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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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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G제약,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美 FDA 품목허가 획득

바이오

차바이오텍 계열사 CMG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조현병 치료제 메조피(성분명 아리피프라졸)를 개량신약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6일 밝혔다.메조피는 CMG제약이 개발한 구강 필름(Oral Film)형 조현병 치료제다.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 환자는 복약을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가 중요하다. 메조피는 구강 필름 제형으로 물 없이 복용할 수 있고 입에서 쉽게 녹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CMG제약에 따르면 메조피는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미국 현지 조현병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충성도(로열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량신약은 제네릭(복제약) 대비 약가가 높고, 성분명이 아닌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을 할 수 있다. CMG제약은 메조피의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 차별화를 경쟁 우위로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메조피는 CMG의 독자적 제형 기술인 STAR FILM™ 기술이 적용돼 있다. 필름 제형 및 품질 측면에서 경쟁 제품 대비 우위를 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CMG제약은 메조피의 미국 시장 진출 5년 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시장조사 전문 분석기관인 데이터 모니터(Data Monitor)에 따르면, 미국 조현병 치료제 시장은 12조원으로 가장 시장 규모가 크다. 양극성장애, 주요 우울장애, 자폐 장애, 뚜렛 장애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면 시장 규모는 22조원 이상으로 확대된다.이주형 CMG제약 대표는 "미국 FDA로부터 개량신약을 허가받는 일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험이 많은 일부 기업의 전유물이었다"라며 "CMG제약은 다양한 의약품 허가 경험을 축적한 실무 역량과 글로벌 기업과의 긴밀한 연대로 이번에 미국 FDA로부터 개량신약 품목허가라는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2025.04.16 12:36

2분 소요
차바이오텍, 최석윤 신임 부회장 영입...기업 역량 강화

바이오

차바이오텍이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부회장으로 영입해 글로벌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최 신임 부회장은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주총)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최 신임 부회장은 40여 년간 투자은행 업계에서 일한 전문가다. JP모건, 대우증권 도쿄 및 런던 현지법인, 크레디 스위스, 바클레이즈를 거쳤고, RBS 한국대표,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3년간 강단에 섰고 메리츠화재 기업부문 사장, 메리츠증권 고문 등을 지냈다. 차바이오텍은 일본 병원 사업을 비롯한 아시아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해 한기원 사장도 영입했다.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사업 역량 강화에 전폭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 사장은 다이와증권에서 25년간 일하며 도쿄와 런던에서 다이와의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대표를 지냈다. 코트라의 인베스트 코리아 대표로 4년간 활동했다. 김창욱 전 KPMG 파트너도 LA 차병원 관리법인 대표로 합류한다. 김 신임 대표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35년간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삼성그룹 금융사와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런던 현지법인 등에서 30여 년간 근무, 이후 삼성선물 대표를 지낸 박번 사장은 차바이오텍에서 내부 조직과 계열사 관리 강화를 맡는다.

2025.03.28 17:53

1분 소요
차헬스케어,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 자회사 편입

바이오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헬스케어가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Singapore Medical Group)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19일 밝혔다.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46개의 전문 클리닉을 보유한 기업이다. 진료 분야는 여성의학, 산부인과, 암 치료, 영상의학, 소아과, 성형∙피부과 등이다.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의 매출은 2017년 6800만 싱가포르달러(약 700억원)에서 2023년 1억2300만 싱가포르달러(약 1190억원)로 늘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300만 싱가포르달러(약 133억원)에서 2300만 싱가포르달러(약 241억원)로 늘었다.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의 실적은 올해 9월부터 차헬스케어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차헬스케어는 지난해 연결 매출 701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번 기업 편입으로 인해 실적이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차헬스케어는 2017년부터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에 지분 투자를 시작했다. 2019년에는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의 지분 2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2023년에 지분을 42.4%로 확대했다. 이는 최근 64.2%로 늘었다.윤경욱 차헬스케어 대표는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을 자회사로 편입해 동남아시아와 범중화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글로벌 의료 네트워크에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해 차헬스케어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2024.08.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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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1기 신도시 집값·재건축 기대감 다른 이유 살펴보니

부동산 일반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다섯 곳의 1기 신도시가 재건축 계획을 품고 있지만, 해당 도시 주민들의 기대하는 온도 차는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성에 따라 재건축 가능성에서 차이가 나는데 분당을 제외한 4개 신도시 주민들 상당수는 분담금 우려에 재건축을 크게 바라지 않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재건축 사업은 ‘집값이 얼마나 오르느냐’, ‘분담금은 얼마나 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분담금이 많아도 아파트 가격이 그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 재건축 동의율은 높아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 대부분은 현재도 가격이 비싼 지역”이라며 “건축비가 비슷하게 책정된다고 해도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주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만약 재건축 분담금이 전용면적 84㎡(25평) 기준 5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가격이 5억원인 A 아파트와 10억원인 B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생각하는 부담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A 아파트 주인이 느끼는 비용 부담을 100이라고 하면 B 아파트 주인의 부담은 50% 수준이라는 뜻이다. 향후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 가정할 때도 A 아파트 주민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집값이 100% 올라야 하지만, B 아파트는 50%만 오르면 된다.최근 1기 신도시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평균 가격을 보면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삼성한신 아파트의 경우 지난 6월 16억3000만원, 7월에는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일산 신도시 내 재건축 선두 주자로 꼽히는 단지 중 한 곳인 강촌마을 2단지의 경우 지난 6월 7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평촌 한가람 한양아파트는 7억3000만원, 산본 산본동 주공아파트는 6억8800만원, 지난해 11월 마지막으로 거래된 중동 금강마을 아파트는 6억48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당과 다른 신도시 아파트 가격 차가 최소 2배 이상 차이 난다는 뜻이다.고양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 아파트 가격이 7억원 수준인데 분담금이 4억~5억원 이야기가 나온다. 재건축을 해도 집값이 12억 이상으로 오르겠느냐”며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고, 그렇게 된다고 해도 남는 게 없어 재건축을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1기 신도시, 당초 건설 목표에 미달…‘자족도’가 가른 집값 일각에서는 자족도가 낮은 베드타운의 한계가 분당과 다른 네 곳의 차이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족’이란 스스로 충족한다는 뜻이다. 자족도란 도시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도시를 ‘자족도시’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인 대표적인 도시가 주택 도시 즉 ‘베드타운’이다. 1990년대 초반, 비슷한 시기에 베드타운으로 시작한 신도시지만, 분당이 일자리 등을 확보하며 자족 기능 갖춘 반면 다른 곳은 그러지 못해 주택 가격에서부터 차이가 났다는 뜻이다.주택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분당과 판교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을 계산한 자족도는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베드타운을 넘어 하나의 자족 도시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른 신도시의 경우 자족도는 50~70% 수준이다.그렇다고 신도시가 처음부터 베드타운 기능 역할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발전기에는 도시로 급격하게 노동인구가 몰리면서 노동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대도시 주변에 신도시가 생겼다. 처음에는 대도시에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한 기능을 담당하지만, 신도시 자체로 생산력을 갖춰나가며 신도시 안에서 생산과 소비 활동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일부 도시들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대도시에 의존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면서 쇠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 1기 신도시 건설 계획과 현재 상황을 보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당시 일산은 국제업무 기능을 포함해 예술·문화 기능을 담당하게 한다는 게 목표였다. 중동은 부천시의 신중심업무 기능을 담당하고 서울과 인천 사이에서 공업지역 중심의 근교 거주지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평촌은 수도권 업무기능 일부와 안양시 신중심업무기능, 문화·체육 및 보건·위생 기능을 담당하게 하려고 했다. 공공청사 관련 기능과 수도권 업무기능의 이전, 자생적 업무기능도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목표의 일부였다. 산본은 군포시의 신중심업무기능을 맡도록 할 예정이었다. 분당은 서울의 보조적인 업무기능을 포함해 첨단산업기능, 수도권의 중심업무·상업기능, 성남‧수원 등 인접 도시와의 상호 보안을 위한 기능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일산의 경우 예술‧문화 기능을 담당하게 한다는 목표가 30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약 10만평) 부지에 세우려던 이른바 ‘K-컬처밸리’ 사업이 잠정 무산됐다. K-컬쳐 밸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2만석)과 스튜디오, 테마파크 등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정만큼 공사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기도는 사업자인 CJ그룹 계열사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해지했다.반면 분당·판교는 IT 등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천당 아래 분당’으로 재탄생했다. 판교에는 네이버‧카카오‧안랩‧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대표 IT 기업을 포함해 넥슨‧엔씨소프트‧위메이드 등 게임업체와 SK바이오팜‧차바이오텍 같은 바이오기업들도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SK케미칼·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대기업도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가 많다고 반드시 집값이 비싼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과의 접근성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얼마나 자족 기능을 갖췄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8.02 11:00

4분 소요
“2030년 세계 10위 꿈”…롯데바이오로직스 ‘수주 성과’에 쏠린 눈

바이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계적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을 제시했다. CDMO 사업을 추진하려면 공장을 짓고 상업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미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공장을 사들여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지난해 말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고, 이곳에서 근무하던 인력 90% 이상을 승계하며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관련한 BMS의 전문성을 흡수했다. 롯데바이로직스가 이 공장을 인수하는 데 쏟은 자금은 2200억원. 시러큐스 공장은 비록 3만5000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공장을 인수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과 전문 인력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시러큐스 공장 인수…생산 시설 매출 확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시러큐스 공장에서 생산하던 수주 물량을 이양받은 것도 큰 수확이다. CDMO 사업에 막 뛰어든 기업은 곧바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워 매출을 올릴 수 없는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면서 생산 시설과 매출 모두를 확보하게 됐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여보이’, 신장이식 면역억제제 ‘뉴로직스’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엠플리시티’ 등을 생산해 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와 협의해 2억2000만 달러(약 2822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앞으로 3년 동안 생산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에 따르면 BMS의 바이오의약품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롯데바이오로직스가 CDMO 사업에 진출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매출을 올린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CDMO 사업을 지속해서 끌어가기 위해선 새로운 수주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2030년까지 연간 매출 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률 30%, 기업 가치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원직 대표의 포부를 이루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다. 법인 출범 전부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참석을 결정했고, 이후 열린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연달아 걸음했다. 수주전 전면에 나선 건 이원직 대표와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미국 법인장을 비롯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임원들이었다. 이들은 북미와 유럽 등에서 열린 투자 행사와 박람회를 찾아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브랜드를 직접 홍보했다. 법인 출범과 동시에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확정했기 때문에, 위탁생산(CMO) 수주 물량을 소화할 생산 설비는 갖춘 상황이었다. 시러큐스 공장이 오랜 기간 항체의약품을 생산해 온 공장이라는 점도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데 강점이 됐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를 본격적인 수주 성과를 낼 한해로 보고 있다. 늦어도 내년에는 BMS 외 다른 기업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주 활동에 시동을 걸기 위해 조직도 새롭게 정비했다. 글로벌 사업개발(BD) 부문을 신설하고, 김경은 부사장을 올해 3월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로 선임했다. 김경은 부사장은 차바이오텍에서 연구개발(R&D) 총괄을, 종근당에서 바이오개발담당 이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합작사인 아키젠 바이오텍에서 상무 등을 거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바이오USA 행사장에 설치한 부스에도 국내외 여러 제약사 관계자가 찾아와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 중소형 기업들과 30여 건의 사전 미팅을 잡았는데, 바이오USA 현장에서 바로 성사된 미팅도 수십 건에 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인천 송도에 건설할 국내 공장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증설 시기를 묻는 기업들이 많았다. 신생 기업으로는 큰 관심을 받아 고무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직접 성사한 수주 없어…CDO 역량 한계도 숙제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우선 글로벌 제약사의 수주를 받기 위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올린 사업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제약사인 BMS의 역량을 이전받았지만, 이 회사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이름으로 현재까지 직접 성사한 수주 계약이 없다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과정의 품질 관리가 중요한 만큼 CDMO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많은 기업이나 기존에 계약을 추진했던 업체에 수주 문의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첫 수주 계약을 체결해 회사가 보유한 CMO 역량을 발휘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찾았던 것처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사업 외형을 키울 ‘기회’를 노리기도 쉽지 않다. 폭발적으로 감염자 수를 늘렸던 유행병은 현재 사그라들었고, 다른 감염병이 유행할지는 미지수다.위탁개발(CDO) 역량이 부족한 점도 숙제다. CDO는 CMO와 달리 기업의 R&D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중심으로 도전하는 항체-약물 중합체(ADC)는 기술 개발의 복잡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룹 내 제약 바이오 분야 계열사를 통해 의약품 개발을 경험했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0여 년 전 롯데제약을 철수하며, 사실상 이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신약 개발 기업과 협력해 이 문제를 타개할 계획이다. 최근 스위스의 세포주 개발 기업 엑셀진과 CD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ADC 분야에선 페이로드에서 강점을 보인 국내 기업 피노바이오와 손잡았다. CDO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M&A도 검토하고 있다.

2023.06.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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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계열사 CMG제약, 동물의약품 사업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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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계열사인 CMG제약은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신설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고 19일 밝혔다. CMG제약은 전형우 전 이글벳 반려동물 약품사업부장을 상무로 영입해 동물의약품 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 전형우 상무는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에스틴과 한국엘랑코동물약품, 이글벳 등에서 동물의약품 개발과 영업,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CMG제약은 인체용 의약품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CMG건강연구소의 경험을 활용해 동물용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CMG제약의 강점인 구강용해필름(ODF)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지난 2015년 1조9000억원 규모에서 2027년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MG제약 관계자는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2022.12.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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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백신연구소, 3세대 B형간염 백신 국내 1상 투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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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의 계열사 차백신연구소는 3세대 B형간염 백신 ‘CVI-HBV-002’의 국내 임상 1상 투여를 마쳤다고 3일 밝혔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CVI-HBV-002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에서는 B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의 성인 30명에게 CVI-HBV-002를 투약했다. 앞으로 1년간 추적관찰을 통해 CVI-HBV-002의 안전성과 내약성, 탐색적 면역원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CVI-HBV-002는 3세대 항원인 ‘L-HBsAg’과 면역증강제 ‘엘-팜포’를 포함하고 있다. L-HBsAg는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3세대 항원이다. 2세대 항원보다 면역원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엘-팜포는 체액성 면역반응과 세포성 면역반응을 동시에 유도하는 면역증강제다. 체액성 면역기능이 대부분인 다른 면역증강제보다 효과가 좋다고 했다. 차백신연구소는 CVI-HBV-002가 기존 B형간염 백신에 효과가 없는 무반응자군에서도 효과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2세대 백신은 80% 이상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무반응자가 5~10% 정도다. 무반응자는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B형간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전체 인구의 5~10%에 달하는 무반응자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B형간염 백신을 개발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며 “이번 임상은 물론 후속 임상도 빠르게 마무리해 중국과 동유럽 등 해외 시장에 기술이전하는 등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2022.11.03 14:00

1분 소요
제약·바이오 계열사 상장 러시…주력 사업 부문 확대 박차

IT 일반

최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계열사 상장 추진 움직임이 뜨겁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R&D(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고, 알짜 계열사의 전문성을 살려 사업영역도 넓히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한창이다. 일동홀딩스의 계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IPO를 위해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10월 19일 밝혔다. 앞서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프리IPO(사전 기업공개) 성격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1000억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주관사 선정과 함께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투자 유치 및 상장요건 충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일동제약으로부터 분할, 일동홀딩스의 계열사로 신설된 건강기능식품 및 관련 소재 전문기업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강점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다. 일동제약에서부터 이어진 유산균을 비롯한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원천기술 및 특허, 국내 최고 수준의 전용 제조 시설 및 종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외 유수의 업체에 다양한 원료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프로바이오틱스·백신 등 강점 부문 사업 확대 나서 일동제약은 9000억원 규모의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물론, 약 70조원 수준의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원료 등에 대한 미국 자체 검증 GRAS을 취득, 할랄 및 코셔 인증 등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요건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사업 영역 다변화에 주목, 자체 브랜드 및 다양한 완제품 등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07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년 동안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각각 32.4%와 56.9%를 기록,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보령제약 관계사들도 잇따라 상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령제약의 관계사인 면역치료제 전문기업 바이젠셀은 지난 8월 성황리에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8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1조131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바이젠셀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에 이어 주목받는 곳은 보령제약그룹의 백신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을 IPO 공동대표주관회사로 선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청구를 거쳐 2022년 4분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다. 보령제약그룹 오너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이끌고 있는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78.6%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 및 제조, 전문의약품 판매, 유전체 검사, 제대혈 은행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백신 분야에 강점을 가져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충북 진천군에 대규모 백신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백신 생산 전문 기업이다. 인플루엔자와 일본뇌염, B형 간염 등 백신제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그동안 수입 제품에만 의존했던 A형간염 백신을 국내 기업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하며 ‘백신 주권’확보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시설에서 제조한 영유아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보령 디티에이피아이피브이(DTaP-IPV)를 출시하며 남다른 기술력을 입증했다. 백신 시장 확대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 1154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 자금 확보 원활…R&D 재투자 선순환 기대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는 오는 10월 2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도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과 3세대 B형간염 예방백신, 차세대 4가 독감백신, 암 치료백신을 개발 중인 백신 전문기업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개발해 백신 효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면역 증강제는 백신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백신 첨가물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이전 계약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역 증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방 및 치료 백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들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해 발생한 매출을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상장할 경우 휴온스그룹의 네 번째, 다섯 번째 상장사가 된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IPO 절차에 돌입했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의료용 소독제와 소독기, 멸균 및 감염관리 토탈 솔루션 사업을 바탕으로 세계 27개국의 멸균 및 감염 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보툴리눔 톡신 등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이르면 내년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보툴리눔톡신 사업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담당했지만, 올해 4월 휴온스글로벌로부터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물적분할되며 사업을 인계받았다. 이외 동국제약은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의 상장을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로직스·체외 진단 등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과 글로벌 진출에 힘쓸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2024년까지, 대웅제약은 아이엔테라퓨틱스를 2025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굵직한 제약·바이오 업계 계열사 및 자회사 상장 추진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전문적으로 키우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약개발에만 매달리기보다 계열사 주력 부분을 따로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확대에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IPO에 성공할 경우 자금 확보는 더 원활해진다. 모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지 않아도 R&D 투자 여력을 더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보다는 시장과 사업 규모도 커지고, 영역도 다변화되고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효율성 차원에서 분업화에 이어 분사하는 게 요즘 추세다”며 “분사한 회사가 상장해서 투자를 받으면 사업을 더 확장하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10.21 09:22

4분 소요
상장 앞둔 차백신연구소, 보수적 매출추정‧할인율도 높아… 피어그룹은 의문[바이오 기업가치 톺아보기]

증권 일반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6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오는 12~13일 청약이 실시, 오는 22일 상장 예정입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회사입니다. 녹십자그룹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출신 인력들이 2000년 두비엘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고, 2011년 차바이오그룹에 편입됐습니다. 회사가 강조하는 핵심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플랫폼 기술’입니다. 면역증강플랫폼이란 백신에 첨가해 백신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면역증강제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하네요. 이 회사의 핵심사업은 두 가지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백신을 개발해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하는 것과, 면역증강플랫폼 그 자체, 혹은 이를 통해 만든 면역증강제를 라이선스 아웃하는 겁니다. 그런데, IPO 시점에 회사와 주관사가 산정한 기업가치에는 후자의 사업영역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이 제외돼 관심이 모입니다. ━ 면역증강플랫폼 기반 B형간염 치료백신 2023년 상용화 IPO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설정한 희망공모가 밴드는 1만1000~1만5000원.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기업가치(시가총액)는 2907억~3964억원입니다. 적자 기업인 차백신연구소의 기업가치는 2023년과 2024년의 추정 당기순이익의 평균치를 가지고 산정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2023년과 2024년의 당기순이익을 추정한 방식입니다. 이미 기술 수출계약이 체결된 내용에, 핵심 파이프라인 두 건의 기술수출만을 가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2023년엔 321억원, 2024년엔 1081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계산입니다. 두 건의 파이프라인은 B형간염 치료백신과 B형간염 예방백신입니다. 특히 B형간염 치료백신의 경우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된 의약품이 없고, 차바이오텍은 임상 2b상 마무리 단계에 있어 업계를 선도하는 입장입니다. B형간염 치료백신 상용화에 성공하면 완전히 새로운 신약(First in Class)이 될 가능성이 크단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회사는 기술 이전을 통한 수익을 3000억원 수준으로 잡고, 2023년에 이 중 10분의 1인 300억원의 매출을 인식하는 것을 가정했습니다. 2024년 기술수출을 예상한 예방백신의 경우 첫해 예상하는 매출을 이 절반 수준인 150억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조정기 차바이오텍 운영총괄사장은 “글로벌 빅파마인 로슈‧존슨앤존슨 등이 B형간염 치료제 기술을 산 마일스톤 계약규모가 11억 달러 정도 되는데, 마일스톤을 3000억원 정도로 설정한 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이미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체결된 면역증강제 기술수출 건이 추정 매출로 더해졌습니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3월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애스톤사이언스에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 기술을 이전했는데요, 올해와 내년 나눠 받는 계약금 10억원과 2023년~2024년 예정된 마일스톤 50억원만을 매출에 넣었습니다. 마일스톤은 개발단계에서 지급하는 금액이고,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다른 부분의 매출 추정보다 변수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계약은 로열티를 포함할 경우 2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알려졌는데, 변수가 큰 로열티는 기업가치 산정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애스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항암 백신이 그 이전까지는 상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의아한 건 회사가 주요 사업영역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면역증강제 부문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산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5일 IPO 간담회에서 조정기 사장은 “면역증강플랫폼을 필요로 하는 회사들에 면역증강제를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특히 면역관문억제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 등에 플랫폼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사업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추정하지 않은 것은 해당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입하지 못했거나 2024년까지 반영할 만한 금액이 미미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역으로 말하면 해당 사업에서 단기간에 높은 매출이 난다면 현재 산정된 기업가치에서 더 높은 밸류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물론 이를 가지고 차백신연구소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볼 순 없습니다. 바이오기업이 추정하는 미래 매출은 제 때 달성될 확률이 희박합니다. 보수적인 산정이라고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에 근거해 잡힌 수치일 뿐입니다. 다만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할인율’은 확실히 큽니다. 미래매출을 당겨오며 적용한 연 할인율은 30%로, 2019년 이후 기술성장기업 연 할인율 평균 비율인 23.0% 대비 7%포인트 높은 수치를 적용했습니다. 공모 희망가액 산정에서 평가액 대비 적용한 할인율도 50.52%~32.52%로 상당히 큰 편입니다. 다만 차백신연구소가 미래 추정 당기순이익을 토대로 적정 주가를 계산하기 위해 선정한 피어그룹의 면면을 보면 ‘저평가’라고 보기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피어그룹은 종근당과 유나이티드제약, 휴젤, 동화약품 등 4곳입니다. 사업영역에 차이가 큽니다. 특히 피어그룹에 포함된 휴젤의 경우 4곳 중 압도적으로 PER 40.02배로 가장 높았는데요. 인수합병(M&A) 이슈로 주가가 사상 최대치에 달했던 7월 기준으로 PER이 산정됐기 때문이란 점을 유념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완전자본잠식 상태, 상장 후 오버행 우려 존재 또 눈여겨볼 부분은 차백신연구소가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 총계는 -14억9000만원입니다. 차백신연구소가 상장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회사가 완전자본잠식이 된 건 지난해 말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영향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프리IPO개념으로 2개 기관에 23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이게 부채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말 만기 시 이들 기관이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부채비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오버행 이슈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14.1%의 재무적투자자(FI)의 의무보유 기간은 상장 후 1개월이며, 이밖에 25.46%의 기존 주주들은 즉시 지분을 매각할 수 있습니다. IPO 직후 쏟아질 수 있는 매도물량이 상당한 셈입니다. 2023년 말 CB의 보통주 전환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차바이오그룹의 계열사라는 건 장점으로 보이네요. 이번 IPO에서 최대주주인 차바이오텍과 차메디텍, 염정선 대표이사 등은 가진 지분 총 40.23%(상장 후 기준)에 대해 상장일로부터 3년의 의무보유를 약속했습니다.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조 사장은 “차병원그룹에 속해있기 때문에 차병원 의사들과 함께 항암 관련된 임상을 지속 진행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윤신 기자

2021.10.06 17:31

4분 소요
유전자‧세포치료제 기업의 잇단 ‘CDMO’ 참전… “장기적 사업모델 되긴 어려워”

바이오

유전자치료제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던 신약개발기업들이 앞다퉈 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유전자‧세포치료제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는 가운데, 신약 개발로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기업들이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이런 CDMO 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일각에선 CDMO 사업 진출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GC녹십자그룹의 계열사인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은 지난 13일 임시주총을 열고 합병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세포치료제 연구개발기업인 녹십자랩셀과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 녹십자셀이 합쳐져 오는 11월 GC셀이 출범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경영효율화 및 사업시너지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바이오업계는 새 법인이 영위할 세포치료제 CDMO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두고 “세포치료제 CDMO사업부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이라며 “세포치료제 CDMO사업 확대로 새로운 밸류에이션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은 녹십자셀이 이미 영위해왔다. 녹십자셀의 주력사업은 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지만 국내 최대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인 셀센터를 지난해 GMP 허가를 받고 CMO 사업을 영위해왔다. 녹십자셀의 세포치료제 CMO사업은 아직 매출 규모는 미미하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CMO 매출은 36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6월에만 3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합병을 통해 녹십자랩셀의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능력이 더해지면 CDMO로 사업영역을 확대, 더 가파른 성장이 가능하단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같은 날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헬릭스미스는 유전자‧세포치료제의 전문적 생산을 위한 CGT플랜트의 준공식을 열고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 CDMO 사업에 진출을 공식화했다. 헬릭스미스 측은 “국내외 유전자·세포치료제 임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며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는 최근 연구개발이 활발한 분야로 유망한 신약이 기대되는 반면 국내에 특화된 시설과 전문적 노하우를 지난 CDMO 업체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차바이오텍이 세포치료제 분야의 CDMO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연제약은 최근 충주에 공장을 준공하고 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가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 사업에 나서는 건 성장하는 사업에서 새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세포치료제 시장은 기존 활성화된 항체의약품 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 유전자‧세포치료제가 기존의 의약품에 비해 표적 정확성이 높아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의 의약품으로 완치가 힘든 질환이나 만성질환 등에 유전자‧세포 치료제가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대부분의 연구가 생산시설이 없는 바이오벤처에서 진행되는 만큼, CDMO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Frost&Sullivan)에 따르면,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 시장은 2019년 15억2460만 달러에서 연평균 31% 성장해 2026년 101억134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세포치료제 신약개발기업들의 CDMO 진출은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유전자‧세포치료제의 공장 설비를 만들어, 수익성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DMO 사업을 가동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 신약개발에 투입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기업들이 CDMO에 진출하는 것은 지어진 공장 설비를 조기 가동해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이라며 “장기적이거나 주력 사업모델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직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이 개화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임상개발 단계인 바이오벤처의 수요가 많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져 상업화 생산이 중심이 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유전자‧세포치료제 시장은 지속 커지지만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프로스트&설리반은 유전자‧세포치료제 시장의 성장률은 올해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CDMO 전문기업들이 전문화에 나서며 신약개발 업체들이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 실제 항체치료제 CDMO에서 높은 역량을 가진 글로벌 CDMO 회사들은 유전자‧세포 치료제 CDMO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론자는 2017년 네덜란드 세포치료제 CDMO 기업 파마셀을 인수했고, 미국 카탈란트는 2019년 유전자치료제 CDMO업체 파라곤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인 마스터셀글로벌을 인수하기도 했다. 해외 기업뿐만이 아니다. 바이오 사업 육성에 나선 SK그룹도 최근 SK팜테코를 통해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 CMO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이포스케시 공장 증설에도 돌입했다. 세계 최대 항체치료제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세포치료제 분야 진출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올해 1월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세포치료제 CDMO 사업 진출을 공언했고, 최근 삼성그룹이 발표한 투자·고용과 상생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 전문 CDMO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신약개발 기업들의 CDMO 사업 경쟁력은 떨어질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결국 상업화를 위한 생산을 위해선 대량생산과 자동화가 가능한 방향으로 위탁생산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은 이미 대량생산, 자동화 방향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기업의 유전자‧세포 치료제에 대한 기술 유출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세포치료제를 상용화하는 글로벌 빅파마는 자체 생산체계를 만들 가능성도 크다. 킴리아 등 세포치료제의 상용화에 나선 노바티스는 2019년 프랑스 세포치료제 CDMO 업체인 셀 포 큐어(Cell for Cure)를 인수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9.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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