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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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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키워드는 ‘친환경’…입장권 판매 여전히 저조 [E-마이스]

전문가 칼럼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이달 13일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에서 개막, 10월 13일까지 184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5년 주기로 열리는 엑스포가 일본에서 열리는 건 1970년 오사카, 2010년 아이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국제박람회협회(BIE) 공인 36번째 ‘등록 박람회’인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로 일본은 영국, 이탈리아(2회)를 제치고 미국(7회), 벨기에(6회), 프랑스(5회)의 뒤를 잇는 세계 4위 엑스포 최다 개최 국가에 등극했다.55년 만에 오사카에서 열리는 이번 엑스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명’과 ‘친환경’이다. 주제인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 디자인’은 인류의 미래 번영을 이끄는 동력인 ‘생명’ 본연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엑스포의 꽃’ 국가 전시관 메인 콘셉트는 ‘친환경’ 일본국제박람회협회와 BIE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175년 국제 박람회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사카시 서쪽 끝 매립 인공섬에 들어선 여의도 면적 절반 크기(1.55㎢)의 엑스포장은 ‘친환경’ 콘셉트에 따라 조성됐다. 엑스포장 내부에 110여 개 파빌리온(전시관) 역시 설계부터 시공,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줄이기’(reduce)와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이른바 ‘3R’ 원칙과 기준에 맞췄다.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상징하는 대표 목조 구조물 ‘그랜드 링’(Grand Ring)도 ‘친환경’이 메인 콘셉트다. 일본산 삼나무와 편백나무, 유럽산 적삼나무를 이용해 면적 6만㎡ 부지에 건립한 그랜드 링은 수평 보와 수직 기둥을 홈을 파 연결하는 일본 전통 건축기법(누키)을 따랐다. 엑스포의 하이라이트 구역인 ‘시그니처’와 ‘해외’ 전시관을 둘러싸고 있는 그랜드 링은 지름 615m, 둘레 2㎞, 최대 높이 20m 규모로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축물’로 등재됐다.‘엑스포의 꽃’인 국가별 전시관 간 친환경 경쟁도 치열하다. 전시관을 붉은 구체 형태로 디자인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포르투갈, 영국, 독일 등은 전체 전시관에 쓰인 자재를 엑스포 이후에도 재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호주는 지난 2020년 도쿄 올림픽 당시 경기장 건립에 사용한 건축자재를 재사용, 재활용해 국가 전시관을 건립했다. 테마관 중 하나인 여성관(우먼스 파빌리온) 건립에는 직전 대회인 2020 두바이 엑스포 당시 일본 국가관에 쓰였던 자재와 소재가 사용됐다. 일본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은 국가 전시관 시공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외부 인테리어에 삼나무, 대나무 등 천연 목재를 사용했다. 기업 전시관을 운영하는 일본 전자회사 파나소닉은 중고 가전제품에서 회수한 강철과 구리, 유리로 기업 전시관을 꾸몄다. 각각 크기가 다른 구체 5개 연결구조의 스위스 전시관은 자체 개발한 ‘에틸렌 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이라는 플라오로 타입의 플라스틱 필름 형태의 멤브레인 소재를 사용했다. 스위스는 전체 무게가 다른 전시관의 100분의 1 수준인 약 450㎏에 불과한 초경량 전시관으로 탄소 배출량을 다른 전시관 대비 20~30%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전시관 건립에 쓰인 자재의 재활용 계획도 각양각색이다. 스위스 전시관의 주재료인 플라스틱 필름 형태의 자재는 엑스포 이후 가구를 만드는 소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북유럽 5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노르딕 전시관에 설치한 쌀 종이 스크린 등 기자재는 철거 후 호텔과 기차역, 학교, 도서관 등에 보급해 재사용할 계획이다. 입장권 판매 사전 판매 목표치 60% 수준 그쳐일본 민간 연구소 아사아태평양연구소(APIR)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로 인한 직간접 경제적 효과가 2조 7500억엔(약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스포장 조성(2350억엔)과 행사 운영(1160억엔)에 들어간 3510억엔(약 3조 5000억원)의 8배에 가까운 규모다. 일본 민간 연구소 레소나리서치는 최근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일본 내 소비를 최대 1조엔(약 10조원)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예상 방문객 2820만 명 가운데 외국인을 12%가 조금 넘는 약 350만 명으로 예상한 레소나리서치는 이들이 행사장 밖에서 교통, 숙박 등에 쓰는 비용이 전체의 약 30%인 2930억엔(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엑스포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입장권 판매는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전시관 예약 추첨 신청이 시작된 1월 중순 이후부터 한 달 전인 3월 중 입장권 판매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3월 말 기준 입장권 판매는 851만 장에 그쳤다. 사전 판매 목표치 1400만 장의 60%를 조금 웃도는 규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최근 학교를 대상으로 약 150만 장을 팔아 겨우 1000만 장 판매고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전체 방문객 목표치 2820만 명 가운데 약 80%인 2300여 만 명에게 유료 입장권을 팔아 전체 개최비용의 약 30%인 1000억엔(약 1조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레소나리서치는 “오사카는 지난해 호텔 객실 점유율이 평균 76%를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 도쿄 다음으로 여행 수요가 높은 곳”이라며 “엑스포 기간 부족한 숙박시설로 호텔비가 폭등해 일정을 당일치기로 바꾸거나 아예 방문 자체를 포기할 경우 경제 효과는 예상치에 한참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입장권 구매 방법‘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입장권은 크게 3종(일일권·다중입장패스·특별 할인권)으로 나뉜다. 금액은 입장권 종류에 따라 성인 기준 3500엔부터 3만엔이다. 하루 1회 입장이 가능한 일일권은 전체 엑스포 기간 중 아무때나 사용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개막권(4월 13~26일)과 전기권(~7월 18일까지), 평일권(오전 11시 이후 입장)과 야간권(오후 5시 이후) 중 고를 수 있다. 입장권은 엑스포 공식 홈페이지와 입장권 구매 사이트 또는 국내 공식 판매처인 ‘놀유니버스 인터파크투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개막권과 전기권 포함 일일권은 3만 4672원, 원하는 날짜에 여러 번 입장이 가능한 다중 입장 패스 중 사용기간이 7월 19일부터 8월 31일까지인 ‘여름 패스’는 11만 1270원, 개막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연간(통상기간) 패스는 28만 1114원에 판매 중이다.

2025.04.05 07:00

5분 소요
'록콘서트장' 같은 韓 야구장...'1000만 관객' 신화를 달성하다[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2024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1000만 관중'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은 인구가 5000만명에 불과하고 경기장 규모도 작다. 다른 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구단 수(10개 구단)도 제한적이지만 이런 환경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고 파리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이벤트도 열렸다. 이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야구 경기 승패에 비교적 무관심한 MZ세대와 여성 관객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프로야구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문화 놀이터'된 야구장이제 야구장은 더 이상 '경기를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야구장에 대해 "록콘서트장 같은 팬덤 문화를 경험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젊은 세대에게 야구장은 하나의 문화적 놀이터가 됐다. 심지어 야구 규칙을 모르는 관중들도 맛있는 음식과 ‘떼창’ 응원이 만드는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팬덤 기반 마케팅'과 다르지 않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KBO의 과감한 혁신이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파격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이다. KBO는 올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중계권 계약(1000억원)을 진행했다. 이 계약으로 티빙은 KBO의 제지 없이 모든 야구 영상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이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콘텐츠 통제권을 포기하는 대신,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확산을 선택한 것이다. 초기에는 중계 경험이 없는 제작진의 실수로 잡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KBO도, 채널도 ‘윈-윈(WIN-WIN)’한 잘한 선택이 된 셈이다. 이 결정은 성과로 이어졌다. 팬들은 자유롭게 경기 장면을 편집하고, 밈(meme)으로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만큼이나 재미있는 순간들, 선수들의 개성 있는 제스처나 표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는 프로야구를 대상으로 한 2차 창작물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새로운 팬덤 생태계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또한 불합리한 볼판정 때문에 경기 흥미가 반감되고 있던 상황에서 과감하게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야구 인기에 장점으로 작용했다. 각각의 구단들은 이제 야구팀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운동선수를 넘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됐다.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VLOG),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은 선수들을 팬들에게 더 친근한 존재로 만들었다. 구단별 캐릭터와 굿즈의 성공도 주목할 만하다. 각 구단은 독자적인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했다. 야구 경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러한 상품들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순히 스포츠 관람을 넘어 문화적 경험과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프로 스포츠가 더 이상 경기장 안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팬들은 이제 경기 결과나 선수 활약상 못지않게,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적 아이콘으로서 구단 캐릭터와 굿즈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의 가장 큰 성공은 전통적인 야구 팬층을 넘어선 새로운 관객의 확보다. 특히 MZ세대와 여성 팬들의 급증이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전통적인 스포츠 팬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승패보다는 경험을, 기록보다는 문화를 중시한다. 경기 결과보다 선수들의 매력과 스토리, 야구장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각 구단의 야구장은 '치맥'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식문화, 응원 문화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했다. 각 구단은 경기장 별 특색 있는 먹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키즈존, 포토존, 팬 이벤트 공간 등은 야구장을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들었다.또 주목할 만한 것은 응원문화의 진화다. 치어리더와 응원단의 퍼포먼스, 구단별 응원가와 응원 동작은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됐다. 여기서 승패는 더 이상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다. 많은 젊은 관객들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야구장에서의 시간 자체를 즐긴다. 디지털 소비자는 또 다른 생산자다한국 프로야구의 혁신은 다른 브랜드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에 더해 브랜드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MZ세대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둘러싼 문화적 경험과 커뮤니티를 원한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들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문화의 공동 생산자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승패를 넘어 문화를 창조한 한국 프로야구의 성공은, 브랜드가 어떻게 팬덤을 구축하고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1000만 관중 시대의 개막은 단순한 수적 성장이 아닌, 스포츠의 문화적 진화를 상징한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됐다. 디지털 시대, 팬덤 기반 브랜딩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4.11.09 10:00

4분 소요
데이식스의 2024 봄여름가을겨울…화양연화는 계속된다

정책이슈

밴드 데이식스가 직접 만든 음악으로 2024년 사계절을 가득 채우며 맹활약 중이다.데이식스는 2015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 직접 만든 곡과 진심을 다하는 무대로 다가가며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채우고 있다. 특히 밴드의 이름을 찬란히 빛낸 2024년, 어느 때보다 반가웠고 특별했던 이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여백기 후 맞이한 봄3월의 봄, 데이식스는 완전체 앨범 ‘포에버’를 발표했다. 여백기를 마치고 데이식스 돌아온 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은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로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데이식스의 새로운 막으로 초대했다. 4월 12일~14일 사흘간 단독 콘서트 ‘웰컴 투 더 쇼’를 잠실실내체육관 360도 개방 형태로 개최하고 명곡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총 3회 3만 4000여 석 매진을 기록한 이들은 직접 만든 따뜻한 음악으로 만원 관중이 응원하는 ‘데이식스 붐’에 화답했다. 여기에 대학 축제 무대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데이식스는 젊음의 패기와 자유로움이 가득한 캠퍼스에서 목청 높여 노래하며 전율을 선사했고 관중 역시 그 순간만큼은 고민과 걱정은 뒤로하고 마음껏 떼창하며 2024년 플레이리스트를 데이식스의 노래로 채웠다.#밴드의 가장 뜨거운 여름여름은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 데이식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음악팬들의 백미로 꼽히는 여러 뮤직 페스티벌에 참석해 무더운 날씨 속 상쾌함을 더했다. 직접 만든 '믿고 듣는 음악'을 고퀄리티 라이브 퍼포먼스 무대로 보여주며 현장을 가득 채워준 청중과 음악으로 하나 됐다. 위로가 담긴 DAY6의 노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들의 쉼표가 됐다. 7월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공연에서는 그룹 대표곡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웰컴 투 더 쇼’를 가창하며 응원의 노랫말들로 여름밤을 수놓았다. 7월과 8월 진행된 파리 올림픽 중계방송에서는 ‘웰컴 투 더 쇼’가 자주 울려 퍼지며 “내 전부를 바칠게”라는 가사처럼 모든 노력을 바친 후련함과 기쁨이 담긴 선수들의 여정을 장식하는 등 데이식스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얻었다.#차트 녹인 가을2024년 가을, 데이식스는 결국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9월 2일 발매한 미니 앨범 ‘밴드 에이드’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로 멜론 톱 100 차트 첫 정상에 오른 것. 톱 100 차트 1위 롱런 기록을 비롯해 멜론 일간, 주간 차트까지 휩쓸었고 가사를 쓴 영케이의 말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 한 번의 포옹으로 차가운 세상을 견디는’ 힘이 수많은 이들에게 닿았음을 증명했다. 특히 ‘녹아내려요’ 1위 행진을 마무리 시킨 주인공은 데이식스의 ‘해피’였다.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라고 모든 이들의 행복을 향한 간절한 외침을 전하며 ‘해피’는 3월 발매 후 대중의 입소문을 타고 차트를 역주행해 1위 배턴을 이어받았고 9월 멜론 월간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멜론 톱 100 차트에는 현재까지도 ‘해피’, ‘웰컴 투 더 쇼’,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녹아내려요’를 비롯해 차트를 거슬러 오른 ‘예뻤어’, ‘콩그레츄레이션스’까지 다수의 곡이 자리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풍성한 음악 선물 전하는 겨울겨울 초입에는 성진의 첫 솔로 앨범이 자리했다. 성진은 11월 5일 정규 1집 ‘30’(서른)을 발표하며 데이식스 솔로 데뷔 행보에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른이 되던 시점에 서른이 되기까지의 경험들을 총 10곡에 담은 앨범은 직접 전곡을 작업한 만큼 모든 트랙에 진심이 스며들었다. 특히 타이틀곡 ‘체크 패턴’은 그가 느낀 ‘미묘한 설렘, 따뜻함을 담은 겨울의 일상의 이미지’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며 곧 찾아올 겨울까지 포근하게 감싸 안을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박세연 일간스포츠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07 10:02

3분 소요
억대 연봉 포기했다...“남은 생은 용접 후배 양성” [대한민국 명장]

유통

그들은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한 자리에서 15년 이상 일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한복생산부터 제빵·금형·석공예·용접 등 한국 사회가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지만 흔히 말하는 3D 업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이 어려워도 편법 대신 원칙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맡은 바를 끝까지 해낸 장인들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회는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기꺼이 부여했다. 는 창간 40주년을 맞이해 꽃보다 아름다운 명장의 인생사를 담은 ‘대한민국 명장’ 시리즈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38개 분야 92개 직종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이들 중에서 대통령 명의로 선정된 기능인을 말한다. 지금까지 712명이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용접’(鎔接)은 고도의 전열 또는 가스열로 두 개의 금속을 접합하는 행위를 말한다. 용접 작업자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항상 강한 빛, 열과 싸워야 한다. 용접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 가스 등은 작업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사람들이 용접을 3D(더럽고(dirty)·힘들고(difficult)·위험한(dangerous)) 업종이라고 일컫는 이유다.하지만 용접은 기계산업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분야다. 산업 현장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은 용접이 제조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일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끝낸다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에서 만난 진윤근 선박건조 부문 명장도 ‘용접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3D’라 불리는 용접...뿌리산업의 기초진 명장은 “용접을 하면서 화상도 입은 적이 많다.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튄 불꽃으로 인해 동맥이 터진 적도 있었다. 이때 손목에 시계를 차지 못하는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며 “용접은 힘들고, 어렵고, 지저분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힘들고 어렵지만 용접이라는 기술은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대형 구조물 화재를 보면 용접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용접이 잘못되면 배가 침몰하거나 운항 불능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결국 용접은 제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뿌리산업의 기초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진 명장은 선박건조 용접 부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이다. 그는 2013년 최연소 대한민국 명장 타이틀을 획득한 인물이다. 당시 진 명장의 나이는 만 40세로 어린 편이었다. 어떻게 이른 나이에 명장이 될 수 있었을까. 그의 이력을 보면 바로 수긍이 된다. 1989년 19세의 나이로 현대중공업(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대한민국 명장이 되기까지 진 명장이 선박건조 분야에서 용접을 하며 몸담은 시간은 20년이 훌쩍 넘는다.진 명장은 일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는 1990년 울산과학대 야간대학 기계과에 입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그렇게 18년 만인 37세 나이로 울산대 공학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그는 “자기개발 목적으로 현재 박사 과정까지 밟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에 대한 진 명장의 열정은 산업 현장에 몸담으며 이뤄낸 성과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선박 자동용접 장치와 용접 재료 등을 개발해 조선 공정의 생산성 및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진 명장은 곡선으로 움직이는 ‘자동 판계용접 장치’와 수직 용접 시 용융금속의 흘림을 막는 ‘받침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용접의 정확도를 높이고 후처리 과정을 단축시켰다.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진 명장. 그가 용접을 접하게 된 계기는 ‘가난’ 때문이었다. 그는 15살 어린 나이에 처음 철공소로 들어가 용접을 배웠다. 돈이 필요해서였다. 2남 6녀 중 막내로 태어난 진 명장은 “시골에 살았는데 어릴 적 집이 너무 가난했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며 “주변에 있던 동네 아저씨들이나 삼촌이 해외를 다녀오면 논과 소를 샀다. 저분들은 무슨 일을 할까 궁금해 물어보면 배관 용접 등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용접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회상했다.용접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었던 진 명장은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가출까지 했다고 한다. 그만큼 절실했던 것이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가출까지 하게 됐다. 그 시기가 중학교 2학년 방학 때였다”며 “무작정 용접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게 발판이 돼 고등학교도 특성화고로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진 명장이 용접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특성화고에 진학한 이후다. 주변인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진 명장은 “특성화고에 입학한 뒤 그 안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기능훈련반에 들어가게 됐다”며 “단순 용접, 배관 용접, 철골 구조물 용접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선배님,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배관 용접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기능올림픽 전국대회에서 메달도 수상했다”고 설명했다.진 명장은 전국대회 수상을 발판 삼아 세계대회까지 출전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는 그가 산업현장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진 명장은 “세계대회 출전이 좌절된 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 입사해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게 됐다”며 “선배들에게 혹독한 겨울,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도 블록 밑에서 용접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진 명장은 현재 용접에 대한 인식과 기술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다들 용접을 3D 업종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용접이라는 트렌드가 많이 선진화됐고 기술적으로 진보됐다”며 “로봇 용접과 캐리지 용접 그리고 자동 로봇 등 많은 분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우리는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용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는 사람이 더 이상 용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진 명장은 이를 부정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해도 용접 분야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진 명장은 “뿌리산업의 기초가 되는 것은 전부 정보통신기술(IT)로 인해 진화하고 자동화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용접은 유일하게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기술”이라고 자신했다.그러면서 “진 명장은 “비행기, 상선, LNG 운반선 등 대형 구조물 화재 사고를 보면 용접에 의한 중대재해가 많다. 사람의 미세한 손기술은 로봇이 따라갈 수 없다. 용접의 자동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없다. 전체의 10%는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잘나가던 용접 전문가...돌연 현장 떠났다진 명장은 현대중공업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을 받았다. 일부 직원에게만 제공됐다는 500원짜리 지폐도 받은 그다. 조선소 건설을 위한 투자금 유치를 위해 영국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내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일화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렇게 회사에서 인정을 받던 진 명장은 돌연 산업 현장을 떠났다. 약 2년 전, 그가 용접일을 시작한지 34년 10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진 명장이 회사를 떠난 이유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다.진 명장은 “40년 넘게 일기를 쓰고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며 “지금껏 5개년 계획을 짜서 목표를 달성해 왔다. 여기에는 향후에 후배 양성을 하고 싶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이 계획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실 진 명장은 산업 현장에 있을 때부터 후배 양성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는 “2008년부터 지역에 있는 특성화고, 중소기업 등에서 지도교사 봉사활동을 했다”며 “15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본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라고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회사 관계자와 동료들은 현장의 핵심 기술인이었던 진 명장의 퇴사를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말도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진 명장은 “회사는 말렸지만, 나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며 “교수직은 회사보다 연봉이 적었다. 그러나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돈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진 명장은 2023년부터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에너지산업설비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학생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며 “우연히 채용 공고가 나온 것을 보고 지원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다”고 설명했다.산업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한 전문 기술인이지만, 진 명장에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 그는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직장은 수직적인데, 학교는 수평적”이라며 “이제 4학기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약 35년의 세월을 2년 만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것 같다. 현장에서 선배들은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곳에서는 나 혼자가 아닌, 협업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배운다. 나 역시 노력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배려를 해준다. 요즘은 선생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진 명장은 기술인을 꿈꾸는 후배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예전보다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용접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5개년 계획을 세 번 세우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또한 진 명장은 “처음 5년 동안 원하는 일을 해봐라. 그리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빨리 방향을 바꿔야 한다. 만약 첫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실천했다면 그다음 5년, 즉 10년 차 때 구체적인 꿈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진 명장은 어릴 때 진로를 정하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20대에 진로를 빨리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5개년 계획을 세 차례 세운 뒤 모두 달성하면 우수숙련기술인 또는 명장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체질과 일이 안 맞을 수 있다. 그러니 남들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서 하려고 하지는 말아라”라고 덧붙였다. 진 명장은 또 “공부를 절대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용접을 잘하려면 화학과 물리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기능장, 기술사 등을 취득할 정도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면서도 놓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초다. 항상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로마의 콜로세움이나 중국 만리장성 등도 결국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억대 연봉, 대한민국 명장, 대학 교수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진 명장. 제3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진 명장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었다.진 명장은 “후배 명장을 만들고 싶다. 올해도 선박건조 용접 분야에 명장 후보가 있었지만, 최종 단계에서 결국 떨어져 아쉬웠다”며 “당장의 꿈은 후배 명장 육성”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과거 현장에 있을 때 기술 교재를 집필한 적이 있다. 지금 1년째 나의 기술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여러 정보를 정리하는 단계다. 이런 것들을 통해 K-조선의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후배를 양성하며 노력하다 보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 우리가 미국, 중국의 용접 인프라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2024.11.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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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벤트 시장 최악의 변수로 떠오른 ‘기후변화’ [E-마이스]

산업 일반

“70~80년 후 동계올림픽 개최가 가능한 곳은 전 세계에서 단 1곳만 남게 될 것이다.”최근 캐나다 워털루대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이 열린 21개 도시 중 2100년에도 대회 개최가 가능한 기후환경을 갖춘 곳은 ‘일본 삿포로’ 단 한 곳”이라고 예상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마이스(MICE)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폭염과 폭우, 폭설, 혹한 등 기상이변으로 연기 또는 취소되는 행사들이 곳곳에서 속출하면서다. 기후변화 위기가 때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현실로 닥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컨벤션경영자협회(PCMA)가 발간하는 컨벤션 전문매체 컨빈(Convene)의 바바라 팔머 부편집장은 “기후변화는 이벤트 현장과 업계가 만난 역대 최악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하계·동계 올림픽 존폐 위기에 내몰려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행사 연기·취소 사태는 갈수록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마이스 행사 ‘블록체인 라이프’는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로 파행을 겪었다. 행사 이틀째인 16일 두바이엔 하루 만에 16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연평균 강수량 90㎜의 2배에 가까운 양이다. 행사장인 ‘페스티벌 아레나’는 물에 잠겼고 도로와 공항, 기차역 등이 임시 폐쇄되면서 도시 기능이 완전 마비됐다. 120개국 1만여 명이 참여한 행사는 우여곡절 끝에 하루 뒤 재개됐지만, 주최사(제트 캐피탈 이벤트)는 하루 새 1억 원이 넘는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주는 시속 200㎞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해변 호텔·리조트 단지를 강타하면서 예정됐던 약 50건의 국제회의, 기업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됐다. 업계 추산 피해 규모만 45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한다.같은 시기 하와이도 마우이섬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하면서 기업행사, 포상관광단 방문이 깡그리 취소됐다. 캐나다도 그해 봄부터 서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가을까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크고 작은 기업 이벤트가 취소, 연기됐다. 이벤트 컨설팅회사 클리어 커렌트 컨설팅의 집계에 따르면 캐나다에선 200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취소된 대형 비즈니스 이벤트 67건 가운데 폭우, 태풍 등으로 인한 취소가 64건(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야외에서 치르는 스포츠 대회는 기후변화가 더욱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매년 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호주 오픈’은 기후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회가 처음 시작된 1910년보다 평균 기온이 1.5℃ 상승하면서 해마다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22년엔 대회기간 한낮 최고 기온이 50.7℃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주최 측은 선수 보호를 위해 ‘폭염 시 특별 규정’(Extreme Heat Policy)까지 신설했다.로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도 폭염으로 아스팔트 온도가 140℃까지 치솟으면서 120년 만에 대회 시기와 코스 변경을 검토 중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60~70년 안에 마라톤 대회를 열 수 있는 도시가 최대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기후변화 영향이 더 큰 종목은 동계 스포츠다. 국제스키연맹(FIS) 주관의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은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쇤덴부터 11월 스위스 체르마트와 이탈리아 체르비니아(강풍), 12월 프랑스 생모리츠와 발 디제르(폭설), 올 1월 프랑스 샤모니와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고온), 3월 슬로베니아 그란스카고라(폭우), 독일 베르히테스가덴(고온)에서 열리려던 경기가 줄줄이 취소됐다.대표적인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은 기후변화로 인해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7월과 8월 한여름에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갈수록 폭염의 정도가 강해지면서 시기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간은 연중, 지역은 분산하는 방식으로 전체 대회 운영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동계올림픽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강설량이 줄면서 대회를 열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갖춘 도시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평창과 소치, 베이징이 대회 개최를 위해 80~100% 달하는 인공눈을 사용하면서 ‘비환경적 대회’로 전락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다양한 케이스 반영한 실효성 있는 대응 매뉴얼 필요“급기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몇몇 도시를 정해 순회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영국 더 타임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올림픽 개최 시기와 방식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동계 대회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급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에너지 소비, 탄소와 폐기물 배출이 많은 포상관광, 기업행사를 축소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다국적 글로벌 기업도 늘고 있다. 세계 5위 석유회사 셰브런을 비롯해 유니레버, 마힌드라 그룹, BNP파리바, 슈나이더 일렉트릭, 이케아 등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이유로 기업행사, 장거리 출장과 단체여행 축소를 공식화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축소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수요 감소로 인한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유엔 산하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 이사로 활동 중인 김현 충북문화재단 본부장은 “이산화탄소와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행사 기법을 고도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을 높이는 기부 프로그램을 포상관광과 기업회의 상쇄(Offset)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기상이변 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장비와 설비, 프로그램 도입, 보험 가입 등으로 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최근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 캐나다 등에선 잦은 행사 연기·취소로 최근 1~2년 새 이벤트 보험료가 3배 넘게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블록체인 라이프처럼 행사 일정 변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주최·운영사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비용을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업계가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행사 성격과 유형, 시기와 규모 등 다양한 케이스를 세밀하게 반영한 실효성 있는 대응 메뉴얼과 관광진흥기금 등을 활용한 자금지원 등 리스크 관리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24.11.02 07:00

5분 소요
반바지 입고 출근? 자율 복장제, 이대로 괜찮을까[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옷 애호가인 필자는 1970년대에 태어나 90년대 학번으로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여러 격동의 현장을 목격했다. 그런데 요즘 후드티는 물론, 반바지와 샌들까지 출근복 리스트로 허용되는 ‘자율 복장제’를 바라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필자는 일제의 잔재를 없앤다는 미명하에 진행된 교복 자율화 역풍 속에서도 다니던 학교의 외골수 정책에 따라 교복에 얽매여 고교 시절을 보냈고 심지어 교련복까지 싸들고 다녔다. 지긋지긋한 시절을 돌이켜보면서 한편으로는 새마을 운동과 군대 문화로부터 영향 받은 획일화의 압박과 굴레를 이제는 벗어던지나 싶은 근래의 복장 자율화가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실로 붕괴에 가까운 복식 문화의 변화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를 ‘옷 환자’로 칭하며 상황과 격식에 맞는 옷차림에 대해 연구해온 필자 입장에서 요즘처럼 편안한 차림의 출근복을 용인하는 문화가 조금은 걱정스럽다. 과도한 노출과 상황(TPO/Time·Place·Occasion)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개성으로 합리화하는 젊은 층의 시도가 여전히 낯설고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이 또한 사회적·시대적 요구이니 어쩌겠는가. 필자는 자율 복장제도에 관한 의 기고 요청을 받은 이후 최근 한 달 간 부지런히 주변의 옷차림을 관찰했다. 여전히 급여생활자를 우아하게 유지하고 있는, 이제는 ‘꼰대’로 분류되는 50대의 친구들과 선배들은 물론, 협업이나 컬래버레이션 등의 이름으로 만나게 되는 현업에 종사하는 2030세대의 젊은 사회인들까지,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다양한 직종과 연령대의 직장인들의 복장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 보게 됐다. 한국의 복식문화 변천사의식적으로 필자가 직장을 다니던 20대 후반을 돌이켜보니 확실히 더 편하고 개성이 드러나는 옷차림이 많아짐을 느낀다. 1990년대 중반 닷컴(.com) 버블과 함께 등장한 점점 ‘더 편하게, 더 자유롭게 옷 입기’의 경향은 코로나 팬데믹과 사회의 주류가 된 MZ세대의 강력한 자기 표현과 맞물려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부터 유행처럼 자리했던 강력한 맞춤복에 대한 수요는 온데간 데 없다.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위한 예복 맞춤 시장마저도 점점 증가하는 캐주얼화 경향에 따라 기성 브랜드의 셋업 차림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백화점 남성복 판매 층의 필수 코너로 등장하던 넥타이와 셔츠 매장은 이미 5~6년 전 부터 자취를 감췄다. 세계적인 복장 규정 변천의 결정적인 원인, 코로나19 팬데믹과 재택근무제도 도입은 인류의 ‘편하게 옷 입기’ 바람을 좀 더 빠르게 구체화시켰다. 비대면 미팅과 자율 근무 제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대면 격식’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야외 활동과 개인 취미 활동에 쏟는 시간과 비용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활동을 위한 옷차림이 일터와 일상에 스며들게 됐다. 우리는 서양에서 유래된 복식(옷·장신구 등 꾸밈새에 관한 문화)을 식민지 시절부터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왔다. 이후 우리의 복식문화는 6·25 동란을 겪으면서 특별한 저항이나 반성 없이 부족한 물자의 수급사정에 따라 수용됐다. 또 우리의 전통이나 문화적 반성에 따른 발전이나 변형을 취하지 못한 채 소위 ‘정장’, 혹은 ‘양복’에 해당되는 옷이 자연스럽게 출근복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요즘처럼 다종다양하게 분류된 직군과 달리 과거에는 이분법적 분류로 '화이트칼라'(White-collar)와 '블루칼라'(blue collar)로 대비되는 두 가지 직군이 존재했다.이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인 이른바 '화이트칼라'에겐 상하의가 동일한 재질과 컬러로 만들어진 정장에 넥타이를 매는 차림이 요구됐다. 여성들에게는 이에 준하는 여성복이 복장 규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블루칼라' 직종엔 회사가 공급하는 유니폼이 제공돼 복장에 대한 고민이나 사회적 고찰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남들이 입으니 그렇게 입었고, 개성이나 선택권 보다는 사회가 용인하는 정해진 규격에 따라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모두가 복장 규정을 따르던 시절이었다.오로지 부를 향해 달리는 효율 제일주의의 새마을운동의 획일화 정책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겼고 군사정권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도 어설픈 격식으로 우리의 사고를 경직시켰다. 특히 필자에게 성장(盛裝·훌륭히 몸을 단장)이라는 이미지가 뇌리에 각인된 장면은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취임식 사진이다. 당시 그는 군주제에 기반한 강력한 군사문화를 가진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연미복과 훈장을 착용한 복장을 입었다. 이러한 복식문화가 반영된 대통령의 취임식은 과거 소공동 맞춤 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러한 격식에 따라 갖춰 입는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맞춤 양복 시장은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군사 정권의 후광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노태우 정부는 이러한 맞춤복 위주 복식문화의 틀에 큰 변화를 야기하는 시대적 전환점이 됐다. 당시 노태우 정권의 모토는 아이러니하게도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였다. 군 출신 대통령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손수 가방을 들고 국정에 참여하는 등 좀 더 캐주얼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취임식 역시 당시 일반 회사원들과 같은 타이를 착용한 평범한 양복 차림이었다.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도입된 다양한 해외 문화는 보다 자유로운 복식문화에 불을 당겼다.해외 여행 자율화에 따라 국민들은 여러 해외 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이들은 점차 개성을 중시하고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던 새로운 복식문화를 수용하고 추구해 왔다. 통신과 교통의 발전도 이런 편안하고 자유로운 개성 표현에 크게 기여했다. 인터넷을 통한 동호회 활동은 심도 깊은 취향과 개성의 자가발전 계기를 마련했고 자연스럽게 취미와 관심은 기능을 동반한 의복의 선택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눈부시게 분화 발전했다. 다만 냄비 끓듯 한 두 가지 유행에 유독 집착하는 경향도 이때 시작됐다. 또래 집단이 입는 옷은 '나의 패션'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복장자율화의 이면1997년 4월 발매돼 9월 가요프로그램 차트를 석권했던 DJ DOC의 'DOC와 춤'을 이라는 노래말엔 이런 부분이 있다.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세상이에요. 자신을 만들어 봐요.”돌발행동으로 유명세를 타던 한 음악 집단의 노랫말은 고스란히 시대상을 반영했었다. 자유와 개성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청바지는 근무복으로는 금기시됐고 여름 교복으로 반바지를 입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시대였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에 따라 대기업들이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면서 청바지와 반바지, 샌들이 점차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점진적으로 이뤄진 복장 자율화, 근무복 자율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임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필자는 기업들이 복장 자율화의 이유에 대해 '유연한 조직 구조'나, '창조적인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불편함 감정을 느낀다. 지난 2008년, 삼성그룹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며 근무복 자율화를 시작했다. 당시 교복처럼 정장을 입고 출퇴근하던 직장인들에게 이는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복장 자율화는 실로 의류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중차대한 일이었고 이를 계기로 맞춤복 시장에 큰 변화가 일게 된다. 갑자기 도입된 비즈니스 캐주얼은 그 정의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당사자는 물론, 그들의 배우자에게도 큰 혼란을 야기했다. 자연스럽게 맞춤복과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일터가 줄면서 인력난이 과중됐다. 또 당시 노동시간과 임금제도의 변화로 소규모 자영업 형태의 맞춤복·완성복업계는 사양산업이 됐다. 현재 이 시장에는 극소수의 업체만이 살아남았을 뿐이다.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오며 맞춤복·완성복업계는 더욱 어려워졌다.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수준 높은 맞춤복과 완성복을 생산하던 기술인력들이 업계를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자율화로 퇴색된 격식과 예 복장 자율화에 대해 필자가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비단 이런 산업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옷을 갖춰 입고 상대를 배려하는 격조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붕괴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관혼상제와 같은 행사를 위해 번거롭고 복잡한 복식을 갖추고 유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도리와 마음을 준비하게 하는 강력한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장례식장에서 단정하게 예를 갖춘 어두운 색상의 정장과 넥타이는 황망한 상주를 향한 예의를 갖춘 위로나 다름없다. 혼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결혼식은 신부를 위한 일생일대의 돈 잔치로 변질됐다. 이에 요즘 결혼식은 복식문화의 중요성보다 시각적 욕망과 살림살이 자랑만 남았다. 이런 결혼식의 변질이 부부를 더 쉽게 헤어지게 만들진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들어 주름이 가지 않는 셔츠, 공장에서 찍어낸 셋업 수트는 우리의 출근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셔츠 다림질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정성들여 좋은 옷을 준비하는 간곡한 마음의 공간은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아무리 덥고 습해도 긴 바지를 입어 예의를 갖추고 정성들여 타이를 매는 것은 중요한 업무에 앞서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일본은 우리보다 빠르게 산업화를 경험하고 일찌감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격식과 예를 갖추는 가치를 중시한다. 이는 최근 문예 부흥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소중한 문화를 무시하고 모든 것을 간결하게 만든 중국의 경우와 대비된다. 이런 측면에서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앞으로도 줄곧 그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 무조건적인 자율화와 간소화보다는 격식을 갖추고 예를 다하려는 노력은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일이다. 자율복장제 속에서도 시간을 들여 자신을 꾸미고 상대를 배려해 예를 다하는 이들이 우리 부서와 우리 회사에도 한 둘쯤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박수와 존경의 눈빛을 보내보자. 그러면 복장의 자유보다 더 큰 배포와 우아한 격조를 얻게 될 것이다.이헌 패션칼럼니스트 이헌 패션칼럼니스트는_'한국신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칼럼니스트이자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다. 뉴욕 FIT에서 패션 머천다이징(MD)을 전공했고 후에 패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사용품',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등의 저서가 있고 번역 및 감수로 패션 저술에 관여했다. 현재는 '스타일 인문학', '한국신사 유람일기'로 예술과 문화 등에 관한 다양한 칼럼을 쓰고 있다.

2024.10.27 10:02

7분 소요

정책이슈

제주도에서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웃통을 벗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제주 맘카페에는 지난달 '수목원야시장 방문 충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가족들과 맛난 것도 먹고 기분 좋게 즐기고 있었는데 와... 이거 몰카인가요?"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사진에는 한 남성이 상의를 하나도 걸치지 않고 반바지만 입은 채 야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상반신과 다리에는 문신이 가득 새겨진 모습이다.여름철 상의를 들추고 배를 드러내는 중국남성들의 패션을 '베이징 비키니'라고 부른다. 원래는 윗옷을 가슴까지 말아 올리고 배를 내놓는 남성을 뜻하는 의미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웃통을 모두 벗은 남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확대됐다.A씨는 이 남성이 "중국인인 것 같았다"며 "전신 이레즈미(야쿠자 문신을 가리키는 일본어)를 하고 웃통 까고 야시장 한가운데 이러고 있다"고 적었다.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문신 티셔츠인 줄 알았다" "왜 한국에서 저러는 건지" "중국에서도 요즘 웃통 못 벗게 한다고 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길거리 웃통남'을 저지하기 위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스페인의 해안 도시 말라가는 지난해부터 이들에게 750유로(약 110만원), 프랑스 니스는 지난 1999년부터 35유로(약 5만원)를 부과하고 있다.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선 항상 상의를 입으라'는 문구도 곳곳에 붙였다.중국 현지에서도 산둥성, 한단, 톈진, 선양 등 일부 지방정부가 베이징 비키니에 벌금을 물려가며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다.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당시 상반신 노출이 비문명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집중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2019년 5월 톈진에서는 한 남성이 슈퍼마켓에서 웃통을 벗고 쇼핑을 하다가 약 1만원의 벌금을 물었던 사례가 있다.이 사례처럼 중국인을 비롯해 최근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의 무질서한 행위도 종종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제주 한 대로변에서 대변을 보고, 아이의 부모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이외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 시내에서 무단횡단을 하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행위가 늘어 제주 경찰이 특별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58만20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1012만4395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내국인 입도객은 907만9155명으로 전년 동기(965만1438명) 대비 5.9% 줄었으나 외국인 방문객 수가 150만2857명으로 작년(47만2957명)보다 217.8% 늘었다.

2024.10.07 09:51

2분 소요
‘지구최강’ 궁사 김우진과 개척자 [EDITOR’S LETTER]

산업 일반

올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은 최소 인원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특히 양궁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전 종목을 석권해 역시 ‘활의 민족’이라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후배들이 흔들릴 때마다 ‘10점’을 쏘는 등 든든한 맏형의 역할을 해준 ‘지구최강’ 궁사 김우진이 있습니다. 김우진은 남자 선수 중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라는 역사를 쓰기도 했는데요, 그의 우승 소감을 들어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우리는 안주하면 안 된다. 개척자는 앞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린 계속 남들이 따라오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양궁은 활의 민족답게 국제대회에서 늘 최정상에 서왔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코리아를 한 번 이겨보겠다며 한국 감독을 스카우트하는 등 별의별 짓을 다했지만 결과는 2, 3위였습니다. 거기에는 김우진이 말한 것처럼 없는 길을 새로 만들어간 1등만의 개척자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이 개척자 정신은 사실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의 전유물입니다. 더 이상 보고 배울 나라가 없는 선진국들은 스스로 새로운 길을 내며 중진국들과 약소국들이 쫓아오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국도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무역개발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개도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UNCTAD가 설립된 지 57년 만에 첫 사례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남들이 따라올 길을 만들고 있느냐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개도국 때는 선진 문물을 어느 나라보다 잘 벤치마킹해서 성장한 한국은 최근 K팝 등 K문화로는 남들이 추종하는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에서는 세계 1등 기업과 제품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며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6월 발표한 ‘2024 세계 2000대 기업’을 보면 한국 기업 61개 중 50위권에는 삼성전자(21위)가 유일하고, 상위 500등 안에는 9개뿐이었습니다. 하위 순위(1001~2000등) 비중은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 60.7%로 가장 높았습니다. 또 10년 전인 2014년 명단에 없었던 신규 진입 기업은 16개(26.2%)로 전체 평균(33.8%)보다 낮았습니다.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에서도 삼성전자가 세계 1등을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제치고 시스템 반도체가 각광받으며 한국은 새 길을 내는 개척자가 아니라 도전자 입장에 놓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둘 밀리다보면 선진국에서 다시 개도국으로 내려가는 굴욕을 당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기 전에 우리 선도 기업들이 김우진의 말처럼 남들이 따라오는 새로운 길을 거침없이 만들어가는 개척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양궁 선수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듯,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2024.09.01 07:00

2분 소요
오비맥주 카스, 상반기 가정시장 점유율 44%…13년째 1위

유통

오비맥주(대표 배하준)의 대표 브랜드 카스가 2024년 상반기 국내 맥주 가정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카스 프레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가정용 맥주 시장 판매량 집계에서 44%의 점유율로 맥주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카스 프레시는 최근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가정시장 브랜드별 점유율을 전년 동기 대비 1.7% 포인트(p) 높였다. 2위 브랜드와의 점유율 격차도 3.5배 이상으로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카스 프레시의 자매 브랜드 ‘카스 라이트’ 역시 ‘라이트 맥주’ 카테고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카스 라이트는 2024년 상반기 국내 가정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체 맥주 브랜드 중 6위를 차지했다. 카스 라이트는 전년 동기 대비 0.4%p 성장, 2023년 8위에서 전체 6위로 두 계단 올라서며 ‘라이트 맥주’ 중 1위를 기록했다.제조사별 순위에서는 카스를 생산하는 오비맥주가 전년 동기 대비 2.2%p 성장한 55.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카스는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6월부터 카스 프레시와 카스 0.0의 올림픽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 활발한 여름 성수기 마케팅을 펼쳤다.오비맥주 관계자는 “파리올림픽에서 ‘카스 포차’를 운영하며 K-Food를 알린 카스가 지난해 대비 성장하며 올 상반기에도 압도적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며 “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마케팅과 제품 혁신을 통해 맥주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21 10:02

2분 소요
오상욱·뉴진스도 입은 ‘레플리카룩’ 뭐길래 [민지의 쇼핑백]

유통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유로 2024·코파 2024 등 2024년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가득한 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패션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면서 올 여름은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생활에서 코디하는 ‘레플리카룩’ 및 ‘블록코어룩’이 주목을 받고 있다.레플리카(Replica)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동사인 ‘replicare’에서 기인하며 대답·반복·복제 등의 의미를 내포한다. 레플리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예술 분야에서는 어떤 제품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실물을 모방해 만든 복제품을 의미한다. 창조적 모방과 재해석을 중요시하는 패션업계에서는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유니폼 복제품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블록코어(Blokecore)는 영국 길거리에서 축구 유니폼을 입고 스포티한 룩을 연출하는 팬들의 모습에서 유래됐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하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13개) 획득’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와 함께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후원한 ‘팀코리아 공식 단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인 팀코리아(Team Korea)의 ‘역대 최장기 파트너사’로 활동 중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리우 하계올림픽·평창 동계올림픽·도쿄 하계올림픽·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거쳐 현재까지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시상대 위 영광의 순간을 함께할 ‘시상용 단복’을 비롯해 ‘일상복’과 ‘선수단 장비’ 등 총 23개 품목으로 구성된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지원했다. 시상대 위 순간과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가슴에는 태극기와 함께 노스페이스 로고가 노출됐다. 노스페이스는 일반 소비자도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20종으로 구성된 ‘팀코리아 레플리카 컬렉션’을 출시했다. 팀코리아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팀코리아 레플리카’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로 노스페이스 공식 온라인몰 주간 판매 랭킹 상위 10위 중 9개가 ‘팀코리아 레플리카’ 아이템이 차지했다. (14일 14시 기준)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인 ‘팀코리아 레스턴 재킷’은 ‘팀코리아 시상용 공식 단복’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팀코리아 레스턴 재킷은 하얀색 바탕에 동해 바다의 쪽색을 수묵화 느낌으로 표현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제품이다. 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량 바람막이 재킷으로 디자인돼 레플리카룩 또는 블록코어룩으로 활용하기 좋다. 스포츠 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플리카룩과 블록코어룩은 많은 셀럽들이 공식 석상에서도 입으면서 이제 패션 트렌드의 중심이 됐다. 대표적인 예로 걸그룹 뉴진스는 최근 발매한 대부분의 신곡에서 블록코어 아이템으로 스타일링을 했는데,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패션 스타일로 떠올랐다. 이달 초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잉글랜드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와 김민재 선수가 소속된 독일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이 한국에서 친선 경기를 가졌을 때도 뉴진스는 하프타임 공연에서 블록코어룩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뉴진스가 입은 유니폼은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앰부시’(AMBUSH)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의 협업으로 탄생, 뉴진스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는 후문이다. 유니폼 앞면엔 뉴진스 영문 로고가 뒷면에는 뉴진스 멤버들의 이름이 각각 새겨져 있다. 뉴진스의 유니폼이 공개되자 일반 소비자들도 해당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발매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뉴진스는 나이키 니삭스와 함께 핑크 축구화를 매치해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레플리카룩과 블록코어룩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무신사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4월 12일부터 5월 12일까지 유니폼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배 증가했고, 올 초(1월 15일~2월 13일)에도 직전 기간(2023년 12월 16일~2024년 1월 14일) 대비 거래액이 1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레플리카 유니폼의 꾸준한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을 비롯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효과는 물론 야구, 축구 등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구매해 일상에서 편안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남성은 물론 젊은 여성층까지 확대되면서 레플리카 및 블록코어 아이템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15 07:00

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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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202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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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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