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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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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창업가가 기록하는 도전과 실패 그리고 새로운 출발 [새로 나온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4년 전에 출간된 ‘크래프톤 웨이’라는 책은 기업가 혹은 창업가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바깥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창업가의 고민의 깊이를 느꼈다. 이에 더해 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과 얼마나 많은 갈등과 충돌이 있는지를 대리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보여줘야 하는 리더십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가야 할 길이 있다면 어떤 비난을 받더라도 가야만 하는 리더의 외로움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덮으면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글로벌 히트 게임을 탄생시켰고 조직을 성장시켰기에 자신의 속내를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와 조직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기에 몇몇 사람들에게 선물해서 읽어보라고 권할 정도였다. 한국에서 주목받은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를 창업했던 박소령 전 대표는 얼마 전 ‘실패를 통과하는 일’이라는 책을 펴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퍼블리를 매각했다는 뉴스가 나온 후 그는 조용하게 자신의 실패담을 기록하고 분석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크래프톤 웨이’가 성공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난관과 갈등을 적었다면 이 책은 성장 곡선을 그리다가 정체되고 흔히 말하는 실패로 마무리를 하기까지의 기록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실패담이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는 있지만 박 전 대표처럼 실패의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실패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그가 그 일을 해냈고 후배 창업가들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지만 읽고 나면 새로운 정보와 마음가짐을 얻게 되는 책이 ‘실패를 통과하는 일’이다. ‘온몸으로 부딪쳐 하나씩 벽돌을 쌓듯 만들어온 회사에서 나는 그렇게 퇴사했다’는 프롤로그의 한 문장은 많은 것을 압축하고 있다. 이 책은 ▲투자 유치 ▲조직의 역할 배분 ▲주주와의 관계 ▲공동창업가와의 관계 등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경험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것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박 전 창업가의 반성으로 그 시기와 경험을 되돌아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각각의 시기와 이슈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한 창업가의 조언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울림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 창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매일매일 답을 내야 하는 일이라고. 그렇기에 지난 10년을 보내며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이 시간을 온몸으로 통과해낸 나 자신이다.’ 박 전 대표가 정의한 창업의 본질이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실패한 창업가의 10년 간의 기록이지만, 배워야 하고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감동이 곳곳에 숨어 있다. 더 루프(The Loop) 금융 3000년 무엇이 반복되는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게 가시화되고 있고, 퇴직연금 계좌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등 전 세계의 금융 질서가 격변하고 있다. 이 책은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에 금융 소비자들이 통찰력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금융권에서 28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역사를 밀도 높고 폭넓게 서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다. 머니 트렌드 2026매년 주목을 받고 있는 경제 전망 시리즈 ‘머니 트렌드 2026’이 나왔다. 거시 경제부터 주식·부동산·암호화폐·문화 트렌드까지 각 분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 책에 소개된 50가지 인사이트는 돈의 흐름을 앞서 읽게 해주는 성공 공식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생존을 위해 트렌드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마케터 같은 직장인 등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통찰이 담겨 있다. 2026년을 준비할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재활용의 거짓말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매주 특정 요일 저녁이 되면 집에 쌓아둔 종이와 플라스틱 등을 분리배출하게 된다. 이 작업을 위해서 라벨을 떼고, 비닐을 펼쳐 말리는 등의 공을 들인다. ‘재활용률 86%’ ‘재활용 대국’ 등의 성과는 이런 노력이 더해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다시 자원으로 쓰이는 비율은 20%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책은 이 간극에서 출발한다. 통계 뒤에 가려진 구조적 모순을 밝혀내고 분리배출을 해도 결국 소각으로 끝나는 현실을 보여준다.

2025.10.19 11:00

3분 소요
계묘년 설 선물 트렌드…싸면서 실속있게 vs 친환경 소비로 가치있게

산업 일반

2023년 계묘년 설 선물 트렌드는 ‘가성비’와 ‘가치소비’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실속있는 ‘가성비’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단지 비싸기만 한 상품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실속있거나, 마음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한 최신 트렌드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전단지를 없애고 선물 세트에서 스티로폼을 빼는 등 친환경을 앞세운 ‘가치소비’도 주요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10만원대 가성비 제품 ‘봇물’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선물세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성비를 높인 상품들이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 세트 판매 기간에 10만원대 소포장 한우 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40% 확대 운영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현대 한우 소담 송(松) 세트(19만원)', '현대 한우 소담 연(蓮) 세트(12만원)' 등이 있다. 이마트도 10만원 미만 축산세트 준비물량을 지난해 설보다 60% 늘렸다. 양념육 세트에서도 10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양념된 소불고기와 소LA갈비로 구성해 ‘양념소고기 세트(2kg)’를 행사카드로 결제 시 20% 할인한 7만1200원에 판매한다.롯데백화점은 10만원대 이하로 가격 부담도 없어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준비했다. 대표상품은 부르고뉴 레지오날급 와인 ‘장 끌로드 부아세 GIFT’다. ‘장 끌로드 부아세 GIFT’는 ‘부르고뉴 피노누아 레 우쉴린’ 1병, ‘부르고뉴 샤르도네 레 우쉴린’ 1병으로 구성했으며 40% 할인해 선보인다. 매일유업은 설 선물세트를 1~3만원대의 가격에 선보인다. 대상 품목은 어메이징 오트, 매일두유, 아몬드 브리즈, 상하목장, 요미요미, 매일야채 등 새해맞이 건강관리 도와줄 영양 듬뿍 고함량 선물세트 등이다. 서울우유는 공식몰 ‘나100샵’을 통해 최고급형부터 실속형까지 3가지 치즈선물세트를 구성했다. 또 자연치즈인 ‘목장나들이 스트링치즈’, 간식이자 안주인 치즈큐빅파트 3종까지 총 20종의 제품을 한 데 모아 치즈선물세트를 구성했다. 친환경, 개성갖춘 상품까지 ‘가치 소비’ 뜬다친환경 등 가치소비를 주요 소비 트렌트로 반영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각광을 받고 있는 친환경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Label Free)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 명가김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특히 모든 선물세트에서 스팸 플라스틱 캡을 제거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 했다. 동원F&B는 올해 설 친환경 소재인 ‘페이퍼 프레스(Paper Press)’를 처음 도입, 전체 ‘양반김 선물세트’의 절반 이상을 100% 종이 소재로 대체했다. 또 ‘해양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동원 MSC인증 가다랑어 사용 참치세트’ 등도 함께 선보인다. 대상 청정원은 설을 맞아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한 ‘자연스러운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기존 선물세트 쇼핑백에 사용하던 부직포 소재를 종이로 전량 대체해 ‘플라스틱 제로’ 쇼핑백을 제작했다. ‘팜고급유 선물세트’, ‘고급유 선물세트’는 지함 내부의 받침(트레이)도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제작했다. 전통 품목에서 벗어나 개성을 갖추면서도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는 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 파리바게뜨는 계묘년 설 명절을 맞아 토끼의 행운을 담고 국산 쌀을 활용한 ‘우리쌀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우리쌀 선물세트’는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신품종인 가루쌀을 원료로 활용했으며 ‘우리쌀 유자 롤케익’, ‘우리쌀 견과 파운드’ 등의 주요 제품으로 구성된다.이른 설명절을 앞두고 온 가족 건강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자 KGC인삼공사는 건강기능식품 중 면역력을 대표하는 ‘홍삼’ 선물세트 ‘다보록(多寶錄)’을 선보였다. ‘다보록’은 건강을 기원하는 귀한 마음을 담은 정관장의 선물세트 브랜드로, 감사편, 진심편, 기원편으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선물세트 역시 이를 반영해 구매하는 성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3.01.15 10:00

3분 소요
“일회용품 대체재 찾는 사람들”…다회용품 매출 50% 껑충

유통

최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메프가 지난 9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3달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다회용품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특히 일회용 비닐봉지를 대체하는 에코백(78%)과 휴대용 장바구니(76%)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로 떠오른 스테인레스 빨대(34%)와 음료를 저을 수 있는 머들러(22%) 판매도 늘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대나무 칫솔(133%)과 샴푸바(122%), 무라벨 생수(25%)의 매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 일회용품 사용이 잦아지면서 이에 문제 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진 점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 내 환경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및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친환경 행동 변화 수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약 56%가 ‘일회용품 소비 자제’를 꼽으며 전체 항목 중 세 번째로 높은 선택을 받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제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퍼지며사회용품인 친환경 빨대와 장바구니 판매가 늘었다”라며 "제도적인 이슈가 더해지며 관련 상품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2.22 09:52

1분 소요
“플라스틱 캡 없애고 비닐 라벨 떼고”…스팸은 친환경 변신 중

유통

CJ제일제당 스팸이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를 만난다. CJ제일제당은 플라스틱 캡과 비닐 라벨까지 없앤 스팸 라벨프리(Label Free) 기획 제품을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오는 11일부터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4만세트 한정 판매에 나선다. 이 제품은 캔 겉면에 로고 등이 새겨진 기존 비닐 라벨을 떼어낸 것이 특징이다. 포장재 역시 플라스틱 필름 코팅 없이 100% 종이로 만들었다. 한 상자에 라벨 없는 스팸 클래식(200g)과 스팸 25% 라이트(200g) 각각 3개씩 모두 6개가 담겼다. 스팸 라벨프리 제품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에 따라, 기존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우수’ 등급을 받게 됐다. 상표권 사용 계약 관계에 있는 미국 호멜사도 환경 개선 의지와 노력에 적극 공감, 전 세계 스팸 판매국 중 처음으로 플라스틱 캡과 비닐 라벨을 사용하지 않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스팸 라벨프리 제품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사례”라며, “하반기 명절 시즌에는 라벨 프리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등 ‘가치 소비’ 지향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부터 ‘플라스틱 캡을 제거한 스팸 선물세트’, 트레이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교체한 ‘포장이 가벼운 스팸 선물세트’ 등 환경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스팸 캡 제거를 통해서는 폴리프로필렌(PP) 재질 플라스틱 267톤 가량을 절감, 총 1046톤의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2.05.08 12:13

1분 소요
페트병 찌꺼기로 새 페트병 만든다…업계 최초 재생페트 도입

유통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부산물을 활용해 rPET(Recycled PET, 재생페트)로 만드는 ‘페트 보틀 투 보틀(PET Bottle to Bottle)’을 실현한다고 28일 밝혔다. ‘페트 보틀(PET Bottle)’은 일반적으로 PET레진을 프리폼으로 사출 가공한 후 최종 용기 형태로 블로잉하는 제조 과정을 거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때 발생되는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재생 레진을 만든 후 혼합한 원료를 사용해 아이시스 에코 제품에 적용했다. 이후 시생산을 통해 기술과 품질 안전성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만드는 방식을 고안해냈다”며 “석유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위해 기술 도입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재생원료의 품질 향상과 식품용기 적합성, 안전성 검증을 위해 재생페트 공급망을 완성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생산 공정 중 발생한 플라스틱 부산물을 분쇄하고, 리사이클 레진(Resin)으로 가공한 후 다시 페트병을 만드는 PIR(Post Industrial Recycled) 방식으로 진행됐다. 롯데케미칼과 리사이클 PET레진 전문 제조업체 ‘DY폴리머’ 등이 참여해 생산공정과 원료, 제품의 품질 검증을 실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기술·품질 검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용한 페트병을 회수해 다시 페트병을 만드는 PCR(Post Consumer Recycled)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8.0 ECO’ 1.5ℓ 제품을 선보였다. 이어 올 2월에는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아이시스 ECO(1.5ℓ·2ℓ 총 2종)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도 없앴다. 수원지와 무기물 함량 등이 표기된 무라벨생수 마개의 라벨은 기존에도 소비자가 제품 음용 시 자연스럽게 제거돼 분리배출이 쉬웠지만 이마저도 없애 비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이시스 무라벨 국내 최초 도입 및 용기 경량화 등 생산 단계부터 환경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경영 활동을 이어나가는 한편 페트병 회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재생페트는 쌓여가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줄여나가는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 활동으로, 향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2021.06.28 14:32

2분 소요
[분리수거 무용론?] 재활용 폐기물이 쓰레기 산으로 둔갑

산업 일반

재활용률 86.4%라지만 실제론 절반 수준… 접착제 등 이물질 탓에 경제성 떨어져 쓰레기 재활용은 연금술로 일컬어진다. 효용성이 바닥 나서 버린 물건을 가치 있는 제품으로 부활시켜서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이란 말도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그러나 현실에선 쓰레기가 자원으로 재탄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분리배출 항목인 플라스틱·종이 커피잔은 대부분 매립장으로 향한다. 경제성만을 따진 생산 방식과 잘못된 정책 운용, 폐기물 처리 업자들의 검은 욕심이 뒤엉킨 결과다. 폐기물 재활용의 실태를 점검하고,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 도안로 1014-61번지. 나무와 들풀이 있어야 할 임야의 중턱엔 10여m 높이의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 언제 버려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새카맣게 변한 비닐과 원탁·페트병·나뭇조각·부직포·파이프 등이 흙과 마구 뒤엉켜있다. 그야말로 쓰레기 산이다. 여러 해 묵은 쓰레기는 악취와 먼지를 내뿜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굴착기 한대가 홀로 힘겹게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을 뿐이다.이곳에 쌓인 폐기물은 17만3000t에 이른다. 중형 승용차 12만3000대 분량의 무게다. 누군가 몰래 버린 쓰레기가 모이고 모여 좁은 땅 위에 산을 이룬 것이다. 이런 방치폐기물은 경북 의성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120만t에 달한다. 인근 주민들은 “여름철이면 마을 전체에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며 “날이 더울 때 불이 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 전국의 방치폐기물 120만t 현대인들은 쓰레기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산업화, 도시화, 인구 증가로 버려지는 쓰레기는 나날이 늘고 있다. 2017년 발생한 생활폐기물만 534만t이나 된다. 2013년 487만t에 비해 크게 늘었다. 무차별적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는 동·식물의 생존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유독성 물질과 미세먼지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정부와 국민은 분리수거 등으로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고,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독일에 이은 2위(2013년 기준)를 기록하는 등 폐기물 처리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 서울·수도권 재활용 수거 업체의 폐비닐 수거 거부 등으로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다. OECD 회원국 중 재활용률이 두 번째로 높은 나라지만 실상은 폐기물 처리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환경부가 2017년 발표한 ‘제5차(2016~2017년)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 중 69% 이상을 분리 배출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종이·플라스틱·캔·유리류를 모범적으로 분리 배출해서다. 이것도 모자라 아파트 경비원들이 2차로 분류한다. 이 결과 전체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86.4%(2017년 기준)에 이른다. 세계 어느 나라·도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수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일 뿐이다. 일견 분리 배출된 86.4%의 쓰레기가 모두 재처리 과정을 거쳐 오롯이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탄생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한국의 생활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은 크게 ‘수거-선별-처리’의 3단계를 밟는다. 시민들이 분리수거한 쓰레기는 수거 업체를 거쳐 선별 업체로 넘어간다. 선별 업체는 컨베이어 벨트에 쓰레기를 올려 재활용되는 것만 솎아내고 나머지는 처리 업체로 넘겨 매립하거나 태운다. 정부 통계는 선별 업체로 넘긴 것까지만 추적한다. 선별 단계까지 갔다면 모두 재활용된 것으로 따진다. 선별 업체가 재활용 쓰레기를 매립했는지 태웠는지는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다.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분류가 바뀌기도 한다. 박상우 저탄소자원순환연구소 소장은 “생활폐기물이 재활용 업체를 거치면 사업장폐기물로 바뀌는데, 여러 폐기물과 섞여 폐기물의 발생지를 따질 수 없다”며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일회용 아이스커피컵 대부분 매립 실제 선별 단계에서 재활용의 영광을 누리는 플라스틱 양은 많지 않다. 대개 페트병 등 분리수거 된 플라스틱은 다른 페트병이나 일회용 커피컵 등을 만들기 위해 공장에서 작게 분쇄한다. 분쇄 플라스틱의 순도가 높아야 경제성이 생기는데, 페트병에 색상이 있거나 이물질이 묻은 경우 재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선별 과정에서 빼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페트병에 라벨을 붙이기 위한 접착제를 제거하려면 고온·고압의 수처리가 필요한데, 그러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일회용 아이스커피컵도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폴리스티렌(PS)이 섞여 있어서다. 일회용 아이스커피컵은 분리수거해 배출하지만, 정작 선별 과정에서 탈락해 매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페트병 뚜껑도 재질이 몸통과 달라 재활용이 어렵다. 환경부는 폐기물 선별 과정에서 탈락하는 잔재물을 39%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환경단체에서는 분리수거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경우를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런 복잡하고 까다로운 재처리 과정을 거치고도 기업들은 안정된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워 도입을 꺼린다. 유가 하락으로 화학제품 가격이 내려가, 새 페트병을 만들어 쓰는 것이 오히려 저렴하고 안전해서다. 현재 폐페트병(투명·연두·갈색 기준) 가격은 1㎏당 200~400원 수준이다. 식품용 랩이나 햄·소시지의 필름, 블리스터(투명 플라스틱) 포장 등에 주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은 새 제품의 가격이 1㎏당 1000원 안팎이다.비단 플라스틱만의 문제는 아니다. 종이 역시 비닐을 씌운 잡지 표지나 내부를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한 일회용 커피컵·우유팩 등은 이물질이 섞여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일회용 커피컵은 일반 펄프보다 20% 이상 비싼 고급 품질의 버진펄프로 만든다. 그러나 코팅을 벗기려면 차염소산나트륨(NaClO)이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2차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 재활용되더라도 두루마리 휴지나 페이퍼타월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의 원료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경부는 한 해 약 200억개의 일회용컵이 사용되며, 이 중 5∼10%만 재활용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한국 자원재처리 업체들은 이처럼 재활용하기 어렵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쓰레기를 그간 중국·필리핀 등지로 수출했다. 수출로 수익을 보전해온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한 폐플라스틱은 6만7441t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과 바젤협약 개정으로 한국의 폐플라스틱 판로가 막히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주요국들이 서로 쓰레기를 떠넘기고 있어서다. ━ 바젤협약 개정으로 주요국 쓰레기 떠넘기기 복마전 특히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늘며 최근 1~2년 새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가 급증하는 등 재활용 쓰레기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폐기물 정책을 전면 개편할 필요성이 커진 시점이다.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은 “대체재 개발 등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과 더불어 제품 생산 때 재활용을 우선시하는 디자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생산자재활용책임제도·재활용기금·환경부담금 등의 적극적 재활용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정부는 유색 페트병을 만들거나 페트병 라벨을 접착제로 붙이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의 하위법령 개정안을 12월부터 시행한다. 앞으로는 페트병 몸체를 무색으로 만들어야 하며, 몸체에 라벨 접착제가 묻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 PVC는 합성수지와 섞이면 재활용이 어렵고 유해 화학물질인 염화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포장재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종이팩·유리병·알루미늄 캔·발포합성수지 등 9종의 포장재도 재활용 난이도에 따라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의 4개 등급으로 나눠 처리하기로 했다. 어려움 등급으로 포장재를 만들 경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분담금을 할증 적용해 최우수 등급 포장재의 재질·구조 개선 촉진에 쓰기로 했다.건설산업 폐기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지정(상업)·생활폐기물은 매립, 소각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폐기물은 대부분 소각하지만, 지정·건설폐기물은 대기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립 수요가 커서다. 지정폐기물은 해당 사업장이 처리하는 것이 원칙으로, 대부분 기업은 이를 해당 지방자치단체 내의 민간 전문 처리 업체에 위탁한다. 이들 업체는 매립이든 소각이든 폐기물의 수집·운반·보관·처리를 도맡는다. 이들은 여러 소재가 혼합된 폐기물을 인력을 동원해 분류하는 등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영세한 폐기물 처리 업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익 구조다. 각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수익을 보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폐기물을 인적이 드문 곳에 몰래 버리거나, 처리를 못 하고 쌓아둔 채 파산 신고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지역으로 쓰레기를 옮기기도 한다.이런 가운데 소각 시설이 줄어든 점도 방치폐기물 증가에 영향을 줬다. 2008년 폐기물 소각시설은 952개에서 2017년 395개로 557개(58.5%)가 감소했다. 정부가 2006년부터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 기준을 적용하는 소각시설 범위를 확대했고, 미세먼지 문제까지 나타나 많은 소각시설이 폐쇄돼서다. 폐타이어 등으로 만든 고형폐기물 연료(SRF)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주민 반발에 막혀 가동을 못 하는 일도 발생하며 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이 커졌다. 경북 의성에 방치폐기물이 산을 이룬 것은 이런 일이 누적된 결과다. ━ 쓰레기 처리 브로커도 등장, 정부 EPR 도입키로 환경부가 집계한 1t 넘는 방치폐기물 더미는 전국적으로 총 235개에 달한다. 경기도의 경우 올 초 폐기물 방치 우려가 큰 사업장 583개를 조사한 결과 87개 업체가 보관 기준 위반, 불법 소각 등 현행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은 사업자의 권리·의무 승계에 사전 허가제를 도입해 대행자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거나 불법 폐기물로 취득한 부당 이득액의 수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폐기물 재활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폐기물 매립지는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최종 처분 시설 잔여 용량은 1365만㎡(2018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현재 속도라면 3년 후면 매립할 땅이 사라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도권매립지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경우 폐기물을 매립하는 인천광역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는 반입량 과다로 2024년 11월 다 찰 전망이다. 앞으로 5년 안에 대체매립지를 발굴하지 못하면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한다. 특히 지역 내 매립지가 없는 서울시의 문제가 가장 클 전망이다. 전현희 의원은 “대체 매립지 선정 후 조성에 최소 9년이 걸린다”며 “현재 매립지를 최대한 사용하려면 생활폐기물은 물론 건설·사업장 폐기물 감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장에서는 폐기물 분리 및 처리에 기술과 자금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토로한다. 한 민간 폐기물 처리 업체 대표는 “행정 당국은 분리 배출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인건비를 부담해 폐기물을 일일이 분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폐기물을 대량의 토사와 섞어 지방에 버리는 업체가 많다”며 “방치폐기물 인근 주민들도 부동산 시세에 악영향을 줄까 쉬쉬하고 있어 공론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 처리를 대행해주는 불법 브로커들도 등장했다. 대개 일반 사업장 대표에게 “자신에게 맡기면 20~30% 저렴하게 처리해주겠다”며 접근한다. 이들은 인근 토지를 임대해 버리든가, 산골에 몰래 버리고 도망가는 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런 브로커 역할을 한 조직 폭력배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 매립지 포화… 폐기물 효율적 관리 방안 절실 이에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한편 혼합 폐기물을 소각·매립 단계로 넘기기 전 재활용 가능한 것을 최대한 분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존에 기술 부족, 인건비 문제로 폐기물 처리에 겪던 어려움을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폐기물처리 업체 이도(Yido)의 사공명 소장은 “폐기물을 제대로 분류하지 않고 매립하면 토양 오염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국가 예산을 분류 기술 향상과 관리 기법 제고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일부 중견 건설 업체들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미 방치폐기물을 분류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와 재처리 기술을 마련하고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방치폐기물이 생기는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며 “매립장은 더는 어렵다. 기존 소각장을 활용해 동맥경화 현상을 풀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성·인천=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19.10.20 12:13

8분 소요
‘플라스틱 없는 한 달’ 도전 왜 실패했나

산업 일반

시간과 돈 많이 들고, 일상생활용품 대부분이 플라스틱 제품이라 완전 사용하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해 유사 이래 인간은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애썼다. 그 욕구는 모든 인간이 타고난 듯하다. 동물이 자기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본능을 이끄는 것과 똑같은 신경화학적 작용 때문에 인간도 지구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고 믿는 전문가도 있다.어쩌면 인류가 그토록 많은 플라스틱(비닐)을 지구에 남기기로 작정한 듯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되기까지 500~1000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도록 남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거의 모든 플라스틱 조각은 완전 소각으로 사라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로든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한다. 그러니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할수록 우리가 이 지구에 흔적을 남기기가 더 쉽다.물론 이 가설을 더 끌고 나갈 수 있지만 거기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인간이 진정으로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면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보존해야 마땅하지만 그들을 오히려 큰 위험에 빠뜨리는 수단에 그토록 많이 투자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왜 우리는 그토록 터무니없는 식으로 행동할까? 플라스틱이 지구에 얼마나 해로운지 뻔히 알면서 왜 계속 플라스틱을 사용할까?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졌을 때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적어도 나의 플라스틱 사용을 어느 정도라도 정당화할 수 있는 답은 찾을 수 없었다.그래서 ‘플라스틱 없는 7월(Plastic Free July)’ 도전에 관해 듣자마자 곧바로 신청했다. ‘플라스틱 없는 사회 재단(Plastic Free Foundation)’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11년 호주에서 시작돼 지금은 매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한다. 7월 한 달 동안 쇼핑비닐백과 빨대, 테이크아웃 컵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거부’함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생긴 운동이다.그러나 이 도전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처럼 나도 사용 거부 대상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내가 거의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실패담을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도전에서 내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는다면 그건 독자에 대한 나의 직무 태만일 것이다. 내가 이 도전에 실패한 원인이 뭘까? 이 글을 쓰는 데 사용하는 키보드가 한 예다. 신용카드, 헤어드라이어, 출퇴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 시스템의 많은 부분 등 내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다른 많은 제품처럼 이 키보드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세계의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제품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오염의 인식 제고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플라스틱 오션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매년 새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3억t 이상이며, 그중 절반은 일회용이고, 90% 이상은 재활용될 가능성이 없다.플라스틱은 주로 우리 주변의 수많은 큰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아주 작은 물건도 우리는 걱정해야 한다. 환경전문 온라인매체 에코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매년 플라스틱(비닐) 봉지 약 5000억 장과 페트 생수병 350억 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이 도전에 나서기 오래전부터도 나는 비닐봉지부터 생수병, 커피 컵, 그리고 샴푸와 헤어 컨디셔너 병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 도전을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현대사회의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사용이 강요되는 현 상황의 문제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특히 늘 다니는 식료품점에 갔을 때 거의 모든 제품을 포장하는 데 비닐이 사용되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자연적인 자체 외피(껍질)로 보호되는 채소와 과일도 거의 전부 비닐로 포장됐다. 비닐로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것을 그때야 깨달았다. 외피에 작은 플라스틱 브랜드 라벨이 거의 보이지 않게 찍혀 있었다. 그 채소와 과일을 생산한 곳과 이력이 들어 있는 라벨이다. 즉석식품과 스낵, 음료, 냉동식품의 용기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또 계산대에 가면 비닐 봉투를 사겠느냐고 점원이 묻는다.플라스틱 없이 지내기로 하면서 의도치 않은 얻은 혜택도 있었다. 식단이 상당히 건강하게 바뀌었다. 슈퍼마켓의 스낵 코너에 가면 플라스틱 포장이 가득해 그곳을 피하고 집에서 조리할 때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채식주의자인 나는 대형 식료품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이 많지 않지만 플라스틱을 피하려다 보니 그마저 사는 식품이 절반 이상 줄었다. 따라서 내 저녁 식사 접시에는 가지·브로콜리·토마토 등 주로 포장되지 않은 몇 가지 과일과 채소가 전부였다. 채식주의자의 단백질원으로 주로 사용되는 두부도 포기했다. 내가 가는 식료품점에선 모든 두부 제품의 포장에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이 사용되기 때문이었다.식품을 포장하지 않고 벌크로 판매하는 가게가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는 대형 식료품점의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는 그런 곳이 없어서 나는 시장에서 파는 비포장 식품을 주로 애용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식사를 해결하는 문제에서 플라스틱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집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었다. 도시락을 쌀 시간이 없는 날 우연히 점심거리를 사 먹었지만 거기엔 대다수 일회용 커피 컵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플라스틱 코팅이 들어 있었다. 그 일 이후로는 식사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만이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것을 쉽게 만드는 데는 시간 외에 돈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여유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수제 화장품회사 러시가 판매하는 비누 막대형 샴푸와 컨디셔너, 모이스처라이저부터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대나무 칫솔을 비롯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세척제품까지 비(非) 플라스틱 제품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제품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친환경 시장은 가격이 비싸다. 왜 그럴까? 일부 친환경 기업가는 그런 제품의 수요가 비교적 크지 않아 일반 제품처럼 가격을 낮추면 사업을 지탱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러시 같은 친환경 대기업은 자사 제품이 더 비싼 것은 “윤리적인 출처에서 조달하는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자랑했다. “우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과잉 포장과 광고, 비싼 마케팅, 대규모 유통·저장 시설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 러시 고객은 윤리적인 출처(가능한 한 유기농)에서 조달하는 최고 품질의 재료와 수작업으로 정성껏 만드는 제품에 합당한 가격을 치른다.”그 결과 나는 러시의 ‘제이슨 앤 더 아건 오일’ 샴푸 바 약 50g짜리를 10.95달러(약 1만3000원)에 샀다. 그보다 가격이 더 낮은 대안은 아직 찾지 못했다. 목욕·미용 제품의 경우 대부분 플라스틱 없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은 치약과 치실, 데오도란트였다. 일부 치약은 최소한의 플라스틱 포장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도전 기간 한 달이 거의 다 지나서야 100% 플라스틱 없는 치약을 찾을 수 있었다. 벤 앤 애나스 천연치약이었다. 이 제품은 포장에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치약 제조에도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제품은 일반 치약 브랜드만큼 사용 후 입안이 상쾌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대로 쓸만해서 도전 행사가 끝난 뒤에도 몇 주 동안 계속 사용했다. 지오가닉스도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지 않는 치약(리필이 가능한 유리병에 넣어 판매한다)과 치실을 제공한다.물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나의 일상생활에서 양치 제품만이 어려움을 준 건 아니었다. 내가 도전에 완전히 실패한 일상생활의 한 측면이 있다. 생리 문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생리대가 있긴 하다. 예를 들어 ‘디바 컵’이 한 가지 대안이다. 이 제품은 재사용 가능한 실리콘 생리컵으로 한 번에 12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뉴욕에 본부를 둔 THINX는 전통적인 생리대 제품의 대안으로 착용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속옷을 판매한다. 나는 그런 노력을 높이 사면서도 그 어느 제품도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가 없어 기존 제품보다는 약간 더 친환경적인 탐폰을 선택했다.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 언젠가는 나도 용기를 내어 좀 더 지속가능한 대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위생용품이 전 세계의 플라스틱 문제에 추가로 안기는 부담에 일조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스가 발표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탐폰이 58억 개였다(전 세계 탐폰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마지막으로 플라스틱 없는 생활의 실천에서 나의 욕심만큼 이루지 못한 또 다른 측면은 여행이었다. 안타깝게도 예약된 카리브해 가족여행이 도전 기간인 7월과 맞물렸다. 따라서 나는 항공 여행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현지에 도착해서는 플라스틱 컵에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 빨대를 꽂아 주는 감미로운 칵테일의 유혹에 시달렸다.그런 유혹에 맞서려고 스테인리스 스틸 머그잔과 스테인리스 스틸 빨대, 대나무 스푼과 포크, 나이프를 여행 가방에 싸 갔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매일 우리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또 비행기 안에서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지 않은 기내식과 스낵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나섰다가 비행기가 난기류로 흔들리는 바람에 혼이 나기도 했다. 여행 내내 나처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재사용 가능한 컵이나 도구를 준비해온 여행객의 수를 보고 작은 위안을 얻었다. 이전엔 관심을 쏟지 않아서 몰랐을 수도 있지만 그 수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많아 보였다.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이 도전이 실제로 내게 보여준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거나 좀 더 과장되게 말하자면 플라스틱을 우리 생활에서 완전히 없애는 문제에서 우리가 갈 길이 아직 너무나 멀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지구에 우리의 유산을 남기는 데 진정으로 신경 쓴다면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이 우리의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건강한 지구가 있어야 그런 유산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찬탈 다 실바 뉴스위크 기자※

2019.10.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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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유통 혁명 이끄는 일곱 공룡

산업 일반

2021년 온라인 매출액이 현재의 2배 증가 예상될 만큼 가파른 성장세 … 전자상거래 업체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다수 부상해 소매유통 업계의 대형 트렌드 하나를 꼽으라면 갈수록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 속도가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가파르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지난 1년 사이 미국 내 총 매출의 9% 선을 차지해 5000억 달러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소매유통 업계 전체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약 5%인 데 비해 온라인 매출은 15~17%에 달한다.세계적으로는 그 추세가 더 뚜렷하다. 2017년 온라인 쇼핑객 약 16억6000만 명이 2조3000억 달러를 지출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이 현재 수준의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그러니 전자상거래 업체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중 일부로 꼽혀도 이상할게 없다. 한편 상당수 오프라인 상점도 그런 트렌드에 편승해 시장기반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 소매시장에 공세적으로 진출한다.여기서는 세계 7대 전자상거래 업체를 살펴본다. 이들 중 다수가 온라인 쇼핑의 대형 트렌드에 편승하는 흥미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 전자상거래란 무엇인가? 전자상거래는 넓은 의미로는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거래를 말한다. 더 쉽게 말해 온라인에서 신용카드·직불카드 또는 디지털 월렛 서비스 같은 전자 결제 방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실물(비닐음반), 디지털(mp3 다운로드) 또는 서비스(음악 스트리밍 회원가입)가 그런 구입품목이 될 수 있다.전자상거래 업체의 경우 온라인 상점의 운영에는 다양한 업체가 관련된다. 결제 네트워크와 디지털 월렛 서비스는 결제처리를, 배송과 물류 업체는 상품 패키지 배달을 보장한다. 그리고 온라인 상점은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준다. 여기서는 주로 온라인 상점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내에서 그들의 영업분야도 여러 갈래로 세분화된다.* 기업 대 소비자(B2C): 전자상거래라고 할 때 대다수 사람이 떠올리는 분야다. B2C 전자상거래는 사업체가 개인 소비자 대상으로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구조다. B2C 전자상거래 업체로는 아마존, 월마트 온라인 상점, JD닷컴, 알리바바의 티몰(TMall)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업간(B2B): 기업이 다른 업체에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방식. 알리바바닷컴에서 이뤄지는 식의 도매업 형태가 될 수 있다. 다른 업체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해 기업 운영을 돕는 기업도 해당된다. SaaS는 회원제 방식이며 대체로 인터넷을 통해 이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상품을 일컫는 용어다.* 소비자간 (C2C): C2C 전자상거래 업체는 온라인에 마켓플레이스를 조성해 구매자와 복수의 판매자를 연결시킨다. 이베이는 초기에는 소비자가 불필요한 물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매소로 출발했으며 C2C 전자상거래의 전형적인 사례다. 아마존에도 소비자가 불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장터가 있으며 알리바바도 중국에서 비슷한 온라인 장터를 운영한다. 이 기사에서 C2C 전자상거래 업체는 단순히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전자상거래를 촉진하는 회사를 가리킨다.*소비자 대 기업 (C2B): 소비자가 기업에 물품을 판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C2B 전자상거래 업체는 이베이 같은 마켓플레이스에 자사 물품을 올리는 대신 소비자로부터 직접 물품을 구입한다. 그 뒤 거꾸로 온라인 장터에 그것을 판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베이나 가젤 등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업체다. ━ 어떤 전자상거래 업체가 가장 큰가? 전자상거래 업체의 규모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객 수가 얼마나 되는가? 매출을 얼마나 올리는가? 회사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 필시 온라인 상점을 비교할 때는 유통총액(GMV, gross merchandise value)이라는 척도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GMV는 gross merchandise volume 또는 gross merchandise sales로 불리기도 한다. 유통총액은 온라인 상점 또는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된 전체 품목의 총가 액을 측정한 수치다.유통총액은 매출액과는 크게 다르다. 이베이는 마켓플레이스로 운영되며 소비자에게 직접 물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수입은 유통총액 중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른 업체들이 자사 사이트에서 쉽게 상품을 판매하도록 지원하는 쇼피파이(Shopify)의 수입도 그 플랫폼에서의 유통총액에 비해 적다.한편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의 매출액은 제3자 사업자의 판매액과 자체 소매유통 영업 간에 약 50대50으로 나뉜다. 결과적으로 유통총액 중 그들의 매출액이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자사 제품만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예컨대 브랜드 소매매장)이 올리는 매출액은 유통총액과 거의 같다. ━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1999년 알리바바닷컴과 1688닷컴을 개설하며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대표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은 글로벌 도매 마켓플레이스로 운영되고 1688닷컴은 국내용 도매 사이트다. 그 밖에 알리바바의 핵심 상거래 비즈니스를 이루는 사업체는 아래와 같다.* 타오바오: 알리바바의 중국 본토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간 장터로 소상공인과 창업형 사업가들이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다. 2003년에 개설돼 지금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됐다. 알리바바의 2017 회계연도에 4280억 달러의 유통총액을 기록했다.* 티몰: 타오바오에서 분리 독립한 중국 내 B2C 전자상거래 전문 업체다. 타오바오에 이어 세계 2위 규모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2017 회계연도에 3400억 달러의 유통총액을 올렸다.*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내 소상공인들이 특히 미국·러시아·브라질·스페인 등 세계 각지의 해외 쇼핑객을 겨냥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유통총액은 발표하지 않는다.타오바오 브랜드인 타오바오와 티몰의 성공만 따져도 알리바바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의 공룡이다. 거기에 화이트라벨(타사 생산품에 자사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 제품을 조달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제조업체와 납품업체를 찾을 때 참고할 만한 정보원인 도매 마켓플레이스까지 더하면 전체 인터넷 상거래에서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커진다. 알리익스프레스와 기타 소매유통 업계 투자로 국제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확대됨에 따라 알리바바는 단연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됐다. ━ 아마존 아마존은 미국 내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했지만 단시일 내에 전자제품·패션·가정용품 등 온갖 연관 상품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아마도 온라인 소매유통 분야에서 아마존의 가장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시도는 아마존 프라임일 듯하다. 아마존으로부터 이틀 내 무제한 배송을 쇼핑객에게 제공하는 회원제 서비스다. 아마존은 비디오·음악 스트리밍, 특정 품목의 독점 이용, 할인행사 사전 이용 혜택, 무료 e북, 사진 무제한 클라우드 저장 등과 같은 새로운 혜택을 계속적으로 추가해왔다. 결과적으로 아마존의 전 세계 프라임 회원이 1억 명을 돌파했다.아마존은 또한 ‘아마존배송(FBA)’ 서비스로 홈런을 날렸다. 제3자 사업자가 아마존의 창고·배송망·물류 인프라를 이용해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FBA를 통해 판매되는 품목은 프라임 서비스 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프라임 서비스가 아마존의 고객 유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 FBA 덕분에 프라임 서비스 대상 품목이 지난 3년 사이 2000만 개에서 1억 개로 증가했다.전체적으로 지난 12개월 사이 아마존의 전체 유통총액은 약 2390억 달러에 달했다. 그중 1160억 달러가 아마존의 직접 판매액이며 나머지 1230억 달러는 마켓플레이스의 제3자 사업자의 매출액이다. 아마존은 제3자 판매 지원 수수료로 약 370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대다수 장터보다 훨씬 높은 요율이지만 제3자 사업자의 FBA 같은 서비스 이용과 관련해 아마존이 부담하는 비용이 훨씬 더 많다. ━ JD닷컴 JD닷컴은 아마존과 매우 비슷하지만 중국 내에서 영업한다. 500여 개 창고와 7000개의 배송 기지를 갖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러나 JD닷컴은 아마존과 달리 상품 배송 최종 단계를 제3자에게 맡기지 않고 전체 물류사업을 직접 운영한다. 그에 따라 주문의 90%를 다음날까지 고객에게 배송할 수 있다. 아마존도 자체 배송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JD닷컴은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소매유통 사업을 직영할 뿐 아니라 월마트 같은 국제적 브랜드와 손잡고 중국 소비자 대상의 영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중앙집중형 소매업체라기보다는 온라인몰에 더 가까운 운영방식이다. 월마트는 2016년 산하의 중국 온라인 상점 이하오디엔을 JD닷컴에 매각한 뒤 JD닷컴의 5% 지분을 보유한다.JD닷컴은 2016년 그들의 아마존 프라임 격인 JD 플러스를 출범시켰다. 플러스 회원들은 연간 최대 60회까지 무료 배송, 무료 e북, 특별 디스카운트, 더 높은 포인트 누적률, 그리고 아이치이(iQiyi) 프리미엄 서비스 혜택을 누린다. 아이치이는 중국 최대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이다. 현재 JD 플러스 회원 수가 1000만 명을 웃돌고 회원 갱신율이 80%에 달한다.JD닷컴의 탄탄한 물류 네트워크와 국내외 소매유통 파트너의 증가(17만 개 이상)에 힘입어 유통총액이 급증하고 있다. 2018년 2분기 유통총액이 30% 증가해 아마존을 약 11%포인트 앞섰다. 이런 추세라면 2019년에는 JD닷컴이 아마존을 추월할 수도 있다. ━ 이베이 이베이는 1990년대 사람들이 수집품과 중고품을 서로 매매하는 온라인 경매소로 출범했다. 지금은 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품목의 80%가 신제품이며 89%가 정가에 판매된다. 이베이는 자사 플랫폼의 이미지와 운영방식을 아마존에 더 가깝게 만드는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판매자에게 3일 내 무료 배송 보증 서비스 도입을 장려한다. 판매자 상품 목록을 같은 품목과 결합해 소비자가 최저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최저가격 보장 제도(Best Price Guarantee)를 도입해 이베이에서 구입한 품목과 동일 품목이 경쟁사 사이트에서 더 싼 가격에 판매될 경우 그 차액을 110% 환불해준다. 이베이의 운영방식은 다른 사업체 대상 마켓플레이스보다 갈수록 B2C 소매업체에 더 가까워진다.이 같은 조치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18년 전반기 유통총액이 7% 증가하면서 성장세(환율변동 미반영)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래도 성장률이 이 리스트의 다른 업체들에 크게 뒤지며 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의 성장률보다 낮다.유통총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사이 이베이는 수익마진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옛 자회사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과 거래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면서 직접 결제에 나섰다. 계획대로 2021년까지 모든 결제를 자체 처리하게 되면 플랫폼의 판매자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순익과 유통총액 증가율 모두 높아질 수 있다. ━ 쇼피파이 쇼피파이는 이 기사에서 언급된 다른 기업들과 상당히 다르다. 자체적으로 중앙집중형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대신 소상공인이 아마존·이베이 등의 다른 제3자 마켓플레이스와 독자 웹사이트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쇼피파이는 판매와 재고를 파악하고 배송을 지원하고 고객의 자체 웹사이트 개설을 도우며, 하나의 센터에서 소매유통 사업을 관리하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한다.쇼피파이는 다양한 규모의 사업자에게 알맞은 갖가지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액 수수료를 받는다. 60만 명에 달하는 판매 고객은 한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1인 사업자부터 수백 종의 제품을 취급하는 수십억 달러의 브랜드까지 다양하다.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판매자 솔루션(merchant solutions)에서 나오는 수입이 갈수록 늘어난다. 쇼피파이는 판매 고객에게 결제처리, 배송 서비스, 현금서비스(소액융자)를 제공한다. 2018년 2분기 쇼피파이 총 매출액 중 판매자 솔루션이 55%를 차지했으며 정액제 서비스 사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정액제 서비스보다 수익마진은 훨씬 낮지만 판매자를 쇼피파이의 생태계 안에 붙잡아둠으로써 정액제를 뒷받침한다.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가 나날이 혼잡해짐에 따라 판매자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와 재고에 대한 통제를 확대하고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사업체들에 쇼피파이는 최고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정액제 수입을 능가하는 판매자 솔루션의 성장은 아마존의 대안을 찾는 확실한 수요가 있다는 증거이며 창업 기업가들은 어느 정도의 도움을 원한다. 쇼피파이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더 없이 좋은 위치에 있다. ━ 라쿠텐 라쿠텐은 JD닷컴·아마존과 상당히 유사하다.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은 일본 내 대형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몰을 운영하지만 미국·프랑스·브라질·영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도 여러 개의 전자상거래 업체를 소유한다. 티몰·이베이 또는 월마트의 마켓플레이스처럼 브랜드 없는 제품들의 마켓플레이스에 더 가깝다.라쿠텐은 2017년 ‘원딜리버리(One Delivery)’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배송네트워크에 가장 역점을 뒀다. 라쿠텐은 아마존이 미국에서 하는 식으로 제3자뿐 아니라 자체 유통망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배송기간을 단축하고자 한다. 아마존도 프라임의 성장과 그 배송의 이점 덕분에 일본 시장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아마존은 일본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다.라쿠텐은 아마존의 성장에 대적하기 위해 소매와 유통 이외의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 일본 최대 인터넷 은행, 일본 3위 규모 신용카드 업체를 운영한다. 최근 알뜰폰 서비스(MVNO) 수익성 향상을 위해 무선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했다. 그 밖에도 여행사·보험사·결혼정보서비스 그리고 골프예약시스템 등 60여 개 사업체를 거느린다. 승차공유업체 리프트와 이미지 공유서비스 핀터레스트에도 거액을 투자했으며 바이버(Viber) 메신저의 100% 지분을 소유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해 브랜드를 널리 알리려는 목표다.라쿠텐은 최근의 대대적인 투자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유통 총액 증가도 이 리스트의 다른 업체들에 크게 뒤진다. 2018년 2분기 국내 유통총액 증가율이 전년 대비 11.1%에 불과했다. 더욱이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물류와 기타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핵심 소매유통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다. 수입이 약간 증가했지만 국내 전자상거래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다.라쿠텐의 국제 사업뿐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 디지털 거래와 기타 소매유통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거래량 증가율은 16.4%로 약간 높았다. 하지만 라쿠텐은 비교적 성장률이 낮은 편이다. ━ 월마트 월마트는 연간 5000억 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오프라인 소매유통 업체다. 그러나 그중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월마트는 지난 수년간 전자상거래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2016년 젯닷컴(Jet.com)을 비롯해 미국 내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를 잇따라 인수했다. 2017년 아마존의 본격적인 식료품 사업 진출 이후 온라인 식료품 사업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온라인 매출이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미국 내에서 1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18년에는 온라인 판매 성장률이 40%로 추정된다.월마트의 가장 최근 투자는 인도의 선두 전자상거래 업체로 꼽히는 플랍카트의 77% 지분 인수다. 그에 따라 월마트는 인도에서 아마존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 아마존은 인도에서도 토박이 경쟁사를 뛰어넘을 만큼 성장했다. 인도의 온라인 쇼핑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월마트는 플립카트 지분 인수로 인도 시장의 양대 강자로 떠올랐다. 월마트에 따르면 플립카트의 2017년 유통총액은 약 75억 달러였다.월마트의 전자상거래 투자가 모두 결실을 본 건 아니다. 월마트는 2017년 브라질에서의 직영 전자상거래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브라질 경기침체 중 사업부진으로 현지 오프라인 사업의 80%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월마트는 주로 식료품 집배 서비스 확장과 인수를 통해 전자상거래 매출을 확대해 왔다. 식료품 사업확장과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그 탄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플립카트 인수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에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지만 월마트의 오프라인 사업체가 진출한 다른 26개국에서 온라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흐름을 멈추지는 못한다. ━ 전자상거래 투자 이들 7개 업체는 저마다 다양한 전자상거래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글로벌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알리바바와 JD닷컴은 급성장하는 중국시장 접근이 매력이다. 쇼피파이는 증가하는 소규모 소매 창업자 기반이 강점이다. 월마트는 플립카트 인수로 인도시장에 진출하면서도 막대한 오프라인 사업으로 안정성이 높다. 이베이와 라쿠텐은 경쟁사들보다 성장률은 낮지만 이베이는 핵심사업의 수익성 향상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라쿠텐은 소매유통 이외의 분야 투자로 이익증가를 견인한다. 전자상거래 업종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이들 7개 기업이 좋은 출발점이 될 듯하다.- 애덤 레비 모틀리 풀 기자※

2019.01.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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