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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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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반도체 공급난에도 해외법인들 흑자 기록

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요 해외법인이 공장가동률 개선에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차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수년간 적자였던 미국공장법인과 브라질법인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먼저 미국공장 법인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7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공장이 앞서 2020년 1조191억원 적자, 2019년에도 2282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 판매 법인과 공장 법인을 따로 두고 있다. 브라질법인도 지난해 4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면서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브라질법인은 2019년(-661억원)과 2020년(-473억원) 적자를 이어왔다. 이로써 현대차의 주요 법인들은 지난해 모두 흑자를 냈다. 특히 현대차 해외 법인 가운데 미국 내 판매를 담당하는 미국법인이 1조285억원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인도법인(4374억원), 체코공장(4175억원), 터키법인(1985억원), 러시아공장(1721억원), 캐나다법인(1179억원), 호주법인(281억원), 유럽법인(114억원) 등의 순이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러한 해외 실적이 판매 믹스와 공장 가동률을 개선한 데서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판매 믹스 개선은 고부가가치 차량을 많이 생산해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품질 개선으로 사양을 고급화하고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친환경차 생산과 판매에 공을 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지난해 반도체 품귀 현상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를 극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인 점도 흑자 전환의 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공장 가동률은 2020년 72.6%에서 지난해 78.8%로, 브라질공장 가동률은 2020년 71.7%에서 지난해 89.2%로 상승했다. 베트남공장과 국내공장까지 포함한 현대차의 지난해 전체 공장 합산 가동률은 94.1%로 2020년 84.1%보다 10%p 상승했다. ━ 현대차·기아 모두 중국에선 적자, 지난해 적자폭은 줄어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의 주요 해외법인도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기아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157억원의 적자를 냈던 미국공장은 지난해 11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기아 미국공장의 흑자는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미국법인(8554억원), 슬로바키아공장(2999억원), 러시아법인(2803억원), 인도법인(1859억원), 멕시코법인(883억원) 등 다른 주요 해외법인 또한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기아도 현대차와 같이 판매 믹스 개선이 흑자 실현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외국의 각종 자동차 시상식과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한 차량의 수상과 호평이 이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현지업체와 합작해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법인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계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손실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현대는 2020년 1조152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조129억원 적자로, 둥펑위에다기아는 2020년 835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7천832억원 적자로 각각 손실폭이 감소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3.21 11:11

2분 소요
코로나19가 제약·바이오 업계에 가져온 풍경… 고용 양극화 심화

IT 일반

제약·바이오 업계의 고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바이오산업은 유망 분야로 떠오르며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히려 사업의 기회를 늘려줘 고용증가를 가져온 곳도 생겨나고 있다. 반대로 변화된 환경 속에 실적 저하 등으로 인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곳도 적지 않다. 업계의 고용 분위기가 양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씨젠 지난해 전체 인력 대비 93% 인력 신규 채용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제약·바이오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씨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년 대비 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씨젠은 지난해 전체 인력 대비 약 93%의 인력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9년 314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지난해 616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생명공학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기계공학, 수학, 산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채용해 내부 경쟁력 강화와 함께 청년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 씨젠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도 대한민국 일자리 유공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로 단숨에 몸집이 불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조12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22.7%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5031억원으로 1783.8% 상승했다.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두 번째로 임직원 수 증가율이 높았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지난 2019년 2587명에서 지난해 2886명으로 299명 증가했다. 그 중 공정직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증가 인원 299명 중 243명이 공정직이었다. 이는 지난해 수주와 공장가동률 증가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1조1648억원, 영업이익은 29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2·3 전체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4632억원 증가(66%)했고, 영업이익은 2011억원 증가(219.3%)했다. 수주액은 2019년 매출의 약 2.5배 수준인 17억800만달러(약 1조8900억원)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실시간 가상 투어를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 및 검사를 지원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통해 전사적 수주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모더나와 mRNA 백신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수주 증가에 따른 또 다른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계 중에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진단키트 수출, 글로벌 백신 위탁 생산 등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적극적인 고용에 나선 곳이 생겨났다. 하지만 같은 업계 안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 여파 등으로 인해 고용 칼바람은 불고 있다. 다국적 제약업계에서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이 진행되며 업계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노피, 릴리 등이 ERP를 실시한 데 이어 비아트리스, 아스텔라스, GSK, 로슈 등이 올해 상반기 ERP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 배경은 조직 개편이나 사업부 매각 등이다. 최근 한국로슈는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ERP를 진행 중이다. 인력 감축은 영업부가 우선 대상으로 60~70명 중 약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로슈는 지난해 말에도 영업부 일부 매니저급 직원을 대상으로 ERP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로슈 희망퇴직프로그램 진행으로 영업부 20% 감축 화이자에서 분사해 마일란과 합병한 비아트리스는 글로벌 본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 일환으로 ERP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수명의 매니저급이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GSK 역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일부 영업·마케팅 임원들에게 ERP를 실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마케팅이 늘어나고, 보고 체계가 달라지면서 관리 임원들이 주로 ERP 대상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스텔라스제약과 쥴릭파마는 경영 악화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품목들의 특허 만료에 따른 사업조직 재편성과 만성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텔라스제약은 전 직원 대상 면담을 진행하고 보직 변경 및 희망퇴직 여부를 논의했으며, 새롭게 주력할 항암 신약 담당 직원들도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쥴릭파마는 약국 소매사업부 폐지를 선언하면서 소속 영업 직원 100여 명 중 약 80%나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수입약 대행판매(상품매출) 비중이 점차 느는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이 현실 하면서 다국적사들이 급격한 인력 조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심포지엄 등으로 영업환경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양질의 온라인 디테일을 제공하면서 다국적사들의 자체 영업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국적사 노조들도 강경한 태도로 회사를 압박하면서, 신규 고용창출이나 인력 유지보다는 인력 감축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며 "다국적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직원들은 한순간에 조기퇴직 대상이 되거나, 기업분할로 하루아침에 실직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6.23 09:12

4분 소요
[수제맥주, 시원하게 터진다] 대기업 맥주보다 많이 팔렸다. ‘주류’된 수제맥주

산업 일반

‘곰표밀맥주’ 초도물량 매출 ‘클라우드’ 제쳐… 주세법 개정으로 세금 부담 ‘훌훌’ 수제맥주 ‘곰표밀맥주’가 대기업 맥주인 ‘클라우드’를 넘어섰다. 곰표밀맥주는 지난 5월 수제맥주업체 세븐브로이가 대한제분과 협력해 편의점 CU에 단독 판매한 제품이다. CU에 따르면 500㎖ 캔으로 출시된 초도 물량 30만개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완판 됐다. 초도 물량 매출 기준으로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맥주를 앞질렀다. 업계에 따르면 곰표밀맥주 캔맥주(500㎖·3900원) 기준 매출이 같은 기간 클라우드보다 1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U가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선보인 후 대기업 맥주 매출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제맥주가 맥주 매출 톱10 안에 진입한 것도 최초다. CU 관계자는 “소량 생산되는 수제맥주의 특성상 지금도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현재 점포마다 발주량을 제한하고 있다”라며 “생산량의 95%가 편의점 점포로 들어오지만 입고와 동시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공급량이 받쳐준다면 국산맥주 매출 1위 자리도 넘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 일본 맥주 빠진 자리 채운 수제맥주 수제맥주가 주류시장의 주류(主流)로 떠올랐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대기업 맥주의 아류(亞流) 쯤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맥주를 비롯한 전체 주류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류시장 출고액으로 보면 2015년 9조3616억원에서 2018년 9조394억원으로 줄었다. 맥주 출고량은 2014년 206만㎘에서 2018년 174㎘로 4년 만에 15%가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반면 수제맥주는 최근 4~5년간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3~4배(편의점 기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수입맥주 대신 수제맥주를 찾는 발길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간 전체 맥주 매출에서 아사히·삿포로 등 일본 맥주가 차지하던 비중은 30%가량이다.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그 자리를 수제맥주가 채웠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가 줄었다.반대로 일본맥주 매출이 폭락했던 지난해 하반기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보다 241.5% 상승했다. 올해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C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0.8% 급성장했다. 매출 비중 역시 지난 3월 50.3%로 증가하며 2016년 이후 4년 만에 수입맥주(49.7%)를 앞질렀다. 6월에는 50.5%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 국산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7% 수준이다. ━ 55개→151개, 양조장 7년 만에 3배 증가 수제맥주 시장의 가장 큰 호재는 올해 초 개정된 주세법이다. 술에 매기는 세금 방식이 52년 만에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뀐 것이다. 고가 재료를 쓰는 수제맥주는 원가가 기성 맥주에 비해 비쌌다. 주류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으로는 세금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젠 출고가가 아닌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거두게 돼 수제맥주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됐다.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수제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가 재료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 이제까진 비싼 재료를 쓸수록 세금을 많이 내야 했지만 종량세 도입 이후에 세금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비용 부담 없이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수제맥주가 캔 안으로 들어오면서 보다 대중화된 배경에도 바뀐 주세법이 자리한다. 기존에는 알루미늄 캔 용기 제조비용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에서는 캔맥주로 수익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종량세 도입 이후 캔맥주에 붙는 세금이 ℓ당 415원 줄어들었다. 반면 생맥주는 445원, 페트맥주는 39원, 병맥주는 23원 각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업체가 캔맥주를 파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세금 부담을 던 데다 코로나19로 홈맥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캔맥주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수제맥주 인기가 계속되자 2013년 55개였던 양조장은 올해 7월 기준 151개로, 7년 만에 약 3배로 증가했다. 사실 국내에서 수제맥주업이 가능해진 건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02년 술집에서 자체적으로 맥주를 양조할 수 있는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터다. 그 결과 작은 규모의 맥주만 생산하는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생기며 수제맥주를 파는 하우스맥줏집이 늘었다. 이전까지 오비·하이트 각 3개씩 모두 6개에 불과했던 맥주면허(일반+소규모) 소유회사가 2005년에 112개(대기업 제외)로 증가했다.그러나 이 숫자는 2012년 63개로 급감했다.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를 보유한 곳이 대개 영세한 하우스맥줏집에 머무른 탓이다. 정부 규제로 인해 회사 형태로 성장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당시엔 매장에서 만든 맥주를 다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금지됐다.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맥주를 다른 술집이나 레스토랑에는 물론 타 지점에서도 팔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이후 규제가 부분적으로 완화됐지만 하우스맥주 유행이 시들해지면서 1세대 업체들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본격적으로 규제완화가 이뤄진 건 2014년께다. 소규모 맥주 제조자도 매장에서 만든 맥주를 외부로 반출하고 팔수 있게 된 것이다. 외부에 시설을 갖추고 맥주를 판매하는 것 역시 가능해졌다. 전국 곳곳에서 ‘수제맥주 페스티벌’이 펼쳐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때부터 수제맥주 회사가 맥줏집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2세대 수제맥주 회사로 불리는 업체들이 창업을 한 시기도 바로 이쯤이다. 2018년에는 소규모 면허 소유자들도 편의점·마트 등 소매채널에서 캔맥주나 병맥주를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어 올해는 주세법까지 수제맥주에 유리하게 개정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렸던 수제맥주 시장이 수평을 찾아가고 있다. ━ 라거 맥주 일색이던 시장에 다양화 바람 수제맥주가 단시간 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성에 있다. 대기업이 생산하는 라거 맥주 시장이 절대적이었던 국내에서 위트 에일, 사워 에일, 스타우트 등 전에 없던 다양한 종의 맥주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수제맥주를 마시려면 브루펍을 찾아야 했다면 이제는 편의점·마트 등 일반 가정 채널에서 선보이며 접근성을 높였다. 현재까지 편의점 소매채널에 입점한 수제맥주 회사는 제주맥주 등 7개다.제주맥주는 에일 계열의 맥주 3종을 전국 5대 편의점에 입점시키며 업계 1위의 저력을 뽐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맥주를 출시해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제주맥주는 지난 5월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한정판 맥주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맥주는 3일 만에 사전 예약 물량 3000병이 완판 됐다. 1병에 2만원하는 고가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룬 실적이다. 업계 3위 규모인 플래티넘맥주는 ‘흑당 밀키스타우트’처럼 유행하는 재료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류 업계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수제맥주에 관한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국세청이 7월부터 시행하는 ‘주류 규제 개선 방안’이 그것이다, 그동안 별다른 규정이 없어 배달 범위가 모호했던 주류의 경우 앞으로는 음식 가격이 맥주보다 높을 경우 배달이 허용된다. 예컨대 피자집에서 2만원짜리 피자를 시킬 경우 맥주를 2만원까지 함께 주문할 수 있다.다른 제조업체 제조시설을 이용해 맥주를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허용된다. 과거 주류 시장은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제조면허를 취득해 자체 생산시설에서 제조를 하는 방식으로, OEM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OEM을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예를 들어 생산 물량 확대나 캔맥주 형태로 제조·판매하고 싶었던 수제 맥주 제조사들은 캔입(음료를 캔에 넣는 기술) 시설투자 비용이 부담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에 공장을 둔 다른 맥주 제조사에 레시피를 제공하고 OEM으로 물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롯데주류 등 대형 맥주 제조사들은 수제 업체들의 OEM 물량을 확보해 공장가동률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 시설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원가 절감과 시설투자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수제 맥주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그동안 생산비 절감을 위해 해외로 눈길을 돌렸던 수제맥주 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국내로 유턴(리쇼어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새로운 술 제조법의 승인 절차도 간단해졌다. 지금까지는 최소 한 달(30일)이 걸렸는데 이제는 절반(15일)으로 단축됐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한 달에 한 번 꼴로 신제품을 내놓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승인 절차가 더 오래 걸려 어려움을 겪었다”며 “1, 2년에 한 번 신제품을 출시하는 대기업 사이클에 맞춰져 있던 제도가 간소화돼 수제맥주 제조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말했다. ━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만으로는 한계 뚜렷” 남은 걸림돌도 있다. 세금경감 혜택을 받는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의 발효 규모는 담금·저장조 기준 120㎘까지다. 종전 75㎘에서 2018년 생산량을 60% 가량 늘린 규모다. 규모 제한 기준을 넘어서면 국내외 대형 맥주업체와 같은 세금이 매겨져 현재 수제맥주업체가 세우는 양조장 규모는 최대 120㎘를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제맥주회사들은 세금경감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급격히 늘어난 물량 공급을 위해 120㎘ 규모의 공장을 여러 곳에 나눠 짓기도 한다.문제는 이 같이 제한된 규모로는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를 갖고 한 양조장에서 낼 수 있는 최대 매출이 50억원 내외”라며 “그 이상 규모를 키우면 대형 수입맥주업체와 동일한 세금을 매겨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0억원 넘는 연매출을 내는 식당이나 카페가 적지 않은데 지금같이 제한된 규모로는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가운데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주류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스마트오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오더는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술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방식이다. 국세청이 지난 4월 스마트오더를 이용한 주류 판매를 허용한데 따라 7월부터 유통업계가 시행에 나섰다.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편의점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이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발 빠르게 선보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수제맥주업체 대표는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가 3000~4000원하는 수제맥주 한 캔을 스마트오더로 주문할 경우엔 제품가격보다 운송비가 많이 든다고 한다”며 “결국엔 비싼 와인 수요를 잡기 위한 규제 완화이지 소규모 수제맥주업체로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2020.07.18 16:06

7분 소요
[실물경제 위기로 이어진 팬데믹] 벼랑 끝에 선 기업들

산업 일반

글로벌 밸류체인 타격 이어 북미·유럽 소비 축소 우려… ”추가대책 세워달라” 아우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제조·서비스를 불문하고 국내 산업 곳곳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파탄이 나타나고 있으며 글로벌 확산으로 인해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코로나 사태는 정부의 올해 ‘V자형 경기 반등’ 기대를 꺾어놓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부)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악화되던 가운데 가해진 코로나19 충격은 국내 실물경기의 추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대외교류가 많았거나 국제적인 가치사슬에 연결돼 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확산되고 있다”며 “고용 악화로 경기침체가 더 깊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가장 복합적인 양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현대·기아자동차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직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고, 이어 감염병이 글로벌 확산하면서 수요 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9일 현대차의 주가는 종가기준 6만590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약 11년 전인 2009년 5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 삼아 글로벌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던 시점으로 회귀한 것이다.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의 주가도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中 밸류체인 무너진 제조업, 수요 위축 우려도 현대차의 주가 하락은 코로나19 사태가 현대차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를 방증한다.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동기보다 10.2% 감소한 23만5754대를 판매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 2월 한달 동안 1007대 차량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2월(3만8017대)에 비해 97.4% 준 수치다. 같은 기간 기아차 판매량도 2만2032대에서 972대로 95.6%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공장가동이 중단되고, 영업점이 휴업하면서 자동차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중국시장뿐만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공장을 멈춰 세우기도 했다. 공장 내 확진자 발생으로 문을 닫기도 했지만,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벌어진 감염병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영향이 더 컸다. 차체에 다양한 전자부품을 연결하는 케이블 묶음인 ‘와이어링 하네스’ 등을 중국 공장에서 공급받았는데, 이 공장들의 가동이 수일간 중단된 것. 이는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르노삼성과 한국GM, 쌍용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붕괴로 인한 산업 악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은 단순 수출국에서 글로벌 공급체인의 중심국으로 성장한 상태다. 해외 생산기지도 많이 늘었고, 특히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다행히 발원지 중국은 일단 수습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도 정점은 지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됐다. 코로나19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으로 퍼지며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가 중국시장의 침체와 공급망의 붕괴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다가오는 2분기는 미국과 유럽 판매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지난 2월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은 그나마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버텨줬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은 피할 수 있었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현대차 전체 매출 중 북미와 유럽의 매출비중은 51.7%에 달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미국·유럽 공장 가동이 연이어 중단되고 경기가 급랭하면서 수요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바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3월 18일 오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유럽에서도 공장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체코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 체코 공장 노동조합은 14일간의 조업 중단과 방역을 요구하고 있다.완성차 업체의 위기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국내 2위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최근 전체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순환휴직도 추진키로 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지속되던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공장가동률이 낮아져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도가 생산직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관리직 대상으로만 희망퇴직을 받았다. 배터리 기업과 철강 업체들도 위기감이 크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자체가 줄어들면 1분기는 물론 상반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셀 생산업체 3사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 생산거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공장 가동 중단 리스크도 안고 있다.수년간 고사 위기에서도 부활을 도모하던 조선업체들 역시 미래가 불안하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서 세계경기침체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밖에 없다”며 “연초 수립한 올해 수주 등 사업 목표 및 경영계획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 온 반도체 산업은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시황 회복세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급격한 하락세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회복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직격탄 맞은 항공·여행업계는 ‘버티기’ 돌입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직접적이고 큰 피해를 입는 산업군은 여행과 항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가간 경계를 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수요가 완전히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상반기 8개 국적항공사 매출이 최소 5조875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객 수를 보면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2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는데, 3월 사정은 이보다 더 악화될 것이 확실하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3월 1~15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1만7009명(출·입국 합계)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282만8047명보다 85.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 3월 11일에는 하루 이용객 수가 1만522명에 그쳐 조만간 하루 1만명도 붕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 인천공항의 하루 이용객 최저 기록은 ‘사스(SARS)’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3년 5월 20일로, 당시 이용객 수는 2만6773명이었다.2017년 사드 보복의 영향에 한차례 크게 흔들렸던 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과 무역 마찰에 이어 이번 코로나19 쇼크에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았다. 항공업계에선 현재 상황을 ‘생존이 걸린 버티기 단계’라고 말한다. 사실상 영업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고정비용을 감당하며 사태가 종결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항공사가 가장 먼저 취한 대처는 직원들 대상의 유·무급 휴직이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 희망휴직을 신청받았고, 아시아나항공은 전 직원이 열흘간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6개 LCC 역시 유·무급휴직 또는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적항공사의 전 직원 4만여 명 중 20%가량이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은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던 조종사들마저 고정비 감축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대한항공은 계약직인 외국인 조종사(300여 명)를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경영위기 극복과 고통 분담을 위해 임금의 25%를 자진삭감하겠다고 먼저 사측에 제안하기도 했다.문제는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를 되짚어보면 감염병은 발병 이후 2~3개월간 항공 수요에 큰 타격을 입혔고, 이후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데까지 길게는 6개월이 소요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현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태가 장기화 하면 올해를 내내 버텨야 할 수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무급휴직 등으로 고정비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항공기 리스와 주기비용으로 나가는 현금이 훨씬 많다”며 “모기업을 통해 현금을 지원받을 수 없는 항공사는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여행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휴업을 넘어 이미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개방여행업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월 13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국내·국외·일반 여행사는 56곳에 달한다. 특히 국내 여행업계 1·2위 사업자인 모두투어와 하나투어가 공동 설립한 호텔앤에어닷컴이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호텔업계도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 파크호텔 명동과 호텔 스카이파크 명동 1~3호점, 스타즈호텔 명동 2호점, 라마다 동대문 등이 최근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주고객이었던 이들 호텔은 길게는 4월 말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온라인여행예약플랫폼인 트립 닷컴에 따르면 2월 말부터 3월 10일까지 상품 판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국내 호텔이 100곳에 달했다. ━ 유가급락·경기침체도 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 정유산업은 유가 급락으로 위기다. 에쓰오일은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사업은 유가가 떨어질수록 힘든 구조다. 중동과 미국 등지에서 원유를 수입·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는데, 원유를 사서 한국에 오는 동안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를 본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제마진 또한 감소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월 16일(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3.03달러) 내린 28.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졌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미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럽 주요국에서 이동 제한과 국경 봉쇄에 나서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가 석유 패권을 놓고 경쟁적인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지속된 경영난으로 체력이 바닥난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에 따라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 5위 규모의 해운사인 흥아해운은 최근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를 신청했다. 물론 흥아해운의 워크아웃 신청을 코로나19의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흥아해운은 동남아시아 항로의 선복 과잉 공급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되면서 2016년 이후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컨테이너선 사업을 장금상선에 매각하고 영업외 자산매각, 주식감자, 대주주 유상증자 등 자구책을 시행하며 재건의 길을 모색했지만 경영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흥아해운 측은 “이번 공동관리절차 신청은 케미컬탱커 사업부문 등 존속기업의 단기 유동성 안정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안정화 차원에서 오랫동안 금융채권단협 의회와 논의해 온 사항”이라고 말했다.다만 해운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업황 개선에 대한 흥아해운의 마지막 희망을 꺾어놨다고 보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의 ‘트리거’가 됐다는 얘기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오가는 물량이 줄어들며 글로벌 해운시장 운임이 폭락했고, 단기간에 업황 개선이 될 것이란 기대감은 사라졌다”고 말했다.매출 내리막길을 걷던 두산중공업도 궁지에 몰렸다. 두산중공업은 2월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전사 휴업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막대한 자금 상환을 앞두고 있다.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하는 사채(회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는 1조2435억원이다. 당장 다음달 6000억원을 시작으로 6월까지 자금 대부분이 몰려있다. 두산중공업의 현금흐름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버거운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닥친 글로벌 실물경제 위기가 여러 한계기업의 호흡기를 한번에 떼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한계기업의 도태는 필요하지만 이 과정이 한 번에 이뤄진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기업 자금지원 포함된 2차 추경 가능성 전문가들은 결국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에 대한 ‘자금 지원’만이 가장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타개책이라고 말한다. 재계에선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세금부담 완화와 유동성 공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은 항공업계의 주장이 강하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경영학)는 “미국 정부도 자국 항공사와 공항 등에 역대 최대치의 보조금과 대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항공 역사에서 이런 사태는 초유이기 때문에 전례없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경제계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자금 공급의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계기업은 도태되는 것이 맞지만 사실상 현재의 상황에서 기업 평가를 통한 ‘핀셋지원’의 기준을 잡고 이를 실행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8일 11조7000억원의 추경이 의결된 직후 추가적인 추경예산 편성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추가대책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코로나19가 미치는 경제적 피해는 소비자보다 생산자에게 더 크고 치명적”이라며 “영세 상인, 여행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0.03.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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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주가 열전 - 한국타이어 vs 금호타이어

산업 일반

해외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 납품 늘어 … 금호는 해외 공장 건설 잰걸음 원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이 울상이다. 하지만 주요 자동차 부품인 타이어 업계만큼은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천연고무 원가가 크게 하락해 타이어 업체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타이어 업계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가장 큰 수혜자다. 두 라이벌은 1990년대부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여 왔다. 5년 전인 2009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들어가면서부터 한국타이어의 독주가 시작됐다. 최근 이런 1강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보인다. 원가 하락에 힘입어 수익이 개선된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노리고 있다. 해외 시장 개발에 특기를 가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을 발판으로 재도약한다면 타이어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두라이벌의 공방이 재개될 수도 있다.천연고무값 떨어져 원화 강세 악재 극복가능성은 타이어 원자재 가격 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천연고무 원가가 크게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천연고무 가격이 t당 1만4100위안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가격이 1만8000위안대인 것과 비교하면 21% 넘게 하락한 것이다. 천연고무 생산량의 74%가량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발 가격 하락세 영향이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고무 재배면적이 확대돼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또 이들 해외 고무 농장이 대형화하고 재배기술이 현대화해 재배면적당 수확량도 크게 늘어났다. 전통적인 고무생산지인 인도네시아와 신흥 생산지 베트남이 중국으로 대량의 고무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내 천연고무 재고량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일 정도다.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타이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타이어 업계는 고마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업계 1위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1년 사이 상승 흐름을 탔다. 지난해 7월 1일 5만3100원이었던 주가는 꾸준히 올라 올해 같은 날 5만9800원을 기록했다. 원가 하락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돼 업황이 나쁜 가운데서도 주가가 오른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전년도에 비해 매출(7조692억원)은 0.6%, 영업이익(1조310억 원)은 1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추격자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3조6985억원) 9.1%, 영업이익(3459억원) 7.8% 감소했다. 하지만 재무구조가 나쁘지는 않다. 2011년까지 5% 미만이었던 영업이익률이 2012년 9.2%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9.4%로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10.6%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도 달성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중에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공장가동률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이제는 사정이 좀 나아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 연말 워크아웃을 마칠 가능성도 재기된다. 원가 하락에 힘입어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면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워크아웃 과정 동안 금호타이어는 체질을 바꿨다.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고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국내 점유율 1위 탈환도 꿈만은 아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점유율을 올해 30% 중반까지 회복시킨 상태다.두 라이벌은 모두 현재의 고마진을 기회로 그동안 미뤄뒀던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는 자동차가 출시될 때 처음 장착하는 타이어다. 신차용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 안정적인 대량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널리 알려진 자동차 브랜드 파워를 간접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모두 올해 1분기 전체 판매량의 30%를 신차용 타이어에 집중하고 있다.일단 한국타이어가 앞서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1991년 폴크스바겐의 해외 신차용 타이어를 처음 공급한 이후 2006년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도요타, 지난해는 닛산과 혼다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차는 북미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가 해외 시장에 나가는 발판이 되고 있다.신차용 타이어 시장에 한 발 늦게 들어간 금호타이어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2006년 크라이슬러의 세브링과 폴크스바겐의 제타에 타이어를 공급한 이래, 2007년 국내 타이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A클래스에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사계절용 타이어 ‘솔루스 TA 31’을 크라이슬러 중형 세단 ‘올 뉴 300C’에 공급하고 있다.신차용 타이어 납품 경쟁으로 두 라이벌의 격전지는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 외국 자동차의 교체용 타이어 수요에 맞춰 해외시장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테네시주에 연간 타이어 1100만개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금호타이어, 올해 워크아웃 졸업 전망금호타이어 역시 중단했던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을 재개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2008년 5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하지만 당시 그룹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을 중단했다. 조지아 공장은 약 53만㎡ 부지에 1억6500만 달러가 투자돼 1차로 연산 210만개 규모 타이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추후 연간 320만개까지 생산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금호타이어는 지난해부터 채권단에 조지아 공장 건설 재개 의향을 밝히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994년 글로벌 타이어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난징·톈진·장춘 등에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베트남 빈증에도 2008년 연산 330만개 규모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연간 생산량 6500만개 중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4.07.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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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증가율 1위 |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 오랜 부진 딛고 부활 신호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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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이 태양광 사업을 발판 삼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자회사 실적이 개선됐고 수직계열화의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는 모습이다.한화케미칼은 그동안 태양광 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투자를 늘려왔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태양광 사업이 12분기 만에 적자행진에서 벗어나며 결실을 앞두고 있다.방한홍(61) 대표는 “올해 한화케미칼은 지속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며 “태양광 사업 역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한화케미칼은 2010년 한화솔라원 인수로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했고 2012년 한화큐셀까지 인수했다.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 한화큐셀·한화솔라원이 잉곳·웨이퍼-전지·모듈-발전사업 개발에 나서며 세계 3위권 태양광 기업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태양광 주요 부품 가격의 하락과 업체 간 경쟁으로 오랜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일본·중국·미국 시장의 회복으로 제품 수요가 늘면서 공장가동률이 90%를 넘어섰다. 생산원가 하락, 영업이익률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다. 마이너스 6%에 머물던 지난해 한화 태양광 사업 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로 급반전 했다.실적 개선의 선봉장은 한화큐셀이다. 인수 당시 많은 우려가 따랐지만 지난해 3분기 한화의 태양광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지난해 단일 태양광 모듈 브랜드로는 가장 많은 520㎿를 판매했고 1분기에는 영국·프랑스·덴마크 등에서 연이어 사업을 수주했다.인수 당시 분기당 평균 60㎿ 수준이던 태양전지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173㎿를 넘어섰고 250㎿에 근접했다. 한화솔라원은 가격경쟁력 확보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모듈 생산원가를 2011년 W당 1.43달러에서 지난해 말 0.59달러로 낮췄다. 올해 말 0.5달러 대에 진입할 전망이다.한화케미칼의 경영구도 변화도 주목할 사안이다. 2012년부터 2인 경영 체제로 유지되던 한화케미칼은 4월 15일 방한홍 대표 단독경영 체제로 바뀌었다. 방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주력 사업 부문을 팔아 군살을 빼면서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핵심 사업 부문의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 74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드림파마를 매각하며 부실 자회사 정리에 나섰다.미국 다우케미칼 기초화학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최근엔 폴리우레탄 원료를 생산하는 KPX화인케미칼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아울러 북미 지역에서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크래커 설비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방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합작사가 곧 가동돼 본격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EVA(에틸렌비닐 아세테이트)와 최근 상업생산을 시작한 폴리실리콘 사업이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올해는 투자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4.05.20 15:39

2분 소요
MONEY&INVESTING -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 늘린다

국제 이슈

美 양적완화 축소가 미뤄지면서 부자들이 투자처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중국이 큰 덕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투자 시기를 두고 PB 10인의 의견이 양분됐다. 부자들이 다시 투자 전선에 나서고 있다. 현금 비중을 늘렸던 두 달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포브스코리아 9월호 114쪽 참조). 그동안 투자 발목을 잡던 미국 출구전략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10월 16일(현지 시간)끝났다. 셧다운이 16일이나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둘째, 그에 앞서 10월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 차기 의장으로 재닛 옐런 부의장이 지명됐다. 그는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상당수 금융 전문가는 옐런이 의장직을 맡을 경우 양적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더욱이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차기 의장으로 지명받은 자리에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기존 연준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만약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지 못하면 내년 1월까지 늦춰질 수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말 퇴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장이 물러나는 달에 통화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10인의 PB들은 “악재가 잠시 사라지면서 투자처를 묻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상당수 PB가 중국 시장을 관심있게 봤다.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중국의 수출이 늘었다. 하반기부터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중국 국가통계청(NBS)에 따르면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10월 18일 발표한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7.8%다. 지난 1분기 7.7%에서 2분기 7.5%로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다. 중국 투자 시기를 놓고 PB 10인은 의견이 나뉘었다. 5명의 PB는 지금이 투자에 나설 때라고 봤다. 나머지는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2007년 중국의 주가 대폭락을 경험한 기억 때문이다. 그들은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했다.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중국의 경기 회복 지표에는 PMI지수와 함께 ‘커창지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경제 흐름을 살펴보는 방식이에요. 그의 이름을 딴 커창 지수는 전력소비량, 은행대출 잔액, 철도화물운송량 3가지 지표를 활용해 지수를 산출합니다. 전력소비량은 공장가동률의 선행지수이고 은행대출은 기업투자나 민간소비를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철도화물운송량은 수출이나 내수경기를 가늠할 때 활용합니다.”PB 5인이 중국 투자를 제안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 2007년 상하이종합지수(이하 상하이지수)는 6000선을 넘었다. 당시 주가수익률(PER)은 60배를 기록했다. 이후 2000선 아래로 떨어진 후 좀처럼 상승세를 잇지 못한다. 지난 10월 17일 기준 상하이지수는 2188이다.저평가된 중국 증시 투자 매력적이진성 한국씨티은행 CPC 강남센터 팀장과 유진경 동양증권 W 프레스티지 강남센터장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도 호재로 봤다. 중국은 그동안 주식시장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며 외국기업에 개방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내에서 외국기업이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국기업의 기업공개가 가능해질 경우 지속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유진경 센터장은 “중국 본토 주식의 모건 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MSCI는 글로벌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입니다. 본토 주식이 MSCI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중국 증시에 돈이 몰릴 수 있습니다. 유동성의 힘으로 지수는 오르겠죠.”중국에 투자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펀드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본토펀드와 홍콩 증시(H주)에 투자하는 홍콩H주펀드가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03%, 15.25%다. 홍콩H주펀드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외국인 투자가 쉽기 때문이다.중국 본토 주식은 제약이 많다. 중국 정부에 적격외국인투자(QFII)자격을 받은 외국 금융회사만 투자할 수 있다. 양적완화로 유동성 자금이 주로 유입되는 곳은 투자 제약이 적은 홍콩H주펀드다. 반면 중국 본토펀드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상승 가능성이 높다.유정화 삼성증권 SNI 호텔신라 지점장은 중국 수혜를 입는 한국 기업에 주목했다. 특히 중국 개혁 정책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중국에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최대 성장엔진인 제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줄면서 제조업의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산업별·제품별로 생산 감축 목표를 세워 구조조정에 나섰다.유 지점장은 “중국 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과잉 설비와 인원 감축에 따라 한국 기업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컨대 중국의 조선업종이 구조조정을 하면 선박 공급이 줄면서 선가(船價)가 오른다. 중국과 직접 경쟁을 벌이던 중형조선소는 물론 대형조선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실제 조선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10월 17일 기준 주가는 29만원이다. 수주잔액 증가와 선가인상으로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인덱스 펀드라고 할 수 있어요. 펀드보다 거래가 쉽고 수수료가 저렴합니다. 다양한 기초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ETF를 활용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에요.”반면 강지현 하나은행 영업1부 골드클럽 센터장과 윤태경 삼성패밀리오피스 상무는 “중국 시장보다 미국이나 유럽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했다. 두 곳의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강지현 센터장은 “여전히 투자 위험이 높은 중국시장보다 경기 회복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미국 우량기업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2013.10.30 17:59

4분 소요
모바일 D램으로 승부수

산업 일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커져 수요 늘어… D램 산업 구조조정도 호재 ‘주인 없이 방황하던 하이닉스는 가고 비상(飛上)하는 하이닉스가 올 것이다’. 올해 2월에 SK그룹의 일원이 된 SK하이닉스를 두고 시장과 업계는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해 말 하이닉스 인수 과정부터 깊숙이 관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최 회장은 올해 SK하이닉스에 작년보다 20% 증가한 4조2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2분기엔 작년 3분기부터 이어진 이 회사 영업손실을 230억원 흑자로 바꿔놨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 후에 강력한 리더십, 강력한 성장전략, 강력한 스킨십 등 이른바 ‘3강 경영’으로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잇따랐다.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이 2조4000억원으로 2분기 때보다 2000억원이 줄었고 영업손실은 150억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PC용 D램 가격이 3분기 들어 16%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적자→흑자→적자여기에 올 한해 진행됐던 최태원 회장의 재판 문제도 변수였다. 이런 가운데 SK그룹은 11월 26일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연수원에서 주요 관계사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차 CEO세미나를 열고 “내년 1월부터 그룹의 새 운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을 실행한다”고 밝혔다.‘따로 또 같이 3.0’은 총수(최태원 회장)를 정점으로 하는 기존의 수직적 경영체제에서 위원회 중심의 수평적 체제로 전환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계열사 자율책임경영을 전제로 6개 위원회가 주축이 돼 그룹 차원의 글로벌 공동성장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각 계열사 CEO와 이사회는 SK와의 협의보다는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신사업 진출 등의 주요 경영판단을 내리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부재에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최 회장 스스로 경영 쇄신안을 제시해 부정적 여론을 희석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따로 또 같이 3.0’은 최 회장이 직접 천명한 개념이다. 최 회장은 11월 8일과 22일 각각 진행된 공판의 최후진술에서 “SK계열사들은 그룹 내에서 모든 것을 독립적 위치에서 결정하고 있다”며 “사회의 시각은 SK가 마치 하나인 듯 총수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행하는 것 같은 오해가 있어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 회장이 12월 28일 최종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지 않더라도 지금까지처럼 SK하이닉스 경영 전반에 대해 강한 추진력을 보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낸다.그러나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SK하이닉스의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모바일 메모리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이 청신호다. D램 부문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 트렌드포스는 최근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이 3분기에 21.2%로 2분기(17.9%)보다 늘어 성장세가 뚜렷한 것으로 집계했다.삼성전자에 이어 모바일 D램 부문 세계 2위다. 경쟁업체인 일본의 엘피다(3분기 20.8%)를 제쳤다. 특히 애플이 3분기에 아이폰 5를 출시하면서 중저용량 모바일 D램 매출이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는 SK하이닉스가 PC용 D램 대신 모바일 D램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SK하이닉스는 PC용 D램 부문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모바일 D램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원래는 모바일 분야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투자를 늘리고 소비 전력량을 줄인 미세공정을 적용해 약점 극복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전체 D램 매출에서 모바일 D램 비중이 2분기 22%에서 3분기 33%로 늘었다.오영보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메모리 부문에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면서 “모바일 D램의 매출 비중을 3분기에 50% 이상 확대하며 원가 경쟁력을 갖췄으며 4분기에는 이 비중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최근 세계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현상도 SK하이닉스엔 호재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 8500만대로 2분기보다 18.7% 증가한 반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383달러로 오히려 6.9% 내렸다.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반도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저가로 삼성·애플이라는 업계 양대 산맥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ZTE, 유롱, 화웨이, 하이센스 등과 협력관계에 있다. 모바일 D램과 임베디드 낸드 패키지 공급이 느는 만큼 수익성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최근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 기업들의 강력한 경쟁국이던 일본은 엘피다가 사실상 도산해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매각됐고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 부문 대기업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연내에 최종 국유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르네사스는 5000명 규모 인력도 추가로 감원할 예정이다.취약했던 컨트롤러 기술 확보대만도 어렵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X나노미터급 D램 가격이 공정 현금 원가를 밑도는 등 어려워진 업황에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만 업체들이 현금 유출을 막고자 공장가동률과 인원을 줄이고 있지만 모바일 D램 부문에서 핵심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D램에서 대만 업체들의 경쟁력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함께 기술 경쟁력을 갖춘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산업에서 공급업체 수가 4곳으로 줄어들고 D램이 20나노미터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요해졌기 때문에 후발업체는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D램 산업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면서 가장 수혜를 입을 곳은 SK하이닉스”라고 분석했다.여기에 낸드 부문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월에 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컨트롤러 전문업체인 LAMD를 인수했다. 모바일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 라이브)용 낸드는 컨트롤러 칩을 붙여 최적화해 고객업체에 제공돼야 하는데 그간 SK하이닉스는 해당 기술이 없어 외부에서 조달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취약했던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해 솔루션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2012.1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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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개혁·개방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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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마이웨이(My way) 정치’가 시작된 것일까. 최고지도자로 등극한지 7개월을 넘기면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파격적인 통치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개가 아버지 김정일 시대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던 조치다.김정일이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으로 최고 권력을 거머쥔 직후 “나의 사상은 붉다. 나에게서 변화를 기대 말라”고 했던 것과 대비되는 변화다. 압권은 자신의 부인 이설주를 실명과 함께 공개석상에 등장시킨 대목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한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혼자 맞았다. 그만큼 북한 체제에서는 퍼스트레이디를 공개석상에 드러내는 걸 꺼렸다.김정은은 달랐다. 7월 초 음악공연에 전격적으로 이설주를 등장시켜 함께 관람하더니, 얼마 뒤 곧바로 그가 부인이란 사실과 이름을 관영매체를 통해 알렸다. 이설주가 2005년 8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북측 응원단으로 인천을 방문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극히 이례적인 남한 방문에 중국 유학(성악전공) 경험까지 있는 23세의 퍼스트레이디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서 조기유학 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해외유학파 커플이란 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일찌감치 해외 문물에 눈뜨고 자본주의와 서구사회에 대한 거부감도 적어 개혁·개방 노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김정은이 부인과 함께 본 첫 공연인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도 전례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미국 자본주의 문화의 상징이랄 수 있는 미키마우스 인형이 등장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백설공주의 장면과 영화 록키의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짧은 스커트에 가슴 위 어깨선을 다 드러낸 의상은 북한의 공연무대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모습이다. 이런 공연을 김정은이 관람하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김정은의 실용적 리더십은 김정일 장례를 치르고 본격적인 독자행보를 시작한 1월 이후 곳곳에서 드러났다. 5월 평양 만경대유희장을 찾았을 때의 일화는 대표 사례다. 그는 공원 보도블럭 사이로 자라난 잡초를 보고는 “관리실태가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그러고는 스스로 허리를 숙여 풀을 뽑았다.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의 옆을 따르던 노동당과 군부의 고위간부들이 어쩔 줄 모르며 당황해하는 게 드러났다.김정은은 격한 어조로 “시설이야 그렇다 치고 잡초는 신경 쓰면 제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일꾼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경종을 울려야 겠다”고 말했다. 이런 소동은 이튿날 노동신문에 그대로 소개됐다. 공장이나 건설현장, 군부대 등을 찾는 이른바 현지지도에서도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다른 지도자의 모습을 선보였다.설날 특수학교인 만경대혁명학원에 들려서는 식당을 일일이 헤집고 다니며 원아들의 식사를 직접 챙겼다. 식탁 위 간장병을 기울여 손가락에 묻힌 뒤 맛을 보기도 했다.농구장에서는 바닥을 손으로 만져보고 공을 드리블해 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학교 관계자가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볼 것을 제안하자 “설날 명절인데 쉬도록 하라”며 그냥 넘겼다. 다른 현지지도 때는 기념식수를 하려다가 “삽질 몇 번 하는 건 형식주의”라며 물을 준 뒤 자신이 직접 흙을 덮고 다지기를 하는 바람에 구두에 진흙이 가득묻어나기도 했다.신축한 극장에 가서는 당 간부를 앞자리에 앉게 하고는 자신이 바로 뒷자리를 잡아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는“극장을 앞사람 때문에 안보이게 지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에서 판매할 햄버거를 직접 살펴보고, 미니골프장 건설을 지시한 것도 눈에 띈다.이런 그의 통치스타일을 놓고 무엇보다 경제부문에서 실용적인 노선이 도입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의 4월 6일자 노동당 간부들과의 담화엔 이런 징후가 잘 드러난다. 김정은은“내각은 나라 경제를 책임질 경제사령부”라며 “경제 사업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내각의 통일적 지휘에 따라 풀어가라”며 힘을 실어줬다. 오랜 기간 군부가 장악했던 외화벌이 돈줄을 내각 쪽을 돌려 정상화하겠다는 의미다.4월 15일 20분 간의 첫 공개연설 때 군간부들을 겨냥해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 하라”고 촉구한 것도 군부에 대한 경고였다. 김정은이 휴일인 7월 1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이영호 총참모장을 전격적으로 숙청한 것도 군부의 저항이나 반발을 그냥 두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었다는 게 정부 당국의 평가다.국가정보원이 7월 26일 국회 정보위에서 “이영호의 전격 경질은 김정은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영호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고 보고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 당국자는 “김정은과 그 후견세력인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최용해 총정치국장 등이 수차례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영호의 신군부 세력은 권력에 도취해 이를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시행 10년째경제부문의 개혁·개방 조치에 대한 청사진은 7월 초 다양한 경로로 윤곽이 드러났다. 김정일이 경제개혁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7·1경제관리 개선조치가 시행된 지 꼭 10년째 되는 시기를 계기로 한 것이었다. 북한이 검토 중인 방안은 기업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독립채산제와 대외 개방정책을 확대하는 게 골자로 알려진다.정부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6·28 방침’이 사실인지 여부를 놓고 면밀한 분석 작업을 벌였다. 주된 내용은 생산물 처분권을 각 공장과 기업, 협동농장에 넘겨주고 국가는 시장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이미 올 초부터 경공업과 중공업, 협동농장 등 분야별로 시범 단위를 정해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능력이 부족했던 시범단위들에 대해 국가가 생산 원료와 시설을 투자해 생산력을 높였고, 생산물에 대해서는 국가가 시장가격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얘기다.김정은이 경제 부문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착수했다는 사실은 국정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국정원 측이 7월 26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김정은은 경제관리방식 개편 TF를 조직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첫째 당과 군의 경제 사업을 내각으로 이관하고, 둘째 기업의 자율경영권을 확대하는 한편, 셋째 협동농장의 분조 인원을 축소하고, 넷째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신경 쓰는 군부의 돈줄차단은 힘이 부쩍 실리고 있다.최영림 총리는 요즘 공장이나 기업소 등을 부지런히 누비고 있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현지지도’와 차별화되는 총리의 현장점검인 ‘현지요해’다. 최영림이 올 들어 7월 말까지 50회의 현지요해를 한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가 김정은 시대 들어 실세총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움직임에서 감지할 수 있다.김정은의 실험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대외팀장은 “북한은 경제개혁과 체제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기로에 섰다”며 “5월 이후 경제분야에 집중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노동신문 등에 경제 관련 기사가 지난해보다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풀어야 할 경제부문 과제 가장 기본적인 건 선군 프레임에서 경제를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이른바 ‘2경(제2경제)’으로 통칭되는 국방경제를 앞세우다보니 자원배분의 한계가 나타났다.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2009년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다 20%대로 떨어진 공장가동률과 3난(難)으로 일컬어지는 식량·달러·에너지 부족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식량의 경우 2010년 기준 460만~540만t이 필요하지만 적게는 50만t에서 130만t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 초 북한에서 70만t의 식량부족이 생기면 주민 600만명이 굶주릴 수 있다는 추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대북지원의 부족,외자유치 프로그램의 실패 등이 더해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경제개혁과 체제강화 두 가지 숙제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은 잇단 대남위협과 강경책으로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가 꼬인 것도 부담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달러벌이에 인공호흡기 역할을 해주던 관광대가가 끊긴 건 물론이고 교역과 투자 등 경협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천안함 폭침도발로 인한 5·24 대북 제재조치로 대북 시설투자와 방북, 물자의 반출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221개 기업이 569억원의 남북협력기금대출을 받았고 174개 업체가 대출금 365억원을 상환유예 받은 점을 살펴봐도 경협중단의 여파가 우리 기업을 넘어 북한에 큰 파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중단위기를 넘긴 개성공단의 경우는 123개 입주업체에 북한 근로자 5만명이 일하며 그나마 정상가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꼬인 남북관계 속에 대북식량 차관 상환일이 도래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까지 북한에 준 식량차관은 260만t으로 모두 8억7532만 달러다.10년 거치 20년 상환 조건에 따라 6월 7일 첫 상환일이 닥쳤다. 6월 갚았어야 할 북한의 상환분은 583만 달러였다.앞으로도 북한은 식량차관 외에 철도·도로 건설자재장비 1억3000만 달러, 경공업 원자재 8000만 달러 등의 대북 차관을 상환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차관 상환 문제에 긍정적으로 호응해 나올 가능성이 작다. 깐깐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접근 방식을 감안하면 북한이 식량차관 문제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지 않고서는 향후 남측으로부터의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건 북한이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은 내년 2월 출범할 차기 정부와의 대면을 생각할 수 있다.이처럼 산적한 내부 경제문제 때문에 김정은의 개혁·개방 구상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견해가 적지 않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어 근본적인 개혁·개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은 후계자 시절 야심차게 화폐개혁을 준비했다.권력을 거머쥔 후 자신의 경제 살리기 업적으로 삼으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2009년 11월 전격 단행한 화폐개혁은 공급물량의 부족과 시장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완전 실패했다.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희생양 삼아 공개처형했지만 상처는 남았다. 경제부문의 리더십에 큰 멍이 들고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김정은이 4월 공개연설에서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미덥지 않다는 지적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그동안 김정은의 경제관련 행보가 말뿐이거나 초보적인 진단에 그치고 처방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경제난 해결에 팔을 걷어부치고 수술에 나서야 하는데도 한발짝 떨어져서 망설이는 형국이란 얘기다.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대외팀장은 “북한이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남북 경협의 새로운 판짜기를 포함한 보다 면밀한 대북정책을 수립해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07.30 15:12

7분 소요
미국 공략 강화하고 비상경영 선언도

산업 일반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6월 20일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서‘최근 해외 경제현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소장은 이 자리에서 주요 국가별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유로존은 현재의 불안 국면이 진정될 가능성이 작은 대신 최악의 위기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작다”고 봤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인도와 브라질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데다, 장기 부진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중국에 대해서는 “경기부양 노력으로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시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6월 18일 낸 ‘미국 제조업의 본국 회귀 배경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본 같은 다른 선진 시장보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각자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큰 줄기는 유럽시장이 부진한 만큼 미주나 중국 등 다른 시장에서 이를 만회한다는 것이다.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기업은 이미 올 초부터글로벌 관련 사업팀을 새로 만드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6월 25일 삼성전자 ‘나노시티기흥 캠퍼스’에서 열린 ‘2012 하반기 DS(부품)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경영전략협의회는 해외 법인장과 임원을 비롯한 국내외 임직원이 모여 상반기경영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은 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양호 전통적으로 미국 시장에 힘을 많이 쏟은 LG그룹은 올해 LG전자를주축으로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LG그룹은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LG 북미 기술센터’를 설치했다.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이노텍 등의 계열사에서 파견된 20여명의 연구원이 휴대폰·디스플레이·배터리를 연구한다. 이희국 LG기술협의회 사장은 “북미기술센터는 북미시장을 공략할 LG의 융·복합 연구개발(R&D) 허브로서 계열사간 R&D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북미 가전·IT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다. 그러나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고급화에 주력해온 LG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북미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LG전자의 북미 TV 판매대수를 보자. 일반 TV시장은 지난해 1분기 842만대 수출에서 올해 1분기 820만대로 소폭 줄었다. 3D TV를 비롯한 고가 가전은 다르다. 지난해 1분기 59만대에서 올해 75만대로 늘었다. LG전자는 2010년 10월 구본준 부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 질적 성장 등을 골자로 개혁을 추진했다. LG전자가 유럽시장의 침체를 만회할 북미시장에서 선전하는 배경이다. LG는 북미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 아몰레드 TV를 출시할 예정이고, 시네마 3D 스마트TV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870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21kg 드럼세탁기도 무기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6%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LG전자는 올해 신제품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한달 앞당기는 등북미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LG 시네마3D 스마트 TV는 올 1분기 세계 3D TV 시장에서 점유율 16%로 세계2위다. 1위와의 격차는 9% 수준이다. LG전자는 북미시장 판매량을 늘리면 3D TV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LG의 북미시장 개척의 또 다른 무기는 LTE 휴대폰이다. 미국이 LTE 휴대폰의 주요 소비처인 만큼 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LG는 이미 올 초 미국 스프린트에 LTE 스마트폰 ‘Viper 4G’ 공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북미 3대 통신사에 모두 LTE 스마트폰을 공급하게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옵티머스 LTE’의 북미 제품인 ‘스펙트럼’과 ‘니트로 HD’를 각각 버라이즌과 AT&T를 통해 공급해 북미 LTE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했다.LG화학 역시 미국 생산기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시에 2013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홀랜드 공장에서 만들 배터리는 GM과 포드에 공급된다.특히 GM에는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 이 공장은 올해 첫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6월 25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유럽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라”고 법인장들에게 지시했다. 애초 이 회의는 7월로 잡혀 있었지만 한달 앞당겨 긴급 소집됐다. 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창의적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 유럽 위기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에 앞서 6월 초 유럽시장 대응책 모색을 위해 현지에 현대·기아차 경영진을 급파했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 유럽 판매법인에서 독일·프랑스·영국 등 각국 판매 법인장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또 유럽 생산거점인 현대차 체코공장을 찾아 신형 i30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생산 품질을 점검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도 비슷한 시기 유럽 판매법인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시장 수요가 급감했을 때 현대·기아차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넘겼다. 올 들어 5월까지 유럽 전체 자동차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15.7% 증가했다. 점유율도 5.8%를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6% 돌파가 예상된다. 이런데도 정 회장이 법인장 회의를 긴급 소집한 건 유럽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나라별로 구체적 대응책을 밝히긴 어렵지만 유럽시장에서 지금까지처럼 선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미국·중국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면 예전처럼 위기를 넘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말했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아예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월 28일 롯데백화점 경기도 평촌점에서 사장단회의를 갖고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비해 전 계열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사장단 회의에는 그룹 국내외 48개계열사 대표와 롯데정책본부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하반기 경제전망, 주요 사업의 진행 경과, 계열사 사례 발표 등이 있었다. 신 회장은 “하반기에는 어떤 상황이 닥칠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가장 나쁜 상황에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롯데는 전 계열사에 비상경영 시스템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원가는 물론 비용절감 계획을 세우고 목표 달 성을 위한 실천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정확한 투자심사분석을 도입한다. 신 회장은 “투자심사분석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프로젝트별로 단계별 투자계획을 세워 잘못된 판단일 경우 언제든 빠져 나올 수 있는 출구전략도 함께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또 해외 진출 식품회사는 적극적인 선도상품 육성, 유통기업은 상품 구색과 통합 매입 비중 확대, 유화기업은 공장가동률와 생산효율 제고를 지시했다.

2012.07.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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