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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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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좋아서 시작한 도레도레...250억원대 브랜드가 되다 [이코노 인터뷰]

유통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무지개 케이크로 유명한 디저트 카페 1세대 ‘도레도레’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도레도레 창업자 김경하 대표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속에서 피어나는 대화에서 ‘행복’을 느꼈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제대로 된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정책 개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가 디저트 카페를 창업하게 된 이유다.바쁜 일상 속 탈출구를 선물한다‘도레도레’(DORE DORE)는 ‘금빛의’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우리의 삶이 황금빛 따사로움으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김 대표가 직접 지었다. 그는 “평소 디저트를 좋아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면 그들도 좋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삶’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만나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일상이 너무 바쁘고 힘든데, 사람들이 여유로움을 찾고 조금이나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탈출구, 나를 위한 보상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여기에는 도시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의 철학이 담겼다. 그는 “좋은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간이 있으면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 개발은 그렇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공간과 이를 채울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당시에는 그런 개념이 거의 없었다”며 “공간을 아우를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있을 때 디벨로퍼(developer·개발자)로서 제대로 된 공간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한 게 F&B(식음료)”라고 덧붙였다.김 대표가 도레도레 1호점을 오픈한 것은 2006년이다. 벌써 사업을 시작한 지 19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 브랜드인 도레도레의 매장 수는 어느덧 11개까지 늘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브랜드 역시 ▲도레도레 ▲마호가니 ▲아모르 나폴리 ▲셀 로스터스 등으로 확대됐다. 해당 브랜드의 전국 매장 수는 약 40개이며,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총괄하는 법인의 연 매출 규모는 250억원에 달한다.물론 처음부터 모든 일이 술술 풀린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 매장을 확장하기까지는 정말 긴 시간이 소요됐다”며 “1호점 오픈 후 2호점을 내기까지 8년 정도가 걸렸다”고 설명했다.어려운 시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공 궤도에 도레도레를 올려놓은 제품은 ‘무지개 케이크’다. 김 대표는 “가로수길에 도레도레 5호점을 열었을 당시인데, 이때 인스타그램이 등장했다”며 “그러면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과 같은 인증 문화라는 것이 생겼다”고 말했다. 저가 경쟁 대신 건강한 재료로 승부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된 도레도레의 인기는 대단했다. 쫀득한 베이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하루에 10시간씩 줄을 설 정도였다”며 “도레도레를 디저트 카페 1세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달콤한 사치품’, ‘나에게 주는 보상’ 같은 유행이 그때 처음 생겼다”고 말했다.이어 “고마워 케이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선물 가게 콘셉트로 매장을 운영했는데, 케이크 이름이 ‘고마워’, ‘행복해’, ‘사랑해’ 등 모두 메시지 형태였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선물을 위한 매개체가 됐다. 당시 없던 패러다임이 생긴 것”이라고 도레도레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좋은 재료로 만드는 특별함에 대한 김 대표의 애착도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가격 때문에 저렴한 재료를 쓰는 것을 지양하려고 했다”며 “속이지 말고 제대로 된 것만 팔자고 생각해서 지역 식자재를 쓰는 것을 지금도 좋아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친환경 식재료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며 “그래서 베이커리 원가율이 35~45%에 달한다”고 덧붙였다.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으로 승승장구 중인 김 대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사라지지 않게 지키는 일이다.김 대표는 “내년이 도레도레 20주년인데, 그동안 브랜드를 경험해 본 고객들에게는 많은 추억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케이크나 브랜드 공간에 의해 쌓인 고객들의 추억을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올해도 정말 바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아모르나폴리를 새롭게 론칭했기 때문에 브랜드 확장도 있을 것이고, 사업 다각화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핵심 가치에 집중하면서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5.04.05 10:01

4분 소요

경제일반

투썸플레이스가 오는 26일부터 대표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 등 케이크와 커피 등 58종을 평균 4.9% 이상한다.인상 품목은 케이크 13종과 아메리카노 등 커피 23종, 음료 22종이다.대표 케이크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은 2000원 오른 3만9000원에 판매된다. 케이크 가격은 평균 2000원 오르고, 조각 케이크 가격은 평균 400원 인상된다.레귤러 사이즈 커피 제품 23종의 가격은 200원씩 오르고, 샷과 시럽 등 옵션 가격은 각각 300원 오른다. 디카페인 변경 옵션 가격은 200원 오른다.레귤러 사이즈 아메리카노는 200원 오른 4700원이 된다.투썸플레이스의 아메리카노(레귤러 사이즈)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의 가격도 같은 해 10월 인상된 이후 처음 조정된다.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수년간 지속된 환율 상승과 전 세계적인 기상 변화로 원두와 코코아, 유제품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제반 비용 증가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가맹점의 비용 부담을 고려해 가맹점과 협의를 거쳐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지난 1월부터 폴바셋과 스타벅스 등이 가격을 올리면서 올해 커피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을 4700원으로 200원 올리는 등 제품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SPC그룹의 파스쿠찌와 던킨도 지난 달부터 커피 가격을 올렸다.저가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도 지난 달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올렸고, 더벤티도 이달부터 커피 가격을 올려 받기 시작했다.네스프레소는 이달 캡슐 커피 가격을 올렸고, 매일유업은 다음 달부터 커피음료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

2025.03.24 10:03

2분 소요
왜 한국은 '에스프레소 프랜차이즈' 천국이 됐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에스프레소는 얇게 분쇄한 7그램(g)의 커피를 9기압의 압력으로 25밀리(㎖) 내외의 양으로 25초 동안 추출해 데미타세(작은 커피잔) 잔에 제공하는 강렬한 질감과 임팩트를 가진 소량의 커피를 의미한다.1938년 밀라노의 지오바니 가찌아가 고온수 기반의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을 상용화한 후 황금색 크레마와 견과류, 초콜릿 향미, 진득한 질감을 지닌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민 커피로 자리 잡았다. 韓 커피 프랜차이즈의 역사1987년 뉴욕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의 개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래서 미국 서부 시애틀의 오래된 커피 업체 '스타벅스'를 인수해 에스프레소 기반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를 창업했다.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에 온수를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신선한 브루잉 커피로 포장하고, ▲우유를 더한 카페라테, ▲바리스타의 기술이 돋보이는 카푸치노, ▲시럽을 첨가한 캐러멜 마키아토, ▲RTD(Ready-to-Drink) 병음료인 프라푸치노까지 출시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한국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가장 먼저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준비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로 잠시 유보됐다. 당시 신세계 소속으로 스타벅스 코리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던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1세대 기업인 故 강훈 씨는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발전을 확신하고,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 '할리스 커피'를 창업했다. 한편 할리스 커피의 동업자는 '탐앤탐스 커피'를 설립했다. 그는 바로 김도균 현 탐앤탐스 커피 대표다. 이후 스타벅스가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오픈하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강훈 씨가 할리스 커피를 매각하고 '카페베네'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연예계 인맥을 활용해 카페베네의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크게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카페베네와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기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양대 산맥이 되며 커피 산업 1세대를 이끌었다. 스타벅스와 카페베네의 성장 과정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다른 국가의 커피 산업이 밀크커피 중심의 바리스타 테크닉을 강조했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한국의 커피 문화는 바리스타들을 빠르게 교육시키며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사세 확대에 전념하던 카페베네는 강훈 씨의 이탈 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강훈 씨 역시 본업이 아닌 주스 프랜차이즈 '망고식스'를 창업하며 급격한 몰락을 경험했다. 카페베네와 망고식스의 실패는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야기됐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사례로 꼽힌다.치열한 커피업계, 향후 전망도 어렵다국내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 프랜차이즈는 롯데의 '엔제리너스', CJ의 '투썸플레이스', 매일유업이 호주 바리스타 챔피언을 영입해 시작한 '폴바셋' 등이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롯데 계열의 유통망을 활용한 엔제리너스는 품질 이슈로 고전하며 초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소비재 강자 CJ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투썸플레이스는 홍콩계 자본을 거쳐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으로 매각됐다. 또한 유제품 회사 매일유업의 폴바셋은 아이스 카페라테가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 2차전의 승자는 은행원 출신이 창업한 '이디야 커피'가 됐다. 2001년 출범한 이디야 커피는 당시 고급화 트렌드와 달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운영하며 저가 커피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커피 산업은 스페셜티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분화된 분위기다.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경쟁 중이고, 초저가 커피 3인방(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의 성장과 커피 지수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위 스타벅스는 2021년 2조3856억원(영업이익율 10%), 2022년 2조5940억원(4.7%), 2023년 2조9295억원(4.8%)을 기록했다. 2위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4117억원(9%), 2022년 4285억원(5.1%), 2023년 4801억원(5.4%)을 기록했다. 독자적인 시장을 장악한 폴바셋은 2021년 1075억원(6.5%), 2022년 1200억원(4.6%), 2023년 1300억원(4.6%)이다. 저가 커피의 원조 이디야 커피는 2021년 2433억원(7.8%), 2022년 2500억(3%), 2023년 2778억(3%)을 기록했다. 초저가 커피 업체의 매출액은 상세자료가 없다. 다만 2022년 메가커피가 매출액 3684억원, 영업이익률 18.8%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위의 수치들을 보면 스타벅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율의 쌍끌이 하락이 우려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의 매수 이후 성장세의 둔화, 카페라테에 특화된 폴바셋은 확장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원조 저가 커피의 상징인 이디야커피의 성장세 둔화와 이익률 정체 역시 눈에 띈다.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생두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우려가 커진다. 실제 컴포즈커피를 매수한 졸리비 그룹은 패닉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에스프레소 왕국의 선두 자리를 지켜온 스타벅스는 이제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치열한 경쟁에 나서야 한다. 또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생두 가격의 폭등 앞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커피업계는 향후 어떠한 성장 동력이 이 산업을 변화시킬지 한치 앞을 예견하기 힘든 상황이다.

2025.03.15 10:30

4분 소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4700원’ 시대…톨 사이즈 음료 최대 300원 인상

유통

스타벅스 코리아가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오는 24일부터 200∼300원 인상한다고 20일 밝혔다. 원두 가격이 많이 상승한 커피 외에 티 음료 가격도 함께 오른다.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카푸치노, 카라멜 마키아또, 자몽허니 블랙티 등 13종은 톨 사이즈와 숏 사이즈 모두 200원씩 인상된다.인기 1위 품목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4700원으로 200원 오른다. 콜드브루, 밀크티, 유자민트티 등 8종은 톨 사이즈만 200원 오른다.오늘의커피는 톨 사이즈와 숏 사이즈는 300원씩 오르고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는 100원씩 인상된다. 이밖에 제주말차라떼 등 10종은 동결하고 아이스커피 1종은 인하한다.스타벅스는 최근 5개월 사이 3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과 600원 올렸다. 또 3개월 뒤인 11월에는 아이스 음료 톨 사이즈 11종 가격을 200원 인상한 바 있다. 대상은 커피류가 아닌 블렌디드 음료 2종과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리프레셔 2종 등이었다.스타벅스 측은 이날 "제반 비용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를 노력했으나 지속적인 환율 상승 및 원가 인상의 여파로 인해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커피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잇따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오는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한다. 제품 28종 가격을 평균 3.4% 올린다. 카페라떼는 5900원으로 200원 인상된다. 아이스크림은 4300원으로 300원 올라간다. 폴바셋의 가격 인상은 2년 10개월 만이다.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지난해 커피빈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더벤티도 가격을 올렸다.

2025.01.20 15:14

2분 소요
역대 최고치 찍은 '국제 커피 지수'...커피값 어디로 가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2024년 12월 뉴욕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는 장중 한때 344를 기록하며 1977년의 최고기록 338을 새롭게 경신했다. 바쁜 현대인들에 활력이 되는 커피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 소비량과 가격 결정 과정을 살펴보고,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향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커피값, 어떻게 결정되나2024년 미국 농무부 해외 농업국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은 총 1057만톤(t)이며, 브라질 397만t, 베트남 174만t, 콜롬비아 73만t, 에티오피아 50만t, 인도네시아 48만t으로 추산된다. 이 중 향미가 뛰어난 아라비카 품종이 57%,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 42%, 리베리카를 포함한 희귀종이 1% 미만을 차지한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커머셜 커피(Commodity Coffee Grade)와, 향미·맛·후미·질감·밸런스 등의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Grade)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거래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유통량을 전체 커피 시장의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산지별 커피의 특징을 살펴보면, 브라질 커피는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고소함이 주도적이고, 콜롬비아 커피는 수세식 가공으로 깔끔하고 우아한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은 대부분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며, 인도네시아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 품종을 함께 재배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아라비카는 흙향과 쿠키 향이 매력적이다.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는 스페셜티 등급의 고품질 커피 생산 비중이 높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등은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생산하고, 중남미 커피는 고산지 재배로 청량하고 우아한 특징을 보이며, 케냐 커피는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산미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커피 생산량은 매년 10%가량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을 포함한 커피 소비량의 증가와 수급 불안에 따른 가수요 등으로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커피 수입량은 1000만t을 상회하고 있다. 유럽(EU)연합(독일, 프랑스, 영국 포함)이 285만t, 미국이 150만t, 일본이 41만t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생두 16만t(세계 7위), 원두 2만t(세계 4위)을 수입하여 전 세계 커피 수입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은 뉴욕 상품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국제 커피 지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제 커피 지수는 아라비카 커피 생두 1파운드당 평균가격을 센트 단위로 표시하며, 커피 생산자, 거래자, 투자자들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커머셜 커피 시장은 뉴욕 커피 선물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를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방식에 의해 가격이 산정되고 있다. 복잡한 유통 과정과 대규모 업체와의 장기 계약에 얽매인 커피 산지의 소농들은, 최근과 같은 가격 상승기에도 혜택을 받지 못하며 대부분의 이익이 대규모 생두 업체와 커피 지수 금융 선물에 투자하는 트레이더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2024년 12월 국제 커피 지수 328을 기준으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수입통관비용을 포함한 생두의 원가는 1만2000원이며, 로스팅 과정의 수분 손실을 반영한 원두의 원가(인건비, 전기, 유통비용 제외)는 1만5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지수 110을 기준으로 3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커피 가격의 주요 변동 요인을 보면, 브라질, 콜롬비아 등 대형 생산국의 기후변화와 생산량의 변동, 대형 커피 체인과 대량 구매자들의 구매 패턴, 기축 통화인 달러의 환율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결과, 시리아 정세 변화,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인 로부스타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서, 커머셜 커피 산업의 쌍끌이 가격상승 랠리가 진행중이다. 주목받는 스페셜티 커피의 선순환 구조반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객관적인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품질에 따른 프리미엄이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COE(Cup of Excellence, 비정부기구 Alliance for Coffee Excellence에서 주최하는 커피 산지의 올림픽과 같은 커피 생두 품질 경진대회)와 베스트오브파나마(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최하는 게이샤 품종 기반으로 세계 최고 가격을 경신하는 커피 경진대회)와 같은 경매 기반 대회를 통해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품질 향상과 농민 수익 증가를 동시에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 산정 시스템과 향후 시장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을 간단히 예측하면, 불안정한 공급과 외부 변동성에 기인한 커피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2025년 상반기에 소비자 가격의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저가 커피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있고, 로부스타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인스턴트 커피는 소비 감소와 생산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마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품질 기반으로 유통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생산지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 등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확량의 변화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으로, 커피 시장은 품질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의 인지도 상승과 커머셜 커피의 대량 생산 구조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후 변화와 투기 자본의 영향은 커피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커피 시장은 품질, 윤리,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5.01.11 10:01

4분 소요
“소송에 세금 사용하지 말라”…가수 이승환, 콘서트 취소한 구미시장에 법적 대응

산업 일반

가수 이승환이 25일 경북 구미문화에술회관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이승환 35주년 공연’을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률대리인 임재성 해마루 변호사가 24일 밝혔다. 구미시는 지난 23일 예정됐던 이승환의 콘서트를 시민 안전 우려와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 거부 등을 이유로 콘서트장 대관을 취소했다. 이에 이승환은 페이스북에 “구미시는 서약서 작성이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이승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임재성 변호사에 따르면 이 소송의 원고는 콘서트 대관 취소로 손해를 입은 드림팩토리와 가수 이승환, 공연예매자 100명 등 총 102명으로 하기로 했다. 임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를 지방자치단체인 구미시가 아닌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으로 했다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지자체인 구미시가 아니라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의 위법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개인에게 배상책임을 묻는 것이다”면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 소송의 대응과 이후 배상에 세금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가수 이승환은 1억원, 공연 예매자의 경우 1인당 50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또한 드림팩토리의 손해까지 더해서 청구액을 결정할 것이라고 법률 대리인은 밝혔다. 임 변호사는 공연 예매자 100명의 신청을 받는 절차는 12월 30일 전에 팬카페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몇몇 지자체에서 콘서트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승환의 콘서트 광주 개최를 제안했다. 강 시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럼 광주에서 합시다. 이승환 가수를 광주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승환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하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공연을 기대한다”면서 “제가 매니저가 없는 관계로 협력사인 음향회사 대표께서 연락드릴 것 같다”고 화답했다. 광주시는 음향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공연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다. 정명근 화성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환 아티스트 같은 라이브의 대가가 화성시에서 공연을 해주신다면 문화 향유에 갈증을 느끼시는 화성 시민 여러분께서도 참 좋아하실 것”이라고 제안했다.

2024.12.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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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의 반란...‘레드불-몬스터’의 에너지 드링크 전쟁[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새벽 2시, 대한민국은 아직 깨어있다. 도서관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마감에 쫓기는 직장인들, 넷플릭스 앞에서 다음 편을 기다리는 이들까지. 현대인의 일상이 된 ‘깨어 있어야만 하는 삶’ 속에서, 작은 알루미늄 캔이 그들의 동반자가 됐다. 부모들은 자녀의 방에서 이 캔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시험기간임을 직감한다. 또 야근하는 직장인들로 인해 사무실 쓰레기통은 이 캔들로 채워져있다. 심지어 러시아와의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밤을 지키는 병사들의 곁에도 이 음료가 있다. 이제 현대인의 ‘피로 사회’ 속 필수품이 된 에너지 드링크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가 발표한 보고서는 이 제품 카테고리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다. 2023년 기준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1410억 달러 규모로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8.2%의 성장이 예상된다. 음료 카테고리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이 거대한 시장의 중심에는 두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이 있다. 시장을 창조한 개척자 ‘레드불’과, 파격적인 도전으로 새 역사를 쓴 ‘몬스터 에너지’의 이야기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심을 두는 이들에게 참고할 것이 많은 흥미로운 사례다.출장지에서 만난 세상을 바꾼 음료레드불은 세상에 없던 제품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의 자양강장음료 ‘리포비탄’의 성분을 유사하게 베낀 ‘미투’(MeToo) 제품(성공한 경쟁회사의 기능, 재료, 상품명을 유사하게 출시한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리포지셔닝을 한 것이다. 레드불의 탄생은 출장지에서의 이국적 경험에서 시작된다. 1982년, P&G의 치약브랜드 브랜닥스의 마케팅 디렉터였던 오스트리아인 디트리히 마테시츠는 비즈니스 출장 중 방문한 태국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했다. 장거리 운전기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로컬 제약회사 TC제약이 만든 ‘크라팅 다엥’이라는 음료를 마신 후, 시차로 인한 피로감이 깨끗하게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박카스와 비슷한 일본 ‘리포비탄’의 원료를 이용해 만든 이 드링크에서 그는 서구 시장의 블루오션을 찾았음을 직감했다. 이후 ‘크라팅 다엥’을 만든 태국의 TC제약과 합작 법인을 만들고, 3년간의 제품 개발 끝에 1987년, 탄산을 첨가하고 서양인의 입맛에 맞춘 에너지 음료 레드불이 탄생했다. ‘붉은 황소’라는 의미의 태국어 브랜드명을 그대로 영어로 번역한 것이 지금의 ‘Red Bull’이다. 또 다른 음료 몬스터 에너지의 탄생은 위기가 만들었다. 2002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주스 회사 ‘한센 내추럴’은 파산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최고경영자(CEO) 로드니 삭스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레드불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의 전략은 치밀했다. 레드불의 성공을 낱낱이 분석한 결과, 18세에서 20대 초반의 타깃을 위해 단순한 물리적 혜택인 ‘각성’을 뛰어 넘어 심리적 혜택인 ‘반항아적 이미지’와 ‘금지된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부여했다. 회사의 마지막 자금을 쏟아부어 개발한 몬스터 에너지는 레드불과는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두 배 큰 캔 사이즈, 강렬한 맛, 도발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이 도전자는 ‘저가 미투 제품’이라는 업계의 비웃음을 뒤로하고, 20년 만에 세계 시장의 35%를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레드불과 몬스터의 전략, ‘메시지를 전달하다’초기 레드불의 마케팅 전략은 카테고리를 만드는 전략이었다. 당연히 브랜드 이념은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에너지 드링크’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그리고 레드불의 에너지가 필요한 곳들을 찾아 다녔다. 특히 유럽의 힙한 클럽에 레드불 냉장고를 넣어 ‘마시면 밤새 피곤하지 않고, 취하지 않고 즐길수 있는 음료’로 입소문을 낸 것이다. 바(bar)의 스탠드 위에, 클럽의 쓰레기통에 빈 캔을 넣어두고, ‘열심히 일하고, 잘 노는 젊음’에 맞는 음료로 포지셔닝 한 것이다. 심지어 레드불을 술에 섞어 마시면 취하지 않는다’는 바이럴 문구도 만들었다.이후 레드불은 유럽의 모든 클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수가 됐다. 또 레드불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는 ‘미디어 제국’을 구축했다. 레이싱 F1팀을 직접 소유하고, 에어레이스를 창설했으며, 수많은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후원했다. 선발 레드불에 도전하는 ‘미투’ 몬스터 에너지의 브랜드 전략은 마치 게릴라 전사와 같았다. 레드불이 F1이라는 귀족 스포츠를 장악했다면, 몬스터는 거리의 반항아들을 선택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도시의 난간을 활공하는 젊은이들, 지하 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내는 록 밴드들, 생명을 건 묘기를 선보이는 모터크로스 선수들 등 주류 문화가 외면한 ‘길거리의 영웅들’을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웠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몬스터의 e스포츠 진출이다. 2010년, 대부분의 기업들이 ‘컴퓨터 게임’을 시간 낭비로 치부하던 시절, 몬스터는 과감히 e스포츠에 뛰어들었다. 프로게이머들의 책상 위에는 어김없이 몬스터 에너지 캔이 놓여있었고, 이는 밤새 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당신의 열정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몬스터의 제품 전략도 흥미롭다. 레드불이 단일 제품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했다면, 몬스터는 ‘맛의 해방’을 선언했다. 자바 몬스터(커피), 울트라(무설탕), 주스 몬스터(과일) 등 44가지의 다양한 맛은 마치 게임 캐릭터를 고르는 듯한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분홍색 캔의 ‘파이프라인 펀치’는 에너지 드링크를 꺼리던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캔 디자인에도 반항적 메시지를 담았다. 날카로운 발톱 자국 로고, 형광색 컬러, 고딕 폰트의 조합은 기존 음료들의 깔끔한 디자인과는 정반대였다. ‘Unleash The Beast’(야수를 깨워라)라는 슬로건은 단순한 각성 효과를 넘어, 억눌린 자아의 해방을 암시했다. 이는 사회의 규범과 틀에 지친 현대인들의 욕망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었다이들 에너지 음료의 성공은 브랜딩의 핵심을 보여준다. 물리적 차별화가 어려운 제품도 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문화적 공감대 형성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두 브랜드는 단순한 음료 회사를 뛰어 넘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독특한 문화적 세계관을 구축했다. 카페인 음료라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브랜드만의 강력한 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다.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4.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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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최대 경쟁자' 스페셜티 커피는 왜 특별한가[스페셜리스트 뷰]

유통

지난 11월 6~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 ‘서울 카페쇼’는 역대 최대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커피업계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스페셜티 커피’였다.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펠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 부스에는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몰려, 이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커피 3세대’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용어는 1974년 'Tea and Coffee Trade Journal'에서 Ena Knust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이후 1982년 전미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통해서 ‘생산지의 지형적 특성 테루아를 반영해 독특하고 특별한 풍미를 지닌 커피’라는 개념으로 정의됐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커피 산업의 새로운 물결’ 혹은 ‘커피 산업의 3세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커피 산업의 1세대는 한국, 일본과 같이, 미군 주둔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인스턴트 커피를 포함한 커피 산업의 대중화 시대로 볼 수 있다. 커피 산업의 2세대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화제가 된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스타벅스의 출현에서 시작한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를 기반으로 이국적인 용어와 다양한 옵션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미국 내 3개 지점에서 77개국 2만8000여개의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시스템은 전 세계 프랜차이즈로 보급됐고 미국의 ‘시애틀 베스트’, 유럽의 ‘코스타’, 한국의 ‘카페베네’와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구현하며, 편의성을 강조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시스템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밀레니엄 이후 현대인들의 미식 발전과 함께, 지금보다 더 고품질의 커피를 원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도 전후,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중심으로 양질의 커피와 생산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인 ‘인텔리젠시아’, 미국 서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상징하는 ‘스텀타운’, 동부의 ‘카운터컬쳐’,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은 새로운 커피 시장을 열었다. 또 2010년경, 북유럽의 ‘팀윈들보’와 ‘푸글렌’, 영국의 ‘스퀘어마일’, 일본의 ‘마루야마’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 업체 등이 커피 시장을 더욱 확대시켰다.한국의 경우 2009년, 서울 보헤미안의 헤드 로스터 출신 서필훈씨가 한국 최초로 큐그레이더 자격을 취득하면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문을 열었다. 스페셜티로 인정받기까지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은 스페셜티 커피 협회 산하인 커피품질연구소(CQI)에서 인증한 큐그레이더(Q grader)들이 향미·맛·산미·질감·후미·일관성·균형감·깔끔함·단맛 등으로 정리해 항목별 점수를 매긴다. 이때 각 항목별 점수(10점 만점)를 더해 총합 80점 이상 점수를 획득한 커피가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받는다. 참고로 커피 맛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 작업을 진행하는 큐그레이더의 자격 취득을 위해 서는 총 24 과목의 필기와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현재 활동하는 전 세계의 6000여명의 큐그레이더 중 한국인은 약 3000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의 노력과 성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별된 스페셜티 커피의 맛은 ▲과일 ▲꽃 ▲초콜릿 ▲캐러멜과 같은 맛과 향미 ▲농후한 질감 ▲섬세한 단 맛▲균형감 등으로 표현된다. 또한 과일의 향미는 ▲귤 ▲한라봉 ▲오렌지 ▲자몽과 같은 '시트러스'와 ▲딸기 ▲블랙베리 ▲블루베리 ▲산딸기와 같은 '베리류', 그리고 ▲사과▲배 등으로 나뉜다. 인류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과일 향미는 딸기와 같은 부드러운 복합성, 자몽과 같은 선명한 산미, 사과의 청량함과 같은 맛과 향의 총합이다. 꽃을 상징하는 향미는 강력한 임팩트의 라일락, 여운이 길고 섬세한 자스민, 복합적이면서 우아함이 돋보이는 장미향이 좋은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 초콜릿은 쌉사름하면서 감칠맛과 진득한 질감이 구성됐을때, 좋은 특징이 발현된다. 캐러멜은 단맛의 입체적인 상태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 커피의 단맛은 설탕과 같은 임팩트를 준다기보다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을 유지하는 측면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질감의 경우 신선한 우유와 같은 농도감이 가장 좋은 품질을 상징한다. 스페셜티 커피 맛을 기준으로 좋은 커피를 표현하면 ‘아름다운 과일, 꽃, 초콜렛과 캐러멜과 같은 다양한 향미와 맛이 복합적으로 발현되면서 선명한 개성과 우아한 균형감과 함께, 단맛과 질감이 여운있게 이어지는 커피’라고 설명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지고 스페셜티 온다 바리스타들의 챔피언 매장도 있다. 김사홍 바리스타의 ‘커피템플’ ‘사이폰 챔피언’ ‘커피인굿스피릿 챔피언’ ‘KNBC 챔피언’과 신창호 바리스타의 ‘디폴트밸류’, 핸드드립 커피를 상징하는 브루어스컵 국가대표 출신 정형용 바리스타의 ‘코스피어’ 등이 챔피언의 매장을 상징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성수, 연남, 망원 등을 상징하는 매장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성수동의 ‘로우키’, 서울숲의 ‘메쉬’, 망원동의 ‘딥블루레이크’ 등이 지역을 상징하는 업체로 성장했다.이외에도, 해외의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한국에 꾸준히 진출했는데, 세계 최대의 블루보틀커피,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 인텔리젠시아, 북유럽에서 서울로 진출한 푸글렌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시장 성장성은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코리아는 총 1841개 매장에 매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는 4800억원, 메가커피는 3684억원의 매출을 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커피리브레는 총 3개 매장에 매출은 221억원이다. 이밖에 프릳츠 커피는 150억원, 모모스 커피가 131억원의 매출을 냈다. 또한 원가 개념의 블렌딩 생두 가격은 프랜차이즈 커피의 경우 뉴욕 커피지수 평균 150을 기준으로, 1킬로그램(Kg) 기준 5000원이다. 반면 스페셜티 커피는 지난해 그리니시 위클리 자료를 기준, 블렌딩 생두 평균 가격이 1Kg 기준 1만5000원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수치만 보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시장규모는 아직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과 큰 격차를 보인다.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업체들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 대비 3배 이상 비싼 생두를 사용하고, 매장당 평균 매출액도 5배(스타벅스 15억4000만원·커피리브레 73억원)이상 차이가 난다.이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열혈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페셜티커피 산업은 커피리브레와 프릳츠, 모모스 커피 등 업계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 중이고 협업 체제도 활발한 편이다. 원두 구매시장의 매출과 이익률이 높다 보니 장기적으로 봐도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된다.반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은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머지 업체들의 수익성에 물음표가 생긴 상황이다. 또한 메가커피로 대표되는 저가커피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졌다.스페셜티 커피시장의 고민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의 건물주들은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업체가 입점한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실제로 뉴욕 맨해튼에서 최고의 자산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그라운드 제로 프리덤 타워’ 1층에는 스페셜티 커피 블루보틀이 입점해 있다.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는 새롭게 완공한 사옥에 스페셜티커피 업체 프릳츠를 입점시켰고, 지금도 수많은 부동산 자본들이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을 꾸준하게 접촉하고 있다. 이익을 중시하는 전통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성장률이 감소하는데 반해, 품질을 기반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업계 선도 기업과 후발주자 간 편차가 크고, 저품질 유사업체들이 증가한다는 점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 내부적으로 고민해볼 만한 지점이다.마지막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추천 메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커피리브레 파란점의 카페모카다. 품질 좋은 블렌딩 에스프레소와 발로나 커버처로 만든 초콜릿이 포함된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모카커피다.두 번째 추천 메뉴는 모모스 커피의 싱글오리진 브루잉(핸드드립) 커피다. 싱글오리진은 지형적 요인에서 발현되는 테루아를 반영한 개성있는 단종 커피다. 부산시장 관사를 대중에게 오픈한 모모스 도모헌 내부에서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마지막은 마포에서 시작한 프릳츠가 제주 성산에 새롭게 문을 연 성산 프릳츠의 카페라테다. 양질의 프릳츠 커피와 신선한 제주 우유가 절묘하게 조합된 것이 이 커피의 특징이다. 프릳츠의 빵과 곁들어도 훌륭하다.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2024.12.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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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진짜 경쟁자는 '스페셜티' 산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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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좋은 원두를 바탕으로 만든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다. 국내에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매일 커피를 할인 구매할 수 있게 한 커피 구독 모델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좋은 원두를 꾸준히 공급받는 스페셜티 원두 구독 서비스는 점점 수요가 증가하며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스페셜티 커피 시장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굳이 커피 전문점에 가지 않아도 좋은 원두를 바탕으로 제조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볶은커피가 뜬다…원두 구독 인기국내 커피 시장은 크게 ▲볶은커피 ▲인스턴트커피 ▲조제커피 ▲액상커피 등 4개 단위로 분류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볶음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5433억원에서 2022년 1조327억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이 기간 조제커피 시장은 8512억원에서 7860억원으로 감소했다. 조제커피는 원두의 원액을 추출해 학향제나 설탕 등 다른 성분을 넣은 커피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가루 형태로 만들어진 믹스커피를 꼽을 수 있다. 볶은커피가 바로 스페셜티 원두와 관련된 시장이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커피 시장은 조제커피와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RTD(Ready to Drink) 액상커피가 가장 큰 파이를 차지했지만 점점 커피 즐기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원두를 볶은 볶은커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볶은커피 시장의 성장은 원두 구독 서비스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정기 결제를 하면 매주 혹은 매달 원두를 제공받는 식이다. 특히 국내 원두 구독 서비스 성장의 배경에는 기업들이 복지 차원에서 사내에 원두커피를 적극 배치하고 있는 점이 한몫했다.조원진 커피 칼럼니스트는 "조제커피를 비롯해 인스턴트커피 시장 규모가 작아진 것은 기업들이 사내에 비치하던 커피를 믹스커피에서 원두커피로 바꾸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라며 "B2B 형태로 기업들에게 원두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예컨대 게임회사 크래프톤은 2021년 8월부터 원두 제공업체인 '커피 리브레'에서 원두를 제공받고 있다. 또 유명 커피 전문점인 프리츠커피, 테라로사, 커피템플, 180커피로스터스 등과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 하이브는 본사에 프리츠커피를 입점시켰으며 현대카드도 호주의 유명 스페셜티 브랜드 '스몰배치'가 본사에 입점돼 있다. 푸드 컴퍼니 SPC는 본사 1층에 직원을 위한 커피 체험공간인 '오픈커피스테이션'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32종 이상의 커피와 티를 맛볼 수 있으며, 직접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커피 복지를 위해 다양한 커피 회사와 협업을 진행하며 볶음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들도 단지 내에 커피를 배우고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커피 구독 서비스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원진 칼럼니스트는 "스타벅스의 경우 예전에는 공간 제공과 함께 커피 퀄리티가 좋았던 부분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며 "이제는 스타벅스를 대체할, 좋은 원두커피를 접할 수 있는 곳이 그만큼 많아졌다"고 설명했다.해외에 있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 역시 커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보다는 원두 구독 서비스가 더 활성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역시 스페셜티 커피 산업 위주로 커피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는 "국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전체 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면서도 "원두 구독 서비스에 참여하는 제공업체들이 늘고 있고 이용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스페셜티 커피 구독 모델이 결국 커피 프랜차이즈 구독 서비스보다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포지션 애매해진 대형 프랜차이즈한편 커피 시장이 가성비-고급화로 양극화되면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포지션은 점점 더 애매해지고 있다. 값싼 커피를 원하는 사람은 메가MGC커피나 컴포즈커피를 찾고 있으며 고급 원두커피를 원하는 사람은 원두를 정기 구독하거나 직장, 학교, 아파트 내에서 커피를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져서다.접근성 부분도 문제다. 스타벅스의 경우 주요 도심지가 아닌 공간이 넓은 도심 외곽에 신규 매장을 내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는 접근성이 좋은 저가커피 업체들과 승부를 보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간한 '커피 트렌드 2024'(15~59세/2000명)에 따르면 최근 1개월(8월 19~26일) 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이용자(대표 표본 200명/중복응답)들의 월 평균 이용 빈도를 보면 스타벅스는 5.49회, 투썸플레이스는 2.27회, 이디야는 4.37회를 기록했다. 반면 저가커피업체인 메가MGC커피는 6.98회, 컴포즈커피는 7.61회로 방문횟수가 더 많았다.메가MGC커피의 이용 빈도가 늘어난 이유(중복응답) 1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서'(62.5%), 2위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장이 있어서'(41.3%)가 차지했다.반면 스타벅스의 이용 빈도가 줄어든 이유 1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서'(49%)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장이 없어서'(23.5%)가 차지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서(53.8%)가 1위,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장이 없어서(40.4%)가 2위를 차지했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낮은 접근성과 비싼 가격이 이용 빈도가 줄어든 원인인 셈이다.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는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수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과 같은 품질과 서비스 등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하락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2024.11.0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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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그동안 여러 커피 전문점들이 구독 모델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국내 커피 소비 트렌드와 구독 모델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업계 1위 스타벅스가 구독 모델을 시범 도입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이 실패한 커피 구독 모델을 스타벅스는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까.스벅의 구독 모델 도전, 혜택 살펴보니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1일부터 커피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Buddy Pass)를 시범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연말까지만 시범 운영된다. 이 서비스는 월 9900원을 내면 30일간 매일 오후 2시 이후 매장 방문 시 제조음료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 사용은 1일 1회로 제한된다.여기에 푸드 메뉴 30% 할인 쿠폰 1장, 딜리버스 배달비(3000원) 무료 쿠폰 1장, 온라인스토어 배송비(3000원) 무료 쿠폰 2장이 제공된다. 11월 기준 스타벅스의 카페 아메리카노(톨(Tall)사이즈) 가격은 4500원이다. 이를 한 달간 매일 1잔씩 구매하면 총비용은 13만5000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버디패스 구독자가 매일 카페 아메리카노를 30% 할인받아 구입하면 9만4500원을 지출하게 된다. 여기에 월 구독비 9900원을 더하면 총비용은 10만4400원이다. 구독자는 3만600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아메리카노가 아닌 더 비싼 제조음료를 마시면 할인 효과는 더 커진다. 여기에 버디패스 추가혜택들도 받을 수 있어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독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유리하다.다만 버디패스의 초기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매일 오후 2시 이후 30% 할인을 제공하는 등 시간 제약을 둬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출근 및 등굣길에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월에 쿠폰 1~2장 제공에 그치는 다른 추가 혜택들이 소비자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지난 8월에 이어 11월 또 한 번 요금 인상에 나선 배경에 10월 초 출시한 버디패스 구독 가입자를 늘리기 위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디. 이에 이들을 타깃으로 자연스레 구독 모델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 측은 "일단 연말까지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 한 후 내년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유의미한 반응이 있는지를 우선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韓서 커피 구독 모델, 불가능?스타벅스 이전 커피 구독 모델들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 지난 2020년 이후 커피 전문점들은 월 구독료를 내면 커피를 매일 제공하는 여러 구독 모델들을 도입했다. 하지만 모두 유야무야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커피빈은 지난해부터 연회비를 내고 무료 음료 쿠폰,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형 할인 서비스 '오로라 멤버스'를 내놨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연회비 1만원을 올려 총 4만원을 내면 여러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오로라 멤버십 3기를 시작했다. 이것 저것 혜택을 챙기면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가입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상품은 한정된 수량 안에서 쿠폰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매일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의 구독 모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커피 소비자들은 공부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등 공간 활용 측면에서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며 "이들은 굳이 매일 같은 곳에서 구독료를 내가며 커피를 마실 이유가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커피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 발걸음이 저가커피로 향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간한 '커피 트렌드 2024'(15~59세/2000명)에 따르면 최근 1개월(8월19~26일) 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용자(대표 표본 200명)들은 커피 프랜차이즈 방문의 이유에 대해 '출근길 및 등굣길 커피나 음료, 디저트 구매'를 1위(42.1%)로 꼽았다. 이때 이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순위별로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1~3위를 차지했다. 출근길, 등굣길 커피 구매 시 가성비가 좋은 저가커피 전문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얘기다. 이미 출근족들이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할 장소로 저가커피업체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보다 비싼 값을 들이고 구독 모델을 가입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커피 구독 모델은 CU나 GS25 등 편의점도 도입한 상태다. 몇천원 수준의 월 구독료를 내면 제품 가격을 20~30% 깎아준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나 도시락이 구독 상품의 주력 판매 제품이다. CU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2021년 론칭한 이후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커피 전문점들의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조원진 커피 칼럼니스트는 "요즘은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좋은 원두를 제공하는 이른바 '커피 복지'가 매우 잘돼 있는 편"이라며 "굳이 구독까지 해가며 커피를 살 이유가 많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2024.11.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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