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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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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박보검 뜬금 중국에?…'폭싹 속았수다' 무단 사용 논란

국제 이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연일 인기 몰이 중이다. 이와 함께 주인공 관식이·애순이 역할을 맡은 배우 아이유와 박보검의 주가도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무단으로 초상권 사용한 이슈가 논란이 되고 있다.14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중국 허베이성 한 마트에서 '폭싹 속았수다' 속 양관식(박보검 분)과 애순(아이유 분)의 사진을 상품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이어 "특히 관식이가 애순이 옆에서 양배추를 대신 팔아주던 드라마 속 장면을 활용해 '양배추 달아요-양관식'이라는 설명을 달고 이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또 서 교수는 '애순이네 완두콩밥 지어보세요', '이 조기 맞아요?'라는 설명과 함께 다양한 상품 코너에서도 초상권이 더 사용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중국에서 불법 시청과 도둑 시청한 후 배우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는데 이러한 행위가 계속 벌어지는 건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건 중국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꼴"이라며 "이젠 중국 당국이 나서야 할 때다. 자국민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취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27일 '한국 시대극의 새로운 돌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폭싹 속았수다'가 더우반에서 평점 9.4를 받았다"며 "이는 최근 몇 년간 이 플랫폼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드라마가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또한 중국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최근 틱톡, 더우인 등 현지 SNS에는 배우 김선호가 '폭싹 속았수다'에서 선보인 한 장면을 따라 하는 '김선호 미소 따라 하기 챌린지'에 일반 네티즌은 물론 천페이위, 바이루, 얀안 등 중국 유명 연예인까지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중국에선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 그런 와중에 중국에서 '폭싹 속았수다'를 합법적으로 시청하는 것은 불가능해 중국인들 대부분은 우회 접속, 불법 스트리밍 등으로 해당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시리즈 드라마로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냈다. 제목인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어로 '무척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으로 알려졌다.

2025.04.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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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이라 쓰고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 읽는다 [EDITOR’S LETTER]

은행

“우리은행 대출 잘 나와요? 이번에 이사할 거 같은데…저희도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을까요?” 좀 뜬금없는 물음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뒤이어 지인이 공유한 기사 제목을 보고 나서 그의 말에 숨은 뜻을 이해했다. ‘고개숙인 임종룡 회장, 350억원 부정대출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우리은행이 전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에게 특혜성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가 포착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은행이 모회사인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원의 대출을 실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출액 중 350억원이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으로 파악됐다.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에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서류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해줬다. 대출 취급·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는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했다. 서류 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대출 전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1년여가 지난 시점에 적발된 이번 부당대출로 우리금융은 또다시 내부통제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더불어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부통제를 강조한 임 회장의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도 공염불이 됐다.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경우 내부통제의 허점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치명적이다. 나아가 이번 사건은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비은행으로 확장을 꾀하는 우리금융의 그룹 밸류업 계획에도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의 부당대출이 드러난 시점에 임 회장은 직접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그룹 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임 회장은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와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재무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6월 100억원대 횡령에 이어 또다시 거액의 부당대출 사고가 터지면서 우리금융에 외형 확장보다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 회복’에 먼저 힘쓰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주주환원을 공언하기에 앞서 내부통제 조직의 기강 쇄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단순히 주가를 높이는 것으로 기업의 밸류업은 완성되지 않는다. 본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후진적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야 진정한 밸류업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의 경우 계속되는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밸류업 계획은 모래 위에 쌓으려는 성(城)에 불과하다.

2024.08.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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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재명 ‘언론, 검찰 애완견’ 발언에 거센 비판…“범죄자 망언”

정책이슈

국민의힘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범죄자 모습”이자 “희대의 망언”이라고 맹공했다.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 대표를 겨냥해 “어제는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하하며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비판했다.이 대표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자신을 기소한 것을 두고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조작을 하고 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윤 선임대변인은 “법치를 산산조각 내고 언론을 길들이면서 권력을 동원해 감옥행을 피하려는 행태는 전형적인 범죄자의 모습”이라며 “이 대표의 말대로 자신의 범죄 혐의가 ‘정치 검찰의 조작’에 의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수사와 재판에 임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정파와 이념을 넘어, 기본 수준을 의심케 한다”며 “독재자 예행연습인가”라고 꼬집었다.나 의원은 “이재명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하면 애완견이고, 이재명과 민주당 편드는 보도를 해야만 언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이어 “대한민국 수사기관, 의회, 법정이 ‘이재명 방탄’을 위해 얼마나 더 유린당하고 위협받아야 하나”라며 “이 대표 한 명에 대한민국 전체가 농락당하고 있다. 참으로 서글프고 화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안철수 의원도 “진실이 드러날수록 이 대표는 감옥이 두려운가 보다. 뜬금없이 언론까지 매도하며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는다”라며 “귀를 의심케 하는 희대의 망언”이라고 비난했다.안 의원은 “자신의 죄를 면하기 힘드니 특검으로 수사기관과 사법 체계마저 흔들고 길들이려 한다. 경찰, 검찰을 넘어 사법부마저 오직 자기 충견으로 만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라고 지적했다.안 의원은 “결국 이 대표의 희대의 망언은 언론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며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제왕적 권력자라도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유승민 전 의원은 “만약 이 대표 말대로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 조작’하는 언론사가 있었다면, 이 대표 본인이 증거를 갖고 그 언론사에 대해 중재 신청을 하든, 고소하면 될 일”이라며 “언론 전체를 싸잡아 ‘검찰의 개’라고 비난하는 조폭 같은 막말을 들으면,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썼다.

2024.06.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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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의 행운’ 처음 구매한 복권이 1등…“동생도 로또 당첨자”

산업 일반

여자 친구의 권유로 생애 처음으로 복권을 샀다가 1등에 당첨됐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29일 동행복권은 스피또1000 81회차 1등 당첨자 A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A씨는 충남 천안시의 한 복권 판매점에서 복권을 구매해 당첨됐다. 그는 “여자 친구가 긁는 재미가 있다며 스피또 복권을 가끔 구매한다. 최근 스피또 당첨 복권을 교환하고 싶다고 해서 복권 판매점에 방문했다”고 운을 뗐다.이어 “여자친구가 교환한 복권의 절반을 줄 테니 긁어보라고 권유해 뜬금없이 복권을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태어나 처음으로 복권을 8장을 구매했다”고 했다.A씨와 여자친구는 복권 판매점에서 나란히 스피또를 긁었다. A씨가 구매한 복권 8장 중 첫 번째 복권을 긁자 ‘5억원 당첨’이 나왔다. A씨는 “처음엔 당황해서 이게 맞나 싶었고, 남은 복권을 긁은 뒤 판매점주에게 당첨확인을 요청했다”면서 “사장님은 1등 당첨 축하한다며 기뻐했다. 여자친구는 신기하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줬다”고 했다. 특히 A씨는 가족 중에 로또복권 당첨자가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A씨는 “몇 년 전 친동생도 처음으로 구매한 로또 복권이 1등에 당첨돼 당첨금을 받기 위해 농협은행에 같이 간 적이 있다”며 “저도 처음으로 구매한 복권에서 1등에 당첨돼 신기하고, 생애 운을 다 쓴 기분”이라고 했다. A씨는 최근 기억에 남는 꿈을 꿨냐는 질문에는 “여자 친구와 여행 가서 행복해하던 꿈을 꿨다”며 “잠에서 깬 뒤에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당첨금 사용 계획으로는 “우선 예금하고 추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평생 관리 잘하면서 쓰겠다”는 소감도 밝혔다.스피또1000은 복권 구입 즉시 결과를 긁어 확인하는 스크래치 방식으로 즉석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행운 숫자가 나의 숫자 6개 중 하나와 일치하면 해당 당첨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판매 가격은 1매에 1000원이며, 1등 당첨 매수는 매회 9장이다. 즉석 복권에 해당하는 스피또는 게임 개수와 방법, 당첨금에 따라 스피또500·1000·2000의 3종으로 나뉜다.

2024.05.2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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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윗길’ 풍광에 취한 나그네들로 철원의 겨울은 뜨겁다 [E-트래블]

여행

주상절리 잔도와 고석정 꽃길에 이어 이번엔 ‘물윗길’이다. 강원도 철원을 찾는 관광객은 겨울에도 인산인해다. 겨울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그 발길은 꼬리를 문다. 겨울 발길이 닿은 곳은 물윗길이다. 태봉대교에서 시작해 순담계곡까지 꽝꽝 언 한탄강 물 위와 물 갓길을 오가며 이어지는 8㎞는 ‘눈높이 여행’의 새로운 방점이 됐다. 부교 구간은 2㎞이고 육로 구간은 6㎞다.눈높이 여행은 그간 봐왔던 철원 풍광과 달리, 물윗길 여행에서 볼 수 있는 파노라마가 생경하기 그지없다. 눈높이가 다르니 감동도 다르다. 잔도(한탄강 주상절리길, 높은 절벽 옆에 낸 길)가 주마간산이라면 물윗길 탐방은 속살 여행이다. 물윗길 트레킹은 철원 여행의 또 다른 시작이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으니 계절 특화 상품이기도 하다. 물윗길로 철원은 동토를 벗고 겨울 여행의 동트는 새벽을 맞았다. 물윗길…강의 속삭임이 들린다그간 철원 여행에서 만난 한탄강 물소리는 주상절리에서 맥놀이 된 장쾌한 메아리였다. 물윗길 트레킹에서는 주상절리 잔도 여행과 다른 소리가 들린다. 물윗길에선 얼음 사이를 비집고 속삭이는 잔물결의 속삭임이 귀를 간질인다. 아주 오래전 이 동네 아이들이, 사람들이 발들일 수 없는 바위 벼랑을 기어 내려와 밤낚시를 즐기며 나눈 귀엣말을 닮았다.그날 만난 손바닥만 한 모래톱은, 아무나 올 수 없으니 그들에겐 소도였다. 수십 년 만에 일반 탐방객에게 그들만의 비밀 아지트를 내어주었다. 물윗길이 아니면 닿을 수 없는 길을 걷는다. 그때 이름 붙였던 손모아·얼굴·마당 바위가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걷던 길을 잠시 쉬며 살펴볼 곳도 있다. 지금은 차량이 통제된 승일교다. 이 다리는 과거 철원 동송읍과 갈말읍을 연결하던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그 교각을 쳐다보면 한국전쟁 중 양측이 공방전을 벌이며 남북이 나누어서 지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승일교는 남북 합작 다리다. 교각의 수가 다리를 반으로 나누어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한쪽의 교각은 8개요 다른 쪽은 4개다. 이 탓에 한동안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을 엮어 승일교라 지었다는 풍문도 있었다. 최근 다리의 역사에 대한 사료를 근거로 한국전쟁의 영웅인 전쟁 실종자 ‘박승일’ 대령의 이름에서 다리의 이름을 땄다는 얘기가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물윗길은 잔도의 출발지인 순담계곡까지 이어진다. 총거리(시간으로는 1시간 30분~2시간)가 부담이라면 은하수대교와 승일교 등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다만 승일교~순담계곡까지는 ‘닥치고 직진’이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물윗길 중간 ‘쉼터’에서는 붕어빵·어묵 등 주전부리를 먹을 수 있는 매점도 있다. 승일교 인근에는 얼음 조각 포토존 등을 만날 수 있다. 중간중간에 자신만의 소원돌탑을 세워 여행의 의미를 더할 수도 있다.물윗길의 이용 시간은 3월 중순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입장 마감은 오후 4시)까지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물윗길 탐방비 1만원을 내면, 5000원짜리 철원사랑상품권을 나누어 준다.물윗길 등 올 겨울 철원을 찾은 탐방객에 대해 철원군의회 박기준 의장은 "철원군을 지난해 천만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게 해주셔서,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주상절리 잔도…한탄강 비경에 눈 호강 트레킹해외 명소 부럽지 않은 비경과 짜릿함을 선사하는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은 개방 이후 인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물윗길 출구가 잔도의 입구다. 이 길은 유네스코가 인증한 철원한탄강 지질공원 순담~드르니 구간에 조성된 길로, 총길이 3.6㎞에 이른다. 잔도를 거닐며 화산활동이 만든 한탄강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한다. 이때 볼 수 있는 주상절리는 마그마가 식어 굳으면 부피가 줄어 금이 생겨 켜켜이 쌓인 듯한 지형이다.교량 13개, 스카이 전망대 3곳, 전망쉼터 10곳을 설치해 전망과 아슬아슬한 재미를 만끽하고, 각자 체력에 맞게 걷기와 휴식을 조절하도록 했다. 이 길은 출입구가 2곳이라, 출발지로 돌아가려면 차를 이용하거나 걸어야 한다. 전자는 주말과 공휴일에 양쪽 매표소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평일에는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이때 철원사랑상품권을 내도 된다.입장료(어른 1만 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를 내면 절반 정도를 철원사랑상품권(어른 5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으로 돌려준다. 입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동절기(12월 1일~이듬해 2월 28일, 올해는 29일)에는 오후 3시에 마감한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고석정…임꺽정 전설이 살아 숨 쉰다고석정(孤石亭)은 철원 8경 중 하나이며, 철원 제일의 명승지이다. 한탄강 한복판에 치솟은 바위산의 양쪽 사이로 옥같이 맑은 물이 휘돌아 흐른다. 신라 진평왕 때 한탄강 중류에 10평 정도의 2층 누각을 건립해 고석정이라 명명했다 하며, 정자와 고석바위 주변의 계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했다.철원은 추가령구조대(서울과 원산으로 이어지는 침식 계곡)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신생대 제4기 홍적세에 현무암 분출로 이루어진 용암대지로서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한탄강이 흐르면서 침식 활동을 통해 곳곳에 화강암의 주상절리와 수직 절벽을 이루고 있다. 근대에 들어 경원선의 통과지가 되기도 한 철원은 이렇듯 숨어들기 좋은 장소였는지, 임꺽정(林巨正, ?~1562) 고사가 오롯하다.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고석정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정사가 아니라 바로 이 야사다. 의적 임꺽정의 배경지로 알려지면서부터다.당시 함경도 지방으로부터 이곳을 통과해 조정에 상납할 조공물을 탈취한 도적이지만, 그것을 빈민 구제에 쓰는 등 부패한 사회에 항거한 의적이라 전해진다. 더 극적인 것은 임꺽정이 이곳에서 많이 잡히는 꺽지로 변신해 물속에 뛰어들어 관군의 추적을 피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현재도 강 중앙에 있는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 석실이 있고 건너편에는 석성이 남아 있다. 이곳은 풍치가 수려해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국민 관광지이다.고석정 누각은 한국전쟁 때 소실됐는데, 1971년 지방 유지들이 나서 10평의 2층 누각 형식의 정자를 다시 건립했다. 1996년 수해로 또다시 유실됐지만 1997년 재건축됐다.이곳에서 상류로 약 2㎞ 지점에 직탕폭포가 있고 하류 약 2㎞ 지점에 순담이 있다. 고석정은 넓은 잔디광장과 다목적 운동장 등이 있어 사시사철 어느 때나 관광객이 찾기 편하고, 인근에 게르마늄 온천탕(한탄리버스파호텔)이 있어 여독을 풀기도 그만이다. 또한 한탄강관광사업소(구 철의 삼각 전적지 관리사무소)가 있어 사계절 안보관광과 겨울철에는 철새관광도 함께 할 수 있는 관광의 최적지이다. 철원평야…분주한 철새들의 비행은 왜계절풍만 한반도를 유랑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가르쳐준 바 없을 텐데, 그들은 이맘때 어김없이 철원을 찾아온다. 흑두루미, 두루미, 청둥오리, 기러기와 독수리까지. 청명한 가을 하늘을 채우고, 가을걷이 끝난 뜨락에서 담소를 나누는 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이맘때 철원의 하늘은 기러기, 청둥오리들의 하늘 군무로 소란스럽다. 요즘 철새는 수선스럽다? 예전 저들 선배들은 부산을 떨지 않았다. 너른 철원평야에 가을 추수가 끝나면 그 나락을 주워 먹느라, 철새들의 하늘 비상은 남의 일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 볏짚을 축산 사료로 쓰기 위해 하얀 비닐(마시멜로를 닮았다)로 이삭 하나 남기지 않고 확 말아 놓는 통에, 저들의 삶도 궁핍해졌다. 먹을 게 없으니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식량 보급 투쟁’를 해야 하는 운명에 이 뜰 저 논을 찾아 헤매다 보니, 역으로 철원 겨울 하늘의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운이 좋으면 안개 낀 런던의 골목길 가스등 아래 서있는 암울한 분위기의 양복 신사처럼, 그 자태 고고한 수백의 독수리 떼도 만날 수 있다. 가끔 민통선 옆길을 달리다 보면 두루미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고라니가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조용히 탐조를 원하는 방문객들은 양지리 탐조대를 이용하면 된다.이외에도 돌아볼 곳은 많다. 잔도나 물윗길 탐방 후, 1~2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있다면 철원 역사문화공원(소이산 모노레일)과 철원 도피안사(국보인 고려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삼층탑이 있다)를 묶어서 들러봐도 좋다. 여유시간이 1시간 정도라면 차를 신철원 쪽으로 틀어 삼부연폭포를 감상해도 좋다. 3곳 모두 입장료가 없다. 한탄강도 식후경…서울식당·솔향기·철원막국수 등 유명 예상치 못하는 곳에 ‘오징어’ 맛집이 있다. 바다는 눈을 씻고 봐도 없고, 한탄강을 가르는 민물고기 매운탕과 비옥한 땅이 일군 오대쌀이 전부인 줄 알았던 강원도 철원에 2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오징어물회’ 맛집인 장흥리 ‘서울식당’이 그곳이다. 유명세는 인근 내대리에서 얻었지만 현 위치로 옮긴 지 꽤 오래다. 냉동 오징어의 껍질을 벗겨내, 아삭한 배와 버무려 내는 하얀색의 ‘오징어 물회’는 실제 물이 들어가지 않기에 냉회란 표현이 어울린다. 사실 이 오징어물회 역시 냉동실에서 ‘오징어’ 취급받던 음식 재료의 대변신이었다.짜장면부터 된장찌개까지 국적 불문, 특색 무시였던 흔한 시골식당의 가족 회식 메뉴가 대박 흥행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운 좋게 인기를 이어온 것은 아니다. 이 집의 인기로 철원에 때아니게 ‘오징어물회’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적지 않게 오픈했지만, 끝내 오롯이 살아남았다. 원조의 힘이고, 이 집만의 ‘오징어물회’ 맛의 승리다.가족 모임을 위해 꽝꽝 언 오징어를 배와 무쳐 낸 ‘오징어물회’를, 당시 손님이었던 인근 부대 간부가 한 접시 맛을 보고 회식 메뉴로 요청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수십 가지 메뉴는 이후 ‘오징어물회’ 하나로 통일됐다. 이 음식에 반한 면회객들이 자식 전역 후에도 이곳을 찾으면서 철원 맛집으로 등극했다. 심지어 인천 등에서 오는 손님도 있었고, 유명 배우가 참여한 오토바이 라이더 모임의 단골집으로도 소문이 났다. KBS2 ‘배틀트립’에도 나왔다.요즘 한탄강 잔도로 알려진 주상절리길 트레킹의 인기로 지역 방문객이 늘면서, 입소문을 들은 여행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오징어물회는 그냥 먹어도 좋고, 밥과 함께 쓱쓱 비벼 먹어도 좋다.고석정에서 동양의 나이아가라라는 별칭이 있는 직탕폭포를 가는 구 길 중간에 있다. 주차장이 넓어 가던 길에 차를 대도 무리가 없다. 주방이 개방형이라 위생 면에서도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오징어물회와 더불어 제공되는 동치미의 맛도 어디에 빠지지 않는다.최근 이 집은 뜬금없이 원조 논란에 휩싸였다. 요식업계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뜬금없이 다른 곳을 ‘원조집’으로 지목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문제를 지적해도 백 대표는 유튜브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오징어물회 ‘서울식당’의 단골들은 그 일에 고개를 가로저으면, “원조집은 서울식당”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바다가 없는 철원에 ‘오징어물회’라니…그 연유를 아는 곳이 원조집 아닐까?행정구역이 다르지만 포천시 관인에 있는 ‘싱싱장어’는 인심으로 토핑된 장어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철원과 어깨가 맞닿은 거리에 있다. 관인 시내에서 방사형으로 뻗은 3개의 골목길 중 가운데로 들어오면 그 중간에 있다. 인근에서 횟집 등을 운영하다가 장어집을 냈으니 주인장의 칼솜씨야 이미 검증된 터다. 거기에 전라도 출신 안주인의 손맛이 이어져 장어 맛집이란 말보다 그냥 맛집으로 불러도 좋다. 장어의 풍미도 그만이지만 차려진 반찬을 맛보면 할머니 손맛이 절로 떠오른다.장어 외에 코다리찜은 밥도둑이다. 매콤하게 차려진 코다리찜은, 살 속속 바다를 품은 코다리와 양념이 작당해 입속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장어로는 소주 한잔, 코다리로는 밥 한술 떠먹다 보면 그 자리엔 웃음이 가득하다.허름한 간판에 노포 분위기 판에 박힌 이곳에서 인증사진 정도는 남겨야, 여행의 추억에 오래도록 방점이 찍힐 듯하다.철원군 동송 입구 만두 전골집 ‘솔향기’는 ‘빅뱅’의 태양이 군 복무 중 자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손으로 직접 빚은 만두와 칼국수. 쇠고기 냉수육 등이 달아날 법한 겨울 입맛을 붙잡는다. 신철원에 있는 ‘철원막국수’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운탕 집은 오덕로에 있는 ‘샘통자연의집’이 숨은 맛집이다.ㅅ

2024.02.17 07:00

8분 소요
‘힙’한 시문(詩文)에 ‘핫’한 풍광 품고…밀양 영남루, 다시 ‘국보’로 [E-트래블]

여행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밀양시·코레일관광개발·지역문화진흥원과 함께 ‘로컬100 기차여행-밀양편’을 출시하고, ‘로컬100’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는 캠페인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이하 로컬로)’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1~22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로컬로’ 첫 참가자로서 ‘로컬100’으로 선정된 ‘밀양아리랑대축제’와 ‘통영국제음악제’가 있는 밀양과 통영 현장을 직접 찾아간다. 문체부는 지역의 문화명소·콘텐츠·명인 등을 ‘로컬100’으로 선정했다. 밀양 영남루 “내가 국보다”롤러코스터는 에버랜드에만 있지 않다. 이 뜬금포는 밀양 영남루를 두고 하는 말이다.최근 밀양 영남루는 60년 만에 국보로 재승격했다. 국보에서 보물로 강등됐다가 다시 국보가 되었다는 얘기다. 사실 국보와 보물의 격을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역사적·예술적으로 가치가 큰 것을 보물이라 한다. 이 중에서도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가치가 크고 희소성 면에서 그 유례가 드문 것을 국보로 지정한다. 보물 중의 보물이 국보인 셈이다.영남루는 일제 강점기인 193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해방 후인 1955년 국보가 됐다. 이후 1962년 1월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를 보물로 재평가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것이 2023년 12월28일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됐다. 영남루를 국보로 지정한 이유는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 조형미와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영남루를 이르는 수식어는 차고 넘친다. ‘진주 촉석루’와 ‘평양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누각이기도 하다. 더불어 중국(명나라) 여행서 ‘삼재도회’에는 조선의 누각으로 상운정(지금은 전해지지 않는다)·영남루를 ‘콕’ 집어 소개하고 있다. 영남루는 신라 35대 경덕왕(742년~765년) 때 신라 5대 명사 중 하나였던 영남사의 부속 누각으로 세워졌다. 화재, 전쟁으로 몇 차례 소실됐다가, 1844년 밀양부사 이인재가 중건하면서 오늘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축물로 불린다.영남루와 우리나라 일반 누각과의 차이는 보조 누각의 존재 여부다. 일반적인 누각은 본루만 있는 것에 비해서, 영남루는 보조 누각이 양쪽에 날개처럼 있어서 그 아름다움이 다른 어떤 누각보다도 뛰어나다. 영남루는 대루·능파각·침류각·여수각 등 4개의 누각으로 이뤄졌다.‘힙’한 詩文, ‘핫’한 풍광주변 경관과의 조화도 뛰어나다. 영남루는 밀양강이 한눈에 보이는 벼랑 위에 서 있다. 기둥마다 조각된 화려한 단층과 문양, 퇴계 이황과 목은 이색 등 옛 문인들의 시판(詩板, 시를 새긴 현판)과 현판(懸板, 절·누각·사당 등의 문 위 처마에 글씨 등을 새겨 걸어 놓은 나무판)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옛날부터 수많은 명사가 이곳을 찾았다. 조선 선조 때 영남루에 걸린 시판 등이 300여 개에 이르렀다고 전해진다. 당대 영남루가 ‘핫플’이었던 셈이다. 현재는 퇴계 이황, 목은 이색, 삼우당 문익점 등이 쓴 12개의 시판과 현판이 남아있다.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843년 이인재 부사의 아들 이중석(당시 11세)과 이현석(7세) 형제가 썼다는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와 ‘영남루(嶺南樓)’ 현판이다. 당대 최고의 명필만이 쓸 수 있다던 현판을 이들 형제가 썼다니, 서예 신동임이 분명하다. 이들의 글씨는 여전히 영남루 중앙 대들보를 지키고 있다. 이를 보면 당시 아이들이 빗자루만한 붓으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친다. 영남루 시판이 담은 ‘수묵’ 몽환영남루 시판은 지역 풍광이 세월 잊어 이어지고 있음을 웅변한다. 시판 중 ‘영남루’(하연, 1827년)엔 “영남루는 낙동강 동쪽 하늘에 있어/왕명 받기 전부터 명승지라 들었네/발 걷으면 달 오르고 바람이 들며/난간에 기대면 솔개 날고 물고기 뛴다/한 시내는 일천 뙈기들에 굽이치고/두 골짜기는 일만 글의 숲을 나누었구나/한스럽다 강하의 침석을 깔지 못하니/어찌 홀로 서늘한 곳에 자리 펼치리”란 글이 빼곡하다. 또 다른 ‘영남루’(이원, 1844년)는 “우뚝한 누각 영남 하늘에 높이 올려놓아서/십 리의 빼어난 경치 눈앞에 다 보이네/고요한 낮 여울 소리 베개 버리에 이어지고/해 비끼자 솔 그림자 뜰 가에 떨어진다/농부의 바쁜 봄 일 마을마다 비 내리고/들 객점엔 아침밥 짓느라 곳곳이 연기로다/지난날 선군께서 이곳을 지나셨는데/부끄럽다 소자가 다시 잔치 여는 것이”라 노래한다.옛사람의 눈이나 오늘 탐방객의 눈이나 절경을 바라보는 감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의 모습에 이들의 감상을 습자지에 새겨 올리면, 바람에 흔들리는 굴뚝 연기며 밀양강 물줄기를 타고 오르는 물고기를 마주할 수 있을듯 하다.밀양 정신 담긴 밀양향교밀양향교(예림서원)는 이곳 출신으로 성리학적 정치 질서를 확립한 사림의 영수 ‘정필재’ 김종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서원이다. 대세 학자도 말년 운 안 좋은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세조가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것을 초나라 항우가 의제의 왕위를 찬탈한 것에 빗대 적은 조의제문으로 연산군 때 부관참시를 당했다.이 가슴 아픈 사연은 밀양 사람들에게도 잊혀지지 않았다. 오늘날 이 한(恨)스러움을 예술로 승화시켜, 예림서원에서는 ‘선비풍류’라는 문화 공연이 곧잘 열린다. 새터가을굿놀이, 여성 무용수의 고운 자태가 번뜩이는 밀양검무, 정필재아리랑과 아리랑동동 등이 그것이다.

2024.01.06 09:00

4분 소요
토스의 모빌리티 서비스 도전, 공존하는 기대와 우려[이코노 EYE]

카드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토스 앱 내에서 택시, 전기자전거, 킥보드를 부를 수 있게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메인격 서비스인 택시 ‘타다’가 월간 활성 이용자(MAU) 1500만명이 넘는 토스라는 빅테크 플랫폼을 업고 모빌리티(이동수단) 업계의 새로운 메기가 될지 주목받고 있죠.토스에서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체’ 탭에서 ‘교통’을 누르고 ‘택시 타기’ 또는 ‘자전거·킥보드 타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타다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토스 앱에서 호출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돼 접근성이 매우 높아진 셈입니다.그런데 그동안 토스와 타다의 얽히고설킨 역사를 아는 이들은 이번 서비스 개시가 다소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토스는 지난 2021년 10월 약 400억원을 투자해 타다 운영사 VCNC의 지분 60%를 매입했습니다. 타다의 경영권을 얻어낸 토스는 카카오T가 카카오페이 결제를 늘렸듯 택시 사업과의 시너지를 꾀하려 했죠.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택시 기사들이 타 업종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택시 대란’이 본격화됐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계속되면서 신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토스는 VCNC를 매각하기 위해 올여름 ‘아이엠택시’와 ‘더스윙’에 연이어 접촉했지만 협상은 말짱 도루묵이 됐죠. 계절이 바뀌고 찬바람이 불며 토스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택시(타다)는 물론, 전기자전거·킥보드 등 퍼스널(개인형) 모빌리티까지 영역을 확장해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말이죠. 모빌리티 서비스 개시를 본격 발표한 지난 11일 토스 측은 “이미 지난 10월 코레일 기차 예매를 비롯해 자동차 검사 예약 등 공공 교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택시, 전기자전거, 킥보드 제휴사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모빌리티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습니다. 우선 기대하는 시선의 골자는 토스가 타다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T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국내 택시 호출 앱의 MAU는 카카오T가 약 1200만명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티는 60만명, 타다는 7만명에 불과하죠.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서로 경쟁하며 서비스도 고도화될 수 있습니다. 모빌리티 시장도 마찬가지죠. 이에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토스의 택시 서비스 진출에 대해 환영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카카오T 입장에서도 토스의 진출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환영할 일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 토스가 그동안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결합 후 성공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전략에 대해서도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제아무리 수천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토스라도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한 IT 업계 관계자는 “우티의 경우 서비스 차별화보다는 프로모션 등 물량 공세로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으나 효과는 없었다”며 “이동 서비스 연결의 품질, 새로운 가치 제공 등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토스는 일단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토스 측은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대해 최근 ‘쇼핑’ 탭을 신설한 것처럼 ‘금융의 맥락’에서 결제 사업을 보다 다양하게 시도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합니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내부에서 노력 중이지만 너무 무리해서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그간 토스는 공동구매, 알뜰폰, 서류발급 등 비금융 영역에서 나름의 호평을 들어왔습니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지난 2년의 우여곡절을 딛고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어떤 형태든 소비자에게 가장 편익이 큰 서비스를 제공해주길 바라봅니다.

2023.12.14 07:00

3분 소요
김포의 ‘서울 편입’은 왜 논의되기 시작했나[김현아의 시티라이브]

전문가 칼럼

김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 야당 당대표 수사와 재판, 민생없는 방탄국회, 집권 여당의 내부갈등 뉴스 일색이던 정치권 이슈가 급전환을 한 셈이다.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김포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당 당대표발 이 간담회의 메시지는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한다는 얘기였다. 이날 김 대표는 ‘김포가 사실상 서울생활권이라 주민 편의를 위해 (서울시 편입)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생활권을 무엇으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날 나온 주된 기준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 인구가 매우 많다는 것이었다. 주민이 원하면 서울 편입?, 논란만 키웠다김포시 인구 47만4000명, 이중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약 6만명, 전체인구의 12.7%다. 통근·통학 인구로만 치자면 고양시(16만3000명)가 김포의 2.8배다. 또 통근·통학인구 비중만 보면 광명시(20.4%)가 김포보다 높다. 교통생활권으로만 보자면 이들 도시의 서울 편입이 더 급한 셈이다. 이처럼 편입대상을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자, 주민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당의 입장이 추가로 나왔다. 그러자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주민이 원하면?’ 이라는 단서에 고양시·하남시·광명시 등 여러 도시 시민들의 억눌렀던 마음이 꺼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반응이 뜨겁다. 과연 이렇게 많은 도시들의 서울 편입이 가능한 지, 구체적 절차는 어떤 지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다. “주민이 원하면 된다잖아”, “우리도 서울시민이 되는건데 뭐가 싫어?” 이 한마디면 할 말이 없어진다. 찬성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자체들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여의도 블랙홀’이 돼버린 이 ‘김포발 서울 편입’ 이슈는 왜 시작됐을까? 뜬금없어 보이지만 사실 전혀 뜬금없지 않은 이슈다. 시작은 바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자치도(일명 경기분도론)를 밀어붙인 것에서 비롯됐다. 경기도는 지난 9월 25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둘로 나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해서는 경기도 내 도시들간 찬반이 엇갈리자 경기도가 주민투표를 제안한 것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반대하는 도시 중 유독 김포의 반발이 컸고 김포는 북부도로 편입되느니 서울로 편입되겠다고 맞대응 했다. 이는 김포 시내에 걸린 현수막 내용에 잘 드러나 있다.(홍철호 박진호 당협위원장 현수막 사진). “김포시민의 자존심은 서울편입 Yes(좋아요) 경기북도 편입NO(나빠요).” 경기분도 움직임…핵심은 ‘수도권 경쟁력 확보’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왜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경기도가 비대해지고 있는데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수도권정비법을 근거로 하는 다양한 규제가 자리한다. 서울 역시 인구 1000만명선이 무너지면서 도시경쟁력 측면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의 행정구역은 해방 이후 계속 확대돼 왔다. 지금의 서울 행정구역은 2010년 개편된 이후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 1949년(268㎢)에 비해 2배(605㎢로) 넘게 확대됐다. 그러나 서울시 인구는 마지막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던 2010년 1031만명을 끝으로 13년째 감소, 2023년 9월 기준 940만7540명에 머무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도시를 메가시티라고 명명하는데 서울은 10년 넘게 메가시티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인구비중이 2019년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고 현재도 50.5%로 계속 늘고 있는데 서울 인구는 감소세다. 반면 경기도 인구는 올해 1400만명(2023년 5월 기준)을 돌파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인구 집중 지역이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라는 점이 핵심이다. 급격한 출생율 저하와 높은 집값으로 서울에서 이탈한 인구가 많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또 현재 상태로 서울의 인구 1000만명 회복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은 행정구역의 확대로 '메가시티 재진입'을 노려볼 만하다. 한편 서울과 마찬가지로 경기도의 고민도 깊어진다. 경기도 인구는 계속 팽창 중이지만 반면 인구가 감소하는 시군도 늘고 있어서다. 인구 감소 시군이 2년 전 12개 시군에서 2곳 더 늘었다. 지역간 불균형도 오래된 난제다. 특히 한강을 기준으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수 이북이 상대적으로 남부에 비해 발전이 느렸다. 주요 시설들의 배치가 북한과의 대립을 고려해 남쪽으로 치우쳐졌으며 대한민국 전체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지역개발이나 경제의 축이 경기도 남부에 집중돼온 결과다. 하지만 경기북부는 수도권규제와 관련해 경기남부지역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2023년 자료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 합계 재정자립도는 38.8%인데 경기북부 10개 시군은 24.5%에 그친다. 경기남부 21개 시군은 39.7%다. 경기북부 지역의 재정자립도 상위 지자체는 고양시(32.7%), 남양주시(30.6%), 파주시(30.0%)인데 이들 지자체도 모두 시군 합계 수준에는 미달하고 있다. 반면 경기남부는 시군 합계를 상회해 재정자립도가 40% 이상인 지역이 화성시(61.1%), 성남시(59.6%), 용인시(47.9%), 수원시(46%), 평택시(45.8%), 과천시(45.3%), 이천시(43.9%), 시흥시(40%) 등 8곳이나 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움직임은 사실상 경기분도의 다른 표현이며 핵심은 남북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기도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함에 있다. 또 핵심에는 과연 수도권 규제를 극복할 수 있는가이다. 수도권 규제가 지속된다면 서울도, 경기도도 모두 미래가 어둡기 때문이다.(다음편에 계속)

2023.11.12 07:00

4분 소요
문화체험터 된 아바이 일터, 캔버스로 거듭난 수백 년 돌담

여행

비린내는 났지만 비루하지 않았다. 고향 등진 죄인이라 척박해도 견뎌야 했다. 게다가 꼬물꼬물 자식들의 퀭한 눈을 보면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할복장에서 산더미로 쌓인 오징어의 배를 갈랐다. 속초 아바이마을의 기억이다. 500년 된 돌담길은 숱한 세월을 견뎌 마을을 지켰다. 돌담은 경계를 나눌 뿐, 이웃을 가르지 않았다. 대문이 없으니 파수꾼도 할 일이 없다. 동네 댕댕이며 냥이들은 속된 말로 ‘개 팔자’다. 한술 더 떠 ‘인싸’ 모델이다. 곳곳에 스톤아트로 존재감을 높인다. 속초 상도문 돌담마을이다.한반도 어디라도 스토리를 품지 않은 곳이 없듯, 속초에도 사연은 차고 넘친다. 동해 너울보다 더 울렁이고 설악 준령보다 더 아찔한 드라마가 여기 있다. 더불어 입맛도 사로잡은 겉바‘속초’ 생활 테마 여행 속으로~예술 공간으로 거듭난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생명을 앗아 생활을 잇는다. 배를 갈라 배를 채웠다. 오징어며 명태의 배를 갈라 모래톱 보잘것없는 곳에 자리한 난민은 그렇게 아이들을 키웠다. 전쟁통에 고향 등진 불청객은 속초에 기대어 거친 삶을 지켰다. 청호동 아바이마을이다.아바이마을의 오징어 할복장이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공존문화지대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아바이마을 주민들의 삶을 문화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는 전시물이 가득하다.더 이상 오징어의 배를 가를 필요가 없다. 배를 가르던 아바이도 하나둘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그 블랙홀에서 예술을 끈으로 기억을 역사로, 예술로 다듬고 있다.할복장은 비린내 찌든 아바이가 오징어의 생명을 빌려 미력한 이녁의 생활을 이었던 곳이다. 고향 등진 삼팔따라지가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원추형 누옥이나마 고단한 몸 뉠 수 있으니 그나마 고마운 일이었을 거다. 거친 삶이지만 속초가 있어 기대온 일상이 고스란히 청호동 아바이마을 담벼락에 한 땀 한 땀 벽화로도 남아 있다.기운 다한 아바이·아마이나, 기운 다한 할복장을 틀어잡았다. 갈고리를 걸어야 움직이는 갯배가 속초와 아바이마을을 잇듯, 아바이의 느린 시간과 우리의 잰 시간을 밀고 당기며 눈높이를 맞춘다.분단과 실향의 역사가 오롯하고, 드라마 ‘가을동화’의 애잔함이 여전한 이곳. 감성 가득한 아바이마을에서 감성을 채웠다면 아바이순대·명태순대·함흥냉면·가자미식해·가리국밥으로 화룡점정 마침표를 찍어보시길.스톤아트의 현장, 상도문 돌담마을500년 된 돌담길은 이방인을 경계한다? 이내 가가호호 대문 없음에 경계는 허물어져 연계와 맞닿는다. 이 유서 깊은 집성촌엔 속초 첫 교육기관인 도문서당이 있었다.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속초가 기댄 상도문 돌담마을이다.상도문 돌담마을의 담벼락은 격의 없다. 동네 유래를 설명한 어르신의 연애담도 나지막한 담벼락 덕이란다. 작은 돌 집어 던져 ‘카톡카톡’, 들꽃 꺾어 이모티콘 ‘카톡카톡’…그렇게 사랑이 꽃피는 마을이더랬다. 전통마을의 좁은 골목이 아닌 널찍한 골목의 여유는 동네 사람들의 넉넉한 웃음을 닮았다.담벼락 호박넝쿨 사이로 뜬금없는 스톤아트는 우연하게도 담 넘어 댕댕이며 냥이가 오버랩됐다. 우연이 집집 돌담마다 이어지니, 필연이다. 스톤아트 모델은 바로 그들이다. 예술가의 호기는 지나가는 참새마저 돌담마을에 남겼다. 이 참새는 어디서 이 마을을 기억할까!돌담엔 이 마을 유력자인 조선조 오윤환 선생 등의 필담이 시로, 에세이로 부각돼 꼬리를 문다. 구절구절 눈길을 사로잡으니, 발길은 더뎌진다. 선생은 날 잡고, 나는 시간을 잡는다.돌담은 ‘인싸’가 분명하다. 내 발길은 물론 제비의 날갯짓도 그들을 향한다. 유독 제비가 많은 이유도 돌담 덕이다. 제비는 그사이에 숨어들고, 알을 낳고, 벌레를 잡아먹는다. 오선지 닮은 전깃줄에 오페라 악보처럼 빼곡히 앉은 그들의 모습에 맞춰, 댕댕이가 제비를 보며 껑껑 울어댄다. 소란스러운 연주회에 나른한 냥이는 파티에 지친 백작 부인마냥 도도히 꿈나라다. 상도문의 늦여름 풍경은 채도 높인 수채화를 빼닮았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쵤영 장소이기도 했으니, 풍광은 두말이 필요 없다고개를 드니 진경산수다. 돌담이 집집을 경호하듯 설악산의 수려한 봉우리가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는다. 대청봉에서 발원한 쌍천은 마을의 앞가슴을 풀어헤쳐 젖줄을 만들었다.돌보고 감싸주니 사람 사는 곳이더라. 이 마을엔 강릉 박씨, 해주 오씨, 강릉 김씨 등이 집성촌을 이뤘다. 500년 역사는 조선 후기 유학자 매곡 오윤환 선생, 속초지역의 효행을 상징인 박지의 선생이 족적을 남겼다.유력자만 기억될 곳은 아니다. 기와 수채화로 마을 화사하게 꾸민 민박집 주인 할머니나, 꽃사과나무 그늘에서 시를 읊는 동네 할아버지의 모습에 방문객의 광대승천이다. 살아보기형 생활관광 ‘속초오실’상도문 돌담마을에서 오는 11월30일까지 살아보기형 생활관광 ‘속초오실’이 운영되고 있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모를 통해 선정, 지원 중인 전국 13개 체류형 생활관광 프로그램 중 하나다.도문인형극·마을이야기꾼투어·막걸리만들기체험·천연염색체험·돌담떡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실줄과 날줄로 엮어있다. 이들과 어우러진 속초오실 체험 2박3일 코스는 2인 기준 16만 원에 선택 추가 시 21만 원이다.‘오실’ 프로그램의 거점은 마을 중앙에 있는 ‘문화공간 돌담’이다. 옛 정미소 건물을 개조해 카페를 겸하고 있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마을 소개와 프로그램 안내를 받을 수 있다.기본 프로그램에는 없지만 육모정상점은 들러볼 만하다. 육모정은 육각 지붕 모양인 학무정의 다른 이름으로, 영모재, 인지당 등의 편액이 방향을 달리해 붙어 있다. 옛날 마을 가게였던 상점을 개조한 ‘셀프 흑백사진관’은 재미가 넘쳐난다. 옛집 안방을 배경으로 조명과 카메라가 자리 잡았고, 이용자가 포즈를 취한 후 리모컨으로 셔터를 누르는 방식이다. 여행지에서 건진 흑백사진 한 장이 추억의 깊이를 더한다. 인쇄하지 못한 사진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선택 체험으로 로컬 맥주 업체 ‘몽트비어’에서 주조 과정 체험, 속초관광수산시장 방문이 있다. 이음택시(2만6000원)를 신청하면 속초터미널에서 상도문마을까지, 마을에서 2개 체험장까지 2회 이용할 수 있다.

2023.09.23 09:00

4분 소요
무더위 한 방에…여름 액티비티 맛집 ‘한탄강 래프팅’

여행

용암이 모세 앞 홍해처럼 땅을 가르고 페디오니테(pedionite·용암이 퍼져 생긴 평탄한 대지로 한국의 개마고원, 인도의 데칸고원, 미국의 컬럼비아고원 등이 있다)를 만들었다. 그곳을 마그마가 흘러 길을 냈다. 사람들은 이를 잔도(주상절리길)로, 물 윗길로, 래프팅 코스로 만들고 그곳의 절경에 감탄한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철원 한탄강이다. 여름 래프팅으로 동강이나, 내린천에서, 그리고 경호강은 인산인해다. 그에 비해 한탄강 래프팅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강점이다. 여기에 앞서 얘기한 절경 품평이 더해지면 ‘눈호강’ 래프팅임이 분명하다. 강원도 철원의 젖줄 한탄강은 임진강의 지류지만 길이가 136㎞에 이른다. 그 장구한 거리가 래프팅 코스는 아니다. 그중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코스에서 역동적인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수위에 따라 래프팅 가능 여부한탄강 래프팅은 고석정 부근 ‘래프팅 안전 교육장’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안전교육을 받은 뒤 구명조끼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버스로 래프팅 출발지로 이동한다.래프팅 가능 여부는 수위를 따져야 한다. 한탄강 래프팅 출발지인 순담계곡 건너편에 ‘수위 기준판’이 설치되어 있다. 수위는 세 가지 색으로 표시된다. 적색까지 물이 차면 래프팅이 전면 금지된다. 물이 불어나면 유속이 빨라지고 파도도 강해져 보트가 전복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황색의 경우 구간에 따라 금지되며, 청색은 안전하다는 얘기다. 래프팅 출발을 앞두고 구명조끼로 동여맨 몸은, 이열치열도 아니고 압력밥솥 저리 가라다. 안전헬멧은 뚜껑처럼 ‘딱’ 소리와 함께 머리 압력 수치를 대기권 밖까지 끌어올렸다. ‘딸랑딸랑’ 종소리도 났고, 스팀이 헬멧 틈새로 비집고 나올 것처럼 느껴졌다. 손에 쥐어진 노와 아쿠아슈즈에 내어 준 발을 보니, 지체할 시간 없이 입수의 유혹에 빠진다. 래프팅 보트에 올랐다. 놀이기구 울렁증이 심각한 기자는 출정 직전, 한탄강 주상절리 절경과 하얀 거품 토해내며 순담 계곡을 파고든 저 급류 살의 위세에 밀려 만감이 교차했다. 스트레스엔 '익스트림'과 식상함엔 '용트림'“한탄강 래프팅 코스는 3개지만, 오늘은 그간 내린 비로 인해 C 코스만 가능하다. 수위가 높아져 그렇다. 10m 깊이인 곳도 있다. C 코스는 이곳 순담 계곡 래프팅 출발지에서 시작해 군탄교까지 약 6㎞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코스다.”그간 기자가 래프팅을 체험할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다만 물 공포증으로 인해, 그 앞에 서면 호기심이 두려움으로 바뀌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그래, 이번엔~”어차피 물이 튀어 젖을 몸, 강물에 담가 긴장감을 식혀냈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래프팅 안전교육 후 출발이다. 우리 보트엔 래프팅 강사와 더불어 남자 4명과 여자 4명이 승선했다. 대부분 40~50대 장년층이다. 앞서 출발한 래프팅팀에는 건장한 청년들이 가득했다. 그중 일부는 현역 군인도 섞여 있었다.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작지만 다부진 몸매의 여자 래프팅 강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노 젓는 모습에 이어진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주눅 들기보다, 부러움과 경쟁심이 솟구쳤다.머리 위로 한탄강 주상절리 길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전인미답의 한탄강 페디오니테를 잔도 길로 돌아보며 감탄했듯, 그 아래 용암이 용출된 길을 따라 이어진 래프팅 코스는 10만~20만 년 전의 빙하기 직전에 만들어졌다. 이 역시 감동이다. 오늘 래프팅 보트는 타임머신이 됐다. 급류 앞 악전고투…물에서 배우는 인생사첫 번째 난코스다. 화강암과 현무암으로 이어진 한탄강의 협곡은 물살의 성격을 곳곳에서 모나게 했다. 급류는 하얀 거품을 토해내며 ‘으르렁’ 위협했고 부비트랩의 공포처럼 눈 앞에 펼쳐진 소용돌이에는 그 기세에 눌려 눈만 깜빡였다.성난 급류 돌파를 앞두고 승선 여자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아아악~’. 그 소리에 내 탄식은 꼬리 감추듯 꿀꺽 삼켜졌다. 정신없이 몰아친 상황에 요동친 래프팅 보트의 흔들림도 눈앞에서 ‘순삭’ 됐다.“이거 버틸 만한 걸~”사전 비명 때문인지, 거친 포말도 얌전해진 모양이다. 래프팅은 거친 물살과 싸움만이 아니다. 순간순간 주마간산의 여유를 선사한다. 물 위 눈높이에서 보면 잔도 길에서 보던 평범한 바위가 해골 바위가 되고, 마주하면 악어 바위였던 것이 돌아보면 자라 바위가 된다. 주상절리 틈 사이는 박쥐가 숨어 산단다. 이리 볼 것이 많으니, 이 길이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익사이팅 스포츠는 흐르는 강물처럼 달려가다 보면 지질학 강좌 하나쯤은 자연스레 머릿속에 담게 된다.그렇게 4~5곳의 특화점을 돌파하다 보면 약 2시간의 드라마는 추억이 된다. 무엇보다 그 누군가에게 넘치는 포만감을 전해주기 충분한 레포츠다. 결국 한탄강 래프팅은 여름 액티비티 맛집이다. 주상절리 만끽하는 또 다른 명소한탄강 주상절리는 몇 개의 볼거리를 덤으로 선사한다. 그중 하나는 직탕 폭포다. 이를 빗대 나이아가라 운운하는 것에 혀를 차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비 온 뒤 풍부한 직탕을 직관한 사람들은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명소를 찾아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인다.그곳 인근에 은하수대교 역시 관광 포인트다. 다리를 건너며 여유롭게 한탄강을 즐기는 것도 좋고, 눈 호강 조망의 인근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로 더위를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래프팅 전후 맛집 탐방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철원군 동송 입구 만두 전골집 ‘솔향기’는 ‘빅뱅’ 천하다. 태양과 승리가 군 복무 중 자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손으로 직접 빚은 만두와 칼국수, 쇠고기 냉수육 등이 달아날 법한 여름 입맛을 붙잡는다.철원에 뜬금없이 원조 논란에 휩싸인 ‘원조 오징어물회 서울식당’도 여름 별미를 즐기는 데 손색이 없다. 이곳의 단골들은 요리업계 백종원이 지목한 원조집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역시 원조집은 서울식당”이라며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의 이 집을 찾고 있다. ‘내대리 원조 서울식당 오징어물회’는 우연히 손님상에 내놓은 물회가 인기를 끌면서 오징어물회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강원도 산골에서 물회라니 뜬금없이 들리지만 1987년 오픈해 철원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2023.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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