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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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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일본 SBI그룹과 디지털 금융분야 포괄적 협력

보험

교보생명그룹은 일본 SBI그룹과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일본 SBI그룹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은행·보험·증권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 일본의 대표적인 디지털금융 그룹이다. 전통적인 금융을 넘어 디지털 금융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두 그룹은 앞서 2022년에도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위한 펀드를 결성하고 운영하는 등 VC 및 핀테크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협약에서는 양사간 상호교류를 통해 두 그룹의 디지털 금융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디지털금융 생태계 조성 및 토큰증권(ST) 사업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 등 디지털 금융분야의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한 포괄적 협력 방안이 함께 포함됐다. 특히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ST의 발행 및 유통 네트워크와 관련한 과제를 선정해 공동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토큰증권공개(STO)는 특정 자산에 기반한 증권화된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투자 상품보다 투명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교보생명그룹 내에서 STO 사업을 주관하는 교보증권과의 사업 시너지도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토큰증권 관련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략수립 TF운영 등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위해 매진해왔다. 특히 증권사간 네트워크 컨소시엄 구성 추진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 STO 사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더 넓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는데 의미가 크다”며 “디지털 분야 글로벌 리딩 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디지털금융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7.04 14:33

2분 소요
금리 상승이 만든 4대 금융 ‘13.8조’ 순익…‘땅 짚고 헤엄치기’ 비판도[금융지주 실적①]

은행

13조8544억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만에 달성한 누적 당기순이익이다.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은행만큼은 이번에도 확실하게 웃었다. 순이익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해 전체 순이익과 맞먹었다. 순위는 바뀌었다.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으로 올라왔다. 우리금융그룹은 4위 자리에 머물렀지만, 하나금융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 4대 금융 3분기 누적 순익 13.8조원 ‘역대 최대’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KB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3조8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1조6430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이 2021년 한 해 동안 달성했던 순이익 14조5429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이익은 총 41조1561억원으로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7%(8조6807억원) 급증했다. 대출 자산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은행 가계대출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62조9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대출은 줄었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이익이 급증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4대 은행의 9월 말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1~6.81%를 기록했고,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3∼7.14%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담대 금리가 7%대로 올라선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 신한금융, 증권사 사옥 매각익으로 ‘리딩그룹’ 탈환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금융지주 1위 자리는 신한금융이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상반기까지는 KB금융에 밀렸지만, 3분기에 들어와 4조3154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의 4조279억원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1.2%, KB금융은 6.8%다. 특히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 4조193억원보다 높았다. 3분기에만 1조5946억원을 기록해 연말에 가면 사상 처음으로 ‘5조 클럽’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순이자마진(NIM) 개선 ▶선별적 자산 성장 통한 영업이익 개선 ▶기업 부문의 자금 공급 ▶비은행 계열사 성장 등을 호실적의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3분기 손익은 증권 사옥매각 등 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효율화 노력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며 “사옥매각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소재 본사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격은 6395억원으로, 매각이익은 4438억원으로 전해졌다. 단 이번 사옥매각 이슈를 제외하면 KB금융의 순이익은 신한금융보다 높아진다. 특히 KB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14조3771억원으로 신한금융의 13조9438억원보다 높았다. ━ 하나·우리금융, 누가 먼저 ‘4조클럽’ 달성할까 3, 4위 경쟁도 치열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494억원을 기록해, 우리금융의 2조6617억원과 비교해 1877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지난해 총순이익 차이가 9382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이 바짝 뒤쫓은 모습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3%를 기록했지만, 우리금융은 21.1% 급증한 모습이다. 우리금융의 순이익 상승률이 하나금융보다 높은 것은 대출 자산 차이에서 발생했다. 이자이익 증가율을 보면 우리금융은 24.7%를 기록했고 하나금융은 19.4%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총대출은 301조원, 하나은행은 268조원이다. 금리 인상 효과를 우리은행이 더 크게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두 금융지주 중에 연말 ‘4조클럽’에는 하나금융이 먼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이미 3분기에만 1조1219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을 내면 연말 총순이익은 4조원을 넘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4분기에 1조34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내야만 4조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냈지만 이로 인해 ‘이자장사’라는 비판은 모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대 금융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이자이익의 증가가 큰 기여를 했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수익 다변화는 외면한 채 이자이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10.26 10:44

3분 소요
KBvs신한, 리딩 경쟁 “까보기 전엔 모른다”…상반기 실적 ‘장밋빛’

은행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장밋빛’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에 따라 그룹의 맏형 격인 은행 계열사가 이자이익을 늘리며, 전체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매 분기마다 ‘리딩금융’ 지위를 놓고 격전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은행이 효자’ 상반기 4대금융 순익 9조원 ‘턱 밑’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금융의 순이익 추정치 합산 규모는 8조9047억원이다. 약 9조원에 달한 이들 금융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 사별 상반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이 2조74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7.8% 오른 2조6507억원의 실적을 낼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 1조8620억원, 1조6518억원을 기록해 각 5.8%, 14.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금융그룹의 호실적 배경엔 최근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동안에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했다. 이는 그룹의 은행 계열사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1분기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NIM은 평균 0.0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은행의 NIM 상승폭이 0.07%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에도 은행 NIM이 양호한 추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현 추세라면 일부 은행의 경우는 2분기 NIM 상승 폭이 0.11%포인트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가계대출은 5월에도 역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기업대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2분기에도 1.0~1.3% 내외의 대출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높은 금리 무조건 호재 아냐” 다만 최근에는 ‘높은 금리 = 호실적’이라는 공식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인상기 리스크 대비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손충당금이란 은행이 부실채권 리스크를 대비해 쌓는 자금을 의미한다. 적립규모가 늘어날수록 은행의 순이익이 감소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경기 악화 우려가 높아지자,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 금융그룹은 충당금 추가 적립에 나설 예정이다. 게다가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에 대한 대내외 비판 여론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과도한 이익 추구를 비판하고, 대출금리 산정 시 취약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출 가산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NIM 상승세도 둔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초 양호한 NIM을 바탕으로 전망치 이상의 실적이 예상됐으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이익의 확대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리딩금융’ 놓고…KB vs 신한 쟁탈전 주목 올해 상반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쟁탈전도 실적 관전 포인트다. 올해 1분기에는 KB금융이 순이익에서 527억원을 앞서며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KB금융이 1조2871억원, 신한금융이 1조25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간 순이익 차이는 368억원으로 좁혀지며, 신한금융이 빠르게 따라붙는 모양새다. 특히 2분기 신한금융 실적에는 지난달 초 매각한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 매각금 약 4600억원 가량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약 1조7000억원으로, KB금융의 순이익 추정치를 넘어서게 된다. 현재 시장의 추정치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아, 각 사의 실적발표 이후 ‘리딩금융’을 차지할 회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경우 감독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에도 불구하고 신한금투 사옥 매각익 덕분에 2분기 순익이 1조6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분기 NIM 개선 폭도 0.11%포인트에 달해 은행 중 NIM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6.23 16:25

3분 소요
KB금융, 리딩그룹 ‘굳히기’…은행에선 신한이 잰 발걸음

은행

‘당기순이익 차이 402억원→3903억원’ 지난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성적 결과다. 두 그룹 모두 4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첫 ‘4조클럽’을 달성했다. 순이익에선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서며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순이익 격차는 2020년 402억원에서 지난해 3903억원으로 확대됐다. KB금융의 적극적인 계열사 인수합병(M&A)에 따른 확실한 승리로 해석된다. 다만 두 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쟁은 다른 모습이다.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000억원 미만으로 확 줄었다. 비용 관리에서 신한은행이 우위를 점한 결과다. 이런 이유로 올해 은행 경쟁은 최근 규제로 인한 가계대출 규제로 영업 강화보다는 ▶점포 및 인력 감축 ▶비대면 서비스 강화 ▶기업금융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 KB금융, 신한금융보다 3903억원 많은 순익 달성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40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3조4552억원)보다 27.6% 증가했다. 신한금융 순이익은 같은 기간 17.7% 증가한 4조193억원을 기록했다. 두 금융지주의 실적 격차는 2020년 402억원에서 2021년 3903억원으로 확대됐다. 증권사나 보험사와 같은 규모가 큰 계열사 순이익 정도로 차이가 커진 셈이다. 이런 이유로 향후 신한금융이 대형 매물을 인수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KB금융의 리딩금융 타이틀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주사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경쟁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90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982억원)보다 12.7%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2조778억원)보다 20.0% 급증한 2조494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지난해 KB국민은행보다 크게 늘어나며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2020년 2204억원에서 2021년 964억원으로 줄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교하면, KB국민은행은 각각 0.55%, 8.30%를, 신한은행은 0.55%, 8.75%를 기록했다. ROE의 경우 자기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만큼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은행의 순이익은 매출에서 판매관리비와 법인세, 대손충당금 전입액 등의 비용을 제한 수치인만큼, 비용 관리가 은행의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 규모는 319조원, 신한은행은 271조원이다. KB국민은행이 대출 자산이 월등히 많지만 지난해 판관비로 4조4027억원을 지출해 신한은행(3조361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비용지출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총임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만7180명, 신한은행은 1만4149명이다. 국내 지점도 KB국민은행은 923개, 신한은행은 856개를 기록해, 비용 관리 측면에서 신한은행이 앞선다는 분석이다. ━ 올해 비용 감축, 디지털화, 기업금융서 경쟁 치열하다 최대 계열사 순위가 비용 관리로 뒤바뀔 수 있는 만큼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디지털금융 강화와 점포 및 인력 축소에 따른 비효율성 개선을 보다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실적을 발표하며 비용관리에 대해 “수익창출력 제고에 따라 비용효율성을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비용을 제외한 전사적 비용감축 노력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비용효율성 제고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대면채널 축소와 디지털 금융 확대를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전통 채널의 디지털 커버리지 확대로 비용절감 및 영업수익 증대를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며 “대면채널 역할 재정립과 대면채널 축소, 자원의 전략적 재배치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또 오프라인 점포 내 태블릿을 통한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정책 지속, 챗봇 및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기반 지능형 컨택센터 전환을 통해 상담 인력 효율화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 외에도 기업대출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 금융당국 주도로 가계대출 규제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은행마다 기업 고객 모시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을 바탕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 규모는 13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은 4.6% 늘어난 14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규모가 큰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신한은행은 12.8% 늘어난 반면 KB국민은행은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이런 이유로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계대출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된다”며 “기업금융과 캐피탈 시장 영역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신한은행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배달앱 ‘땡겨요’를 오픈한 것과 함께 입점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땡겨요 사업자 대출’를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도 비대면 기업대출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시니어 릴레이션쉽 매니저(SRM) 제도와 기업영업단장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기업영업의 핵심 직무인 릴레이션쉽 매니저(RM) 제도를 확대한 것으로, 역량이 우수한 직원이 부서장급으로 승진하더라도 단순 관리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영업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 KB·신한금융, 컨퍼런스콜 통해 배당확대 및 리스크 관리 강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실적을 총평하며 앞으로 배당성향을 개선해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하고, ‘코로나19’ 관련 대출 자산 건전성 유지, 비용 절감 등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 전무는 지난 8일 진행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가계대출 수요와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대출 수요가 탄탄하다”며 “올해 가계대출은 5% 정도, 기업대출은 7% 수준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 전무는 “배당성향을 가능한 신속히 30%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며 “자본적정성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과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겠다. (올해) 자사주 소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필규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CRO)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현재 소호 대출 연체율이 낮고 담보 비중도 크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중채무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대출 등을 합쳐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판관비 관리, 대출 자산 건전성 유지 등을 설명했다. 허영택 신한금융 경영관리부문장(CMO)은 “올해는 판관비 부문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판관비가 크게 증가할 변수는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이태경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은 “자사주 매입을 실행할 때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 종료 이후 위험에 대해서는 “지난해 원금상환 유예 차주에 대한 충당금을 830억원 더해 기존 충당금까지 모두 1400억원이상 쌓아 놓은 사태”라며 “상환유예가 종료되더라도 이미 적립한 충당금으로 차주 부실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2.02.10 14:42

5분 소요
신한금융, '마지막 퍼즐' 손보사 품었다…리딩그룹 '진검승부'

은행

신한금융지주가 마지막 미개척지였던 손해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진검승부의 서막을 알렸다. 신한금융은 지금까지 보험 계열사 중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만 운영해온 반면, KB금융지주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최근 수년간 리딩금융 자리를 꿰차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9일 프랑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하 카디프손보)의 대주주 BNP파리바그룹으로부터 카디프손보의 지분 9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이번 손보사 인수를 통해 생보사만 아니라 은행과 카드 등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필요성이 있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디프손보는 기업보험과 자동차보험 시장을 주로 취급하는 소형 손보사로, 2014년 BNP파리바가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만든 합작 손보사다. 상품전략, 리스크 관리 및 자산운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084억원 규모의 자산과 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한 바 있다. 하지만 손보사가 없어 꾸준하게 시장에 나오는 인수 매물을 살폈고, 이번에 카디프손보를 인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그간 BNP파리바 그룹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해온 바 있다. 지난해에는 BNP파리바가 보유한 신한BNP파리자바산운용(신한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 카디프손보 인수에도 BNK파리바 그룹과의 인연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한금융의 계열사는 은행, 카드, 보험 등을 포함해 총 16개다. 카디프손보 인수가 확정되면 신한금융 자회사는 16개에서 17개로 늘어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그룹사간의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1.11.01 10:12

2분 소요
KB금융, 리딩그룹 수성 '청신호'…'하나vs우리' 3위 경쟁 눈길

은행

국내 5대 금융지주 모두 올해 3분기 만에 지난 한해 당기순이익을 초과 달성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주사 설립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는 이른바 '4조클럽'을 달성이 확실시된다. 하나금융도 '3조클럽'을 예고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최대 실적은 '영끌'과 '빚투'로 대변되는 대출자산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서도 강점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5대 금융지주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2강·2중·1약'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이 증권·보험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 없이도 당기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향후 계열사 인수합병이 본격화될 경우 하나금융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5대 금융 순익 14.3조원…리딩그룹은 KB·리딩뱅크는 신한 26일 각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달성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4조3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5025억원(33.3%)이나 증가한 규모로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주사 별로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1.0% 증가한 3조7722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20.6% 늘어난 3조5594억원, 하나금융은 27.4% 증가한 2조6815억원, 우리금융은 92.8% 급증한 2조1980억원, 농협금융은 24.9% 증가한 1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리딩금융 경쟁에선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한발 앞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KB금융은 신한금융보다 723억원 부족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시 순이익이 앞서기 시작, 올 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2128억원 많은 실적을 냈다. 다만 두 지주사의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7% 증가한 2조1301억원, 국민은행은 16.9% 증가한 2조20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증권과 국민카드, 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순이익이 각각 5433억원, 3741억원, 2692억원, 2556억원을 기록해 지주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의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각각 5387억원, 4019억원, 367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신한금융에 손해보험사가 없어 차후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리딩금융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우리금융 약진으로 하나금융과 '3위 경쟁' 본격화 금융업계에선 우리금융의 순이익 증가세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2.8% 급증한 2조1980억원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71.4% 급증한 1조9860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올해 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고, 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을 받을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증권 및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때보다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해 자본여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금융도 실적발표 뒤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1% 기준 자본이 2조원 정도 늘어나고 위험자산기준 20조원의 여유가 생겨 인수합병이 가능하다"며 "금융그룹으로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미완성돼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등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의 순이익도 크게 늘어 하나금융과의 업계 3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경우엔 올해 연말 순이익이 3조원이 넘는 3조 클럽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가 주력 계열사로 순이익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난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라인업도 마친 상황이다. 다만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 격차가 4835억원으로 좁혀진 상황이라 향후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금융지주 3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올 여지가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농협금융, 대출자산 확대와 함께 '부채 관리'에 방점 농협금융은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으로 볼 때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2조583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매년 순이익이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어 민간 금융지주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대출 성장을 통해 실적 성장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3분기 말 기준 농협금융의 대출채권은 313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8% 급증했다. KB금융의 대출채권이 같은 기간 5.5% 증가한 것과 비교해 가파른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협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0.39%), 신한금융(0.44%)보다 자산건전성이 좋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농협금융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76.30%, 농협은행은 187.89%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와 관련해 "4분기에 금리·환율 등의 시장 변동성 확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잠재적 부실자산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질적 성장을 통한 핵심 성장동력 확보, 고효율 경영체질 개선 등 핵심 과제를 중점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1.10.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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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성장은 신제품 혁신에 달려”

산업 일반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영업력을 동원해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 또 기업 내부 업무 효율을 높여 기업의 활동 비용을 줄여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제품 개발은 특히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코닝사의 설리번 팩 연구소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광섬유를 테스트 중이다. 대부분의 CEO는 향후 5년 내에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신제품 개발의 혁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신제품 개발은 어떤 순서로 이뤄지는가? 먼저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의해야 한다. 그 다음 이를 충족하는 제품을 설계한다. 이어 시제품을 제작해 이를 검증한 후 완제품을 만들어 출시한다. 신제품은 고객에게 적정한 가치를 제공할 때 기업에 수익을 안겨준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신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개발의 실패는 제품 개발 활동의 특수한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기업활동 가운데 생산, 구매, 영업 등의 활동은 단일한 기능을 가진 조직에서 수행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개발하는 활동은 조금 더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제품 개발 활동은 일단 다양한 조직과 다양한 기능이 종합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는 마케팅 부문이 관여해야 하며 이를 형상화하는 디자인 부서와 디자인된 제품을 실제 물건으로 만들기 위해 각 부품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연구소가 필요하다. 또한 대개의 제품은 여러 가지 부품을 외부에서 도입하기 때문에 구매 부문이 필요하며 대량생산 체제를 준비하는 생산기술 부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안정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출시 전에 대량생산에 대한 품질 확보와 생산 준비를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도 필요하다. 프로젝트 중심 의사결정 필요 1 똑똑한 공급망으로 막힌 곳 뚫기 2 생산 현장, 새는 돈을 막아라 3 탄소 배출량 규제, 그린으로 넘는다 4 제품 개발은 원스톱으로 5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의 요건 예를 들어 상품기획팀은 저가의 고품질 제품 개발을 요구하고, 디자인은 아름다운 제품을 위해 제작하기 어려운 형상을 요구하고, 생산 부문에서는 그런 형상은 생산 효율이 어렵다고 반대한다면 누가 이렇게 다양한 기업 내부의 이해관계를 해결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기업의 수익 목표를 조화시키면서 제품 개발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기업은 제품 개발에서 각 부문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통합 체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업무 프로세스 측면에서의 협업과 통합은 어떠한 것일까? 제품 개발 단계에서 각 부문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절충해 고객과 기업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최선의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시장과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품 개발의 목표를 명확하게 수립해 각 부문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은 초기에는 신속한 역량확보를 위해 기능 부서 중심의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세스의 혁신을 꾸준히 하게 되며 결국에는 목표 중심의 프로세스 운영으로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제품 개발에서 목표 중심의 프로세스 운영은 초기에 수립한 상품기획부터 출시 이후 제품이 시장에서 단종될 때까지 제품 생애 주기 관점에서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각 기능부문이 프로젝트 목표 중심의 의사결정과 제품개발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중심의 제품 개발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와 달리 항상 유일한 목표를 가지게 된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모든 부문이 바라보면서 갈 수 있는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를 가미해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고객을 세분해 각 고객군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제품을 개발했을 때 기업은 어떤 이득을 얻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도 복잡한 마케팅 이론이 많이 개발됐지만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고객의 요구사항과 목표에 대해 마케팅과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똑같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목표를 수립하는 부문과 실제 이 목표를 달성하는 부문이 정확하게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손쉬운 방법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작성하는 것과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이행하게 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특히 제품 개발 업무가 영업이나 생산과 달리 어려운 부분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가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개당 생산시간과 매출당 영업비용 등 생산과 영업 등 부문의 효율을 측정하고 각각의 업무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제품 개발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더욱이 문제가 복합적인 원인에서 빚어지기 때문에 해결도 하나의 부서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각 부문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 발생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정의하는 것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유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각 기능 부문별로 의사결정을 하면 속도와 책임에 대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출시가 임박했는데 양산라인에서 품질 문제가 생기면 누구의 책임인가? 단순히 품질 부서 또는 설계 부문의 잘못이라고만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신제품 개발 리딩그룹 진입고객의 요구 사양을 맞추다 보니 고가의 설계 사양을 쓸 수밖에 없고 원가 절감을 위해 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으며 생산 공정상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부문의 책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중심 조직으로 구성해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같이 해결하고 같이 책임지는 원스톱 의사결정 체계가 가장 중요하다.일본의 한 기업은 프로젝트 중심의 제품 개발 체계를 도입해 경영 수익률 향상, 제품 개발 기간 단축, 출시 이후 3개월간 품질 문제 개선 및 업무 로드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업은 프로젝트 중심의 제품 개발 체계를 도입해 하락하던 수익률을 급상승시킨 성공사례로 소개되곤 한다. 과거 선진 제품을 분석해 국산화하고 원가를 절감해 제품을 출시하는 중도개발자였던 한국은 이제 세계 최초의 제품을 출시하는 리딩 그룹에 진입했다. 이전에 없었던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어보지 못한 많은 리스크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원스톱 의사결정 체계가 더욱 중요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2009.06.08 18:54

5분 소요
2~3세대 주자들 전면에 포진

산업 일반

“벤처업계 CEO에서 제 이름은 빼주시기 바랍니다. 라이코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여서 벤처회사도 아니랍니다. 그리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상장된 지 8년 된 회사라서 더 이상 벤처가 아닙니다.”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얘기다. 그는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에 실시한 ‘올해의 CEO’ 선정과 관련, 벤처 부문 CEO 후보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e-메일 답변을 보내왔다. 그는 지난 9월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직을 사임하고, 다음이 2004년 인수한 미국 라이코스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 대표에 앞서 김범수 NHN 창업자 역시 올 8월 현장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한게임’ 창업자로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현 NHN CSO(전략총괄담당)와 함께 ‘NHN 신화’를 일군 인물이다. 김범수 대표는 벤처투자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벤처인 신지소프트의 최충엽 대표도 올 초 자기 지분을 모두 팔고 회사를 떠났다. 2005년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2006년 김정주 넥슨 대표의 2선 후퇴로 불기 시작한 벤처업계의 세대교체는 올해 업계 대표 인물인 이재웅, 김범수 대표가 사임하면서 사실상 마무리되는 단계다. 80년대와 90년대 초·중반 벤처를 창업한 1세대들 대신, 90년대 후반과 올해 두각을 나타낸 벤처 2~3세대가 업계를 끌고 가는 모습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올 한 해 벤처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 것도 바로 ‘세대교체’다. 상징적인 사건은 이미 올 초부터 있었다. 지난 2월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대표. 그는 취임하자마자 “벤처 1세대가 키워온 꿈을 벤처 2세대 주자로서 현실화할 것”이라며 ‘벤처 2세대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0월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벤처 1세대를 지나, 2세대들은 사랑 받는 기술기업이 되기 위한 자정노력을 해 왔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디딤돌도 공고해졌고,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의 취임과 함께 벤처업계 리딩그룹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양덕준(레인콤 대표), 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남민우(다산네트웍스 대표)씨 등이 협회 부회장에서 물러났다. 업계 맏형 격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장흥순 전 터보테크 회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은 ‘고문’으로 물러 앉았다. 조현정·장흥순씨는 ‘고문’으로 대신 3명으로 구성된 수석부회장 자리에는 김태희 케이블렉스(케이블모뎀 업체), 김병기 지오인터렉티브(모바일게임 업체), 최휘영 NHN 대표가 대신했다. 이를 포함해 40명으로 구성된 ‘부회장-이사’ 라인에는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전 한글과컴퓨터 대표)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은 찾기 힘들 정도다. 같은 맥락으로 올해 벤처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에 처음 이름을 올린 벤처 CEO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가장 눈에 띄는 CEO는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그는 본지가 조사한 ‘올해의 CEO 벤처부문’에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1097억원으로 처음 ‘벤처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의 성장을 이뤘고, 최 대표는 코스닥 주식부호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터치스크린 개발·제조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의 이환용 대표도 올해 주목 받은 인물이다. 2000년 디지텍을 설립한 이환용 대표는 올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켰고, 최근 주가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한때 지분평가 보유액 600억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 253억원을 초과한 284억원(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김종호(케이프), 배병우(인포피아), 이영필(잘만테크), 김경수(넥스트칩), 박지영(컴투스), 홍성민(에스에너지), 윤종찬(비엠티), 강경석(메모리엔테스팅) 대표 등이 올해 코스닥에 첫선을 보이면서 최소 100억원이 넘는 신흥 주식갑부 대열에 합류했다. 신흥 벤처 CEO들만큼 ‘형님 벤처’들도 나름대로 괜찮은 한 해였다. 벤처기업협회가 올 중순 발표한 매출기준 ‘벤처 1000억 클럽’은 총 102곳.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던 곳은 NHN, 휴맥스, 디에스엘시디 세 곳이다. 올 들어 벤처기업 1885개 늘어 김범수 대표가 떠나고 최휘영 단독대표 체제로 가고 있는 NHN은 올 3분기까지 매출만 646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573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 초 10만원 초반에서 출발한 주가는 최근 25만~3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NHN은 더 이상 벤처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커버렸다. 하지만 벤처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NHN이 갖는 의미는 크다. 증권가에서는 NHN이 올해 매출 1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벤처업계 대표 주자인 변대규 대표(휴맥스)는 건재를 과시했다. 3분기 현재 매출은 4028억원. 제품단가 하락과 신규시장 지연으로 현재 실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변대규 대표는 벤처를 넘어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벤처 CEO로 꼽히고 있다. 이승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LCD용 부품업체인 디에스엘시디는 올해 매출 6000억원(2006년 5781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승규 대표는 최근 수출 6억불탑도 받았다. ‘3000억 클럽’에 속했던 신은선(에스에프에이), 박기점(우영), 김재경(인탑스) 대표 역시 올해 울상 지을 일은 없어 보인다. 특히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인탑스의 경우 매출 4000억원대(지난해 3286억원)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 3분기 누적매출은 2794억원.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예상매출을 1100억~12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대 클럽에 속했던 최상용(엠케이전자), 서종석(오리엔탈정공)은 올해 ‘3000억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CEO다. 세대교체와 신흥 CEO들의 활약이 ‘벤처 인물편’의 결산이라면, ‘무사고 속에 돈줄이 말라간다’는 것은 ‘시장 결산’의 요약이다. 올해는 매년 벤처업계를 짓눌렀던 CEO들의 횡령·주가조작 사건이 거의 없었다. 루보와 UC아이콜스 주가조작 사건이 연초 터지기는 했지만, 순수 벤처 CEO가 아닌 작전세력의 범행이었다. 다만 벤처업계에 ‘돈줄’이 막히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새내기 벤처들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른 한 해였다. 올 11월 말 현재 벤처기업은 지난해보다 1885개 늘어난 1만4103개다. 2002~2003년 극도의 침체기를 벗어나 2005년부터 벤처 수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이 창업 3년 이내의 벤처에 투자하는 비율은 전체 투자액의 35%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보다는 약간 늘어난 수치다. VC가 안정성향의 투자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탓할 수만도 없다는 게 문제다. 백종진 벤처기업협회장은 “현재 벤처투자 상황은 좋지 않고, 엔젤투자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벤처캐피털도 기업공개를 앞둔 벤처에만 투자하고, 더욱이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를 받은 벤처캐피털도 안전한 투자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벤처의 부진, 2002~2004년 난립했던 바이오벤처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도 벤처시장의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 벤처의 경우 ‘히트상품이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정체 상태다. UCC 관련 벤처가 뜨기는 했지만, 온라인 게임시장의 경우 최근 2~3년간 변변한 히트작을 못 내고 있다. 인터넷 벤처들이 ‘정신적인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푸념은 그래서 나온다.

2007.12.10 15:41

5분 소요
[당진공장 인수전 왜 뜨거운가]누가 인수해도 글로벌 기업 도약 가능

산업 일반

이번 당진공장 인수전의 핵심은 바로 ‘나일론 필름’ 제조 라인 확보다. 도대체 왜 나일론 필름이 문제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는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산업용 필름 분야는 크게 폴리에스터 필름과 나일론 필름으로 나뉜다. 폴리에스터 필름은 각종 포장재·생활용품으로, 나일론 필름은 햄 등 식품 포장에 주로 이용된다. 폴리에스터 필름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로 시장성이 없다. 이와 달리 나일론 필름은 수요 증가를 공급이 못 따라가 해마다 시장이 7∼8%씩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화섬업계가 차세대 유망분야로 나일론 필름에 눈독 들이는 이유다. 나일론 필름 시장은 전세계적으로는 4천8백억원, 국내 시장은 2백90억원 규모다. 내수 시장은 전세계의 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나일론 필름 사업은 현재 코오롱·효성·고합 등 3사가 95%, 기타 업체가 5%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정위의 심사보고서에 올라 있는 나일론필름 시장 현황은 다음과 같다. 연간 생산능력으로 보면 코오롱은 1만8백t으로 전세계 5위(점유율 10%), 국내 1위(점유율 46%)다. 효성은 3천t으로 전세계 12위(점유율 3%), 국내 2위(점유율 29%)다. 고합은 3천6백t으로 전세계 9위(점유율 3%), 국내 3위 (점유율 13%)다. 코오롱과 효성 두 화섬업계 라이벌은 나일론 필름업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느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냐를 놓고 고합의 당진공장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진공장을 코오롱이 인수하면 코오롱은 세계 점유율 13%로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단숨에 나일론 필름업계의 리딩그룹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단 국내 시장 점유율이 59%가 되므로 독과점의 위험이 있다. 2위와 25% 이상 차이가 나면 독점적 사업자가 된다. 반면 효성이 인수하면 효성은 세계 점유율 6%로 업계 8위가 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2%로 오른다. 이렇게 되면 효성은 46%를 점유하는 코오롱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한편 코오롱이 최근 매각협상 중인 미국 하니웰은 연간 1만t을 생산하는 전세계 6위 기업이다. 하니웰도 당진공장을 인수하면 역시 세계 2위로 뛰어오른다.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사업하는 하니웰은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번 협상에 임하고 있다.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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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KOPEC 회장, “70년대 공단개발식 思考론 경제허브 불가능”… “동북아 금융중심 안 되면 미래 없다

산업 일반

김기환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월28일 인천 송도지역을 동북아의 연구개발 허브(Hub)로 육성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LG·SK·현대차·한진 등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간담회에서 김대환 경제2분과 간사는 “송도를 IT를 중심으로한 R&D 메카로 육성하는 것을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의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삼성의 기흥연구소·현대차의 마북리 연구소·서울공대의 연구소 등 국내 대기업과 대학의 R&D센터를 유치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언뜻 보기에 21세기형 경제개발 계획 같은 이 청사진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과 학자들은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기환(70)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KOPEC)회장은 이번 청사진을 평가절하는 대표적인 인사이다. 김회장은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금융을 제외하고, IT나 물류 중심으로 가겠다는 것은 동북아 경제 허브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애초 남덕우 전 총리·제프리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김회장 등의 건의로 김대중 정부가 지난해 연두교서를 통해 밝힌 당초의 동북아 경제중심 구상은 세계유수의 금융기관과 다국적 기업 지역본부를 유치해 기업·금융의 동북아 거점으로 발전한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경제자유구역법’도 이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지난 1월28일 인수위의 발표로 이 전략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법’도 사실상 용도폐기될 처지에 빠졌다. 이에 본지는 ‘금융허브’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김기환 회장에게 동북아 경제허브 구상과 인수위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동북아 경제허브’가 새 정부의 중요 경제정책이 될 것 같습니다만. “일단 우리 경제의 미래를 동북아 허브에서 찾는다는 건 찬성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가 살아나갈 길은 이것 밖에 없어요. 국경이 없어지면서 자본과 기술 시장은 이미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어요. 다국적 기업이 이를 증명하죠. 노동시장도 점차 국경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뉴욕·싱가포르 등에 가면 국적이란 게 무색합니다. 예전에는 어떤 나라가 기술이나 노동 생산성의 우위로 수출해서 먹고 살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안 됩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다들 몰려가고 있으니까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동북아 경제의 허브가 되자는 겁니다. 허브가 돼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 자본·기술·인력 등이 저절로 몰려옵니다. 이제 비교우위는 자본·기술·인력이 아니라 제도·경영환경·생활환경입니다. 저는 이를 ‘신비교우위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세가지만 경쟁력이 있으면 기업이나 자본은 저절로 들어오는 거죠.” -경제허브 중에서도 금융 중심을 주장하는 이유는 뭡니까? “금융산업은 시장경제의 핵심입니다. 미국·영국 등 금융업이 발달한 나라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잖아요. 금융선진국 아닌 제조업 중심의 선진국들이 지난 10년간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보십시요. 일본과 독일이 좋은 본보깁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위기의 본질은 외환위기, 즉 금융위깁니다. 금융산업 발달없이는 경제 안정과 발전은 요원합니다." -금융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한국이 동북아 금융의 중심이 될 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가 문젠데요. 중요하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게 문젭니다. ‘금융이 앞으로 중요한 건 알겠는데 한국 실력으로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견해가 팽배해 있습니다. 일종의 패배주의죠. 일례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금융산업 수익 현황을 살펴보면 생명보험의 경우 한국이 아시아의 50% 이상, 주식의 경우 30%가 넘어서고 있습니다. 자산운영이나 개인금융 등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의 금융산업의 경우 아시아의 리딩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여건은 충분합니다.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가 문제죠.” 김회장은 이 부분에서 일부 인사들의 패배주의를 탓했다. “40년 전 허허벌판에서 ‘수출입국’이란 말을 내걸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냉소적은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지난 40년간 한국은 수출을 통해 나라를 키워왔습니다. 지금 제가 얘기하는 ‘금융허브’는 40년 전 ‘수출입국’에 비하면 훨씬 여건이 좋습니다.” 그는 “금융허브는 단지 특구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먹고 살 길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조공장과 일본이라는 고부가가치 공장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미래는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수위에서 주장하는 IT 중심 경제 특구도 일리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강점을 살려 특구를 활성화 하겠다는 건데… “인수위에 참여한 학자들이 현실경제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시대감각도 뒤떨어지고요. 경제특구를 지역적인 개념으로 해석해서 하나의 공단 만드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허브’라는 개념을 모르고 송도 근처에 IT단지 하나 만들면 특구가 된다고 보는 것 같아요. 허브는 그런게 아니죠. 말 그대로 경제자유지역을 통해 한국을 동북아 경제의 거점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모든 경제활동에는 금융이 포함돼 있고 금융이 없이는 어떤 산업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어요. 각각의 역내에 경제허브 역할을 하는 곳은 모두 금융 중심지입니다. 홍콩이 그렇고, 런던·뉴욕·암스테르담 등이 그렇습니다. 거기에 무슨 산업단지가 있습니까? 그런데 송도에 IT단지를 만들어 놓으면 IT기업이야 좀 득이 있겠지만 다른 산업들은 무슨 덕을 볼 수 있습니까?” -국내 금융 산업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금융허브를 만들 경우 외국자본의 투기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어이없다는 듯) 아직도 그런말은 하는 사람이 있다니… 이미 우리나라 주요은행 중 3분의 1은 외국인 소유로 돼 있습니다. 그 중에는 투기 자본도 있어요. 그럼 다들 국책은행으로 만들어야 합니까? 80년대 영국에서도 똑같은 고민을 했죠. 당시 마가릿 대처 수상은 금융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금융업이 발달한 미국계 금융기관이 런던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런던은 영국의 금융 중심지로 남을 수 있었죠. 그 덕에 영국경제도 여전히 유럽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요. 문제는 ‘플레이어가 누군가가 아니라 플레이 그라운드가 어디인가’ 하는 겁니다.” -이 문제에 관해 인수위 측과 의견을 나눠본 적은 없습니까? “제대로 얘기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IT위주의 특구’ 발언이 나온 과정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 산업을 미래산업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국가 주도의 경제체제와 같은 발상입니다. 특히 인수위가 초기 ‘자율적으로 해체하라’ 요구 했던 구조조정본부장을 모아놓고 ‘연구소를 송도로 옮겨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핵심은 ‘특구’가 아니라 ‘허브’인데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김회장은 인수위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듯 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도 여전히 산업사회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또 인수위 경제분과에 금융전문가가 거의 없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었다. -이미 아시아권에는 경제허브를 지향하는 곳이 여러곳 있습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대표적이고 상하이도 동북아 허브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만. “일단 일본은 97년 이후 우리나라보다 금융경쟁력이 뒤쳐지고 있습니다. 우리로선 다행스러운 일이죠. 중국이 상하이를 금융 중심지로 키우고 있지만 아직 요원합니다. 아직 대부분의 외국 금융기관은 중국 내 거래나 투자를 위해 상해로 진출해 있는 상황이죠. 홍콩도 중국에 반환되면서 국제 금융계에서 그 지위가 점차 추락하고 있습니다. 금융허브의 핵심은 법치와 시장경제입니다. 그런면에서 사회주의 국가에 속하게 된 홍콩과 상하이는 약점이 많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중국 동남부의 경제 관문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싱가포르는 영어 사용 등 인프라에서 유리하지만 위치가 좋지 않습니다. 아시아 경제의 3대국가인 일본·중국·한국과 거리상으로 멀죠. 싱가포르 주변에 있는 동남아 국가는 경제적으로 큰 규모가 못 됩니다. ‘집은 좋은데 동네가 좋지 않은 셈’이죠. 더구나 이들 두 곳은 한국에 비해 국내 경제규모가 월등히 작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경제규모나 지리적 위치가 탁월합니다. 세계 10위권의 교역규모를 가지고 있고 아시아의 경제 대국과 인접해 있죠. 게다가 아시아 경제허브 역할을 했던 홍콩이 서서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금융허브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일을 해야 합니까? “우선 외환과 관련된 규제를 줄여야 합니다. 상품 개발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포지티브’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야 합니다. 고급인력이 들어와 일 할 수 있도록 이민법도 고치고 생활환경도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즉 금융 제도 정비와 생활환경 정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국이 동북아에서 경제활동 하기 좋은 곳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허브가 되죠. 정부는 산업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이런 인프라 정비와 제도 정비에 역점을 둬야 합니다.” 김기환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장 -1932년 경북 의성 生 -대구 대륜고·美 그린넬대학 역사학·예일대 역사학 석사·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교 경제학박사 -오레곤대 경제학 부교수·금통위원·KDI 원장 -상공부 차관·대외경제협력담당 특별대사 -現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골드만삭스 국제자문위원

200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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