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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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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위기‧위기’…건설사 CEO 생존 키워드는?

산업 일반

“올해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렵다’ ‘앞이 안 보인다’라고 할 수 있다.”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경기 불황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회장은 “올해는 연간 경영계획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다양한 변수들이 경영 환경을 위협할 것이다. 당연히 리스크 관리가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했다.위기를 강조하고 있는 곳은 한미글로벌만이 아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올해가 앞으로의 3년 중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화된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 지연, 그리고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환율·금리 등의 경제지표 불확실성 확대는 건설시장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리스크(Risk)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닦겠다”고 강조했다.기업인들이 ‘불황’과 ‘위기’를 강조하는 것이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지만, 국내 건설업계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로 인한 부실 위험부터 공공주택 분양 감소,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여러 악재를 한꺼번에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에만 600곳이 넘는 종합건설기업이 문을 닫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의 폐업 신고는 2023년보다 60건(10.3%) 늘어난 6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5년(62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폐업 신고는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을 기록하는 등 최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반면 등록된 종합건설기업 수는 줄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종합건설기업(등록 기준)은 1만9242곳으로, 2023년 말(1만9516곳)보다 274곳(-1.4%) 줄었다. 부문별로는 ▲건축업 225곳(-2.1%) ▲토건 38곳(-1.2%) ▲토목 21곳(-0.4%) 순으로 감소를 나타냈다. 폐업한 기업은 늘고 새로 등록한 기업이 이보다 적었다는 뜻이다. 이는 건설업계의 불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건설 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액은 지난해 11월 1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줄었다.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건설 업체 신용평가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만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이 취약하면 대출의 80% 이상 보증을 조건으로 하는 담보대출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 100% 보증서 담보대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포함한 결제성 자금 등은 예외로 했다. 부실 위험이 있는 건설사에는 많은 돈을 빌려주지 않고, 문제가 생겨도 확실하게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2023년 하반기부터 건설업을 중점 관리 업종으로 선정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건설업의 연간 순증 대출 한도를 1조2500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관리가 필요한 건설 업체를 분류해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NH농협은행도 2023년부터 건설업 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우량 사업장 위주로 대출을 진행했고 건물건설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초부터 일반적인 신규 여신 취급을 불가능하게 했다.기본기 강화‧내실 다지기…건설사 ‘생존 모드’ 전환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기 강화’ ‘내실 다지기’를 강조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기회를 찾기보다는 우선 버티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지난 1월 2일 “안전과 품질에 기반해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초첨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기반사업 강화 ▲자이(xi) 리브랜딩 ▲미래지향적 신규 사업 발굴 ▲디지털 마인드셋 내재화를 밝혔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경영 효율과 체질 개선 실천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부서와 현장 단위의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로 업무를 개선하고, 다양한 계층의 아이디어가 활용되도록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자”고 말했다.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모든 사업 추진은 현금흐름(Cashflow)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불요불급(不要不急)한 투자는 과감히 중단하고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리스크 프리(Risk Free) 형태의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돈이 되는 사업’을 구분하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시공 물량을 확보하도록 각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 불황이 심화하고 당분간 이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확실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부터 챙기고 지출을 줄이는 등 경영 키워드를 생존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2.09 00:00

4분 소요
서브컬처 커미션 중개 ‘크레페’ 온라인 주문서 ‘TMM’과 파트너십 체결

IT 일반

커미션 중개 플랫폼 '크레페'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쿠키플레이스(cookie place, 공동대표: 남선우, 장동현)가 온라인 주문서 플랫폼 ‘TMM’ 운영사 크래프타(대표: 김강민)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지난 2022년 설립된 쿠키플레이스는 안전 거래에 기반한 커미션 중개 플랫폼 ‘크레페(Crepe)’를 운영한다. 커미션은 서브컬처 장르의 C2C(소비자간 거래) 콘텐츠 주문 창작 거래의 일종으로, 커미션주(창작자, 판매자)가 신청자(의뢰자, 구매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협의해가며 콘텐츠를 창작하는 거래다. 일반적인 콘텐츠 외주와는 달리 저작권이 커미션주에게 귀속되고 신청자의 이용권이 제한되는 등의 차이점이 있다. 특히 크레페는 커미션이 직거래 위주로 이뤄짐에 따라 발생해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안전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검색, 의뢰, 거래 관리, 사후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크레페는 서비스 론칭 3년차를 맞이하는 올해 9월 기준 25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월 약 10만 건의 커미션을 중개했다. 사용자들의 3개월 내 재방문율도 98%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에 지난 8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약 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나연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심사역은 “문화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당사자성이 높은 업무 전문성과 합쳐져 괄목할만한 성과와 성장률을 달성한 쿠키플레이스가 서브컬처 시장에서 가지는 잠재성과 희소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크래프타가 운영하는 온라인 주문서 플랫폼 TMM은 지난 2018년 2월 시작한 통신판매 모집폼 서비스다. 케이팝 팬덤과 서브컬처의 실물 굿즈나 회지 등의 구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점이나 특별한 사업자 등록증 없이도 나만의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재고 관리, 입금 확인, 택배 운송장 추적 등의 기능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TMM은 이러한 ‘판매폼’ 서비스의 원조격으로서 Z세대 팬덤의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다.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두 플랫폼 이용자들의 연계된 서비스 이용을 위한 상호 이동 링크와 배너 삽입 △크레페의 디자인 커미션 육성 및 TMM에서 디자인 커미션 결과물의 실물화 진행 유도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TMM은 크레페 디자인 커미션에 회지 인쇄 서비스 프로모션 등 양사간의 공동 마케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팬덤/서브컬처 서비스들의 파트너십 연계 등 창작자와 향유자를 잇는 건강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쿠키플레이스 남선우 공동대표는 “평소 개인적으로도 애용해온 서비스인 TMM을 운영하는 크래프타와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기쁘다”며 “양사는 다소 다른 장르와 문화에 기반하지만 모두 ‘덕후들이 애정하는 서비스’로서, 각자의 영역에 집중하면서도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향유하는 ‘덕질’의 경험을 증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쿠키플레이스 장동현 공동대표는 “창작자와 향유자를 잇는 여러 서비스와 플랫폼들 역시 건전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앞으로도 사람들의 ‘덕질’을 소중히 여기는 더 많은 서비스와 협력하여 서브컬처씬을 더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크래프타 김강민 대표 또한 “서비스 표절이 아닌 협력과 연계로 사용자들의 편의와 효용 증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양사의 뜻이 일치했다”며 “서비스 역시 창작물이란 관점에서, 당사자들이 직접 창작한 두 서비스의 협력이 창작의 가치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통한 창작 생태계 육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11.04 15:01

3분 소요
CTO가 되려면…”기술을 제품·서비스에 접목하는 ‘응용력’ 중요”

CEO

이제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이들은 엔지니어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혁신도 변화도 어려운 시대다. 이런 엔지니어들이 꿈꾸는 최고의 자리는 ‘최고기술책임자’로 불리는 CTO일 것이다. 최고경영자만큼 혹은 창업가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지만,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철학으로 그들은 뒤에서 묵묵히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낸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궁금했다. CTO들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AI 시대를 이끌어낸 이들이 예언하는 다음 세상은 무엇일까. 숨어있던 33명의 CTO가 직접 답했다. 9월 한달 동안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CTO들에게 20개가 넘는 항목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CTO는 기술자로서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일을 겪었을 터다. ‘CTO가 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22명이 채용 난항·인재 유출 등 ‘인력 관리 문제’를 꼽았다. 또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18명)과 ‘직원과의 소통’(12명), 그리고 ‘팀 내 불화 혹은 다른 부서와의 갈등’(8명)에서 어려움을 느낀 이도 적지 않았다. 반면 ‘사내 정치’와 ‘성과 우선주의’를 답변으로 적어낸 이는 각각 3명뿐이었다.CTO 자리에 오를 수 있던 배경으로 응답자들은 기술을 제품·서비스에 접목하는 ‘응용력’(26명)이 중요했다고 봤다. 기획력(22명)·사회성(20명)·민감성(18명)·전문성(16명)·창의성(14명) 등도 CTO가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반면 어학 능력(4명)과 홍보·마케팅 능력(3명)이 중요하다고 본 이는 적었다. 기술을 사업적 관점에서 접근한 점이 CTO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된 셈이다. 부하 직원에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능력을 요구하진 않는다’라고 답한 이가 많았던 점과 사뭇 대조된다. 기술 개발의 핵심 키워드…인재·자본·시스템CTO로 승진하면서 얻은 가장 큰 장점으론 ‘프로젝트 결정권’(28명)이 주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사내 정보를 빠르게 얻고(11명) 인재 채용에 참여할 수 있는 점(8명)도 매력 포인트라고 봤다. 반면 CTO 업무의 어려운 점으론 ‘인재 채용·관리’(21명)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내·외부 소통(13명)과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일(13명)에도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달라진 연봉·처우의 경우 장점(3명)이나 단점(1명)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CTO가 기업 임원으로 관리 업무도 수행하지만, 이들의 본연 역할은 단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서비스 등을 꾸리는 데 있다. 설문에 참여한 33인의 CTO들은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을 묻는 문항에 인재(28명)·자본(17명)·시스템(15명)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대외 협력을 꼽은 이는 2명에 그쳤다. “회사 차원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답한 이도 있었다.CTO란 직책을 둔 기업은 개발자·연구원 등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꾸리는 업종에서 활약하는 곳이 많다. 33인 답변에서도 알 수 있듯 ‘비즈니스적 접근’이 기업의 기술을 책임지는 CTO의 능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기술의 사업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 인재가,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인재 유치·23명)에서도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자본 역시 많이 투입되는데, 투자가 위축된 시장 분위기(17명)가 사업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다는 시각도 이번 조사에서 관측됐다.장동현 맘편한세상 개발리드는 ‘사업화 과정에 겪는 어려움’을 묻는 말에 “기획 세울 땐 간단하게 구현이 되리라고 봤지만, 실제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해 일정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게 사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곤 한다”고 답했다. AI 기술 스타트업에 소속된 한 CTO는 “글로벌 기업이 연구 분야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가 기술을 도입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 사업화, 인재가 핵심…정부 지원 절실”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변화로는 세제 지원·샌드박스 등 정부의 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22명)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하는 사내 기조가 없어져야 한다(11명)는 의견도 많았다. 의학 분야에 이공계 인재가 쏠리고 있다는 점(9명)도 해결이 필요한 지점으로 꼽혔다. 이 밖에도 “기술·사업을 모두 이해하는 융합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민간·정부의 연구 자원 지원 정책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전사 차원의 효율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실성 있는 교육 정책이 시급하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익명을 요구한 한 CTO는 “공무원이 생각하는 교육과 실제로 기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교육에는 상당한 온도 차이가 있다”며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은 ‘있어 보이는 기술’에 대한 역량 강화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기술을 현장에서 도입하는 기업들은 ‘실용적 기술’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2024.10.14 06:00

4분 소요
경영자 보상 공시 확대와 기업 밸류업의 상관관계 [스페셜리스트 뷰]

재테크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경영자 보상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매년 3월 대기업의 사업보고서가 공시되면 ‘연봉킹(king)’이 누구인지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경영자들의 보상수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에서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은 경영자의 평균연봉은 21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경영자 보상을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보기에는 자본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경영자가 높은 보상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경영자는 조직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과 창출의 대가로서 높은 보상을 받는다.또한 경영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경영자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로부터 위임을 받아 기업을 경영하는 대리인이기 때문에 경영자 보상은 직원에 대한 보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주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자를 찾게 되고 그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보상을 제공한다.경영자 보상 계약이 최적 계약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자 보상이 기업의 성과와 연계돼 있어야 하고, 단기성과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충분한 장기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경영진의 성과급 비중은 38% 수준으로 미국 보험사의 성과급 비중인 84%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장기성과와 연동되는 성과보수의 이연 지급 비중도 24%에 그쳐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성과급 중 스톡옵션의 비중도 8% 수준으로 미국의 68%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최근 우리나라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식 기준 보상이 확대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20년부터 임직원들이 장기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양도제한조건부주식(Restricted Stock Unit·RSU)을 제공하고 있다. RSU는 기업이 5~10년 후 특정성과 달성 시 주식으로 성과급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임직원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동기 부여하기 위해 활용된다.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어 경영자 보상이 자본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성과와 보상 간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기업의 성과가 높아진다. 따라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보상 정보를 투명하고 상세하게 공시할 필요가 있다.대리인 문제, 경영자 보상 공시 필요한 본질적 이유대리인 관계는 한 사람 이상의 사람들이 자신이 보유한 의사결정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함으로써 형성된다. 위탁자를 ‘주인’(principal), 그리고 수탁자를 ‘대리인’(agent)이라고 한다. 이런관계에서 대리인들이 자신의 사적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회주의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의 경우 주주와 경영자 간 ‘대리인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에서 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주주와 경영자 간 ‘목적 불일치’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영자가 좋은 사업 기회를 자신이 소유한 개인회사로 이전하는 경우 경영자의 부는 증가하지만, 주주의 부는 감소한다.두 번째는 주주와 경영자 간의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경영자는 주주에 비해 기업에 관한 정보우위를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해 자신의 사적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경영자가 내부정보를 활용해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등이 그렇다.기업에서 경영자와 주주 간 대리인 문제는 인센티브 계약이나 모니터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첫째, 주주와 경영자 간 ‘인센티브 계약’을 통해 주주와 경영자의 부를 일치시킬 수 있다. 경영자와 주주의 이익과 연계해 경영자가 열심히 노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할 수 있다. 둘째, 경영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주주와 경영자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수 있다. 주주들이 경영자의 행동을 적절하게 감시할 수 있다면 경영자는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 어렵다.이때 주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다. 먼저 이사회나 감사위원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들을 선임해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한다.다음으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성이 있는 재무 정보를 충분히 공시하도록 요구해 경영자들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영자 보상이 주주와 경영자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있는지 충실히 투자자들에게 공시하도록 하면, 투자자들이 경영자가 대리인 비용을 감소시키는 적절한 인센티브 계약이 체결됐는지 판단하기 쉽다. 많은 국가에서 경영진 보상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이유다.국내 경영자 보상 공시제도의 변천사우리나라는 2013년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2014년부터 5억원 이상 보상을 받는 등기임원에 대한 보수 공시가 시작됐다. 임원 보수 공시제도는 개별 임원에게 지급하는 보수와 산정 기준을 공개함으로써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통제권을 강화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도입됐다.제도 도입 초기에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중에서 당해 사업연도에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만을 공시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에서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이나 보수 공개를 피하기 위해 등기이사직을 사퇴하는 경우가 발생했다.이런 문제점이 공론화되자 2016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보수 총액기준 상위 5명에 대한 개인별 보수와 그 구체적인 산정 기준 및 방법을 공개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5억원 이상 보수지급자 중에서 상위 5명으로 공개 범위가 확대됐다.최근 금융감독원은 기업공시서식을 개정해 기업들이 임직원들에게 RSU를 제공하는 경우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규모 기업집단 공시 매뉴얼을 개정해 직전 사업연도에 특수관계인과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체결한 경우 ▲부여일 ▲부여조건 ▲약정된 주식 부여 종류 및 수량 등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는 주식 보상 제도가 지배주주의 지분율 확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SK로 본 국내 경영자 보상 공시…‘산출 기준 파악 어렵네’SK의 경영자 보상 공시 내용을 통해 국내 대기업의 경영자 보상구조와 공시 수준을 살펴보자.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는 총 9명의 등기이사가 있으며,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수로 220억원의 한도를 승인받았다. 하지만 실제 지급한 임원보수 금액은 161억원으로 1인당 평군 18억원의 보수를 지급했으며, 승인받은 금액의 80% 집행했다. 임원 유형별로 구분하면, 사내 등기이사는 1인당 38억원, 사외이사는 1인당 평균 1억7000만원, 감사위원회 위원은 1인당 1억3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자본시장법에 따라 보수가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과 개인별 보수가 5억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별 보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SK는 장동현 부회장, 도재식 이사, 최태원 회장, 이용욱 사장, 최규남 사장 상위 5명의 보수를 공시하고 있다.전문경영인인 장동현 부회장의 경우 총 167억원으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급여 20억원과 상여 27억원을 받았으며 상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계량지표와 그룹 포트폴리오 고도화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의 비계량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상여는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기 위해서 현금 22억원과 RSU 3061주를 제공했다. 그러나 장동현 부회장은 보상 규모에 퇴직금 120억원이 포함돼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지배주주인 최태원 회장은 상여 없이 급여로만 35억원을 받았다. 급여 산정 기준으로 이사보수 지급 규정에 따라 직책, 직위 및 리더십, 전문성을 고려했다. SK는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기업가치 제고와 임원 보상을 연계하기 위해 성과연계주식보상(Performance Shared Unit·PSU), 스톡 그랜트(Stock Grant) 그리고 주식평가보상권(Stock Appreciation Rights·SARs)과 같은 주식 기준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상여의 비중이 급여보다 높아 성과와 보상 간의 연계 수준이 높다. 상여의 일부를 RSU로 지급해 주주와 경영자 간의 이해관계 일치도도 높다.다만, 최태원 회장의 경우 성과연동 보상 없이 35억원을 급여로 받고 있어 성과에 따른 보상의 민감도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영자 보상 산출 근거로 매출액, 영업이익, 기업가치와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개략적인 설명만 하고 있다. 회사의 보상철학과 정책이 무엇인지 급여와 성과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산출됐는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애플, 경영자 보상과 주주 이익 ‘한 배’미국의 경영자 보상 공시제도는 어떨까. 애플의 2023년 경영자 보상공시 사례를 살펴보자. 올해 1월 애플이 공시한 주주의결권권유서(proxy statements)에는 경영자 보상과 관련된 ▲보상 원칙(guiding principle) ▲보상 정책(policies) ▲보상 관행(practices) ▲주주 피드백을 포함한 보상 의사결정 과정(decision-making process) ▲2023년 공시 대상 임원에게 지급한 보상 내역 등이 포함돼 있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해 보상 규모 상위 5명의 개별 보상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애플은 CEO인 팀 쿡, CFO인 루카 마에스트리, 법무 자문위원(General Counsel)인 캐서린 애덤스, 소매 부문 임원인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그리고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프 윌리엄스 등 5명의 보상 정보를 공시했다.애플의 보상 원칙은 세 가지로 ‘팀 기반 접근법으로 경영진은 하나의 팀으로서 애플의 전체적인 성공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경영자 보상이 장기적인 주주 이익과 연계되도록 성과연동형으로 부여한다’, ‘장기주식 보상을 통해 우수한 경영진을 유지하고, 장기성과를 달성하며,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다. 애플의 경영자 보상 구조를 살펴보면, 팀 쿡의 경우 총보상 중 급여는 6%, 현금 인센티브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장기주식은 82%를 차지하고 있다. 현금 인센티브와 장기주식보상을 합한 변동급이 총보상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4명의 공시 대상 경영자도 보상구조가 유사하며, 기업 성과와 경영자 보상이 매우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애플은 경영자들에게 ‘시간 기반 양도제한조건부주식’(Time-based RSU)과 ‘성과 기반 양도제한조건부주식’(Performance-based RSU)을 모두 부여하고 있다. 시간 기반 RSU는 장기적으로 우수한 경영진 팀의 안정성과 유지를 촉진하기 위해 지급된다.성과 기반 RSU는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과 경영자와 주주들의 이익을 일치시키기 위해 제공된다. 특히, 성과 기반 RSU는 주가와 배당을 고려한 애플의 총주주수익률(TSR)을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과의 상대적인 성과에 따라 부여 주식 수가 결정된다.또 애플의 경영자 보상수준은 유사 기업군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애플의 보상위원회는 매년 시장 기준으로 경영자 보상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주요 동료 기업 그룹과 보조 동료 기업 그룹을 구성한다. 보상위원회는 독립적인 보상 컨설턴트와 함께 동료 기업들의 보상 프로그램과 관행에 관한 제도를 검토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도움을 받는다.애플의 상대적인 보상 규모, 범위, 성과 및 수익성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경영자 보상수준을 설정한다. 애플의 보상위원회는 팀 쿡의 총 목표 보상을 주요 동료 기업 그룹 내 CEO 급여의 80~90%로 설정하고 있다.애플과 비교 대상이 되는 주요 동료 기업 그룹은 기술·미디어 및 인터넷 서비스 산업에서 애플과 인재 영입을 경쟁하는 미국의 상장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2024년 애플의 주요 동료 기업으로는 알파벳·아마존·AT&T·시스코·컴캐스트·디즈니·인텔·메타·마이크로소프트·넷플릭스·오라클·퀄컴·세일즈포스·버라이즌·비자·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등이 선정됐다. 애플의 2023년 자산의 매출은 동료 그룹 중간값의 4배이며, 시가총액은 동료 그룹 중간값의 12배 수준이다. 팀 쿡의 2023년 보상구조는 기본연봉 300만 달러, 연간 현금 인센티브 600만 달러, 주식보상 4000만 달러 등 총 4900만 달러 보상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개인 비행기 이용 등 상당한 개인적인 혜택이 추가된다.그런데 팀 쿡은 2023년 전년 대비 40% 삭감된 4000만 달러의 주식 보상을 받았다. 이런 CEO 보상체계 변화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관여의 결과다. 2022년 애플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경영자 보상을 승인하는 자문 투표에서 64%만이 찬성해 과거 수준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찬성률을 기록했다.이후 애플의 보상위원회는 주주들의 우려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경영자의 보상구조를 변경했다. 2023년 팀 쿡에게 부여된 성과 기반 RSU 비율을 50%에서 75%로 높였으며(시간 기반 RSU 비율은 25%로 감소), 향후에도 75%를 유지하도록 해 보상-성과 민감도를 높였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2024년 애플 주주총회에서는 주주 89%가 경영자 보상 프로그램에 찬성을 던졌다. 2023년 애플은 383억 달러의 매출과 114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목표 대비 166.1% 수준의 성과를 달성한 수치다. 애플의 보상위원회는 경영진이 목표 초과 달성과 핵심 이니셔티브에 대한 성과를 고려해 현금 보너스에 7.5%를 가산했다. 따라서 5명의 경영자들은 목표 대비 178.6%의 현금 보너스를 받게 됐다.또한 애플의 과거 3년간 TSR은 173.34%로 S&P 500의 98%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따라서 성과 기반 RSU도 목표 대비 200%를 지급받았다. 팀 쿡이 CEO로 재직한 과거 10년간 애플의 TSR은 1402%로 벤치마크인 S&P 500 기업의 수익률인 360%의 40배를 달성했다. 아울러 애플의 시가총액은 과거 10년간 2조 달러가 증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애플의 경영자 보상 정책이 주주 이익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증거다.경영자 보상 공시 확대…밸류업에도 긍정적앞서 살펴봤듯이 한국의 경영자 보상 공시제도는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다. 그럼에도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 경영자 보상공시 제도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첫째, 경영자 보상정책과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 미국 기업은 경영자 보상정책과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경영자 보상 공시는 단순히 경영자가 얼마의 보상을 받는지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어떤 보상철학과 정책을 가졌는지 등 자본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둘째, 경영자 보상의 산출 근거를 보다 명확하고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장단기 성과급 지급을 위한 성과지표 및 목표 수준, 상대평가를 한다면 비교 대상 기업 그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애플이 경영자 보상을 위해 TSR 기준으로 S&P 500 기업과 상대평가를 하고 있으며, 총보상 수준은 유사 기업 그룹을 설정해 상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국내에선 현재 공시되는 경영자 보상 정보로는 경영자 보상이 어떤 성과와 연계돼 있는지,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셋째, 경영자 보상이 기업 성과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지 공시해야 한다. 미국은 경영자 보상이 주주가치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주주들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경영자 보상 공시에서는 성과-보상의 연계와 관련된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다. SK의 사례에서 보듯이 전문경영인의 보상은 성과와 연동된 반면, 지배주주인 경영자는 성과와 관계없이 일정한 급여를 받는 경우도 있다. 성과-보상의 관계에 대한 공시 강화는 경영자와 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높은 보상수준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넷째, 경영자 보상에 있어 주주들의 관여 수준을 높이고 관련된 공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경영자 보상에 대한 주주들의 관여가 팀 쿡의 보상수준 및 구조를 주주 친화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주주총회에서 경영자 보상에 대한 권고적 투표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사회와 보상위원회에 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수단은 된다. 최근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우리금융지주 등의 이사보수한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향후 국내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경영자 보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마지막으로 주식 기준 보상에 대한 상세한 공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경영자 보상은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하므로 스톡옵션이나 RSU의 경우 부여일과 지급시기에 따라 보상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RSU도 시간 기준으로 제공하는지 성과 기반으로 제공하는지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물론 지배주주가 직접 경영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경우 경영자 보상을 상세하게 공시하는 데 거부감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장기업에서 공시는 자본시장 친화적으로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따라서 경영자 보상 공시의 확대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상장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범준 교수는_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인회계사이며 삼일PwC에서 통신·방송 산업 전문가로서 전략 및 운영 컨설팅을 담당했다. 2015년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성과 평가와 보상, 기업지배구조, 전략적 원가관리다.

2024.06.18 08:00

11분 소요
SK그룹 인사에 쏠린 눈…세대교체 전망에 무게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안팎에선 “SK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단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SK그룹 인사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유임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60대 부회장단을 50대의 다소 젊은 인력으로 교체하는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예측이다.다만 4인의 부회장이 모두 물러날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선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조 의장 후임으로 낙점됐다”라는 말도 나온다. 재계에선 SK그룹의 연말 인사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올해 언급한 ‘서든 데스’(돌연사)에 주목한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라며 서든 데스 위험성을 지적했다. 2016년 그룹 확대 경영 회의에서 처음 제기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서든 데스를 언급한 2016년 연말 SK그룹 인사에서 60대 경영인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주력 사장단에 50대 경영인이 선임된 바 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성격의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2023.12.04 18:50

2분 소요
‘비상경영’ SK그룹, 확대경영회의 개최…최태원 등 CEO 참석

산업 일반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내 최고 경영진과 함께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 수립 방향을 논의했다.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확대 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연례 행사 중 하나다. 이날 최 회장은 휴일 운동 중 아킬레스건을 다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회의장으로 들어섰다.이번 회의에서는 최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업종 중 불확실성이 커진 반도체 사업 전반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 여파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이 3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 회장이 강조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구현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일반적 재무 성과에 더해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고객,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는 전략을 뜻한다.

2023.06.15 21:38

1분 소요
SK “158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지난해 약속한 주주 환원 정책

산업 일반

SK가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 95만1000주를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는 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회사 측이 약속했던 주주 환원 정책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29일 기준 SK 주식의 한 주당 가격이 16만57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자사주 소각 규모는 1576억원 수준이다.이날 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박현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 외국 변호사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와 시장 회복 기대감이 공존하는 올해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전문회사로 안정적인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변화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적시에 선점할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SK는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CIS(광신호를 이미지로 변화하는 반도체)용 컬러소재, EUV(극자외선) 포토 소재, 어드밴스드 패키징 소재 영역으로 확장하고, 배터리 소재는 차세대 양극재 및 음극재와 리튬메탈 배터리, 탄소나노튜브 등 차세대 소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탈탄소 사업 영역에서 SK그룹이 보유한 역량과 연계해 글로벌 공동사업 또는 신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할 방침이다. CDMO(원료의약품 생산) 부문에서는 기존 합성 원료의약품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이성형 CFO는 “올해는 재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환경변화 대응에 주력할 것”이라며 “투자 집행 규모와 속도 조절을 통해 중장기 순차입금 규모 관리와 함께 보유 중인 매각 가능 자산 중 일부를 적기 매각해 수익성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29 16:06

2분 소요
‘신약 개발’ 나서는 최태원 SK 회장 장녀…TF팀 합류한다

바이오

SK그룹의 지주사 SK㈜와 SK바이오팜이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TF팀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합류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 확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TF는 27일부터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22일 SK바이오팜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TF를 결성했다. 공식 명칭은 ‘혁신신약 TF’로, 양사 그룹장과 팀장이 3~4명씩 들어가 총 10여 명 규모로 구성됐다. TF장은 장동현 SK 주식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았다. SK㈜에서는 김연태 바이오투자센터장, 조아련 바이오투자센터 그룹장이 TF에 합류했다. SK바이오팜에서는 이동훈 사장, 유창호 전략&투자부문장과 함께 최 회장의 장녀인 최 팀장이 참여했다.이번 TF는 최 팀장의 첫 공식 행보기도 하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으나, 2019년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았다.이후 2021년 7월 복직해 현재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끄는 전략투자팀은 회사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투자 분야의 재무적·비재무적 분석을 통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부서다.업계에서는 이번 TF를 통해 SK바이오팜의 신약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약 개발사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23.03.25 14:47

1분 소요
SK, 미국서 제약·바이오 교류 행사 개최…글로벌 협력 확장

바이오

SK가 SK바이오팜, SK팜테코 등 제약·바이오 관계사들과 함께 미국에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교류 행사를 연다고 10일 밝혔다.SK는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에서 글로벌 협력사, 투자사 등 50여 개 기업의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하는 ‘SK 바이오 나이트’를 개최할 예정이다.이날 행사에는 장동현 SK 부회장과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사장,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 등 SK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이끌 새로운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다. 경영진들은 미래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투자자, 협력사들과 관계를 다지는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SK 바이오투자센터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투자센터장을 새롭게 선임했다.SK는 김연태 바이오투자센터장이 나서 합성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 그간의 도전과 향후 방향을 발표한다.SK바이오팜은 이동훈 사장이 ‘세노바메이트’의 해외 진출 현황과 새로운 혁신 신약 후보물질 구축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 등 10여 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SK팜테코는 요그 알그림 사장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분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목표와 운영 방향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SK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세계 최대의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합성의약품과 CGT CDMO 사업 등의 경쟁력을 높여왔다. 2017년에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이듬해에는 미국 앰팩 등을 인수했고, 2019년에는 한국과 미국, 유럽의 CDMO 사업을 통합하기 위해 SK팜테코를 설립했다. 2021년에는 SK팜테코를 통해 프랑스의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CGT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CGT CDMO 업체인 CBM의 2대 주주가 됐다.SK팜테코는 현재 미국과 유럽 지역 내 고객의 비중이 95%다.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 8개 생산시설과 5개 연구개발(R&D) 센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3.01.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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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대 그룹, 사장·전무급 임원 줄이고 부사장급은 확대

산업 일반

국내 30대 그룹 내 임원 중 사장·전무급은 줄어든 반면 부사장과 상무급 임원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자산순위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67개 기업의 임원 현황을 직급별 전수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기업의 전체 임원은 지난해 말 1만328명에서 올 3분기 말 1만496명으로 168명(1.6%) 증가한 가운데 부회장과 사장급 임원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회장단 수는 지난해 말 54명에서 올해 3분기 말 48명으로 6명이 줄었다. 사장급 임원도 300명에서 277명으로 23명 감소했다. 반면 부사장 직급은 808명에서 1071명으로 261명이 증가했고 상무급은 7364명에서 7573명으로 2.8%, 209명이 늘었다. 부사장급 임원이 크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인사제도를 개편하며 개편으로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는 삼성의 경우 22개 계열사 전체 임원 수가 지난해 2076명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050명으로 26명 줄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달 27일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김기남 회장과 함께 2명의 회장이 있는 상황이 됐다. 부회장단으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등 3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이 줄었다. 사장단은 지난해 35명에서 올해 4명이 증가해 39명으로 늘었다. SK는 상위 10대 그룹 가운데 임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SK의 보고서 제출기업 31개 계열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임원 수는 949명이었는데, 올해 3분기에는 1051명으로 102명 늘었다. 장동현 SK주식회사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해 승진하며 부회장단을 8명으로 두텁게 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19개 계열사의 임원 수가 1353명에서 1366명으로 1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회장 직급에서는 윤여철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현재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아있는 상태다. LG그룹은 16개 계열사 임원 수가 935명에서 971명으로 36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CJ, 신세계, 두산, 현대백화점, 네이버, 카카오 등 13개 그룹에서도 임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화, 롯데, 미래에셋, KT, 현대중공업, 한진, 효성, HDC 등 9개 그룹은 임원 수가 감소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1.2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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