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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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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라비에벨CC [E-골프장 투어]

전문가 칼럼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은 서울시 강남구 기준,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으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다. 북쪽에 산이 있는 전형적인 남향 골프장으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물이 풍부한 ‘배산임수’ 명당지에 자리 잡고 있다.라비에벨(La Vie est Belle). 프랑스어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이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매우 교양 넘치는 문구라 이름만 들으면 서양적인 풍경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한옥으로 지어진 클럽하우스가 반긴다. 그것도 대충 기와만 올린 한옥형이 아닌 배흘림 양식에 대들보가 있고, 용마루와 처마가 있는 제대로 된 한옥이다.규모 또한 웅장하다. 멀리서 보면 전남 구례군에 있는 조선시대 양반집이자 99칸의 고택 ‘운조루’(국가민속문화재)를 보는 듯하다. 내부는 중정을 사이에 두고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는 전통의 한옥 형태 그대로다. 식사를 마치고 라운드를 준비하는 스타트하우스 역시 한옥으로 지어져 멋스러움을 더한다. 클럽하우스 등이 한옥으로 지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애초 이곳은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라는 의미의 ‘요산요수(樂山樂水)’에서 착안해 ‘산요수’라는 이름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시작됐다. 한가로이 자연을 즐기는 옛 선조들의 놀이터를 재현하기 위해 한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2012년 회원권을 분양하다가 실패해 코오롱 그룹이 인수했고, 2015년 지금의 이름으로 정식 개장했다. 토너먼트 코스의 진수 느낄 수 있어 멋들어진 클럽하우스에서 한 컷 기념 사진촬영을 마쳤다면 이제는 코스 탐방을 떠날 시간이다. 사계절 푸른 양잔디 코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조경수가 코스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코스의 샷밸류는 높은 편이다. 난도가 있다는 얘기다. 샷밸류는 특정 샷의 어려움 정도를 의미하는 말로 곳곳에 있는 위험 구역을 파악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음을 뜻한다. 아름다운 경관도 플레이를 훼방하는 요소이기도 하다.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그래스로 촘촘히 심었다. 러프는 파인페스큐다. 일명 ‘귀신풀’로 불리는 잔디로 클럽이 잘 빠지지 않아 샷에 어려움을 준다. 그래서 페어웨이와 러프에 따라 보상과 벌이 확실하다. 그린은 벤트그래스로 밀도가 높고 관리가 잘 돼 있다. 코오롱그룹 소유의 우정힐스CC에서 코스를 관리하고 있어 퍼블릭 코스임에도 관리 상태가 우수하다. 샷 방향으로 곳곳에 126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라비에벨CC 올드코스는 토너먼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4월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이 열리고 11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 SK텔레콤 오픈이 진행된다. 골프 시즌에는 조금 벗어난 기간이지만 그린 스피드 3.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다랑이 논과 한 폭의 동양화 속으로멋진 풍광과 도전적인 코스 난도, 그리고 최상의 관리로 일반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매주 화요일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곧바로 종료된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코로나 팬더믹 기간에 가격을 올리며 특수를 누렸지만 이곳은 그린피를 소폭 인상했고, 카트비는 아예 높이질 않았다. 가성비 좋은 골프장에 합리적인 운영까지, 골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그니처홀은 15번 홀(파5)이다. 페어웨이 왼쪽으로 이 골프장의 명소인 다랑이 논이 모여있다. 이곳 역시 사진을 찍는 명소 중 하나다. 장타자에게는 투온을 유혹하는 홀이다. 티샷만 페어웨이를 잘 보내면 충분히 이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린 앞에 있는 실개천과 벙커를 피하지 못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왼쪽으로 당겨져 다랑이 논으로 빠지면 OB다. 아름다움에 취해 샷이 어그러지면 비극을 맞을 수 있다. 장미의 가시처럼 말이다. 실제 투어 대회에서 트리플보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홀이기도 하다. 인코스 3·4번 홀 사이에는 한옥 정자가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워터 해저드에 있어 실제 이용은 쉽지 않다. 치열한 골프 전투(?)를 치르는 이들에게 잠시 마음의 안식을 가지라는 골프장 측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마지막 18번 홀은 한 폭의 동양화 속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호수가 길게 늘어서 있고, 호수를 따라 벙커가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 티샷 방향에는 한옥 클럽하우스가 펼쳐져 있다. 그 방향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디선가 국악이 들리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한 풍광이다. 골프장 이름처럼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라비에벨CC에는 올드코스 외에 다른 코스가 있다. 바로 모래언덕 등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듄스코스다. 잘 가꾼 정원 같은 올드코스와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듄스코스는 프로대회가 자주 열리는 올드코스처럼 친숙하진 않지만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선 도전적인 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듄스코스에서는 한국오픈 예선전과 주니어 대회인 영건스 매치플레이가 열린다. 한옥으로 지어진 올드코스 클럽하우스와 달리 듄스코스는 원형 형태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초현대식 클럽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라비에벨CC 전체 코스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인 셈이다. 지난 2018년에는 골프텔(빌라듄스)을 오픈했다. 단순 방문 코스에서 체류형 골프장으로 거듭났다. 간혹 1박 2일 이상의 골프 여행을 원하는 골퍼들을 위해 숙박과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세 가지 타입의 객실이 있는 골프텔은 듄스코스의 거친 지형 사이의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다. 이른 아침이면 안개가 덮여 몽환적인, 그래서 더 장관인 코스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2024.05.18 07:00

4분 소요
[얼마예요] '딸 아빠' 된 이승기…가족 위해 마련한 ‘부동산 자산’ 관심

부동산 일반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배우 이다인 부부가 최근 첫딸을 얻은 가운데, 이들의 보금자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빠가 된 이승기는 이미 오래전 삼성동 고급 아파트를 매입해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성북동 단독 주택까지 사들이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7일 이승기 소속사 휴먼메이드에 따르면 이승기(37) 아내이자 배우인 이다인(31)은 지난 5일 오후 딸을 출산했다. 지난해 4월 웨딩마치를 올리고 10개월여 만에 첫 아이를 얻었다. 이들의 신혼집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다. 이승기가 지난 2009년 분양받았다. 해당 아파트의 전용면적은 169.73~291.98㎡로 모두 대형평수로 구성됐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현재 전용면적 291.98㎡의 호가는 50억원대로 파악된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219.48㎡은 지난 2022년 5월 44억원에 거래됐다. 이승기가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시점인 2009년 같은 면적이 2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승기가 살고 있는 평수는 정확히 알져지지 않았다. 다만 2009년 분양 당시 20억원 정도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져,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해당 아파트는 총 54가구로만 구성된 프라이빗한 단지로 이승기를 비롯해 배우 이시영 등 유명 연예인들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승기는 지난 2020년 이 아파트 내부를 리모델링한 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23일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Nature's Art”라는 문구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는데, 신혼집 내부로 추정되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창가 일부가 공개됐을 뿐인지만 각종 예술품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승기는 성북구 성북동 고급주택도 보유 중이다. 대지면적 약 1000㎡(약 300평), 연면적 1200㎡(약 360평) 규모로 2층짜리 단독 고급 주택이다. 이승기가 직접 2021년 말 56억3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택을 구매하면서 이승기는 기존에 살고 있던 삼성동 아파트 등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성북동은 평창동과 함께 전통적인 부촌으로 유명하다. 북한산 자락을 뒤로하고 돌아서면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배산임수 명당이다. 45개국 대사관저가 밀집해 있어 치안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오래 전부터 정·재계 인사들이 터를 잡은 곳으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고급 주거지 이미지와 달리 최근에는 젊은 유명 연예인들도 둥지를 틀고 있는 분위기다. 배우 배용준·박수진 부부, 배우 이민호, 걸그룹 블랙핑크 리사 등이 성북동 단독 주택을 매입했다.한편 이승기와 이다인은 지난해 4월 7일 서울 강남구의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축의금 1억10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며 따뜻한 새 출발을 알린 바 있다.

2024.02.06 18:44

2분 소요
김해 도시개발 주축 ‘주촌’ 뜨자…인프라 경쟁력 갖춘 단지 주목

부동산 일반

김해시가 각종 개발 계획은 물론, 기업 유치 등을 통해 돈과 사람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김해 도시개발의 주축으로 ‘주촌’ 일대가 크게 떠오를 것으로 보이자 인근 수혜 단지도 덩달아 주목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해시가 주촌을 중심으로 하는 ‘2035 김해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주촌 일대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주촌선천지구는 장유, 진영을 잇는 도시개발의 주축으로 성장해 향후 김해를 대표할 주거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그 중 주촌면에 위치한 주촌선천지구는 김해시 주촌면 선지리, 천곡리 일원 대규모 부지에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지구 내에는 4개의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단독주택, 상업시설, 학교, 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향후 주촌면행정복지센터, 공용주차장,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곳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미 주촌선천지구와 주변으로 9200여 세대가 공급됐고, 여기에 약 4300여 세대가 추가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이로써 일대에 총 1만3000여 세대의 거대 신흥주거 타운이 형성된다. 특히 주촌선천지구에 미국계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김해점이 지난 8월 성황리 오픈해 유동인구도 크게 늘어나며 일대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개발호재도 마련돼 있어 높은 미래가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무계와 삼계를 잇는 58번 국도가 개통 예정 중에 있으며,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예정돼 있어 인근 창원·부산 접근성도 더욱 향상된다. 뿐만 아니라 인근 부지조성공사가 완료된 서김해일반산업단지 내에 메카트로닉스 의료정밀기기 등 첨단산업 유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직주근접형 지구로서의 가치도 높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해시에서도 주촌은 대규모 주거단지의 공급에 따라 인프라가 대거 확충될 예정이며, 교통호재, 산단 조성 등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미래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실제 올해 김해시에 공급된 아파트들은 우수한 분양성적을 거두고 있고, 특히 현재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의 경우 주촌 일대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풍수지리 입지·교육시설·인프라 갖춰…가격 경쟁력 강점 이처럼 주촌 일대 개발 호재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DL이앤씨가 주촌면 일대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가 수요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단지는 풍수지리 입지를 자랑한다. 뒤쪽으로 경운산이 위치해 있고, 앞쪽으로 조만강이 흐르는 배산임수 입지로 길지인데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부자들 사이에서 풍수지리가 크게 중요시 되고 있는 만큼 김해시 주촌면에서도 명당으로 꼽히는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교육시설로는 김해서중, 제일고, 임호고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고 인접한 주촌선천지구 개발에 따른 초등학교 1곳의 개교 계획도 있다. 차량을 통해 내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으며, 김해사랑병원, 경희의료원교육협력중앙병원, 김해문화의전당,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 다양한 생활인프라 이용도 편리하다. DL이앤씨가 짓는 브랜드 주거단지인 만큼 상품완성도도 높다는 평이다. 단지는 콘크리트 슬라브의 최소 성능기준인 210mm보다 약 20% 두꺼운 250mm 바닥 슬라브와 60T 두께의 바닥 차음재를 사용해 층간소음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층간소음 저감 설계로 상품 완성도는 높이면서도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416만원(발코니 확장 및 추가선택품목 미포함)으로, 주촌면 평균 매매가인 3.3㎡당 1490만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집 한 채(전용 84㎡ 기준)로 따지면 2500만원가량 저렴하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세대 내부를 꾸밀 수 있는 점도 특별하다. 세대 내부 평면은 전 세대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며, e편한세상만의 라이프스타일 맞춤 평면 플랫폼인 ‘C2 하우스’를 적용해 가변 가능한 구조로 입주민의 취향 및 사는 방식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다.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는 경남 김해시 주촌면 선지리 323-6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9개동, 전용면적 84~115㎡ 총 99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택전시관은 경상남도 김해시 부원동 일대에 위치해 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09.30 14:42

3분 소요
배산임수 명당 홍은동, 신통기획이 이끄는 '재개발 시너지 기대'

부동산 일반

서울시 서대문구에서는 홍은동 8-400일대(홍은15구역)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다. 25일 도시 및 정비업계에 따르면 홍은동 8-400일대는 7만1860㎡ 규모로 토지등 소유자 557명이다. 지난 2009년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돼 정비사업 요건을 충족했지만 2013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정비사업지에서 해제됐었다. 오랜 기간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노후주택이 빼곡한 지역이지만 주변 경관이 우수하고 자연환경적 강점을 지녔다. 뒤로는 북한산이 자리 잡고, 앞으로는 홍제천이 지나가는 이른바 ‘배산임수 명당’으로도 불린다. 특히 홍제천은 4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지천 르네상스' 사업과 맞물려 개발에 탄력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최근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정릉천·홍제천·도림천 3곳에 대한 설계 용역을 마감하고 업체 선정에 착수했다. 서울 전역 지천 주변을 ‘수(水)세권’으로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구상과 신통기획 추진까지 맞물린 셈이다. 하지만 강점인 주변의 자연녹지가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요소는 있다. 북한산국립공원과 붙어 있어 고도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떨어지면 추진과정에서 반대하는 인원이 나올 수 있다. 사업지 위치가 역세권을 벗어나 교통편이 열악한 것도 단점이다. 그나마 가까운 지하철 3호선 홍제역까지도 마을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상명대 쪽에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및 강북횡단선 예정역이 있는 것은 교통호재이긴 하나 홍은동에서 거리는 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강북횡단선이 지나는 홍은동 일대에 ‘간호대역’이 신설되면 이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함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총연장 25.72㎞의 이 노선은 청량리역~국민대~홍제~디지털미디어시티(DMC)~목동역 구간으로 구성됐다. 간호대역 신설은 많은 홍은동 주민들의 요구사항이자 지난 지방선거 때 후보자들의 공약이기도 했을 만큼 이 지역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홍은동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신통기획 후보지와 시너지가 예상돼서다. 홍은13구역 재개발지에는 15층, 827세대 규모의 ‘홍은 13구역 아이파크’(가칭)가 들어설 예정이다. 홍은8-1구역에는 300세대 규모의 반도유보라 아파트가 들어선다. 앞서 홍은동 6구역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산두산위브단지’ 1차(497세대), 2차(296세대)가 들어선 바 있다. 이번 홍은 15구역까지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일대 변화가 탄력을 받게 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홍은동 재개발 지역이 현재 미래가치 대비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일대 아파트단지 가격은 북한산두산위브단지 전용면적 84㎡는 매매가가 9억8000~10억3500억원선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연구소장은 “홍은동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 입지는 다소 아쉽다”며 “다만 홍은13구역 재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어 신통기획 지역도 정비가 되면 같이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06.25 08:00

2분 소요
SM경남기업,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 5월 분양

부동산 일반

SM경남기업은 경기 양주 장흥면 일영지구 일원에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를 이달 중으로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는 지하 2층 ~ 지상 최고 20층, 14개동, 총 741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한다. 전 가구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양주 일영지구는 경기 양주 장흥면 일영리, 삼상리, 삼하리 일원에 조성하는 도시개발지구로 미니신도시급 규모다. 창릉3기신도시, 삼송신도시, 지축지구, 장흥신도시 등과 함께 서울 북부권 신도시의 한 축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가 위치한 일영지구에서는 일영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송추IC를 통해 고양 삼송신도시와 서울 은평구를 10분대로 가깝게 이동할 수 있다.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공유할 수 있고 향후 교외선을 개통하면 서울과 더욱 가까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단지는 오는 2024년 개통 예정인 교외선 장흥역 초역세권에 위치한다. 교외선은 양주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과 1호선 의정부역, 경의중앙선이 운행하는 능곡역을 연결하는 32.1㎞ 구간의 경기 서북부지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유일한 철도 노선이다. 2024년 대곡, 원릉, 일영, 장흥, 송추, 의정부 등 6개역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특히 대곡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의정부역에는 GTX-C노선이 추가 들어서면서 초역세권 프리미엄과 함께 GTX 수혜까지 누리게 된다. ━ 쾌적한 주거환경에 뛰어난 조망권까지…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는 일영지구에서도 손꼽히는 조망권을 갖춘 단지다. 북한산을 비롯해 개명산, 석현천, 공릉천 등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어 배산임수 명당 입지를 갖춘 데다 단지 내에서 북한산의 360도 파노라마 조망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수려한 자연환경과 연계된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장흥 최대 규모의 브랜드 단지인 만큼 지역을 대표할 만한 고품격 상품성을 갖췄다. 거실폭을 혁신적인 초광폭으로 설계해 거실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고급스러운 단지 외부 디자인과 공원과 같은 조경, 탁 트인 조망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 단지 내에는 북한산뷰에 특화된 커뮤니티(스카이가든)도 조성한다. 최첨단 인공지능(AI) 시스템(안면인식 원패스 시스템, 원격 홈제어 시스템, 스마트 주차유도 시스템) 등이 설치돼 입주민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 줄 예정이다.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교통 호재가 풍부한 데다 앞으로 나오기 힘든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할 예정이라 벌써부터 문의가 많다”며 “조망이 뛰어나고 상품성까지 갖춰 서울은 물론 경기 일대에서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633-6번지에 들어서며 5월 안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2.05.11 14:00

2분 소요
PANGYO-THE RICH VILLAGE | 서울 부촌의 축소판 ‘판교 비버리힐스’

산업 일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판교’는 그저 지나치는 길목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전국 최고의 핫 플레이스다. 고급 주택과 첨단기업이 대한민국 1%를 불러 모으고 있다. 판교엔 서울 강북·강남의 부촌이 보인다. 지난 4월 16일 경기도 성남시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쇼핑몰 아브뉴프랑.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이곳은 서울 강남, 성남 분당 지역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판교 최고의 프리미엄 상권이다. 쁘띠마르숑, 달팩토리, 캐스키드슨 등 주로 서울 강남에 매장을 둔 패션브랜드가 입점했고 붓처스컷, 생어거스틴, 뉴욕버거, 올라, 아티제, 블루밍가든, 공차 등 개성 있는 식음료 브랜드도 눈에 띈다.3층 규모의 아브뉴프랑은 200m에 이르는 길이를 활용해 내부 스트리트를 조성했다. 좌우에 테마거리와 광장, 테라스형 상가, 야외 쉼터 등을 배치해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채롭게 꾸몄다. 현재 레스토랑, 카페, 패션·잡화, 편의시설 등 80여 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아브뉴프랑은 철저하게 여성을 겨냥한 쇼핑몰이다. 주말에는 여성들이 가족의 손을 이끌고 쇼핑하고, 평일 낮 시간에는 30~50대 주부들이 각종 모임을 갖는다. 이곳은 ‘판교 골드맘의 놀이터’로도 불린다. 골드맘은 ‘고학력에 경제력을 갖추고 귀하게 자란 젊은 엄마’를 뜻한다. 흔한 프랜차이즈 매장보다는 디저트 매장이나 유기농 베이커리 매장에 손님이 더 많다. 마치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와 있는 듯하다.상권·학군 좋아 분당보다 비싼 동판교아브뉴프랑을 설계한 호반건설의 전략은 바로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삼청동길처럼 다양하고 개성 있는 고급 매장 위주로 상업시설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는 급격히 늘고 있는 판교신도시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중했다는 분석이다.인근 판교공인중개소 대표는 “매장 업종과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보증금 1억~2억원, 월임대료 200만~500만원으로 강남 중심가 수준”이라며 “알파돔시티 내 현대백화점이 내년에 완공되면 판교역~알파돔시티~판교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판교의 중심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판교는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일부에선 한국의 대표적인 부촌인 서울 강남의 확장판이라고도 평한다. 판교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접하고 있어 강남과의 접근이 용이하다. 아직 인프라가 충분치는 않지만 1기 신도시 분당과 접해 있어 학군이나 쇼핑, 의료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가 거의 완료되면서 주택 수요층도 늘었다. 안랩, 넥슨, 엔씨소프트, SK케미칼, 포스코ICT 등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문화산업기술(CT) 등 고부가가치 업종 종사자가 몰리면서 중산층 거주지로 자리 잡고 있다.판교를 둘러보면 마치 서울 부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기업 오너 일가가 몰려있는 성북동이나 평창동의 대저택 단지, 트렌드를 선도하는 청담동의 고급 빌라촌, 학군 따라 형성된 대치동 아파트단지가 판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판교는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판교와 서판교로 나뉜다. 도로가 갈라놓은 입지이지만, 주거 환경면에서 두 지역은 확연히 다르다. 동판교는 판교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값도 이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업무시설과 상가도 마찬가지다. 반면 서판교는 녹지율 등 자연환경이 좋아 수십억원대의 고급 단독주택이 즐비하다.분당과 지척인 동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의 기업 입주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봇들마을 7·8단지, 백현마을 1단지 등은 판교테크노밸리 이주 수요에 역세권, 학군 프리미엄이 더해져 가격대가 높게 형성됐다. 봇들마을 8단지 주공 휴먼시아 85㎡의 매매가는 지난해 3월 7억5000만원에서 1년 만에 8억5000만원대로 뛰었다. 전세 역시 5억5000만원에서 1년새 1억원이 올랐다. 웬만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를 훨씬 웃도는 초강세다.판교공인중개소 대표는 “최근 가파른 전세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판교테크노밸리 일대 직장인들이 매매로 전환하고 있다”며 “혁신학교로 지정된 보평초등학교 주변 아파트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서판교 지역 아파트도 오름세는 비슷한 양상이다. 운중동 산운마을 13단지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보다 1억원 정도 오른 4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운중동 한림공인중개사무소 김형태 소장은 “서판교 일대는 운중천과 금토산공원, 남서울CC 등의 조망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새학기를 맞아 84㎡에 4억3000만원 하던 급전세 물건이 다 소진되는 바람에 지금은 4억5000만 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급등세는 인근 분당신도시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말 기준 판교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3.3㎡당 1425만원으로 1년 전 1171만원 대비 2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분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1448만원에서 1452만원으로 소폭 오른 것과 비교하면 판교 아파트 전세값이 분당 아파트값에 육박하는 셈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자존심을 세웠던 분당 지역이 판교에 밀리는 모양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기존 분당의 인프라를 누리면서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판교에 몰리면서 집값과 전세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서판교는 개발 콘셉트 자체가 동판교와 다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입지 환경이다. 북쪽은 청계산 자락이 감싸고, 산 밑의 금토산공원과 중앙의 운중천이 펼쳐져 배산임수의 명당이라는 평가다. 녹지율이 2기 신도시 중 가장 높고, 인구밀도는 1헥타르당 70명으로 동판교의 절반 수준이다. 서판교 단독주택에 모여든 CEO와 오너들서판교 부촌은 ‘신흥 부촌’과 ‘전통 부촌’으로 나눌 수 있다. 운중동 일대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에 상대적으로 젊은 부자들이 모여 살고, 남서울CC 옆 하산운동·대장동 고급주택가는 전통적인 부자들이 둥지를 틀었다. 서판교의 대표적인 타운하우스는 SK건설의 ‘산운·운중 아펠바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한 ‘월든힐스’다. 운중 아펠바움은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를 맡아 화제를 모았고, 산운 아펠바움 역시 세계적인 건축가인 짐 올슨이 설계했다.4월 11일 오후에 찾은 산운 아펠바움. 산자락을 끼고 자리를 잡은 데다 최첨단 보안시설이 설치돼 출입관리가 엄격했다. 철저한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각 세대로 진입하는 도로도 독립성을 유지하게끔 설계돼 있다. SK건설이 공급한 이곳은 모두 34가구로 가구별 대지 면적이 330~596㎡(100~180평)에 전용면적 176~310㎡(53~94평)의 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2012년 말 입주 당시 분양가가 85억원(310㎡)으로 국내 타운하우스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형태 소장은 “현재 시세는 40억원에서 70억원 정도”라고 했다. “운중동 타운하우스 단지에 입주한 이들은 대부분 강남권의 고가 노후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인근 판교테크노밸리의 IT업계 CEO와 임원도 많다.”타운하우스 아래 동네엔 230~264㎡(70~80평) 필지에 들어선 단독주택이 즐비하다. 이들은 높은 담과 넓은 마당으로 비슷비슷한 외양을 지닌 한남동이나 성북동 일대의 주택과는 외형에서부터 내부 구조까지 상당히 다르다. 이곳에는 외국에서 볼 수 있는 전원풍의 주택, 세련된 느낌의 일복식 목조주택,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주택 등 집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주택들이 가득하다.김 소장은 “서판교 일대 단독주택 수요자 중에는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거주자의 70% 정도가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경기 분당의 서현동, 정자동에서 옮겨왔다”고 말했다. 서판교 일대 단독주택 필지는 모두 14개 블록에 1300개 정도다. 하산운동과 대장동 일대 고급주택단지는 ‘판교 위의 판교’로 불린다. 서판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의 드넓은 대지 위에 지어진데다 오너 일가들로 채워진 ‘그들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남서울CC 입구 전원마을과 남서울CC 너머 남서울파크힐주택단지가 그곳이다.남서울CC 입구 전원마을에 자리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집은 지난해 성남시에서 가장 비싼 주택에 올랐다. 성남시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82억원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사비와 땅값 등을 합하면 시세가 200억원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주택은 약 3300㎡(1000평)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세워졌다.건물 외관이 화려하고 웅장해 골목 입구에서부터 단연 눈에 띈다. 지하층이라고는 하지만 지형이 높아 출입구 역할을 한다. 1층에는 대형 홀과 거실과 주방, 2층에는 방과 욕실 등이 있고, 마당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집터가 워낙 높고 인근에 높은 건물이 없어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구조다.정 부회장 집에서 남서울CC 클럽하우스를 지나 1㎞ 남짓 올라가면 고급 저택들이 등장한다. 성남시 하산운동과 대장동에 걸쳐 있는 전원주택단지 남서울파크힐로, 골프장을 끼고 있고 서판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주거지다. 이 마을의 출입은 마을 양쪽 끝 경비실에서 바리게이트를 열어줘야 가능하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사유지에 도로를 낸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으며, 단지 아래에 기존 도로가 있어 인근 주민들의 불편함도 없다”고 말했다. 남서울CC에서 끊어진 도로를 비용을 들여 단지 안으로 연결했다는 설명이다.모두 100개 정도의 필지로 나뉜 이 단지에는 현재 전원주택 30채가 세워졌다. 4채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1필지 면적은 820~2000㎡(250~600평)로 3.3㎡당 400만~1000만원대다. 대부분 1필지가 1650㎡(500평) 정도이니까 땅값만 20억~50억원 수준이고, 두 필지를 합쳐 집을 올린 곳은 100억원이 넘는다.이 전원주택 단지에는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이건영 대한제분 부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심영섭 우림건설 회장,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등이 자신이나 일가 명의로 집을 갖고 있다. 홍평우 신라명과 사장, 김의광 장원산업 회장(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매형), 전경호 전 청주방적 회장, 장진우 한불에너지관리 회장, 유시현 가오 대표이사, 최영배 대유설비 대표 등 중소기업 오너도 눈에 띈다. 최근엔 김용민 후성 대표와 정훈탁 IHQ 대표, 이영훈 로지트코퍼레이션 회장, 주광남 금강철강 회장이 입주했다(90쪽 참조).대장동 LG컨설팅투자개발의 정명호 대표는 “40여 년 전 대지 13만2000㎡(4만 평)을 사들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이 남서울CC를 운영하면서 회원 확보 차원에서 한 필지씩 나눠줬다”며 “1976년 5월 4일 이른바 ‘5·4 조치’에 따른 성남시 조례로 개발이 묶여 있다가 몇 년 전 건축 허가가 나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게이트빌리지이다 보니 경비·보안·청소 같은 공동 비용이 많이 든다. 집을 짓지 않고 토지만 보유하고 있어도 기본 관리비를 평당 1만원씩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웬만한 부자는 집을 지었다해도 살 수 없을 것이다.”인프라 구축해야 중산층 더 몰린다미국 실리콘밸리는 세계적으로 창업 기지의 상징이다. 이곳이 벤처의 산실이 된 것은 단순히 모여 있어서가 아니다. 몰려든 인재들이 살기 좋은 환경 속에서 기량을 마음을 펼칠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판교의 주거 환경 인프라가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IT를 위주로 한 첨단기업 입주, 중산층 거주지와 상권 형성 등은 긍정적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생활 편의 시설과 열악한 교통편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표적인 호재로 꼽혔던 서판교역 개통도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지난해 연말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는 724개사가 입주해 4만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80% 공정인 테크노밸리가 100% 완성되면 8만 명이 될 전망이다. 최근 흐름을 보면 이들의 상당수가 판교에 거주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테크노밸리 회사원들이 볼 때 판교는 날마다 땅값이 치솟고, 물가도 비싸다. ‘판교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14.05.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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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모종혁의 ‘술로 만나는 중국·중국인’ ⑧ 장강삼협의 싼샤주

국제 이슈

192㎞에 이르는 대협곡 지대 ... 향기롭고 단맛 강한 소곡주 중국인에게 양쯔강(長江)은 황허(黃河)와 더불어 중화문명을 낳은 ‘어머니의 강’으로 숭배되고 있다. 중국인은 총 길이 6397㎞의 양쯔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싼샤(三峽)를 꼽는다. 싼샤는 충칭시 펑제현에서 후베이성 이창시까지 192㎞에 이르는 대협곡 지대다. 서에서 동으로 이어지는 취탕샤―우샤―시링샤의 3대 협곡이다. 강 양쪽으로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절벽이 마주보고 줄지어 펼쳐진다.싼샤는 200만년 전 지구의 지각 변동으로 생겨났다. 본래 그 일대는 평지였다. 떨어져 있던 아시아와 인도 대륙이 합쳐지면서 히말라야산맥이 솟아나고 티베트고원이 융기했다. 싼샤도 웅장한 협곡이 터져나가는 모양새로 변했다. 현지 주민들은 싼샤를 신이 내린 산물이라 믿고 있다. 신이 중국의 젖줄인 양쯔강을 하류까지 흘러내려 보내기 위해 돌 산맥을 칼로 내리쳐서 싼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이런 절경에 취해 예부터 수많은 문인들이 싼샤를 찾았다. 이백·두보·백거이 등은 고금에 길이 남을 시와 문장을 남겼다. 싼샤는 위대한 시인 굴원을 낳았다. 굴원은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초사’의 시인이다. 망해가는 조국을 염려하던 굴원은 시를 읊으며 돌을 안고 양쯔강의 한 지류에 몸을 던졌다. 싼샤는 ‘삼국지’의 무대이다. 유비의 촉, 손권의 오, 조조의 위는 싼샤 일대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오늘날 싼샤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은 싼샤댐에서 비롯됐다. 싼샤댐은 높이 185m, 길이 2335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댐이다. 총 저수량이 393억㎥로, 소양강댐의 15배에 달한다. 100m 이상의 낙차로 초당 10만2500t의 물을 떨어뜨려 32개의 수력발전기를 돌린다. 1기의 발전량만 70만㎾로 하루 2250만㎾, 연간 1000억㎾의 전기를 생산한다. 투입된 공사비는 320억 달러로, 만리장성 건설 이래 중국 최대 역사였다. 댐이 완공되자 싼샤는 옛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60m에 불과했던 강 수위가 175m까지 올라가면서 강 폭은 최대 2㎞까지 넓어지고 수심은 깊어졌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 봉우리는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듯 낮아졌다. 무엇보다 싼샤가 거대한 저수지로 변하면서 주변 역사 유적은 대거 수난을 당했다. 높아진 강물로 1200여 곳에 달하는 유적지가 수몰됐다. 펑제현에 있는 백제성은 육지에서 섬으로 변했다.백제성은 오나라 정벌에 실패한 유비가 죽어가며 제갈량에게 후사를 부탁한 ‘유비탁고’로 유명한 장소다. 1000여년 된 성벽은 철거되거나 물에 잠겼고 일부 건축물만 섬 위에 남아있다.백제성 맞은편에 있는 쿠이먼은 절반 가까이 물에 잠겨 과거의 풍광을 잃어버렸다. 쿠이먼은 싼샤의 첫 번째 협곡인 취탕샤의 시작점으로,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절경이었다. 취탕샤는 전장 8㎞에 불과하지만 좁고 웅장한 협곡으로 명성이 높았다.우산현은 싼샤댐 건설로 잠긴 수몰 도시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산은 싼샤 구간 중 중간에 위치해 있다. 싼샤의 정수만 모아놓았다는 샤오싼샤와 웅장한 우샤 12봉을 간직해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 주민보다 20~30배 넘는 관광객이 매년 우산을 찾기 때문이다. 다른 수몰 도시와 마찬가지로 우산도 도시 전체가 고지대로 옮겨졌다.가파른 비탈을 뒤덮은 건물들은 돌로 쌓은 축대 위에 세워져 보기에도 위태롭다. 토사 유실이 빈번하고 날림으로 지어진 건물이 많아 주민들은 불안감을 지닌 채 살고 있다. 싼샤댐은 이처럼 양쯔강 상류 도시 22개와 1700여개의 마을을 물로 삼켰다. 공식적으로 파악된 이주민만도 140여만명에 달한다. 통계에서 제외된 사람까지 합치면 200만명에 가까운 수몰민이 정든 고향을 떠났다.우산부터는 전장 46㎞의 협곡 우샤가 시작된다. 우샤에는 석회암이 많아 강물에 깎인 암벽이 허다하다. 특히 우샤 12봉은 기이한 산과 깎아지는 절벽으로 싼샤의 백미로 손꼽힌다. 그중 신녀봉은 솟아오른 고산 준봉 가운데 홀로 조그맣게 우뚝 솟아있어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해발이 2000m에 달해 봉우리를 보려면 고개가 아플 지경이다.우샤 중간에 위치한 바둥현부터는 후베이성 관할이다. 싼샤를 오가는 유람선은 바둥에 잠시 정선한다. 천혜의 절경 중 하나인 선눙시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관광객들은 선눙시의 가장 깊숙한 계곡에서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목선을 타고 유람한다. 20여척의 목선이 항시 대기하고 있는데, 수몰지 주민들이 조금씩 출자해 마련한 것이다. 보통 한 척 당 4명의 뱃사공이 일한다.옛날 이들은 하류로 내려갈 때는 물질 잘 하는 뱃사공으로, 상류로 되돌아 올 때는 배를 밧줄로 끌어올리는 ‘첸푸’로 일했다. 과거 싼샤는 물길이 얕고 물살이 거세어 배를 인력의 힘으로 끌고 올라가야만 했다. 뱃사공이 그 일을 감당했지만, 자신들만으로는 힘에 부쳐 첸푸라는 전문 직업인이 탄생했다. 첸푸는 미끄러지지 않게 고안된 짚신을 신고 특유의 노래를 합창하며 배를 끌어올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싼샤 일대에는 수 천명의 첸푸가 활동했지만, 싼샤댐 건설 후 배의 통행이 수월해지면서 자취를 감췄다.이들 뱃사공이 즐겨 마시는 술이 있다. 바로 바둥에서 생산되는 싼샤주다. 싼샤주는 예부터 싼샤 원주민들이 집에서 빚어 마시던 청향(淸香)형 바이주(白酒)를 기원으로 한다. 이를 1962년 문을 연 국영 예싼관술공장이 상품화했다. 청향형은 깨끗하고 투명한 술 맛이 특징으로, 농향(濃香)형에 비해 뒷맛이 달다. 예싼관술공장은 1999년 회사 이름을 싼샤술공장으로 바꾸고, 2004년에는 싼샤주업이라는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싼샤주는 보리와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소곡주다. 소곡주는 누룩을 적게 쓰는 대신 오랜 발효와 숙성을 거치기에 향기롭고 단맛이 깊다. 청향형 소곡주는 중국 서남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제조방식으로, 싼샤주 외에 장진(江津)주 정도가 손꼽힌다. 싼샤주업이 소재한 예싼관진은 해발 1200m에 자리잡은 마을로, 배산임수의 명당이다. 명나라 때부터 크고 작은 양조장이 우후죽순 등장해 성업하면서 바둥 일대에서 술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2014.04.21 17:59

4분 소요
SPECIAL ISSUE - 재물 쌓는 명당 한남동·성북동 선호

산업 일반

포브스코리아는 연초부터 대한민국 ‘부(富)의 지도’를 연재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100대 부자의 부 이동과 네트워크를 조사했다(1·2월호 참조). 이번 호에는 이들이 어디에 많이 사는지 알아봤다. 서울 강북에 51명, 강남에 32명이 살고있다. 나머지는 지방이나 해외에 산다. 동별로는 한남동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북동은 13명으로 2위, 이태원동은 6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청담동과 도곡동에 각각 5명이 산다. 전통적으로 부자들은 땅을 살 때나 집터를 고를 때 풍수지리를 따진다. 부동산 전문가가 분석한 자료를 검토한 후 풍수 전문가를 부르곤 한다. 기후·풍향·물길 등을 파악해 좋은 터를 잡기위해서다. 풍수전문가인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대표와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한남동과 성북동을 살펴봤다. 3월 15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 근처에서 고제희 대표를 만났다. 한남동은 크게 유엔빌리지를 중심으로 한남 1동과 하얏트호텔 부근의 한남2동, 길 건너 이태원동 주변으로 구분한다. 이곳에 한국의 100대 부자가 가장 많이 산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등 17명의 부자가 한남동 이웃이다. 사실 이태원동 경계에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도 한남동에 가깝다.고 대표와 함께 차량을 이용해 이태원동으로 향했다. 3분 정도 내려갔을 때 3m 담장 너머로 기와지붕이 보인다.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이다. 이건희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를 맞거나 사장단 회의 장소로 쓴다. 승지원 길을 따라 내려가면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쌓인 고급 주택들이 나온다. 차 안에서 보이는 것은 성벽같은 담장과 지붕 정도다.고 대표는 “도로에서 보면 담이 높지만 집 안으로 가보면 낮다”고 한다. “산 경사면을 따라 집을 지었기 때문이에요. 경사면을 채워서 평지를 만들다보니 높다란 담을 쌓게 된 겁니다. 집안 전망이 멋지죠. 뒤로는 남산, 앞으로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에요. 전통적으로 부자들은 배산임수를 따져 집을 지어요. 우선 바람이 잘 통하기 때문이죠. 낮엔 강바람이 산으로, 밤엔 산바람이 강으로 불어요. 남향이라 햇살이 잘 들고요. 이곳처럼 경사가 있으면 물이 쉽게 흐르고 빠집니다.”한남동에는 세계 각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이 있어 경비가 삼엄하다. 부자들이 사는 집도 마찬가지. 3m가 훌쩍 넘는 담장에는 CCTV가 여러 대 설치됐다. 집들을 둘러보기 위해 두세 바퀴를 돌자 경비원들이 나왔다. 이곳은 보안업체가 24시간 경비를 맡는다. 워낙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이 쉽지 않다. 상당히 폐쇄적인 동네다.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부자들이 한남동에 많이 모인 이유다.고 대표가 집 한채를 가리키며 “최근 한 그룹 총수가 풍수를 봐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아들이 귀국하면 살 집을 찾았어요. 얼마 전 이 집이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을 둘러봤는데 기운이 좋지 않더라고요. 이전 살던 분이 회사가 망해서 나간 거에요. 앞으로 그룹을 이끌 후계자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금성수 한남동 VS 비단옷 성북동한남동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남산으로 향했다. 남산 국립극장 뒷편에서 N서울타워로 향하는 남산 산책로를 택했다. 타워에 가까워질수록 남산에 안긴 듯한 한남동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으로 한강이 흐른다. 고 대표는 “한강의 물줄기가 한남동을 둥글게 감싸고 흐르는 금성수(金聖水)”라고 들려줬다.“풍수학에서 물은 재물입니다. 금성수가 물 중에서 가장 귀해요. 금성수가 흐르는 곳에는 재물이 가득 쌓이고 세상의 존경을 받고 의로운 인물이 난다고 합니다. 게다가 한남동은 기가 순한 곳이라 사람이 대를 이어 살 터입니다. 즉 대대로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한남동이에요.”그는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남동은 흙의 힘이 두텁지 못해 습기가 적다는 것. 부족한 기운을 채우려면 콘크리트로 마당을 포장하는 대신 흙을 깔고 키작은 꽃나무나 잔디를 심으면 좋다고 덧붙였다.한남동에서 부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사는 성북동으로 갔다. 성북구 성북동 삼청각에서 내려오는 길과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에서 넘어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 부근에 이르렀다. 고 대표는 “긴 골짜기 길”이라고 말했다. “골짜기는 골짜기 살(殺)이라고 해서 자연재해가 일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에요. 물과 바람이 거세게 지나갑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났을 때 피해가 심했던 곳이 골짜기 바로 앞에 지은 집이었습니다.”골짜기를 지나면 성북동 부촌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선잠단이 나온다. 누에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문화유적지다. 고 대표는 풍수학적으로 선잠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누에치기가 중요한 산업이었어요. 봄과 가을에 누에를 쳐서 비단 원료인 고치실을 얻어요.지금 서초구 잠원동과 송파구 잠실동은 과거 뽕나무를 키워 누에치는 곳이라 해서 잠실(蠶室)로 통했지요. 잠원동도 과거에는 잠실이라고 불렀습니다. 강남이 개발되면서 ‘잠실의 원조’ 잠원동이 된거죠. 조상들은 산천의 형세를 살펴 그 땅의 성격과 기운에 맞는 지명을 지었습니다.선잠단이 있는 성북 2동은 ‘완사명월(浣紗明月)’형의 명당입니다. 밝은 달빛 아래 비단을 펼쳐 논 형세라는 뜻이에요. 과거 비단은 높은 관직에 있거나 부자가 입는 귀한 옷감이었어요. 이것을 달빛 아래에 깔아 놓았으니 한층 아름답게 보일 겁니다. 세상에 이름을 날릴 귀인이나 부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명당입니다.”성북동에는 한국의 100대부자 중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형제를 비롯해 담철곤 오리온 회장, 이수영 OCI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 13명이 산다.선잠단지에서 길상사 방향으로 오르자 ‘꿩의 바다’라는 독특한 간판이 나왔다. 100m쯤 더 오르자 이번에는 ‘학의 바다’ 표지판이 보인다. 1960년대 꿩 등 많은 새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꿩의 바다 마을쪽으로 넓은 정원이 딸린 고급 주택단지가 있다.고 대표는 “북한산을 등진 기슭에 있는 성북동은 풍수지리적으로 좌청룡 우백호를 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성곽이 늘어선 남쪽 능선이 백호가 되고, 정릉동과 경계를 이루며 동남쪽으로 뻗은 북악스카이웨이 능선이 청룡이 돼 부지를 감싸고 있어요.”이중환이 쓴 『택리지』에도 성북동은 마을이 들어설 지리적 조건이 뛰어나다고 소개됐다.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는 좁고, 그 안쪽에 넓은 공간이 펼쳐진데다 기운이 좋아 대를 이어 부를 누릴 터라는 것. 고 대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얘기했다. “기가 너무 센 땅이에요. 암반이 땅 표면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요. 농토를 만들기 어려운 척박한 토지입니다. 과거부터 백성이 살 곳은 못 됐고, 경관을 즐기는 고관이나 부자에게 유용한 땅이었습니다.”성북동은 한남동에 비해 경비원의 경계가 느슨했다. 자동차에서 내려 주택단지를 둘러봤다. 골목에는 오로지 쌩쌩 달리는 차 뿐이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눈에 띌 정도다. 간혹 담 넘어 정원이 보이는 주택이 있었다. 고 대표는 “정원을 꾸밀 때도 풍수지리를 따지는게 이롭다”고 귀띔했다.“정원에 가장 큰 나무를 심을 때는 현관을 기준으로 북서쪽이 좋습니다. 큰 나무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요. 여름에는 뜨거운 햇살을 막고 봄에는 황화강의 먼지를 막지요. 나무 모양은 곧게 하늘로 쭉쭉 뻗어야 좋습니다. 나무 줄기가 구불구불하면 기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재물을 키우는 데 연못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한남동과 성북동의 부촌은 스카이라인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 대표는 부자들이 단독 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부자들은 땅이 갖고 있는 지기(地氣)에 가까울수록 건강하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단층에 사는 게 좋습니다. 우선 한국 사람들은 5000년 동안 단층에 살았기 때문에 우리 체질엔 단층 문화가 맞아요.지자기(地磁氣)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땅에도 자기가 있어요. 낮은 곳 자기와 높은 곳 자기는 차이가 있습니다. 나무가 20~30m 이상 자라지 못하는 이유와 비슷해요. 30m이상은 수압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50층 아파트에선 물을 끝까지 끌어올릴 수 없어서 중간에 기계실을 두는 겁니다.”

2013.04.12 14:55

5분 소요
남권희 조선왕가 회장 - 돈 벌려고 하나, 그냥 좋아서 하는 거지

CEO

1988년 당시 약재상으로 한 해에 70억원을 버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차를 타고 가던 중 경기도 연천에서 폭포 하나를 발견한다. 이것은 한탄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위치한 현무암 주상절리 폭포였다. 그는 이것을 보자마자 마음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옆엔 사람이 살지 않는 기와집 한 채가 있었다. 야생화와 참나무 숲을 뒤로 한 이 남향 기와집도 탐이 났다. 앞쪽으로는 제인 폭포가 보이는 배산임수 명당이었다.“당시 경기 북부에서 가장 잘 산다는 집주인에게 웃돈을 주고서야 겨우 그 집을 샀습니다. 한동안 묵혀놨죠. 20여 년이 지나서야 이 명당이 빛을 보네요. 여기에 한옥 호텔 ‘조선 왕가’를 세운 것이죠.”그때 그 청년, 남권희 조선왕가 회장(51)이 말했다. 남 회장은 “조선왕가는 황족이 살던 한옥”이라고 소개했다.2008년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정문 앞 한옥이 기숙사 건립을 이유로 매물로 나왔다. 당시 이 대학 석사 과정을 밟던 남 회장은 이 소식을 듣고 전 재산을 털어 구입했다. 우선 손때가 묻어있는 헌 집인 게 좋았고, 조선 시대 선비를 닮은 단출한 모양이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한옥의 진가는 구입한 뒤에서야 깨달았다.2008년 8월 15일, 그는 건물 해체 과정에서 상량문을 발견했다. 이것은 집을 지으며 서까래를 올릴 때 짓는 글이다. 이 상량문은 홍문관 대제학을 지낸 정만조(1858~1936)가 지었고, 당대 명필 농천 이병희가 쓴 것이었다. 황실가를 상징하는 빨간 비단에 먹으로 쓴 상량문엔 집 주인이자 고종황제 영손으로 조선조 역대 왕의 종묘 제례를 관장하던 황족 ‘이근’의 소박하고 어진 성품을 칭송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혼탁한 물 속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자라는 미나리 같은 기상을 표상하는 집이라는 ‘염근당’의 뜻도 담겨 있었다. 상량문은 금 세 덩어리에 은·동과 함께 비단보에 쌓여 있었다.“제가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죠. 600년이 넘는 춘양목으로 건축한 이 한옥의 가치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죠. 수십 억을 준다 해도 안 팔 겁니다.”스위트 룸으로 거듭난 사랑채이 황실가 한옥은 5개월간의 해체와 27개월의 보수 작업 끝에 2010년 9월 한옥 호텔 ‘조선왕가’로 탈바꿈 했다. 25톤 트럭 300대로 기와, 대들보, 서까래, 기둥, 주춧돌, 기단석 등을 연천으로 옮겨왔다. 복원 공사는 조선의 전통 건축 양식을 고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벽체와 바닥은 황토로 마감했다. 방 안은 옛 방식대로 전통 장판지와 한지로 꾸몄다. 내부엔 에어콘, 비데, 샤워부스 등 편의 시설도 갖췄다. 99칸이던 이 한옥은 16개의 객실을 보유한 호텔로 재탄생 했다.827㎡ 규모의 조선왕가는 사반정·염근당·자은정 3개의 별채로 이뤄졌다. 특히 자은정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머물던 별채로 알려져 있다. 남 회장은 “자은정은 노무현 정부 때까지 국내 유명 건설 업체 회장이 소유해 국빈들의 사랑채로 애용됐다”고 귀뜸 했다. 자은정은 유일하게 테라스까지 갖춘 스위트룸이다. 그는 호텔 경영을 맡고, 아내는 이곳에서 약선 요리를 연구한다. 고객들에게 제공할 메뉴로 개발 중이다. 서울 성북동에 살던 가족도 이 한옥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 현재 서울 집은 비어있다. 서울 리라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은 얼마 전 이 동네 학교로 전학 와 신이 났다. “호텔 비즈니스로 돈 벌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수지타산이 안 맞죠. 요즘엔 가족과 함께 호텔의 모든 방을 돌아가면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조선왕가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 30분~2시간이나 걸려 가기가 쉽지 않다. 그는 “돈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 곳에 호텔을 세우지 않았다”며 “사람이 들끓기보다 누구든 황족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에서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또 다른 직업은 약재상. 3대째 한약재 사업을 해오고 있다. 중국에 한약재를 수·출입 한다. 최근엔 개성홍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홍삼 건강 식품을 개발·판매한다. 어린 시절부터 한약재 냄새를 실컷 맡은 그는 “홍삼은 한국산이 최고”라며 “중국산은 질이 떨어지고 일본산은 맛이 없다”고 평가했다. 요즘은 한약 소비가 줄어 사업 규모는 줄었지만 90년대엔 큰 돈을 벌었다고 했다.이 때 번 게 종자돈이 돼 현재의 한옥 호텔 비즈니스의 기반이 됐다. 그는 더 이상의 돈 욕심은 없다고 했다. “스물여덟에 제인 폭포 앞에 있던 이 부지 대신에 강남의 아파트 몇 채를 샀으면 큰 부자 됐겠죠. 그랬다면 염근당이 내게 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소박하고 아름다워서 두 개 모두 갖고 싶었죠.”

2012.01.12 14:10

3분 소요
자산가들의 관심사  ‘풍수와  집값’

재테크

자산가들은 땅이나 건물을 살 때 풍수지리를 따진다. 투자 전문가가 분석한 객관적 자료를 본 후 결정을 내리기 전 풍수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다. 이왕이면 기후, 풍향, 물길 등을 파악해 좀 더 건강하고 안락하게 살아갈 터를 찾기 위해서다. 대기업 오너 중에도 주택 입지는 물론 사옥, 사업장 터, 집무실의 물건 위치까지 컨설팅 받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부자들이 택한 서울 명당은 어디일까. 땅의 기운이 좋을수록 집값도 오를까. 풍수 전문가로 유명한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대표와 VIP 고객의 부동산 투자 자문을 돕는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과 얘기를 나눠 봤다. 8월 11일 을지로입구 하나은행 골드클럽 PB센터에서 고제희 대표와 정봉주 팀장을 만났다. 고 대표는 1998년 대동풍수지리학회를 세우고 풍수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자산가를 비롯해 기업 오너들의 풍수 자문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전문가인 정봉주 팀장이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을 얘기하면 고 대표가 풍수학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중간중간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최근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풍수학으로 볼 때 이유가 있나요.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대표(이하 고제희) 쉴 면(眠)에 소 우(牛), 즉 소가 잠을 자는 형상의 산이라고 해 우면산입니다. 소가 자려면 주위가 조용하고 편안해야 하는데…. 자꾸 개발하면서 소가 잠을 못 자도록 외양간을 들쑤신 거예요. 소가 성질이 날 수밖에요. 소가 잠에서 깨 주인에게 해코지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땅은 때로 사람에 따라 지기(地氣)가 강해지기도 약해지기도 해요. 어느 정도의 개발은 지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심한 개발은 땅의 기운을 떨어드립니다.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이하 정봉주) 땅의 기운이 좋은 곳은 어디인가요.고제희 전통적으로는 성북동이나 한남동을 꼽을 수 있죠. 성북동 입구에는 누에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선잠단이라는 문화유적지가 있어요. 누에가 고치를 생산하는 터였죠. 이 고치로부터 비단이 나오는데 예로부터 비단은 재력가만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선잠단 인근에 부자가 많이 모여 살게 됐지요. 풍수학으로 볼 때 물과 돈은 연관성이 큽니다. 멀리서부터 물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는 곳이 부자가 되는 터고, 반대로 물이 빠져나오는 게 보이는 곳이 가난해질 터라고 했어요. 한남동은 대표적으로 양수리 쪽에서 팔당으로 들어오는 물이 보이는 부자 동네예요. 나가는 물도 보이지 않아 집 안에 차곡차곡 재물이 쌓일 겁니다.정봉주 물이 들어오는 동네는 또 어디인가요.고제희 한남동과 옥수동 그리고 금호동이에요. 그런데 물이 들어오는 모습도 중요해요. 크게 앞쪽을 둥글게 감싸안으며 들어오는 것과 거세게 부닥치며 들어오는 것으로 나눌 수 있어요. 금호동은 후자입니다. 금호동을 보면 커다란 절벽이 있어요. 절벽이 생겼다는 것은 수십 년 동안 물과 바람이 치면서 흙이 쓸려 나갔다는 의미입니다. 그곳은 기가 센 땅이라고 하지 재물이 들어오는 땅이라고 하지는 않지요.정봉주 금호동은 원래 서민이 많이 살았던 동네예요. 재개발되면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선 지역이 됐고요. 한남동이나 성북동은 경사가 있지만 꾸준히 고급 단독 주택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꼭 풍수적 영향이라고 할 순 없지만 입지상으로 봤을 때 금호동보다는 한남동이 강남북을 오가는 중간에 있고 시청, 광화문에 접근할 때도 유리하기 때문에 집값이 더 비쌉니다.실제로 전통 부자들은 성북동과 한남동에 살지 않나요.정봉주 강북에서 고급 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는 대부분 산을 끼고 있어요. 강북 지역엔 안산과 인왕산, 그리고 북악산과 동대문 쪽 낙산이 있습니다. 북악산 자락 남측에 바로 고급 주택 단지가 많은 청운동, 효자동, 청와대, 삼청동, 가회동 등이 있습니다. 강북의 중심에 남산이 있고, 남측엔 이태원과 한남동이 이어집니다. 풍수를 떠나 부자들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이 남아 있는 곳은 뒤에 산이 있고 남향을 바라본 경사지에 모여 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연희동을 보면 안산 자락이 뻗어나가면서 포근한 자리에 얕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지요. 그 안쪽에 단독주택이 옹기종기 몰려 있어요. 좋은 터라는 것은 뒤에서 포근하게 감싸주고 앞은 막히지 않는 곳인 거 같아요. 강남 남향 전원주택은 배수진 형상배산임수(背山臨水)에 살면 좋은 이유가 있나요?고제희 배산임수는 첫째 일조량이 좋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합니다. 낮엔 강바람이 산으로, 밤엔 산바람이 강으로 불기 때문에 바람의 소통이 계속해 일어나지요. 늘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습니다. 셋째로 배수 문제인데요. 완만한 경사에서는 물이 쉽게 흐르고 빠집니다. 배산임수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죠. 강북은 배산임수를 하면 남향에 집을 짓기 쉽지만, 강남은 배산임수를 하게 되면 북향받이가 됩니다. 남쪽의 산을 등지고 북쪽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서초동이나 방배동은 대개 우면산을 등지고 한강을 바라봅니다. 풍수지리에서는 땅 자체의 배산임수만이 아닌 지형에 순응해 집을 짓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강남에선 일조량을 선택할지, 아니면 바람을 선택할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풍수에선 당연히 바람을 선택하지요. 일조량이 많다고 생명체의 기운이 좋은 게 아닙니다. 해를 많이 받는 남쪽 산이 북쪽 산보다 초목이 더 많나요? 초목이 자라는 건 비슷합니다. 북향집도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에요. 전통적으로 남향집은 3대에 걸쳐 좋은 일을 해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귀하기 때문에 어거지로 남향집을 많이 짓는 거죠. 자연에 순응한 남향집만이 진짜 남향집이에요. 게다가 북향집을 지을 곳에 남향으로 지은 집은 배산임수의 반대인 배수진(背水陣)을 친 집이라고 합니다. 배수진은 자신이 곤경에 빠진 것도 모른 채 막다른 골목에 이른 상황을 얘기합니다.예를 들어 우면산에 집을 지을 땐 북향으로 지어야 한다는 건가요.고제희 북향으로 지을 때는 북향으로 지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삼성 래미안 아파트 같은 경우엔 2~3층까지 토사가 밀려 내려와 피해가 컸습니다. 그 집터는 원래 북향집을 짓는 게 맞아요. 만약 그랬다면 산사태가 났다 해도 그쪽으론 창문이 작게 있기 때문에 피해가 작았을 겁니다. 하지만 베란다를 남향으로 지었으니 토사가 그쪽으로 밀려 들어온 겁니다. 자연에 순응하지 않으면 참화가 커지는 거예요.사실 요즘 부자들은 강남으로 몰리지 않나요. 정봉주 그래도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성북동과 한남동이죠. 서초동이나 방배동처럼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 쪽도 풍수지리적으로 입지가 좋은가요.고제희 방배(方背)란 원래 한양 대궐을 등졌다는 의미입니다. 예로부터 조정에서 물러난 선비가 모여 살던 곳이죠. 지세는 강남이지만 남향이에요. 보면 한강에서 우면산으로 가는 그 남쪽에 집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방배동에선 산 언덕에 막혀 한강을 바라보는 집이 거의 없지요. 부자들의 특징 중 하나가 고층 아파트를 별로 안 좋아하고 저층 빌라나 단독주택을 선호합니다. 땅이 갖고 있는 지기에 가까울수록 건강하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느끼기 때문이에요. 단층에 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한국 사람들은 5000년 세월 동안 단층에 살았기 때문에 우리 체질엔 단층 문화가 맞습니다. 하물며 동물도 환경이 다르면 탈이 나는데 사람 역시 탈이 날 거예요. 현대인이 고층에 살려면 단계적으로 옮겨가는 게 낫죠. 5~6년 동안 5층에 살다가 10층으로, 그리고 20층으로 천천히 옮겨가는 게 좋아요. 둘째는 지자기(地磁氣)인데요. 땅에도 자기가 있어요. 낮은 곳에서의 자기와 높은 곳에서 자기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왜 나무가 20~30m밖에 자라지 못할까요? 30m 이상은 수압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50층 아파트에선 아무리 큰 모터를 써도 물을 끝까지 끌어올릴 수 없어요.정봉주 그래서 타워팰리스 같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중간에 기계실이 있습니다.고제희 결국은 30m, 7~8층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 올라가면 건강에 이롭지 않을 겁니다. 부자들은 재테크를 위해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집에 살고 싶어 하죠. 그러다 보니 고층이 별로 없는 한남동이나 성북동을 많이 찾는 겁니다.그래도 집값 얘기할 때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 등 고층 아파트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정봉주 글쎄요. 새로 만들어진 고층 아파트로 이사 가는 부자들을 보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거라는 생각으로 가는 사람들은 드물죠.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티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옛말처럼 강남으로 이사 가는 분들은 가까운 지인, 친·인척, 가족 등을 따라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적어도 20억~30억원 이상의 집을 구입해 가는 사람들은 ‘이 집이 앞으로 40억~50억원은 될 것이다’는 생각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얘기죠. 가까운 사람들과 가까이 살고 싶은 생각이 크다 보니 모여 사는 것이지 사실 집값 오름세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이건희 회장도 디자인 바꿔자산가들도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나요.고제희 자산가는 보통 건물 2~3개를 놓고 검토합니다. 무엇을 선택할지에 앞서 풍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지요. 수백억원대 건물인데 잘못 고르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구이동 테크노마트를 꼽을 수 있죠. 최근 건물이 몇 번 흔들렸다고 하던데요. 그 건물 외관을 보면 가운데가 푹 파여 있어요. 풍수로 볼 때 도끼를 맞았다고 합니다. 건물 관상으로 봐도 흔들릴 수밖에 없지요. 요즘엔 건물 디자인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해 독특하게 지으려고 하는데요. 옛날에는 땅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좋은 땅을 선택할 여유가 없습니다. 보통 땅이라도 건물을 얼마나 그 터와 어울리게 짓는지가 중요합니다. 디자인 풍수라고 합니다.디자인 풍수를 해준 사례가 있나요.고제희 한남동 리움 미술관 들어가는 입구를 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개인 사무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유명 건축사에게 의뢰해 특이한 형태로 디자인했던 거 같아요. 건축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건물을 설계하잖아요. 하지만 풍수학으로 볼 땐 오히려 안 좋은 점이 많다고 얘기했더니 설계를 변경했습니다.정봉주 풍수학으로 볼 때 좋은 건물이란 뭔가요.고제희 좌우 대칭이 잘돼 있는 균형 있는 건물을 얘기합니다. 외관은 매끈해야 합니다. 요즘엔 특이하게 만들려다 보니 창문이 불쑥불숙 튀어나와 있더라고요. 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예요. 예를 들어 광화문 청계천 주변에 주름 모양이 많은 건물이 있잖아요. 고목나무의 주름을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예뻐 보이진 않아요. 무엇보다 풍수적으로 볼 때 덕이 없다고 하지요.서판교 운중동은 인재와 부자 나오는 명당그렇다면 서울에서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는 한남동과 성북동인가요.고제희 부자들은 그 시대 최고의 조언을 들으며 집을 짓습니다. 부자들은 부자의 기가 많은 곳에 살 수밖에 없지요. 부자들이 몰려 사는 한남동과 성북동이 풍수가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제외하면 서판교가 아닐까 싶은데요. 강남에서 20분이면 도착하던데요.정봉주 강남 쪽에선 단독주택지가 형성될 땅이 없습니다. 대부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고요. 강남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싶은 사람들은 판교로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판교 쪽이 각광 받게 된 거 같아요. 전통 부자들은 여전히 한남동과 성북동을 선호합니다. 요즘 서울 중구 지역부터 단독주택들이 계속 없어지는 추세예요.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은 희소성을 띠게 될 겁니다. 집값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고요.예전에 서판교를 취재한 적이 있어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남서울CC 입구 전원마을에 살고 있더군요.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이 풍수지리가 좋아서 이사했다고 하던데요.고제희 정 부회장 집을 지나 산속으로 더 들어가면 전원주택 단지가 나옵니다. 제가 몇 년 전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을 모시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지요. 회장께선 세 군데 정도를 사고 싶어 하셨어요. 제가 보니 모두 북향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게다가 그곳은 앞산과 뒷산 사이에 묻힌 고갯마루 터였어요. 풍수가 별로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지 말라고 조언 드렸어요. 인근에 정용진 부회장이 집을 지은 곳은 남향입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땅이었죠.정봉주 저도 판교 쪽은 여러 차례 가 봤는데요. 가장 좋은 곳은 운중동이던데요.고제희 대형 건설사가 의뢰해 제가 풍수 자문을 해주었습니다. 그곳은 완전한 남향받이로 좋아요. 금쟁반 위에 옥구슬이 굴러다니는 명당이죠. 게다가 신선이 불을 밝히고 책 읽기에 열중한다는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지세로 인재와 부자가 끊임없이 배출될 것입니다.최근 우면산 사태로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인 듯한데요. 정봉주 땅값이 떨어진다면 지금이 살 기회죠. 서울 일대에 단독 주택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의 숫자는 그대로입니다. 수요는 같지만 공급은 적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이라도 더 오르기 전에 사는 것이 이득이에요.고제희 전원주택을 살 땐 두 가지는 꼭 피해야 합니다. 우선 골짜기는 안 됩니다. 골짜기는 골짜기 살(殺)이라고 해서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입니다. 이번에 우면산 산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도 골짜기 바로 앞에 지은 집이었어요. 골짜기를 통해 토사가 다 내려왔으니까요. 산은 돌이 많은 산이 있고, 흙이 많은 토산이 있습니다. 산사태는 보통 흙산에서 일어납니다. 흙산이라도 경사가 완만한 곳은 괜찮지만 가파른 아래쪽은 피해야 합니다. 둘째는 앞산보다 뒷산이 높은 곳을 택해야 합니다. 반대는 기가 안 좋은 터예요. 산기슭이라 바람이 계속 치기 때문이죠.

2011.08.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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