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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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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쉬 향기로 쓴 꿈의 미로”…바이레도가 펼친 순백의 전시 [가봤어요]

유통

봄바람이 선선히 부는 성수동에 거대한 흰 벽이 동네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다. 순백의 천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마치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허물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BYREDO’라는 선명한 로고 아래, 사람들은 하나둘씩 그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26일 열린 스웨덴 럭셔리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팝업 전시회 ‘페이지 블랑쉬(Page Blanche) 서울’의 풍경이다. 이번 전시는 바이레도의 시그니처 향수인 ‘블랑쉬’(Blanche)의 새로운 라인업 ‘블랑쉬 앱솔뤼 드 퍼퓸’ 출시를 기념해 마련됐다. 전시회는 바이레도의 철학과 감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조수현 푸치코리아 지사장은 “블랑쉬는 촉감, 햇살, 피부의 감각을 포착한 향으로 인간적 친밀함을 담아낸다”며 “이번 팝업은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여정을 통해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The Embrace of Cotton’(코튼 속 안식)이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이어진 거대한 베개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코튼의 부드러운 촉감과 깨끗한 린넨 향이 어우러지며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려진다. 관람객들은 베개에 몸을 기대거나 눕기도 하며 그 부드러움 속에서 편안한 안식을 느낀다. 순수한 하얀 공간은 마치 새하얀 종이 위에 꿈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Writing the Invisible’(향기, 머무는 기억)이다.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이 각자의 생각과 소망을 적어 향기와 함께 떠오르는 기억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향기가 머무는 기억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공간에서는 그 흔적을 직접 남길 수 있다는 기획 의도가 잘 담겨 있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The Labyrinth of Thoughts(사유의 미로)’로 들어서면 종이로 만든 거대한 미로가 펼쳐진다. 총 3만5000장의 시향지가 수천 갈래로 흩어져 있어 마치 꿈과 현실이 얽혀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방문객들은 미로를 탐험하며 블랑쉬 앱솔뤼의 깊고 순수한 향을 맡고, 종이가 서로 맞부딪치며 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 공간은 향기와 기억이 어우러져 개인의 사유와 감정이 교차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조 지사장은 “블랑쉬 앱솔뤼 드 퍼퓸은 기존 블랑쉬의 향을 순수함과 강렬함이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한 제품”이라며 “블랙 페퍼와 알데하이드, 로즈 앱솔루트가 어우러져 기존 향과는 또 다른 매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전시를 모두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도, 블랑쉬 향은 주변을 감싸며 여운을 남겼다. 순백의 공간 속에서 마주한 향기와 기억들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감각과 감정을 깨우는 예술을 경험한 듯했다.조 지사장은 “한국은 바이레도의 주요 시장 중 하나로, 특히 블랑쉬 라인업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향기를 소비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바이레도 페이지 블랑쉬(Page Blanche) 서울 팝업 전시회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광진구 성수동 XYZ SEOUL에서 열린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30일은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된다. 네이버 예약 또는 워크인(현장 접수)로 참석할 수 있다.

2025.03.26 15:58

3분 소요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연장 CES 2025…미래 흐름 예측할 수 있어 [현장에서]

테크

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은 핀테크 기업 모핀의 김준모 대표가 CES 체험기를 본지에 보냈다. <편집자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입성하는 과정부터 힘들었다. 항공권에 문제가 생겨 중간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에서 내렸다가 다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CES 2025가 개막하는 7일(현지 시간) 오후에야 행사장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부터 내리고 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CES에 참여한 글로벌 인사들의 기조연설이 이어지는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는 첫날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조연설 2~3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사람이 몰려왔을 정도라고 하니 몇 년 만에 CES에 온 젠슨 황의 인기를 실감했다. LVCC 센트럴홀 글로벌 기업들 부스로 가득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마련되어 있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캐논 등의 기업 부스가 눈에 띈다. CES에서 메인 부스로 꼽히는 곳이 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다. LG전자 부스는 생활에 스며든 인공지능(AI)을 구현했다. 시간대 별로 사람의 일상을 구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전 8시 조이의 온디바이스 AI, 오전 10시 라이더 비전 AI 모빌리티, 오후 12시 라이더의 그램 AI, 오후 6시에는 앨버트 & 그레이스의 ThinQ ON, 오후 8시 라일리의 오디오블 AI, 그리고 오후 10시에는 라일리의 WebOS AI를 AI 가전 별로 전시했다. 전시 콘셉트는 ‘미래 모빌리티’라는 단독 테마인데, 부스 한 가운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계 최초 무선 4K OLED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많은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인기 전시물이다.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초개인화된 맞춤형 AI를 제공하는 부스를 선보였다. 삼성 가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들의 제품이 에워싸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스마트싱스가 추구하는 ‘연결’이라는 주제를 체험할 수 있었다. 관람객이 궁금해하는 TV나 로봇 대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 차량과 삼성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 항해 선박’ 모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의 공간을 사용했다고 한다. 혁신상 수상작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볼 수 있어컨벤션센터 북쪽 홀은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 경연장이었다. AI·핀테크·사물인터넷·스마트시티 등의 분야에서 기술을 뽐내는 기업들의 부스들이 이곳에 마련되어 있다. 스타트업과 여러 작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 크고 작은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다. 모핀도 이곳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의 AI 기업 크레논의 관계자들이 모핀의 부스를 찾아서 데이터 추출 기술과 분석 그리고 가공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매년 CES에서 300여 기업이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받는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33개 분야에서 전 세계 수상기업 292개사를 선정했다. 이중 129개 기업이 한국 기업이다. 이렇게 다양한 혁신상 수상 기업과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베네시안 엑스포다. 혁신상을 받은 기술의 면모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지자체 광주시·성남시를 포함해 코트라(KOTRA)와 같은 기관들이 마련한 부스도 이곳에 있다. LVCC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띄는 기업 부스가 몇 곳 있다. 그중의 한 곳이 델타항공이었다. 개막일 오후에 에드 바스티안 미국 델타항공 CEO가 라스베이거스 대형 공연장인 스피어 무대에 올랐다. 창사 100주년을 맞아 향후 비전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글과 사진으로만 봤던 지구 모양과 흡사한 거대한 스피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호이기도 했다. 바스티안 CEO의 키노트는 마치 비행기를 탄 느낌이 드는 이벤트처럼 느껴졌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유튜브 뮤직에 내장된 AI 기반 도우미인 델타 컨시어지라는 AI 비서도 확인할 기회였다. CES 2025의 메인 후원 기업인 소니와 혼다의 합작 전기차 기업 아피라(Afeela)는 CES 현장에서 신차를 론칭했고, 심지어 선주문도 받았다. 또한 파나소닉그룹은 글로벌 공급망을 넓히기 위한 파나소닉 고(Panasonic Go) 출시 소식을 발표했다. 창작자의 공간(Creator Space)에서는 각 미디어 매체에서 온·오프라인 현장 중계를 시간대별로 주제를 달리 구성하여 인터뷰이와 함께 진행했다. 이 글은 7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의 짧은 체험기다. 그 넓디넓은 전시장 곳곳을 이틀 동안 모두 돌아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발걸음 닫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했고, 각 부스는 첨단 기술의 집합체처럼 보일 정도였다. 무엇보다 CES 2025 현장 곳곳에서 한국 기업의 이름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K-브랜드의 힘을 CES 2025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2025.01.09 14:55

3분 소요

유통

“개인 맞춤형 원두를 만들어 드립니다. 이곳에 원하는 원두를 생각하며 체크를 해주시겠어요?.”내가 원하는 맞춤형 원두로 만들어진 커피를 먹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수만 잔의 커피를 마셨지만 이 커피는 정말 특별했다. 물론 ‘생두를 이렇게 볶아달라’는 등 고수급의 요구는 필요 없다. 그저 우리는 체크리스트에 있는 구수한 맛의 정도나 산미의 높고 낮음 등을 선택하면 된다. 또 로스팅된 원두는 핸드드립, 드립백, 캡슐 등 내가 원하는 형태로 받을 수 있다. ‘나만의 원두’가 탄생하는 셈이다. 품질 좋은 원두를 바탕으로 만든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문업체들의 커피 서비스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커피앳웍스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소비자 맞춤형 ‘커스텀 커피 로스팅’을 시작하며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민경 커피앳웍스 사업팀 팀장을 만나 회사가 생각하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최고 원두’로 ‘최고 커피’를 만들다커피앳웍스는 식품 대기업 SPC가 2014년 론칭한 커피 브랜드다. 서울 경기권에 5개 매장을, 인천공항 내부에만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물론 흔하디흔한 커피 전문점은 아니다. 커피앳웍스는 현지 원산지와 계약을 맺고 직접 공급받는 최고급 생두를 바탕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업체이기도 하다. 특히 동부이촌동 본점은 ‘커스텀 커피 로스팅’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2014년도는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가 조금씩 도입되기 시작한, 거의 초창기 시절이었죠. 이 시기에 커피앳웍스가 만들어져 스페셜티 커피를 도입했어요. 다른 스페셜티 커피 전문 업체들보다는 먼저 시작한 셈이죠. 매장에서 다른 전문점보다 더 많은 종류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고객이 원하는 타입의 원두를 자리에서 바로 로스팅해 주는 서비스는 저희만의 차별화 포인트죠. 앞으로 더 많은 매장에서 이 컨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현재 커피앳웍스는 매장 판매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원두 구독 서비스, 다양한 드립백 및 캡슐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18%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B2B(비즈니스 to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커피 전문점이나 기업체에 원두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로스터리 기기 렌탈 등도 진행 중이다. 최근 기업체들은 ‘커피 복지’를 강화하면서 장비 렌탈과 원두 구독을 함께 원하는 편이다.“요즘은 기업체들이 복지 차원에서 고급 커피를 사내에서 제공하기 위한 수요가 많아요. 저희는 원두 제공은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고객사를 방문해 커피 품질을 점검해 드리고 있어요. 또 머신 및 그라인더 기기의 초기 세팅도 지원하고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대상으로는 커스텀 커피 설계도 진행합니다. B2B사업은 2020년에 시작해 아직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요. B2B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을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 팀장은 스페셜티 커피 업체의 차별화 지점은 결국 ‘얼마나 좋은 생두를 공급받느냐’와 ‘생두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한다. 맛있는 음식의 핵심은 신선한 원재료에 있고 이 원재료들이 얼마나 신선한지가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커피 역시 마찬가지라는 얘기다.우선 커피앳웍스는 좋은 생두를 공급받기 위해 전 세계 7개의 원산지를 시즌별로 돌아가면서 운영 중이다. 한 원산지 농장에서는 여러 업체들과 생두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수급 경쟁도 치열하다. 이와 관련 한 팀장은 “콜롬비아에 위치한 한 커피 원산지 농장은 초기 때부터 SPC에서 투자를 진행하며 관계를 쌓아온 덕분에 좋은 생두를 다른 업체들보다 좀 더 빨리 수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팀장은 커피앳웍스의 강점으로 최고급 로스터리 공장 자동화 설비를 꼽았다. 아무리 최고급 생두를 들여와도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커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원두는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하나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같은 원두를 공급받아도 지점별로 맛이 다를 수 있는 점은 이런 이유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는 이런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들을 모두 대규모로 꾸렸어요. 저희 로스터리 공장은 400평 규모인데 이게 업계에서 보면 매우 큰 규모입니다. 전 시설이 해썹(HACCP) 인증도 받았어요. 계약 전 고객사들에게 저희 로스터리 공장을 무조건 안내해드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공정 시설을 보고 나면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치솟는 원두값...“기술 연구로 극복”최근 커피업계의 최대 고민은 치솟는 원두값이다. 아바리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80% 이상 급등했다.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 전문점들도 치솟는 원두값에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고 있다. 결국 경기 불황 속 팍팍해진 살림살이 탓에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메가카피 같은 저가 커피 전문점으로 향한다.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나 저가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도 지난 9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든 커피 전문점들의 곡소리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원두값이 계속 오르면 고품질 커피를 지향하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팀장은 이 문제를 결국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스페셜티 커피는 지금도 가격이 높은 편인데 앞으로가 문제죠. 결국 적당한 품질의 생두를 잘 관리해서 좋은 맛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 연구소에서도 이런 연구를 요즘 진행하고 있고요. 시장 가격을 너무 올리지 않고 맛을 강화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끝으로 한 팀장은 대기업이 스페셜티 시장에 참여한 것을 두고 너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는 개인 사업자들이 많다보니 저희같은 업체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을 때가 있어요. 커피 관련 행사에 가면 이런 얘기들을 실제로 많이 듣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B2B가 중요해요. 대기업이 개인 업장들을 관리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후 변화로 환경이 어려워진 커피 원산지 농장에 투자를 할 수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대기업이 스페셜티 커피 사업을 함으로써 국내 시장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긍정적인 시선으로 좀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2024.12.14 09:00

5분 소요
美 최대 보험사 CEO는 왜 피살됐나…보험금 부지급 때문? [보험톡톡]

보험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한복판에서 총격으로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미국 내 대다수 여론은 그를 애도하기는커녕 조롱하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총격범의 범행 동기가 보험금 지급 거부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보험 가입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의 보험사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톰슨은 지난 4일(현지시간)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투자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오전 6시 46분께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총격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톰슨을 기다리다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한 후 전동 자전거를 이용해 센트럴 파크 방향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계획된 표적 공격으로 보고 있으며, 범인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톰슨은 20년 이상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몸담으며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2021년 보험 부문 CEO로 임명된 뒤 이 회사의 이익은 같은 해 120억 달러(약 17조원)에서 지난해 160억 달러(약 23조원)로 증가했다. 지난해 보험 부문에서 기록한 매출만 해도 2810억 달러(약 398조원)에 달했다.그런데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과거 보험금 부지급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앞서 2021년 톰슨은 응급실 방문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비판을 받았다.이런 배경에 톰슨의 살해를 둘러싼 미국 내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NBC 방송에 따르면 톰슨 사망과 관련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페이스북 공식 게시물에 대한 반응 약 4만건 중 ‘웃음’ 이모티콘으로 반응한 수가 3만500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슬픔’ 이모티콘 수는 2200개에 그쳤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신을 응급실 간호사라고 소개한 한 소셜미디어(SNS) 사용자는 틱톡에 “나는 죽어가는 환자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하는 것을 봐왔다”며 “그 환자들과 가족들 때문에 나는 그 사람(톰슨)에 대해 측은함을 느낄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이 같은 반응은 민간 보험에 가입한 미국인들 사이에 쌓인 그간의 좌절을 보여준다고 NYT는 짚었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제도로 불합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해 온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얘기다.보험금 부지급 문제는 국내에서도 끊임없이 불거지는 뜨거운 감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지난해 1만2806건, 2022년 1만1912건, 2021년 1만1857건으로 매년 1만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물론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 ▲면책사유 해당 ▲고의사고 ▲기존 질환 ▲인과관계 불명확 등의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해 사고와 무관한 과거 병력을 이유로 사망 보험금을 줄이거나, 사고와 관련 없는 직업 변경 사실을 사전에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 등의 ‘꼼수’로 보험금 지급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금융소비자들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을 때, 보험사에 우선 이의신청을 하는 게 좋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요청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전문가인 독립 손해사정사를 선임해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2024.12.07 07:00

3분 소요

유통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그동안 여러 커피 전문점들이 구독 모델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국내 커피 소비 트렌드와 구독 모델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업계 1위 스타벅스가 구독 모델을 시범 도입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이 실패한 커피 구독 모델을 스타벅스는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까.스벅의 구독 모델 도전, 혜택 살펴보니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1일부터 커피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Buddy Pass)를 시범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연말까지만 시범 운영된다. 이 서비스는 월 9900원을 내면 30일간 매일 오후 2시 이후 매장 방문 시 제조음료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 사용은 1일 1회로 제한된다.여기에 푸드 메뉴 30% 할인 쿠폰 1장, 딜리버스 배달비(3000원) 무료 쿠폰 1장, 온라인스토어 배송비(3000원) 무료 쿠폰 2장이 제공된다. 11월 기준 스타벅스의 카페 아메리카노(톨(Tall)사이즈) 가격은 4500원이다. 이를 한 달간 매일 1잔씩 구매하면 총비용은 13만5000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버디패스 구독자가 매일 카페 아메리카노를 30% 할인받아 구입하면 9만4500원을 지출하게 된다. 여기에 월 구독비 9900원을 더하면 총비용은 10만4400원이다. 구독자는 3만600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아메리카노가 아닌 더 비싼 제조음료를 마시면 할인 효과는 더 커진다. 여기에 버디패스 추가혜택들도 받을 수 있어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독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유리하다.다만 버디패스의 초기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매일 오후 2시 이후 30% 할인을 제공하는 등 시간 제약을 둬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출근 및 등굣길에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월에 쿠폰 1~2장 제공에 그치는 다른 추가 혜택들이 소비자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지난 8월에 이어 11월 또 한 번 요금 인상에 나선 배경에 10월 초 출시한 버디패스 구독 가입자를 늘리기 위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디. 이에 이들을 타깃으로 자연스레 구독 모델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 측은 "일단 연말까지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 한 후 내년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유의미한 반응이 있는지를 우선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韓서 커피 구독 모델, 불가능?스타벅스 이전 커피 구독 모델들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 지난 2020년 이후 커피 전문점들은 월 구독료를 내면 커피를 매일 제공하는 여러 구독 모델들을 도입했다. 하지만 모두 유야무야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커피빈은 지난해부터 연회비를 내고 무료 음료 쿠폰,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형 할인 서비스 '오로라 멤버스'를 내놨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연회비 1만원을 올려 총 4만원을 내면 여러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오로라 멤버십 3기를 시작했다. 이것 저것 혜택을 챙기면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가입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상품은 한정된 수량 안에서 쿠폰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매일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의 구독 모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커피 소비자들은 공부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등 공간 활용 측면에서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며 "이들은 굳이 매일 같은 곳에서 구독료를 내가며 커피를 마실 이유가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커피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 발걸음이 저가커피로 향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간한 '커피 트렌드 2024'(15~59세/2000명)에 따르면 최근 1개월(8월19~26일) 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용자(대표 표본 200명)들은 커피 프랜차이즈 방문의 이유에 대해 '출근길 및 등굣길 커피나 음료, 디저트 구매'를 1위(42.1%)로 꼽았다. 이때 이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순위별로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1~3위를 차지했다. 출근길, 등굣길 커피 구매 시 가성비가 좋은 저가커피 전문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얘기다. 이미 출근족들이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할 장소로 저가커피업체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보다 비싼 값을 들이고 구독 모델을 가입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커피 구독 모델은 CU나 GS25 등 편의점도 도입한 상태다. 몇천원 수준의 월 구독료를 내면 제품 가격을 20~30% 깎아준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나 도시락이 구독 상품의 주력 판매 제품이다. CU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2021년 론칭한 이후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커피 전문점들의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조원진 커피 칼럼니스트는 "요즘은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좋은 원두를 제공하는 이른바 '커피 복지'가 매우 잘돼 있는 편"이라며 "굳이 구독까지 해가며 커피를 살 이유가 많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2024.11.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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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까날리’ 첫 정식매장 오픈

유통

신원이 공식 수입 전개하는 이탈리아 럭셔리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날리’(CANALI)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에 국내 첫 정식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올해 론칭 90주년을 맞은 까날리는 우아한 이탈리아 스타일의 포멀웨어, 레저웨어 등 다양한 컬렉션을 제시하는 이탈리아 대표 럭셔리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론칭 이래 3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까날리는 원단 생산부터 제품 공정 끝까지 장인 수준의 최고급 공법을 더한 아이템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에게 품격 있는 스타일을 제안한다.까날리는 정식 매장 오픈에 앞서 지난 2월부터 약 6개월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국내 고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까날리는 해당 기간 동안 독보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고객의 니즈와 인기 아이템에 대한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장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재정비를 거쳐 국내 첫 정식 매장을 열게 됐다.이번 까날리의 국내 첫 번째 정식 매장에서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까날리의 헤리티지를 느껴볼 수 있는 아이템으로 공간을 채웠다.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완성된 수트 라인부터 캐주얼한 아이템과 함께 코디할 수 있는 세미 포멀 아이템 등 스타일과 세련미의 완벽한 조화로 어우러진 상품 라인업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기능성과 활동성을 극대화한 국내 익스클루시브 골프 캡슐 컬렉션도 들어설 예정이다.까날리는 국내 첫 정식 매장 오픈 및 브랜드 론칭 9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느껴볼 수 있는 90주년 캡슐 컬렉션과 함께 다양한 고객 참여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유통망 확대를 위한 발걸음으로 추가 팝업스토어도 오픈했다. 까날리는 지난 7일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이스트점 4층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는 11월 25일까지 운영한다. 백화점 명품관, 호텔 등 럭셔리 채널을 중심으로 단독 매장을 순차적으로 늘려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신원 관계자는 “90년 역사를 가진 까날리가 명품거리로 유명한 압구정 주요 백화점에 입성한 만큼 럭셔리를 찾는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아이템을 제안하겠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접점 확대를 통해 까날리만의 우아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고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8.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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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전부터 기다렸다”...칭따오 맥주 페스티벌 인 제주 성료

유통

비어케이가 수입 유통하는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TSINGTAO)는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총 11일간 제주신화월드 비어가든에서 진행한 ‘칭따오 맥주 페스티벌 in 제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31일 밝혔다.이번 축제는 ‘2024 한·중 미래발전 제주-산둥 교류주간’을 기념해 중국 산둥성의 대표 축제인 ‘칭따오 맥주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행사다. 방문객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오픈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줄이 늘어지고 준비된 테이블이 만석을 이루는 등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이번 페스티벌에서 칭따오는 시원하고 청량한 목 넘김을 자랑하는 ‘칭따오 라거 생맥주’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논알콜릭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오리지널’, 맥주 본연의 맛을 지키면서도 알코올 부담을 줄여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행사 내내 반응이 좋았던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 칭따오 프리미엄 라인인 ‘칭따오 1903’ 등을 소개했다.‘칭따오 1903’은 칭따오 역사가 시작된 1903년 당시 첫 양조자 이름인 오거타(Augerta)의 장인 정신이 담긴 맥주다. 몰트 함량이 높아 고급스러우면서도 풍부한 풍미를 자랑하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 참가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또한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과 제주 향토 기업 한라산 소주가 협업해 만든 칵테일도 함께 선보이는 등 소비자의 다양한 음주 취향에 맞춰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큰 호응을 얻었다.비어케이 관계자는 “중국 산둥성의 대표 축제인 ‘칭따오 맥주 페스티벌’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이번 행사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칭따오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기회로 소비자들과 만나며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7.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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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치이고…생존 경쟁 내몰린 홈플러스

유통

지속적인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이커머스 업체 강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3사 중의 하나인 홈플러스는 최근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이커머스와 경쟁사들에 밀려 생존을 위한 경쟁에 내몰린 상황이다. 특히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지 9년째에 접어든 홈플러스는 직원과 점포는 대폭 줄고 실적도 악화하면서 기업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계 상황이 이어지면서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만한 후보도 마땅치 않아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MBK 인수 후 꺾인 성장세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편리한 주문과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인 대형마트를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면서 대형마트사들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형마트 3사 중 선두 격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5000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매출 성장에도 5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홈플러스는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총매출이 6조9315억원으로 전 회계연도(6조6006억원)보다 약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으로 608억원 개선됐으나, 당기순손실은 4459억원에서 5743억원으로 1284억원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홈플러스 측은 고금리 등 여파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액에는 차입금의 이자 비용, 점포 임대에 따른 부채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점포 처분에 따른 자산유동화 수익이 줄면서 순손실도 커졌다.홈플러스 적자 폭은 MBK가 인수하면서 더욱 늘었다. MBK는 지난 2015년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를 사들이기 위해 7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홈플러스의 성장세는 꺾였다. 홈플러스의 매출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하락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MBK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는 등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를 경영하는 동안 기업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금융 4조3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경기 안산점 등 20여 개 점포를 폐점 또는 매각 후 재임차(S&LB) 방식으로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홈플러스 경쟁력이 약화했고 실적 반등도 쉽지 않다며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한신평은 “대형마트 업계에서 경쟁력이 약화했고 이로 인해 실적 부진이 심화했으며, 자산 매각 등으로도 재무 안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점포·직원 수 감소…강성 노조도 걸림돌 점포 수와 직원 수도 줄고 있다. 홈플러스는 점포 수를 2019년 6월 말 140개에서 작년 6월 말 131개로 줄였다. 또 올해에만 전국 홈플러스 4개 점포가 사라지게 된다. 지난 2월 부산 서면점, 6월 서울 목동점이 폐점한 데 이어 대전 유성구 서대전점과 경기 안양점도 7월 말~8월 중 폐점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또한 부천상동·부천소사·동대문·내당·부산반여·광주계림·순천풍덕 등 모두 11개 점포에 대해 임대 기간 종료에 따른 폐점 또는 자산 유동화를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직원 수는 2만3000명에서 2만명으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많은 3000명이나 감소했다. 노조도 매각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인 홈플러스 노조는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사측과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특히 충돌이 심했던 지난해엔 한 해 임금협상이 12월에 타결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매각설이 돌았던 알리 등 중국계 기업 입장에서도 노조의 존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유통 업황이 이커머스 시장에 주도권을 내주며 빠른 속도로 침체하면서 홈플러스의 점포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성장기인 2010년대 후반 다른 마트업계에 비해 디지털 전환에 한 박자 늦은 탓에 업체들과 경쟁에 밀리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식품을 강화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 경쟁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의 경영으로 부실 점포와 우량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 및 비용 감축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퀵커머스 분야에서는 부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본업인 홈플러스 매장에서 수익을 증가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7.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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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환불' 소식에 티몬 앞 1000여 명 몰려...폭염 속 무한 대기 중

산업 일반

"3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 돈을 못 돌려받는 것 아니냐."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지연(52)씨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을 통해 올해 여름 스페인 여행상품을 결제했다. 그러다 최근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터지며 발만 동동 구르다 서울 강남구 JK타워 티몬 사옥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김씨가 티몬 사옥을 찾은 것은 26일 오후 2시. 이날 최고기온은 34도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날 티몬 사옥 앞에는 김씨와 같은 처지의 소비자 1000여 명이 몰렸다. 이들이 티몬 사옥 앞에 모인 이유는 위메프와 달리 별다른 환불 조치를 안내하지 않던 티몬이 이날 새벽 현장에서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다. 티몬이 소비자들에게 환불해 줄 금액을 '30억원'이라고 밝힌 점도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혹여 금액이 모두 소진되면 환불을 받지 못할 것을 염려해서다.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현장 소비자를 위해 3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면서도 추가 금액 확보 계획에 대해 "장담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다"고 했다. 티몬으로 다음 주 출발하는 국내 여행상품을 결제한 박병국(51)씨는 "사태가 안 좋아지니 불안해서 여행상품을 취소했다"며 "이미 온라인으로는 환불 신청 상태인 데다, 30억원까지만 환불해 준다니 회사에 반차를 내고 나왔다"고 했다.이날 오후에는 불볕더위 속 폭우가 갑작스레 내려 소비자들을 힘들게 했다. 티몬 사옥 앞에서 2시간가량 대기한 이주희(23)씨는 "사람들을 따라 대기하곤 있지만, 사실 무슨 (대기)줄인지 모르겠다"며 "다들 티몬 직원이 언제 올지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이날 티몬 사옥 앞에서 6시간가량을 대기한 이은영(49)씨도 "접수표, 연락처를 적어두면 티몬 직원이 한번씩 나와 가져간다더라"며 "혹시 몰라 QR코드로도 환불을 신청했는데,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했다.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환불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으며 혼란이 커졌다. 티몬 측이 환불 신청 방식을 현장 접수에서 QR코드를 통한 온라인 접수로 변경하며 새벽부터 수 시간을 대기하던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2024.07.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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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서 구워냈더니 매출 100억…“서울 대표 베이글 되고파”[이코노 인터뷰]

유통

번화가도 아닌 인적 드문 골목길에 위치한 이곳. 마치 투박한 공장과도 같은 모습이다. 붉은색 벽돌로 꾸며진 건물 외관은 성수동 골목을 방문한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내부에는 커다란 화덕이 자리 잡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고소한 베이글 냄새가 진동한다. 매장 밖은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인 이곳. 빵을 좋아한다면 모를 리 없는 베이글 전문점 ‘코끼리베이글’ 이야기다.코끼리베이글은 지난 2017년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에 1호점을 열었다. 인기에 힘입어 현재 용산점·성수점까지 총 3개의 직영 매장을 확장했다. 젊은 층 뿐만 아니라 30·40세대까지 오로지 베이글 맛 하나로 고객들을 사로잡아 지금까지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화덕서 구워낸 K-베이글코끼리베이글의 시작과 끝에는 천홍원 대표가 있다. 천 대표는 과거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을 한 경험을 토대로 베이글 창업에 나선 케이스다. 2010년대 당시에만 해도 단일 아이템만을 판매하는 카페는 드물었다. 그는 매장 운영·관리·생산 등 일을 통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전문적인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판단, 새로운 식감과 맛의 베이글을 만들어 나갔다.“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종류의 빵을 좋아하는지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을 하다 보니 눈에 보이더라고요. 너무 달지도 않고, 딱딱하지 않으면서 편하게 사 먹을 수 있는 빵 종류에 대해 고민하다가 베이글을 떠올렸죠. 전통 뉴욕식 베이글은 한국 사람들이 먹기에 좀 뻑뻑한 느낌이 있어서 더 부드럽고 쫀득하게 바꿔봤어요. 또 베이글에 발라먹는 스프레드는 최대한 지양하고 베이글 자체의 맛을 내는 데 중점을 뒀어요.” 코끼리베이글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경쟁력은 ‘화덕’에서 빵을 구워내는 것이다. 일반 오븐이 아닌 참나무로 불을 지핀 화덕에 베이글을 구워내 불맛을 살려냈다.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천 대표는 무작정 이탈리아 수입 화덕부터 구매했다. 설치하고 굽는 방법을 제대로 알기까지 2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천 대표는 화덕 베이글을 ‘자부심’이라고도 표현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른 곳에 없는 베이글을 팔아야 하는데 어떻게 차별화를 줘야 할지 고민이었죠. 단순히 재료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웠어요. 그러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베이글을 화덕에 굽는다는 사실을 알게됐죠. 거기에서 착안해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식감과 맛 그리고 굽는 방법이 합쳐져서 K-베이글이 탄생했습니다.”코끼리베이글의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보통 유행하는 식품 아이템이 있으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입점하기 마련인데, 8년 동안 직영점만 운영했다. 고유한 맛을 지키기 위해 직접 매장을 운영·유지하고, 맛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빠르게 피고 지는 브랜드가 아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은 게 천 대표의 지향점이다. “입점 제안은 정말 많이 받았어요. 몇백 억대의 투자 제의도 받았죠. 그럼에도 입점 제안을 모두 고사한 이유는 천천히 우리만의 베이글을 만들고 싶어서죠. 또 화덕에서 굽기 때문에 제품 자체를 대량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점도 있고요. 맛에 집중하기 위해 매장 수도 급격하게 늘리지 않으려고 해요.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브랜드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코끼리베이글 외에도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베이글 전문점들이 늘면서 ‘베이글 열풍’을 이끌고 있다. 베이글 가게마다 오픈런은 기본이고 몇 시간씩 대기는 기본인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시장이 포화·과열됐다고도 볼 수 있지만 천 대표는 아직 과도기 상태에 놓여있다고 봤다.“베이글 전문점 수는 여전히 적다고 생각해요. 베이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확대돼서 시장 자체가 더 커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베이글을 한번 먹어보고 끝나는 게 아닌 진짜 베이글을 좋아하게 된 고객들도 많아요. 1~2년 사이에 단순히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베이글 인기는 더 오래가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베이글 전문점들도 그 과정에서 정리되고 재편되겠죠.”코끼리베이글의 매출은 약 100억원이다. 천 대표는 매출을 무리하게 늘릴 생각이 없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베이글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느리지만 신중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천 대표가 생각하는 코끼리베이글의 앞으로 10년·2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돈을 좇기보다는 코끼리베이글이란 브랜드를 제대로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죠. 지금 수익의 100% 재투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올 가을엔 4호점을 오픈하고 내년엔 세컨드 브랜드 론칭 계획도 있습니다. 베이글을 단순히 판매하는 게 아닌 문화와 결합한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고객들에게 저희가 정말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베이글을 만들고 있다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2024.07.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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