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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지 못한 넷플릭스, OTT 시장 미래 괜찮나

“순 가입자 수 20만명 감소, 2분기엔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

 
 
넷플릭스가 올해 1분기 한풀 꺾인 실적을 발표했다.[로이터=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20% 넘게 하락했다. 주가는 19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선 전일 대비 3.18%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넷플릭스의 발표는 충격적이다.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이나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 증가폭이 지난해부터 둔화하곤 있었지만, 이처럼 감소할 거라고 내다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에 250만명의 순 가입자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증권가는 270만명의 가입자 증가를 점치고 있었다.  
 
가입자 감소로 넷플릭스의 누적 가입자 숫자는 2억2160만명으로 전 분기의 2억2180만명에서 줄어들었다. 회원이 감소함에 따라 실적도 깎였다. 넷플릭스는 이날 1분기 순익이 16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17억1000만 달러에서 감소한 것이다. 1분기 매출은 7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시장의 예상치인 79억3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우리의 수익 성장이 상당히 둔화했다”고 인정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줄어든 여러 배경을 설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유럽 지역에서 70만명의 가입자가 감소했다.  
 
회사 측은 계정 공유 정책이 가입자 성장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3~7개의 기기에서 하나의 계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일부 가입자 사이에서는 요금을 분담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넷플릭스는 최대 1억 가구가 공유 암호를 통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구독료 인상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이 회사는 북미 지역 가입자의 월 구독료를 1~2달러씩 올렸는데, 이 때문에 이 지역 60만명의 고객이 이탈했다.  
 
시장 경쟁도 과거보다 치열해졌다. 넷플릭스는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스트리밍이 미래라는 것을 깨달았고 많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중 광고를 삽입해 월 구독료를 낮춘 저가형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를 더 혼란스럽게 한 건 전망치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 최대 200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넷플릭스가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게 명확해 보였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600달러를 웃돌던 이 회사 주가가 지금은 300달러 안팎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난 것도 이런 분석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회복을 위한 변화를 예고했다. 계정 공유 시스템을 바꿀 계획이다. 이미 일부 국가엔 새 요금제를 출시했다. 계정 공유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계정 공유에 한계를 두는 일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  
 
새 먹거리 확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게임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신작 게임을 잇달아 출시하고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광고 없는 OTT 전략을 고수하던 넷플릭스가 광고를 붙인 저가 요금제 도입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진다. 넷플릭스는 번 돈의 대부분을 다시 콘텐트 제작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는데, 그럼에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OTT 업황을 둘러싼 불안과 경계감이 퍼지자 관련 종목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디즈니플러스를 운영 중인 월트디즈니나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로쿠, 스포츠 전문 스트리밍 업체 푸보TV 등이 시간외거래에서 모두 하락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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