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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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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써모 피셔와 인수 경쟁 벌일까…“검토했지만 확정 아냐”

바이오

셀트리온이 미국의 의료장비 업체인 박스터 인터내셔널(Baxter International Inc.)의 바이오파마 솔루션(BioPharma Solutions) 사업부 인수 경쟁에 뛰어든다.2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미국의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Inc)은 박스터를 사이에 두고 인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박스터는 신장질환과 관련한 처치에 쓰이는 의료기기와 용액, 지혈제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부는 기업의 제품 상업화를 돕는 조직이다.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거나 약물의 제형·충전·완제와 관련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부를 통해 생산된 제품은 120여 개 국가에 공급된다.로이터는 이번 인수의 규모를 40억 달러(약 5조2293억원)로 추정했다. 박스터가 사업부를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스터의 부채는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166억 달러(약 21조7015억원)에 달한다.박스터가 부채를 쌓아올린 배경에는 디지털 의료기기 업체인 ‘힐롬 홀딩스’(Hill-Rom Holdings)가 있다. 박스터가 이 회사를 2021년 105억 달러(약 13조7269억원)에 인수하며 경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박스터는 올해 1월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부와 관련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장 치료 사업부를 분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로이터는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Co)와 칼라일 그룹(Carlye Group) 등 사모펀드 회사들도 이번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른 입찰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셀트리온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사모펀드를 제치고 박스터를 인수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써모 피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장비 공급 업체다. 2017년 네덜란드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파테온(Patheon)을 52억 달러(약 6조7995억원)에, 2021년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PPD를 174억 달러(약 22조7521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셀트리온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번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박스터의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부의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거나 진행 사항이 있다면 바로 밝힐 것”이라고 했다.

2023.03.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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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국소 지혈제 연구자 임상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바이오

GC녹십자는 국소 지혈제인 ‘그린플라스트큐’(Greenplast Q)가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ESD) 이후 48시간 이내 발생하는 급성 출혈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 결과를 미국 소화기내과 학술지인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그린플라스트큐는 혈장 유래 성분의 액체형 국소지혈제다. 국내 유통되는 제제 중 유일한 국내 제조 품목이다. 국가출하승인을 통해 공급되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사전 충전형 주사기)로 2㎖과 4㎖ 제형이 있다. 수술 및 시술 부위에 따라 다른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 약가는 경쟁 제품보다 최대 43% 저렴하다고 했다.ESD는 위나 대장, 식도의 용종, 선종 등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부작용으로는 출혈이 흔하게 발생한다. 대량 출혈은 예측하기 어렵고, 출혈이 많으면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시술을 할 때 충분히 예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이번 연구는 조수정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았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20년 10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진행됐다. 위 종양 환자 중 위암 조직의 크기가 40㎜ 이상이거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를 복용해 출혈이 쉽게 발생하는 고위험군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종양 절제 및 일반적 지혈 이후 그린플라스트큐를 도포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대해 시술 후 출혈 발생을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연구 결과 시술 이후 48시간 이내 출혈 발생 비율은 대조군에서 5.7%로 나타났다. 그린플라스트큐를 도포한 시험군은 0.8%의 환자에서만 출혈이 발생했다. 고위험군 환자에 시술하면 48시간 이내 발생하는 출혈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조 교수는 “위암의 조기 발견으로 개복 수술보다 ESD가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고위험군 환자들은 ESD 이후 지연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출혈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이어 “이번 연구에서 전체 출혈율은 차이가 없었지만, 그린플라스트큐를 사용해 48시간 내의 급성 출혈에 효과가 있었다”며 “ESD 시술 후 절반 이상이 48시간 내 출혈임을 고려하면, 고위험군 시술 시 그린플라스트큐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ESD 이후 추가 치료의 유용성을 확인하는 최초의 임상 연구로서 가치가 크다”며 “ESD에서 출혈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만큼 그린플라스트큐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2.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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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한미헬스케어 합병으로 3대 신성장동력 마련한다

바이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11월 1일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3대 캐시카우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2011년 5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자회사의 경영과 사업을 관리하는 지주사의 역할과 함께 바이오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미헬스케어 합병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신성장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로 ▶의료기기 사업부문 ▶식품사업부문 ▶SCM 솔루션 부문이다. ━ 의료기기 부문 매출 500억원으로 늘린다 한미헬스케어의 주력 사업 중의 하나는 의료기기 사업이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의료기기 사업에서 거뒀고,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수술할 때 장기나 신경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막아주는 유착방지제 ‘가딕스’, 수술용 지혈제 ‘써지가드’, 수술 후 봉합 목적으로 쓰는 ‘리퀴밴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가딕스는 국내 급여 유착방지제 시장에서 40%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의 리더 제품으로 통한다. 매해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해 최근에는 척추 수술용 유착방지제 ‘하이빅셀’을 출시했다. 이런 성과를 올린 데는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가딕스는 천연 고분자로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하고, 수술 후 4일경부터 체내에서 분해된다. 얼마 전 출시된 하이빅셀은 인체에 무해한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제조한 용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체적합성과 점탄성이 높아 최소침습 수술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 전에도 한미헬스케어는 혁신적인 수술용 치료재료 발굴과 도입에 적극 나섰다. 최근 4년 동안 10여 개의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다양한 제품을 도입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합병을 통해 33종에 이르는 의료기기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또한 파트너십 기반의 외연 확장 기조를 이어 나가면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발굴하게 된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 한미헬스케어가 주력해 온 수술용 치료재료 분야에서 성과를 뛰어넘어 의료기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의료기기 분야의 매출을 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완전두유’ 등 식품사업 날개 달아 한미헬스케어 매출 중 40%의 비중을 차지한 것이 식품사업이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헬스케어를 품으면서 의약품 회사를 넘어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식품사업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식품사업 부문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콩을 통째로 갈아서 만드는 ‘전두유 특허공법’으로 제조하는 완전두유 브랜드를 강화하게 된다. 전두유 특허공법은 제조 과정에서 어떤 가공 효소도 첨가하지 않고, 콩의 영양성분을 100%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12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검은콩 저당’, ‘새싹보리 저당’, ‘설탕 무첨가’, ‘고칼슘 201mg’, ‘고단백 11g’ 등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완전두유 외에도 최근 새롭게 선보인 균형 영양식 ‘케어미’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케어미는 한미헬스케어가 독자 개발한 건강지질 포뮬러 ‘SOMO’가 함유됐다. SOMO는 4대 식물성 유지인 대두유와 올리브유, MCT 오일(Medium Chanin triglycerides oil), 오메가3를 균형 있게 배합한 건강 지질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한미사이언스는 MZ세대를 겨냥한 건강 음료 ‘화싹’에도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화싹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산 제품을 국산화한 것이다. 정제와 액상을 한 번에 담은 듀얼 액션 병 타입 제품으로 최근 출시됐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식품사업 부문은 기존 한미헬스케어의 핵심 성장동력이다”면서 “식품사업 부문 경쟁력은 한미사이언스가 전통적 의약품 사업 영역을 뛰어넘어 종합헬스케어 기업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헬스케어 분야 물류 혁신 선도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 합병을 계기로 IT 기반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기반 헬스케어 분야 유통과 물류 혁신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IT 기반 SCM은 공급망 단계 최적화로 수요 예측부터 생산까지 정확성을 높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한미헬스케어는 2009년부터 비접촉 인식 기술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반 솔루션을 구축했다. 한 공간에 적재된 모든 제품을 단 한 번의 인식으로 이력 추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의약품 유통 혁신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한미헬스케어는 전 세계 최초로 한미약품이 생산하는 전 품목에 RFID를 접목해 제약 RFID의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최고 RFID 시스템을 갖춘 기업을 선정하는 ‘RFID 저널 어워즈’는 2013년 한미를 ‘최우수 RFID 구축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RFID 기반 IT 솔루션 ‘KEIDAS’를 개발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재고 관리를 선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11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 솔루션을 채택했는데, 한미사이언스는 5년 내에 50여 곳으로 확산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한미헬스케어는 ‘Quantum’이라는 경영관리 시스템 솔루션 시리즈를 개발해 국내외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실험실 정보관리시스템 ‘Quantum LIMS’, 품질관리시스템 ‘Quantum QMS’, 실험수행시스템 ‘Quantum LES’, 고객 마케팅 및 영업 관리 시스템 ‘Quantum CRM’ 등 4개 부분의 솔루션을 통해 3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퀀텀은 각 업체의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요구 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고, 기존 외국산 솔루션 대비 대량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회사별 고유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고, 구축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 합병을 계기로 AI를 통해 비대면 임상시험의 환자 복약 관리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분산형 임상시험이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AI 기반 환자 관리 시스템의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IT 기반 유통 혁신은 ‘물류를 선도하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경영의 시금석을 입증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한미헬스케어가 축적한 IT 기반의 경쟁력 있는 자산들을 더욱 활성화해 회사의 미래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73@edaily.co.kr

2022.12.22 09:00

4분 소요
응급처치되는 기능성 방탄조끼

산업 일반

미 해병 대원, 약이 부상자의 상처 부위로 방출돼 지혈과 쇼크 방지, 통증 완화 돕는 장치 고안해 샌디 옹 NEWSWEEK 기자전투 중 부상한 군인은 응급치료를 빨리 받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 위생병이나 야전 군의관은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도중 응급처치를 취할 수 있지만 전투 지역은 늘 위태롭고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머지않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총탄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가능한 장치가 해병 대원에 의해 고안됐다. 미 해병 제3정비대대의 매튜 롱 상병은 지혈제와 진통제 등 구명 약품 패키지가 든 새로운 방탄조끼를 구상했다. 각 패키지는 방탄조끼의 세라믹 방탄판 뒤에 부착된다. 총탄이 방탄판을 뚫으면 패키지가 파손되면서 총탄의 작용력과 탄도에 의해 그속에 들어 있던 약이 상처 부위로 방출돼 지혈과 쇼크 방지, 통증 완화를 돕는다.2013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중 사망 4500건 이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는 부상자가 야전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발생했고 과다 출혈이 주된 원인이었다. 롱 상병이 고안한 방탄조끼가 실전에 사용되면 부상자 중 다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방탄조끼의 약품 패키지에 담긴 지혈제는 전투 대원이 부상하면 거의 즉시 출혈을 억제할 수 있다.그러나 영국 크랜필드대학에서 국방시스템 엔지니어링을 가르치는 크리스토퍼 쿨드릭 교수는 “발상은 좋지만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정교하지 못한 처치’를 지적했다. 총탄이 약품 패키지를 파손하고 그 힘에 의해 약물이 전달되는 방식으로선 투여량이나 상처부위 도달 지점을 정확히 조절할 수 없다는 뜻이다.또 다른 위험은 약품 패키지가 여러 개 관통될 경우 총상에 흔히 사용되는 모르핀 같은 진통제가 과다 투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패키지의 소재도 자연분해가 되고 살균처리돼야 한다. 잘못하면 패키지 조각이 끼어들어가 상처 부위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쿨드릭 교수는 또 약품 패키지로 인해 방탄조끼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그러나 롱 상병은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얼마 전 그는 미 국방부의 제1회 해병 군수 물류혁신 경연대회에서 입상했다. 국방부가 지원할 아이디어 17개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이다. 발명가의 꿈인 원형 모델 개발과 테스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샌디 옹 뉴스위크 기자

2017.01.09 10:07

2분 소요
QUALITY MANAGEMENT - “어려운 때일수록 ‘품질’에 충실하라”

산업 일반

제39회 국가품질경영대회, 기업인과 근로자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품질강국 실현 다짐해 ‘제39회 국가품질경영대회’가 11월 28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한빛홀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및 수상기업 임직원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국가품질경영대회는 품질경영 활동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 활기찬 시장경제 달성에 기여한 공로자와 유공단체를 서훈·표창하고, 전국의 근로자와 기업인이 한 자리에 모여 창조경제 실현을 다짐하기 위한 행사다.1975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품질경영우수단체 527개, 품질경쟁력우수기업 901개, 유공자 1859명, 우수 품질분임조 4765개, 품질명장 1356명, 우수제안자 9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1회 대회에는 김종필 국무총리가 VIP로 참석했으며 1981년 남덕우 국무총리, 1992년 노태우 대통령,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등 역대 국가 주요 인사가 매년 행사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이번 제39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 참석한 정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창조경제의 토대가 바로 품질경영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창의와 혁신으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품질경영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는 무엇보다도 ‘품질’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품질유공자 부문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삼양홀딩스 김량 부회장, 풍산 박우동 방산총괄대표, 태영세라믹 이대영 대표가 수상했다. 김량 부회장은 27년 간 현업에 종사하면서 지속적인 품질경영과 차별화된 혁신활동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품질향상을 통한 원가절감(697억원/년)을 이뤄냈다.‘Cost Leadership’ 활동으로 1579억원 원가를 절감했으며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프로젝트를 추진해 그룹 총매출액을 2010년 1조원에서 2012년 1.8조원으로 연평균 32% 증가시켰고, 기업신용평가가 A+에서 AA-로 상향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밖에 R&D 투자를 통해 실리콘 폴리카보네이트 생산 및 초순수용 이온교환수지 국산화로 연간 400억 원 수입대체 효과를 이끌어내고 항암제 효과를 증대시킨 제넥솔 PM 및 이식용매쉬, 지혈제, 유착 방지제 등 신약개발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홍조근정훈장 숭실대학교 유한주 교수, 철탑산업훈장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서병삼 부사장 등 품질유공자 부문에서 총 72명이 수상했다. 특히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손영호 대리는 입사 이래 투철한 사명감으로 평소 맡은 바직무에 충실했으며, 11년 연속 전사 제안왕 수상, 사내 분임조 경진대회 최우수상 5회 수상, 지역 품질경영 대회에서 최우수상 1회·우수상 5회 수상 등 품질경영에 크게 기여했다.품질유공 단체부문에서는 국가품질대상을 수상한 LS산전, 한국남동발전 등 14개 단체의 대통령 표창을 포함해 총 20개 단체가 수상했다. LS산전의 비전인 “Green Innovators of Innovation”을 실현하기 위해 World Class 3P(People, Process, Product)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전개와 윤리경영활동, 사회적 책임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 경영활동을 실천함으로써 연평균 성장률 14.8%, 영업이익률 9.7%로 동종업계 4.5% 대비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올해 신설된 국가품질혁신상 품질경쟁력혁신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명품창출부문에서는 신원이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특히 신원 창업주인 박성철 회장은 수출 및 내수 전체 부분에 직접 관여해 브랜드 론칭부터 전개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방향(비전, 전략, 방침 등)설정 및 전개 과정을 주도한다.그동안 다양한 개선활동을 통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품질분임조에 대한 수상도 이뤄졌다. 품질분임조는 현장 사원들로 이뤄진 일종의 개선 동아리로 2012년에는 기업 현장에서 9만여 건의 현장 문제를 해결해 연간 약 2조원의 재무성과를 달성했다.16개 시도에서 687팀이 출전한 지역예선을 거쳐 8월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본선인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285개 분임조가 생산현장 품질혁신의 우수성을 겨룬 끝에 시상팀을 선정했다. 우수분임조로 입상한 S&T중공업 무한질주 분임조 등 96팀에 금메달, 93팀에 은메달, 96팀에 대해 동메달을 수여했다.

2013.12.02 17:23

3분 소요
아내가 먼저 알아야 할 남편 건강법

산업 일반

▎사진:중앙포토 “아이고 속이야.” 많은 아내가 남편의 이런 신음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는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데다 술과 담배, 스트레스에 노출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속이 편할 리 없다. 속이 불편한 이유는 많겠지만 십중팔구 위나 십이지장 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위나 십이지장의 안쪽 점막은 강한 산성인 위산이나 소화 효소를 포함한 위액에 노출되어 있지만 자신의 위액에 의해 다치지 않는 방어구조를 갖추고 있다. 점막 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이 계속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나쁜 식생활 습관과 세균 감염에 의해 방어구조가 무너지면 점막이 상처를 입게 된다. 이 상처를 통해 위액의 공격을 계속 받게 되면 조직의 일부가 없어지는 게 궤양이다.통증이나 불쾌한 증상을 느끼는 부위가 위면 위궤양, 십이지장 쪽이면 십이지궤양이 되는데, 그 부위에서 피가 나와 토혈이나 하혈, 천공(구멍이 생기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위·십이지궤양을 일으키는 3대 원인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약(NSAID), 스트레스를 꼽는다. 이 중 가장 많은 것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이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가 위나 십이지궤양을 일으키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다른 원인이 있을 때 병을 가속화할 수 있다.과거에는 강한 산성의 위 안에서는 세균이 생식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위 점막 안에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라는 세균이 존재하며, 위궤양 환자의 70~80%, 십이지궤양 환자의 90% 이상이 이 세균에 감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위궤양과 십이지궤양을 일으키는 구조는 다르다.먼저 위궤양의 경우를 보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위 안의 요소(尿素)로부터 암모니아를 만들어 위산을 중화함으로써 강한 산성의 위 안에 정착하게 된다. 이 암모니아가 위 점막을 다치게 한다. 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에 의해 위 점막에 유해한 활성 산소가 다량 생성되면 점막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자체가 내는 독소에 의해서도 위 점막이 손상될 수도 있다.상복부에 통증 지속되면 검사 받아야이에 비해 십이지궤양은 위산 분비가 많은 사람에게 주로 생긴다. 위산 분비가 많아지면 십이지장에 위의 점막이 형성되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십이지장으로 흘러나오면서 이 점막에 들러붙어 상처를 입힌다. 위 점막에 비해 산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십이지장에 위산이 흘러 들어오면서 궤양을 유발하는 것이다.그렇다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된 사람 모두에게 위· 십이지궤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궤양이 생기는 경우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자의 2~3%에 불과하다.위·십이지궤양을 일으키는 두 번째 원인은 해열, 진통,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NSAID이다. 이 약 때문에 생기는 위·십이지궤양의 특징은 통증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되어 갑자기 토혈이나 하혈을 일으킨다.치료 목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약을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 소화기궤양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예방 차원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비록 소량이지만 아스피린도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약의 일종이기 때문에 위나 십이지궤양을 늘 조심해야 한다.위나 십이지장 등의 내장 기능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 강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의 기능이 흐트러져 점막의 혈류가 나빠지고 다치기 쉬운 상태가 되어 궤양을 일으킨다.1995년 일본에서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피해를 본 지역의 위·십이지궤양 환자를 조사했는데, 피해가 큰 만큼 궤양의 정도도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도 있다. 누구나 갑자기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 식욕이 없어지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을 경험했을 것이다.위·십이지궤양은 문진, 촉진, 조영제를 마시고 X선 촬영을 하는 바륨조영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위·십이지궤양이 의심되는 환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궤양을 확인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느다란 관에 초소형 카메라가 붙은 내시경을 입이나 코로 삽입해 모니터로 상태를 보는 내시경 검사다.이 검사를 통해 궤양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암이나 다른 병이 아닌지 구별한다. 그뿐만 아니라 암 검사를 위해 조직을 채취하거나 출혈을 멈추게 하는 처치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 채취하는 조직의 크기는 1㎜ 정도에 불과하며 그 과정에서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상복부나 명치 쪽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해 위·십이지궤양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자각증상이 느껴지는데도 속풀이 해장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병을 키울 수 있다. 식사를 한 후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위궤양, 공복 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십이지궤양일 가능성이 크다. 위궤양일 경우 위로 들어온 음식이 궤양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이에 비해 십이지궤양은 위산이 궤양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공복 시에 자각증상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궤양이 있어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도 있어 통증만으로 궤양의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위·십이지궤양 환자는 가슴 한가운데가 불타는 듯이 아픈 불쾌감을 느끼거나 시큼한 액체가 역류되어 신트림이 나오는 증상이 종종 발생한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유문(幽門)이 좁아져 위에 장시간 음식이 머물기 때문에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이다.가스가 많이 생기고 장의 운동이 둔해져 복부 팽만감이 느껴지며, 식욕부진과 구토 증상이 있는 것도 위·십이지궤양 환자의 특징이다.제균치료가 우선궤양 쪽에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해 지혈제를 주사하거나 레이저로 지지는 지혈치료를 한다. 출혈이 없는 경우에는 약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일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발견되었다면 제균치료가 우선이다.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일시적으로는 편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나중에는 칼슘에 의해 위산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차라리 물을 마시는 편이 낫다. 지나치게 뜨겁거나 찬 음식, 신맛이 강한 식품, 염분이 많은 식품, 고추·후추·카레·겨자 등 위산 분비와 위 운동을 촉진시키는 강한 항신료 섭취도 줄여야 한다. 밥은 규칙적으로 하루 3~5회에 나눠 조금씩 먹어야 위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위·십이지궤양 환자는 철분이나 비타민 B12의 흡수가 부족하고, 특히 급성 위염의 경우에는 위벽 출혈로 빈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 살코기, 녹색채소, 통곡식, 달걀 노른자를 섭취하길 권한다. 신선한 양배추즙과 보리밥을 즐겨 먹으면 위·십이지궤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10.08.0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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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끝 번 돈 세상에 ‘화끈’하게 던졌다

산업 일반

1930년대 한국 사회는 ‘황금에 미친 시대’(黃金狂時代)라 불릴 만큼 금광 열풍이 뜨거웠다. 한반도 전역에서 금광 개발이 진행되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을 찾아 헤맸다. 1937년 재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종만은 함경남도 장진 일대에 4억 평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의 금광 개발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32년 동안 28번의 실패 끝에 이룩한 결실이었다. 이종만은 1885년 울산군 용잠리에서 7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한학을 공부했으나 16세에 뜻하지 않은 병마를 만나 3년을 병석에서 보내고 학업까지 중단했다.19세에 다시 학업에 뜻을 두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얼마 후 또다시 병이 도져 학업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병과 씨름하며 유년시절을 보낸 이종만은 20대에 접어든 1905년, 얼마 안 되는 논밭을 팔아 부산에 나가 어물상을 차렸다.러일전쟁이 한창이어서 경기는 좋은 편이었다. 특히 마른 미역이 잘 팔렸다. 일본 상인들은 품질을 따지지 않고 미역이란 미역은 보이는 대로 거둬갔다. 장사가 잘된다고 좋아만 하던 이종만에게도 의구심이 생겼다.억세게 운 나쁜 사내 내막을 알아보니 일본 상인들은 먹으려고 미역을 사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헐값으로 거둬들인 미역을 제약회사에 비싼 가격으로 되팔아 엄청난 차익을 남기고 있었다.미역은 당시 지혈제로 각광받던 ‘옥도정기(요오드팅크)’의 원료였다. 1904년 러일전쟁 발발 이후 부상병이 속출하자 옥도정기의 수요가 격증했고 덩달아 미역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이다.이종만은 가진 돈을 다 털어 미역을 매집했다. 기대한 대로 미역 값은 거침없이 치솟았다. 그러나 그해 5월 대한해협에서 일본 함대와 맞붙은 러시아의 주력 함대가 반나절 만에 전멸 당하자, 러일전쟁은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몇 년은 끌 것으로 예상했던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난 탓에 미역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폭락했다. 이종만은 매집한 값의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미역을 넘기고 어물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미역 장사로 빚더미에 오른 이종만은 고깃배를 탔다. 2년 남짓 남의 배에서 품을 팔다 보니 어느 정도 빚도 청산되었고 고기 잡는 요령도 생겼다. 1907년 23세가 된 이종만은 어선을 빌려 대부망(大敷網: 큰들그물) 어업에 나섰다. 어업은 생각만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이종만의 고깃배가 풍어를 만나면 다른 배들도 풍어를 만나 생선 값이 떨어졌고, 반대로 생선을 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소금 값은 폭등했다. 생선 값이 오른다 싶으면 좀처럼 고기 떼를 만나기 어려웠다.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이종만은 남보다 덜 자고, 덜 쉬면서 악착같이 일해 1만원 남짓 수입이 생겼다.이제는 조그마한 고깃배 한 척 정도 장만할 수 있겠다며 마음을 놓는 순간, 사고가 터졌다. 원산까지 가서 명태를 한 배 가득 싣고 동해안을 따라 내려왔는데, 울산 앞바다에 이르러 풍랑을 만나 배가 전복된 것이었다. 기껏 잡은 생선을 수장시킨 것은 물론 선주에게 배 값도 물어주어야 했다.28전 29기…영평금광으로 첫 성공연이어 실패를 맛본 이종만은 1908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향리로 돌아온 이종만은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1912년 28세가 된 이종만은 향리에 흩어져 있는 서당을 통합해 대흥학교를 설립했다. 신교육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그였지만, 고향 후배들을 위해 독학으로 신학문을 깨쳐 교편을 잡았다.밤을 새워 공부해 헌신적으로 가르쳤지만, 단발(斷髮)을 장려하고 풍속 개량에 진력하다가 그만 봉건적 인습에 빠져 있던 동네 노인들의 눈 밖에 났다. 동네 노인들이 반발하니 학생들도 동요했다. 등교하는 학생이 점차 줄어들더니 1년이 안 돼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이종만은 또 한 번 실패의 쓴잔을 들이켰다.이종만이 대흥학교 간판을 내릴 무렵인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비록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전쟁이지만 조선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일본이 연합국에 참여해 군수물자를 공급하게 되자, 무기 제조에 필수적 광물인 중석 값이 폭등했다. 30세가 되도록 10년째 실패만 거듭하던 이종만은 이재민 구호를 위해 강원도에 들렀다가 양구에서 중석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영평금광 석별식(1937년). 450원에 출원증을 매입한 지 5년 만에 3000배 이상 가격으로 매도했다. 인부를 거느리고 손바닥이 갈라지도록 망치질을 해댄 결과 2년 만에 5만원 가까운 돈을 벌었다. 그러나 1918년 전쟁이 끝나자 중석 값은 다시 폭락했다. 광업설비를 갖춘다고 끌어 쓴 빚을 갚느라 악착같이 모은 5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비싸게 구입한 장비를 고철 값에 넘기고 양구를 떠나 금강산 유점사 아랫마을로 옮겨왔다.이종만은 그곳에서 목재상을 하며 착실히 재기의 발판을 다지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마가 전 재산을 앗아가 버렸다. 35세에 또다시 빈털터리가 된 이종만은 자본금 1000만원짜리 초대형 조선농림회사를 창립하려고 백방으로 애썼으나 그 누구도 순순히 출자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조선농림회사 창립 계획 역시 늘 그랬듯 실패로 돌아갔다. 이듬해 이종만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 농촌 개량과 농업 진흥을 위해 매진했지만, 사업에 10여 번 실패하고 빈털터리가 되어 초라하게 낙향한 이종만을 믿고 따라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연이은 실패에 실망해 낙향해 있던 이종만은 가족을 이끌고 무작정 상경했다. 이종만의 나이도 어느덧 39세였다. 그는 경성고등공업학교(지금의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 사회주의자 이준렬과 함께 경성고학당을 설립했다. 일생의 마지막 사업이라는 각오로 열과 성을 다해 고학생들을 보살피고 가르쳤지만, 고학당은 경영난으로 5년 만에 문을 닫았다.1927년 불혹을 훌쩍 넘긴 이종만은 함경남도 정평군 영평평야 개척 사업에 나섰다가 실패했고, 함경남도 북청에서 개간사업에 나섰다가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함경남도 영흥군 진평면에서 동창광산을 경영했는데 역시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28년 이종만은 함경남도 신흥군 명태동에서 친구와 동업으로 또다시 금광 개발에 나섰다.자본은 친구가 대고 탐광과 채굴은 이종만이 맡아 이익을 반으로 나누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3년을 하루같이 피땀 흘려 일한 결과 1931년 명태동에서 금맥이 터졌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처음 성공을 맛본 기쁨도 잠깐, 이번에는 믿었던 친구가 그를 배신했다.1931년 12월 27일, 이종만은 47세를 코앞에 두고 자신이 피땀 흘려 일군 명태동 금광에서 일당 한 푼 받지 못한 채 쫓겨났다. 가진 것이라곤 주머니에 든 27전뿐이었다. 이종만은 이를 악물고 백설이 성성한 길을 걸어 함경남도 신흥군으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또다시 기린광산을 차렸다.기린광산은 이종만에게 큰 수입을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을 정도는 됐다. 기린광산을 발판 삼아 양질의 금광을 찾아다니던 이종만은 1932년 일본인 기다시마가 출원한 영평금광의 출원증을 450원에 매입했다. 그가 벌인 29번째 사업이었다.영평금광은 대한제국 시대부터 잘 알려진 사금광산이지만, 한동안 폐광으로 방치된 상태였다. 1934년 정식으로 허가를 얻은 후에는 착암기 10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채굴에 나섰다. 여기저기서 금맥이 터져 1936년 한 해에만 40만원 상당의 금이 생산되었다.재산 사회환원 약속 지킨 기업가이종만은 금광에서 나온 수익을 개인 용도로 소비하지 않고, 광산 설비를 갖추거나 유망한 금광을 매입하는 데 재투자했다. 그 결과 1936년에는 광구 400여 개, 면적 4억 평에 달하는 조선 최대의 금광, 장진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 장진광산 개발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자, 이종만은 그에게 첫 번째 성공을 안겨주었던 영평금광을 일본인이 경영하는 동조선광업주식회사에 155만원을 받고 매각했다.출원증 매입 금액의 3000배에 이르는 대박이었다. 이로써 무명의 광주(鑛主) 이종만은 조선 제일의 금광왕에 등극했다.이종만이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30년 동안의 28번 실패 끝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1930년대 금광 하나 잘 만나 하루아침에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선 사람은 한 해에 10여 명씩 어김없이 나왔다.세상 사람들이 진정으로 감탄한 것은 공익을 위한 그의 ‘화끈한’ 씀씀이였다. 이종만은 매년 200여만원의 순이익이 생기는 대동광업주식회사의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영농 육성을 위한 대동농촌사, 자영 광업가 육성을 위한 대동광산조합, 문화사업을 위한 대동출판사 등 사업체를 늘려 나갔다.1937년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이 운영하던 평양 숭실전문학교가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 폐교되자, 120만원을 들여 숭실전문학교 자산을 인수해 대동공업전문학교(김일성대학 공학부의 전신)를 설립했다. 이로써 대동콘체른(그룹)은 5개의 기관으로 늘어났다.이종만은 “가족들 생활은 1만~2만원이면 족하니 나머지 재산은 죽기 전에 꼭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동아일보는 1937년 9월 17일자 사설에서 “이런 갸륵한 독지가의 토지가 ‘불행히’ 157만 평에 ‘불과’하여 혜택을 보는 사람이 적은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더 많은 돈을 벌지 못해 안타깝다는 평가를 받은 부자는 아마도 이종만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2009.12.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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