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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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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효심' 강조했던 신동주...'신격호 추모식'은 불참,  왜?

유통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임직원들이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모식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부친의 묘소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생전에 효심을 매우 강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아버지 추모식 참석 못 하는 신동주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 5주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서울 송파구 소재) 1층에서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신 명예회장 추모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5주기 추모식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실장급 임원,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신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2014년 본격화했다. 그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듬해(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반대로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표대결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미소지은 것은 신 회장이다. 롯데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처럼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가족에서 완벽한 남이 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사례가 있었다. 故 조양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다.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 전 부사장은 2020년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섰다. 이들도 수차례 주총장의 문을 두드리며 이사 추천 등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추모식 등에 불참해 왔다. 개명까지 한 조 전 부사장의 소식은 최근 들려오지 않는다. 부친 뜻 기리는 동생과 자취 감춘 형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다고 해도 최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부친 관련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 회장은 명절과 신 명예회장 탄생일에 꾸준히 부친의 뜻을 기리며 참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울산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울산 선영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상 어려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선영 방문을 못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그의 울산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과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유독 강조해 온 신 전 부회장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거론하며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부친 선영 미방문)에 대해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최근 1심 판결이 있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 영향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5년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불법적인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진행된 1심에서 민 전 행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98억원을 선고했다.신 전 부회장은 민 전 행장 재판 관련 핵심 증인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1년여 동안 해외 사법 공조까지 받으며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 전 행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 때문이다. 과거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용역비 108억원 추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에서는 민 전 행장이 부분 승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의 계약(프로젝트 L) 내용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민사 재판에서 특정한 사람이 신 전 부회장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를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것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민 전 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롯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계약을 맺기까지 했다고 신 전 부회장이 증언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24 06:00

4분 소요
식품제조사에서 재계 서열 6위…굴곡의 롯데 56년史

산업 일반

재계 6위. 자산 129조. 최근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며 몸집을 불려온 것과 사뭇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지난해 말 건설 유동성 이슈까지 겪으면서 부진한 실적이 계속되고 있다. 상징처럼 여겨오던 재계 서열도 13년 만에 5위 밖으로 밀리게 됐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표면적으로 보면 확실한 위기다.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의 어깨도 무겁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에서 롯데는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50여년간 롯데 성장의 핵심이던 유통군에서 그룹 중심축도 화학·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옮겨지고 있다. 위기와 기회 사이. 기로에 서 있는 롯데는 그동안 어떤 길을 얼어왔을까.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아들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 방식으로 본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를 짚어봤다. 신격호 ‘무차입 경영’…IMF 파고 넘어 폭발 성장 계기 (故)신격호 명예회장 :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신동빈 회장 :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제때 실행해야 합니다.”신격호 명예회장이 단돈 80엔으로 일군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기업의 국적 정체성 논란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 등으로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는 등 여론의 뭇매도 맞지만 껌 사업을 시작으로 한때 자산 기준 국내 재계 5위로까지 성장한 대기업이다.신 명예회장과 현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은 부자지간임에도 판이한 경영 스타일을 선보이며 롯데그룹을 이끌었다. 신격호 창업주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펼쳤지만,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부자의 경영 방식에 따라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도 갈렸다.신 명예회장은 껌 사업을 시작으로 7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오가며 사업을 확장해 롯데를 재계 5위 기업으로까지 성장시켰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다양한 일을 하던 신 명예회장은 1946년 화장품, 비누제조 사업을 시작했고 오늘날 롯데그룹의 모체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히카리’라는 회사를 세워 성공 가도를 달렸다.그러던 중 신 명예회장은 우연한 기회로 ‘츄잉껌’을 접하게 되고, 1947년께 당시 일본에서 손쉽게 제조가 가능했던 껌 제조에 착수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자 1년 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껌 사업이 뛰어들었다. 롯데라는 사명은 신 명예회장이 즐겨 읽던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껌 제조사업을 통해 불린 자본으로 그는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1959년에 롯데상사를 설립하고, 1961년에는 초콜릿 제조업에도 도전했다. 후발주자였음에도 그는 초콜릿 시장 공략에 성공했고, 1968년 롯데는 일본 최대의 제과업체 자리에 올랐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고 외자를 도입해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높아지자 신 명예회장도 ‘사업보국’의 꿈을 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0년대 롯데제과 설립에 이어 당시엔 아무것도 없었던 잠실 지역에 호텔과 백화점, 실내 테마파크 건설 사업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를 중심을 한 ‘잠실 프로젝트’는 세간의 우려를 뒤엎고 문을 연 첫해인 1989년 140만명이 입장했고, 1990년에는 누적 입장객 수가 460만명을 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큰 위기 없이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 나갔다. 당시 전 재벌이 경영 위기에 몰렸었지만, 롯데만이 위기 없이 신사업 론칭과 사세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 명예회장이 무차입 원칙을 철칙으로 삼고 경영했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기업의 경영 상태를 악화시키는 ‘병’과 같은 것으로 인식했었던 신 명예회장의 생각에 따라 IMF 사태는 오히려 롯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때 롯데그룹은 재계 서열 10위에서 5위까지 올라서게 된다.신동빈 회장 전면에 나서며 M&A로 급격한 사세 확장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어마어마한 현금 보유량을 무기로 각종 M&A를 진행해 급격한 사세 확장을 이루었다. 신 명예회장의 지휘와 아들 신동빈 회장의 보조에 힘입어 한국 롯데그룹은 창업 첫해 8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 84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 회장은 보수적이었던 아버지 신 명예회장과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국내외 인수합병, 기업공개(IPO),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그룹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2004년 30조3000억원이었던 롯데그룹 자산규모는 올해 129조70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신 회장의 M&A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에 현대석유화학을, 2004년에는 KP케미칼을 인수했다.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롯데그룹은 유통사업에서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마크로(3900억원), 중국 타임스(7300억원), AK면세점(800억원)을 인수했다. 식품 사업에서는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530억원), 기린(799억원), 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 길리안(1700억원)을 인수했다. 2009년 3월 신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비전과 함께 M&A 강화 정책을 밝혔다. 당시 신 회장은 10년 뒤인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을 2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롯데는 금융사업에도 뛰어들며 코스모투자자문(629억원), 교통카드서비스업체인 마이비(670억원) 등을 인수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자산은 2008년 44조6000억원에서 2009년 48조8000억원으로 11%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6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나 늘었다.2009년 이후에는 1조원 이상 규모의 ‘빅딜’을 연달아 성사했다. 2010년 2월 GS리테일 백화점의 마트부문(1조3000억원)을 인수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회사인 타이탄(1조5000억원)을 사들였다. 2012년에는 롯데하이마트(1조2480억원)을 사들이며 사업을 다각화와 외형 확대에 힘썼다.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를 통해 해외사업체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사업과 기존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성장 기회 모색을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쇼핑 ‘잃어버린 5년’…매출 30조→20조로 ‘뚝’ 하지만 롯데그룹의 무리한 M&A로 인한 문제점도 다수 지적된다. 우선 해외업체를 과도하게 인수합병하면서 인수 차입금이 늘어났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차입금 부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8조475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2616억원)보다 20.5% 늘었다.이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M&A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한 것이고 각 사업에 따라 결실을 맺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초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생산능력과 인력 등을 고스란히 갖고 왔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한 뒤 해외 물량 수주 활동을 하는 등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 롯데그룹은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유통사업이 전례 없는 불황을 겪으며 정체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사드 사태는 사드부지 선정을 둘러싼 정치 안보 리스크가 수출 기업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최대 피해 기업이 바로 롯데그룹이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에 가한 각종 보복 조치는 국제 정치 리스크에 따른 산업계 충격파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롯데는 경북 성주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전 계열사 사업자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연결 기준 30조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2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 롯데는 중국에서 백화점 5곳, 롯데마트 110여곳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롯데백화점 청두점 1곳만 남았다. 앞서 롯데는 2018년 4월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팔았고, 그해 7월 롯데백화점 철수를 결정했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내 제과, 음료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2015년 시작된 경영권 분쟁으로 ‘잃어버린 5년’을 보내기도 했다. 경쟁사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체질 개선을 가속화 하는 동안 롯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결정들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엔 사법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총수 부재 상황을 겪었고 일본 불매운동 당시에는 일부 합작사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었고 유통, 호텔, 테마파크는 물론 주력사업이었던 롯데케미칼까지 실적이 좋지 않아 롯데그룹에겐 위기의 해였다. 이에 신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VCM)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은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유통 산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유통에 집중됐던 그룹 역량을 화학 산업 등으로 분산시키며 리스크 줄이기에 돌입했다. 롯데는 지난해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3가지를 그룹의 미래를 이끌 사업으로 꼽고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에는 여기에 뉴라이프 플랫폼을 더한 4가지 테마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잃어버린 5년 만회를 위해 서둘러 ‘뉴 롯데’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신 명예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선택과 집중’에 대해 늘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 위주로만 경영하면 결국 ‘국민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었다.신 회장의 뉴롯데 청사진에는 이 같은 명예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2023.08.06 07:00

7분 소요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의 대명사…1년에 500억 버는 ‘국민 초콜릿’ [브랜도피아]

산업 일반

‘밸런타인데이’ 하면 떠오르는 ‘초콜릿의 대명사’가 있다. 국내 1호 초콜릿으로, 1년에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판형 초콜릿. 원미경·채시라·이미연·최진실·이본·민효린·혜리·아이유까지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나서 유명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먹어본 국민 초콜릿, ‘가나초콜릿’의 이야기다. ‘국민 초콜릿’ 애칭부터 ‘스타 등용문’이라 불렸던 광고까지 가나초콜릿은 일본 롯데가 1964년부터 생산하며, 한국 롯데제과에서도 1975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초콜릿이다. 이전까지 한국엔 수입 초콜릿뿐이었지만 故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선진국엔 좋은 초콜릿이 많은데 우리나라엔 왜 없느냐”며 1974년 약 15억원을 투자해 서울 영등포에 롯데제과 초콜릿 공장을 지은 것이 가나 초콜릿의 시작이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스위스 기술자 막스 브라크를 영입해 “원가가 높아도 상관없으니 스위스 제품보다 더 맛있는, 초콜릿 분야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1975년 2월 국내 첫 초콜릿 제품인 가나 초콜릿이 출시됐다. 1996년엔 첨단 공법인 BTC(Better Taste & Color Treatment)공법이 도입되면서 품질을 제고하게 됐다. 가나 초콜릿이란 이름은 한글 ‘가나다라마바사’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본의 라이벌 업체들과는 달리 아프리카의 국가 가나(Ghana)에서 카카오 콩을 직수입한다는 이유에서 붙여졌다는 게 롯데제과 측의 설명이다. 제품 출시 당시 한국에는 생소했던 국가가 가나 초콜릿 덕분에 한국에서 가나의 인지도 상승에 한몫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가나초콜릿은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나서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1990년 배우 이미연이 등장해 바바리 코트를 입은 남성의 자켓에 얼굴을 묻었다 내밀었다를 반복하는 가나초콜릿 광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제품의 인기에 한몫했다. ‘난 사랑해요 이 세상 슬픔까지도,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 롯데 가나~’란 가사의 광고 음악도 유명해졌다.해당 광고 장면은 2015년 가나초콜릿의 광고 모델이었던 가수 혜리가 패러디해 화제를 모았고, 다음 모델이었던 아이유도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배우 혜리의 광고에서 광고 음악은 가수 로이킴이 불러 신세대의 느낌을 담아 광고를 제작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배우 전지현이 새 광고 모델로 발탁돼 새로운 스토리의 광고가 제작됐다. 전지현 모델 교체, 7000억 시장 노린다 가나초콜릿은 50여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나초콜릿을 제조하는 롯데제과는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 꿋꿋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매출액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기준 가나, 크런치, ABC 등의 브랜드를 앞세운 롯데제과(26.0%)가 선두를 차지했고, 페레로로쉐의 페레로(20.5%), 스니커즈·트윅스 등의 한국 마즈(16.8%), 자유시간 등의 해태제과(10.1%) 등이 뒤를 이었다.지난 2019년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빼빼로’ 제품이 982억원으로 전체 초콜릿 브랜드 중 매출이 가장 많았고, ‘가나초콜릿’이 685억원, ‘크런키’가 409억원 순으로 많아 롯데제과가 상위권 자리를 휩쓸었다.롯데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초콜릿은 최근 3개년간 단품으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에는 520억원, 2021년에는 500억원, 2022년에는 5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가나초콜릿은 롯데제과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최근 배우 전지현으로 광고 모델을 변경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나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가나, 디저트가 되다’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고 있으며, 가나 광고물에도 ‘디저트’라는 단어를 강조했다”며 “2022년 5월에 선보였던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인 ‘가나 초콜릿 하우스’을 오픈, 지난 12일에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 2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롯데제과는 가나초콜릿의 종류도 다양화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가나 디럭스’, ‘가나 에어라이트’ ,‘가나 블랙’, ‘가나 프리미엄 밀크’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고, 최근엔 인도 아삼지역의 홍차향을 더한 ‘가나 밀크티’와 마스카포네 치즈와 커피를 더한 ‘가나 티라미수’ 등이 출시됐다. 한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감소 추세를 보이던 초콜릿 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전환해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열풍으로 타고 초콜릿 시장도 고급화돼 수입 초콜릿 인기도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및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이후 감소하던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aT는 향후 연평균 2.0% 성장해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7046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롯데제과 관계자는 “가나초콜릿도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023.02.14 09:00

4분 소요
“임금 삭감도 견뎠는데...신준호 퇴직금만 30억”…푸르밀 사태, 후폭풍 계속

유통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발표하면서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된 직원들이 일방적인 해고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경영진의 무능으로 회사가 위기를 맞았으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푸르밀 오너의 무분별한 일방적인 전직원 해고에 대해 비통함을 느끼며 전직원의 간절한 심정을 표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 약 400명에게 다음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은 당시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적자가 지속된 푸르밀의 재정상황은 회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으나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을 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액은 89억원, 113억원, 124억원으로 점점 불어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원까지 챙겨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신준호 회장은 올해 초 푸르밀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서울 영등포에 소재하는 본사로 출퇴근을 하며 모든 업무지시 및 보고를 받고 있으며 직원들 해고를 지시하고 있다”며 “이는 350명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시키며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며 “신준호, 신동환 부자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20 18:12

2분 소요
유럽 출장길 나선 삼성·롯데·LG…행선지는 달라도 목적은 미래 먹거리

산업 일반

재계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글로벌 경영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총수를 비롯해 재계 고위 임원진들이 연이어 유럽 출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점검과 함께 인수합병(M&A) 등 사업확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 독일, 헝가리 이어 네덜란드로…다음 행선지는 어디?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 현재 유럽 출장 중이다. 지난 7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독일, 헝가리를 거쳐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과 함께 출국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1일 독일에서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다. 삼성 경영진들은 독일에서 삼성의 오랜 협력사인 BMW 등 완성차 업체와 만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관련한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로 행선지를 옮겼다. 네덜란드로 건너간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6년 만이다. 2016년 9월 뤼터 총리가 방한했을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과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뤼터 총리를 만난 이 부회장은 ASML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 부회장은 귀국 전까지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 신동빈, CGF 서밋 참석할 듯…현지 기업 협력도 강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신 회장은 약 10일 동안 유럽 주요 국가를 돌며 현지 기업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글로벌 소비재 행사인 CGF (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CGF는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 글로벌 협의체로 아마존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유통사가 참여한다. 신 회장의 CGF 서밋 참석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신 회장은 행사 참석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 회장은 식·음료 분야와 명품 분야 등 롯데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는 한편, 바이오 등을 비롯해 신사업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유럽을 방문했다. 조 사장은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이철배 디자인경영센터장, 이정석 글로벌마케팅센터장, CX(고객경험)담당 임원 등의 경영진과 지난 12일(현지시간)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2’에 참석했다. 조 사장이 생활가전과 TV사업을 대표하는 본부장들을 비롯해 고객경험 담당 임원들과 함께 출장길에 오른 것은 조직이나 제품 간 경계를 뛰어넘어 전사 차원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CDX(Cross Device eXperience)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LG전자 임원진은 보쉬지멘스(BSH), 스메그(SMEG), 몰테니앤씨(Molteni&C), 모오이(Moooi), 렉서스(Lexus), 이케아(IKEA) 등 산업의 경계를 두고 않고 다양한 기업의 부스를 찾아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살폈다. 재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연달아 유럽을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현 상황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공급망 지역이 유럽”이라며 “직접 눈으로 재점검하면서 M&A 등 사업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좋은 곳도 유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계에서는 총수가 출장을 떠난 삼성과 롯데의 경우 이른 시일 내 M&A가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6.15 19:00

3분 소요
신동빈 롯데 회장, 또 다른 먹이감 찾으러? 해외로 발걸음

CEO

오는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세계적인 유통·소비재 기업 경영자들이 만나는 자리가 열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년여만에 이곳을 찾기 위해 지난 주말 출국했다. 신 회장은 10여일 간의 일정으로 유럽으로 출장해 영국·프랑스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달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국제 소비재기업들의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onsumer Goods Forums ‘CGF’)의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다. 롯데는 2012년부터 CGF에 가입해 활동 중인데 신 회장이 CGF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는 현장에서 그룹사를 소개하는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CGF는 까르푸·아마존·월마트·타깃·네슬레·존슨앤존슨·코카콜라·펩시코 등 세계적인 유통·소비재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니얼 장 중국 알리바바 CEO와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가 CGF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단했던 대면 회의를 2년여만에 재개했다. 회원사 경영자들은 ‘회복에서 재창조로: 새로운 시대의 책임 있는 성장’(From Resilience to Reinvention: Responsible Growth in the New Era)을 주제로 논의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 롯데, 지난해와 올해 공격적 투자·인수합병 단행 일각에선 신 회장의 유럽 출장이 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해 인수·합병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투자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는 ▶1월에 호텔롯데 킴튼 호텔 모나코 공동 인수(약 441억원) ▶1월에 롯데지주 한국미니스톱 인수(약 3134억원) ▶1월 롯데케미칼 스탠다드에너지 투자(650억원) ▶1월 롯데정보통신 중앙제어 인수(약 690억원) ▶3월 롯데렌탈 쏘카 투자(약 1832억원) ▶3월 롯데제과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 투자(약 100억원) ▶5월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라큐스 소재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약 2000억원) 등을 단행했다. 롯데는 BMS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국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바이오 신사업을 수행할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롯데는 최근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전지박)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롯데케미칼이 투자안내문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3월 롯데쇼핑 중고나라 투자(약 300억원) ▶7월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 인수(약 120억원) ▶8월 롯데렌탈 포티투닷 투자(약 250억원) ▶9월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 한샘 공동인수(약 3095억원) ▶11월 롯데지주 와디즈 투자(약 800억원) ▶11월 롯데홈쇼핑 초록뱀비디어 투자(약 250억원) 등을 진행했다. 롯데의 이 같은 행보를 근거로 이번 신 회장의 해외 출장이 소비재포럼 참석이 아니라 롯데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선 발걸음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2022.06.15 08:25

2분 소요
‘깜깜이’ 롯데그룹 국외계열회사·광윤사 지분구조 첫 공시

CEO

비상장사여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롯데홀딩스에 대한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 현황이 공개됐다. 또한 19개 일본 롯데 기업이 13개 한국 롯데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신동빈 회장이 일본 기업 19곳 중 14곳에서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여서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던 광윤사(光潤社·고준샤)는 고(故) 신격호 창업주의 두 아들(신동주·동빈)과 부인, 경유물산이 지분을 각각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지주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국외 계열사 현황을 30일 공시했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본 롯데의 주주와 출자 현황을 일본측의 공유를 통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시 대상인 대기업 집단에 출자한 국외 계열사 정보까지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일본측의 협조를 받아 회사 현황을 성실하게 공개했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2016년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현황(2015년 기준)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와의 관계나 친족 현황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당시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번 공시에선 6년전과 비교해 롯데 총수 일가가 갖고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이 증가했다. 특히 친족의 지분을 좀더 자세하게 공개했다. 개인별 지분 보유 현황은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1.77%(7만6964주), 신동빈 회장 2.69%(11만6769주),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3.15%(13만6684주), 신유미 전 고문 1.46%(6만3186주)다. 즉, 총수 일가(동일인+친족)의 총 지분이 9.97%(39만3603주)로 6년 전(3.46%)보다 증가했다. 공익재단법인 롯데재단이 0.22%(9727주)를 갖고 있는 점도 이번 공시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광윤사는 28.14%(122만1290주)를 보유해 6개 계열사 중 가장 많았다. 광윤사 지분은 신동주 전 부회장 50.28%, 신동빈 회장 39.03%, 시게미쓰 하쓰코(고 신격호 창업주의 부인이자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어머니) 여사 10.0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윤사 지분 중 총수 일가 지분이 99.31%로 6년 전(89.58%)보다 늘어났다. 광윤사 다음으로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10.65%(46만2020주)가 보유 지분이 많았다. 이어 미도리상사 5.23%(22만7000주), 패밀리 4.61%(20만주), 롯데그린서비스 4.10%(17만8000주), 경유물산 3.21%(13만9230주)로 나타났다. 경유물산은 서미경(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실혼 관계인)씨와 신유미(고 신격호 명예회장과 서미경씨 사이에서 낳은 외동딸) 전 롯데호텔 고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5.31 07:15

2분 소요
신동빈 롯데 회장 아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산업 일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6·일본 이름 시게미츠 사토시) 씨가 최근 롯데케미칼의 일본 지사에 상무로 합류했다.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씨는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미등기 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앞선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신씨는 일본 롯데·롯데홀딩스 업무도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이번 롯데케미칼 입사를 놓고 재계에서는 롯데의 3세 경영 수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신씨의 아버지인 신 회장 역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 회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노무라증권 런던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35살 때인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신씨 역시 부친인 신 회장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신씨는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컬럼비아대 MBA를 거쳐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에서 근무했다. 이후 일본 롯데에 이어 롯데케미칼에 합류했다. 두 사람이 롯데케미칼에 합류한 나이도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신씨가 한일 롯데 계열사에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3세 경영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5.13 13:12

1분 소요
이재용·정의선·구광모 ‘고객’ 최태원·신동빈 ‘도전’…5대 그룹 총수 신년사 키워드

산업 일반

2022년 새해가 밝았지만 세계를 비롯해 한국 경제의 전망은 순탄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의 등장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도 5대 그룹의 신년사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통해 변화와 성장을 꾀하겠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현대차·LG는 ‘고객’에, SK·롯데는 ‘도전’을 강조하면서 그룹마다 내세우는 키워드에는 차이가 있었다. ━ 한 목소리로 ‘고객 경험’ 외친 LG·삼성 5대 그룹 가운데 B2C 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현대차·LG는 ‘고객’ 키워드에 무게를 뒀다. 이 중 가장 ‘고객’을 많이 언급한 그룹은 LG다. 지난달 20일 일찌감치 신년사를 공개한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3년간 전개해온 ‘고객가치 실천’ 활동을 확장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 키워드를 13회나 언급했다. 구 회장이 특히 힘줘 말한 것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다. 그는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며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고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3일, 신년사를 발표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강조한 키워드도 ‘고객 경험’이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의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고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명의의 신년사를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고객 경험’에 대한 관심은 지난달 단행된 조직개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2월, 삼성전자는 기존 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해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신설했다. DX 부문 산하에는 ‘CX(Consumer eXperience)’와 ‘MDE(Multi Device eXperience)’ 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의 명칭도 25년 만에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로 변경했다. 신설되거나 명칭이 바뀐 사업부 모두 ‘경험(eXperience)’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삼성전자 측도 “다양한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글로벌 업계의 리더로서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들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려는 노력”이라고 명칭 변경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 정의선 “고객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 락인 효과 노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고객’ 키워드는 7회 등장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 서두에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면서 “고객들이 가장 신뢰하고, 만족하는 ‘친환경 Top Tier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가 추진할 모터,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의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이 결국 “새로운 시대의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정 회장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고객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여정에 긍정의 에너지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주시기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현대차·LG의 수장들이 고객을 강조한 이유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자사의 생태계에 묶어두겠다는 전략을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애플처럼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 최태원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가 되자” ‘고객’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현대차·LG는 달리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년사에서 ‘도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행복(7회), 글로벌(4회), 스토리·미래·변화·코로나19·탄소(각 3회) 등의 키워드를 언급했다. ‘도전’이란 키워드는 2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개척자)에게’라는 신년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 회장은 “과거의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해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는 SK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오는 2030년까지 탄소 2억t을 감축한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웠음을 상기하며 “SK는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가능성이 불투명한 친환경 사업의 성장을 위해 임직원들의 과감한 시도를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러면서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해에도 위대한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가 되자”고 재차 강조했다. ━ 신동빈 “실패에서 교훈 찾아 계속 도전” 신동빈 롯데 회장도 신년사에서 ‘도전(6회)’은 물론 ‘실패’라는 키워드도 5회나 언급하며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변화를 촉구했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면서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신 회장은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는 2017년부터 5년간 유지됐던 BU체제를 6개 HQ 체제로 개편했다. 아울러 특유의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그룹 핵심인 유통·호텔 사업군의 주요 사령탑을 모두 외부 인사로 교체했다. 현 상황을 위기라 진단하고 변화를 택한 것이다. 동시에 신년사에서 ‘도전’을 언급하며 이들의 활약을 강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신 회장은 신년사 말미에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도전’을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1.04 17:36

4분 소요
롯데家 '형제의 난' 종료되나…신동주, 롯데지주 지분 정리 이유는?

산업 일반

롯데가(家) ‘형제의 난’이 마무리되는 것일까. 롯데그룹 창업자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지주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수차례 분쟁을 벌였는데, 이번 주식 매각으로 싸움이 일단락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6일 롯데지주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한 주당 매각가격은 2만9342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신동주 회장은 288억4403만원을 확보했고, 그가 보유했던 롯데지주의 지분율은 0.94%에서 ‘0%’가 됐다. 신동주 회장은 이달 초에도 롯데쇼핑 주식 19만9563주, 롯데칠성 주식 2만6020주를 전량 매각하며 2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상속받은 유산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식 매각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롯데지주가 롯데그룹에 미치는 영향력과 상징성 때문이다. 당초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의 국내외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었다. 2015년 신 회장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이런 상황이 공개됐는데, 논란이 커지자 신동빈 회장은 같은 해 8월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전환'을 약속했다. 롯데지주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2017년 10월 출범했다. 현재는 롯데그룹의 정점에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이런 회사의 지분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 롯데지주는 최대주주인 신동빈(13%) 회장을 포함해 롯데장학재단(3.2%), 롯데홀딩스(2.5%), 호텔롯데(11.1%) 롯데알미늄(5.1%)이 주요주주로 있다. 신동주 회장이 보유했던 롯데지주 지분은 1%가 채 되지 않았지만, 이마저 정리하면서 형제간 다툼은 사실상 종료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이어졌던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두 이기면서 신동주 회장의 입지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신 회장 형제는 2015년부터 6번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모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4월에는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사 해임의 건과 이사 결격 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담은 주주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주총에서 부결됐다. 지난해 6월에는 “롯데그룹 후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되기도 했다. ━ 변수로 남은 ‘일본 롯데’…신동빈, 신동주 영향력 끊어낼까 롯데그룹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롯데지주를 제외하고 롯데그룹의 핵심 회사인 호텔롯데에서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로 나뉘어 있지만, 두 회사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를 지배하는데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의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호텔롯데는 이 밖에 롯데쇼핑(8.86%), 롯데물산(32.83%), 롯데알미늄(38.23%)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일본 롯데→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연결되는 고리 중 신동주 회장의 힘은 롯데홀딩스에서 드러난다.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가 광윤사(28.1%)인데,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의 지분 50.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와의 관계를 털어내는 대신 ‘일본 롯데’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한국 롯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에서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신동주 회장은 2018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툼을 멈추자는 게 주요 내용이지만, 핵심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 해소와 한국 롯데그룹의 독립 경영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완전히 분리하고 한국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주총 대결이 반복되면서 분쟁이 이어졌고 화해도 무산됐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일본 롯데 영향력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일본 롯데가 롯데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1.12.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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