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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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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 주목한 진단 기업…동반진단 사업 박차

바이오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의료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진단과 동반진단이 필요하다. 정밀진단은 여러 방법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반진단은 특정 치료 방법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는 방법을 말한다.특히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동반진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치료제는 같은 종류의 암을 앓고 있더라도, 암종의 유형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도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를 개발할때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마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40년까지 새롭게 발생할 암 환자는 2750만명에 달한다. 암에 걸리는 비중도 국가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당장 국내 암 환자의 수는 1999년부터 2021년까지 243만4089명을 기록했고, 2021년 새롭게 발생한 암 환자만 27만7523명에 달한다. 이는 2022년에 발생한 암 환자의 수와 비교했을 때 10.8% 늘어난 수치다. 암 환자가 급증하고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이 늘면서 동반진단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젠큐릭스·HLB파나진 제품만 수가 인정국내 기업 가운데 동반진단 제품으로 수가를 받는 곳은 젠큐릭스와 HLB파나진 2곳 뿐이다. 수가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적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총액을 말한다. 보험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는 약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환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젠큐릭스는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쓰기 전 검사할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 드롭플렉스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조직과 혈액을 모두 검체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100여 개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검출한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기존 검사는 민감도가 낮아 사실상 혈액을 검체로 사용하지 못해 조직검사만 가능하다”라며 “드롭플렉스는 생검(신체의 일부를 떼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 어려운 곳에 종양이 있는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젠큐릭스는 드롭플렉스 외에도 자체 개발한 진단 기술 디디피씨알(ddPCR)을 활용해 특정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쓸 수 있는 여러 진단 검사 제품을 개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드롭플렉스 제품군도 갑상선암과 대장암, 자궁내막암 환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해 제조 허가를 받은 상태다. 유방암 분야에서는 예후 진단 검사를 개발해 혁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목적인 환자는 젠큐릭스의 유방암 예후 진단 검사 제품을 사용해 예후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HLB파나진은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 PANA 뮤타이퍼R EGFR을 개발했다. 렉라자를 단독 투여하는 환자는 HLB파나진의 동반진단 제품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HLB파나진은 해당 제품 외에도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쓸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을 개발하거나 연구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가 쓸 수 있는 PNA 클램프 PIK3CA는 연구용 제품을 판매하며 정식 출시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좁은 국내 시장 한계…해외 협력·승인 노려젠큐릭스와 HLB파나진 외에도 동반진단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은 많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기업의 협력 대상으로 선택받는 국내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병리 조직을 분석해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루닛이 대표적이다. 루닛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쓸 수 있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아스트라제네카에 AI 기반의 동반진단 기술을 공급하는 형태다.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하면서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루닛을 비롯한 여러 의료 AI 기업을 대상으로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의 성능을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닛으로서도 지난해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을 출시한 이후 다국적 기업과 이번에 첫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에 해당 솔루션을 독점 공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을 활용하려는 다른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동반진단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국내 기업도 있지만, 국내 시장이 작아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해 동반진단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차세대 시퀀싱(NGS)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동반진단 제품을 미국에서 허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5개 암종의 300여 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온코아큐패널을 개발했다.

2024.12.29 10:00

3분 소요
딱 맞는 암 치료제 ‘동반진단’으로 찾는다

바이오

암 치료제, 이른바 항암제는 신약 개발 기업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의약품 가운데 하나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예전에 없던 여러 형태의 종양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치료제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기업들은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기 위해 새로운 항암제인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를 주목하고 있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는 특정 환자만 쓸 수 있다. 특히 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발현하는 특정 요소를 찾아내는 원리로 치료 효과를 높인 약물이다. 같은 종양이라도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환자는 치료제를 투약해도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치료제를 투약하기 전 환자가 해당 치료제를 쓸 환자인지 검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이런 검사를 의료현장에서는 동반진단이라고 한다. 동반진단은 환자의 특성과 질환의 형태를 분석해 사용하려는 치료제가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이른바 정밀의료의 중요성이 커지며 동반진단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동반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이나 치료법을 찾게 되면 환자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치료 효과가 높은 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에 더 빨리, 회복할 가능성도 커진다.이미 많은 환자가 표적항암제 처방 전 동반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환자가 치료제를 사용하려면 허가 제품으로 동반진단을 거쳐야 한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가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도 엑손19 결손이나 엑손21 치환 변이인 환자일 때 치료 효과가 좋아서다.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신약은 렉라자처럼 특정 조건을 갖춰야 쓸 수 있기도 하다. 대다수가 정상 상태와 병적 상태를 구분하는 특징 이른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치료제라서다. 렉라자처럼 EGFR을 바이오마커로 삼는 치료제는 로슈의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 등 여럿이다.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도 동반진단을 통해 검사를 거쳐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쓰려는 환자는 사전 검사를 거쳐 암세포에 PD-L1 단백질이 발현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제인데, 키트루다가 치료 효과를 내려면 PD-L1 단백질이 많이 발현해야 한다.美 FDA도 동반진단 개발 장려바이오마커가 명확한 경우 신약 개발 기업이 약물을 승인받기 쉽기도 하다.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기 때문에 임상시험 대상자의 수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개발 중인 신약의 치료 효과를 높여 이를 신약으로 허가받을 가능성도 증대할 수 있다. 실제 주요 신약 개발 기업은 진단 기업과 동반진단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실제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쉬운 혈액암은 환자 수가 적지만 치료제 승인 건수는 고형암과 유사하다. 이동열 안텐진제약 전무는 올해 10월 동반진단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혈액암 환자의 수는 고형암 환자 수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개의 항암제를 승인했는데, 고형암 치료제와 혈액암 치료제 각각 8개였다”고 말했다. 각국의 규제기관도 기업이 신약을 개발할 때 동반진단 방법을 동시에 준비하도록 조치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업의 치료제와 동반진단의 동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각각 2016년, 2020년 발표한 동반진단 지침이 대표적이다. 기업은 해당 지침에 따라 동반진단의 유용성을 확인받아야 하고, 신약과 함께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승인받는다.동반진단 수가 PD-L1·ALK뿐 문제는 동반진단 수가를 인정받은 바이오마커가 PD-L1과 ALK뿐이라는 점이다. 만약 환자가 다른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신약을 쓸 때 수가를 적용받아 동반진단 검사를 거치려면 수개월동안 별도의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말기 암 환자는 치료제를 빠르게 써야 하지만, 동반진단 검사로 인해 이런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예를 들어 올해 국내 도입된 한국아스텔라스의 항암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는 동반진단 수가가 문제가 돼, 환자들은 빠르게 약물을 처방받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빌로이는 클라우딘 18.2 단백질이 많이 발현되는 암세포를 찾아내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다. 하지만 현재 클라우딘 18.2는 수가 산정이 가능한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로 등록되지 않은 상황이다.이는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향후 국내 도입을 앞둔 신약이라면 모두 해당한다. 애브비의 항체 약물 접합체(ADC) 항암제이자 난소암 치료제인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도 마찬가지다. 앞서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표적항암제와 동반진단은 함께 가야 한다”며 “현행 제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12.28 10:00

3분 소요
딱 맞는 암 치료제 ‘동반진단’으로 찾는다

바이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동반진단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반진단은 암 치료제를 비롯한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규제기관이 기업들이 특정 신약을 개발할 때 동반진단을 함께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추세다. 환자도 이를 통해 개발된 신약을 투여하기 전 동반진단 검사를 받기 때문에, 신약 시장이 확대될수록 동반진단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투약할 수 있는 환자를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한다. 루닛은 AI 기술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기술로 타그리소를 처방할 만한 환자를 선별할 방법을 찾아낸다는 구상이다.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를 처방할 환자를 골라내는 이유는 타그리소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라서다. 이런 환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도 절반가량이라, 나머지 환자들은 타그리소를 투여해도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의료현장에서는 이미 타그리소 외에도 환자가 특정 암 치료제를 쓰고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동반진단을 활용한다. 최근 암 치료제는 특정 표적(타겟)을 찾아내는 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치료 효과는 높이고, 치료 비용은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동반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실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비롯한 암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해당 약물을 치료제로 쓸 수 있을지 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암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각국의 규제기관도 기업에 동반진단 개발을 장려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동반진단 지침을 마련해 기업들이 신약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준비하도록 조치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업의 치료제와 동반진단의 동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2016년, 2020년 발표한 동반진단 지침이 대표적이다.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협력을 맺은 만큼, 자사 약물을 개발하며 동반진단 방법을 확보하려는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차세대 유전체 분석(NGS) 검사를 통해 동반진단 방법을 마련했는데,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병리 진단 과정에 루닛의 AI 기술을 적용해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데 썼던 분자진단 방법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그리소를 쓸 환자는 기존에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이나 NGS를 동반진단의 방법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AI 바이오마커 경쟁 입찰 공모에서 단독 협력 기업으로 선정된 점도 의미 있다”며 “항암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의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기술의 우위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임상 단계에서부터 동반진단을 개발해야 하는 의무가 없고, 국내 시장 자체도 작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해 동반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엔젠바이오는 NGS 기술로 환자가 특정 치료제를 썼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가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력 제품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인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브라카아큐테스트 플러스다. 35개의 암종과 관련한 300여 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온코아큐패널은 FDA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2024.1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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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비디엑스, 코스닥 시장 출사표…“암 정밀·조기 진단 리딩 기업으로 도약”

증권 일반

“암은 피해 갈 수 없는 질병 중 하나로 혈액 검사 만으로 암을 조기 발견하는 액체 생검 기술은 전세계 암 연구자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암 정밀진단 및 조기진단 전문 리딩기업으로 도약하겠다.”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63스퀘어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성장전략과 비전을 밝혔다.2018년 설립된 아이엠비디엑스는 단 한 번의 채혈로 암을 정밀 분석 및 조기진단 하는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의 암 유닛 액체 생검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김태유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방두희 교수가 공동개발을 통해 국내 유일 NGS 기반의 액체생검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핵심 경쟁력으로는 ▲암 진행 전 주기에 특화된 제품 개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인공지능(AI) 기반의 다중암 검진 서비스 출시 ▲상급종합병원의 처방 매출 실현 등이 꼽힌다. "NGS 기술 고도화 통해 검사 가능 암종 확대"아이엠비디엑스의 주력 제품은 진행성 암의 예후·예측 진단 플랫폼 ‘알파리퀴드100’이다. ‘알파리퀴드100’은 118개의 암 관련 유전자를 탐지하는 종합 프로파일링 제품이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34개 기관 검진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2021~2023년) 처방 건수는 2098건으로 국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시장(NGS) 1위를 달성했다.진행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15개의 유전자를 탐지하는 동반진단 패널인 ‘알파리퀴드HRR’은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표적항암제인 린파자 처방 동반진단 협업을 통해 임상 실용화 경쟁력을 증명했다. 아시아, 중동, 남미 등 9개의 국가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 독일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표적항암제 동반진단에 대한 임상 연구를 수행 중이다.암 수술 후 0.001%의 미세 잔존암을 탐지하는 ‘캔서디텍트’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재발 모니터링 제품으로 최대 500개의 모니터링 변이를 추적 관찰하여 암 재발 여부를 예측해 조기에 맞춤의료가 가능하다. 특히 대만 TSH와 협업해 올해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캔서파인드’는 다중 암 조기진단 플랫폼으로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을 조기진단 하는 제품 특성상 유전자분석 정밀도를 극대화해 특이도를 96%까지, 민감도를 86%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김태유 대표는 아이엠비디엑스가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던 이유로 “R&D 중심의 강력한 맨파워 구축으로 전체 임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75%로 석박사 비중이 64%에 이른다”라며 “업계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 구성으로 글로벌 주요 경쟁사 제품대비 대등 이상 수준의 수치와 결과값을 도출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NGS 기술 고도화를 통한 지속적 가격경쟁력 확보는 물론 암종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엠비디엑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5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밴드는 7700원에서 9900원, 총 공모금액은 193억원에서 248억원이다.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25일부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돌입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상장예정일은 4월 3일이다.아이엠비디엑스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R&D 경쟁력 강화 및 고급 인력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확대 ▲미국 클리아 랩 인수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24.03.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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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 에이비온에 5억원 투자…미국 진출 협력

바이오

랩지노믹스는 에이비온이 발행한 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손잡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이번 투자는 에이비온이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에이비온은 동반진단을 중심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N401과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N201 등을 개발 중이다. ABN401은 미국 등에서 임상 2상 중이다.에이비온은 2021년에도 랩지노믹스 등 제3자배정으로 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최근 ABN401의 임상에 속도를 내며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여러 투자자가 에이비온의 기술력에 관심을 보였고 (랩지노믹스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며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를 위해 에이비온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라고 했다.랩지노믹스는 최근 위암 분자진단 기업인 노보믹스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 논의를 해온 노보믹스에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노보믹스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등 다양한 암을 연구하고 있어 사업 분야를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2023.04.14 15:39

1분 소요
카카오헬스케어 손잡은 고바이오랩, ‘동반진단’ 날개 달까

헬스케어

고바이오랩이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주력 분야인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서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의 자회사와도 손잡았다. 이를 통해 고바이오랩 사업모델의 하나인 ‘동반진단’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는 지난달 말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와 한 자리에 섰다. 고바이오랩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쌓은 연구개발(R&D) 경험과 카카오헬스케어의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이다 보니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한 플랫폼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카카오헬스케어와 협력해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도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서비스 대상은 만성질환 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대사질환에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발표됐다. 파트너인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미 당뇨병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과 혈당측정기기로 환자가 스스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했다.신약, 건강기능식품에 ‘동반진단’ 더한다고바이오랩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주요 기업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 고광표 대표가 2014년 창업했고,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해 천식과 건선 등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사업 부문을 떼어내 이마트와 ‘위바이옴’을 출범시켰다.고바이오랩의 사업모델은 신약 개발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나눠진 듯 보이지만 회사가 집중해온 영역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동반진단이다. 동반진단은 환자의 유전자와 단백질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 신약 개발 단계에서부터 동반진단 의료기기를 동시에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하다.고바이오랩은 동반진단을 통해 개인에게 적절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오랜 기간 준비해온 동반진단 사업이 현실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와 분석 역량을 키워왔다. 카카오헬스케어와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협의 중이나, 마이크로바이옴을 지표로 만들어 환자가 만성질환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마이크로바이옴을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진 점이 사업 추진의 동력이 됐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지난해 말 미국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국내 기업에도 이목이 쏠렸다. 정부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균치료제의 임상시험 품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내 임상을 활성화할 기초를 다졌다.동반진단에 쓰이는 체외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나 현장혼성화(ISH),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등이 동반진단 기술로 꼽히는데,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종합하면 각 기술 분야는 2025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동반진단 시장도 2024년 83억410만 달러(약 10조95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04.07 12:59

2분 소요
[‘첨생법’ 시행 한 달 앞으로] 의료 혁신일까, 찻잔 속 태풍일까

의료

자가세포로 상처 치유, 면역력 상승 VS 분화제어기술 부족, ‘제2 인보사’ 우려 퇴행성관절염을 앓던 박영식씨는 손상된 관절 조직과 마모된 연골을 재생하기 위해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 처음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했지만, 회복과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신체에 부담이 커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했다. 자신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관절 주변 조직의 재생과 복원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라 회복이 빠르고 신체부담이 적다. 박씨는 짧은 기간에 상태가 크게 호전돼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다.물론 이 사례는 가상이다. 하지만 머지않은 시일 내에 실현될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부가 유전체 치료법 및 의약품 개발에 일부 빗장을 풀면서, 재생의료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8월 28일부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 시행이 시작된다.바이오의약품은 유전체 등 사람으로부터 유래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한 백신, 세포치료제 등을 뜻한다. 첨생법이 시행되면 바이오의약품은 다른 의약품보다 먼저 심사를 받으며, 2상 임상만으로도 의약품 시판을 조건부로 허가받을 수 있다.현재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일반 의료기기와 달리 사람에서 유래한 조직·혈액 등 검체를 사용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는 별도의 허가·관리체계에서 관리된다. 의약품과 함께 개발된 동반진단 의료기기는 의약품과 일괄 허가·심사받을 수 있다.현재 안전성 우려 때문에 국내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시술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앞으로는 임상을 목적으로 한 줄기세포 치료는 가능해진다. 치료방법이 마땅치 않은 희귀·난치병 환자로 대상이 국한되며, 정부 심사 절차를 거친 병원에서만 시술할 수 있다.정부가 유전체 치료제 개발에 허들을 낮춘 것은 현행 의료법·약사법의 허가·안전관리 제도가 합성의약품을 중심으로 설계돼 바이오의약품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후진적 제도가 첨단의약품 개발과 의료 기술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이에 재생의료의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고 바이오의약품을 신속히 허가할 수 있도록 별도 지원, 관리하기로 했다. 재생바이오 업계는 첨생법 시행으로 혁신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간을 3~4년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젊은 세포 주입해 건강 지켜, 이론적으론 ‘不老’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치료제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하지 않은 일종의 씨앗 세포로, 이를 배양해 피부·근육·뉴런 등을 만들 수 있다. 무정란 노른자는 분화하지 않은 하나의 세포지만, 수정이 이뤄져 세포 분열을 하면서 뼈·근육·뇌·장기 등 각기 다른 기능의 세포가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자연 재생되지 않는 신경세포를 배양해 불구자를 치료한다든가, 손상된 신체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재생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인간에게 불로(不老)의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 사람이 나이 들면 면역력과 회복력이 떨어지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것은 세포의 활동성과 분화 잠재력이 떨어져서다.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이런 늙은 세포를 건강하게 복원할 수 있다.배아줄기세포의 경우 배아 발생과정에서 추출한 세포로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아직 분화하지 않은 세포다. 배아줄기세포가 아니어도, 젊을 때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피부 미용과 노화 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에 줄기세포가 많이 쓰이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채취 대상의 유전체계와 동일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반응이 적고 효과는 크다.심장질환 치료제 파미셀 ‘셀그램(Cellgram)’은 심근경색 치료로 인한 심장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술로 손상된 관절 조직과 마모된 연골을 재생해 퇴행성 무릎관절염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도 머지않아 도입될 전망이다. 지방조직 1g에서 약 50만 개의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데, 이를 배양·증식하면 더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확보한다.이렇게 확보한 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도포해 관절염의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도포하는 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치료 효과는 커진다. 이 밖에도 가슴 성형 수술의 인공 보형물 대신 줄기세포를 이용한 가슴 성형술과 피부 재생술도 등장하고 있다. 항노화와 면역 증진, 탈모 관리 기술도 주목받는다.‘자연살해세포’로 불리는 NK(natural killer cell)세포도 첨생법 시행으로 암 치료 대중화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NK세포란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속 백혈구의 일종으로, 신체 내부에서 감염돼 악영향을 끼치는 비정상 세포를 골라 죽인다.암의 경우 비정상 세포가 DNA를 변조하고 끊임없이 증식해 주변으로 전이되며, 방치하면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킬러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지만 암세포를 자가세포로 인식하기 때문에 공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NK세포는 모든 비정상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암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다만 체내 NK세포 양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체내에 주입, 치료 효과를 노리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NK세포 역시 환자의 혈액을 이용해 배양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 NK세포는 배양이 어렵고 활성 기간이 짧기 때문에 면역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첨생법 시행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암 등 불치병 완전 정복의 길을 열어줄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이유다. ━ 美·日도 기술개발 박차, 분화 통제가 관건 유전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은 만국 공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약 800개 이상의 유전자 치료 및 세포치료에 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매년 200개 이상의 임상시험이 새롭게 시행되고 있다. 2025년까지 연 10~20개의 세포 및 유전자 치료법이 승인될 전망이다.일본도 2013년 약사법을 개정해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유효성이 입증될 가능성이 높으면 임상 2상 후 최대 7년간 시판을 허용해줬다. 이 제도로 일본 업체들은 최근 다 자란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려 활용하는 유도만능줄기(iPS) 세포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런 연구 활동 속에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2018년 기준 10억7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2025년 119억6000만 달러(약 14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1.2%에 달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임상 시험이 증가하고 있다.유전체를 이용한 치료법은 기존 의료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일을 실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가능성의 영역이다. 현재 기술 수준은 대중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줄기세포의 경우 아직 분화를 제대로 통제하거나 조작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치료법이 실용화되기 어렵다. 세포 분화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엉뚱한 세포가 되거나, 세포가 과다 분열해 암세포가 될 수도 있다. 조직 내 거부반응이 발생하거나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 부조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줄기세포 배양을 통해 원하는 신체 부위를 만들거나, 눈에 띄는 세포 재생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NK세포 역시 아직 치료 효과를 완벽히 보장할 수 없으며, 치료 과정에서 자칫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현재 국내외에서 뼈나 치아를 재생하거나 혈액세포를 만드는 연구가 벌어지고 있지만, 부작용은 분명한데 비해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한국보다 한발 앞서 유전체 치료제 개발에 나선 미국 역시 뾰족한 진전을 이루진 못하고 있다. 미국은 2016년 12월 ‘21세기 치유법(The 21st Century Curse Act)’을 제정해 첨단재생의료법의 환자 적용 신속화에 나섰다. 미국에서 재생의약 첨단치료제(RMAT)로 지정되면 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듬해 8월, 미국 FDA가 노바티스 치료제를 승인한 이후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시장의 M&A도 늘어나고 있다. ━ 국내선 6년전 루게릭병 치료제 허가가 마지막 그러나 미국에서 진행된 심장 기능 및 질환을 골수 줄기세포로 개선하는 연구는 임상 시험 보고서의 불일치가 나타난 바 있다. 미국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한 치아 역시 턱뼈와의 신경·혈관 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력 회복 기술도 아직 갈 길이 멀다.국내에서도 여러 부작용과 기술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그간 치료제 허가를 받은 경우가 극히 적다. 2014년 코아스템이 루게릭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뉴로나타-R’을 끝으로 현재까지 판매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없다.시민사회·종교단체들도 첨생법 시행 이전부터 유전체 치료제 개발에 거세가 반발하고 있다.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를 실험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실제 허가 전 임상 3상 면제는 환자가 돈을 내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받는 셈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 원정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환자가 숨지는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제2의 인보사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 보건당국은 장기간 추적관리를 의무화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불신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2017년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성분을 조작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품목허가 취소됐다.정부는 조건부 허가, 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이런 일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 때도 식품의약품안전처 1차에서 탈락했지만, 2차 심의에서 동종업계 전문가들이 추가 참여하면서 허가된 바 있다. 이런 일은 과거 미국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승인받지 않은 의료 업체가 흡입이나 정맥·척수 주입으로 만성 질환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마케팅을 벌여 논란을 빚은 것이다.줄기세포 등 유전체 치료는 데이터 확보 및 분석, 나노기술 개발 등 연관 기술과 동시에 발전해야 하므로 괄목할만한 기술 발전이 등장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미국이 한국보다 한발 앞서 줄기세포 치료 기술 개발에 나섰음에도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을 두고 ‘첨생법의 실효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작성한 기술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줄기세포 분야 기술력은 미국의 86.9% 수준으로, 일반 바이오 기술력 77.4%를 크게 웃돈다. ━ 시행 앞두고 불붙은 주식시장, 과열 주의해야 이렇듯 줄기세포·NK세포 등 유전체 치료는 갈 길이 멀지만 첨생법 시행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번지고 있다. 자본시장은 지난해 첨생법 국회 통과 때부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전체 치료 회사들은 오랜 기간 큰 매출 없이 연구개발(R&D)에만 주력한 영향으로 매출이 미미하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곳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대부분 기업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전년 대비 적게는 30%, 많게는 3배가량 상승했다.그러나 차바이오텍 등 일부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고,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신라젠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NK세포 치료제 1세대 개발사인 알앤엘바이오(현 알바이오)와 이를 승계한 네이처셀도 주가조작 혐의로 여러 투자자를 울린 회사다. 유전체 치료가 가진 의학적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신뢰받는 치료법을 내놓지 않은 실정이라 섣부른 투자는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20.07.26 11:58

7분 소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약 개발] 인공지능으로 혁신 신약 물질 탐색

바이오

3D 프린터로 나만의 의약품 출력...유전자 편집 치료도 임박 신약 개발은 같은 일을 수없이 반복하는 작업이다. 여러 물질 중에서 특정한 성질을 갖는 후보 물질을 수작업으로 실험하고 일일이 골라내야 한다. 때로는 후보 물질을 금방 찾는 기적도 생기지만, 대부분은 수만 번의 실험을 진행하고 간신히 찾아낼 정도로 성공 가능성이 작다. 신약 개발 착수에서 제품화까지 대개 10년 이상 걸리는 이유다.최근 신약 개발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나 둘 의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더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술이 혁신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디지털 헬스케어 혁명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신약 연구개발 효율성을 개선하고, 개인 맞춤치료로 쉽게 병을 고치는 정밀의학의 실현을 앞당기는 것이다. 혁신 신약 개발에 새롭게 적용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3D 프린팅, 유전체 해독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한 편집 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 AI로 한 번에 100만건 넘는 논문 탐색 AI 분석 기술은 신약 연구개발 생산·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유전체, 약 사용량, 약물 부작용 등 방대한 바이오·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에 AI를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을 위해 한 명의 연구자가 조사할 수 있는 자료는 한해 200~300여 건이다. 이와 달리 현재까지 개발된 AI는 한 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을 탐색할 수 있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 전문위원은 “AI는 데이터 분석능력이 사람에 비해 최소 1만배 이상 뛰어나다”고 말했다.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에서 AI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혁신 신약의 성공 여부는 신약 연구개발 속도에 달려있다. 치료 성과가 좋은 신약 후보 물질을 누구보다 빨리 찾아내 제품화에 성공해야 의료 현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상용화 속도에 뒤쳐지면 성공하기 어렵다. 한미약품이 최근 폐암내성표적신약 ‘올리타’의 개발 중단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타그리소 등 경쟁 제품이 먼저 출시돼 혁신 신약의 가치가 제한적인데다 개발을 완료해도 격차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다.발 빠르게 인공지능 회사와 손을 잡고 AI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곳이 속속 늘고 있다. 글로벌 1위 제약사인 화이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손을 잡고 새로운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 전문 AI인 왓슨 포 드럭디스커버리(Watson for Drug Discovery)에 자체적으로 수집·구축한 암 관련 자료를 학습시킨다. AI로 다양한 정보를 연결·분석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객관적 연구가설을 도출해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턴 사장은 “왓슨을 활용한 데이터 혁신으로 암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새로운 면역항암치료법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얀센은 베네볼렌트AI와 협약을 맺었다. 수백만 종류의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평가하는 작업을 AI가 대신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엑시엔시아와 제휴를 맺고 약물 설계와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성과도 이미 나오고 있다. 아톰와이즈의 신약 개발 전문 AI를 도입한 머크는 불과 하루 만에 시판 중인 700여 종의 약을 분석해 에볼라 신약 후보 물질 2개를 발굴했다. 기존 방법대로 했다면 몇 년이 걸릴 일이었다. 이세돌과 대국을 펼쳤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은 예상하지 못했던 수를 놓듯이 새로운 효능을 찾아낸 것이다.분산형 데이터 보관으로 보안성이 뛰어난 블록체인 기술을 혁신 신약의 임상시험 관리에 적용하기도 한다. 임상시험 데이터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하지만 임상시험의 50% 정도는 보고·공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혁신 신약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심각한 위협이다. 뒤늦게 약물 부작용 논란으로 시판중지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이 같은 틈을 블록체인 기술이 채워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IBM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로 환자의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임상 프로토콜, 임상시험, 임상결과에 대해 변경 불가능한 시간기록 레코드를 부여한다. 데이터 위·변조가 어려워 결과를 조작하거나 선택적으로 보고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보다 안전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 블록체인 기술로 안전한 약 복용 환경 조성 정밀의학을 실현하는 데도 4차 산업기술은 큰 역할을 한다. 바로 동반진단·표적치료제다. 사람마다 다른 유전체의 특성을 파악해 적합한 약을 개발한다. 유방암·위암 표적항암제인 허셉틴이 대표적이다. 이 약을 사용하려면 HER2 유전체가 과 발현돼야 한다. 면역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는 키투르다 역시 표적물질인 PD-L1의 활성에 따라 약효에 차이를 보인다. 이 외에도 타세바는 EGFR단백질을, 넥사바는 VEGR단백질을, 잴코리는 ALK유전자를, 글리벡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표적으로 한다.이를 가능하게 한 비결은 인간의 유전체 해독이다. 사실 인간의 유전체는 빅데이터 그 자체다. 아데닌(A)·구아닌(G)·사이토신(C)·티민(T)이라는 4개의 염기서열로 생체·유전·질병 정보를 저장한다. 일종의 4진법 데이터인 셈이다. 유전체 해독이 대중화되면서 유전체 빅데이터의 규모가 더 커지고 가치가 높아졌다. 서울대 약학대학 신영기 교수는 “인간의 유전체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암·비만·당뇨 등 유전적 돌연변이를 대량으로 해석하고 치료에 효과적인 표적물질·환자를 찾는 데 활용한다”고 말했다.여기서 더 나간 것이 유전자 편집기술이다. 질병과 관련이 있는 특정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체내에서 편집·교정한다.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다. 유전·희귀질환 치료에 혁신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제품화를 위한 과정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헌터증후군 치료를 위해 1세대 유전자 가위(ZFN)를 활용한 치료제 ‘SB-913’의 임상 1상·2상이 처음 승인·실시됐다. 이를 개발 중인 상가모 테라퓨틱스에 따르면 환자의 혈액을 통해 돌연변이 DNA를 잘라낼 편집도구인 유전자 가위와 복제된 교정 유전자를 주입해 치료한다. ━ 2015년 3D 프린팅 의약품 FDA 승인 3D프린팅으로 나만을 위한 의약품을 출력하기도 한다. 흔히 알약으로 불리는 의약품은 유효성분을 일정한 용량으로 압축해 대량 생산·유통한다. 따라서 용량 선택 범위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약 복용량은 다르다. 알약을 쪼개서 조정하지만 정확성은 떨어진다.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약 생산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나노 단위로 유효용량을 정확하게 계량해 생산할 수 있다. 약물 방출시간도 조절이 가능하다. 약물 전달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2015년에는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의약품인 스프리탐이 세계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아프레시아는 다양한 의약품 제조에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줄기세포와 3D프린팅을 연계해 생체를 모사하는 오가노이드 기술도 있다. 줄기세포로부터 뇌·위·장 등 내부 장기를 3D프린터로 제작한다. 병에 걸리면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줘 신약 개발을 돕는다. 아직 연구 단계지만 적용 가능성은 크다. 오가노이드 기술은 2016년 중남미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했을 때 주목을 받았다. 당시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소두증을 앓는 아이를 낳게 돼 불안감이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약대 송홍준 박사와 구오리 밍 박사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상관관계를 밝혀냈고, 이는 치료제 개발의 돌파구가 됐다. 기술 발달 속도를 감안할 때, AI와 3D프린팅을 활용하면 10년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을 불과 2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IBM 왓슨센터는 1980년대에 인상적인 예언을 했다. 컴퓨터가 인류의 모든 질병을 정복하는 시점이 100년이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신약 개발에 미치는 영향과 속도를 보면 50년이면 충분하리라는 생각도 든다.

2018.05.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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