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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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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태민·노제 열애설 불붙어…'두 사람, 껴안거나 팔짱'

정책이슈

그룹 샤이니 태민과 댄서 노제가 열애설에 휩싸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태민과 노제로 보이는 남녀가 데이트 중인 영상과 사진이 확산됐다. 영상에서 두 사람은 껴안거나 팔짱을 끼고 걷고 있다. 이에 태민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 관계자는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두 사람의 열애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일부 팬들은 노제가 팬 소통 플랫폼에서 진행한 영상에서 태민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간스포츠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4.16 11:42

1분 소요
파랗게 질린 코스피, SK그룹株 동반 약세 [마감시황]

증권 일반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70포인트(1.27%) 하락한 2610.81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도 높은 긴축 예고가 나오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2606선까지 밀리며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며 2610선에 안착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2267억원, 143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 투자자가 339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88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고 816개 종목이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약세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60%(400원) 내린 6만6100원에 마감했고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0.51%(300원) 내린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1.87%), 삼성SDI(-4.21%), LG화학(-3.08%), 현대차(-0.55%), 카카오(-0.24%), 기아(-1.55%) 등도 내렸다. SK그룹주는 이날 2.06%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자회사 SK쉴더스의 상장 철회 소식에 SK스퀘어는 전일보다 5.27%(2550원) 급락한 4만5850원에 마감했다. 이날 SK스퀘어는 장중 4만575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분할 상장 이후 최저가로 하락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 역시 장중 4% 이상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률 1위는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TRUE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다. 오리엔트바이오(21.83%), 우진(14.45%), 에쓰씨엔지니어링(14.18%),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13.16%)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3.38포인트(2.64%) 하락한 860.84에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이 952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2억원, 762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보다 2.10%(1만300원) 내린 48만1000원에, 엘앤에프는 같은 기간 2.83%(6300원) 하락한 21만67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지난 3일 이후 2거래일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성장주 투심 악화 속 게임주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0.70%), 펄어비스(-2.57%), 위메이드(-1.66%), 넥슨게임즈(-2.44%), 컴투스(-2.51%) 등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67%), 셀트링노제약(-2.55%), 코스피 시장의 셀트리온(-2.65%) 등 셀트리온 3형제도 모두 내렸다. 코스닥 상승률 1위는 상한가를 달성한 THQ와 우리로가 차지했다. 그밖에 노터스(24.94%), CS(22.84%), 한일단조(20.72%) 등도 2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2022.05.09 16:08

2분 소요
‘스우파’ 허니제이‧노제 vs 수지‧아이유…‘숏패딩 패션’ 찢은 승자는?

유통

“근육 빵빵 롱 패딩은 가라.” 올 겨울 아이템 중 가장 주목받는 아우터는 ‘숏다운’이다. 최근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롱패딩, 코트 등 다양한 아이템이 쏟아지는 가운데 숏다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 뉴트로 트렌드 속 ‘숏다운’ 패션 다시 부상 무신사스토어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롱패딩과 패딩 베스트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70% 늘어난 반면 숏다운은 두 배(156%) 이상 증가했다. 숏다운의 인기 비결은 뉴트로(New+Retro) 트렌드의 지속과 다양한 스타일의 등장으로 풀이된다. 최신 트렌드와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니즈를 반영한 다채로운 스타일 변주를 통해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야외활동 재개 시기와 다운 재킷 성수기 시즌이 겹치면서 보온성은 물론 디자인과 차별화된 소재까지 다채로워진 숏다운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아웃도어와 스포츠업계는 폭넓은 제품 구성과 눈길을 사로잡는 모델 화보와 캠페인 등을 선보이며 숏다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 “뒤집어 입으니 다른 스타일”…숏다운 변신은 무죄 아이더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다운 재킷 ‘스투키(STOOKY) 구스 다운’의 라인을 확장해 ‘스투키 시리즈’를 출시했다. 짧은 기장의 항공점퍼형 숏다운 재킷인 ‘스투키 구스 다운’은 2015년 첫 출시해 꾸준히 사랑받아 오고 있는 아이더의 대표 아우터다. 이색 소재를 입은 제품도 눈에 띈다. 아이더의 리버시블 코듀로이 다운 재킷 ‘르블랑(LE BLANC)’은 코듀로이 소재와 다운 재킷을 양면으로 즐길 수 있는 아우터다. 색상은 코듀로이 소재면 기준으로 베이지, 라이트 브라운, 라이트 민트, 라이트 핑크 총 4가지다. 소재는 물론 양면의 색상을 다르게 구성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다. K2는 야상 스타일의 숏패딩 ‘레프(LEV)’ 다운을 선보였다. 내구성과 방풍 기능이 뛰어난 타슬란 소재와 리사이클 충전재를 사용해 편안하고 따뜻하다. 엉덩이를 살짝 덮는 블루종 스타일의 짧은 기장으로 자유로운 활동성도 갖췄다. 일체형 후드에 라쿤 퍼 트리밍과 소매 부분 로고 프린트로 디자인 포인트를 더했다. 남녀 공용으로 색상은 그레이시 베이지, 카키, 화이트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를 만족시키는 '에코 폴라 에어 다운'을 출시했다.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소재를 비롯해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와 에코 퍼를 사용했다.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된 '보머형'은 후드와 퍼가 각각 탈부착이 가능해 개성에 맞게 3가지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짧은 기장과 밑단 밴딩으로 활동성을 높였다. ━ 힙한 ‘스우파’ 언니들 모델로…마케팅 경쟁 치열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겸비한 숏다운이 대거 출시되는 만큼 소비자 눈길을 사로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젊은 소비자에게 화제성 있고, 제품 콘셉트와 부합하는 모델과 함께 화보를 진행하는 등 제품 특·장점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더는 지난달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화제가 된 댄서 노제(NO:ZE)와 FW 시즌 아우터 화보를 진행했다. 이달에는 최종 우승팀 홀리뱅(HolyBang)과 함께한 다운 재킷 화보를 공개했다. 아이더는 댄서들과의 화보를 통해 무대 위 강렬한 퍼포먼스처럼 아이더 다운 재킷의 다이내믹하고 힙한 면모를 강조했다. 특히 댄스 크루 홀리뱅과 함께 한 화보에서 베이직한 컬러의 숏다운에 고소모 모자로 포인트를 더하거나, 화려한 바디슈트 위에 다운 재킷을 매치하는 등 영아웃도어를 겨냥한 개성 있고 당당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아디다스는 추위에도 자유로운 움직임을 선사할 ‘미드나잇 패딩’ 출시와 함께 ‘WE OWN MIDNIGHT(12시는 우리의 시간이야)’라는 메시지로 두 번째 캠페인을 시작했다. 밤 12시에 쉽게 잠들지 않고, 더 자신감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1834 젊은 남녀들을 위한 희망적인 의미를 담았다. 이번 미드나잇 패딩 출시는 스타일과 컬처 아이콘인 송민호와 ITZY(있지)가 함께했다. 캠페인 콘셉트에 맞게 자정에 미드나잇 패딩을 주제로 한 런웨이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블랙야크는 ‘bcc 부스터 푸퍼’ 시리즈를 출시하고, 전속모델 아이유·카이와 함께한 스트릿 화보를 공개했다. 화보에서 두 모델은 네온사인으로 채워진 도심 속 골목길을 배경으로 보온 기술력이 돋보이는 다운 재킷을 다양하게 소화하며 힙한 스트릿 패션을 선보였다. 특히 아이유는 오버사이즈 부스터 다운 재킷에 니삭스를 매치하고, 카이는 스트릿 아이템인 후드 맨투맨과 다운 재킷을 연출해 트렌디하고 힙한 스트릿룩을 제안했다. K2 역시 2017년부터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수지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제품을 마케팅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숏다운이 인기를 끈 데는 올 초 ‘크롭톱’ 유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짧지만 보온성을 갖추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하의 디자인도 드러나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 올 겨울 패딩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11.15 08:00

4분 소요
광고계까지 번진 ‘언니들 싸움’…“스우파 노제 벌써 9개 찍었다”

산업 일반

주춤했던 ‘걸크러쉬 열풍’이 재점화되면서 광고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센 언니 댄서’들이다. Mnet의 서바이벌 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열기가 종영 후에도 여전히 뜨겁다. 전에는 보지 못한 ‘춤’이라는 소재로 여성 출연진끼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담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힘입어 프로그램에 출연한 댄서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각종 광고를 섭렵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 자동차, 화장품 등 업계를 넘나들며 스우파 출연자들이 광고 모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우승팀 ‘홀리뱅’은 물론 그 전에 탈락했던 댄서들도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광고계 접수에 나섰다. ━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중성적 매력 보여주는 여성 댄서들 춤 경연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만큼 이들이 출연하는 광고에는 춤이 빠지지 않는다. 이른 탈락에도 불구하고 방송 중 여러 레전드 무대를 남겼다고 평가 받는 댄서 ‘노제’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9편의 광고를 찍었다. 대표적으로는 오뚜기의 ‘열라면’ 광고에 등장했다. 지난 5일 오뚜기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로운 열라면 광고를 공개했다. 화려한 춤 실력을 뽐내며 라면의 매운맛을 표현하는 노제의 광고에 소비자의 호응이 이어졌다. 노제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모델로 발탁돼 허니제이가 리더로 있는 ‘홀리뱅’과 함께 화보를 찍기도 했다. 배우 전지현을 앞세운 ‘네파’가 현재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지리산’ 속 과도한 PPL(간접광고) 논란으로 주춤하는 틈을 타 아이더가 새로운 스우파 모델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지 업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노제는 이외에도 화장품 브랜드 ‘메디필’의 새 모델을 맡는가 하면 넥슨의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에서는 게임 캐릭터로도 등장했다. 스우파 출연 전부터 각종 방송 및 예능 출연으로 인지도가 높았던 댄서 ‘아이키’는 리더로 있는 팀 ‘훅’ 멤버들과 함께 떡볶이 광고에 등장했다. 최근 배달의 민족은 작년에 이어 국내 최고 떡볶이 전문가를 선발하는 ‘2021 배민떡볶이 마스터즈 떡볶이 대잔치’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아이키는 해당 방송에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행사의 주제가인 ‘떡볶이송’을 편곡한 노래에 맞춰 개성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아이키와 훅 멤버들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 광고에도 등장했다. ━ 변화하는 여성상 대표해 신선하다는 소비자 반응 노제와 함께 또 다른 스우파 최대수혜자로 불리는 ‘모니카’는 지난달 통신사 광고에 출연했다. 지난 10월 1일 KT는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3 광고 모델로 모니카와 립제이를 기용해 이들의 춤과 노래를 접목시킨 광고를 선보였다. 업계를 불문하고 스우파 출연자들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파워풀한 춤 실력을 통해 변화하는 여성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어 다른 모델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성 댄서들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신선함을 느꼈고, 여성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가감없이 보여줘 남녀를 불문하고 두터운 팬층을 끌어모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Mnet은 이전에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방영했던 바 있다. 지난 2016년까지 여성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방영해 높은 인기를 얻어 시즌3까지 제작됐지만 랩이라는 소재는 이미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대중화돼있던 터라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더 이상 과거부터 고착화돼온 남성상과 여성상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스우파 출연자들이 보여준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터프한 매력이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어 현재 업계에서도 가장 주목하고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11.13 09:00

3분 소요
“춤 잘 추는 언니 멋지잖아요” …‘스우파’ 댄서 모시기 나선 광고업계

유통

톱스타만을 모델로 발탁했던 유명 브랜드들이 최근 광고 모델로 여성 댄서 모시기에 나섰다. Mnet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프로그램 출연진으로 나오는 댄서들이 연이어 대기업 브랜드 광고 모델로 뽑히고 있다. 지난 1일 KT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진인 모니카와 립제이가 출연하는 아이폰13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두 출연진은 “아이폰13 프로가 온다”를 말하며 춤을 추며 등장한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도 댄서 아이키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20일에 공개한 하겐다즈 신제품 광고 사진에는 아이스크림 위에 앉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키와아이키가이끌고 있는 댄스팀 훅 멤버들의 모습이 보여졌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도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진 댄서 노제와 콜라보레이션 화보를 촬영했다. 아이더는 현재 아이돌 가수 에스파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톱스타가 아닌 댄서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 태닝·문신·피어싱 등 스타일 뚜렷한 모습 각광 통신사부터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여성 댄서들을 브랜드 모델로 꼽은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장점으로는 댄서 특성상 역동적인 춤 퍼포먼스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촬영한 CF에는 공통적으로 춤이 들어간다. KT 광고 영상에서는 모니카와 립제이가 파티에 온듯한 공간에서 자유로운 춤을 즐기고, 하겐다즈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아이키는 신제품을 연상하게 하는 댄스 영상을 선보인다. 댄서 노제와 화보 촬영을 진행한 아이더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웃도어를 입고 촬영하면 예쁜 표정으로 서있거나, 보온성을 강조하는 포즈를 취한다면 댄서 노제와의 촬영은 달랐다”며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춤만큼 큰 동작의 춤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춤을 추듯 몸을 움직이면서 촬영해 더욱 자연스럽고 활기찬 결과물이 나와 내부적으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또 댄서들의 개성있는 스타일도 한몫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댄서들은 짙게 태닝을 하거나 문신을 하고 입술에 피어싱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나타낸다. 자기표현도 확실하다. 춤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보여주고, 화가 나거나 슬플 때의 감정도 카메라 앞에서 확실하게 말한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그만큼 마니아층 팬을 확실하게 잡을 기회”라며 “젊고 힙(hip)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매회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첫 회 시청률 0.3%에서 시작해 지난 10월 19일 8회에는 닐슨코리아 기준 2.9% 시청률을 기록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10.22 11:11

2분 소요
반일과 극일의 차이

산업 일반

2019년 한국의 여름은 훗날에 어떤 시기로 기억되고 평가될 것인가? 존 스타인벡의 소설 제목을 원용하면, 1930년대 미국의 여름은 ‘분노의 포도’ 시대였다. 당시 미국은 실업률이 최대 25%에 이르는 대공황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 없이 생계가 막연했다. 굶주린 미국인들은 루즈벨트 행정부의 농업조정법 때문에 멀쩡한 농축산물이 고의 폐기되는 것을 지켜보며 더욱더 절망하고 분노했다. 농업조정법은 농산물 가격과 농가 소득을 지지할 목적으로 농업 생산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이며,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극복을 위한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1933년 5월에 시행한 법령이다. 이와 관련 존 스타인벡은 그의 소설 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감자는 강물에 버려지고 수많은 돼지들이 구덩이에서 살처분되었다. 오렌지는 산더미처럼 쌓인 채 악취를 내며 썩어갔다. 사람들은 눈앞에서 대실패가 벌어지는 일을 지켜봐야 했다. 굶주린 사람들의 눈은 솟아오르는 분노로 이글거렸다. 사람들 영혼은 분노의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포도의 수확을 기다리면서 알알이 커져갔다.’2019년 여름, 한국에서는 다른 이유로 분노가 격랑(激浪)처럼 넘쳐나고 있다. 분노와 불안이 한여름의 폭염과 열대야를 압도한다.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내리자, 일본의 아베 내각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의 한국 수출을 통제하고 한국을 수출 간소화 국가(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는 무역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의 의도와 조치에 분노한 한국에서는 일본에 가지도 말고 일본 기업 제품을 사지도 말자는 ‘노노재팬’의 반일운동이 들끓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지경이 되기까지 사태를 관리하지 못한 문 정부의 나태함과 정치·외교 무능을 탓하는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어디를, 누구를 향한 것이든 올 여름 한국인의 분노는 무더위보다 뜨거운 일상이 되었다. 분노의 칼끝이 겨누는 방향이 나와 다르면 ‘토착왜구’니 ‘종북좌빨’이니 하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고 내편, 네편을 갈라 마녀사냥식의 증오를 내뿜는 양상은 과도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양편에 공통점이 없지는 않다. 언젠가 분노의 끝이 왔을 때 한국 경제와 안보 상황은 어찌 될지에 대한 불안만큼은 공통적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현재의 분노를 가열하는 또 다른 불쏘시개가 되어 한일 갈등에서 비롯된 분노는 노원의 불길마냥 사회 전반에 퍼져가고 있다.한국 기업들에게 지금은 매우 위험한 시기이다. 미국과 중국 간에 길어지는 무역전쟁 여파로 국제교역의 기회는 계속 줄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 정책’ 실패와 규제 리스크의 팽창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여기에 한일 무역분쟁이 발생하고 앞으로 파장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우니 수출·수입으로 먹고 사는 기업들로서는 업친 데 덥친 격의 설상가상(雪上加霜) 위기이다. 더구나 직원 조회 시간에 반일운동을 비판한 유투버 영상을 방영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의 몰매를 맞는 한국콜마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은 자칫하면 두 갈래로 갈라진 분노의 희생양이 되기 십상이다. 이래저래 한국에서 기업을 하는 일은 갈수록 위험한 직업이 되고 있다.지금이 위중한 시기라 함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역사에 필연은 없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호사든 흉사든 국가적 중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나라는 이를 계기로 흥하는 길로 가고 또 어떤 나라는 정반대의 길로 가기도 한다. 14세기 유럽 전역에서 창궐했던 흑사병이 그랬다. 중국에서 유입된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 인구 중 적게는 4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이 죽임을 당했다. 인구의 대폭 감소를 초래한 이 사건을 계기로 서유럽에서는 농노제도와 봉건체제가 해체되고 시민사회와 시장, 상공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흑사병 이전까지는 서유럽과 차이가 없었던 동유럽은 흑사병 사건 이후 농노제도를 한층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퇴행했다. 흑사병을 계기로 동유럽과 서유럽의 경제·사회 제도는 발전과 퇴보의 상반된 길로 갔다. 무엇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드는가?우리에게는 불편한 또 다른 사례로 일본과 조선의 강제개방 사건을 들 수 있다. 일본은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몰고 온 흑선의 무력시위에 놀라 굴욕스런 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메이지 유신을 하고 아시아 최초로 산업혁명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20여년 후인 1875년, 일본은 페리 제독이 했던 것처럼 군함 운요호(雲揚號)로 무력시위를 하고는 조선에 강화도조약 체결을 강요한다. 그 이후 조선 역사의 진행은 일본과 달랐다. 임오군란(1882), 동학혁명(1894) 등 내부 개혁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조선 왕가와 사대부들은 외세를 등에 업고 개혁을 외치는 민중을 학살하고 정권 유지에만 골몰했다. 그 결과는 왕가의 몰락에 그치지 않고 국가 실패와 국민의 기나긴 고통으로 이어졌다.국가적 중대 사건은 국가 운명의 앞날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위기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될 수 있고 기회는 호사다마(好事多魔)의 위기가 될 수 있다. 한일 갈등의 중대 국면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한국의 미래는 아주 다를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정치인들이 앞장서 동학혁명의 죽창가를 소환하고, 임진왜란의 의병까지 거론하며 반일감정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은 권력투쟁을 위한 퇴보적 대응이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이성적이고 발전적인 대응이 아니다.더 나아가 반일 종족주의와 의견이 다른 자국민을 ‘부역·매국 친일파’라고 매도하고 공격하는 것은 마오쩌둥이 자신의 독재 권력을 위해 문화대혁명을 일으키며 홍위병을 부추겼던 것과 같아서 섬뜩하다. 참고로 문화대혁명은 대규모 숙청과 경제피폐를 초래한 끝에 중국 공산당에서조차 ‘극좌적 오류’로 평가한 사건이다. 정치·경제제도의 한계 때문에 중국 경제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G2 반열에 오를 만큼 중국 경제는 성공적으로 발전해왔다. 그 비결은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이 아니라 실사구시(實事求是)와 도광양회(韜光養晦) 원칙에 기초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이번 한일 갈등을 계기로 한국 경제·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노노재팬’의 국민적 분노를 극일(克日)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국민들이 일본에 분노하며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의 산업경쟁력과 소득수준이 일본을 능가했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이에 부응하려면 우리의 약점과 일본의 강점을 이해하는 지피지기(知彼知己), 객관적 사실을 통해 판단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바탕으로 제도와 정책 방향을 바르게 고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 시장’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경제게임의 규칙에 해당하는 규제 시스템과 품질, 즉 일본의 제도 경쟁력이 한국보다 낫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를 이기려면 무엇보다 먼저 노동시장 규제, 기업활동 규제, 자본시장 규제 등의 경제제도부터 일본을 능가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 없는 갖가지 규제로 경제적 자유를 구속하는 규제를 방치한 채 ‘노노재팬’의 죽창가를 부르는 것으로 반일(反日)을 할 수는 있어도 극일(克日)을 할 수는 없다.- 황인학 한양대 특임교수(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19.08.17 15:12

5분 소요
5가 노란색이라고? 난 황토색인데…

산업 일반

색의 소리 듣거나 소리의 맛 느끼거나 색에서 글자 볼 수 있는 공감각은 유전자 때문 정치 문제를 두고 부부 간 또는 부자 간 언쟁을 벌이는 가족도 있고 리모컨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집안도 있다. 그런 모습은 저녁 시간의 일반 가정에서 흔한 광경이다. 그러나 특이한 경우도 있다. 캐럴 스틴과 그녀 아버지는 숫자의 색깔을 두고 옥신각신한다. 아니 숫자에 색이 있다고? 스틴은 5를 노란색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냐, 5는 황토색이야’라고 우겼다.”스틴 부녀는 ‘공감각(synesthesia)’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이 기묘한 방식으로 겹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한 감각 자극이 그 감각의 지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의 지각까지 불러일으키면서 발생한다. 그래서 색의 소리를 듣거나 소리의 맛을 느끼거나 색에서 글자를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종류의 공감각은 사물에서 다양한 색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어떤 소리를 듣거나 문자 또는 숫자를 볼 때 색깔이 함께 보인다고 말한다. 또 공감각은 사람마다 달리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숫자 5를 볼 때마다 빨간색이 보이는 반면, 다른 사람은 초록색이 보인다.이처럼 색·소리와 색·문자 공감각이 가장 흔한 공감각인 이유는 바로 뇌의 지리학 때문이다. 소리와 문자와 색을 분석하는 영역 중 일부가 서로 곁에 붙어 있어 신호가 쉽게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공감각은 뇌에서 어떤 두 감각이라도 연결시킬 수 있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공감각의 종류는 약 60가지나 된다.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런 특별한 능력이 우리의 DNA에 프로그램돼 있다고 생각했다. 스틴 가족이 그 개념을 뒷받침한다. 친척 중 여러 명도 공감각 소유자다. 아울러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새 연구 결과는 관련 유전자까지 지목했다. 네덜란드 소재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의 유전학자 아만다 틸롯은 공감각의 유전적 근거를 찾기 위해 3세대(조부모·양친·자녀) 이상에 걸쳐 소리와 색에 관한 공감각을 지닌 세 가족을 찾아냈다. 두 가족의 경우 여성 3세대가 소리를 색으로 볼 수 있었다. 세 번째 가족에선 한 남자와 그의 어머니, 딸, 누이, 손자가 같은 현상을 경험했다.틸롯 연구원과 동료들은 공감각 현상의 근원을 찾고자 했다. 공감각 유전자를 찾는 이전의 연구에선 공감각과 연관됐을 수 있는 폭넓은 유전체가 확인됐다. 그보다 좀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틸롯 연구원은 엑솜(exome) 서열을 분석했다. 엑솜이란 전체 유전체 중 단백질 합성에 직접 관여하는 의미 있는 염기서열의 집합체를 말한다. 틸롯 연구원은 “특정 유전자를 찾으려면 그런 정확도 높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연구팀은 인간 유전체에 들어 있는 약 2만 개의 유전자 중에서 공감각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6개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 유전자들은 공감각을 가진 사람마다 약간씩 달랐다. 이 유전자들에서 하나 또는 소수의 뉴클레오티드(핵산의 기본단위로 유전자 구성요소)가 특이한 뉴클레오티드로 교체돼 있었다. 또 공감각 유전자 각각은 뇌의 작동 방식과 직접 연결됐다. COL4A1, ITGA2, MYO10, ROBO3, SLC9A6, SLIT2로 알려진 그 유전자들은 ‘엑소노제네시스(axonogenesis)’라는 과정과 관련 있다. 엑소노제네시스는 신경세포의 긴 줄기에 해당하는 축삭 돌기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을 뜻하며, 태아나 유아의 발달 중인 뇌에서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렇게 변화된 유전자는 모두 함께 이동하지 않았다. 그 유전자들은 세 가족 중 한두 가족에서만 나타났다. 그러나 소수에서 나타나는 변화만 해도 지각에서 급진적인 차이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변형된 유전자가 신경세포 연결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이전의 여러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과거의 한 연구는 공감각 소유자의 뇌세포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긴밀하게 상호연결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 긴밀한 네트워크는 신경말단이나 수초(미엘린, 신경세포의 축삭을 싸고 있는 절연물질로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됐으며 자극 신호가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가 두껍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공감각 소유자는 전 세계 인구의 4%에 불과하다. 그러나 틸롯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다른 많은 사람에게도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5년 인터넷에서 벌어진 열띤 논쟁을 예로 들었다. 평범한 드레스 사진이 올랐는데 어떤 사람은 그 색이 푸른색과 검은색이라고 봤고 어떤 사람은 흰색과 금색이라고 주장했다. 틸롯 연구원은 “감각 인지는 자연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보통은 그런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틸롯 연구원은 “우리 대다수는 사람들이 외부 세계의 여러 가지 면을 인식하는 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드레스 색상을 둘러싼 논란은 이런 현상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우리 모두가 공각각을 가진 건 아니지만 사람마다 세계를 서로 달리 경험한다고 틸롯 연구원은 설명했다.공감각이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스틴은 그 때문에 어려움도 겪었다. 그녀는 일곱 살 때 가장 친한 친구에게 철자 A가 “내가 본 것 중 가장 예쁜 핑크색”이라고 말했다고 돌이켰다. 그러자 그 친구는 스틴을 보고 괴짜라며 다시는 같이 놀려고 하지 않았다.미술가이자 뉴욕 투로대학 디지털 멀티미디어 디자인과 교수인 스틴은 1995년 미국 공감각협회를 공동 창립했다. 그녀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가진 공 감각을 장점으로 보게 됐다. 에를 들어 물감을 구입할 때 그녀는 음악을 들으며 마음 속에 남는 음에 맞는 색상을 찾는다. 너무나 시적이지 않은가? 또 그녀는 공감각 덕분에 건강도 유지한다. 언젠가 그녀는 치과의사에게 자신의 이가 “타오르는 오렌지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치근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한편 스틴과 아버지는 숫자의 색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굳이 얘기하며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논쟁을 피하는 법을 서서히 터득했다. 결국은 공감각을 가진 가족도 그런 능력이 없는 가족들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케이트 셰리던 뉴스위크 기자

2018.04.02 13:00

4분 소요
러시아는 왜 알레포 공습하나

국제 이슈

시리아 내전 개입은 중동과 지중해 지역에서 전략적 입지 강화하고 군사력 과시하려는 포석 시리아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러시아는 시리아 북부의 반군 거점 도시 알레포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다. 러시아 공군의 알레포 폭격이 전쟁범죄라는 서방의 비난 속에 오히려 공습이 거세진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말로는 강조하면서 행동으로는 반군 지역을 무차별 공습하는 이중적 행태를 반복했다. 지난 10월 12일 알레포의 반군 장악 구역에 있는 시장이 러시아 공군의 폭격을 받아 민간인 최소 15명이 숨졌다.그러다가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알레포 공습을 일시 중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공습 중단은 러시아군의 호의 표시”라며 “러시아의 알레포 공습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습 중단 결정은 명백하게 러시아의 계속된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으론 시리아의 테러리스트와 싸우고, 다른 한편으론 알레포의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공습중단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주의 깊게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CNN에 “(러시아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진실성 있는지,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인지 말하기엔 이르다”며 “우리는 이전에도 이러한 약속들을 지켜봤고, 동시에 깨지는 것도 수차례 봤다”고 말했다.이처럼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군 거점 공습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런 입장으로 러시아는 번번이 서방과 불화를 빚는다. 서방은 시리아에서 휴전과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시도했다. 지난 10월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사태 진정을 위해 제출된 2건의 결의안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됐다. 서방을 대표해 프랑스가 제출하는 결의안은 ‘알레포 주민은 전쟁범죄 피해자로, 이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시리아 내전이 5년째 이어지면서 러시아는 그 전쟁에 가장 주도적으로 개입한 국제 세력으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 시리아 내전은 어떻게 시작됐나? 2011년 초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민중 봉기가 중동을 휩쓰는 동안 시리아에서도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리아의 시위는 정치범과 양심수 석방, 민주 개혁, 부패 척결을 요구했다. 그 직전 이집트의 혁명과 리비아의 내전을 목격한 아사드 정권은 그들과 같은 운명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보안군을 동원해 시위를 가차 없이 진압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치안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그해 7월이 되자 반정부 인사들은 자유시리아군(FSA)을 조직해 무기를 들고 저항하며 전면적인 정치 변혁을 촉구했다.그러자 곧바로 여러 국제 세력이 개입했다. 서방과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지역, 터키는 반군을 지지했다. 그러나 누스라 전선과 이슬람국가(IS) 같은 급진주의 무장조직이 반군 속에서 등장해 신속히 세력을 키우면서 우려가 커졌다. 2014년 미국과 동맹국은 통합합동기동부대(CJTF-OIR)를 창설하고 ‘내재한 결의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IS 거점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초점은 아사드 정권 타도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의 급진 무장조직 격파로 이동했다. 그러나 반군 안에서 이슬람주의 무장 조직과 온건파, 쿠르드족 사이의 내분이 일어난 와중에도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거의 확실한 듯했다.그러다가 지난해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에 따라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전까지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정치적으로만 옹호했지만 시리아 정부군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대규모 군사적 개입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주도 연합군보다 훨씬 맹렬히 시리아의 반군 거점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의 치열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상당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군의 공습을 ICC에서 전쟁범죄로 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공습은 민간인이 아닌 시리아 내부의 테러단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항변했다.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2704명이며 거기엔 어린이 746명과 여성 514명이 포함됐다. ━ 러시아는 왜 시리아에 개입했나? 약간 과거로 돌아가 보자. 현대의 러시아-시리아 관계는 1971년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 당시 시리아는 해안도시 타르투스에 소련의 해군 기지 건설을 허용했다. 냉전 동안 양국은 동맹관계를 유지했으며 지금도 타르투스 기지는 전략적인 지중해 지역에서 러시아의 유일한 군사 시설로 남아 있다.시리아는 러시아가 생산한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했다. 2007∼2011년 시리아의 무기 수입에서 러시아제가 78%를 차지했다. 군용기와 첨단 미사일 시스템도 포함됐다. 지난해 러시아가 무너져 가던 시리아 정부군을 구하기 위해 개입했을 때 시리아는 러시아에 56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주문했다.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을 계기로 시리아 내전의 전세는 아사드 정권에 유리하게 반전됐다. 러시아 공군의 공중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찬란한 문화의 고도 팔미라를 포함해 여러 지역에서 전략적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7월 IS가 팔미라의 고대 원형극장에서 스물댓 명을 참수한 지 약 10개월 지나서 러시아는 바로 그곳에서 ‘평화의 음악회’를 열었다. 푸틴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마린스키 극장 예술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를 맡았고 역시 푸틴의 오랜 친구인 첼로 거장 세르게이 롤두긴이 연주했다. 게르기예프는 “세계 문화 유적을 파괴한 야만인들에게 항의하려고 이 콘서트를 열었다”며 “연주회는 평화와 화합에 대한 호소”라고 강조했다. ━ 러시아-시리아-이란 축은 무엇인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단호한 군사적 행동은 시리아 정부군의 영토 탈환에 큰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러시아 군사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컸다. 서방은 시리아 관련 정책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러시아도 강력한 글로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러시아가 가장 강한 시리아 동맹국이지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국제 세력은 또 있다. 중동 지역의 강대국인 이란은 직접, 또 동맹 조직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통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한다. 근년 들어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을 불신한다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사실상의 동맹관계를 맺었다. 시리아는 러시아와 이란이 공통의 야심을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무대가 됐다.시리아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관계는 지난 8월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 이란이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중서부의 하메단 인근 샤히드 노제 공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이란 강경파의 비난을 불렀다. 그들은 외국에 군사 기지를 제공하는 것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 제정된 이란 헌법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긴장에도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 시리아 내전은 어떻게 막을 내릴까?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모든 반군을 ‘테러단’으로 통칭함으로써 서방의 비난을 산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의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테러리스트를 보호하며, 심지어 그들을 돕는다고 비난한다. 최근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 공군 부대를 무기한 시리아에 파견 배치하는 내용의 시리아 합의서를 비준했다. 러시아가 중동에선 처음으로 시리아에 영구 공군 기지를 확보했다는 뜻이다.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이다. 러시아의 찬성 없이는 어떤 결의안도 통과될 수 없다는 의미다. 알레포 같은 도시의 주민으로선 아주 좋지 않은 소식이다. 러시아가 비행금지구역 선포를 전면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공습 중단이 지상의 테러리스트 활동 증가로 이어질 뿐이라고 주장한다.내전이 끝난 후 시리아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도 불확실하다.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쿠르드 민병대, 이슬람주의 조직, IS,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 세력들이 지상에서 계속 전투를 벌이면서 각각 그곳에서 한몫 잡으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리아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한 아사드 대통령은 적대 세력들보다 상당히 많은 군사적·정치적 이점을 누릴 것이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모든 반군을 ‘테러단’으로 통칭함으로써 서방의 비난을 산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의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테러리스트를 보호하며, 심지어 그들을 돕는다고 비난한다. 최근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 공군 부대를 무기한 시리아에 파견 배치하는 내용의 시리아 합의서를 비준했다. 러시아가 중동에선 처음으로 시리아에 영구 공군 기지를 확보했다는 뜻이다.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이다. 러시아의 찬성 없이는 어떤 결의안도 통과될 수 없다는 의미다. 알레포 같은 도시의 주민으로선 아주 좋지 않은 소식이다. 러시아가 비행금지구역 선포를 전면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공습 중단이 지상의 테러리스트 활동 증가로 이어질 뿐이라고 주장한다.내전이 끝난 후 시리아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도 불확실하다.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쿠르드 민병대, 이슬람주의 조직, IS,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 세력들이 지상에서 계속 전투를 벌이면서 각각 그곳에서 한몫 잡으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리아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한 아사드 대통령은 적대 세력들보다 상당히 많은 군사적·정치적 이점을 누릴 것이다.

2016.10.24 08:20

6분 소요
저자와의 대화 | [춘추전국이야기] 펴낸 공원국 작가 - 中 철학·사회·문화·경제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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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노자·맹자·순자·한비자를 비롯한 수많은 성인의 등장과 제자백가의 치열한 철학논쟁. 국가관의 형성과 통치의 기본 원리, 행정체제의 도입과 경제시스템의 등장….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400여 년에 불과했지만 동아시아를 2000년 넘게 장악하고 있는 철학적 기반은 물론, 근대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잔혹한 전쟁과 치열한 체제 경쟁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빛난 중국을 만들었던 시기다.이런 춘추전국시대를 한국인 작가의 손으로 재조명한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의 8번째 책이 새로 나왔다. 공원국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고민이 담긴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수개월간 중국을 돌며 모은 사료 연구의 결과물이다. 특히 그동안 우리 학계와 출판계가 춘추전국시대 연구에 소홀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를 집대성한 첫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공 작가는 한국과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중국을 너무 모른다고 지적한다. 많은 사람이 중국에 관심을 갖지만, 이전까지 학계에서는 중국을 알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연구도 1차원적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영토와 철학적 기반을 보면, 중국의 역사는 춘추전국시대 때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내에서는 열국지와 같은 소설만 나왔을 뿐, 고대의 행정과 경제·군사제도를 다룬 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 작가는 우리가 고대 중국을 알아야 하는 건 앞으로 더욱 커질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입지와 그런 중국의 국가 시스템을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공 작가는 춘추전국시대의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로 사자성어 ‘관포지교’의 주인공이자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을 꼽았다. 관중은 고대 중국의 경제시스템과 군사·행정제도, 사회시스템, 국제질서를 모두 디자인했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관중을 인류 최초의 경제학자로 꼽기도 했다. 공 작가는 “춘추전국시대의 판을 관중이 모두 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현대 중국의 기획자라고 볼 수도 있다”며 “생산 증대를 위한 집적효과와 분업, 시장경제, 자유무역의 개념을 첫 도입하고 시스템화했으며, 이를 통한 국부 창출을 꾀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관중은 클러스터 개념의 생산지를 구성하고, 기술혁신을 이끌기 위해 농노제를 폐지하는가 하면, 세제개혁을 통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등 혁신적인 경제정책을 내놨다. 또 관세를 낮춰 재화의 유통 속도를 올려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금을 이용해 국제질서를 개편했다. 이를 기반으로 당시 제나라는 중국 최대의 상업국가로 부상하는 한편 막대한 부와 군사력을 통해 춘추전국의 주도권을 쥐었다.공 작가는 당시 제나라의 경제제도와 통치 시스템이 현재의 미국과 흡사하다고도 설명한다. “고대국가는 정치의 안정을 위해 전쟁 전사자에 대한 예우가 중요했으며, 여기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이 어려운 철 등은 국가 단위에서 생산하고, 쌀 등의 품목은 모두 개인에게 돌려줘 부를 분배하는 중상주의적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분석이다. “모든 생산물을 국가가 쥐고 있으면 관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쌓을 곳을 골고루 나누면 작은 정부가 가능해지며, 백성들의 자연스런 충성을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공 작가는 중국이 여러 민족을 융합한 국가이기 때문에 사고나 제도가 다층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에 우리가 춘추전국시대를 연구해 거대한 중국 사회가 움직이는 매커니즘과 자율과 통제의 시스템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또 여러 방면에서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 작가는 현재 국제사회를 춘추전국시대에 대입하면 한국은 정나라에 빗댈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당시 정은 진의 변방국가로 취급됐으며, 제와 위 등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외교력을 이용해 생존을 꾀한 나라다. “정은 작지만 중원에 있었고, 현대 국제정치 이론의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외교를 펼치며 자기만의 위치를 지켜갔다”는 설명이다.-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2015.07.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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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Book | <근대의 탄생 I, II> - 근대의 태동은 19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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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존슨은 저널리즘과 역사학을 절묘하게 묶어 쓰는 능력을 지닌 영국의 문필가다. , , , 등 그의 많은 작품이 이미 국내에 소개 됐다. 는 근대의 탄생뿐만 아니라 이후의 사건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역사서다. 역사학계의 중론은 근대사회의 시작을 1780년 즉, 18세기로 본다. 이 시점은 프랑스 혁명으로 앙시앵 레짐이 전복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폴 존슨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1780년 이후에도 중세의 잔재들이 계속되었으며 현대사회의 기초는 19세기 초반에야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1815년부터 1830년까지 15년 동안 근대가 탄생하였으며, 현대사회의 기반 역시 이 때 대부분 마련됐다고 주장한다. 1815년이 어떤 해인가?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 1세가 이끈 프랑스군이 영국·프로이센 연합군과 벨기에 남동부 워털루에서 대결하여 대패한 해다. 또 신대륙의 북부에서는 미국 독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뉴올리언스 전투가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책은 1815년 이후에 일어났던 세계의 중요 사건들을 다룬다. 대량 이민, 전쟁, 전례 없는 경제 성장과 뒤따른 재정적 재앙, 불황 및 고뇌에 찬 대중의 불안 등과 같은 역동적인 사건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몇몇 인상적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알렉세이 아락체에프의 사례가 그렇다. 20세기 동안 러시아는 공산주의라는 유토피아의 실험장이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알렉세이 아락체에프라는 씨앗이 있었다. 그는 러시아의 군인이자 정치인으로 핀란드를 러시아에 귀속시킨 스웨덴 전쟁을 승리로 이끈 포병 장군이었다. 그는 철두철미한 집단농장을 실험에 옮겼던 인물기도 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동쪽 120㎞에 그루지노라는 정원을 운영하였는데 이 정원은 훗날 러시아의 집단 농장의 원형이 됐다. 모든 농부들에겐 작은 토지라도 개인 소유가 금지되었으며, 작은 오락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알코올도 금지하였다. 그의 의도는 모든 농부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하루 10시간씩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집단농장은 철저한 관리와 통제에 기반을 두고 점점 전체주의 색채를 띠게 됐다. 이런 실험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황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알렉산드로 황제로 하여금 자기 소유의 광대한 땅에 유토피아 실험을 단행하도록 유도한다. 농노제를 반대해 온 그는 자신의 영토 안에 군대 공동체를 세우기로 하고 이 공동체는 러시아라는 바다에 청결과 질서의 섬들을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황제는 그루지노의 경험을 가진 알락체에프를 책임자로 임명해 민스크와 스몰렌스크 사이의 모길료프 지방에서 협동농장 건설에 착수했다. 폴 존슨 저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역사적인 사건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야말로 ‘유토피아적 가면을 쓰고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그는 ‘러시아인들의 후진성 가운데 가장 특징적이고 고쳐지지 않는 면, 곧 야만적인 체벌의 포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지적이다. ‘근대 최초의 사회개혁 실험은 끝이 났다. 이 실험이 중요했던 것은 이 제도가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고 어떤 승인도 구하지 않는 독재자 한 사람의 단순한 기분에 따라 100만명의 목숨을 결정할 규모로 쉽게 도입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법과 태도에 있어서 러시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사회개혁이 훨씬 더 큰 규모로 행해질 미래에 대한 불길한 전조였다.’ 책에는 노예 제도가 폐지되어 가는 일도 한편의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노예제도를 비판하고 인종에 관계없이 만인 공통의 권리를 선언한 것은 프랑스 혁명정부였지만, 영국인들이야말로 이를 촉진하고 실용적인 면에서 더 많은 것을 실제로 행했다. 노예제도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반대는 한 사회가 새로운 정의의 기준을 설정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싱가포르를 건설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토머스 스템퍼드 레플스는 ‘법의 지배를 확산시켜 모든 인종이 똑같이 법의 지배를 받도록 해 결과적으로 무역이 자유롭게 번성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로 영국의 기여라고 대변했다.

2014.06.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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