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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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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쏘아올린 新금산분리 논쟁…사모펀드에 던진 화두는

산업 일반

사모펀드(PEF)의 경영권 개입이 본격화하면서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를 꺼내 들었다. 특히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한 논쟁이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금산분리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반대로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국내 PEF가 산업자본에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맺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 회장 측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방어 전략을 펼쳤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PEF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과거 국내 PEF들은 기업 가치 제고 후 엑시트(exit)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통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모습 드러내는 PEF, 경영권 개입 본격화지난 2023년 행동주의 투자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PEF 운용사 KCGI(한국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결국 KCGI의 경영권 확보에 맞선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UCK 컨소시엄 측은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과 횡령사고 등에 휘말린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PE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재계에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장사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거나, 전략적 투자자(SI)와 연합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진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반면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개입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EF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PEF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에는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는 문제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부작용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투자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년 또는 10년 이내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금융당국, ‘新금산분리’ 논의 착수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 등 PEF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신(新)금산분리’ 규제안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금산분리 원칙을 금융자본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상호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는 지난 1995년 은행법에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가 규정되면서 도입됐다.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동일인)의 은행 의결권 지분보유 상한을 4%(의결권 없이는 10%)로 제한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큰 틀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지속해 밝힌 바 있다. 현행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소유하는 것을 제한한다. 하지만 PEF의 경우 별다른 규제 없이 금융회사는 물론 대부분이 산업군에 속한 기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원장의 발언은 PEF에 대해 금융당국이 새로운 규제 방향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PEF의 상장사 공개매수 건이 늘어나자 올해부터 일반주주 보호 문제를 거론하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PEF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PEF의 기업 지배력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일부 국가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PEF업계는 산업자본 진출에 대한 규제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자본시장의 건전성 강화 방안은 종합적·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PEF 산업 자체의 부정이라기보다 PEF의 ‘적대적 M&A’ 시도 등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살펴보자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PEF, 그중에서도 주류인 바이아웃 펀드(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며 “신금산분리가 ‘금융자본(사모펀드)이 산업자본(기업)을 지배(인수)하지 말라’는 취지라면, PEF의 존재 목적 자체가 부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PEF 시장이 20년 사이에 크게 성장한 점을 고려할 때 ‘PEF의 긍정적‧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생각해 보자’는 원론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투명성 강화, 경영권 개입 기준 마련 등 시장 친화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PEF의 경영 개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 제고와 단기 차익 실현 간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2.11 08:00

4분 소요
해리스의 수성이냐 트럼프의 복귀냐…마지막 예측 모델 ‘50대50’

증권 일반

사상 초유의 대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부를 예측하는 모델은 선거 전 마지막 날까지 동률을 기록했다.5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 따르면 양당 후보의 마지막 예상 승률(4일 기준)은 50 대 50으로 분석됐다.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 예측 모델에서 대선을 100번 치를 경우 50번 승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같다.다만 대선 막판의 추세를 따져볼 때 해리스 부통령의 단기적인 상승세가 관측됐다.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은 하루 전보다 1%포인트 오른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포인트 하락했다.예상 승률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서 해리스 부통령은 5%포인트가 오르고,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포인트가 빠졌다.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과 11일 50대 50의 동률을 기록한 이래 해리스 부통령이 줄곧 앞서다가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 51%, 해리스 부통령 49%로 뒤집혔다.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열흘가량 선두를 점하다가 지난달 30일 또다시 50대 50의 동률을 기록했고, 이후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마지막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여왔다.이코노미스트 모델에서 마지막 예상 승률은 동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양측의 획득 예상 선거인단 수 중간값은 해리스 부통령이 270명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268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대선에서는 주별로 분포된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당선된다. 양당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이 269명으로 동수를 기록할 경우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권한은 연방 하원으로 넘어간다.이코노미스트가 미 컬럼비아대와 함께 개발한 선거 예측 모델은 각 주 단위의 여론조사에 해당 지역의 경제 통계,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등 외부 요인들을 추가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역대 미 대선 예측에 일가견을 보였던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도 해리스와 트럼프의 동률을 예상했다. 실버는 선거 당일인 5일(현지시간) 자정에 마지막으로 예측 모델을 구동한 결과 총 8만회의 시뮬레이션 중에 해리스가 매우 근소한 차이로 절반을 넘은 4만12회(승률 50.015%)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로그에서 밝혔다.예측모델 구동시 그는 보통 4만회의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이번에는 8만회로 늘렸다고 했다. 실버의 대선 예측모델에서 해리스는 나머지 3만9천988회에선 트럼프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는데, 이 가운데 270회(0.338%)의 시뮬레이션에선 양측의 선거인단 수가 정확히 269명으로 동수를 기록했다.실버는 “동전 던지기에서는 경험적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이 50.5%로 해리스의 승률 50.015%보다 높다”면서 “예측 모델의 관점에서 이번 레이스는 동전 던지기보다도 박빙”이라고 전했다.

2024.11.05 20:08

2분 소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영풍정밀 매수가 3만→3만5000원 인상 [이슈+]

증권 일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3만5000원으로 올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5000원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다만 매수 물량은 25%(393만7500주)로 기존과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 지분이 영풍·MBK파트너스보다 앞서 있는 데다 추가 자금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 인상으로 기존 1181억원이었던 총 투입 금액은 1378억원으로 늘어났다. 공개매수 주관사에는 하나증권과 함께 KB증권이 추가됐다.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고, 영풍 측이 지분 1.85%를 손에 넣는 셈이 된다.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기존 지분은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보유해 영풍 측보다 앞선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갖고 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을 최소 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뛰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고,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앞세워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를 3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양측의 맞불이 이어지며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4일 영풍정밀 공개 매수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올렸다. 이에 따라 6일 종료 예정이었던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14일까지로 연장됐다.경쟁이 격화하자 영풍·MBK 연합은 마지막으로 올린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인 3만원에서 더 이상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MBK는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줘 기업·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그러나 MBK의 결정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적대적 공개매수를 14일까지 유지할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적법하게 철회하라”며 “자사주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무의미한 가처분을 취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10.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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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2차 인상…극에 치닫는 ‘쩐의 전쟁’

증권 일반

영풍·MBK파트너스가 4일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가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측이 공개매수가를 서로 올리는 맞대응이 계속되면서 수조원대 ‘쩐의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 이후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영풍·MBK는 이날 공개매수신고서 정정 공시를 내고 지난달 13일 시작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조건을 이 같이 변경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개매수 청약 수량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를 넘어야 사들이겠다고 한 조건을 삭제했다. 가격과 조건을 모두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공개매수와 동등하게 맞춘 것이다.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로 이전과 동일하다. 청약 주식 수가 최대 매수 수량 미만일 경우에도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며, 최대 매수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 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한다. 이에 따라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대금은 기존 약 2조2720억원에서 2조5140억원으로 약 2419억원 늘어났다. MBK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대금 2064억원까지 더하면 영풍·MBK 진영은 총 2조7204억원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셈이다.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면서 오는 6일 종료 예정이었던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14일로 연장됐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 가격을 맞춰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고려아연 측도 MBK·영풍 측에 대항해 이날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고려아연은 단 1주의 응모주식이라도 전량 다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이달 23일이다.일각에선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공개매수가격 인상에 대응해 추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울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 인상과 인수 수량 확대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씨 일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7일 이사회를 소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7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등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MBK 파트너스의 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하자 맞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지난 2일 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또 다시 제기한 건 해당 재판부를 무시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과 시장 교란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행위”라며 “영풍과 MBK 측은 주가를 낮추기 위해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2024.10.04 17:37

2분 소요
‘경영권 분쟁’ 샅바 싸움...고려아연 최윤범,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산업 일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정밀 주식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선다. 이번 영풍정밀 주식 대항 공개 매수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영풍정밀 주식 383만7500주(24.36%)에 대한 공개 매수에 들어간다. 공개 매수 가격은 3만원이다. 공개매수 주관 업무는 하나증권이 맡는다.제리코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제리코파트너스의 특별 관계자로는 최윤범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고려아연 최씨 일가와 특수 관계인들의 이름이 올랐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대항 공개 매수가 최 회장 측과 공동으로 진행되는 셈이다.이미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지난 9월 13일부터 영풍정밀 대상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이다. 매수 기한은 이달 6일까지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매수가는 2만5000원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17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영풍정밀 대상 공개매수를 통해 영풍정밀 684만810주(약 43.43%)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 씨 일가의 영풍정밀 지분율은 21.75%다. 이에 반해 최씨 일가는 영풍정밀 지분 33.07%를 보유 중이다. 장씨 일가의 지분율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다. 최 회장이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100% 성공할 경우 최 회장 및 특별관계자의 영풍정밀 지분은 35.45%에서 60.45%까지 늘어난다.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정조준한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계열사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 ‘캐스팅 보트’로 통한다.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그 중심에 섰다.영풍·MBK파트너스가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가져올 경우 3.7%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가져옴과 동시에 최 회장측 지분 1.85%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최 회장 측 지분은 33.9%다. 영풍 측 지분은 33.1%다. 양쪽 모두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영풍정밀 지분을 획득할 경우 고려아연 지분의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영풍정밀에 집중하는 이유다.이한성 영풍정밀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의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갖기 위한 수단”이라며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영풍정밀은 무분별한 구조조정 이후 사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이어 “영풍정밀 임직원 일동은 제리코파트너스가 진행하는 대항공개매수가 당사의 경영권 안정을 통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한다”며 “영풍정밀의 기업가치 및 주주 권익의 보호를 위해 제리코파트너스를 필두로 진행되는 대항공개매수에 주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변수로 남은 ‘법원의 판단’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판결에 따라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게 됐다.

2024.10.02 09:30

3분 소요
75년 동지가 적으로 만났다…고려아연·영풍 ‘경영권’ 쟁탈전 격화

산업 일반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에서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필두로 한 고려아연 측이 대립하고 있다. 영풍은 지난 9월 13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 매입을 공식화했다. 고려아연 측은 지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결말을 쉽게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지분 대결을 벌일 경우 한 주라도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 쪽이 승자가 되는데,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고려아연 지분은 현재 ㈜영풍 측이 33.13%, 우호 지분을 포함한 고려아연 측이 34.05%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7.83%)과 고려아연 자사주(2.39%)를 제외한 20%가량의 지분이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고려아연의 경영권이 결정되는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2조원가량을 투입해 한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70만원을 웃돌자 9월 26일 공개매수가격을 75만원으로 전격 인상했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고려아연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우군을 확보해 이에 맞선다는 전략이다.그렇다면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갈등은 왜, 어떤 이유로 시작됐을까. 고려아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자가 1949년 함께 창업한 ‘영풍기업사’를 찾을 수 있다. 최씨 가문과 장씨 가문이 동업하며 만든 영풍기업사가 영풍그룹으로 이어지고 1974년 영풍의 자매회사로 고려아연을 설립한다.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았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관계는 공동창업주 2세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대에도 유기적으로 이어졌다.갈등은 오너 3세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이끌게 되며 시작됐다. 고려아연에서 약 40년을 근무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9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40여년 간) 영풍과 고려아연의 관계를 지켜봐 왔다. 두 기업은 상당 기간 동업 관계가 잘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며 “(갈등은) 4~5년 정도 됐다”고 했다.영풍과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의 지분을 30% 넘게 보유하며 최대 주주 지위에 있었던 반면, 실제 최고 경영자인 최윤범 회장과 그의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체제도 소유와 경영을 완벽히 분리하기 어려운데, 동업 관계에서 이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이 최대 주주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영풍 측과 관계가 소원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영풍이 고려아연에 욕심을 낸 것은 그만큼 영풍그룹에서 차지하는 고려아연의 실적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영풍의 2023년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은 3조7617억원, 영업손실은 169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3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의 매출액은 9조7045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599억원, 5333억원이었다. 이 해에만 영풍이 고려아연에서 배당금 1607억원을 받았는데, 이는 영풍의 1년간 받은 배당 총액(1720억원)의 93% 수준이다. 영풍 입장에선 고려아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를 분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려아연 의존 하는 영풍, 독립시 타격 전망최윤범 회장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고려아연을 이끌면서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폐기물 리사이클링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트로이카 드라이브’ 경영을 선언했다. 아연·납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에 오른 경쟁력을 기반으로 제련 기술력을 극대화하는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과정에서 우군을 확보해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 진출‧협력을 위해 고려아연은 한화그룹을 우방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한화임팩트의 미국 투자 계열사인 한화H2에너지USA가 고려아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를 4700억원에 확보했다. 한화임팩트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더해 한화그룹은 7% 가까운 고려아연의 지분을 확보했다.이밖에 국내 대기업을 백기사로 끌어안으며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지분율이 점차 비슷해지면서 갈등이 표면화했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힘의 대결이 벌어졌다. 핵심 안건은 ‘현금 배당안(주당 5000원)’과 현행 외국 법인에만 허용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국내 법인에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의 건’이었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두 안건 가운데 고려아연 측 원안(주당 5000원)은 참석 주주 62.74%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주당 1만원을 요구한 영풍 측 수정안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배당금으로 넉넉한 현금을 확보하려 했던 영풍의 계획이 주저앉았다.그러나 ‘특별 결의’ 대상인 정관 변경 안건은 영풍 측의 의견이 관철되면서 부결됐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풍 측은 장씨 가문 지분율이 줄어들고 최씨 집안 측은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이후 영풍 측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인수전을 확대하면서 현재까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한편, 영풍과 고려아연 측은 지분 확보를 위한 싸움 이외에도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회사 핵심 엔지니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한다”고 했다. 같은 날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임직원, 노동조합, 고객사,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께 올리는 글’을 통해 “고려아연의 1대 주주와의 협력하에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개선을 위해 본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우리는 장기간 투자하고,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2024.09.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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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총수 일가, NXC에 6662억원 지분 매각…“상속세 납부 목적”

증권 일반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부인 유정현(55) NXC 이사회 의장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 6662억원어치를 매각했다.19일 ICT업계에 따르면 NXC는 유 의장 지분 6만1746주(3203억3800만원)와 자녀 김정민, 정윤씨로부터 각각 3만1771주(1648억2800만원)씩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또, NXC는 정민, 정윤씨가 50%씩 지분을 보유한 와이즈키즈 지분 3122주(161억9700만원)도 매입했다.NXC 측은 “금일 공시된 NXC 자기주식 취득과 관련한 일련의 공시는 ‘그룹의 경영 안정과 상속인 일가의 상속세 조기 납부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번 NXC의 자기주식 취득거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장 일가는 작년 2월 NXC 주식으로 상속세를 정부에 납부하는 물납 방식으로 약 4조7000억원을 정부에 납부했으며 캠코가 물납 지분 처분 위탁 기관으로 선정됐다

2024.08.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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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개매수→상폐' 상장사 7곳…소액주주 반발↑

증권 일반

올해 들어 상장 기업들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가 유독 활발한 모습이다. 기업의 잇단 상장폐지 움직임에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 1일까지 공개 매수를 거쳐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총 7곳이다. 락앤락, 신성통상, 쌍용C&E, 제이시스메디칼, 커넥트웨이브, 티엘아이 등이 상장 폐지를 위한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이다. 대양제지는 지난달 상장폐지를 마무리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 대주주가 회사를 상장 폐지하려면 지분을 95%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이 지분율을 충족하기 위해 기존 주주로부터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 모으는 과정으로 공개매수를 거친다. 공개매수란 불특정 다수인에 대해 주식 등의 매수의 청약을 하거나 매도의 청약을 권유하고, 유가증권시장 밖에서 당해 주식 등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사모펀드 자진 상폐 다수…소액주주 반발 거세 올해 상반기에만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가 7건이 진행됐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공개매수 16건 중 상장폐지 목적은 4건에 그쳤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는 각각 2건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자진 상장 폐지 시도가 늘어난 배경으로 주주제안 남용, 최대주주에 대한 역차별 규제 등 상장사를 둘러싼 각종 규제에 대한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추진하면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기업가치 제고 공시 등 주주환원 정책도 대주주에게 부담이 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현재 상장 폐지를 추진 중인 기업 가운데 락앤락(어피너티), 쌍용C&E(한앤컴퍼니), 제이시스메디칼(아키메드), 커넥트웨이브(MBK파트너스) 등 상당수는 사모펀드(PE)가 대주주다. 기업 경영과 관련한 공개를 꺼리는 사모펀드 특성상 상장을 유지하면 공시 의무가 많은 만큼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사모펀드의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통한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장 폐지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보유 기간이 길어지거나 성숙한 기업 같은 경우에는 엑시트를 고민해야 된다”며 “하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괜찮고 실적도 견조하다고 생각하는 회사도 시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라는 것이 제멋대로 움직일 수가 있으니까 기업의 펀더멘털에 맞게 평가받기 위한 취지로 상장 폐지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 값을 못 받는 기업의 주식이 싸게 팔리면 그것을 사는 것도 또 하나의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시 수준 높지 않아…공개매수 산정 가격 검토 필요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소액주주 중 일부는 사모펀드의 상장폐지 저지를 위한 법적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공개 매수 가격이 개별 주주의 매입가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서다.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아닌 신성통상의 경우도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소액주주들은 공시 의무 등 상장사로서 받아야 하는 규제를 피하고, 상장 폐지 후 가족경영을 강화해 오너일가만 배당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최대주주와 같은 프리미엄을 준 사례도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을 인수한 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루트로닉 오너가에 제시한 경영권 프리미엄 부여와 같은 금액을 공개매수가로 결정했다. 통상 사모펀드나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오너가에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지분을 매입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공개매수로 값싸게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나 대주주가 기업경영 상황에 따라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반발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공시 수준 등이 해외에 비해서 과도하게 높아 기업들의 상장폐지가 이어진다는 견해에는 시각이 갈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회계 정보의 투명성이라든지 공시 정보의 수준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오히려 떨어진다는 평가들이 더 많다”며 “공시 수준 등이 부담스러워서 상장 폐지를 결정한다라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개매수 산정가격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시총 대비 상장기업 수가 너무 많다”며 “미국은 시총 규모가 한국의 25배이고, 기업수는 2.3배다. 더구나 글로벌 추세로 보면 상장회사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개매수 후 상폐기업의 대주주는 대부분 사모펀드로 알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위해 디리스트를 추진하는 것은 사모펀드의 전략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데, 대개 이전 한 달 주가의 30%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공개매수 산정가격에 대한 검토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이전 1‧3‧6개월 주식가치 대비로 산정가격을 정하는데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면 문제”라며 “공개매수 이전에 고의로 주가를 하락시키기도 하는데, 공개매수 가격 산정 시 주가와 함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4.07.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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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업 2·3세 이사회 속속 진입…“경영 성과 기대”

바이오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잇달아 마무리한 가운데 바이오 기업의 2·3세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 더 힘을 싣기 위해 창업주 자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분위기다. 주총 전면 나선 서진석 대표 셀트리온은 지난 3월 26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증액 등을 비롯한 8개 안건이 가결됐다. 올해는 지난해 주총을 진행한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아닌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단상에 올랐다. 이번 주총은 셀트리온이 ‘통합 셀트리온’으로 진행하는 첫 정기 주총인 만큼 서 대표의 ‘데뷔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을 창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특히 서 대표는 이번 정기 주총 전면에 나서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답했다. 서 회장은 영상을 통해 정기 주총을 찾는 주주들을 만나 서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에 출시한 신약 ‘짐펜트라’의 매출 확대를 위해 올해 내내 미국에 머물 계획이다.서 회장은 주주들의 질문 일부에도 답했다. 몇몇 주주가 이사의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에 반발하자 “이사의 보수 한도를 늘린다고 임원이 실제 받는 보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건은 의결하되 이사의 보수 합계가 120억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20억원은 이날 현장에 참석한 셀트리온 주주들이 제안한 금액이다. 서 회장은 “추가 집행은 목표한 매출을 달성한 뒤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겠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셀트리온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높이려는 이유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 후 이사회를 재구성하며 보수 한도를 높여야 해서다. 신민철 셀트리온 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산 이사 보수 실적은 112억원”이라며 “단독 이사 보수인 90억원을 넘겨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고 보수 한도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 등과 비교했을 때 이사의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고 판단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서 회장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셀트리온의 사업 전략과 미래 목표도 밝혔다. 당장 올해 낼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의약품만 판매해서 올릴 매출이다. 미국 현지에 짐펜트라의 처방을 확대하면 계획했던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처방할 수 있는 의료진 7500여 명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며 “올해 6월까지 이들이 있는 의료기관을 순회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도 “기존의 제품만으로도 1조6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짐펜트라의 미국 매출은 올해 5000억~6000억원으로 잡고 있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없다”고 했다.신유열 전무, 롯데바이오 둥지 틀어 롯데그룹의 3세인 신유열 전무도 지난 3월 초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롯데그룹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성장동력을 더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 전무가 롯데그룹의 계열사 중 국내 기업의 등기임원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무를 제외하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사들인 뒤 이 공장을 발판 삼아 수주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많은 공장 중에서도 미국 현지 공장을 인수한 이유는 해외 기업을 상대로 수주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공장에선 기존에 BMS가 소화한 물량을 생산할 뿐 굵직한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수주 소식이 늦어지는 데 대해 “대형 수주는 3년 정도 걸린다”며 “수주 성과는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일부에서는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숙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신 전무가 CDMO 사업은 물론 바이오 사업에서도 이렇다할 경험이 없어서다. 신 전무는 지난 2020년 롯데그룹에 발을 디딘 후 롯데케미칼 등을 거쳤고, 2년 전인 지난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경영 활동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롯데지주에서 미래성장실장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바이오 계열사로 온 일은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신 전무가 어떤 경영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2024.03.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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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사주일가

건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 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잔액 259억원이 어제 일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매각대금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사용됐다. 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259억원도 전날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모두 투입됐다고 티와이홀딩스는 밝혔다.티와이홀딩스는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 상환과 관련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서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며 “자구 계획 내용대로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강조했다.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티와이홀딩스가 갖고 있던 지분의 매각 금액(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은 1133억원이며, 416억원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지분을 매각한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티와이홀딩스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외에, 에코비트와 블루원, 평택싸이로의 매각 또는 담보제공을 통한 지원 등 총 4개 항목이 포함돼 있다.티와이홀딩스는 “인더스트리 외의 나머지 자구계획에 대해서도 약속대로 이행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사용할 것”이라며 “다만 리테일 채권 외 나머지 태영건설 연대보증채무가 티와이홀딩스에 지급청구될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이를 상환하는데 일부 사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티와이홀딩스는 484억원 규모의 사주 일가 사재출연 내역도 공개했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윤석민 회장은 본인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 416억원(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을 전액 태영건설에 지원했으며, 이와 별개로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에도 30억원을 투입했다.윤 회장의 부친으로 태영그룹 경영에 복귀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도 태영건설과 자회사 채권 매입에 38억원을 투입했다.윤 회장과 티와이홀딩스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부터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순차적으로 지원됐다는 설명이다.

2024.01.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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