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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재탄생”...일론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인수했나?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일론 머스크, 440억 달러 투자해 트위터 인수
돈벌이 수단부터 AI적용까지...숨겨진 의도에 주목
비난도 있지만 혁신적 시도에 대한 기대감도 커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로고 합성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새가 자유로워 졌다(the bird is freed)”
일론 머스크가 그간 숱한 논란과 시비를 잠재우고 트위터의 공식 인수를 완료했음을 알린 지난 10월 28일의 트위터 메시지다. 
 
인수 가격을 후려치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계약을 파기할 것처럼 버티다가, 4월 계약한 내용 그대로 440억 달러 (62조원)에 인수를 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간 트집을 잡은 가짜 계정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닌데 대단한 정보 통신 기술을 보유한 회사도 아닌, 4억8000만명 가입자와 2억여명의 활성 사용자(DAU)를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렇듯 비싼 가격에 인수를 강행한 것을 두고, 한편으로는 그가 가진 평소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연결해 멋진 상상이 펼쳐지고 있고, 또 다른 편으로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구구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일론 머스크는 이번 인수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건강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미래의 인류를 위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소셜 미디어에서는 극좌와 극우의 대립이 주를 이루며 이는 혐오와 분단을 조장한다. 조회 수를 위한 무자비한 경쟁은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돈을 벌 기회를 제공했으며 결과적으로 양극단 간의 싸움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진짜 대화를 할 기회는 사라져버렸다. 그게 내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다. 쉬워서도 아니고 돈을 더 벌고 싶어서도 아니다. 난 내가 사랑하는 인류를 위해 결정한 것이고 이 시도가 실패할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었고 이는 곧 엄청난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실제로 조회수 경쟁을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확증편향을 확산시켰고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이전보다 심한 극단적 이념대립이 야기 된 것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의 페이스북 사태 때 의회 청문회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일론 머스크는 편향된 트위터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런 문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인수 후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로 공개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는 기득권의 편견이 없는 시민 저널리즘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트위터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미디어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지지자들의 미 의회 난입 사건의 주동자로 트위터로부터 계정의 영구정지 조치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복구에 쏠린 이유다.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그의 말만 100% 받아들인다면 트위터는 인수 후 소셜 플랫폼에서 탈중앙화의 철학에 반영된 웹3.0 기반의 미디어로 다시 태어날 것 같은 조짐이다.  
  

트위터를 인수한 숨겨진 두 가지 이유 

일론 머스크가 올린 트위터 글. [사진 트위터 화면캡처]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포쳔 크립토’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페이팔’의 경험을 토대로 그의 오랜 열망인 전자 결제시스템(payment)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했다고 주장한다. 
 
페이스북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대체화폐 ‘리브라’가 NFT를 만나 탈중앙화의 개념을 접목해 트위터에서 부활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그 근거로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업자 ‘창 펑 자오’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투자를 도왔으며, 일론과 페이팔에서 동료였고 크립토에 관여하는 ‘데이빗색스’, 이더륨에 관여 하고 있는 ‘스리람 크리슈난’을 데려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또 하나의 근거는 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적은 지분이지만 트위터 인수에 3000억원을 보탰다는 것이다. 전체 인수가에 비해 적은 비중이지만 전격적인 투자 결정은 양사의 암호화폐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가 이번 투자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미래 에셋은 다각도로 암호화폐 산업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올해 초 기관투자용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하는 가 하면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에는 NFT 스타트업 이뮤터블에, 5월에는 국내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에 투자했다. 암호화폐 상품 개발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X는 지난달 26일 스위스 증권거래소(SIX)에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상장지수상품(ETP, Exchange Traded Product)을 선보인 바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분석은 테슬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간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즉 매일 수억 개의 게시물을 쏟아 내는 트위터의 데이터가 휴머노이드 AI를 학습시켜 고도화하는 데 이용한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비해 사용자 수는 적지만 텍스트의 양이 많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다. 그래서 인수 후 이전의 280자인 게시물의 길이 한도도 늘이고 현재 2억9000만 명인 일간 사용자(DAU)도 10억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 모든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트위터에 첫 출근 하면서 세면대(sink)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쇼를 연출했다, 트위터에 “Let that sink in(내 말이 조직에 침투될 수 있게 해줘)”라며 자신의 방식으로 트위터 혁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면서 신속하게 회사를 장악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트윗을 내보낸 뒤 다음날 바로 전 직원의 50%인 3700여명을 구조조정을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년간 40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도 눈에 띄는 혁신을 만들지 못한 것은 생산성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강력히 주장하는 트위터 혁신의 방향은 광고모델에 의존하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의 구독 모델을 만들고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독립적인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장을 폐지하고 개인회사로 운영하며 단순한 SNS가 아닌 중국의 위챗과 같은 슈퍼앱을 만들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메신저, 소셜미디어는 물론, 모바일 결재 기능, 인터넷 뱅킹과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수익 공유기능까지를 포함하는 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앱 ‘X’의 등장을 예고한 것이다. 트위터 인수를 다시 공식화한 날 그는 트위터에 ’트위터 인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앱인 X를 만드는데 가속도가 붙었다’고 써 그의 의지를 보여 준 바 있다.  
 

뜻밖의 행보가 보여주는 혁신들  

일론 머스크가 올린 트위터 사진. [사진 트위터 화면캡처]
일론 머스크가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보는 알려진 것처럼 일반인의 눈으론 종잡을 수가 없지만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며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거대한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며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페이팔 전신인 온라인 결제 회사 엑스닷컴(X.com)을 설립해 매각하고 이를 토대로 로켓 제조 및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해 인류의 화성 여행의 꿈을 현실에 더 가깝게 만드는가 하면  테슬라에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인수를 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키워 낸 것으로 유명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회사 뉴럴링크, 세계최고의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를 설립했으며, 초고속 진공 열차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기획·추진 중이고 지하 운송 시스템 더 보링 컴퍼니도 설립했다. 
 
트위터의 인수도 처음엔 뜻밖의 행보로 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바이낸스의 창업자는 물론 알왈리드 사우디의 왕세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등의 유력 인사들이 포함 되면서 그가 그린 그림의 설득력이 한층 힘을 받았다. 실제 트위터의 잠재 가치보다 운영이 잘못되고 있다는 일론 머스크의 판단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반 이상의 인력을 구조 조정했음에도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혁신적 시도 들이 힘을 발휘한다면 분명 트위터는 새롭고도 강력한 미디어가 됨은 물론 기존 소셜 미디어 가진 이념의 양극화로 인한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는 시민 저널리즘의 새로운 형태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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