개된 것만으로도 제언의 효과가 있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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