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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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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나만 못 받나’...6배 늘어난 기업들 정체는

산업 일반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에서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 수가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 화제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 100대 비금융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기업은 총 55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은 직원들이 평균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다는 의미다. '1억원 클럽' 가입 대기업 수가 고물가 여파로 5년 새 6배 넘게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1억원 클럽'에 가입한 매출 100대 기업은 2019년 9개사, 2020년 12개사, 2021년 23개사, 2022년 35개사, 2023년 48개사, 지난해 55개사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현대글로비스(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억1천800만원), 삼성전기(1억300만원), KT&G(1억700만원) 등 7개사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그 수가 6.1배 증가했다. 특히 매출 '톱10' 기업은 모두 1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1억3천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을 기록했고, 현대차 1억2천400만원, ㈜SK 1억1천600만원, 기아 1억3천600만원, LG전자 1억1천7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1억5천800만원), 포스코홀딩스(1억4천800만원), HD현대(1억5천900만원), SK하이닉스(1억1천700만원), 현대모비스(1억3천500만원)도 직원 연간 보수가 1억원을 웃돌았다. 기업 형태별로는 지주회사의 직원 평균 연봉이 자회사보다 높았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임직원 수가 적고, 임원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정유·가스 등 에너지 기업이 매출 100대 기업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직원 연봉을 기록했다. 에쓰오일(1억5천400만원), SK이노베이션(1억5천800만원), E1(1억2천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이마트(5천100만원), 롯데쇼핑(5천250만원) 등 유통·식품기업들은 이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낮은 연봉을 기록했다.

2025.03.31 08:03

2분 소요
‘비식품 OUT·신선식품 IN’…마트 3사, 식료품 특화에 올인하는 이유

유통

대형마트가 생존 전략을 바꿨다. 비식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신선식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3사는 각기 다른 식료품 특화 매장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고 신선식품 배송 경쟁에도 뛰어들면서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다만 신선식품 중심 전략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가 향후 과제로 떠오른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0.8% 줄어 오프라인 유통업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이 1.4%, 편의점이 4.3%,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4.6% 각각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이에 대형마트들은 비식품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각 사가 가장 강점을 가진 식료품 분야에 사실상 올인(All in)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가전,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을 포함한 비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7.9% 감소했지만, 식품 매출은 2.3% 늘며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대형마트 매출에서 식품 비중 또한 2021년 65.7%에서 지난해 68.4%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비식품 확 줄여!”…신선식품 코너에 사활 건다이처럼 대형마트 3사가 식료품 중심 특화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고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이마트는 신선식품에 특화된 중소형 매장 ‘이마트 푸드마켓’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구에 이마트 사상 첫 푸드마켓 매장이 개점했다.푸드마켓은 영업면적의 약 4분의 3을 신선·가공식품으로 채우고 비식품 면적을 최소화한 형식이다. 푸드마켓을 위해 이마트는 주요 신선식품의 연간 대량계약으로 매입단가를 낮추고, 판촉행사 비용을 가격 인하에 재투자하는 등 유통 구조를 뜯어고쳤다.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수성점은 개점 이후 3개월간 인근 기존점보다 고객 수가 30% 이상 늘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에 푸드마켓 2호점 개장을 예고했다.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신선 콘셉트 매장 ‘그랑그로서리’로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 말 서울 은평점이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리뉴얼되면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이어 SSM인 롯데슈퍼 도곡점도 그랑그로서리 컨셉으로 재단장했고, 앞서 1월에는 서울 천호점을 신규 개장했다. 롯데마트가 새 점포를 선보인 것은 6년 만이다.올 상반기에는 지난 2021년 실적 악화로 폐점했던 경기 구리점을 식료품 전문점으로 다시 열 계획도 밝혔다.나아가 롯데마트는 해외 시장에서도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특화하고 있다.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는 포맷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적절히 접목한 리뉴얼 매장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롯데마트의 해외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 영업이익은 19.6%나 늘었다. 특히 롯데마트는 한국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에 호텔 출신 셰프들로 구성된 ‘푸드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며 한국식 조리법을 적용한 간편식을 판매 중이다. 실제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 2월 업계 최초로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 푸드 마켓’을 선보였다. 이후 기존 점포들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해 현재 전국 33개 점포, 즉 전체의 약 4분의 1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운영 중이다.메가 푸드 마켓은 앞서 2월 기준 누적 고객 수 1억2000만명을 돌파하며 홈플러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리뉴얼한 점포들의 매출은 최대 84% 증가했고 식품 매출도 최대 31% 상승하는 등, 침체됐던 홈플러스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온라인 이커머스에 대항해 신선식품 배송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SSG닷컴과 롯데온 등 자체 이커머스 채널과 연계해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홈플러스는 밤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1시간 내외로 배달해주는 ‘즉시배송’ 서비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선보이고, 당일배송 마감 시간을 밤 7시까지 연장한 ‘홈플러스 세븐오더’로 새벽배송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대형마트 ‘신선식품 승부수’,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처럼 신선식품이 오프라인 마트들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한 이유는 분명하다. 여전히 소비자들이 과일이나 채소, 고기 등 식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야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식탁 물가 상승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싱싱한 식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수요가 커진 점도 한몫한다.이에 과거 대형마트들은 의류·가전 등 비식품을 망라한 ‘만물상’ 전략을 취했지만, 이제는 온라인에 가격경쟁력을 빼앗긴 비식품을 과감히 덜어내고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식료품 부문에 집중해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과제로 꼽고 있다. 신선식품 특화 전략이 초기엔 고객 유입과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낮은 마진과 높은 운영비용을 어떻게 상쇄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규모의 경제와 효율화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재고와 물류 효율을 높이고, 체험형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마트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9 09:00

4분 소요

유통

대형마트들이 피 튀기는 할인 경쟁에 나선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홈플런을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연장해 운영 중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대규모 행사를 본격화하며 할인 전쟁에 동참한다.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다음 달까지 초대형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홈플러스는 다음 달 2일까지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를 진행한다. 지난 2월부터 한 달 넘게 할인 행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창립 28주년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이즈 백(is BACK)’을,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앵콜!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했다. 이번 ‘홈플런 감사제’는 지난해 진행한 적 없는 신규 행사다.롯데마트는 창립 27주년을 맞아 오늘(27일)부터 2주 동안 롯데 그로서리(식료품) 쇼핑 대축제 ‘땡큐절’을 개최한다. ‘땡큐절’은 롯데의 그로서리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창고형 할인점 맥스(MAXX), 온라인몰이 함께하는 연중 최대 규모 온·오프라인 통합 행사다.특히 롯데마트는 땡큐절의 규모감을 키우기 위해 인기 상품군을 선정, 전품목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상품군 내에서 특정 품목을 선정해 1+1, 또는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던 지난해 행사보다 반값 할인 상품을 50% 이상 늘렸다.땡큐절 1주차(3월 27일 ~ 4월 2일)에 주목할 상품은 한우다. 롯데마트는 1등급 한우 전품목(100g/냉장)을 행사 카드(롯데·신한·NH농협·삼성)로 결제 시 50% 할인 판매한다. 1등급 한우 등심(냉장)은 100g당 5990원, 1등급 한우 채끝(냉장) 100g당 8990원에 판매된다. 이마트는 올해 4번째 ‘가격파격 선언’ 행사에 돌입한다. ‘가격파격 선언’은 이마트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필수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기획, 고객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가격 투자형 프로젝트’다.이번 가격파격 선언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한 달 넘게 이어진다. 이마트는 행사 기간 ▲삼겹살·목심 ▲애호박 ▲재래김 ▲요플레 ▲용가리치킨 등의 주력 상품을 대폭 할인 판매한다. 고객들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특히 눈에 띄는 품목은 돼지고기다. 이마트는 일반 삼겹살부터 금한돈(얼룩돼지), 우리흑돈(흑돼지) 등 다양한 종류의 삼겹살·목심을 파격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는 일반 삼겹살·목심을 100g당 1980원, 금한돈(얼룩돼지)은 100g당 2280원, 우리흑돈(흑돼지)의 경우 100g당 2380원에 선보인다.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가격대다. 삼겹살은 작년 대비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kg당 2만5720원이다. 이는 지난해 3월 25일 기준 2만2380원보다 15%가량 오른 것이다.이마트 황운기 상품본부장은 “올해 4회차를 맞는 ‘가격파격 선언’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크게 낮춘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마트는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7 18:01

3분 소요
한채양 이마트 대표 “2027년 영업익 1조 달성 목표”

유통

이마트가 신규 출점 확대 및 판매채널 다각화 그리고 고강도 비용구조 혁신을 이어간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이마트는 26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의결 사항 6개 중 5개 의안이 가결됐다. 투표 결과 부결된 제6호 의안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개의 건(주주제안)이다.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주총 인사말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저희 이마트에 보내주신 관심과 격려에 전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2024년 경제적 불안정성 및 사회적 혼란이 가중돼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마트는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수익성 반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과 조직 통폐합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했다”며 “사업 특성이 상이한 대형마트와 창고형 두 업태의 매입 조직은 통합했고 지난해 7월 1일 에브리데이와의 통합 법인을 출범해 매입·물류·시스템·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서 통합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이런 노력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29조209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940억원 개선됐다. 이 기간 주가는 최저점 대비 약 40% 상승했다.이마트는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상품·고객·채널 등 사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한 대표는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케팅 혁신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과거 대형마트·창고형·슈퍼마켓·온라인 업태별 매입에서 통합 매입 체계로 전환해 단일 매입 규모가 1.7배 확대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이마트는 신규 출점 확대 및 판매채널 다각화 등 외형 성장도 가속화한다. 한 대표는 “2020년 이후 지속적인 폐점으로 외형이 축소됐으나 지난해에는 3년 만에 이마트 신규점을 출점했고 올해는 총 3개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며 “상권의 규모·입지·수익성 등 핵심 요건을 검토해 트레이더스 및 푸드마켓 등 다양한 포맷으로 영업 기반이자 성장 동력인 점포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자산 효율성이 낮은 점포를 신사업 모델인 몰타입과 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해 집객 강화로 매출을 증대할 것”이라며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해 퀵커머스 등과 같은 대고객 배송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신규 고객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이마트는 작년부터 퀵커머스 서비스의 가능성을 엿봤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왕십리·구로점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에 입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소비자가 배민에서 음식을 주문하듯 이마트 제품을 시키면 1시간 이내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이마트는 왕십리·구로·동탄 등 3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이와 함께 이마트는 강도 높은 비용구조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조직을 통폐합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비용 효율화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는 2027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고 수익 개선을 통해 주주 환원을 증대할 계획이다.한 대표는 “이마트는 본업에 대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이를 통해 고객·주주·임직원·협력사 모두가 성과와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3.26 15:25

3분 소요
대기업 CEO 연봉 직원보다 15배 이상 많아…'CJ'는 106배 차이

경제일반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최고 연봉자 보수와 직원 평균 연봉 간 격차가 줄어든 가운데 여전히 이들 사이에는 15배가 넘는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5억원 이상 연봉자를 공개한 284개사의 최고경영자(CEO) 연봉, 미등기임원 평균 보수, 직원 평균 보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난해 각 기업에서 최고 연봉을 받은 임원의 평균 보수는 전년(14억6900만원) 대비 1.3% 감소한 14억5000만원으로 조사됐다.이에 반해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 실질 평균 연봉은 9510만원이었다. 이는 전년(9230만원)보다 3% 증가한 수치다.최고 연봉자의 보수는 줄고, 직원 보수는 늘면서 연봉 격차가 2023년 15.9배에서 지난해 15.3배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차이가 컸다.이번 조사에서 최고경영자 보수는 연봉 5억원 이상 공개 대상자 중 C레벨(최고의사결정권자)이면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을 기준으로 했다. 퇴직금은 제외하고 스톡옵션은 포함했다.미등기임원 연봉은 사업보고서상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이며, 직원 평균 급여는 전체 평균 연봉에서 미등기임원 보수를 제외한 실질 수치를 사용했다.업종별로 보면 최고 연봉자와 직원 간 연봉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식음료였다.식음료 분야에서 최고 연봉자 평균(19억9539만원)과 직원 평균(6718만원)은 29.7배 격차를 보였다.다음으로 유통(22.8배), 제약(22.2배), IT·전기전자(21.7배), 자동차·부품(20.6배) 순으로 차이가 컸다.반면 은행업은 격차가 가장 작았다. 2023년 8.6배였던 격차는 작년 8.3배로 축소됐다. 여신금융(8.4배), 증권(10배), 보험(10.1배) 등 여타 금융업종도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은 편에 속했다.개별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이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손경식 회장이 81억7100만원을 받을 때 직원들은 실질 평균 연봉 7702만원을 수령해 106.1배 차이를 기록했다. 뒤이어 LS일렉트릭(87.3배), 비에이치(84.2배), 삼성바이오로직스(75.5배), 현대백화점(73.9배), 이마트(71.8배), 하이트진로(65.2배) 등이 이었다.작년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 실질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에너지로, 전년(1억5251만원) 대비 5.2% 증가한 1억6038만원을 기록했다.퇴직금을 제외한 개인 최고 보수 수령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와 CJ제일제당 두 곳에서 총 193억7400만원을 받았다.2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4개 계열사에서 178억3400만원을 수령했다. 다만 신 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사업보고서가 미공시 상태여서 해당 급여는 반영되지 않았다.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지난해 효성과 HS효성에서 총 151억9000만원을 받아 3위를 기록했다. 이번 기록에는 효성에서 받은 퇴직 소득(171억9200만원)은 빠졌다.조 부회장은 보수와 상여만으로는 70억원을 밑돌았으나 효성에서 특별공로금 85억원을 수령하면서 순위가 급등했다.그룹사 기준으로는 개인 보수 30위권 내 LS그룹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CJ는 3명, 한화·현대차·SK·GS·현대백화점 등은 각각 2명씩 명단에 들었다.

2025.03.26 09:06

2분 소요
성장세 한풀 꺾였는데...유통업계, 건기식 시장 왜 노리나

유통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의 정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진다. 다양한 연령층이 활용하는 유통망인 균일가 생활용품점과 편의점이 건기식 취급을 본격화하면서다. 기존 건기식 제조사 역시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건기식 시장 문 두드리는 기업들요즘 건기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다이소다. 다이소 운영사 아성다이소는 지난달 말부터 200여개 점포에서 루테인·오메가3·비타민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건기식 3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다이소는 대웅제약·일양약품·종근당건강 등의 제약사와 협업했다.특히 다이소는 기존 가격 정책인 ‘최고 판매 가격 5000원’을 고수하며 ‘가성비 건기식’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건기식의 가격은 3000원, 5000원이다. 가격 상한선으로 인해 제품 성분·함량이 일반 제품보다 부족하지만 일부 제품의 초도 물량은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물론 부침도 있었다. 다이소의 가성비 건기식이 시장에 나온 뒤 대한약사회와의 갈등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일양약품이 납품 중단을 결정했다. 다른 제약사도 다이소 납품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상황이 수습되는 모양새다. 현재는 다이소와 또 다른 제약사들이 납품을 위한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두바이초콜릿, 수건케이크 등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추적해 선보이는 편의점도 최근 건기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건기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특화 점포로 오픈한 명동역점에서 피로회복·면역케어·다이어트 등 건기식을 포함해 30여종의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건기식 실수요 모니터링에 나선 바 있다.CU는 올해 상반기 중 직영점을 중심으로 건기식 테스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제약사들과 차별화 제품 출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CU는 상품 라인업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관련 상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편의점 업계의 건기식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CU 외에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와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등이 건기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건기식을 직접 만드는 제조사도 관련 시장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휴온스그룹과 한독, 신신제약 등은 사업부 분리·합병, 법인 목적 변경 등을 통해 건기식 사업 진출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hy(옛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자사 대표 상품인 윌의 개선 제품인 윌 작약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00년 출시돼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윌의 첫 번째 건기식이자, 국내 최초 위 건강 이중제형(알약+액상) 제품이다. hy는 최근 리뉴얼한 건기식 브랜드 ‘브이푸드’를 앞세워 월간 정기 배송형 서비스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성장 둔화·경쟁 치열...그래도 도전하는 이유현재 건기식 시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일부 기업은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 중단 등 사업 재검토에 나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현재 건기식 PB 사업을 재검토 중인 대표적인 기업은 이마트, 컬리 등이다. 이마트는 현재 건기식 자체브랜드(PB)인 바이오퍼블릭, 이펙트의 재고물량만 소진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고가 소진된 상태”라며 “리뉴얼 후 재출시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컬리도 약 2년간 운영하던 건기식 자체브랜드(PB) 엔도스의 제품 판매를 지난해 하반기 중단했다. 회사의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현재 컬리는 관련 상품 재판매 계획이 없는 상태다.이런 상황임에도 올해 다시 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건기식 시장이 오는 2030년 2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이 본격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도 기대 요인 중 하나다.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건기식 섭취 경험률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기식 섭취 경험률(건기식협회 집계 기준)은 2022년 75%, 2023년 76.2%, 2024년 77.8%로 꾸준히 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관련 기업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건기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저속 노화 등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높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5.03.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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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비가 990원?”…편의점 택배, 어디가 가장 쌀까 [가성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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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피아’는 ‘가성비’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가성비 아이템들과 생활 꿀팁들을 소개하며, 경제적 부담을 덜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방법을 탐구합니다. 당신만의 가성비 천국을 만들어 나가 보세요. 최근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택배비까지 아끼려는 알뜰족이 늘자 편의점 간 택배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 택배비의 절반 수준으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편의점 택배 서비스는 기존 편의점 물류망을 활용해 가격을 크게 낮췄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돼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2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7일 ‘착한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착한택배는 전국 1만여 개 세븐일레븐 점포끼리 택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그동안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한 일반 택배 서비스만 운영해 왔던 것과 다른 행보다.착한택배의 가장 큰 장점은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365일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게나 지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일반 택배와 달리, 착한택배는 전국 균일가로 운영된다. 기본 운임은 1980원으로, 이는 일반 택배 서비스 가격 대비 약 50% 저렴하다.또한 세븐일레븐은 다음 달 말까지 착한택배 서비스를 99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이는 업계 최저가 수준이다. 이 프로모션은 ▲세븐앱(세븐일레븐 모바일 앱) ▲로지아이 ▲로지스허브 앱에서 이용 가능하다. 행사 종료 후에도 오픈 기념 할인 행사를 적용하여 기준가보다 11% 할인된 1760원에 착한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실제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의 착한택배 이용 건수는 론칭 초기인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와 비교해 3.5배나 증가했다. 또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의 전체 택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아울러 세븐앱에서 착한택배 예약 메뉴 조회수는 론칭 이후 현재까지 15만회를 넘어서며, 하루 평균 5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일찍이 지난 2019년 시작된 GS25의 ‘반값택배’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반값택배는 착한택배처럼 점포 간 배송을 해주는 구조다. 현재 GS25의 택배 서비스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은 ‘내륙↔내륙’, ‘제주↔제주’ 기준 ▲500g 이하 1800원 ▲500g 초과~1㎏ 이하 2100원 ▲1kg 초과~5㎏ 이하 2600원이다.반값택배는 첫해 9만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누적 이용 건수가 4000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했다. 반값택배의 전년 대비 이용 건수 신장률은 2021년 299.3%, 2022년 75.7%, 2023년 15.3%, 지난해 12.1%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CU 역시 지난 2020년 ‘알뜰택배’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현재도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내륙↔내륙’, ‘제주↔제주’ 기준 ▲500g 이하 1800원 ▲500g 초과~1㎏ 이하 2100원 ▲1kg 초과~5㎏ 이하 2700원으로, GS25의 착한택배와 거의 같다.알뜰택배의 전년 대비 이용 건수 신장률은 2022년 89.7%, 2023년 90.3%, 지난해 30.5%로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CU의 전체 택배 중 알뜰택배의 비중은 2020년 1.8%에서 2021년 8.2%, 2022년 15.8%, 2023년 25.3%, 2024년 27.5%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한편,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처럼 자체 물류망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일반 택배 서비스인 ‘택배로’는 PC용 홈페이지에서 택배 예약이 불가능하고 이마트 앱이나 모바일 웹에서만 가능하니 주의해야 한다.

2025.03.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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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욕심 없이 일만 했다...정용진 회장, 지난해 연봉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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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해 이마트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 등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에도 예년보다 적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회장단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다.18일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이 지난해 이마트로부터 받은 총보수는 전년 대비 9000만원(2.4%) 적은 36억900만원이다. 정 회장의 지난해 총보수는 급여 19억8200만원과 상여·성과급 16억2700만원 등으로 구성된다.정 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전년과 동일하며, 상여·성과급은 전년(17억1700만원) 대비 9000만원 감액된 것이다.지난해 3월 회장에 오른 정 회장은 이마트 흑자 전환 등의 성과를 냈음에도 상여·성과급을 덜 받았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 기준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여전히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자세로 연봉을 줄였다는 게 신세계그룹 측 설명이다.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은 지난해 급여를 감액하고 상여·성과급은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괄회장과 정 명예회장이 지난해 이마트로부터 받은 급여는 각각 17억67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2억9800억원(42.3%) 감액한 것이다.신세계그룹 측은 “회장단의 이번 연봉 감액은 회사의 쇄신 노력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2025.03.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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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감소 경쟁사와 유사”...홈플러스, ‘이마트 착시효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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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MBK 파트너스 체제 이후 점포가 크게 줄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점포수 감소가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의 점포수는 MBK 체제가 시작된 2015년 142개에서 지난해(2024년) 126개로 16개 감소했다.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와 비교해 점포수 감소폭이 크지 않다는 게 홈플러스의 주장이다. 이날 홈플러스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의 점포수(트레이더스 제외)는 2015년 148개에서 지난해 132개로 16개 줄었다. 롯데마트는 125개에서 111개로 14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홈플러스 측은 “이마트의 경우 대형마트 점포수는 지속 감소했으나, 2015년 당시 10개 밖에 안되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수가 늘어나면서 점포수가 크게 줄지 않은 것 같은 착시효과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2015년 이후 국내 3대 대형마트 업체의 매장수를 보면 3개 마트 모두 점포수 감소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한편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는 MBK 체제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점포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홈플러스 노조는 최근 배포한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먹튀매각 시즌(Season) 3’를 통해 “대주주인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국내 최대 차입매수(LBO) 방식을 통해 매입했다”며 “총 7조2000억원의 인수자금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인수자금으로 인해 홈플러스가 매년 적자를 유지 중이다. 점포를 매각해 인수자금을 갚고 있다”고 주장했다.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홈플러스의 매장수는 126개이며, 전국 기준 9개가 폐점 대기 상태다. 폐점 대기 중인 매장은 ▲부산반여점 ▲서울 동대문점 ▲서울 신내점 ▲부천 상동점 ▲부천 소사점 ▲충청 동청주점 등이다.

2025.03.17 18:02

2분 소요
“제2의 티메프 사태 될라”...변해야 사는 홈플러스

유통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회사를 믿고 제품을 공급하던 주요 협력사들이 대금 지연 우려 등을 이유로 납품 중단에 나서면서다. 홈플러스 측은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협력사는 여전히 납품 재개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납품 중단·다시 재개...어수선한 홈플러스홈플러스는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량 기업이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승계 차입금 1조2000억원을 포함 총 7조원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최근 홈플러스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급성장 등 소비 트렌드 변화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이 영향으로 홈플러스는 2021 회계연도(당월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부터 2023 회계연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커머스 중심인 시장 트렌드를 고려할 때 2024 회계연도에도 홈플러스가 적자를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계속되는 적자 속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홈플러스 출신의 한 관계자는 “MBK 인수 직후 직원들에게 격려금 성격의 돈이 지급되기도 했는데, 결국 홈플러스 돈으로 지급된 것”이라며 “내부 직원들도 그렇고 재무적인 부분이 이렇게 나빠질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협력사들도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으면서도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대금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력사들이 서울회생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승인 이틀 뒤(6일)부터 납품 중단을 결정한 이유다.홈플러스는 법원 허가를 통해 ‘상거래 채권 지급’이 재개된 만큼 대금 지연 우려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원이다. 특히 이달에는 약 3000억원의 순현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합산하면 총 가용 자금은 6000억원을 웃돈다.홈플러스는 이를 근거로 납품 중단을 결정했던 협력사와 협의를 이어왔다. 회사는 곧 상품 공급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일시 지급 중단됐던 상거래 채권의 3분의 1 이상이 지급 완료됐고, 계속해서 순차적으로 지급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협력사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세 지급 계획을 수립한 뒤 각 협력사에 전달하기도 했다.이 같은 홈플러스의 노력에 힘입어 주요 협력사 대다수가 납품 재개를 결정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기준 납품 재개를 결정한 주요 협력사는 ▲삼성전자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남양유업 ▲동서식품 ▲샘표 ▲정식품 ▲팔도 등이다. 이미 무너진 신뢰...대대적 변화 필요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협력사의 납품 재개 소식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시장의 신뢰도가 훼손된 상황이라서다. 언제든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만연하다는 얘기다.홈플러스와 납품 재개 여부를 협상 중인 한 협력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당장 홈플러스가 직면한 문제는 차질 없이 납품 대금 등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것이다. 회사가 매달 납품 대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결제액은 3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수천억원에 달하는 결제액을 확보하려면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필요하다. 이에 홈플러스는 오는 19일까지 인기 상품 위주로 파격가를 제공하는 ‘앵콜! 홈플런 is BACK’을 진행한다.협력사들 사이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존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협력사의 협의가 일차적으로 이뤄졌더라도 향후 대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또다시 납품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불러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례로 이미 한차례 학습했기 때문에 협력사들이 홈플러스에 선입금, 정산주기 단축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홈플러스의 정산주기가 국내 대형마트 중 가장 긴 것은 사실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정산주기는 평균 25일 내외다. 롯데마트는 20~30일 정도 소요된다. 반면 홈플러스는 45~60일 정도의 정산주기를 갖는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회생절차로 인한 기업 이미지 타격은 없을 수 없다”며 “이로 인해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홈플러스를 기피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2025.03.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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