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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앞두곤 7시간 만에 사과”…최정우 회장의 ‘침묵’

사내 성폭력 파문에 사퇴론 불거져도 묵묵부답
재계 “최 회장 침묵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포항 지역을 중심으로 최정우 회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 측은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이 회사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김학동 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입장인데, 재계는 물론 포스코 내부에서조차 “그룹을 대표하는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최정우 회장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철강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사업을 점검하는 등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선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최정우 회장 명의의 입장 발표는 없었고, 대신 김학동 부회장이 6월 23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과하고 성 윤리 위반 행위 근절을 위한 쇄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포항여성회 등 포항 지역 시민단체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 등은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회장이고, 포스코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김학동 부회장이 사과한 상황이라, 최 회장을 향한 사과 요구에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쪽에선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 사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한 데다, 포스코 지분 100%를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최 회장도 사내 성폭력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업계 등에선 그간 사망사고 등 포스코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신속하게 사과해온 최정우 회장이 사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실제 최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올해 1월에 포항제철소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발생 약 7시간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연임을 확정할 정기 주총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에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항제철소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면서 사고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 사과문 발표할까  

재계 안팎에선 “최정우 회장이 사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문제 때마다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지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사안에 대해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사과한 전례는 있다”며 “이번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최정우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지적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그룹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그룹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5년 6월 당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메르스 사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예고 없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사과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문과 개선책을 발표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사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업장 고용 평등 조직 문화 진단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직권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측은 “절차에 따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만 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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