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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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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TOP7 금호아시아나그룹, 공정위 대기업집단서 제외

산업 일반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자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했다고 28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에 따라 자산 규모가 축소되면서 대기업 타이틀을 떼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매년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의 명단을 발표한다. 상출집단은 자산총액이 전년도 명목 GDP의 0.5% 이상(지난해 기준 10조4000억원)으로 이른바 ‘재벌’로 불린다. 공시집단은 자산 5조원 이상 ‘준재벌’로 지칭된다.금호고속을 모태로 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 시절 인수 합병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기업을 키웠다. 2006년 대우건설을 6조4000억원에, 2008년에는 대한통운을 4조1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재계 서열 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차입을 통한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 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급락하며 유동성이 막히자 대금을 갚을 수 없게 되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결국 대우건설을 포함해 2019년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며 사실상 재벌의 위상을 잃었다. 금호아시아나는 2023년 말 기준 자산이 17조3900억원으로 지난해 공정위 지정까지는 재계 서열 28위로 상출·공시집단에 남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11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서 자산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7개사가 함께 계열 제외되면서 금호아시아나의 자산총액은 3조4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재계 순위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산 총액이 상출집단의 경우 7조2천800억원 미만, 공시집단의 경우 3조5천억원 미만이 되면 지정이 제외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초 계열 제외 신청을 했고, 공정위는 관련 자료를 분석해 전날 지정을 해제했다.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종 대기업 규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계열사 가운데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업체는 그동안 대기업 소속이라 받을 수 없던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02.28 18:00

2분 소요
대한항공, 4년 ‘합병 마라톤’ 종지부

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가 됐다. 지난 11월 29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 중 ‘마지막 관문’으로 통하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EC의 최종 승인 발표 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계약 거래종결일(납입일)을 기존 12월 20일에서 12월 11일로 앞당겼다. 신주인수 대금납입 완료 후, 아시아나항공은 대항항공의 자회사로 12일 편입됐다. 신주인수 인수합병(M&A)의 경우, 상법 제423조 제1항에 따라 납입기일 다음날 효력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는 아시아나항공 신주는 약 1억3158만주(지분율 63.9%)다. 인수 대금은 총 1조5000억원(기지급 선급금 7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마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가 됐다.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하고, 오는 2027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할 방침이다. 길었던 ‘합병 마라톤’4년간 이어진 ‘합병 마라톤’의 끝이 보인다.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결승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길고 길었던 마라톤의 출발선은 2019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 공고를 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에 관심을 표했지만, 포기했다. 이 시기 창궐했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항공업이 몸살을 앓았던 이유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지표에 관련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에 재실사를 요구했으나, 재실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이후 2020년 11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다음해인 2021년 1월 필수 경쟁당국 14곳에 신고를 착수했다. 국적 항공사는 기업결합 시 필수 신고 국가 9곳(한국·중국·미국·대만·베트남·태국·튀르키예·유럽연합·일본)과 임의 신고 국가 5곳(필리핀·말레이시아·호주·영국·싱가포르) 등 총 14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양 사 합병을 위해선 무려 14개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셈인데, 가장 먼저 합병을 승인한 국가는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지난 2021년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후 5월 대만·태국·필리핀이 기업결합 승인 및 심사를 종결했다. 9월에는 말레이시아가, 11월에는 베트남이 승인했다.2022년 2월에는 싱가포르가 양 사 기업결합을 승인했고,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해 5월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뉴욕과 파리 등 일부 노선의 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슬롯) 및 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운수권)를 떼어내는 조건을 달았다. 또 향후 10년간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운임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운임 인상 제한도 내걸었다.이후 호주(2022년 9월)·중국(2022년 12월)·영국(2023년 3월)·일본(2024년 1월)·EU(2024년 11월)순으로 양 사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EC)가 내민 까다로운 조건은 기업결합의 복병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지난해 5월 EC는 중간 심사보고서를 통해 양사 기업결합으로 인해 여객 및 화물 부문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월 EC는 양사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EC가 내세운 합병 승인 조건으로 ‘유럽 중복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매각’ 등이 있다.대한항공은 EC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럽 4개 중복 노선은 티웨이항공에 넘겼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은 에어인천에 매각됐다. 이에 EC는 기업결합 최종 승인에 필요한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양사간 합병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EC가 합병에 있어 최대 복병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물론 안심하긴 이르다. 아직 미국 법무부(DOJ)의 독과점 소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EC로부터 승인을 얻은 경우 DOJ가 소송을 제기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미국의 승인이 완료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DOJ는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과 달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공표하지 않는다. 승인하지 않을 경우만 합병 검토를 마친 뒤 독과점 소송을 제기한다. 즉, 합병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걸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경쟁당국에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한 상황”이라며 “올해 안으로 최종 거래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 대한항공, 얼마나 커지나길었던 합병 진통 끝에 ‘통합 대한항공’이 탄생할 경우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 ‘메가 캐리어’가 된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한항공(여객기 135대·화물기 23대)과 아시아나항공(여객기 68대·화물기 12대)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238대다. 지난해 말 기준 양사 실적을 단순히 합산 할 경우 매출 규모는 약 24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합병 후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되는 대한항공의 글로벌 입지는 10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세계 항공운송 통계 2020’(WATS)로 가늠할 수 있다. IATA는 매년 WATS 보고서를 통해 세계 항공사의 운송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는 별도 순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지난 2019년 유상여객킬로미터(RPK)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대한항공은 28위(830억㎞), 아시아나항공은 42위(469억㎞)를 차지했다. RPK는 항공편 당 유상승객 수에 ㎞로 표시한 비행거리를 곱한 수치다. 두 회사 RPK를 단순 합산 할 경우 1299억km로, 이는 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함공 1220억km를 넘는 수치다. 라탐항공은 남미 최대 항공사다.국제선 여객 RPK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18위, 아시아나항공이 32위다. 이를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 항공에 달하는 수준이다. 화물운송 실적으로는 대한항공이 6위 (74억1200만km), 아시아나항공이 25위(35억6700만km)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더라도, 10위 이내의 글로벌 상위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여객, 화물 분야에서 국내 최고 항공사였떤 만큼, 양사간 합병을 통해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우뚝 서게 됐다"며 "다만, 합병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이 직면한 가장 큰 숙제인 만큼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4.1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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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무산 플랜B 있나요?

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에 동의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통합 무산 우려는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양사 통합을 승인해도 미국 경쟁 당국의 심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사 통합의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통합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항공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한 대한항공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지만, 통합을 둘러싼 국내외 변수가 많아 무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무산 이후의 상황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채만 12조원…아시아나항공의 위험한 비행 항공업계 등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라는 진단이 중론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상반기 말 부채는 12조원에 달한다. 변제 기한이 1년 이내인 단기 차입금 규모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통합 이후 자금 수혈 등을 통한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일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 독자 생존 목소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인식이 강하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추진된 이유가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라며 “현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 독자 생존을 기대하는 논리는 무리가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위기로 내몬 국내 항공 산업 구조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장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경쟁력 격차에 시달리는 와중에 중·단거리 노선에선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세를 견뎌야 하는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이후 중국 노선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꿨으나 2016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라며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국적 LCC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구조적 차원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꾀하기 전과 지금의 항공 산업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라며 “아시아나항공이 홀로 시장에 나오면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 기업 거론되지만…“깜짝 등장 가능성 희박”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들이 거론되긴 하지만, 대체로 ‘설’에 그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나 LS그룹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으로 거론하기도 하는데, 사실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과 국내 항공 산업 현황 등을 고려하면 국내 유력 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정통성을 잇는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다”라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 수혈이 전제돼야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도 가능해 보인다”라며 “항공업을 영위하지 않는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얻는 효과보다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자금 부담이 더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전제로 독자 생존을 이어가면서 인수 기업을 물색할 수 있다”라는 의견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퇴임한 사장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7월에 KDB산업은행 등에 빌린 7000억원 규모 차입금을 상환한 것을 근거로 “독자 생존 가능성이 있다”라는 논리를 피력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독자 생존하는 가운데 항공업 외의 분야에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또다시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면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KDB산업은행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꾸라진 중국 노선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중국 노선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을 낼 수 있다”라는 말도 있지만, 예상만큼 중국 노선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독자 생존이나 새로운 인수 기업 등장 등 모두 시장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전망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라며 “현재 상황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항공 산업 관점이나 고용 안정 측면에서 최선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근로자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지만, 새로운 인수 기업이 고용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23.11.10 08:00

4분 소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 시장 등장 예고…매각 가능성은

재테크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던 화물사업부의 국내 매각을 추진한다. 그간 핵심 매출원으로 인식됐던 화물사업부가 부분매각의 대상이 되면서 ‘무리수 합병’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물류 자회사를 보유한 대기업들과 국내 LCC들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과 관해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방안을 검토하는 건 기업결합에 대해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의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올해 6월 EU 집행위는 기업결합 심사 승인 여부 결정 시점을 연기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그간 독과점 우려가 컸던 화물사업을 정리함으로써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셈이다. EU 집행위가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시 화물사업의 독과점을 우려한 이유는 실제 전체 화물기 시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68%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제 화물기 총 운송량은 95만9352톤으로 이중 양사의 합계는 65만5383톤이다. 국적사 기준으로는 95%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당초 화물사업부 매각이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일각에선 ‘반쪽짜리 합병’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회사의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화물 사업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캐시카우’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엔데믹 국면에서는 크게 축소돼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해진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군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다. 여객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는 LCC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화물사업부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매력도가 낮고 LCC들의 재무상황도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국내 LCC 4사로 꼽히는 제주항공(089590)·티웨이항공(091810)·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 등은 엔데믹을 맞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지만 지난 3년간 쌓인 부채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올 상반기 기준 LCC4사의 부채비율은 모두 300%대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최근 플라이강원에 이어 하이에어도 기업회생정차를 신청하는 등 만성 적자 상태를 보이고 있다.이 때문에 화물운송 등 물류업을 운용하고 있는 CJ그룹 등 대기업이 유력하다는 추측이 나온다. CJ그룹은 지난 2019년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을 때 인수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CJ그룹이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일단락됐지만 당시에도 CJ대한통운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류사업 간의 사업적 시너지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지난 2011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인연이 있었던 점도 인수설에 불을 지폈다. 최근엔 CJ대한통운이 신사업 전략으로 글로벌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항공화물 사업으로 파이를 키우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EU 경쟁당국에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을 검토한 후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2023.10.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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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뛰고 수익성은 악화…금호건설 '재무 경고등'[이코노 리포트]

건설

#금호건설의 수익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평가가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단 해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352억원) 대비 69% 줄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확대돼 외형 성장을 이룬 것과는 별개로 7개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수익성이 쪼그라든 모양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79억원에서 63억원으로 65% 감소했다. 금호건설의 실적이 감소한 데에는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6%로 지난 동기(92%)보다 4% 높아졌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건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감소는 금호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 건설사들부터 중소형 건설사들까지 원자재 가격상승과 건설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이 증가했거나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음에도 이익이 대폭 감소한 건설사들은 대부분 원가율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된다. 매출원가율 뿐 아니라 부채비율도 문제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27.56%로 전년 동기(206.98%) 대비 20%포인트 이상 대폭 상승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66%로 내려갔다가 2022년 상반기부터 줄곧 200% 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지며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건설의 조 단위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도 재무부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금호건설의 PF대출잔액은 6739억원이다. 지난해 말 7308억원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금호건설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가치 하락과 건자재 수급 불안, 미분양 현장 등 리스크가 겹쳐 증권가에선 내년까지는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77%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지면서 합병 무산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금호건설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100억원어치의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9.6% 수준에 달하는 고금리에도 자금 조달에 나선 건 미리 현금을 확보해 앞으로의 실적 부진에 대비하려는 셈법으로 해석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시멘트 추가 판가 인상과 더불어 건자재 수급불안, 미분양 현장 등의 대내외적 리스크가 연중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마진 회복 시점은 내년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2023.08.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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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용퇴’…“무보수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

산업 일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일선 경영에서 물러난다. 박 회장의 용퇴로 금호가(家)의 2세 경영도 막을 내리며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일선 경영에서 손을 떼고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4남이다. 지난 1976년 한국합성고무(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7년간 석유화학 업계에 몸담았다.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금호가는 두 형제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다. 이후로도 상표권 맞소송을 벌이고 고발전을 벌이는 등 수년간 대립했다.금호석유화학은 2012년 채권은행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졸업했다. 그러다 2016년 8월 “기업 생사의 위기 앞에 소송은 무의미하다”라며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이사진과 박삼구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모두 취하, 7년 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는 데 대법원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1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집행유예 기간인 이듬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법무부는 취업을 승인하지 않았고, 이후 취업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심에서는 박 회장이 승소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박 회장이 최근 소를 취하하면서 1심 판결이 확정돼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됐다.2021년에는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박 상무로부터 소유·경영과 지배구조, 취업제한 불복 행정소송, 과거 유죄 판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받기도 했다.이후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적 운영에 돌입했다. 박 회장도 2021년 6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전문경영인인 백종훈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박 회장이 물러나며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했으며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반만인 작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7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사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 7.45%로 박 회장의 지분 6.96%보다 많다. 박 사장의 여동생인 박주형 부사장의 지분은 1.01%다.

2023.05.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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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반란’ 한진부터 한타 그리고 LG까지…재벌가 경영권 분쟁은 계속된다

CEO

LG가(家)의 상속 분쟁으로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LG가 입장에서는 매우 생소한 일이다. 75년 간의 승계 과정에서 유사 분쟁이 한 차례도 발생한 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벌가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대표적인 경영권 분쟁 사례는 한진그룹과 한국앤컴퍼니가 꼽힌다. 외부 세력과 그룹 송두리째 흔들어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은 2019년 12월 23일이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지분 상속에는 이견이 없었다. 삼남매는 법적 상속 비율에 따라 6.52%(조원태), 6.49%(조현아), 6.47%(조현민)의 한진칼 지분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문제는 경영권이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생전 선대 회장은 가족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이끌어 나가라고 말했다”면서 “임종 직전에도 삼남매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고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 화합을 통해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 조원태 한진칼 대표 등과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했다”면서 “그럼에도 조원태 대표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그룹을 운영했고,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조현아 전 부사장은 단순히 입장문 발표에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한진 오너일가를 견제해오던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으며 그룹을 흔들었다. 이후 반도건설까지 등장해 반(反) 조원태 연합인 3자 주주연합이 결성됐다. 이듬해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에도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며 2차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로 경영권 분쟁은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11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7%를 확보하면서다. 당시 정부 주도하에 항공 산업 재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추진됐다. 산은은 8000억원을 투입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에 투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전까지 3자 주주연합보다 지분율이 낮았던 한진 오너일가는 산은을 우군으로 확보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끝이 났지만, 가족 간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해진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취를 감췄다. 경영 일선 복귀는 물론이고, 조양호 전 회장의 추모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버지 믿을 수 없다...소송 나선 남매한진가와 달리 한국타이어의 남매 사이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2020년 6월 당시 조양래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모두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장남인 조현식 당시 부회장도 조희경 이사장을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성년후견은 노령, 질병, 장애 등 정신적인 제약에 따라 사무처리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조희경 이사장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나선 이유는 조양래 회장의 지분 상속이 정상적인 과정에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양래 회장이 보유 지분을 차남에게 양도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 구도가 결정됐다.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양도하기 전까지는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이 19.32%로 가장 많았다. 조현범 사장과 조희경 이사장,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차녀 조희원씨는 각각 19.31%, 0.83%, 10.82%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확보한 조현범 사장은 지분율 42.9%로 최대주주가 됐다.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오너일가 삼남매의 지분율 총합인 30.97%보다 11.93%p 많은 것이다.조양래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0년 7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지난 15년간 실질적 경영을 맡겼고, 좋은 성과를 내면서 충분히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후 조현범 사장은 그룹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말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 동생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던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후에도 조양래 명예회장은 한국타이어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자신의 결정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한국앤컴퍼니의 상속 분쟁에서 현재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인물은 조현범 회장이다. 지난해 4월 1일 서울가정법원이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비상식적인 판결”이라며 같은 달 5일 서울가정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재계에선 끊임없이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진다. 아워홈 경영권을 두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사이에 벌어진 '남매의 난', 형제의 난에 이어 조카의 난까지 일어난 금호그룹의 경영권 분쟁도 대표적이다. 2015년 벌어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도 재계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세습경영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분석한다.

2023.03.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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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_1668호(20230109)[80] 팬데믹 수준으로 회귀한 2022년 M&A 시장을 보며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전문가 칼럼

2022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폭풍이 강타했다. 41년만의 높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가능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중국의 도시 봉쇄 등이 휘몰아쳤다. 그 결과 2022년 체결된 인수합병(M&A) 건수는 2021년 대비 38%나 감소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지난해 상반기 M&A 금액이 2조367억 달러(약 2643조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6%나 줄었을 때 그런 징조가 보였다. 당시 건수 기준으로는 2021년 상반기보다 26% 줄어든 2만3800건에 머물렀다.지난해 하반기 인수 합병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22년 하반기로 갈수록 인수 합병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너무 높고, 저렴한 자금조달 환경이 종언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건수 기준으로 2018년, 2019년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한 2020년 수준을 소폭 상회했다.2021년 M&A 시장 규모 폭발적 증가그나마 역사적 평균 수준이라니 다행이고, 2023년 시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M&A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과 제품군에 진출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역량을 구축하도록 지원해준다. 이로써 기업은 수익을 증대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M&A 시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돌이켜 보면 2021년 M&A 시장에서 거래 규모와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0년 집계이후 최대치로 새 역사를 썼다. 특히, 미국은 2021년에 2020년 대비 거래액과 거래량이 각각 88%, 27% 증가해 M&A가 가장 활발한 국가였다. 2021년에는 조 단위의 빅딜이 쏟아졌다.우리나라에 있었던 랜드마크 딜을 보자. 우리나라 반도체 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먼저 떠오른다. 조 단위 거래 뒤에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굳건함이 존재했다. 특히 2021년 4/4분기 거래 건수와 규모가 급등하면서 전체 규모를 키웠다.연말에 빅딜이 크게 집중되었다. 2022년과 2021년 현재까지 가장 활발한 분야는 기술(특히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 에너지(주로 석유와 가스), 의료(제약과 생명공학 주도)였다. 또 다른 활발했던 분야는 금융 서비스, 부동산, 인프라를 들 수 있다.많은 영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이 거래를 촉진했다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많은 회사들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고자, 사업을 러시아 현지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거나 다른 방식의 형태로 이전하려 했다. 러시아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서구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종료하려 했다. 예를 들어, 소비에트 연방의 석유사업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제재 명단에 올랐고, 압박 끝에 3월 초 첼시 매각을 발표했다. 영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첼시는 19년간의 로만 체제에 작별을 고하고 새 구단주 토드 볼리 주도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게 되었다. 2003년 1억4천만 파운드(약 2200억원)에 첼시를 인수한 러시아 신흥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19년 만에 구단을 떠나게 됐다. M&A를 주도하는 미국과 2023년 전망 2022년 미국 M&A 시장은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액 면에서 글로벌 물량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영국도 평균 이상이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발표가 있었지만, 헬스케어 등 다른 산업에서 M&A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다. 유럽, 일본, 중국은 미국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고 중국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의 M&A 활동은 코로나 19 봉쇄의 재발로 침체되었다.2015년 이전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투자자들이 유럽 회사들에 대한 M&A를 적극 추진했다. 당시 역사상 유례없는 금융·경제 위기로 유럽에 큰 M&A 장터가 열렸다. 경제성장과 해외투자로 두둑한 현금을 확보한 중국 기업이 유럽 M&A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섰다. 유럽은 아시아 기업이 유럽 기업을 사는 이례적 현상인 ‘리버스(reverse) M&A’에 주목했다.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은 ‘역 마르코폴로 현상’으로 회자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기술 및 노하우 확보, 시장점유율 확대, 브랜드 인지도 확보 순으로 대형 M&A를 중시했다.2022년 우리나라에서도 재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굵직한 기업이 잇따라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3년 새해에도 산업계의 지각변동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은 이어질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동박 소재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STX중공업 인수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지난해 시작돼 현재진행형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본계약 체결로 마무리 단계다.2022년 M&A에 뛰어든 기업 중에는 ‘승자의 저주’와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승자의 저주란 경쟁에서 이겼으나, 경쟁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이나 대가를 치르는 바람에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는 현상을 말한다. M&A업계에서는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나기는커녕 유동성 위기와 재정난 등을 초래해 모기업이 휘청이는 상황을 일컫는다.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승자의 저주의 대표주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2000년대 중반 금호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며 재계 8위까지 순위가 뛰어올랐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룹이 동반 부실에 빠졌다.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에게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인수 2년 반 만인 2009년 6월 대우건설을 다시 팔았다. 연이어 대한통운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같은 핵심 회사를 모두 내다 팔았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견기업 수준으로 전락한 상태다.최근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기보다는 공급망 안정이나 재무 상황 등 자사의 내부 과제를 챙기는 데 경영의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 시세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기업 가치가 내려가고 주식 교환을 통한 기업 매각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견해도 있다.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조달이 급한 기업들이 증시 입성을 위해 스팩(SPAC)에 몰리고 있지만 스팩주를 향한 투자심리마저 악화됐다. 2022년 스팩 신규상장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스팩주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앞으로 1년 동안의 거시 경제 상황은 M&A 시장의 회복력을 시험할 것 같다.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혼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과 관련된 나쁜 경제 뉴스는 M&A 열기를 약화시킬 것이다. 기업은 불경기의 불길한 위협을 감안해 수익이 비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M&A와 투자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이자율은 거래 자금 조달을 더 비싸게 만든다. 기업의 현금 보유 경향이 인수 자금을 제한하고 있다.이 와중에 메가 딜로 인식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테슬라 주가 하락과 함께 여러 잡음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테슬라의 생태계속에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트위터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세상이 주목하고 있다. 싸게 사는 것 못지않게 M&A 이후의 기업 간 조화란 하모니가 매우 중요하게 느껴진다.

2023.01.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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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항공 ‘2500억원 계약금 소송’ 패소에 항소

건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증권이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소송에서 진 데 불복해 항소했다. 9일 건설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HDC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소송대리인을 통해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문성관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HDC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2020년 인수가 무산됐다. HDC현산은 “인수 과정에서 재무제표의 중대한 변동이 생겼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이를 거부하면서 매각이 결렬됐다.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계약 무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HDC현산·미래에셋증권이 먼저 납입한 계약금을 두고 분쟁을 벌였다. 아시아나항공은 2177억원, 금호건설은 323억원 등 총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은 2020년 11월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질권소멸 통지 등’ 소송을 제기해 올해 11월 1심에서 승소했다. HDC현산은 계약금을 계약 당사자 일방이 돈을 빼낼 수 없도록 만든 에스크로계좌에 넣어뒀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법원의 질권 해지 판결을 받아야만 이 돈을 사용할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HDC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은 계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의 의사에 따라 적법하게 계약을 해지했으니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봤다. HDC현산은 1심 패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과정 중 매도인 측 귀책으로 발생한 부정적 영향이 판결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을 표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2022.12.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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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은 회장, 부산이전부터 KDB생명 매각까지…‘꼬인 실타래’ 풀까

은행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한 지 반년이 됐지만, 아직도 산업은행에는 꼬인 실타래가 남아 있다. 산업은행의 ‘본점 부산 이전’ 이슈에 대한 노사 입장이 평행선인 가운데, KDB생명 매각 절차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는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다. ━ 산업은행 조직개편…노조 “꼼수 부산이전” 비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부산 이전을 염두에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산업은행의 조직개편안 주요 내용을 보면 산은은 동남권 영업조직을 확대할 전망이다. 산은은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부문 내 네트워크 지원실을 지역성장지원실 안에 통합한 뒤 유사 업무를 일원화하고, 부산지역으로 이전해 지역 성장 지원 업무를 강화한다. 특히 동남권 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해 동남권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금융 허브로 발전시킨다. 해당 조직개편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대해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강석훈 회장은 ‘꼼수 부산 이전’을 위한 이사회 및 조직개편을 강행했다”며 “조직개편을 통해 50명 이상의 직원이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노사간 어떠한 소통과 합의도 없이 조직개편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특히 ‘지역성장부문’으로 변경된 ‘중소중견부문’은 산업은행의 본점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 부서라는 점에서 노조의 반발이 커졌다. 조 위원장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현행법 위반이며, 강 회장의 위법한 경영 활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줄곧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내비치며 노조와 갈등이 장기화된 상황이다. 강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산은 본점) 이전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산업은행은 정부의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게 은행의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빠른매각’ 기조…KDB생명 매각 성공 사활 이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산은의 주요 역할 수행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강 회장 또한 기업 구조조정 원칙으로 ‘빠른 매각’을 내세우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12월 중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화그룹이 해외국가를 대상으로 기업결합 심사에 돌입하고, 그 이후에 심사 승인이 나면 대금 납입 후 거래가 종결된다. 강 회장은 수차례 실패한 KDB생명 매각도 이번엔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전임 회장인 이동걸 회장이 풀지 못한 현안인 만큼, 강 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기회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KDB생명을 인수해 2014년부터 지금까지 다섯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2020년 12월에는 JC파트너스와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4월 계약을 해지했다.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지난달 28일 KDB생명보험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KCV PEF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다. KDB생명 매각 일정은 시장 상황과 잠재인수자와 협상 등에 따라 유동적이나, 내년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 거래종결을 목표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강 회장 또한 KDB생명 매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금리가 과거보다 오른 상황으로, KDB생명 매각 여건도 좋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회장은 산은의 관리 기업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한공의 합병, HMM 매각 등의 구조조정도 해결해 은행의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쌓여 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2.0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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