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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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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라이선스’ 두고 생·손보사 동상이몽…결국 ‘밥그릇’ 싸움

보험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 관련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는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를 자회사로 두는 이종 자회사 규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자칫 보험 생태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1사 1라이선스 완화…보험업 신사업 확대↑ 지난 8월 말 국회에서는 ‘보험산업 규제 개선’을 위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보험업계 비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생손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국민의힘 측과 금융당국 측 인사에게 보험업계 관련 여러 현안을 건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 측 인사는 1사 1라이선스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을 곧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1사 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보사와 손보사를 각각 1곳만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다. 1사 1라이선스 제도가 완화되면 이미 보험사가 있는 금융그룹이 미니보험사(소액 단기 보험사) 등 다른 성격의 보험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회사가 취급하는 상품과 관계없이 보험사가 모든 종목의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한화손해보험은 현재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팔고 있어 자동차보험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면 한화손보도 자동차보험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창의적이고 생활밀착형인 보험서비스의 출현을 위해 소액단기보험 인가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보험사의 신사업과 관련 있는 겸영‧부수업무를 폭넓게 인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생보사가 손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금융당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현재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 방안에도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문영역이 아닌 종목의 상품을 취급하다보면 분명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전문영역이 아닌 보험을 취급했다가 과도한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사들이 도산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생보사들이 손보사를 자회사로 두려는 이유는 영업 실적 확대와 관련이 있다. 현재 보험업법상 생보사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생보 상품을, 손보사는 물건 및 그 밖의 재산적 손실을 보장하는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손보 상품만 팔 수 있다. 다만 실손의료보험, 암보험 등 제3보험 영역은 생손보사 모두 판매가 가능하다. 또한 생보 상품이었던 장기 보장성보험도 손보사들이 취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2003년 이 규제를 풀어줬기 때문이다. 결국 손보사들은 최근 5년간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를 집중적으로 늘리면서 생보사 파이를 뺏어오고 있고 수입보험료도 최근 역전됐다. 2016년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119조원이었고 지난해에는 120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는 75조원에서 104조원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결국 생보사(25조0985억원) 수입보험료를 손보사(25조7717조원)가 추월했다. 신계약수에서도 생보사는 손보사에 뒤지고 있다. 지난해 생보사 신계약건수는 1396만건이지만 손보사는 5818만건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대세 판매채널이 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상품도 생보보다는 손보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중대형 GA의 신계약 건수는 총 1485만건으로 이중 손보 상품 비중이 1329만건에 달했다. GA업계 관계자는 “손보 상품은 생보 상품에 비해 비교적 상품구조가 간단하고 표준화된 상품이 많은 편”이라며 “또 손보사들도 장기 보장성보험을 취급하고 있다보니 설계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손보사 상품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 “생손보 영역, 이미 無의미해” 주장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보사들은 손보 자회사를 통해 상품 취급이 가능하길 원하고 있다. 반면 손보사들은 사실상 생·손보 영역의 구분이 없어져 보험생태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이미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하는 GA가 판매채널을 쥐락 펴락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내가 가입하는 상품이 어떤 보험사 것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로) 크게 혼란에 빠질 일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미 보험업계에서 생·손보 영역 구분이 무의미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은 이미 생·손보사가 같은 시장을 영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고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되며 다른 상품들도 이런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다”며 “이미 생·손보 영역 파괴는 시작됐고 장기적으로는 이런 규제들이 모두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 생·손보 시장이 나름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과열될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특정 상품이나 영역에서 경쟁이 불붙으면 굉장히 과열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이런 경쟁이 과열됐을 때의 파급 효과 등 분석된 자료가 없는 상태라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0.06 07:05

3분 소요
네이버·카카오의 보험 야심작...어떤게 더 좋을까? [보험톡톡]

보험

‘IT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나란히 보험 관련 서비스를 내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서비스 이름은 각각 ‘보험통합조회’(네이버파이낸셜)와 ‘내 보험 리포트’(카카오페이)다. 서비스 이름은 상이하지만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보험정보를 비교 분석한다는 점에서 제공 컨텐츠는 유사한 편이다. ‘내 보험’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서비스가 더 유용하게 활용될까. ━ 내 보험 데이터 기준, 알짜정보 ‘수두룩’ 기본적으로 양사 서비스 모두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보험 가입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통합조회는 국내 41개 보험사의 마이데이터 API를 모두 연동해 대부분의 국내 보험자산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입한 보험 클릭시 보장내용, 보험료 납부내역, 앞으로 내야하는 총 보험료 등의 정보도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리포트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결된 36개 보험사의 가입 정보를 불러와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입보험 내역, 보장내용, 보험료 정보 등을 제공한다. ‘내보험찾아줌’이나 다른 핀테크 업체 앱에서도 내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할 수는 있다. 다만 ‘내보험찾아줌’의 경우 단순 가입 내역 리스트만 확인할 수 있고 토스의 경우 신용정보원에 가입해야 가입 보험을 볼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보다 상세하게 이용자 보험가입 내역을 제공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내 보험 리포트와 관련해 “기존 서비스들이 단순히 ‘보험료’나 ‘보장내용’에 대해서만 분석을 해줬다면, ‘내 보험 리포트’는 해당 보험상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데이터들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사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이 보험가입 내역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통합조회에서는 이용자가 암보험과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암보험 상품과 관련해서는 ‘보험계약대출 이용방법’, ‘정기보험과 종신보험 차이점’, ‘고액암, 소액암 진단비 차이’ 등을, 실손보험과 관련해서는 ‘중복가입 필요없는 이유’, ‘입원비 특약에서 제일 중요한 점’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또 가입 보험들의 다양한 보장들을 종류별로 구분해주고 중복 보장이 있다면 알려준다. 예컨데 실손보험에서 중복 보장되는 내용이 있다면 보험료를 이중 부담하지 않도록 ‘개인실손 중지제도’를 고지해주는 식이다. 카카오페이 내 보험 리포트 역시 이용자가 가입한 보험을 기준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가입자가 암보험에 가입했으면 ‘암 종류별 치료비용’이나 ‘적절한 암진단비 설정 방법’ 등을 볼 수 있다. 또 연금보험 가입자들을 위한 ‘연금 세제혜택 받기’,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위해 ‘특약 설정 꿀팁’ 등을 제공한다. 특히 내 보험 리포트에서는 내 또래가 어떤 보험에 많이 가입했는지 볼 수 있다. 내 또래들의 평균 암 진단비와 나의 진단비를 비교해보거나 또래들의 월 보험료 수준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 서비스에 대해 나의 위험 대비가 어떤 수준에 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또래의 범위가 너무 넓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이용자가 40세라면 또래의 범위는 40~49세로 40대 전체를 보여준다. 40세가 49세를 내 또래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20세와 직장에 들어간 29세도 또래로 보기는 어렵다. 카카오페이 측은 “또래의 범위는 컨텐츠마다 다를 수 있지만 20대, 30대, 40대 등 10년 단위로 구분해놨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의 정보만을 활용해 ‘내 보험 리포트’를 제공 중이다. 향후 가입자가 더 늘어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면 또래 비교 범위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정보조회 특화’·카카오 ‘일상보험 추천’ 이밖에 네이버파이낸셜 보험통합조회에서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시민안전보험 등을 보여준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주행 거리에 따른 마일리지 할인을 예측해주고 통합 차량 관리 서비스인 ‘네이버 마이카’와 연결도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내 보험 리포트에서는 ‘나의 일상과 함께하는 필수보험 알아보기’ 카테고리에서 직접 보험상품을 추천 받고 가입도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KP보험서비스라는 보험대리점을 설립해 이 회사를 통해 타 보험사 상품 제휴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상, 재테크, 암, 운전자, 치아, 정기라는 6가지 키워드가 있다. 예컨대 ‘일상’ 카테고리에서는 하루만 차량보험에 가입하는 원데이자동차보험,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어른살이보험, 우리집 재산을 지키는 집보험 등이 소개된다. 이용자가 내 가입보험과 관련된 정보를 보고 싶다면 ‘보험통합조회’나 ‘내 보험 리포트’ 중 어떤 것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앞으로 납부해야 할 보험료 총액 정보나 더 자세한 보장기간 등을 알고싶다면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통합조회를, 내 또래들의 보험가입 트렌드나 내게 더 필요한 보험상품을 추천받고 싶다면 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리포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통합조회는 지난 6월 말 출시됐고 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리포트는 지난 18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돼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다. 양사 마이데이터 가입자가 더 늘어나야 보다 양질의 개인 맞춤형 정보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통합조회는 ‘네이버페이 내자산 탭’에서, 내 보험 리포트는 ‘카카오페이 내자산 탭’에서 이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어렵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네이버나 카카오가 보험을 다룬다면 이용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보험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보험 가입자나 혹은 보험 가입수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두 서비스 모두 한 번쯤 이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7.21 16:16

4분 소요
10년간 생보사 12곳 실손 판매 중단…남은 5곳 “포기 못한다” 왜?

보험

최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며 보험사들이 적자에 시름하는 가운데, 내년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회사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최근 3~4년간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가 속출한 가운데 향후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특히 손해보험사에 비해 가입건수가 적은 생명보험사에서 실손보험 판매 중지가 나올지 업계에서는 주목한다. 생보사 중 여전히 실손보험 신규 가입자를 받고 있는 회사는 5곳(삼성·한화·교보·NH농협·흥국)으로 이들은 당국과 영업채널의 눈치 등 여러가지 이유로 실손보험 판매를 놓지 못한 상황이다. ━ 실손 ‘판매 포기’ 보험사 속출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4세대 실손보험(올 7월 출시)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생보사 5곳과 손보사 10곳 등을 합쳐 총 15곳이다. 현재의 상품 구성과 유사한 실손보험은 90년대 후반 등장했다. 먼저 손보사들이 주력으로 실손보험을 집중 판매했고 가입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보험업법이 개정돼 생보사들도 실손보험 판매가 가능해지자 2000년대 중반부터 영업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실손보험 손해율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며 보험사도 점차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실손보험의 적정 손해율 수준은 80%다. 결국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주요 손보사들은 대부분 실손보험 판매를 유지했지만 외국계 중소 손보사(에이스·AIG·악사)들이 먼저 시장을 떠났다. 이후 생보사들도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2012년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 2013년 AIA생명, 2019년 DB생명, 2020년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2021년 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ABL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판매를 중단한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ABL생명은 2018년 대비 2019년 손해율이 급등했다. 3곳의 2018년 실손보험 손해율은 각각 82.3%, 84.4%, 62.7%였지만 2019년 95.7%, 100.3%, 84.3%로 증가했다. 내부적으로 치솟는 손해율을 두고 고민하던 중 결국 올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단, 이 회사들의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4세대 실손 전환은 가능하다. ━ “실손 판매 못 놓는다” 이유는? 실손보험 신규 판매를 유지 중인 남은 생보사 5곳은 내년에도 판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들 생보사들의 브랜드력을 감안하면 실손보험 판매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한화, 교보 같은 대형사는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대형사들의 실손보험 판매 중단을 눈감아주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형사들도 현재로서는 실손보험 중단 계획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NH농협생명은 전국 농협지점에서 주로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주 고객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차원에서 실손보험 판매를 놓기 어렵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실손보험 판매는 고객들에게 일종의 복지 차원인 부분이 있다”며 "위험율을 잘 관리하면서 상품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흥국생명 역시 실손보험 판매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취급하는 상품건수가 많지 않아 손해율 관리가 비교적 잘된 편”이라며 “영업채널에서 실손보험 판매를 원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5곳 생보사 모두 실손보험 손해율은 100% 아래를 유지 중이다. 대부분 손해율이 100%를 넘어선 손보사들에 비해 여유가 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삼성생명이 86.1→84.6%로, NH농협생명은 100.1%→94.2%로, 흥국생명은 86%→85.3%로 줄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손해율이 증가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손해율은 한화생명이 84.4%→85.4%로, 교보생명은 90.7%→90.9%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생보사들이 가입 나이를 낮추고 가입 문턱을 다소 높이는 등 개선 절차를 시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재 개인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900만명 수준으로 이중 계약건 80%는 손보사 점유다. 생보사들은 상대적으로 유지 계약건수가 적어, 손보사보다 적자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 영업채널 때문에 실손보험 판매를 놓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여전히 실손보험은 영업 현장에서 미끼상품으로 많이 활용된다. 실손보험 문의가 많다보니 설계사들이 이를 활용해 다른 건강, 종신보험 판매를 권유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장 실손보험 판매를 놓으면 영업채널에서 강한 항의가 들어올 것”이라며 “실손보험 판매 자체의 수입은 크지 않지만 다른 이점이 있어 판매를 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에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율을 평균 20% 올려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당국은 15% 수준으로 조정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금융당국이 제시한 인상률을 적용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율은 15% 이하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2.28 19:00

4분 소요
5가지 문답으로 풀어본 종신보험 집중탐구 [전문가에게 듣는 종신보험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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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민복기 한국가계재무연구소 소장(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 박광수 동의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이로운 이로운보험검증연구소 소장, 홍승희 리툴코리아 이사(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신보험의 현명한 가입법 및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1. 오래 사는데…죽어야 받는 종신보험 유용할까 총 1000번의 게임 중 999번은 이기고, 딱 1번만 지게 설계된 게임이 있다고 치자. 999번 이길 때는 각 1달러씩 받고, 1번 지게 되면 1만 달러를 내야 한다. 그렇다면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할까.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종신보험의 맥락도 이와 같다”며 “승률 99%의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승률이 아니라 기대값을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단 한번의 패배로 999번의 승리보다 많은 금액을 잃을 수 있어서다. 종신보험의 납입기간, 즉 매월 보험료를 낼 때는 가입하지 않는 것이 절약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망이라는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치면 상황은 반전된다. 혹여 그 위험이 게임의 종반부가 아닌, 초기에 찾아올 경우 더 치명적인 충격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수시대라고 해도 죽음은 언젠가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확률 100%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민복기 한국가계재무연구소 소장은 “사망 이후 경제적 손실을 보장하는 것이 종신보험의 핵심이라면, 과연 본인이 유고시 가족에게 미치는 재무손실에 대한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를 생각해보고 그 위험관리 차원에서 종신보험의 가입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에도 종신보험의 보장은 돋보인다. 이로운 이로운보험검증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1급 전염병으로 사망 시 종신보험은 재해사망 보장을 적용해준다. 일반사망금보다 통상 2배 등 훨씬 높은 보험금이 지급된다”며 “이는 일반사망만 적용되는 손해보험사 상품과 달리 생보사의 종신보험에만 있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2. 부양가족 없는 ‘싱글’도 종신보험 필요할까 종신보험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어린 자녀가 있거나 결혼 후 막 가정을 이루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대표적으로 추천되는 상품이다. 하지만 미혼이나 고령 독신자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를테면 미혼인 사람이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장례비로 활용한다든지, 견주 사망 후 혼자남겨진 반려견을 보살피는 비용으로도 남겨줄 수 있다. 김동엽 상무는 “비혼주의자나 조기 은퇴를 꿈꾸는 싱글족은 노후를 위해 저축을 많이 하지만 다치거나 아프면 이것이 불가능해진다. 주변에 가족도 없는 상황이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때는 순수 종신보험보다는 사망 전 80% 정도의 목돈이 나와서 생활비를 보전을 해주는 선지급형 종신보험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후를 위한 용도로 종신보험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늘었다. 장수인구가 늘면서 고령부부 중 한명이 사망했을 때 사망보험금을 생활비로 활용하는 식이다. 김 상무는 “종신보험 가입자가 80~90세에 사망해 사망보험금이 나오면 이를 배우자가 연금 등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 보장금액, 얼마나 크게 할까 종신보험 중도해지율이 높은 이유는 다른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고액인 이유도 있다. 생활비 부담에 중도해지를 하는 가입자가 많다. MZ세대들의 경우 아예 ‘가성비 종신보험’이 없냐고 보험사에 문의한다. 박광수 동의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자신의 경제상황에 맞는 보험료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소득직종인 의사나 변호사는 종신보험 가입금액을 매우 높게 설정하고 월 보험료 몇백만원을 납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본인 사망 후에도 지금의 소득 수준을 가족들이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몇백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기 어렵다. 그럴 때는 본인 사망 후에도 가족들의 생계에 영향이 없는 수준의 사망보험금을 설정하고 본인 소득 수준에 맞춰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보장기간이나 보장 내용에도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민복기 소장은 “소득활동 기간에 가장 치명적 위험은 사망이고, 자녀의 경제 독립 이후에는 은퇴 이후 생계가 현실적인 위험이다”며 “생애주기별 위험을 이원화해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가정의 주 소득원에 대한 보장이 5000만원 수준이라면, 유고 시 남아있는 가족들의 생계나 자녀들의 교육이나 결혼자금 지원 규모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사망보장은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을 활용해 가장의 소득기간 보장에 초점을 맞추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4. 종신보험, 연금전환 기능 활용해도 될까 최근 출시되는 종신보험은 연금 전환 기능을 갖춘 상품이 많다. 소득 활동 기간에는 사망을 보장하고, 은퇴 시 연금으로 전환시켜 노후 대비도 가능한 구조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금전환에 있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애초 연금 목적을 위해 가입한다면, 종신보험을 통한 전환보다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해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사망 보장과 관련된 위험은 줄어들어 사망보험료가 낮아진다. 반면 연금 지급시기는 계속 늘어나 연금보험료는 높아지게 된다. 민복기 소장은 “연금 전환은 그동안 납부한 종신(사망)보험료의 적립금이 아니라, 해당 상품 해지환급금을 활용하는 식”이라며 “이 환급금으로 향후에 받을 연금을 사는 셈이지만 사망보험료가 점점 낮아져 해지환급금도 충분히 않은 경우가 많다. 실질적인 연금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5. 환급금은 어떻게 살펴볼까 종신보험은 장기간 납입하고 유지해야하는 상품으로 중도에 라이프 이벤트 발생 시 비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환급률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급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민복기 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납부한 것을 돌려받는 환급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강하다”며 “하지만 보장성 보험은 비용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보장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환급률이 얼마냐를 따지다가 자칫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특약 가입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광수 교수는 “종신보험에 암보험 등 다양한 특약을 구성해 판매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특약이 들어가면 보험료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다양한 건강관련 특약을 두루 활용하면 좋겠지만, 우선 가장 중요한 사망보장의 보험료를 알아보고, 집안 병력이나 재무 여력에 따라 필요한 특약을 붙여나가는 방식을 추천했다. ━ 종신보험, 이렇게 활용하세요 1. 상속재원, 미리 마련 상속재산이 대부분 부동산일 경우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때는 미리 상속세 부담액만큼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나 자녀를 계약자로 하고 피보험자를 피상속인으로 둬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해당 보험금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서 제외돼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은 물론 절세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이때 반드시 배우자나 자녀의 소득으로 종신보험에 가입해야만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고 전액을 상속세 납부재원에 사용할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가 보험료를 불입할 수 있는 자금출처, 즉 배우자나 자녀의 소득증빙이 있어야 한다. 2. 알아두면 편한 ‘종신보험 신탁’ 비혼주의자가 종신보험을 자신의 사망 후 장례비용으로 활용하는 케이스도 있다. 사망보장금액을 3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설정하고 신탁을 맡긴다. 이후 내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장례비용으로 활용된다. 이혼한 사람이나 아내, 부모님 등 가족에게 내 장례비용 부담을 주기 싫은 사람에게도 이 방식은 유용하다. 또 반려견주도 종신보험을 신탁하면 사망 후 사망보험금을 반려견 보살핌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동업자 사망 대비 공동창업자 2명이 각각 5억원씩 출자를 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중 한명이 사망하면 남은 사람이 5억원의 빚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서로를 사망보험금 수급자로 하는 크로스 형태로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상대방이 갑자기 사망해도 빚 부담이 없어진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1.1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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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난 10년 효자는 '종신보험'…미래 10년 책임질 보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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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국내 생명보험산업의 개인보험(종신·건강·연금·변액) 상품 비중은 종신보험과 건강보험이 확대되고 연금보험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이 새로 도입되는 회계기준 등의 이유로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같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저축보험인 연금보험 판매를 줄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종신보험은 상품 특성상 온라인판매가 어렵고 인구감소 등의 요인으로 판매비중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으로는 쉽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보험사들이 맞춤형 개인 건강보험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시 생보사의 상품 구성 중에서 종신보험, 건강보험, 연금보험, 변액보험 비중은 각각 26.4%, 17.6%, 26.2%, 29.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비중은 각각 34.5%, 22.4%, 19.7%, 23.4%로 종신보험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연금보험이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 지난 10년 동안 종신·건강보험 ↑ 연금보험 ↓ 종신보험·건강보험 강세와 연금보험 약세는 2015년 이후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보사들이 2023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제도 대응을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축보험 상품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저축보험료를 만기 때 돌려줘야 한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돌려줘야 할 저축보험료는 모두 부채로 인식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 암이나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생보사들이 점차 종신보험, 건강보험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익성 측면에서도 고액의 보험료를 수령하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보험사에는 유리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제도 하에서 종신보험 및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이 수익성 및 자본관리에 유리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보장성보험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생보사별로 보장성보험 집중도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대형사는 대부분 종신보험만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두 상품 모두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는 편이 많았다. 이중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고가이며 보장내용이 복잡해 주로 설계사를 중심으로 판매된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대규모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사 및 국내 중소형사에 의해 선호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건강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장구조가 이해하기 쉬워 TM(텔레마케팅) 또는 홈쇼핑,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가 집중하기에 적합하다고 보험연구원은 밝혔다. 건강보험 또는 변액보험 등 한 종목의 집중도를 높이는 보험사들도 발견됐다. 예컨데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년간 변액보험 비중을 크게 확대하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생보사들이 개인보험시장의 저성장 국면 및 제도 변화에 대응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명보험 중 개인보험은 2016년에서 2019년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등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향후에도 개인보험 저성장 국면이 이어져 보험사들이 상품전략 차별화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종신보험은 판매특성상 향후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보험사들이 비중을 확대한 종신보험은 온라인 판매가 어렵고 저연령 인구 감소, 혼인 감소 등에 따라 수요 확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들이 종신보험보다 건강보험, 변액보험, 연금보험을 더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온라인채널 성장에 따라 약관이 복잡하고 설계사의 상품 설계가 필요한 보험보다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파악할 수 있는 간편보험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증시나 연금펀드 등 투자에 눈을 뜬 MZ세대들은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에도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연계한 건강보험은 이미 대부분의 보험사가 개발 중이고 또 곧 출시될 것"이라며 "종신보험이 지난 10년을 지배했지만 향후 10년은 개인 맞춤형 건강보험, 투자형 변액보험 등 MZ세대 입맛에 맞는 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0.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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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가입자 절반가량은 가입 2년 이내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와 보험설계사의 무리한 영업행태 속 보험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종신보험은 지난 수년간 금융민원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 2년 유지율, '최고' 푸르덴셜생명 79.6%, '최저' 삼성생명 50.8% 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4곳의 종신보험 평균 유지율은 13회차가 81%, 25회차가 58.6%를 기록했다.지난해 종신보험의 13회차(80.9%), 25회차(59.7%) 평균 유지율보다 더 떨어졌다. 국내 생명보험 전체 상품의 25회차 평균 유지율(66.7%)과 비교해봐도 종신보험이 약 8.1%포인트 낮았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최초 체결된 보험계약이 일정기간 경과 후에도 유지되는 비율이다. 예컨대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최초 보험 계약 후 2년이 지난 시점까지 보험금을 계속 납입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종신보험 가입자 10명 중 2명은 가입 1년 이내, 4~5명은 2년 이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생보사별 25회차 종신보험 유지율은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이 50.8%, 한화생명이 56%, 교보생명이 58.7%로 업계 평균 58.6%와 비슷하거나 낮았다. 이들 빅3의 올 1월부터 7월까지 종신보험 신계약건 수는 33만7717건으로, 업계 전체 판매건수(71만7768건)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음에도, 유지율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별 유지율에도 격차가 상당했다. 올 상반기까지 월 평균 1000건 이상 신계약을 유치한 생보사 중에서 푸르덴셜생명(79.6%)의 25회차 유지율이 가장 높았고, 삼성생명(50.8%)이 가장 낮았다. 무려 30%p 가까운 격차다. 푸르덴셜생명 가입자 10명 중 8명은 2년 이상 종신보험을 유지했고,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가입자는 10명 중 5명만 2년 이상 유지한 셈이다. 고객 민원도 증가세다. 민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생보사 종신보험 관련 민원건수는 2019년 8018건, 지난해 9488건을 기록했다. 올 1~8월까지 종신보험 민원건수는 6038건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준, 종신보험 민원건수가 1000건을 넘은 곳은 KDB생명(1028건)과 한화생명(1028건) 두 곳이었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을 살펴보면 보험 민원이 58.8%를 차지하며 은행(13.8%), 금융투자(10.8%), 중소서민(16.6%)을 압도했다. 또한 올 상반기 생명보험 접수 민원건수는 9449건을 기록했다. 올 1~8월 종신보험 민원건수가 약 6000건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생명보험 민원 절반 이상은 종신보험으로 추정된다. ━ 돈 되는 종신보험, 보험사·금융당국 단속 '손 놨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 본질에 가장 부합되는 상품으로 꼽힌다. 주로 40대 이후의 가장들이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를 대비,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 2000년대 초기, 종신보험 25회차 평균 유지율은 70~80% 수준을 기록했다. 90년대 초~2000년대 초까지는 '노후대비=종신보험'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시기였다. 생보사들도 이때 고액 보험료를 수령할 수 있는 종신보험을 대거 판매하며 회사 실적을 높였다. 가입자들도 미래를 생각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했다. 하지만 설계사들이 영업현장에서 종신보험을 '연금 지급이 가능한 저축성보험'처럼 설명하면서 고객 민원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종신보험은 사망시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장성보험이다. 만기시 낸 보험료를 돌려주는 저축성보험과 달리 보장성보험은 만기에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 많다. 보험사들은 주 수익원인 종신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연금전환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고 설계사들은 영업현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이를 저축성 상품처럼 오인하도록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수십만원의 월 보험료를 납부하는 고액상품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이때 설계사들은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처럼 설명하며 마치 원금을 보장해줄 것처럼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말했다. 2010년대 이후 종신보험 고객 분쟁이 크게 증가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종신보험은 보험사나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개 위험보험료, 비용 및 수수료 등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20% 안팎을 사업비로 적립한다. 이에 가입자가 평균 10년 정도 보험료를 납입해야 적립금(해지환급금)이 납입한 원금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비에 대한 이해 차이도 가입자와 보험사간 민원이 증가한 요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보험사들은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관련,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종신보험이 생보사 주 수익원 상품이다보니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행태를 특별히 단속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아예 변형된 종신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생보사들은 가입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사망보험금이 증가하는 체증형 종신보험을 내놨으며, 장기 가입에 부담을 느끼는 가입자들을 위해 단기형 종신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중 체증형 종신보험은 지난 8월 금감원이 "충분한 설명없이 가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융당국이 간혹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있지만 이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설계사와 해당 보험사 및 법인보험대리점(GA)에 더욱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 의원은 "고객의 필요성 충족보다 가입 유치에만 치중한 관행이 소비자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의심 설계사 점검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10.22 06:00

4분 소요
[헬스케어서비스 선도하는 메트라이프생명] 몸 건강 넘어 마음 건강까지 관리

헬스케어

차별화된 헬스케어서비스 제공…우울증·불면증·공황장애 상담 서비스도 고령화. 우리나라 인구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단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나타나고 있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738만여 명이다. 전체 인구 중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령화 현상은 한국뿐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맞춰 헬스케어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다이이치생명은 헬스케어서비스 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인슈어테크(InsurTech)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했다.헬스케어서비스는 말 그대로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각종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병이 의심되는 증상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건강검진 예약을 해주고, 병에 걸렸을 때에는 적절한 치료 방법에 맞는 병원과 전문의도 안내한다. 병원 예약은 물론 의료 전문가가 병원에 동행해 복잡한 행정 절차를 안내해 주고 의사의 설명을 알기 쉽게 얘기주기도 한다. 치료 후에는 건강 회복에 필요한 요양시설 안내와 간병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 아플 때만 받는 서비스는 오해 대부분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 그러나 이 중에서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기에는 지식적인 한계가 있다. 때문에 헬스케어서비스를 활용하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료인들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고, 환자들은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이런 헬스케어서비스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헬스케어서비스는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일정 금액 이상 가입하거나, 보험 특약조건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헬스케어서비스 이용 고객이 늘면서 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부 생명보험사 중심으로 시작한 헬스케어서비스는 현재 메트라이프생명·교보생명·삼성생명 등을 포함 25개 이상의 보험사가 운영하고 있다.과거 보험사들은 질병 치료비 목적의 보험금을 제공했지만, 지금은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지원, 질병 치료, 건강 회복·증진 등 고객의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지원해주고 있다. GC녹십자헬스케어 관계자는 “유전자검사, 면역세포치료 등 차세대 진단·치료법은 물론 디지털 기술 등이 헬스케어서 비스에 접목되면 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며 “회사마다 헬스케어서비스의 내용과 혜택이 다른 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올바르게 선택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아쉽게도 많은 고객이 여전히 헬스케어서비스를 아플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생각한다. 실상은 다르다. 헬스케어서비스는 고객이 건강한 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건강한 식사를 위해 전문 영양사와 1:1 상담을 하거나, 운동관리사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절한 운동 방법과 주의해야 할 동작을 습득하게 하는 등 평상시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전문 영양사·운동관리사의 도움 받아 그러나 모든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 혜택이 동일하지는 않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글로벌 보험사답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와 다르게 ‘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살펴준다. 의료 상담은 물론 전용 콜센터를 통해 성인을 위한 직장·가정 스트레스 고민상담, 아이를 위한 심리상담, 양육법도 조언해준다. 성장기 청소년을 위한 진로 적성 상담부터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 각종 심리 질환 상담 서비스도 가능하다. 여기에 두 개 이상의 보험 가입 등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직계가족·배우자까지 확대해서 받을 수 있다. 헬스케어서비스는 보험상품마다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와 서비스 기간이 다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 39가지의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중 12가지는 메트라이프생명에서만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대표적으로 건강할 때 질병 예방 목적의 혜택으로 미래 질병 발생을 대비할 수 있는 면역세포 보관 서비스, 질병 관련 유전 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암 또는 질병에 대한 면역 기능 및 저항력을 확인할 수 있는 면역세포 활성도 검사가 있다. 또 치료 후 회복기에는 암 치료경과 관찰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영상 진단 방법인 PET-CT 검사,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내용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건강관리프로그램 등이 있다.대부분의 회사는 3~5년 정도만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정작 필요할 때에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메트라이프생명은 고객이 가입한 보험보장 기간 동안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언제라도 필요할 때 혜택을 누릴 수 있다.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무)메트라이프 간편가입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시니어에 특화된 헬스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고령자나 과거 병력자 또는 현재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받고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메트라이트생명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할 때 헬스케어서비스 가입 조건이 되는지,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받는 보험료와 받지 못하는 보험료 금액이 큰 차이가 없다면 헬스케어서비스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보험상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메트라이프생명 헬스케어서비스 뭐가 다른가 - 간호사가 가족 대신 직접 병원에 동행 지난 2005년부터 헬스케어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메트라이프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다르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상시 건강관리는 물론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와 간병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할인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물론 건강할 때에도, 그리고 치료 후 회복기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어 최상의 헬스케어서비스가 가능하다. 다음은 메트라이프생명 헬스케어서비스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진료예약 서비스: 몸이 아프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기가 어려운 경우, 어디에 진료 예약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진료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진료예약 서비스는 주요 대형병원과의 진료협력시스템을 통해 진료예약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헬스케어서비스 전용콜센터에 문의하면 본인 질환에 맞는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안내해준다. 특히 진료 일정을 잡을 때 대형병원과의 진료협력으로 의료진의 스케줄까지 확인해 원활한 진료와 검사 예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약 완료 후에는 진료 당일 병원까지 찾아가는 방법, 필요한 준비 서류 등도 상세하게 안내해준다. 진료 후에도 해당 질환별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전문의료진의 안부 전화도 마련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간호사 병원 동행 서비스: 대형병원에서는 긴 대기 시간 등으로 불편함을 더러 겪는다. 환자들은 아픈 몸으로 진료과와 수납처 등을 오가며 접수·진료·수납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진료 후 의사의 설명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의료지식을 갖춘 간호사가 동행하는 것이다. 대형병원 또는 상급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전문 간호사가 동행해 복잡한 행정절차 대행은 물론 해당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안내하고, 진료 후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질병 교육 자료를 제공한다.건강상담 서비스: 평소 이상증상을 느끼거나, 병원 진료 후 질병이나 관리방법 등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경우가 있다. 특히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의료지식을 갖춘 전문 상담사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럴 때 건강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건강상담 서비스란, 13개 진료 과목별 전문의와 대학병원에서 임상경력이 5년 이상인 간호사, 영양사, 심리상담사, 건강운동관리사로 구성된 전문의료진이 전용 콜센터를 통해 질병, 운동방법, 식단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1:1 건강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더불어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건강검진예약 서비스: 국가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으로는 부족하거나 추가적인 검진을 받길 원하면 본인이 병원이나 검진센터에 전화해 예약, 검사항목을 알아봐야 한다.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국 100여 개의 종합병원과 전문검진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본인의 집 또는 회사와 가까운 건강검진 센터에 예약해 준다. ━ 헬스케어서비스 도움 받아 건강 되찾은 3인 “고객에게 권하던 서비스 덕을 저도 봤죠” - 메트라이프생명 NICE지점 이경우 FSR이경우 메트라이프생명 FSR(Finance Service Representative)은 지난 2007년부터 재무설계사를 시작한 12년차 보험 전문가다. 보험전문가로 일하던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바로 암 선고다. 그는 몇 일 동안 속이 좋지 않아 배탈로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통증이 심해져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암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사의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정말 예고 없이 찾아온 암 진단은 믿을 수 없었다”며 “그동안 고객들이 아프면 함께 병원에 동행하고 안심시켜 드리곤 했지만 막상 내가 환자가 되니 치료하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다”고 말했다. 암 선고를 받긴 했지만 이씨는 헬스케어서비스 덕분에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 그는 “병원 선택부터 예약, 수술 일정 확정 등은 물론 내 질병에 대한 1대 1전문가 상담 등을 받았는데 암에 좋은 식사나 운동방법까지 알려줬다”며 “그동안 고객에게 설명했던 헬스케어서비스를 내가 직접 받게 되니 헬스케어서비스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을 잘 끝내고 항암 치료 중이다.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상으로 돌아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헬스케어서비스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보험의 의미를 고객들에게 더욱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씨는 “헬스케어서비스는 가족만큼이나 내 주치의가 되어주고, 환자가 온전히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막상 아파 보니 꼭 필요한 서비스더군요” - 박혜선(가명) 고객“윗옷을 갈아입는데 가슴 쪽에 좀 뭉치는 느낌이 있어 살펴보니 몽우리가 만져졌어요. 깜짝 놀라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어요. 주말이기도 했고 바로 어디 병원으로 가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불안한 마음으로 월요일까지 기다렸다가 바로 검사를 받았어요. 며칠 후 ‘유방암’이라는 통보를 듣고는 털썩 주저 앉았어요.” 누구나 그러듯이 박씨에게도 암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이었다. 세 명 중에 한 명이 암 환자라고는 하지만 내가 암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무척 힘겹고 어려운 일이다. 박씨는 “주변에 비슷한 경험자도 없어서 알아볼 길이 막막했다면서”면서 “때마침 보험설계사로부터 헬스케어서비스를 이용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박씨는 헬스케어서비스가 생소했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비스를 이용하자마자 전문의료진을 연결해주고 박씨가 가지고 있는 유방암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시켜줬다.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입원했다. 방사선 치료와 8차례에 걸친 항암치료 등 1년 반이 넘는 긴 투병 기간 동안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꿋꿋하게 잘 이겨냈다. 현재 남은 치료를 진행 중인 그녀는 암을 겪은 환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회복한 상태다. 박씨는 “보험 덕분에 헬스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고, 아파 보니 정말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불안감 떨치고 치료에만 전념했어요” - 강인한(가명) 고객“건강검진을 받으라는데 평소 같으면 바빠서 그냥 넘겼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검진을 받았는데 위내시경을 하면서 조직검사를 했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한번 내원을 하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느낌이 좋지 않았죠.” 그는 건강검진 후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 위염을 방치하다가 위궤양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위암까지 발병한 것은 아니었지만 위궤양과 조기위암은 구별이 힘들어 더 정밀한 검진이 필요했다. 강씨는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구요. 그때 큰 힘이 됐던 게 헬스케어서비스에요”라고 말했다. 강씨의 보험설계사는 그에게 이 서비스가 병원도 연결해주고 보험금과 진단금 수령 절차도 잘 안내해줄 거라고 안심을 시켜줬다. 그러나 그는 내심 불안했다. 그 불안감은 얼마 가지 못해 금방 떨쳐버릴 수 있었다. 헬스케어서비스를 통해 병원 예약부터 검사를 해결했고, 담당 주치의도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강씨는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강씨는 “치료비에 대한 보험금도 중요하지만 헬스케어서비스 같은 치료와 회복에 대한 실질적인 보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12.09 17:20

8분 소요
보험도 財테크다 ②…저축성 보험으론 저축 어렵다?

산업 일반

일러스트: 김희룡(aseokim@joongang.co.kr) 1. 나에게 맞는 보험 선택법 2. 보험 뒤집어 보기 3. 처녀·총각을 위한 보험 가이드 4.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험 가이드 5. 노후 대비 위한 보험 가이드 6. 불경기, 보험 구조조정법 7. 변액유니버설보험 활용법 사람들은 쉽게 보험에 가입하고, 후회하고, 손해 보면서 해약하고, 또 가입한다. 보험에 대한 오해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된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면 어떨까. 종신보험은 최고의 보장성 보험인가. 아니다. 종신보험은 보장 기능과 함께 저축 기능이 강한 상품이다. 사망 원인을 따지지 않고, 보장기간이 종신이라는 측면에서 종신보험은 훌륭한 보장성 보험이다. 그러나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지난 뒤 납입보험료 이상의 해약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저축과 보장을 겸한 상품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종신보험이 가진 저축 기능은 더 강해질 것이다. 이 저축 기능 때문에 종신보험은 소멸성인 정기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다. 만약 일정기간 순수한 보장만 원한다면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이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종신보험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아니다. 물론 연금전환특약에 가입하면 종신보험의 해약 환급금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으로 전환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을 보면 노후를 준비하기에는 너무 적은 금액이다. 종신보험의 연금전환특약은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지 실제로 노후에 크게 도움이 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외는 있지만 저축도 되고 보장도 되는 만족스러운 상품은 거의 없다. 변액유니버설은 2년만 내면 될까. 아니다. 물론 2년이 지난 뒤 일정기간 납입을 중지했다가 다시 납입하는 것은 가능하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유니버설 보험을 선택한다. 그러나 어떤 보험 상품이라도 단기간만 납입해 고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변액유니버설은 매우 훌륭한 상품이지만 10년 정도의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할 상품은 아니다. 보험은 해약하면 손해를 본다?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이다. 해약하게 되면 원금 대비 손실을 본다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해약하는 것이 이익인 경우도 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보험 상품도 끊임없이 진화·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 기존의 보험을 해약하고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경우가 있고, 중복 보장 등으로 이중 지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해약 환급금을 남은 납입기간에 투자하면 중복 보장을 받다가 원금을 찾는 경우보다 훨씬 나은 경우가 많다. 물론 해약하기 전에 상품의 종류, 가입 내용 등을 잘 검토해 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저축성 보험은 일석이조 상품인가. 그렇지 않다. 저축성 보험이란 만기에 해약 환급금이 납입 보험료의 합계보다 많은 상품이다. 얼핏 보면 보장도 받으면서 원금 손실도 없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3~5년짜리 저축보험의 해약 환급금은 원금 보장 수준이고 보험 기능도 상당히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을 통해 저축한다는 것은 보험의 세제 혜택(소득공제, 10년 이상 비과세)을 이용하는 측면과 장기 투자에서 오는 복리 효과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10년 이내의 보험상품이 저축으로서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 단기간 저축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금융상품이 낫고, 보장을 위해서라면 더 적은 돈으로 확실한 보험이 많다.

2005.02.14 00:00

3분 소요
“한건 가입으로 두 명 보장”

산업 일반

변액보험이 투자상품의 성격을 가미한 상품이라면 유니버셜보험은 자유로운 입출금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기존 국내 보험가입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보험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투자와 보험이 결합된 상품이다. 고객이 낸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이 좋으면 성과만큼 보험금을 더 주는 보험상품이다. 미국에서는 개인보험 시장점유율 면에서 전통형 종신보험이 25%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면, 변액보험의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다. 미국에서 변액보험이 인기를 끄는 배경은 낮은 금리와 높은 주가가 가장 큰 이유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도 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으며, 주식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어 변액보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적기인 것 같다. 변액보험 최저 보험금 보장 변액보험은 변액종신보험과 변액연금보험이 있다. 변액종신보험은 현재 교보·삼성·대한·신한·푸르덴셜·메트라이프생명 등이 판매하고 있다. 일반종신보험과 같이 정기특약이나 재해사망특약, 암이나 성인병에 대한 보장, 입원이나 수술에 대한 보장을 하는 특약 가입이 가능하다. 변액보험의 특징을 알아보자. 첫째, 최저 보험금을 보장한다. 변액종신보험은 계약 체결 시 약정된 기본사망보험금을 최저 사망보험금으로 보장한다. 변액연금은 보험계약을 연금지급 시까지 유지할 경우 납입한 보험료 원금을 최저 연금적립금으로 보장한다. 둘째, 운용 과정이 투명하다. 변액보험은 변액자금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펀드로 구성·운영되므로 자산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보험사가 파산해도 운용 실적에 따라 돈을 돌려받는다. 셋째, 펀드 변경이 가능하다. 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연 4회 이내에서 보험상품을 구성하는 펀드의 종류와 각 펀드별 투입비율을 조절할 수가 있다. 변액종신보험의 경우는 채권형과 혼합형 2개의 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변액연금보험은 펀드의 종류가 4개 전후가 보통이다. 변액보험이 저금리시대의 대안으로 적절한 보험상품이기는 하지만 결국 투자자의 책임을 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가입 당시에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보험회사의 자산 운용 능력이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 or.kr)를 방문하면 각 보험회사별로 변액상품에 대한 펀드운용수익률이 공시되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회사를 선택하면 된다. 변액보험과 더불어 주목해 볼 만한 상품은 유니버셜보험이다. 변액보험이 투자상품의 성격을 가미해 수익률을 겨냥한 상품이라면 유니버셜보험은 입출금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변액의 투자 성격과 유니버셜보험의 유연한 입출금 기능을 합쳐 만든 상품이 바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이다. 현재 메트라이프생명보험에서 판매하고 있다. 입출금 자유로운 유니버셜보험 비록 유니버셜보험은 아닐지라도 계약자의 편의를 위해 유니버셜의 기능을 일부 가미한 보험상품들도 있다. 교보생명 연금보험의 경우 계약 시 정한 월 납입보험료의 12배 이내에서 1년에 언제든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추가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으며, 해약환급금의 25% 이내에서는 자유롭게 중도인출을 할 수 있다. 월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정기적인 저축이 힘들거나 예비 자금을 늘 확보하고 있어야 할 자영업자들에게 노후 대비 상품으로 추천할 만한 상품이다. 변액보험과 더불어 최근 신문지상에 많이 소개되는 상품은 CI(Critical Illness)보험이다. CI보험은 치명적인 질병이나 중대한 수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치명적인 중병 상태가 되면 치료비 부담과 함께 정상적인 직업 유지가 힘들게 돼 생활비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CI보험은 암·심근경색·뇌졸중·말기신부전증 등의 진단 시나 장기이식수술, 관상동맥수술과 같은 중대한 수술 시에 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나머지는 사망 또는 1급장애에 지급하는 형태다. CI보험의 보장 내용은 주계약의 범위 내에서 결정되며, 주계약의 한도는 보통 2억원으로 설정돼 있다. 따라서 사망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CI보험의 정기특약을 이용하여 보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CI보험은 엄연히 종신보험의 변형이라는 것이다. 중대한 질병에 대한 보장만을 따로 강화해서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 종신보험을 통해 사망보장에 대한 충분한 보장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CI보험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CI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회사는 금호·동양·삼성생명·뉴욕·AIG생명 등이다. 변액보험이나 CI보험 이외에도 한 건의 보험 가입으로 2명이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종신보험은 피보험자 1인만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자나 자녀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특약을 이용해 가입할 수 있지만, 엄연히 특약이기 때문에 보장 기간이나 보장 내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에서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은 ‘다사랑종신보험’은 부부나 형제자매 등이 하나의 종신보험에 가입해 함께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선후사망보장형은 주계약 1억원으로 가입했을 때 두 사람의 피보험자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1급장애를 입었을 경우 사망보험금 1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피보험자가 사망하거나 1급장애를 입었을 경우 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맞벌이 부부 가정이 대부분인 경우 가정 내 경제적 비중은 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럴 경우 부부가 같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따로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보다 20% 정도 보험료가 저렴하다.

2003.09.06 00:00

4분 소요
“BC를 관리하라”

산업 일반

CEO가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그 가족의 생계는 보장된다. 그러나 BC보험에 들지 않으면 회사가 업무중단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IBM 직원들은 워크숍을 떠날 때 절대로 같은 팀이 한 비행기를 타는 법이 없다. 팀원 전체가 사고를 당할 경우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국 기업들 대부분이 단체로 이동할 경우 이런 분산탑승을 원칙으로 한다. 삼성그룹에선 팀원 중 누가 갑자기 퇴사해도 업무를 메울 수 있도록 평상시 직무대행 훈련을 철저하게 실시한다. 유사시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해 인력을 데이터처럼 백업해 놓는 것이다. 가령 냉동 물류 창고를 운영하는 회사의 전원이 갑자기 끊긴다면, 증권사 서버가 해킹을 당해 고객정보가 모두 유출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니면 지난 1월말 일어났던 초고속망 마비 상태가 1주일간 지속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더 이상 업무를 지속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신뢰를 잃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천재지변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업무는 중단되고 만다. 즉각적인 복구대책이 없다면 말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계속돼야 한다. 중단없는 업무를 뜻하는 ‘BC (Business Continuity)’는 이제 기업 리스크(위험) 관리의 키워드가 됐다. BC 관리가 안 돼 낭패를 본 기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2000년 9월 동원증권 전산실이 물에 잠겼다. 화근은 스프링클러. 화재방지를 위해 설치한 스프링클러가 되레 해가 된 것이다. 당시 동원증권은 4일간 거래를 중단해야 했다. 미국 E트레이드는 시스템 장애로 서비스가 5시간 동안 중단돼 주가가 22%나 떨어졌다. 아메리카온라인(AOL)도 전산 사고로 4시간 동안 서비스가 안 돼 8,000만달러를 손해봤다.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분야일수록 전산시스템의 중단은 치명적이다. 스타크래프트나 마이크로소프트 메신저 MSN의 온라인 시스템이 열흘 간 중단된다면 재기불능 사태가 올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은 테러나 전쟁 같은 대형 재난 사건으로 주요 정보기술(IT) 시스템이 파괴될 경우 40% 가량의 기업들이 5년내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경영연구소도 금융업의 경우 2일, 유통업은 3.3일, 제조업은 5일 안에 시스템 복구가 안 되면 그 중 25%는 즉시 파산하며 40%는 2년내 파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재지변, 테러, 화재, 컴퓨터 장애 등 업무를 중단시킬 수 있는 사고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재난은 금융사나 인터넷기업 등 24시간 업무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기업들에겐 절대절명의 위협이 된다. 해외 선진 금융기관들이 IT 시스템이 파괴됐을 경우에 대비한 백업센터를 가동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스토리지 업체인 EMC의 대표적인 재해복구 제품인 SRDF는 전세계 400개 은행에서 활용되고 있다. 2001년 9?1 테러 이후 기업들은 BC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세계무역센터(WTC) 빌딩 내 입주기업 모두 똑같은 피해를 본 건 아니다. 재해복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은 업무중단의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뉴욕은행의 경우 재해복구 시스템을 가동해 테러 직후 업무를 재개했다. 독일은행도 원격지의 백업센터를 이용해 바로 다음날 시스템을 다시 가동해 별 탈없이 업무를 유지했다. 금융권 중심으로 제조업체까지 확산 동원증권 침수사태 이후 국내에서도 BC 관리의 움직임이 있었다. 국민은행은 통합 전인 2001년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다. 계정 원장을 실시간으로 이중화해 재해시점의 최종거래 내역까지 완벽하게 복구한다. 주전산센터에서 강남구 도곡동 백업센터로 접속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비상시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다.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관리 담당자는 “테스트 결과 재해 발생시 백업센터의 재해복구 시스템 가동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됐다”며 “지금까지 국내 구축된 재해복구 시스템 중 가장 빠르다”고 소개했다. 신한은행도 계정계와 정보계를 이중화해 재해를 대비하고 있다. 현재 남대문 데이터센터를 일산으로 옮기고 남대문 본점의 전산센터를 백업센터로 쓰고 있다. 백업센터에 주센터와 동일한 시스템 환경을 구축해 2시간의 시차를 두고 전산처리 결과를 백업센터로 전송한다. 금융권에서 확산된 BC 바람은 제조업에도 불었다. 삼성SDI가 대표적인 케이스. 지난해 18억원을 들여 국내 제조업체들 중 처음으로 원거리 재해복구시스템(BRS)을 구축했다. 삼성SDI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해 국내 전 사업장의 업무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부산사업장 내에 주 전산센터를 두고 ERP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재해로 주 센터가 파괴되면 서울 본사는 물론 수원, 천안, 부산의 국내사업장 업무가 마비돼 막대한 경영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었다. 구미센터에 재해복구용 서버를 설치하고 부산의 주전산센터와 실시간 데이터 전송체계를 갖췄다. 삼성SDI 김종선 상무는 “BC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주 센터와 복구센터 간 거리는 최장 100km”라며 “삼성SDI의 양 센터간 거리는 150km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긴 안전거리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005년 상반기까지 중국, 독일, 멕시코 등 해외사업장의 ERP 시스템도 과천센터에서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과천센터와 구미센터간 상호복구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재해복구시스템을 완비한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백업센터뿐 아니라 비상 동력 시스템도 운영한다. 갑작스런 정전과 각종 천재지변에 대비해 자체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가트너그룹은 현재 미국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예산의 4% 정도를 BC 관리에 쓴다고 발표했다. 또 올해안에 미국 대기업들 가운데 50% 정도가 BC 인프라를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BC 관리의 덕을 톡톡히 본 기업들은 많다.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대형 소매금융회사인 뱅크원. 이 회사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0억달러가 넘는 자산과 2,5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테이프 백업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재해 발생시 1∼2일분의 데이터 손실과 5∼16일의 복구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미국 은행감독기관인 통화관리부(OCC)의 ‘24시간내 업무 재개 기준’ 발표 후 실시간 데이터 이중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재해 발생 후 24시간 안에 데이터 손실 없이 업무를 재가동할 수 있게 됐다. 포드자동차도 지난해 본사에 260TB(테라바이트, 1TB=1,000GB) 규모의 데이터를 보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개의 원격지 데이터센터의 실시간으로 이중 저장한 다음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그 결과 복구 시간을 단축하고, 6개월마다 실시하던 시스템 테스트를 매달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대형 통신회사인 MCI는 주 센터와 백업센터 간의 공중망이나 광통신망 대신 기존 인터넷망을 이용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주 센터와 백업센터 간의 거리가 700km나 되고 실시간 이중화되는 데이터 양이 80TB 정도나 돼 유선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활용한 것이다. 필립모리스는 무려 2만2,000개가 넘는 메일 서버를 운영한다. 장애 발생시 이를 피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거금을 주고 들여놓았다. 이들 기업들은 1년에 2∼4회 실행 연습까지 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BC관리는 몇몇 금융사를 제외하곤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EMC의 김경진 상무는 “우리나라는 IT산업의 발달 속도에 비해 재해복구 시스템은 한참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더 늦기 전에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김 상무의 얘기다. 하지만 경영자는 물론이고 기업내 시스템 관리 담당자들조차 BC가 뭔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 개념과 중요성을 알고 있는 CEO도 비용 부담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BC는 한마디로 기업의 생명줄이다. 무방비 상태로 있다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재난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2003.07.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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