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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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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에스프레소 프랜차이즈' 천국이 됐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에스프레소는 얇게 분쇄한 7그램(g)의 커피를 9기압의 압력으로 25밀리(㎖) 내외의 양으로 25초 동안 추출해 데미타세(작은 커피잔) 잔에 제공하는 강렬한 질감과 임팩트를 가진 소량의 커피를 의미한다.1938년 밀라노의 지오바니 가찌아가 고온수 기반의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을 상용화한 후 황금색 크레마와 견과류, 초콜릿 향미, 진득한 질감을 지닌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민 커피로 자리 잡았다. 韓 커피 프랜차이즈의 역사1987년 뉴욕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의 개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래서 미국 서부 시애틀의 오래된 커피 업체 '스타벅스'를 인수해 에스프레소 기반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를 창업했다.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에 온수를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신선한 브루잉 커피로 포장하고, ▲우유를 더한 카페라테, ▲바리스타의 기술이 돋보이는 카푸치노, ▲시럽을 첨가한 캐러멜 마키아토, ▲RTD(Ready-to-Drink) 병음료인 프라푸치노까지 출시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한국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가장 먼저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준비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로 잠시 유보됐다. 당시 신세계 소속으로 스타벅스 코리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던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1세대 기업인 故 강훈 씨는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발전을 확신하고,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 '할리스 커피'를 창업했다. 한편 할리스 커피의 동업자는 '탐앤탐스 커피'를 설립했다. 그는 바로 김도균 현 탐앤탐스 커피 대표다. 이후 스타벅스가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오픈하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강훈 씨가 할리스 커피를 매각하고 '카페베네'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연예계 인맥을 활용해 카페베네의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크게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카페베네와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기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양대 산맥이 되며 커피 산업 1세대를 이끌었다. 스타벅스와 카페베네의 성장 과정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다른 국가의 커피 산업이 밀크커피 중심의 바리스타 테크닉을 강조했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한국의 커피 문화는 바리스타들을 빠르게 교육시키며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사세 확대에 전념하던 카페베네는 강훈 씨의 이탈 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강훈 씨 역시 본업이 아닌 주스 프랜차이즈 '망고식스'를 창업하며 급격한 몰락을 경험했다. 카페베네와 망고식스의 실패는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야기됐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사례로 꼽힌다.치열한 커피업계, 향후 전망도 어렵다국내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 프랜차이즈는 롯데의 '엔제리너스', CJ의 '투썸플레이스', 매일유업이 호주 바리스타 챔피언을 영입해 시작한 '폴바셋' 등이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롯데 계열의 유통망을 활용한 엔제리너스는 품질 이슈로 고전하며 초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소비재 강자 CJ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투썸플레이스는 홍콩계 자본을 거쳐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으로 매각됐다. 또한 유제품 회사 매일유업의 폴바셋은 아이스 카페라테가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 2차전의 승자는 은행원 출신이 창업한 '이디야 커피'가 됐다. 2001년 출범한 이디야 커피는 당시 고급화 트렌드와 달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운영하며 저가 커피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커피 산업은 스페셜티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분화된 분위기다.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경쟁 중이고, 초저가 커피 3인방(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의 성장과 커피 지수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위 스타벅스는 2021년 2조3856억원(영업이익율 10%), 2022년 2조5940억원(4.7%), 2023년 2조9295억원(4.8%)을 기록했다. 2위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4117억원(9%), 2022년 4285억원(5.1%), 2023년 4801억원(5.4%)을 기록했다. 독자적인 시장을 장악한 폴바셋은 2021년 1075억원(6.5%), 2022년 1200억원(4.6%), 2023년 1300억원(4.6%)이다. 저가 커피의 원조 이디야 커피는 2021년 2433억원(7.8%), 2022년 2500억(3%), 2023년 2778억(3%)을 기록했다. 초저가 커피 업체의 매출액은 상세자료가 없다. 다만 2022년 메가커피가 매출액 3684억원, 영업이익률 18.8%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위의 수치들을 보면 스타벅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율의 쌍끌이 하락이 우려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의 매수 이후 성장세의 둔화, 카페라테에 특화된 폴바셋은 확장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원조 저가 커피의 상징인 이디야커피의 성장세 둔화와 이익률 정체 역시 눈에 띈다.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생두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우려가 커진다. 실제 컴포즈커피를 매수한 졸리비 그룹은 패닉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에스프레소 왕국의 선두 자리를 지켜온 스타벅스는 이제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치열한 경쟁에 나서야 한다. 또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생두 가격의 폭등 앞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커피업계는 향후 어떠한 성장 동력이 이 산업을 변화시킬지 한치 앞을 예견하기 힘든 상황이다.

2025.03.15 10:30

4분 소요
남양유업 백미당, '프리미엄 원두' 도입...커피맛 차별화

유통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 백미당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며 제품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백미당은 R&D 강화를 통해 커피 라인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최근 프리미엄 원두를 전 매장에 새롭게 적용했다고 밝혔다.백미당이 도입한 프리미엄 원두는 콜롬비아, 브라질 등지의 고품질 원두를 블렌딩해 균형 잡힌 맛과 깊은 풍미를 구현했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견과류, 캐러멜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조화를 이루며 더욱 풍부한 커피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백미당 대표 제품인 ‘백미당 유기농 우유’와 최적의 조화를 이루는 원두를 엄선해 깊고 부드러운 라떼 맛을 완성했다.백미당은 올해부터 모회사 남양유업에서 분리돼 별도 법인 ‘백미당아이앤씨’로 새롭게 출범했다. 법인 독립과 함께 R&D 역량을 강화해 제품 개발과 품질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제품 기획부터 원재료 연구, 레시피 개발, 품질 관리까지 연구개발 전반을 강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커피 및 디저트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지난해 백미당은 커피바, 까눌레, 휘낭시에, 치즈 케이크 등 10종의 디저트 신메뉴를 출시하며 베이커리 라인업을 확장했다. 또한 바삭한 과자 속에 유기농 우유와 유크림의 깊은 풍미를 담은 ‘백미당 모나카 아이스크림’ 3종 등 소비자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뿐만 아니라 백미당은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위한 시즌 한정 메뉴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국내산 ‘진주 딸기’를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제철 재료의 맛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농가와의 협력을 확대했다. 백미당은 앞으로도 국내산 원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백미당 관계자는 “체계적인 R&D 강화를 통해 프리미엄 커피와 디저트의 품질을 한층 더 높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2014년 론칭한 백미당은 올해부터 모회사 남양유업에서 별도 법인 ‘백미당아이앤씨’로 독립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전 매장 리뉴얼과 신규 베이커리 라인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청정 농가의 유기농 우유를 활용한 아이스크림과 라떼로 잘 알려진 백미당은 계절별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로도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역 농가 상생 및 가족돌봄청년의 바리스타 체험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5.02.06 14:08

2분 소요
역대 최고치 찍은 '국제 커피 지수'...커피값 어디로 가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2024년 12월 뉴욕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는 장중 한때 344를 기록하며 1977년의 최고기록 338을 새롭게 경신했다. 바쁜 현대인들에 활력이 되는 커피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 소비량과 가격 결정 과정을 살펴보고,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향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커피값, 어떻게 결정되나2024년 미국 농무부 해외 농업국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은 총 1057만톤(t)이며, 브라질 397만t, 베트남 174만t, 콜롬비아 73만t, 에티오피아 50만t, 인도네시아 48만t으로 추산된다. 이 중 향미가 뛰어난 아라비카 품종이 57%,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 42%, 리베리카를 포함한 희귀종이 1% 미만을 차지한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커머셜 커피(Commodity Coffee Grade)와, 향미·맛·후미·질감·밸런스 등의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Grade)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거래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유통량을 전체 커피 시장의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산지별 커피의 특징을 살펴보면, 브라질 커피는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고소함이 주도적이고, 콜롬비아 커피는 수세식 가공으로 깔끔하고 우아한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은 대부분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며, 인도네시아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 품종을 함께 재배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아라비카는 흙향과 쿠키 향이 매력적이다.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는 스페셜티 등급의 고품질 커피 생산 비중이 높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등은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생산하고, 중남미 커피는 고산지 재배로 청량하고 우아한 특징을 보이며, 케냐 커피는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산미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커피 생산량은 매년 10%가량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을 포함한 커피 소비량의 증가와 수급 불안에 따른 가수요 등으로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커피 수입량은 1000만t을 상회하고 있다. 유럽(EU)연합(독일, 프랑스, 영국 포함)이 285만t, 미국이 150만t, 일본이 41만t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생두 16만t(세계 7위), 원두 2만t(세계 4위)을 수입하여 전 세계 커피 수입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은 뉴욕 상품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국제 커피 지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제 커피 지수는 아라비카 커피 생두 1파운드당 평균가격을 센트 단위로 표시하며, 커피 생산자, 거래자, 투자자들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커머셜 커피 시장은 뉴욕 커피 선물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를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방식에 의해 가격이 산정되고 있다. 복잡한 유통 과정과 대규모 업체와의 장기 계약에 얽매인 커피 산지의 소농들은, 최근과 같은 가격 상승기에도 혜택을 받지 못하며 대부분의 이익이 대규모 생두 업체와 커피 지수 금융 선물에 투자하는 트레이더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2024년 12월 국제 커피 지수 328을 기준으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수입통관비용을 포함한 생두의 원가는 1만2000원이며, 로스팅 과정의 수분 손실을 반영한 원두의 원가(인건비, 전기, 유통비용 제외)는 1만5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지수 110을 기준으로 3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커피 가격의 주요 변동 요인을 보면, 브라질, 콜롬비아 등 대형 생산국의 기후변화와 생산량의 변동, 대형 커피 체인과 대량 구매자들의 구매 패턴, 기축 통화인 달러의 환율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결과, 시리아 정세 변화,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인 로부스타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서, 커머셜 커피 산업의 쌍끌이 가격상승 랠리가 진행중이다. 주목받는 스페셜티 커피의 선순환 구조반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객관적인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품질에 따른 프리미엄이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COE(Cup of Excellence, 비정부기구 Alliance for Coffee Excellence에서 주최하는 커피 산지의 올림픽과 같은 커피 생두 품질 경진대회)와 베스트오브파나마(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최하는 게이샤 품종 기반으로 세계 최고 가격을 경신하는 커피 경진대회)와 같은 경매 기반 대회를 통해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품질 향상과 농민 수익 증가를 동시에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 산정 시스템과 향후 시장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을 간단히 예측하면, 불안정한 공급과 외부 변동성에 기인한 커피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2025년 상반기에 소비자 가격의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저가 커피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있고, 로부스타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인스턴트 커피는 소비 감소와 생산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마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품질 기반으로 유통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생산지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 등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확량의 변화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으로, 커피 시장은 품질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의 인지도 상승과 커머셜 커피의 대량 생산 구조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후 변화와 투기 자본의 영향은 커피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커피 시장은 품질, 윤리,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5.01.11 10:01

4분 소요
이번 연말 파티는 ‘한 잔 900원 하이볼’ 어떠세요? [가성피아]

유통

‘가성피아’는 ‘가성비’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가성비 아이템들과 생활 꿀팁들을 소개하며, 경제적 부담을 덜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방법을 탐구합니다. 당신만의 가성비 천국을 만들어 나가 보세요.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갖춘 편의점 주류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CU가 단독 출시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길리듀’(Ghillie Dhu)는 뛰어난 가성비와 훌륭한 맛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른 편의점들도 독특한 주류 상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가성비 있는 연말 파티를 즐기려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BGF리테일에 따르면 길리듀는 출시 19일 만에 누적 5만개 이상 판매되며 역대 최단 기간·최다 판매량을 달성한 위스키로 기록됐다. 길리듀는 700ml 용량에 알코올 도수는 40%인데, 오는 12월 31일까지 기존 1만2900원 가격에서 할인해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길리듀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만든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다. 이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카치 위스키들을 생산하는 앵거스 던디 디스틸러스에서 생산된다. 엑스 쉐리와 버번 오크통에서 숙성돼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특징이다.실제 길리듀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질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보면 ‘저렴한 라인임에도 알코올 부즈(불쾌한 알코올 향이 강하게 튀는 것)가 거의 없다’, ‘가죽·견과류 향이 미세하게 나며, 달달함이 강조된다’ 등 전반적으로 무난한 맛이라는 평가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피니시가 짧고, 맛이 다소 밋밋하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초저가 위스키 중 유명한 ‘그란츠’나 ‘랭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특히 하이볼로 즐길 때 더욱 부드럽고 상쾌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길리듀 하이볼 제조법이 주목받고 있다. 63만명 구독자를 가진 주류 유튜버 ‘술익는집’은 ‘한 잔 900원 하이볼’이라는 제목으로 길리듀 하이볼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했다. 얼음잔에 ▲위스키 30ml ▲레모네이드 30ml(또는 레몬즙 10ml) ▲탄산수 90~120ml를 넣고 섞어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약 898원의 가성비가 훌륭한 하이볼이 탄생하는 셈이다.조희태 BGF리테일 주류팀 MD는 “고물가로 인해 위스키 시장이 침체를 겪는 와중에도 가성비와 품질까지 갖춘 길리듀 위스키가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편의점 주류 시장의 확대와 고객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주류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편의점의 가성비 주류 공략은 CU뿐만이 아니다. GS25는 1캔당 990원 발포주 ‘엑스파니아캔’을 메인으로 내세운 ‘맥주 페스티벌’로 주목받고 있다. 6캔 묶음으로는 가격이 5940원에 불과해, 1만원이 넘는 여타 캔맥주 묶음 상품보다 매우 저렴하다. 또한 국내 캔맥주 최초로 생라임 슬라이스를 직접 담은 ‘생 라임 맥주’도 출시하며 이색 상품 경쟁에도 가세했다.세븐일레븐은 12월 1일부터 ‘압도하라 샴페인!’ 기획전을 펼쳤는데, 열흘 동안 와인 매출은 행사 시작 직전 10일보다 3배 늘어났으며, 특히 샴페인은 9.5배 가량 증가했다. 고급 샴페인 라인도 매출이 늘었지만, 1만~2만원대 가성비 저가 와인들이 매출 증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이마트24는 12월 한 달간 ‘슈퍼 홈파티 페스타’를 열고 와인, 위스키 등 26종의 주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 중이다. 추가로 카카오페이 결제 시 20% 페이백 혜택을 제공해 알뜰한 연말 파티를 기획할 수 있다.

2024.12.21 08:00

3분 소요
“초코파이는 빼고”…오리온, 13개 제품 가격 10.6% 인상

유통

오리온은 다음달 1일부터 총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고 27일 밝혔다.가격 인상 대상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으로 한정했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송이’ 20%, ‘마켓오 브라우니’ 10%, ‘톡핑’ 6.7%, ‘오징어땅콩’ 6.7% 등이다.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초코파이’는 이번 인상 품목에서 제외했다.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30%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투유’ 등 일부 제품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국제시세가 최근 2년간 4배 이상 급등했다. 견과류 역시 6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향후 수년간 카카오와 견과류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라 오리온은 이번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가격 인상폭은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영업손실을 방어하는 수준으로 책정했다. 13개 대상 품목 중 9개는 10년 넘게 가격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마켓오 브라우니는 16년, 오징어땅콩은 13년, 초코송이는 11년 만에 가격이 오르게 된다.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 후에도 오리온 전체 61개 품목의 20%에 해당하는 12개 제품은 여전히 10년 넘게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소비자에게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가성비 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11.27 16:47

1분 소요
“한국 가전·TV 하오(好)”…삼성·LG전자, 中 맞춤형 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

산업 일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개최되는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4’에 나란히 참가했다. 양사 모두 중국 시장에 맞춤형 가전·TV를 전면에 내세웠다.AWE는 중국 최대 가전 박람회다. 올해 행사는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14일 개막해 17일까지 진행된다. AWE는 글로벌 3대 가전·전자 산업 박람회 중 하나로도 꼽힌다.삼성전자는 올해 행사에 약 1640㎡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해 ▲비스포크 냉장고 ▲비스포크 세탁기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네오(Neo)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LG로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하세요’(Upgrade Your Lifestyle with LG)를 주제로 부스를 꾸렸다. 양사 모두 중국 시장에 맞춤형 가전·TV를 대거 전시하며 현지 사업 확장을 노렸다. 中 집 구조 맞춤 ‘비스포크’…스타일러 경쟁력 뽐낸 LG삼성전자가 이번 AWE에서 선보인 비스포크 가전은 중국 현지 가옥 구조에 맞춘 디자인이 적용됐다. 회사 측은 “외관은 슬림하게 디자인하면서도 내부는 짜임새 있는 구조로 활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중국향 ‘비스포크 냉장고’ 신제품은 중국의 평균적인 주방 가구장 크기다. 600mm 깊이로 설계했고, 좌·우 4mm와 상단 9mm의 공간만 남겨두고 꼭 맞게 설치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별도의 공사 없이도 빌트인 냉장고를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냉장고 내부는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반영한 특화 보관 기능을 적용했다”고 전했다.▲견과류·찻잎·곡물 등을 낮은 습도로 보관하는 ‘건습 박스’ ▲채소·과일을 높은 습도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보습 박스’ ▲냉장실·냉동실·맞춤 보관실 각각 냉각기를 갖춘 삼성 트리플 독립 냉각 기능 등이 특징이다. 맞춤 보관실은 중국 소비자들의 식문화에 맞춘 찻잎∙견과류를 포함해 총 6개 변온 모드로 전환 가능하다.삼성전자의 차세대 고효율 컴프레서를 적용한 신제품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로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에너지를 최대 10% 추가로 아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오토 오픈 도어’가 적용돼 양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내용물을 넣을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외관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세탁조 크기는 더 커진 24년형 ‘비스포크 세탁기’ 라인업도 전시됐다. 중국향 비스포크 세탁기 신제품은 내부 드럼 크기를 기존 제품보다 16% 더 키워 12kg의 세탁 용량을 구현했다. 또 ‘AI 맞춤 코스’를 탑재, 세탁물의 무게·오염도·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과 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한다. 제품 전면에 7형 컬러 LCD 스크린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AWE에서 2024년형 TV 제품도 선보였다. AI 편의 기능을 강화한 ▲마이크로 LED ▲Neo QLED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이프스타일 TV 등을 통해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린다.2024년형 Neo QLED 8K는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저해상도 영상을 8K급으로 업스케일링 해주는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AI가 사물의 움직임을 더욱 선명하게 보정하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 ▲AI가 목소리와 배경음을 분석해 더욱 명료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액티브 보이스 앰플리파이어 프로’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이 밖에도 CES에서 처음 선보인 액자 형태의 맞춤형 스피커 ‘뮤직프레임’으로 전시존을 구성했다. ‘팬톤’(PANTONE)으로부터 ‘아트풀 컬러 인증’(ArtfulColor Validated)을 디스플레이 최초로 획득한 2024년형 더 프레임도 전시했다.LG전자도 올해 AWE에서 올해 중국 시장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한 자리 모아 전시했다. 회사는 중국 최대 온라인 가전유통사인 징동을 통해 현지 출시되는 제품이다. 이번에 공개한 프리미엄 제품은 ▲워시타워 ▲인스타 뷰(Insta View) 냉장고 ▲77형·83형 OLED TV 등이다.LG전자는 특히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러에 의류 구김 제거에 핸디 스티머를 추가 내장한 ‘올 뉴 스타일러’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LG 스탠바이미 GO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LG 그램 PRO 노트북 ▲LG 씨네빔 큐브 프로젝터 등을 전시했다.

2024.03.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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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금수저 집안+하버드 의대…갓벽한 ‘솔로지옥2’ 이나딘, 어머님이 누구니

유통

금수저를 넘어선 다이아몬드 수저. 재력과 외모는 물론 고학력 스펙까지 갖춰 또래들 사이에서 워너비로 꼽히는 주인공이 있다. 넷플릭스 웹 예능 ‘솔로지옥2’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이나딘씨. 방송 이후에도 그녀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럭셔리 일상을 전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는 ‘슈퍼 인플루언서’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2000년생인 이나딘씨는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학령기를 보내며 한국과 미국 복수국적을 소유하고 있다. 매력적인 비주얼만큼이나 그녀는 ‘하버드 의대생’ 이라는 넘사벽 타이틀로 유명세를 탔다. 그녀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 미국의 명문대인 하버드와 예일, 프리스톤에 동시 합격하는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600만 뷰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은바 있다. 올드머니 스타일…육각형 인간의 정석 이씨는 현재 하버드를 졸업한 뒤 뉴욕에서 직장을 다니며 패션 모델, 유튜버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 활동을 병행 중이다. 26일 기준 그녀의 인스타 팔로워 수는 163만명, 지난 2020년 3월 가족과 함께 개설한 유튜브 채널 ‘반짝이는 니모팸’은 구독자 수가 52만명을 넘어섰다. 이국적인 마스크에 우월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그녀는 명품 브랜드 및 뷰티 행사에도 종종 얼굴을 비춰오고 있다. 최근 디올 뷰티 촬영 현장에서 그녀는 베이지 셋업 정장을 선보이며 시크한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또 자매와 함께 촬영한 협찬 콘텐츠에서 그녀가 코디했던 드레스는 엠프리오 아르마니의 ‘자카드 패턴 A-라인 드레스’로 가격은 323만원이다. 2023년 레이디 디올 셀레브레이션에 초청받았을 당시 매치한 화이트 백은 디올의 에볼루션 백으로 가격은 235만원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는데 그녀가 코디한 구찌의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현재 품절로 중고가 약 80만원 대에 판매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나딘씨의 평소 패션 스타일을 보면 무난하지만 소재 특유의 실루엣을 강조하거나 악세사리나 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등 고급스러움이 담긴 올드머니 스타일링의 정석을 잘 보여준다”면서 “대중의 눈에 비친 그는 외모부터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까지 모든 것이 출중한 ‘육각형 인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피회사 딸? 현재는 수제 초콜릿 회사 사장님 이씨에게 쏠린 관심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인물은 싱글맘으로 두 자매를 키워온 엄마 김희진 씨다. 일각에선 김씨가 국내 1위 모피 전문기업 창업주의 딸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지만, 김씨는 현재 초콜릿 회사인 스윗니모코리아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스윗니모는 핸드메이드 초콜릿과 아몬드 및 견과류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브랜드다. 스타벅스 코리아 전 매장과 웨스턴 조선호텔 스위트 룸, 베끼아앤누보 전 매장, 커피빈 매장 등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 두보 등과 콜라보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스윗니모코리아는 지난 2021년 매출 5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7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 자매의 교육법’, ‘1인 기업 성장 스토리’, ‘싱글맘 이야기’ 등 대중들이 궁금해 할 법한 주제를 스토리로 다루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 소통을 자제하고 자신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재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전하면서 오히려 콤플렉스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그런 당당함이 패션이나 사업 등 그들이 하는 활동 곳곳에 묻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2024.0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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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 칼럼 단독 공개] ‘세이노의 가르침’ 못다 한 이야기

전문가 칼럼

인연이란 참 놀랍다.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을 돌아보며 ‘세이노 열풍’을 주목하기로 했다. 취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그의 글을 직접 소개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세이노의 가르침’을 쓴 저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1955년생 1000억원대 자산가다. 대외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의 문장처럼 까탈스럽고 고집스러우며 대화가 통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선입견이었다. ‘어른이 사라져가는 시대’를 보고 자란 기자 홀로 가진 착각이기도 했다. 취재하며 느낀 그는 까탈이 아닌 세심함을, 고집이 아닌 신념을 지닌 어른이었다. 상대방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인물이란 평도 인상에 남는다. 세이노는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각주 성격인 이 글을 보내며 첫 문장에 “인터뷰 요청은 사양하였으나 20여 년 전 이코노미스트에 글을 쓴 인연조차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이 글을 인터뷰 대신 쓴다”고 했다. 본지는 잊고 있던 인연의 소중함을 필자가 일깨워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713호(12.4~10) 커버스토리로 시작한 ‘세이노 열풍’ 기획을 이렇게 저자가 직접 쓴 글로 매듭지을 수 있게 됐다. 힘든 한 해였다. 내년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른’ 세이노의 글로 올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남이 떠먹여 주는 숟가락에는 독이 묻어 있기 마련…직접 손을 놀려라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중 많은 수는 미래에 보유하고픈 자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말하곤 한다. 이를테면 “나는 10년 후에 100억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는 식이다. 나는 어땠을까? 결혼 후 최우선 목표는 집 하나 장만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에게 숫자로 표시되는 목표는 전혀 없었고 “한 달에 1000만원을 벌자” 같은 생각도 전혀 없었다. 혼자 벌레처럼 살면서 복권을 사던 시절에는 미래의 내가 부자로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이후에는 내 두뇌에서 그런 상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1년 후에 대한 계획도 없었다. 내가 계획하는 미래는 길어야 3개월 정도였고, 오로지 고객의 신뢰를 쌓아가면 수입은 늘어날 것이라고만 믿었다. 그러던 중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경매 직전의 아파트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끼고 샀다. 그 후 사업에 재정적 어려움도 많았으나(7000만원 받을 어음이 부도난 일도 있었다) 아파트 매입 5년 후 면적이 2배인 다른 아파트를 현금 구매 후 이사한 뒤에도 금전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고 그저 모으고 정기예금만 했다. 어느 날 부채 없이 보유 현금이 20억원이 되자 은행 금리가 연 10% 이상 되었던 시절이었기에 이자 범위 안에서 돈을 쓰기 시작하였다. 여전히 몇억 부자가 되자는 그런 생각은 꿈속에서도 하지 않으면서 사업과 투자를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2·3년에 한 번 정도 자산을 살펴보니 부채는 전혀 없이 자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다. 물론 운도 따라주었지만, 사업과 투자를 제대로 한 덕분이고 독자들에게 그 방법을 자세히 얘기한 적은 외환위기 당시의 달러 투자와 전동 현수막 걸이 이외에는 거의 없는 듯싶다. 돌이켜보면 한 번도 돈의 액수를 목표로 삼지 않았던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목표액을 채우려다 보면 사람들에게거짓말이나 뻥튀기도 할 것이고 직원들에게 야박한 월급이나 주면서도 최대한 부려 먹고자 했을 것이며 그 결과, 나의 인티그리티(Integrity·머릿속에서 옳다고 믿는 생각들과 행동이 엇갈림 없이 하나된 상태, ‘세이노의 가르침’ 186쪽)는 박살 나면서 나 자신이 내가 침 뱉던 대상으로 변하여 거울을 볼 때마다 내 모습이 구역질 날 정도로 역겨워져서 나를 이 세상에서 사라지도록 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돈을 빨리 벌려고 하면 돈을 못 번다는 말이 진리라고 믿는다. 어쨌든 내 책을 읽은 독자들 중 일부는 종종 내게 질문한다. 시간을 아껴 자기 개발을 해 종잣돈을 모으라는 것은 알겠는데 ‘종잣돈을 모은 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째서 총론은 이야기하면서 각론은 알려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숟가락으로 돈을 떠먹여 주기를 바라는 자들이고 비싼 강의 하나 잘 들으면 “무협지에서나 나오는 기연과 비급을 얻게 되어” 팔자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어리석은 닭대가리들이다. “남이 떠먹여 주는 숟가락에는 돈이 아니라 독이 묻어 있다”(내 책을 출판한 차보현 대표의 말이다)는 것을 왜들 그렇게 모를까?나를 개인적으로도 알고 있는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가 MZ세대이면서도 대학교 강의에서 내 책을 교재로 사용하기에 ‘어째서 세이노는 총론만 얘기하고 각론은 얘기하지 않는지’를 설명해 보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왔다.● 세이노는 종잣돈을 모으라고 하면서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 쌓인 돈이 부자가 될 종잣돈이라고 말하지만, 종잣돈의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 것인가, 종잣돈의 기준과 가치는 독자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몇천이 종잣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몇억이 종잣돈이 될 수 있다. 종잣돈의 금액이 다르듯이 돈을 모으는 기간도 다르다. 독자마다 수입이 다른데 어찌 모으는 기간이 같겠는가.● 종잣돈은 독자의 가치관과 처한 환경, 우선순위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부자마다 부자가 된 과정이 다르듯, 종잣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공통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이노는 독자가 어떠한 상황인지, 독자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모르기에 종잣돈의 활용법에 대하여서는 침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종잣돈을 모으는 단계까지는 일종의 보편적 방식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르침을 준 것이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타인에게만 의존하면 독자 생존할 수 없다. 세이노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주었다면 1인치씩 전진하는 걸음(종잣돈을 증식하려는 노력)은 철저히 독자의 몫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줄 아는 독자라면 누군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종잣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깨칠 것이다. ● 영화 ‘위플래쉬’(Whiplash)에서 앤드류의 음악은 플래처 선생의 채찍질(Whiplash)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그와 맞서 싸우고 필사적으로 분투하면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지휘자 플래처는 앤드류가 전혀 모르는 곡으로 교묘히 바꿔 그를 함정에 빠뜨리지만, 앤드류는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카라반’(Caravan)을 당당하게 독주하며 폭군 플래처까지 흥분시킬 정도로 최고 스윙을 폭발시킨다. 즉, 영화에 나오는 앤드류처럼 독자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만의 게임(인생)’을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 세이노의 진짜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맞다. 종잣돈에 대한 얘기도 맞고, 스스로 자기만의 게임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맞다. 영화 ‘위플래쉬’는 드러머인 주인공 앤드류가 최악의 갑질 폭군인 선생 밑에서 끝없는 경멸과 모욕과 멸시를 당하지만 결국은 그 선생을 이겨내며 음악적 성취를 이루는 이야기이다. 사업을 하면서 나도 그런 갑질을 하곤 했지만, 격려와 칭찬은 물론 두둑한 보너스도 잊지 않았기에 플래처의 내리꽂기만 하는 교육방식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주인공의 반응은 크게 공감하며 흥미롭게 보았다.1970년대 말, 20대 초반이었던 내가 미군 부대 안의 대학에 다니면서 학원과 기독교 관련 서적 번역으로 돈을 벌고 있던 때의 일이다. 번역일을 꽤나 하며 우쭐하던 시기에 어느 기독교계 대형출판사에 번역 지원을 하였더니 짧은 영문 자료를 시험 삼아 번역하여 오라고 했다. 제목은 데올로구메논(theologoumenon). 조직신학 용어인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힌트를 좀 얻으려고 여러 도서관을 뒤져봤지만 내가 받은 원문이 독일어 신학백과사전 ‘사크라멘툼 문디’(Sacramentum Mundi)의 영어번역본에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만 미군 군종장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결국 몇 주 동안이나 끙끙대며 헤매다 직역으로 원고지 15매 정도를 번역하고 그 출판사의 번역 총책임자에게 직접 제출했다. 그분은 내 원고지 몇 매를 읽다가 휙 내 얼굴에 집어 던지면서 짜증 섞인 음성으로 “이걸 번역이라고 했어요?”라고 내뱉는 것 아닌가. 그 순간 나는 모욕을 당한 것에 자존심이 상하고 ‘독일어 원문을 영어로 번역한 건데 헤매는 게 당연한 거 아냐?’하는 생각에 그냥 나가버릴까 하는 충동도 순간적으로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내 실력이 너무나도 창피했다. 내 원고는 내가 읽어도 이해가 안 되었으니까. 나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원고지들을 모은 뒤 벌게진 얼굴로 공손히 말했다. “저 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이 플래처 선생과 다른 점은 아주 무뚝뚝했지만 “한번 해보시겠어요?”라고 내게 물었다는 것이다. 그날 저녁 나는 종로서적에서 당시 독일 유학 중이던 고영민 목사가 번역한 조직신학 책과 그 책의 원서를 동시에 구입했고, 그 뒤 번역문을 원문과 한 문장씩 대조하며 한 달 이상을 철저히 혼자서 나만의 게임을 했다(원서 저자가 ‘루이스 벌콥’이었는지 ‘찰스 하지’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번역서로는 두 저자의 조직신학을 모두 읽었다). 그 다음 데올로구메논의 의미를 이제는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번역 일감을 받으러 그곳에 다시 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 번역 원고가 그대로 최종 원고로 인정받는 사람으로 올라섰다. 1. 부동산 이야기사람들이 투자 각론을 알고자 하는 분야는 부동산·주식(채권 포함)·사업·장사일 것이다. 가장 많은 질문이 들어오는 분야는 부동산인데 사람들은 나를 전국구 부동산 상담사 정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전혀 아니다. 나는 내가 탐내는 물건이나 내가 보유한 물건과 관련하여서만 공부하지, 전국의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당신이 갖고 있거나 구매하려는 부동산에 대해 내게 메일을 보내 봤자 내가 오랜 시간을 투자해 그 지역에 대해 조사할 리는 전혀 없으므로 시원한 답은 결코 줄 수 없다.(법적인 문제로 인해 메일을 보내는 독자들도 꽤 있는데 내가 힌트 한두 마디 정도는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법을 새로 공부하여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될 것이다.) 내가 부동산 하나를 사려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곤 하였는지 당신은 모를 거다. 한 번은 100여 개 이상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며 소유주의 나이, 관계회사 재무제표, 대출 상황 등을 전부 분석한 후 마음에 드는 것들만 추려낸 적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기까지 3년을 계속 지켜보다가 매입하기도 했다. (비단 부동산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나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그것과 관련된 것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변기에 앉아서 한 시간 이상을 서류에 몰두한 적도 가끔 있었는데 직원은 내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은 줄로 착각하여 작은 소동이 일어났던 적도 있다. 사람들은 가끔 내게 왜 그렇게까지 파고드느냐고 묻기도 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니냐고까지 하는데, 사실이 뭔지도 모르고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생각하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 자칫 고통 속에서 처절한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솔깃한 얘기일수록 들리는 대로 믿어 버리기 쉬운데,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서 뒤쪽에 쓰겠다.)당신이 부동산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였다 할지라도 갓난아이 우유 먹이듯이 누군가 떠먹여 주기를 바란다면 조만간 사기나 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 대부분의 사람은 복잡한 등기부등본 분석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친구들이나 부동산중개업소 혹은 강의팔이들이 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이다가 부동산을 매입한다. 전세 사기범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 역시 사람들이 일부 개X 같은 중개사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너무나 잘 믿어 버리기 때문이다. 내 말이 틀렸는가? 부동산 시장의 흐름부터 배워야 할 것 아닌가. 그러려면 경제신문이나 경제주간지 하나 정도는 반드시 종이로 구독하여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고? 당신 눈에 들어오는 제목의 기사만 읽을 텐데? 당신 눈에 숨어 있는 기사들은 지면을 펼쳐 볼 때나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당신 나이와 상관없이 부동산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그렇게 공부 좀 하여라. 이미 20여 년 전에 “부동산에 빨리 눈 떠라” 하면서 무엇부터 배워야 할지도 말하지 않았던가(‘세이노의 가르침’ 707쪽). 2. 부동산 경매 이야기동아일보 칼럼 연재의 마지막 회(2001년 9월 12일)에서 나는 아래 글을 쓴 바 있다.“작년에 서울 강남에서 지은 지 2년 된 빌라트가 경매시장에 나왔는데 대지와 건물에 대해 모두 저당이 잡혀있었으나 대지에 대한 저당권 문제만큼은 낙찰자가 해결해야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붙어있었다. 결국 대지권 없이 건물 소유권만 갖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런 집은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있어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입찰에 참여하여 감정가의 반값에 낙찰받았다.”그 특별매각조건은 대지 지분에 대해 근저당이 과도하게 잡혀 있는 별도 토지등기가 낙찰자에게 인수된다는 것이었다. 즉 대지 근저당권자가 경매낙찰가에서 대지분 가격을 분배하여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경매로 인해 소멸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경매 전문가들은 모두 위험한 물건이라고들 한다. 위험한 것은 맞다.대지에 대한 근저당은 건설사가 대위 등기한 것이었다. 등기부의 복잡한 기재 내용들을 살펴보니 건물분 소유권자는 A이고 대지지분의 소유자는 실제로는 A와 B였으나 등기법적으로는 A였다. A와 B는 모두 건설사에 대한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C에게 대지지분의 양도 계약을 하였으나 집합건물에서 건물분 소유자와 대지분 소유자가 다를 수는 없으므로 C의 명의로 등기가 되지는 못한 상태였다. 건설사가 대지지분에 설정한 채권최고액은 8억5000만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낙찰받았던 금액은 4억2000만원 정도였다. 낙찰 후 내게 지대(대지사용료)를 청구한 자가 있었을까? 없었다. 등기부상 경매물건 소유자는 법적으로 A였고 낙찰된 부동산의 직전 소유자가 낙찰자에게 지대를 청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근저당권자였던 건설사에서 내게 대지지분을 사라고 권유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하려면 C가 동의하여야 하는데 C는 등기부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채권자나 채무자도 아니었고, 경매 낙찰가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입찰하려는 사람으로 추정되었다.(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몇 %나 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는 이곳을 전세금 4억원에 임대하고는 이 물건이 세월이 지난 후 다시 경매되도록 하고자 했다. 왜? 이런 집합건물이 세월이 지나 다시 경매로 나올 때는 이미 이전 경매에서 특별매각조건을 낙찰자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경매가 진행되었으므로(그 조건이, 근저당권자에게 돈을 실제로 주고 대지지분에 대한 별도 등기를 반드시 해지시키라는 것은 전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건물분과 대지분의 소유자는 동일인으로 간주된다. 결국 두 번째 경매에서는 대지분에 대한 별도의 등기는 사라지고 감정가에서의 건물분과 대지분의 비율대로 낙찰가가 분배되어 대지분 근저당권자에게 지불된다. 결국 1차 경매에서는 전세금 수준의 비용으로 낙찰을 받고, 전세금을 받은 후 세월을 기다렸다가 다시 경매로 처리되게 낙찰자가 “자의적으로” 만들면 큰돈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부동산 가격 인상분 정도는 그대로 챙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월이 좀 지난 후 이루어진 두 번째 경매에서 낙찰자는 C였다. 내가 회수한 돈은 전세금 등을 제외하고 약 1억9000만원이었는데 투자 기간이 예상보다는 길었지만 세금 등을 포함하여 4000만원 정도 투자하고 거둔 수익으로는 괜찮았다.자, 내가 동아일보에 특별매각조건 관련하여 칼럼을 쓰고 나서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내게 이 경매와 관련하여 질문한 자가 있었을까? 한 명도 없었다. 오늘 날짜로 검색하여 봐라. 토지별도등기 인수라고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있는 경우 2번의 경매를 이용하여 이익을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단 한 명이라도 글을 올리거나 책에 쓴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22년 전 칼럼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돈이 돈을 버는구나’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지식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먼저 지식을 쌓고 사람들이 지식 부족으로 입찰을 꺼리는 경쟁이 약한 물건을 찾아라.” 지식을 쌓으라는 말은 스스로 공부하라는 뜻이다. 경매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의 책이 아니라 경매법 자체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책부터 먼저 읽고 공부하여라. 등기법 역시 경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법원공무원교육원 교수였던 분이 쓴 ‘집합건물의 등기’(신언숙·육법사)인데 오래전에 절판되었다. 절판된 책의 중고품을 몇만원씩 지불하고 사는 사람을 나는 평상시에 도서관을 가까이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본다. 대한민국에서 출판된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전부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협약된 도서관에 가면 지정된 PC에서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 원문을 볼 수 있고 대부분 복사도 가능하다. 협약된 도서관은 공공도서관·대학도서관·전문도서관 등이 있는데 당신이 사는 동네에도 틀림없이 있을 작은도서관(전국에 약 7500개나 있다)도 협약 도서관이고 해외에 있는 외국 도서관들 중에도 협약 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에서 절판된 책을 읽다가 보유하고픈 부분을 복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A4 1장당 40원이므로 2쪽씩 인쇄하면 1쪽당 20원이다. 법적으로는 책의 3분의 1분량 정도만 복사가 허용된다.(나는 국회도서관도 몇 번 이용한 경험이 있는데 민간인용 주차장이 너무 멀다.) 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하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동산중개사들을 불러 교육을 시키는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계약을 맺고 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주인이 바뀌면 HUG에서 임대 조건이 바뀐 것으로 치부하여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수 있으니, 임차인에게 매달 등기부등본을 떼 보고 주인이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하라고 한다고 들었다(다중언어를 구사하는 글로벌 공인중개사 MINO가 알려주었다). 미쳤나? 대한민국에서 매달 자기가 사는 집 등기부등본을 떼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외국인 임차인은? 그것보다는 집주인이 바뀌면 자동으로 임차인과 HUG에 알람이 가도록 시스템을 바꾸거나, 시스템 변경에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면 모든 임대차계약서에 “부동산 소유권이 변경되는 계약이 발생하면 계약일로부터 3일 이내에 임차인과 HUG에게 동시 통보하여야 한다. 이를 어기는 경우 임대인은 이러저러한 벌을 감수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강제 삽입되도록 하면 어떨까? 3. 사업과 장사 이야기1980년대 말, 여름 길거리에 있는 건물 지하 1층의 식당이나 찻집 같은 곳을 가게 되면 대부분 퀴퀴한 냄새가 났다. 지하층 벽체에 스며든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면서 나는 냄새였고 습기를 제거하는 전기 제습기를 설치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였다. 그 당시 청계천과 용산 전자상가들의 상점들에서는 미국 월풀(Whirlpool)의 제습기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가격이 40만원대 후반이었다. 나는 경쟁력 있는 제습기를 수입하여 판매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월풀 제습기를 하나 구입하여 사용자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았다(제습기의 작동 원리 및 부품들의 기능 등을 배우고, 마케팅 측면에서 월풀 제습기에 있는 약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약점이 없으면 포기하려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고 하지 않던가). 제습기는 거의 대부분 바닥에 놓게 되므로 전원 스위치나 제습 강도를 조정하는 스위치 같은 것은 모두 상부에 있어야 할 텐데 월풀 제습기의 스위치들은 사용자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제습기 전면에는 물 세척이 가능한 공기필터가 있고 하부에는 습기를 빨아들여 응축시킨 물이 고이는 물통이 있었다. 물통이 가득 차면 표시등이 켜져서 물통을 비워야 함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물통을 비우려면 벽체 가까이에 놓은 무거운 제습기를 앞으로 잡아당긴 뒤 그 후면에서 물통을 빼내야 하는데 제습기 본체에 바퀴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물이 가득 담긴 물통을 빼내는 과정에서 물이 출렁거렸고 상당히 번거롭게 느껴졌다. 물통을 빼내는 곳이 제습기 전면에 있고, 응축된 물이 직접 건물 내 배수구로 나가도록 할 수 있는 호스 연결구가 뒷면에 있는 제품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디자인도 월풀의 고전적 디자인보다는 모던한 디자인의 밝은 색상이 더 좋아 보였다. 제습 용량은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회사별 차이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페더스(Fedders)의 제품이었다.그 제품을 즉시 수입했을까? 사업이 그렇게 쉽게 진행되겠는가? 법적으로 복병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판매용 전기용품은 수입 이전에 KC 안전 인증을 받아야 수입 통관을 할 수 있었다. 안전인증을 받는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했으며 사후서비스를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도 밝혀야 했는데 나에게는 버거운 과제였다(현재 수입 하이브리드 슈퍼카 중에는 충전 코드에 대한 안전 인증이 쉽지 않기에 이미 인증을 받은 국산 제품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그 당시 알게 된 것: AC(교류) 전원을 사용하지 않는 DC(직류) 전기용품은 안전 인증이 면제되었기에 AC를 DC로 바꾸어 주는 트랜스를 이미 인증받은 국산으로 제공하면 된다는 것. 이를테면 워터픽(구강세정기)같은 경우 220V용이면 수입판매하는 데 애를 먹지만 직류용인 경우는 국산 트랜스를 끼워 팔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오디오 스피커 같은 것은 앰프에 물리는 것이므로 안전 인증이 없다는 것(이런 규정들이 요즘은 전자파 문제 때문에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자, 어쨌든 제습기는 AC 전원을 사용하여야 했다(그 당시는 110V와 220V가 혼용되던 시기였다). 나는 관세청의 품목별 수입 제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두꺼운 관세품목 분류표(HS code) 책자를 구입하여 살펴보았고 거기서 제습기는 전기사용량이 일정 수준이 넘으면 KC 안전 인증이 면제되는 산업용으로 분류되어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페더스의 제습기 중에서 하루 제습량이 가장 큰 제품 한 종류만을 수입하기로 하고 페더스 본사의 아시아 담당자와 접촉하였다. 여름이 오기 전, 컨테이너 1개분을 꽉 채운 제습기가 도착하였다. 당시 내 사무공간까지의 도착 가격은 제습기 1대당 25만원 선이었고 판매가격은 경쟁사 제품과 비슷하게 48만원으로 정했으며 기존에 컴퓨터나 음향 설비를 판 곳과 도서관들에 안내문을 먼저 돌렸다. 청계천이나 용산 전자상가에는 단 1대도 위탁판매용으로 전달하지 않았고 할인판매도 금지하였다. 판매 방식은 방문 구입 혹은 현금이체(화물발송비 별도)만 하였고 불티나게 팔렸기에 추가 수입을 부랴부랴 하였다. 판매가 잘된 이유는 경쟁사 제품의 약점들을 정확하게 파고들면서 무료 사후서비스를 무려 5년으로 해주었기 때문이다(퀴즈: 나는 무슨 배짱으로 5년을 내걸었을까?) 구매자가 고장 난 제품을 가져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30분 이내에 수리해 전달하며 3회 이상 고장이 나면 신품 교환 조건이었다. 실제로 고장 난 제품이 들어오면 신품에서 겉 케이스만 제거하여 교환한 후 바꿔주었고(15분도 안 걸렸다) 손님이 간 후 비로소 무엇이 문제인지를 체크하였는데 내부에 있는 컴프레셔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음도 그때 알았다.제습기 판매로 1년마다 서울 맨션아파트 한 채 값 이상의 수익을 올린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페더스 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한국의 큰 회사에서 내가 수입하던 물량의 2배를 수입 약정하겠다면서 독점권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미원통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포기하겠다고 했다. 물량을 키우려면 용산과 청계천에 상품을 도매가격으로 깔아야 하고 전담 영업사원도 지정하여야 하며 외상값을 못 받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결국 물량을 2배로 키워도 내 손에 쥐어지는 수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중단하기에는 수익이 컸기에 멕시코로 날아가서 페더스의 남미 담당자와 접촉하였다. 큰 조직일수록 영업 담당자들은 서로 정보 공유를 안 하므로 남미 담당자는 나에 대해 전혀 몰랐고 손쉽게 물건을 주문할 수 있었다. 컨테이너들이 멕시코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것을 한국으로 보낸 뒤 귀국하였고 더 이상 가져올 물건도 없었으므로 천천히 느긋하게 팔았다(물량을 2배로 늘려 수입하겠다고 한 그 회사에서 그 후 따로 물건을 들여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나의 방해 공작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미수금 발생은 전혀 없었고 나는 5년 서비스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독자들에게 알려주려는 내용은 첫째 어 이게 왜 없지? 하는 자각, 둘째 경쟁제품의 약점 파악, 셋째 법적 장애물을 뛰어넘는 지식, 넷째 많이 파는 것이 장땡은 아니라는 것, 다섯째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5년 무상서비스 약속 준수이다. 장사는 어떨까? 이미 내가 내 책에서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다. 사람들 대다수가 망하여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어느 독자가 그 흔하디흔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오픈하였는데 몇 개월도 안 되어 대박이 났음을 전해왔다. 그 비법이 무엇이었을까?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좁은 길로 간 것뿐이었다. 정말로 비법이기에 공개하기 어렵다(내게 묻지 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장사를 할 때 남들 하는 것처럼 하면 망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약속은 지켜야 약속이다. 몇몇 독자가 내게 알려준 내용: 어떤 온라인 강의를 “100% 환불보장”이라고 하여 들었는데 막상 환불 신청을 하니 아래와 같이 답이 왔단다.“100% 환불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전체 강의를 수강 및 미션을 수행하세요. 2.배운 내용을 실전에서 실행하세요. 3.xxx 대표가 직접 수업에 배웠던 지식에 대하여 질문드리겠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모두 답변을 완벽하게 하세요. 4.그럼에도 삶의 변화가 없었다면 환불해 드립니다.”그래서 찾아보니 제목은 ‘ 돈이 따라오는 억대 소득의 자수성가법’이고 화면을 넘기면 ‘EVENT2 100% 환불보장제’라는 제목으로 “환불보장제 적용”이라는 구호를 여러 개 배경에 깔아놓고 강사 얼굴이 나오면서 “수강 후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면 100% 환불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나온다. 다시 화면을 넘기면 “안 되면 진짜 말씀하세요. 100% 환불보장”이라는 글 밑에 강사 얼굴이 나오고 “수업을 모두 수강하고 성과가 나지 않는 경우는 100% 환불해 드리겠습니다”고 나온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한 “100% 환불기준”은 마지막 화면 하부까지 가야 지금까지 나왔던 글씨들보다 훨씬 작은 글씨로 나온다(부동산이나 보험 광고에서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아주 작은 글씨로 써 놓는 것과 유사하다). “100% 환불기준”을 읽은 후 쌍욕이 전혀 나오지 않고 말 그대로 100% 환불보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 애초부터 환불 약속을 지킬 생각은 있었을까? 아무도 환불을 받아 가지 못했으므로 100% 모두 만족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도대체 누가 이렇게 광고하는 것일까? 심리전문가를 자칭하며 자기 강의만 들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하는 박세니다(강의 중에 박세니가 “세이노 그 사람 돈 많으면 뭐해, 정신과 다니는데”, “세이노가 그렇게 돈 많이 벌어봤자 매일 정신병약 먹고 있는데 무슨 소용이야”라고 틈틈이 걱정해 준다는 제보도 받았다. 내가 내 책에서 대장동 사건으로 불안해져서 정신과를 다녔다고 한 얘기 때문인 듯싶다. 그때 정신과 의사인 동창을 찾아갔더니 여러 가지 심리 조사와 몇 차례 상담 후 이렇게 얘기했다. “의사로서 뭘 해줘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너에게는 어떤 약도 의미가 없다. 심리 조사에서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심지어 죽음에 대해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너 같은 사람을 나는 처음 본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그런 네가 관련되지도 않은 정치적 부패 사건에 불안해하며 이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다. 네가 왜 그거까지 걱정을 하냐.” 어쨌든 현재 3가지 비타민과 가벼운 고지혈증 약을 매일 먹는 나에게 박세니는 정신병약까지 먹이고 싶은가 보다).100% 환불보장은 일정 기간 이내에 구매자가 불만족하면 무조건 100% 환불하는 것이지 구매자가 판매자의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처음일 것이기에 확실히 박세니는 선구자인 것 같고 “100% 환불보장”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최면을 일단 걸어 놓고 마지막에 그 환불조건을 작은 글씨로 표시하는 것 역시 최면을 강조하는 박세니답다. 4. 보험보험은 위험 대비용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 대해 나는 이견이 전혀 없으나 보험을 대여섯 개씩 드는 것은 보험설계사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본다. 꼬임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보험회사가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수익을 만들어 내는지는 알아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는 보험사들의 비밀 하나부터 얘기하자. 오래전 12월이 되면 나는 계좌에 20억원 정도 준비해 놓곤 하였다. 그때가 되면 유명 보험사 지점장들로부터 청탁이 들어왔는데 12월 31일 이전에 5억원을 입금하면 즉시 5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1년 후 5억원에 대해 은행 정기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것이었다(5000만원은 그 당시 백화점 대형봉투 하나에 만원권으로 모두 들어갔다). 당연히 나는 응하였고 연말을 기다리기까지 했다(이걸 몇 년이나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알고 보니 그 5000만원은 수십 명의 보험설계사 수수료로 떼어놓은 금액이었는데 보험설계사는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 신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던 시기였음에도 그런 일이 가능하였다는 것은 세무서나 감독기관도 잘 모르는 구석이 보험사들에 있었다는 뜻이고 지금도 여전히 일부는 남아있지 않을까?예를 들어, 혹시 기존 보험은 해지하고 새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걸 보험업법에서는 자사 승환이라고 하는데, 타사 승환도 있다. 자사 승환은 가입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가입 나이도 늘어나 예전보다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기에 6개월 이내의 자사 승환은 불법으로 금지되고 있음에도 기간에 상관없이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뭘까? 보험사에도 이익이 되고 설계사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승환 요청은 일단은 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보험은 크게 생명·손해·질병 관련으로 분류된다. 보험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분야는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비하는 생명보험이다(보험료는 가장 비싸지만 갑자기 죽을 확률은 낮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영업은 기본적으로 인맥을 바탕으로 한다. 당신이 보험을 들게 된 것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 권유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보험설계사는 없는 돈에 수입차를 사서 골프도 치러 다니고 명품도 걸치며 종교모임은 물론 갖가지 행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다. 인맥이 없는 경우에는 보험 가입에 관심이 있는 고객명단(DB)을 회사에서 받는다. 그 명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예를 하나 든다면 홈쇼핑에서 “상담만 받아도 사은품을 준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상담을 받았던 사람들의 정보가 분석·집약되어 DB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허접한 DB도 만들어지고 좋은 DB도 만들어지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1만원 할인쿠폰을 준다는 것도 당신이 예뻐서 쿠폰을 주는 것이 아니다. 여러 유명 생명보험사들이 그 전속 대리점 및 “모집위탁계약을 체결한 자”(보험설계사를 의미한다) 등에게 줄 DB를 만들고자 당신의 개인정보를 얻으려고 1만원 이상을 지불하기 때문이다(확신하건대 그 DB 중 일부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불법적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회사에서 준 DB에 의존하면 영업 수당도 줄어들고 인맥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그만두는 설계사들이 계속 나온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설계사들이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하니 고수익을 내세워 유인하는 것이다.요즘 보험설계사들은 생명보험의 하나인 종신보험을 상속세 절세용으로 국세청이 추천하는(또는 인정하는) 방법이라고 너도나도 선전하면서(인터넷 검색하여 봐라) 국세청이 발행한 ‘세금 절약 가이드’에 최적의 상속세 마련 방법으로 소개되었다고까지 말한다. 정말? 내가 2020년·2021년·2022년·2023년도의 ‘세금 절약 가이드’를 뒤져보았지만 “자녀 명의로 보장성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 여러 가지 상속세 납세자금대책 중 하나로 언급되어 있을 뿐이지 종신보험이 최적의 상속세 마련 방법으로 소개되었다는 것은 완전 뻥이다. 왜 뻥을 칠까? 그게 보험설계사에게 가장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상품이어서 그렇다. 어느 정도나 수수료를 주기에 그럴까?(종신보험이 상속세 대비책이 되려면 보험료를 반드시 소득이 이미 있는 자녀나 배우자가 납부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결국 종신보험은 상속인들이 자기들 돈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피상속인이 빠른 시일 내에 사망할수록 유리하고 오래 살수록 불리하다.) 박세니의 ‘억대소득 세일즈맨 양성-박세니마인드코칭 삼성생명 협업프로젝트’를 보면 “억대소득 세일즈맨이 되는 기회를 드리려고”한다면서 선발 과정을 이렇게 명시했다. 요즘(2023년 11월) 박세니의 오프라인 강의는 ‘강의만족도 98%, 강의추천률 98%’을 내세우면서 초급·중급·고급 과정이 165만원이며 최면반이 따로 있다. 입금하면 ‘박세니마인드코칭 수강안내(환불규정안내)’를 알림톡 등으로 받게 되는데 납입한 강의료는 강의 시작일 3일 전 ‘오후 5시 이후 환불·변경 불가’로 나오며 “100% 환불”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매주 중급반과 고급반 강의 후에 있는 미팅에서는 삼성생명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이지만 실제는 보험상품 판매다) 영업직원들이 십여 명 참석하여 보험영업을 권유한다. “고급반 수업도 보험영업에 도움 되는 내용 위주이며 ‘삶을 바꾸려면 높으신 분을 최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최근 강의를 들었던 사람이 제보해 주었다.2023년 6월 22일, 인스타그램에서 박세니는 4월부터 삼성생명의 파트너가 되어 제자들을 연결시켰다고 하면서 4월에 11명으로 시작해 26명이 합류하였고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6월 21일 2692만5135원을 첫 소득으로 입금받았다고 하였다. 파트너가 되었다는 말은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보험설계사를 삼성에서는 FC(Financial Consultant)라고 하지만 회사마다 제각각이어서 영문 호칭이 15개 이상이고 재무상담사·금융전문가·인생상담사 등으로도 부르지만 좀 더 멋있게 보이려고 지어낸 것들일 뿐이고 법적으로는 모두 다 보험상품을 파는 보험설계사이다. FC는 보험사의 직원이라기보다는 자영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이며 관리자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관리자인 경우에는 자기 밑에 영업조직을 두며 그 조직원들의 활동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데 박세니는 이 경우에 해당된다. 박세니는 삼성생명 본부장으로부터 8월 11일 ‘경력도입 우수 FC’ 특별상을 받은 사진도 올리면서 “억대 소득 정도는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경력도입’이란 다른 회사에서 보험설계사를 했던 경험자를 삼성생명에 들어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박세니가 “억대소득 정도는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억대소득을 달성하는 대표적 방법은 상속세 걱정을 하고 있을 부유층 고객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래서 박세니가 “높으신 분을 최면에 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예를 들어 월 1000만원을 납부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보험설계사는 도대체 수수료를 얼마나 받게 될까? 법적으로는 월 납입액의 12배인 1억2000만원이 상한선이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의 경우 보험사로부터 이른바 ‘시책비’(판매촉진비)를 별도로 받아서 보험설계사에게 그 이상을 지급하기에 2억원 정도도 받는다. 보험 가입자가 1년 이상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한 그 수수료는 설계사의 수입으로 남는다. 속된 말로 1년에 1명의 부자만 가입시키면 놀고먹을 수 있게 되고, 심지어 누군가 가입한 것처럼 만들어 놓고 자기 돈으로 1년간 보험료를 납부한 후 1년 후 해지하여도 수수료가 남을 수 있다(이른바 차익거래라고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물론 금감원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은 하는데… 글쎄다). 삼성생명은 GA 자회사들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박세니가 소속된 삼성생명 ‘헤리티지 센터’는 헤리티지(유산)라는 명칭이 암시하듯이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다. 생명보험 영업조직은 리쿠르팅(채용)-교육-영업으로 이어지는 경로 관리가 핵심이며 일종의 다단계적 성격으로 자신이 만든 조직의 보험설계사 실적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데 조직이 커지고 실적이 올라가면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이다. 박세니는 FC로 활동하면서 소위 제자들을 리쿠르팅하여 영업에 투입 활용하는 것이다. 중도 포기자가 생기면 새로 인원을 채워 놓으면 된다. 어째서 그 제자들은 생명보험사 영업직 입사 면접은 웬만하면 다 합격하는 것이고 보험 영업방식은 유튜브에 엄청나게 많은데도 박세니의 교육 강의에 돈까지 낸 후 자기 수수료의 일부가 박세니에게 할당되도록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박세니의 말대로 했더니 높으신 분이 최면에 잘 걸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놀랍고 고마워서?).박세니 강의의 뼈대는 멘탈 프로그램을 팔면서 삼성생명에서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는 구체적 취직 제안까지 하는 것임을 볼 때, 삼성생명 입사를 미끼로 ‘쎈멘탈 판매’ 등 개인 장사를 직접 연계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문제가 될 텐데 삼성의 준법감시팀이나 윤리경영팀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을 보면 좀 놀랍다. 게다가 박세니의 강의는 주로 ‘돈을 벌고 최고가 되는 것’을 자기 최면과 타인 최면을 통해 이루라는 것인데, 자기 최면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타인 최면은 “높으신 분을 최면에 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서 나오듯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가스라이팅(Gaslighting·심리적 지배) 같은 시도이고 처음 만난 여자에게 최면을 시도하여 뭔 짓을 하려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싶다(이 글을 읽고 종신보험이 보험설계사에게 그렇게나 수당을 많이 주는데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과연 그 보험이 운영될까를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의 눈이 떠진 것이다). 5. 주식주식에 대해서는 2008년 10월 11일 딱 한 번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삼성전자가 내 관심사고 포스코는 아니다”라고만 언급한 바 있다. 그 당시 그 말을 하고 나서 후회를 정말 많이 하였는데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그 주식을 사도록 유도한 것과 다름없는(그래서 주가가 더 오르도록 유도하여 수익을 더 보려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자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조차 90% 이상이 이 주식이 좋다는 식이며 목표주가를 높이 잡는다. 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나야 자기네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리딩방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모두가 그런 심보로 주식을 추천한다. 아 물론 그런 심보를 역이용하여 초단타 위주로 하면 좀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세이노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을 통해 내 사익이 증가한다면 나 자신이 X 같은 나쁜 놈으로 전락하게 됨을 잘 안다. 언젠가 L 및 K 재벌가 사람들(손자들)의 작전회의에 각 한 번씩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것은 ‘결국 개미들이 밥이 되는구나’였고 1원도 가담하지 않았다. 약 1년 후 K 재벌의 직계 가족이 구속되고 몇 개월 후 L 재벌의 직계 가족도 구속되었는데 내가 양쪽 모두 가담했다면 가중 처벌을 크게 받았을 듯싶다.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그 작전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나를 K 재벌에 연결해줬던 동창 녀석은 15억원 정도를 날렸다. 내가 개미들에게 하고픈 말: 주식으로 큰 수익이 났을 경우 당신이 똑똑하고 주식투자 재능이 있어서 돈을 번 것은 절대 아니므로 전업투자자가 되겠다는 개꿈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게 전업투자를 하다가 배우자도 모르게 엄청난 빚을 진 후 내게 ‘어찌하오리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면 빨리 처분하여야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계속 집어넣는 짓도 절대 하지 마라.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라는 성경 말씀도 있다(야고보서 1:14). 통정 거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폭삭 망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하한가 사태에서 무려 1500명의 의사들이 위임 매매를 하였던 것도 ‘욕심에 끌려 미혹’당한 것이다. 이때 역시 내게 수백억원을 날렸는데 어찌하오리까 메일을 보낸 독자가 있었다.거듭 강조하는 것이지만 주식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하여야 하는 게임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이길 확률은 10%도 안 된다. 그래서 내가 20여 년 전에 썼던 글은 아직도 유효하다. “편안하게 빨리 돈 벌고 싶어서 애를 태우는 자들이여. 평생 가난의 괴로운 숯불이 이마 위에 올려지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채권은 어떨까? 채권은 인터넷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식 정보보다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 국고채는 자본차익(금융투자수익)이 비과세이기에(2025년부터 과세되는 것으로 예고되어있다) 종종 종합소득세율이 이미 40% 이상 되는 경우에는 정기예금 이자 수익보다 세후 실수령액이 더 높다. 즉 종합소득세율이 낮은 경우에는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좋은(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회사채는 개미들에게는 기회가 잘 안 간다. 2023년 11월 2일 대한항공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하였다는 기사가 그다음 날 떴다. 수요예측은 증권사나 투자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큰손들에게만 연락하여 예상 투자액을 물어보지 개미들에게는 전화도 안 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잣돈이 모이면 좋은 회사채들은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경제기사를 평소에 꼼꼼히 잘 읽어나가라. 요즘은 인터넷 뱅킹에서 10만원으로도 채권투자가 가능하므로 경험을 쌓아가며 소소한 기회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홍콩 H지수 ELS의 헤지자산 74% 정도는 국내 채권이므로 ELS의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에는 그 시점에서도 만기가 남아있는 채권들이 ELS 자산 현금화를 위해 쏟아져 나올지 여부도 주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다만 나는 ELS, ELB, DLB, DLS 등등 금융공학자들이 만든 상품들은 가까이하지 않는 고집이 있다.) 6. 팩트를 보는 법2014년 12월 5일 발생한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된 내 글을 내 책에서 읽고 나서(541쪽), 마카다미아를 봉지째로 주는 것으로 서비스 매뉴얼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조현아 부사장이 모르고 있었고 세이노도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 종종 독자 메일로 오곤 하였다. 그래서 내 책 17쇄부터는 552쪽에 ‘손님에게 알레르기가 있으면 먹지 않을 것이므로 봉투째 준다는 얘기를 누가 하던데, 나는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기 일등석에서 항공사를 불문하고 그런 경우를 경험한 바 없다’고 첨언하였고, 실상을 좀 더 조사해 봤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언론의 기자들이 팩트(Fact·사실)를 제대로 못 보고 비틀어 보도한 전형적인 가짜 뉴스였으며 나무위키나 위키백과도 대동소이했고,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는가’ 책이 생각나는 사건이었다.(팩트를 골라내는 법을 알게 되면 형사소송이나 민사소송에서도 유리하여진다.)아마 당신은 그 비행기에서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조현아가 서비스 매뉴얼이 바뀐 것을 모르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 매뉴얼이 바뀐 것을 알고는 사무장에게 화살을 돌려 화풀이를 한 것으로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땅콩을 봉지째 주는 대한항공 홍보영상 장면도 있다고 하여 나도 봤는데 광고 영상을 찍는 사람들은 화면이 예쁘게 나오는 것에 신경을 쓰지 서비스 매뉴얼을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문제의 발단이 비행기 이륙 전 조현아에게 객실 승무원이 승객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마카다미아(언론에서는 땅콩, 콩, 너츠 등으로 표기했다)를 봉지째로 전달한 것에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날 회사 내부 이메일로 인증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이 떴다고 한다(동아일보 2014-12-10).“음료와 마카다미아 너츠를 줄 때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규정은 음료를 요청한 승객에게 마카다미아 너츠를 봉지째 보여주고, 먹겠다고 하면 갤리에 들어가서 뜯어서 작은 그릇에 담아줌)…갤럭시노트 10.1을 꺼내 규정을 보여줌.(당연히 잘못이 없는 객실 승무원)…”2014년 12월 10일 한겨레신문은 서비스 매뉴얼을 단독 입수하여 “조현아의 딴죽?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10일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대한항공의 ‘일등석(FR/CL) 웰컴 드링크 SVC(서비스)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를 보면,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하여 보여준다(showing)”고 명시돼있다. 이어 “마카다미아 너츠를 원하는 승객에게는 그릇에 담아 가져다드릴 것을 안내해 드린 후, 갤리(Galley)에서 버터볼(작은 그릇)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아드린다”고 돼 있다.이 매뉴얼 변경이 공지된 것은 2012년이다. 변경 내용은 승객에게 ‘봉지째 마카다미아 너츠를 보여주라’고 한 부분은 그대로 두었다. 다만 그 뒤 원하는 승객에게 갖다줄 때 ‘봉지째 제공’하던 것을 ‘그릇에 담아 제공’하도록 바꾼 것이 전부다. 미주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는 복수의 대한항공 승무원은 “지난 5일 뉴욕발 항공기 승무원이 봉지째 너츠를 갖다 보여줬다면 이런 매뉴얼에 어긋나지 않는다. 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2014년 12월 10일 경향신문은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잘못’을, 노조 측에서는 조현아 부사장의 ‘착각’을 주장하고 있음을 보도하였다.“여전히 말이 엇갈리고 있지만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자 조 부사장이 그릇에 담아오지 않았다고 지적을 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반면 노조 측은 “드실 것”인지 승객에게 물어보기 위해 규정대로 봉지를 들고 갔는데 조현아 부사장이 화부터 낸 것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그리고 하루 뒤인 2014년 12월 11일 경향신문은 그 매뉴얼의 영어 원문을 보여주면서 아래와 같이 보도하였다.“…당시 문제가 된 것은 마카다미아를 어떻게 서비스하느냐였다. 승무원은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에 대해 왜 봉지를 뜯은 뒤 마카다미아를 버터볼(그릇)에 담아오지 않았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지난 10일 입수한 대한항공의 일등석 객실 서비스 매뉴얼을 보면 “웰컴 드링크 서비스 시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넛을 포장 상태로 준비해 보여준다”고 돼 있다. 이어 “승객이 마카다미아넛을 원하면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에서 버터볼(그릇)에 담아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는다”고 돼있다. 2012년부터 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해오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매뉴얼을 잘못 알았다는 것이다.”2014년 12월 19일 경북매일신문 기사 내용: “조현아는 자신이 탄 비행기에서 땅콩을 봉지째로 줬다는 이유로 사무장을 내리라고 지시해 비행기를 돌려 사무장이 공항에 내린 후 비행기가 출발하게 했다. 비행기 기내 규정은 땅콩을 요청한 승객에게 땅콩을 봉지째 보여주고, 먹겠다고 하면 갤러리에 들어가서 뜯은 후 작은 그릇에 담아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사무장이 했던 행동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 조현아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결국 구속 기소되었다. 2015년 1월 16일 경향신문이 조현아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입수하여 분석한 단독 기사에 의하면 12월 5일 현지시간 0시 43분 “승무원 견과류 봉지째 쟁반에 받쳐 제공. 조 전 부사장 승무원에게 ‘매뉴얼 가져오라’ 지시. 박창진 사무장 매뉴얼 담긴 태블릿 PC 가져오자 조 전 부사장 격분”으로 언급된다. 0시 53분에는 “조 전 부사장, 승무원 김 씨의 잘못이 없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 사무장에게 ‘당신 잘못이야. 네가 내려’ 지시”하였다고 한다.즉 승무원이 봉지째 쟁반에 받쳐 제공했음이 분명하므로 경향신문의 12월 11일자 기사는 틀린 뉴스가 되고 경향신문 12월 10일자 기사에서 나온 노조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것이 된다.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공소장은 물론 여러 기사에서 “조 전 부사장, 승무원 김 씨의 잘못 없었다는 것 알면서도”라고 하거나 “뒤늦게 조 전 부사장은 변경된 매뉴얼에 따라 김 씨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는 적반하장격으로 박 씨에게 ‘화살’을 돌렸다”는 식으로 나온다. 과연 그럴까?(참고로 “조 전 부사장 격분” 이유는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갤리)이 바로 앞에 있고 그곳에 종이 매뉴얼이 있는데 사무장이 태블릿PC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비행기 이착륙 시 승무원이 하는 안내방송 역시 제아무리 고참 승무원일지라도 종이 매뉴얼을 보면서 하는 것이고 종이 매뉴얼들은 언제나 그것이 필요한 장소에 놓여 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격분”할 만한 것이었냐고? 그 판단은 당신이 어떤 조직에서 그 정도 지위에 올라갔을 때까지 유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격분” 이후의 행동들은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2015년 2월 2일 2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무려 11시간이나 계속된 결심공판법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론보도를 축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과연 기자들이 11시간 동안 그곳에 계속 있었을까? 검사의 질문들은 동아일보에서 상세히 보도했으므로 궁금하면 찾아봐라.)경인일보(2015년 2월 2일)조현아는 기내에서의 행동이 여승무원 김 모 씨의 서비스 위반으로 인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박창진 사무장이 매뉴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사건의 원인제공을 승무원과 사무장이 했다는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승무원의 서비스가 매뉴얼과 다르다고 생각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고, 그 매뉴얼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조현아는 기소된 이후 진행된 두 차례 공판 동안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던 것과 달리 조심스럽긴 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진술했다. 특히 그는 당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명백한 서비스 매뉴얼 위반’이라고 강조했다.조현아 전 부사장은 당시 여승무원이 ‘웰컴 드링크’를 서비스한 것과 관련해 “웰컴 드링크는 매뉴얼에 ‘오더 베이시스’(Order Basis)라고 설명돼 있는데, 이는 승객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갖다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여승무원은 (물어보지 않은 채) 물을 갖다 주면서 콩과 빈 버터 볼을 갖고 왔고, 이는 분명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밝혔다.이는 앞서 박창진 사무장이 증인신문에서 “관련 매뉴얼이 작년 12월 초 ‘봉지째 보여주며 먹을지 묻고, 먹겠다고 하면 작은 그릇에 담아 제공’으로 개정됐고, 이는 조 전 부사장의 결재로 공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동아일보(2015년 2월 3일)결심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어떤 부분이 위반이냐는 질문에 “자신은 물을 갖다달라고 했는데 물과 함께 견과류를 가져왔기 때문에 매뉴얼 위반”이라고 답했다. 이는 사건 초기 조 전 부사장이 “견과류를 봉지째 보여주면서 의향을 물은 부분”을 문제 삼으며 “승객 의향을 먼저 물어본 뒤 종지에 담아 서비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라진 대목이다.본보 보도(지난해 12월 15일자 A14면)와 재판 시 공개된 매뉴얼에 따르면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 출발편에는 견과류 서비스 관련 내용이 없다. 세계 공항은 보안 규정에 따라 항공기 문이 닫히기 전까지 주류와 음식을 담아놓는 실(seal·카트의 봉인)을 열 수 있는 곳(실 오픈 가능)과 열지 못하는 곳(실 오픈 불가)으로 나뉜다. 케네디 국제공항은 ‘실 오픈 불가’ 공항인데 조 전 부사장은 사건 초기 ‘실 오픈 가능’ 공항에서 사용하는 매뉴얼에 근거해 사무장과 승무원의 서비스가 틀렸다고 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착각한 부분이다. 주간동아(2015년 2월 29일) “당시 물을 갖다 달라는 저의 말에 승무원은 콩과 빈 버터볼 종지를 가져왔습니다. 명백한 매뉴얼 위반입니다. 서비스가 매뉴얼과 틀리다고 생각해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고 그 매뉴얼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뒤에 있었던 저의 행동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조선비즈(2015년 2월 6일) 검찰이 피고인 심문에서 “사건의 발단이 승무원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 전 부사장은 “분명히 매뉴얼에 따라 (마카다미아를) 가져 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나무위키에서는 “2007년 이후에는 봉지를 들고 가서 보여주고 취식 여부를 물어본 뒤 먹겠다고 하면 까서 접시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승무원은 이 지침을 완벽하게 준수했다”고 나온다.위키백과에서는 “이륙하기 전에 대한항공 객실본부장이었던 조현아 부사장이 접시 위가 아닌 뜯어지지 않은 봉지 속에 있는 마카다미아를 객실 승무원으로부터 받았다…마카다미아 서비스 규정을 잘 알지 못했던 조현아는 마카다미아 서비스를 빌미로 객실 승무원을 심하게 질책하였고”라고 나온다.결국 진실은 ①먼저 손님에게 봉투째 보여준 뒤 ②원하는 승객에게는 봉투를 까서 그릇에 담아 제공하는 게 매뉴얼이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그 당시 객실 승무원은 ①에서의 보여주는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접시에 봉투째 담아 전달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가?땅콩회항의 발단이 된 서비스 문제를 내가 이렇게 길게 늘어놓은 것은 조현아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갖가지 소문 속에서 팩트를 판별하는 능력 훈련을 스스로 하라는 뜻이다. 그래야 자기만의 게임을 하게 된다. 물론 당시 조현아가 남편과 아들에게 욕하고 소리 지르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저 사람은 평소에도 저렇게 행동하는 여자’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조현아가 “격분”한 동기가 어디에 있든 간에, 사람들은 어차피 조현아를 이상한 인간으로 낙인찍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적어도 기자들만큼은 상황을 추종하려고 하지 말고, 설령 독자들의 미움을 받는다 할지라도 팩트를 써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팩트를 비틀어 보도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들 덕분에 안하무인의 재벌 가족들에게 경종이 울리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 동영상에서나 땅콩회항에서나 왜 조현아가 그렇게 행동하였는지를 나는 안다. 조직 내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언행이 변하게 됨을 나 역시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의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이 공사 현장에 나타나 자주 따귀를 때리거나 정강이를 걷어찼다는 뉴스 말미에 갑질 논란 따위는 전혀 없이 일을 철저히 하려는 그의 의지를 칭송하는 내용이 나오던 시절에 청춘을 보낸 사람이다. 그런 내가 다국적 기업에서 승승장구할 때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어린 딸들과 무슨 얘기를 하던 중이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딸들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전화로 누구에게나 야야 하며 소리 지르고 화를 내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는 느낌을 받았다. 내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사람들은 가족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에게 내가 잘못하고 있음을 말하는 직원을 보배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도 그 시기였다. 어떤 조직에서든 고위직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경험적 조언: ①가족에게 뭔가를 지시하려고 하지 말아라. 가족은 당신의 하급 직원이 아니며 가족에게 당신은 직장 상사가 아니다. 청소가 이게 뭐냐, 냉장고 정리가 왜 이 모양이냐 같은 말은 회사에서나 통하는 말이므로. 먼저 가족이 하는 말에 귀부터 기울여라. ②당신을 분노하게 만든 직원이 있으면 즉시 “10분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해라. 그 10분간 분노를 가라앉힌 후 사근사근 대화하거나 이메일로 감정 표현 없이 팩트만 전달하여라. 개인적으로 나는 이 방법이 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체험하여 왔다. 곽상도 아들 50억원 퇴직금 수수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나는 “아니 도대체 팩트가 뭔데 무죄야?”라는 생각에 판결문 속 사실관계를 며칠 동안 분석하였고 뇌물이라고 판단하였다. 때마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이 사건을 주로 이야기하는 조건으로 지난 4월 출연하여 뇌물이라고 판단한 근거들을 팩트를 통해 설명하였다. 우리 사회가 뇌물을 주고받는 부패한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 외에도 개개인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 팩트가 무엇인가 알아내려는 노력 역시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어서였다. 12월 19일 ‘곽상도 50억원 뇌물수수’ 건에 대한 2심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독자들과 함께 그 추이를 지켜보고자 한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3.12.11 07:00

36분 소요
“치킨보다 맛있고 치킨보다 싸야 한다…푸드테크 1호 IPO 정조준” [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닭고기로 만든 치킨과 식물성 치킨을 비교한다고 했을 때 첫째, 치킨만큼 맛있어야 하고 둘째, 치킨보다 적어도 30%는 싸게 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조건들이 맞춰지면 푸드테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를 통틀어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전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위기의 기로에 놓였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닭고기 세포 배양육 생산 및 판매를 허가했다. 승인이 내려왔다 해도 실질적인 판매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푸드테크, 그 중에서도 대체육은 이미 우리 식탁에도 가까워져 있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소포장 견과류서 시작해 ‘제 3의 단백질’ 연구로이처럼 다가온 위기에 독자적인 기술로 고기를 생산해내는 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물성과 미생물 단백질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 인테이크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는 “인테이크는 미생물을 활용해서 ‘제 3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우유와 콩에서 나오는 단백질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면 미생물을 키워서 단백질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 있고 단백질 함량이 더 높은 형태로 풀어내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국내에선 아직 낯선 대체식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한 대표가 처음 식품산업 영역에 발을 들여 내놓은 건 우리에게 친숙한 소포장 견과류 브랜드 닥터넛츠다. 견과류가 흔한 술안주에서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으면서 위생관리부터 로스팅 방식까지 신경 쓴 소포장 견과류 컨셉을 시장에 처음 도입한 것도 한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이후 대체당류 제로슈가 음료 ‘슈가로로’나 식물성 닭가슴살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인테이크는 가정간편식(HMR)을 넘어 간편대용식(CMR) 시장까지 발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한 대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대체육 분야다. 대체육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축산물 등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나 세포 배양, 미생물 발효 등을 통해 단백질의 맛과 향, 식감 등을 구현한 식품을 의미한다. 대체육 시장은 글로벌의 경우 2027년까지 88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성이 큰 분야인데다 국내에선 아직 대체육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다. 한 대표는 “원료·소재·완제품으로 구분되는 푸드테크 밸류체인 전체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미래 방향성”이라며 “현재로서는 90% 이상의 국내 기업들이 완제품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소재를 개발해 독립적인 기술력으로 대체식품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접근은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단순 마케팅 및 유통 분야에만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을 원료로 활용해 단백질 원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원료의 단계, 이 단백질 원료를 활용해 특정한 향미 소재나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로 변화시키는 게 소재화의 영역이다. 이렇게 기능화 된 단백질로 우유나 고기 등 다양한 형태로 완제품화 하는 각 기능을 구현해 내는 완제품의 단계까지 갖추면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혹한기에도 투자 유치…비결은 ‘기술력과 글로벌 가능성’한 대표가 원료 연구·개발 단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업의 중장기적인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 현재 인테이크의 매출 대부분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그렇듯 안정적인 수익화 방안으로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한 대표가 찾은 답이 바로 단백질 소재다. 한 대표는 “2025년에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B2C와 B2B로 구분한다면 2 대 1의 구조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백질 소재화 파이프라인들을 글로벌 영역으로 사업화, 확장해 나가는 방향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요·공급 차원에서 희귀한 소재에 해당하는 미생물 단백질은 기술의 영역이다”라며 “현재로서는 같은 기술을 B2B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고 있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인테이크는 이러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혹한기로 불리는 시기에도 벤처캐피탈(VC)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 비결은 단연 원천소재에 대한 기술력과 B2C 시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다. 지난 7월 총 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 유치 금액 153억원을 넘긴 인테이크는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시작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ATU 파트너스·BNH 인베스트먼트·얼머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 대표의 다음 목표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다. 인테이크는 상장 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하고 2025년도를 목표로 ‘푸드테크 1호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올 하반기 목표를 묻자 “현실적으로 수익성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투자금으로는 부가가치가 날 수 있는 구조로 ‘체질 전환’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9.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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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8병, 국내에는 딱 6병...2000만원짜리 이 ‘위스키’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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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멤버링’은 최소 40년 숙성한 원액으로 그레인 위스키와 몰트 위스키를 섞어 만든 블렌디드 고연산(高年産) 위스키입니다. 전 세계 108병 중에서 한국에는 딱 6병의 제품만이 입고됩니다.”페르노리카코리아는 24일 발렌타인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 첫 제품 ‘더 리멤버링’을 국내에서 첫 출시했다. ‘더 리멤버링’은 200년을 이어오며 발렌타인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에 대한 헌정 컬렉션이다. 1959년부터 1994년까지 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였던 ‘잭 가우디’(Jack Goudy)가 현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Sandy Hyslop)’에게 전수한 5개의 필수 기술을 중심으로 탄생됐다. 글로벌 출고가는 1병에 1만1000달러(한화 약 1469만원)로, 국내 소비자가는 1병당 약 2000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5대 마스터 블렌더 ‘샌디 히슬롭’ 방한...“40년 숙성 원액 직접 블렌딩”샌디 히슬롭 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더 리멤버링’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은 잭 가우디와 함께 증류소에서 보낸 초창기 시절을 회상하며 준비한 컬렉션으로 저에겐 큰 의미가 있는 컬렉션”이라고 소개했다. 샌디 히슬롭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마스터 블렌더이자 발렌타인의 퀄리티를 책임지는 수문장이다. 발렌타인의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를 대를 이어 전수하는 숭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역대 마스터 블렌더 중 가장 많은 종류의 위스키를 블렌딩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샌디는 ‘발렌타인 브라질’과 ‘발렌타인 7년 버번 피니쉬’와 같은 새로운 위스키 테이스트를 시장에 출시했다. 나아가 샌디는 발렌타인 위스키 라인업 중 가장 높은 연산을 자랑하고 있는 ‘발렌타인 40년’을 블렌딩했다. 지금까지 발렌타인의 마스터 블렌더는 히슬롭을 포함해 5명 뿐이다.히슬롭은 발렌타인의 제3대 마스터 블렌더였던 ‘잭 가우디(Jack Goudy)’에게 전수 받은 5개 필수 기술을 중심으로 이번 위스키를 만들었다. 이번 위스키는 지금은 사라진 스코트랜드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발렌타인의 덤바턴 증류소(Dumbarton Distillery)의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다. 특히 진한 엠버 골드 컬러가 특징으로 풍부한 과일 향이 어우러져있다. 신선한 살구과 카라멜 향, 세비야 오렌지 마멀레이드과 구운 파인애플 향 그리고 계피, 생강의 알싸함과 달콤한 견과류 향이 느껴지는게 특징이다. 풍푸하고 복잡한 위스키의 맛도 느낄 수 있다. 홍사과와 수제 블랙커런트 잼, 블랙 체러의 과즙에 풍성한 토피, 다크 초콜렛 그리고 정향 스파이스의 조화를 이룬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덤바턴 증류소 원액은 단맛과 바닐라향, 토피 맛인데 개인적으로 달콤한 풍선껌 같은 향미가 느껴진다”며 “지금은 없어진 증류소의 원액은 희소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향미도 깊어 이 맛과 향을 중요하게 생각해 가능한 많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개인 별 향과 풍미 달라” 단어집 적는 것 중요히슬롭은 마스터 블렌더 잭 가우디에게 전수받은 5가지 기술을 5년에 걸쳐 매년 ‘발렌타인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위스키를 맛볼 때 개인의 향과 풍미에 대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스터 블랜드로써 성장하기까지 다양한 풍미를 기억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 많은 훈련을 받았다”라며 “개개인 마다 인생의 경험이 다르듯이,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나만의 풍미를 담은, 단어를 적어내은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위스키 제품 보틀의 모든 장식은 수작업을 통해 완성됐으며, 각 보틀 마다 고유 번호를 새겼다. 또 이번 컬렉션은 발렌타인의 최초 NFT로도 발행된다. 총 108병 중 24병이 ‘더 리멤버링’과 ‘첫 NFT 출시(1st NFT Release)’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한정으로 출시된다. 각 보틀은 디지털 인증서와 함께 블록바에 보관되며 내년 4월 이후부터 실물 위스키를 만날 수 있다.히슬롭은 “200여 년간 5대 마스터 블렌더들이 지켜온 발렌타인 위스키의 블렌딩의 세계는 저에게 아주 큰 영감을 주는 세계로 선 마스터 블렌더들의 열정과 기다림, 엄격한 품질 관리 등 그들에게 배운 가르침이 향후 세대에도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4.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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