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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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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새 회계제도 적응…보험사,

보험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도입된 신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적용 유예 신고를 받은 결과, 신청 보험사 수가 19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보험사들이 올해부터 도입된 새로운 회계제도 적응에 여전히 애를 먹고 있는 셈이다.'킥스' 적용 유예, 신고 '봇물'금융감독원은 14일 '킥스' 관련 경과조치를 신고한 보험사가 전체 53곳 중 19곳(35.8%)이었다고 밝혔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등과 관련해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을 넉넉히 쌓아놔야 한다. '지급여력' 능력이 중요한 셈이다. 이 지급여력을 산출하는 기준이 올해부터 변경됐다. 지난해까지는 자산과 부채를 '원가' 평가하는 RBC(지급여력)비율이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시가' 평가 기반의 킥스가 적용된다. 기존 RBC비율은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100%, 금감원 권고치가 150%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생명보험사 평균 RBC비율은 200%, 손해보험사는 214%다. 물론 몇몇 중소형사의 경우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지며 건전성 지표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중소형사들은 올해부터 새 지급여력제도가 적용되며 기존 RBC비율이 현 킥스 하에서 크게 떨어질 우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당국의 경과조치 제도로 시간을 더 벌 수 있게됐다. 경과조치는 기존 RBC비율이 100%를 넘는 보험사에 대해 킥스 하에서 100%가 넘지 못해도 적기시정조치(체재)를 최대 5년간 유예해준다.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9차례 계량영향평가를 통해 킥스 시행 후 보험사에 미칠 재무적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금감원은 "킥스 시행이 보험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이에 적용을 유예해주는 경과조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과조치를 신고한 보험사에게는 ▲제도 시행 전 기발행 자본증권 가용자본 인정 범위 확대 ▲업무보고서 제출 및 경영공시 기한 연장 등이 공통적용된다. 또 ▲시가평가로 인한 자본감소분 점진적 인식 ▲신규 보험위험액, 주식·금리위험액 증가분 점진적 인식 등은 보험사별 선택 적용된다. 선택 경과조치는 최대 10년간 적용받는다. 경과조치 신청 보험사 19곳 중 생보사가 12곳, 손보사와 재보험사·보증보험사가 각각 6곳(30%), 1곳(9.1%)으로 나타났다. 주로 중소형 보험사가 경과조치를 신고한 가운데 대형사 중에서는 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이 포함됐다. 이번에 선택 경과조치를 신고한 19곳 모두 신규 보험위험액에 대한 경과조치를 신고했다. 보험 해지, 사업비 증가, 재해 발생 등 리스크 발생 시 요구자본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때 이 부분에 대한 증가분을 회계상 점진적으로 높여도 된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킥스에 대비해 보험사들은 5년 전부터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저축보험 판매 축소 등 재무건전성 확충에 나서왔다. 그럼에도 새 회계제도 적응에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연간 결산 등을 모두 진행한 내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당국의 경과조치 배려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단, 보험업계에서는 경과조치 신고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모두 위협을 받을 정도로 급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인 교보생명이나 농협생명은 발생할 수 있는 재무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경과조치를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신고 상장 대형사들은 경과조치 신고 시 배당제한 조치를 받아 주주들에 부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과조치 신고 회사들이 대부분 비상장사"라며 "상장 보험사들 역시 당장 재무건전성이 위협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배당제한 등 조치가 아니라면 당국의 킥스 적용 유예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03.14 16:40

3분 소요
보험사 ‘RBC비율’ 한숨 돌렸지만…하반기도 쉽지 않네

보험

올 상반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연말을 넘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의 채권평가액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23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해 지난 몇년간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을 기울여온 보험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재무 관련 걱정을 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규제 완화로 RBC↑…우려는 여전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218.8%로 전분기말(209.4%) 대비 9.4%포인트 상승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RBC비율은 각각 216.2%, 223.2%로 전분기 말 대비 7.4%, 12.7%포인트 증가했다. RBC비율이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감원 권고치는 150%다.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210%대가 무너지며 2011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와 함께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노력이 더해지며 2020년 말 기준, RBC비율은 300%대에 육박했다. RBC비율이 꺾이게 된 것은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며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보험사 채권손실액은 23조4000억원이다. 이는 보험사 자산 감소로 이어졌고 가용자본이 줄자 결국 RBC비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재무 관련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6월 말 RBC비율이 소폭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부터 RBC비율 완충방안을 시행함에 따라 LAT잉여액(원가평가 보험부채-시가평가 보험부채)의 40%를 매도가능채권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보험사의 6월 말 기준, 가용자본은 14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36조4000억원) 대비 7조7000억원 증가했다. 6월 말 기준으로도 RBC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50% 전후로 하락한 보험사들도 있다. 이들 보험사는 최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서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려 100%포인트 이상 RBC비율이 하락한 캐롯손보(149.1%)는 올해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던 푸본현대생명(173.9%)은 올 하반기에도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예고한 상태다. 롯데손보(168.6%)도 최근 1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밖에 다른 보험사들도 내년 도입될 IFRS17 대비해 자본 확충에 여념이 없다. NH농협생명(184.6%)은 이달 중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예정됐고 하나손보(190.3%)는 하나금융지주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ABL생명(210.3%)은 이달 12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한화손보(135.9%)와 흥국생명(157.8%), 흥국화재(154.0%) 등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실시했다. ━ 당국도 리스크 걱정…보험사는 피로도 호소 하지만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흥행에 실패하는 분위기라 자본확충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너무 많은 보험사들의 채권이 쏟아지면서 시장에서 별로 투자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금리변동성도 워낙 심해 기관투자자들은 대형 보험사 채권이 아니면 딱히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여전히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미국과 금리 보폭을 맞추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채권손실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당국도 내년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보험사 재무건전성에 우려가 큰 눈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올 상반기 보험사들에게 IFRS17 도입 대비 재무리스크를 다시 한번 점검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또 금감원은 9월 27일과 29일에 IFRS17과 새 건전성제도인 신 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대비해 보험업권 간담회도 연다. 이날 간담회에는 생손보사 52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대비를 해왔고 대부분의 보험사가 내부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간담회는 당국이 제도시행에 따른 보험업권의 애로사항을 듣고 진행상황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계속된 자본확충에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다. 당초 IFRS17은 2021년 도입이 예정됐었지만 보험업계가 ‘준비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며 시행연도가 2022년, 2023년으로 1년씩 연기돼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추가 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금융당국은 2023년으로 시행 시기를 못 박았다. 이 기간 보험사들은 나중에 돌려줘야 할 보험료가 모두 부채로 인식되는 IFRS17의 특성을 감안해 저축보험 판매를 대폭 줄였다. 또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생을 꾸준히 실시하며 자본을 늘려왔다. 하지만 금리리스크 속 RBC비율 변동폭이 커졌고 자본확충 부담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 준비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한 것이 사실”이라며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최근 시장환경이 녹록치 않아 고충이 많다”고 토로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9.27 14:45

4분 소요
내 보험금 괜찮나?…보험사 건전성 지표, ‘역대급’ 하락

보험

올 1분기 보험사 RBC(지급여력)비율이 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리인상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손실액이 커지면서 가용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DGB생명과 MG손해보험은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며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 RBC 역대 최저치…재무 충격 오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209.4%로 지난해 말보다 36.8%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RBC비율은 45.6% 하락한 208.8%, 손해보험사는 20.9% 떨어진 210.5%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RBC제도가 도입된 2011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다. 심지어 올 1분기에는 생·손보사 41곳 중 RBC비율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곳이 악사손보 1곳에 불과했다. 사실상 보험사 거의 전체의 RBC비율이 떨어진 셈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감원 권고치는 150%다. 하지만 올 1분기 RBC비율을 보면 DGB생명 84.5%, MG손보 69.3%으로 100% 이하 보험사가 두 곳이나 나왔다.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곳도 NH농협생명 131.5%, DGB생명 84.5%, DB생명 139.1%, 한화손보122.8%, MG손보 69.3%, 흥국화재 146.7% 등 6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곳은 MG손보가 유일했지만 1분기만에 5곳이 늘었다. 보험사 RBC비율이 크게 줄어든 요인은 금리인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 기조로 채권 등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20조7000억원 감소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말 1.71%에서 지난해 말 2.25%로 3월 말에는 2.97%까지 상승했다. 특히 계속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올 연말, 혹은 내년 말 6%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한국은행은 이달 중순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AMP)을 이용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 등으로 내년 말까지 3년물 국고채 금리가 5.8%로 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망치로 가정하면 보험사 평균 RBC비율이 80.4%까지 하락해 기준치 미달 보험사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 ‘급한 불’꺼도 앞으로가 문제 RBC비율 하락에 따라 재정 확충이 더 시급해진 곳은 생명보험사다. 올 1분기 생보사 RBC비율은 전분기 대비 평균 45.6%포인트나 하락했다. 삼성생명(-58.5%), 교보생명(-61.6%), 농협생명(-79%) 등 대형사들의 하락폭이 컸던 탓이다. 손해보험사는 전분기 대비 20.9% 하락했지만 캐롯손보(-137.1%)를 제외하면 평균 하락율이 -15%대로 떨어진다. 물론 2분기 이후 보험사 RBC비율은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잉여액을 RBC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이달 말부터 적용한다. LAT 잉여액이 가용자본에 포함되면 수치상 보험사 RBC비율은 상승할 전망이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 DGB생명도 지난 4월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급한 불을 껐다. 다만 MG손보는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이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적 이슈 해소와 함께 대주주 JC파트너스의 자본확충 등 경영개선노력이 이어져야 MG손보의 RBC비율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2분기 이후 MG손보 RBC비율이 극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보험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꾸준한 자본 확충 노력으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는 30일 이복현 금감원장도 보험사 CEO들과의 만남에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LAT 잉여액 전환으로 RBC비율 숨통은 트이겠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손실 같은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상태”라며 “금리인상 여파가 장기로 올 것을 대비해 보험사들의 자체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단 전체 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보험금 지급 부문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으로 채권평가액이 감소한 것이지 실제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필수 RBC비율인 100% 이상을 달성하고 있어 고객 보험금이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6.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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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보험사와 첫 상견례…또 ‘쓴소리’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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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가 예정된 가운데 보험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은행장들과 간담회서 나온 ‘이자장사’ 같은 쓴소리가 이날도 나올 수 있어서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이 원장이 이날 보험사에 보험료 인하나 보험사기 관리 등을 강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재무건전성 강화 주문 예상, 소비자보호 지침 나올수도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3일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앞서 지난 3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은 보험사 CEO와의 만남에서 재무건전성 안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이 원장이 보험사에 지급여력(RBC)비율 등 안정적 보험금 지급 여건을 갖춰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에는 최근 재무건전성 빨간불이 켜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RBC비율은 지난해 금리가 인상되며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손실액이 커져 꾸준히 하락 중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생명·손해보험사 전체 RBC비율은 246.2%로 전분기 말(254.5%) 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274.9%) 보다는 약 30%포인트 감소했다. 보통 RBC비율은 100%를 넘겨야 하며 금감원은 150% 이상 유지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부 생·손보사의 RBC가 150% 전후로 떨어지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이에 올 1분기 정 전 원장에 이어 이 원장도 보험사들에 RBC비율 상승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 RBC비율 하락에 대응해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의 40%를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잉여액을 가용할 수 있는 자본으로 돌려 자본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해 RBC비율을 높일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다음 회의 때도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혹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며 연말까지 꾸준히 금리가 오를 전망이라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금융당국이 ‘LAT 가용자본 활용’처럼 다른 방안을 마련해주지 않는 한 뾰족한 수도 없다는 분위기다. 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임시방편으로 규제를 완화해줬지만 금리가 이 속도로 오르면 RBC비율은 다시 떨어질 것”이라며 “추가적인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생 등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IFRS17 도입에 맞춰 자본 확충 노력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RBC비율을 보면 허탈한 감정도 든다”며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최근의 경제상황을 금융당국이 충분히 고려해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8일 취임식 때 유독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 때 금융업권서 가장 민원이 많은 보험업권에 소비자보호 방안을 요구할 수도 있다. 특히 이 원장은 이달 은행장들과의 만남서 은행권의 지나친 이자 이익 추구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그러자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 금리를 내렸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기준 4~6%대로 치솟았다. 전년 동월 3~5% 대비 상하단이 1%포인트씩 증가했다. 은행권 대비 보험사 주담대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이 원장이 이날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대출금리에 대해 거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보험사기 관리나 보험료 인하 관련 발언도 나올 수 있다. 연간 보험사기액이 1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대형사 보험설계사가 연루된 보험사기 행태가 터지기도 했다. 아울러 실손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의 보험료가 적정 수준에서 책정되고 있는지에 대한 주문이 나올 수 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6.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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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보험사 RBC비율 6.4%↓…DB생명·MG손보 ‘최저’ [체크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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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기준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9월 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은 전분기 말(6월 말)보다 6.4%포인트(p) 하락한 254.5%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으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줄어서다. 보유보험료 증가에 따른 보험위험액이 늘어나고, 운용자산 증가에 따라 신용위험액이 불어난 것도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9월 말RBC비율은 11.1%p 하락한 261.8%로 나타났다. DB생명이 6.2%p 떨어진 155.3%를 기록하며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하락률이 컸던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77.3%p 내려간 335.4%를 나타냈다.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9월 말RBC비율은 2.3%p 상승한 241.2%를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7.7%p 하락한 314.7%를 나타냈고, 현대해상은 12.1%p 상승해 209.0%로 집계됐다.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100.9%를 기록해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보험업법의 권고 규정인 100%를 간신히 넘긴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1년 9월 말 보험회사 RBC비율은 보험금 지급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한다”며 “국내외 금리변동 상황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2022.01.15 17:00

2분 소요
RBC비율 ‘100% 턱걸이’ MG손보…험난한 경영정상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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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여력(RBC)비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이 올해는 경영개선에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MG손보는 대주주를 통한 1500억원 수준의 자본확충을 계획 중으로 성공시 올해 RBC비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수없이 받는 등 이제는 본격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경영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100% 턱걸이…RBC비율에 우는 MG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G손보의 지난해 3분기 RBC비율은 100.9%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97%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업법 기준에 간신히 턱걸이한 셈이다. MG손보의 RBC비율은 생명·손해보험사 통틀어 꼴치다. 지난해 3분기 손보사 평균 RBC비율인 241.2%에도 크게 못 미친다. MG손보의 RBC비율은 2018년 80%대로 떨어졌고 이후 증자 등의 방식을 통해 소폭 증가해왔지만 여전히 100% 언저리에 머물러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량(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사들은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지난 수년간 RBC비율 높이기에 주력해왔다. 금감원의 RBC비율 권고치는 150%다. 이를 감안하면 MG손보의 재무건전성 성적은 수년간 낙제점에 가깝다. 2018년 이후 금융당국은 MG손보에 경영개선과 관련된 요구, 권고, 명령을 한 횟수만 4번에 달한다. 현재 MG손보는 당국의 경영개선 요구와 관련, 올해 1분기까지 총 1500억원의 증자를 완료시키는 등의 증자계획을 내고 이행 중이다. MG손보 측은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RBC비율이 170%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MG손보의 상품구성과 사업구조 상 RBC비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G손보는 2020년 상반기, 대주주 JC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의 자본을 수혈받아 RBC비율을 176%대까지 올렸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다. 언제까지 대규모 자금수혈에만 기댄 체 영업을 지속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MG손보는 지난해 10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적자(-352억원)다. MG손보의 마지막 흑자 시기는 2019년(+7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MG손보가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체질개선으로 장기적인 경영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미 MG손보는 적자 덩어리 자동차보험 사업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20년 3분기 MG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31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35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장기보험은 7430억원에서 7837억원으로 증가했다. 손해율도 감소세다. 지난해 3분기 MG손보 손해율은 88.21%로 전년 동기 대비 2.16%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사업비율도 30.04%에서 28.05%로 1.98%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CM(온라인)채널에서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MG손보는 2017년 온라인채널을 강화하기 시작하며 JOY다이렉트를 론칭했다. 이후 2030을 위한 가성비 보험을 대거 내놓으며 CM채널 공략에 나섰지만 원수보험료 비중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MG손보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57억원으로 전년 동기(80억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2019년부터 이어진 원수보험료 100억원 돌파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MG손보 뿐만 아니라 모든 보험사가 달려들어 확대하고 있는 사업이라 보다 차별화된 영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부진한 CM채널 확대도 MG손보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 대주주 신뢰도 불안, 체질개선이 해답? 1500억원의 자금 수혈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신청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1년 이상 보류한 상태다. MG손보가 금감원 자본 적정성 심사에서 ‘취약’ 판정을 받은 것을 문제삼았다. JC파트너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신뢰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JC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KDB생명 인수계약도 무효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터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의 경영권 지분의 주식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신청했다. 칸서스운용은 KDB생명 지분 26.9%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칸서스운용은 JC파트너스가 인수하기로 한 계약의 시한(지난해 말)이 지났는데도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가 임의로 시한을 연장하면서 계약효력이 상실됐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이 주장을 인용하면,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계약은 무효가 된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말 KDB생명을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각 가처분 신청 등이 엮어 JC파트너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신뢰도는 더 떨어졌을 수 있다”라며 “1500억원 자본확충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1.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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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강자였는데'… 보험사, 저수익률에 점유율 '뚝뚝'

보험

퇴직연금시장에서 '강자' 자리를 유지해온 보험사들의 입지가 흔들린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증시 호황과 함께 공격적인 수익률을 내며 퇴직연금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늘리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에 요구자본을 늘려야 한다. 퇴직연금 사업을 마냥 확대하기도 어려워 향후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증권사가 '야금야금'…보험사 퇴직연금 점유율 하락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 전체 수입보험료는 10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조2000억원 증가했다.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등이 선전한 결과다. 반면 퇴직연금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8%(1조3000억원) 줄었다. 올 상반기 보험사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69조7000억원)도 지난해 말(70조2300억원) 대비, 약 53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과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이 각각 4조6300억원, 4조원 늘어난 것과 대비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퇴직연금은 매년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다. 일부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이 주 수익원이기도 하다. 특히 퇴직연금 적립액이 34조원에 이르는 삼성생명은 자사계열사 적립액 비중만 40~50%에 달해 더욱 안정적인 이자수익 및 자산운용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증시 호황기를 타고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보험사 시장점유율을 야금야금 가져오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은행 51.9%, 보험 26.8%, 증권 21.4% 순이다. 지난해 말과 대비해 올 상반기 보험사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1% 감소했고 증권사는 0.9% 늘었다. 당장 점유율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우려가 커진다. 보험사 점유율은 지난 2017년 말 기준, 30%에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10%대였던 증권사 점유율은 20%대로 올라서며 상승세다.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액 감소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융사 43곳 중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적립액이 1조원을 넘는 증권사 7곳의 평균 수익률은 DB형이 2.08%, 확정기여형(DC형)이 9.67%, 개인IRP가 8.58%다. 반면 DB형 퇴직연금 적립액 1조원 이상 보험사 10곳의 평균 수익률은 DB형이 1.92%, DC형은 3.88%, IRP가 2.97%였다.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보험사가 증권사보다 약 7%나 낮았다. ━ 퇴직연금 늘리면 RBC비율 부담 가중 물론 보험사의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은 업권 특성이 가미돼 있다. 보험사는 퇴직연금 대부분을 원금보장형으로 운용하고 있다. 원금을 담보해줘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은 국고채 10년물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를 진행한다. 공격적인 투자운용을 진행하는 증권사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증시가 워낙 좋기 때문에 굳이 저수익률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수요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 퇴직연금에 가입자가 쏠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적립액이 하락세지만, 사업을 마냥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퇴직연금 자산을 늘리게 되면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보험사들은 2023년 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의 도입 등 제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기서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금융감독원은 150% 수준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대부분 원리금보장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퇴직연금 자산이 늘어날수록 보험사가 쌓아야 할 요구자본도 늘어나게 됨을 의미한다. 적절한 자본충당 없이 퇴직연금 자산을 늘리면 RBC비율이 하락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펴낸 보고서를 통해 K-ICS 제도하에서 퇴직연금에 대해 신용 및 시장리스크 요구자본이 모두 반영될 경우 보험사의 총 요구자본은 6~9%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미 몇년전 일부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사업권을 반납했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며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퇴직연금 운용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수익률, 적립액 감소가 이어지며 퇴직연금 사업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이자 및 자산운용 수익을 얻지 못한다면 사업권 반납 사례가 또 나올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운용은 관리 인력과 비용 등이 만만치 않은 사업"이라며 "특히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은 몸집이 큰 대형 은행, 보험, 증권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돼왔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몸집이 작은 중소형 보험사는 향후 회계제도가 바뀌면 요구자본 부담 때문에 퇴직연금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9.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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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금리'에 허덕인 보험사… 기준금리 인상에 웃을까

보험

최근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보험사 실적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시 보험사들의 핵심 투자처인 채권투자 수익률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중시되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보험사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 제로금리에 허덕인 보험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산되고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며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에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융사 및 채권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에 따라 연내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1.25%에서 0.75%로 하락했고 두달 후인 5월에는 0.50%까지 떨어졌다. 이후 변동없이 0.50%의 기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보험사는 기준금리 변동에 예민한 금융사 중 하나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를 국고채 및 회사채에 투자한 운용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국고채 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후 생명·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0.4~0.7%포인트 하락했다. 생·손보사의 지난해 3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3.48%, 3.58%였지만 올 3월에는 3.06%, 2.84%까지 떨어졌다. 2019년부터 기준금리가 하락세를 탔고 지난해 0%대로 떨어지자 운용자산이익률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저금리기조는 보험사의 보유계약 가치 하락까지 불러온다. 보유계약가치는 보유계약에서 발생한 미래 이익을 뜻한다. 보유한 계약에서 들어오는 수입보험료를 굴려 수익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이익률 하락으로 보유계약가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보험사가 준비해야 하는 보증준비금 부담이 커져 순익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하락은 채권 평가익 증가로 이어져 매각에 따른 이익을 발생하게 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는 보유계약가치를 하락시킨다. 이를 상쇄하려면 수익성이 더 높은 장기보험 신계약이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실적에는 호재, RBC 하락은 부담 올 상반기 생·손보사들은 주가 상승 및 변액보증준비금 부담 감소,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은 신규 채권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보험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다. 지난해 6월 1.3%대까지 하락했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이달 24일 기준, 1.90%까지 상승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최소 2% 수준이 돼야 보험사가 의미있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금리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2%대까지 상승한다면 투자수익률 상승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RBC비율 감소는 부담이다. RBC는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되는냐를 측정한 것이다. 2023년 도입이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늘리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가 쌓아야 할 자본이 더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RBC비율 하락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금리가 오르면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시 이자비용도 늘어나 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상승은 투자수익을 늘릴 수 있어도 가용자본 증가 등 우려되는 점도 있다"며 "금리가 올라도 저금리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변액보험 같은 특별계정, 장기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8.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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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의 보험 업계 - 보험 빙하기 헤쳐갈 ‘설국열차’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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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빙하기’ 시대다. 저금리, 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RBC), 자동차보험 손해율 등 어떤 걸 봐도 긍정적인 지표를 찾기 어렵다. 보험사 재무건전성이 갈수록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줄을 잇는다. 보험 업계는 ‘빙하기’를 탈출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보험 업계가 대책을 강구할수록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괜찮은 보험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보험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 소비자들은 어떻게 믿을 보험을 찾을 수 있을까. 저축성 상품은 어떤 보험사의 어떤 상품의 수익률이 괜찮을까. 보험 포트폴리오 리모델링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험 빙하기 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설국열차’ 타는 비법을 공개한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입니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보험 업황을 두고 한 얘기다. 보험 업계는 산업 특성상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보험사는 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모아 자산을 굴려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금리가 낮으면 자산을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진다. 기존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하기로한 금리 수준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으면 역마진이 난다. 실제로 2013 회계년도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은 4.5%였다. 보험료 적립금 평균이율(5.2%)보다 0.7%포인트 낮았다. 보험사들이 이미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금리 전망을 봤을 때 이런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2%로 인하했다. 노무라증권은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2015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저금리를 ‘울고 싶은 상황’이라고 비유한다면, 최근 금융 당국의 재무건전성 제도 선진화 종합 로드맵은 보험사의 ‘뺨을 때린 제도’라는 게 보험 업계의 토로다.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강화 하기 위해 올해부터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용어설명 참조) 관련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사 RBC 비율은 2012년 연말 대비 줄줄이 하락한 상태. 2012년에 영업을 하지 않았던 NH농협생명과 교보라이프를 제외한 23개 보험사 중 무려 15개 보험사의 RBC 비율이 2012년보다 떨어졌다. 다른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RBC비율이 높았던 푸르덴셜생명(-177%포인트)·에이스생명(-131%포인트)·메트라이프(-118%포인트)등 3개사는 RBC비율이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소형 보험사와 2012년 영업을 하지 않은 NH농협손보·MG손보를 제외한 16개 손보사 중 11개사의 RBC 비율이 떨어졌다. AIG손보(-57%포인트)·삼성화재(-54%포인트) 등의 하락폭이 컸다. ━ 저금리 기조에 이미 역마진 규제 강화는 보험사 RBC 비율을 추가로 떨어뜨릴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보험사 신용리스크를 산정 할 때 적용하는 신뢰수준을 기존 95%에서 99%로 상향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RBC 비율은 큰 폭으로 하락한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뢰수준이 높아지면 손실 가능한 최대금액이 커진다”며 “규제 강화로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3사의 RBC 비율은 평균 5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 자사 RBC 비율이 118%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 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한 비율이어서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재산정하면 하락폭은 이보다는 줄어들 여지가 있다.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4년 1~8월 국내 17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5.5%다. 2013년 같은 기간(85.1%)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한 수치. 여전히 손익분기점(77%)을 크게 웃돈다. 손해율이 77% 이상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할수록 오히려 손해가 난다. 특히 MG손해보험은 1~8월 누적 손해율이 116%로 위험수위를 크게 넘어섰다. 흥국화재(96.1%)·악사다이렉트(94.5%)·현대하이카다이렉트(93.8%)·메리츠화재(91.8%)·더케이손해보험(90.8%) 등 누적 손해율이 90%를 넘는 보험사가 한둘이 아니다. 손익분기점보다 낮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을 기록한 보험사가 단 한 군데도 없지만, 교통사고 발생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이 문제 역시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손보사 신음 곳곳에서 악화하는 업황은 보험사 파산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장기간 제로금리가 지속하면서 보험사가 대거 파산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교에이생명·다이쇼생명·다이이치화재·다이하쿠생명·도쿄생명·도호생명·닛산생명·치요다생명 등 8개 보험사가 도산했다. 이런 상황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 보험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 계약자에게 제공하는 수익률이나 적용 금리를 낮추면 보험 가입자가 받는 보험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2년 약 5%대였던 보험사 공시이율은 현재 3% 중후반대로 하락했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금도 줄어든다.업황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구조조정에만 목을 맨다. 단기적으로 경영난을 헤쳐나가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3년 7월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임직원 수는 2만 8360명. 1년 전(3만765명)보다 2405명 줄었다. 삼성생명이 전체의 20%에 가까운 1338명을 줄였고, 한화생명(251명)·교보생명(612명)·알리안츠생명(310명)도 각각 수백명이 회사를 떠났다. 2014년 하반기에도 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에이스생명 등이 감원을 했다.보험 업계의 위기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 있다. 지난해 10월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현재 보험 업계 상황을 ‘빙하기’라고 비유했다. “과거 경제 부진이 경기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었다면, 최근 경제 부진은 봄이 오지 않는 빙하기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다. 생존을 위해 설국열차라도 타야 한다.”RBC(Risk Based Capital) 비율 :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어느정도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무건전성의 대표적인 지표. 예를 들어 RBC 비율이200%라면 보험 사고가 한꺼번에 터져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황이 두 번 연속 닥쳐도 파산하지 않을 만큼의 자본을 쌓고 있다는 의미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분모에 리스크 양을 돈으로 환산한 수치를 넣고, 분자에 자본량 수치를 넣으면 된다. 리스크가 늘어나면 분모가 커져서 RBC 비율이 낮아지고, 자본이 늘면 분자가 커져 RBC 비율이 높아진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2015.01.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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