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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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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 숨진 텍사스 총격 사건…美 총기규제 언제쯤 가능할까 [채인택의 글로벌인사이트]

국제 이슈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인구 1만5000명의 작은 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5월 24일 학생과 교사를 노린 무차별 총격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사고로 적어도 어린이 19명과 성인 2명이 숨졌고, 또 다른 3명은 중태에 빠졌다. 18세 고교생인 범인은 진압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학교에서 총격이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급히 출동할 수 있는 무장경찰이나 군이 인근에 없어 가까운 곳에 있던 국경경비대가 동원돼 범인을 무력화했다. 이날 미국 백악관에는 사건이 보고된 즉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됐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도착 직후 사고를 보고받고 “또 다른 학살”이라고 표현하며 의회에 총기규제법 처리를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무차별 총격 희생자들의 시신은 윌리드 리온 하사 기념시민회관으로 옮겨졌다. 다수의 시신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 4명 이상 숨진 학교 총격사고 건국이래 29건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사건이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19번째 학교 총격이라는 사실이다. 비영리연구단체인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5월에만 세 번째다. 5월 17일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8살 어린이가 모친의 침대 아래에서 총기를 발견하고 자신의 가방에 넣어 학교까지 가져갔다. 그런데 학교에서 사고로 격발돼 7살짜리 급우가 다쳤다. 이 사건으로 28세의 아이 엄마는 아이들을 위험에 놓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5월 9일엔 조지아 주 서워니에서 한 여성이 지나가는 스쿨버스에 12발의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아무도 총에 맞진 않았지만, 운전기사가 총탄으로 깨진 유리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 유밸디 사건 한 달쯤 전인 4월 22일에는 워싱턴DC에서 한 주민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인근의 에드먼드 버크 학교에 239발의 총탄을 퍼붓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총격으로 자동차에 타고 있던 12살짜리 어린이와 2명의 성인, 그리고 학교 경비원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을 가한 범인은 경찰이 문을 부수고 방에 들어오자 자해를 했는데 이 부상으로 나중에 숨졌다. 4월 5일에는 펜실베이니아 주 이리의 고등학생이 학교에 들어온 신원 미상의 범인으로부터 여러 발의 총탄을 맞고 상처를 입었다. 3월 31일에는 12살의 학생이 다른 학생이 쏜 총에 맞아 학교에서 숨졌다. 미국에서 학교 총격이 얼마나 흔한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는 사실 미국에서 오래된 현상이다. GVA에 따르면 미국에서 4명 이상이 숨진 학교 총격사고는 건국 직전부터 기록에 남은 것만 29건에 이른다. 사망자(총격범 포함) 30명 이상이 1건, 20명 이상이 2건, 10명 이상이 7건이며 4~9명의 희생자를 낸 사고는 19건에 이른다. 역대 최악은 2007년 4월 16일 버지니아 주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 공대에서 재학생이던 23세의 조승희가 두 자루의 권총으로 벌인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이다. 당시 본인을 포함해 33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은 당시엔 학교를 넘어 미국에서 발생한 모든 총격 사건 중 가장 피해자가 많은 사건으로 기록됐지만 그새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총격 사건이 더 발생해 현재는 세 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사건이다. 그 다음이 2007년 12월 14일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격이다. 당시 20세의 애던 랜저가 집에서 모친을 살해한 뒤 모친 소유의 총기 네 자루를 들고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를 찾아가 6~7세의 1학년 학생들과 교사와 교장, 그리고 학교 정신과 상담원 등을 살해했다. 범인은 경찰이 도착하자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범인을 포함해 28명이 숨졌다. 2명은 부상을 입었다. 셋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 이번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총격이다. 이번 사건도 어린이를 무참하게 살해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범인인 18세의 살바도르 라모스는 교실 한 곳에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어린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7~10세의 어린 학생 19명과 2명의 교사를 포함해 21명이 살해됐고, 범인은 진압을 위해 도착한 국경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국경경비대원도 2명이 부상을 당했다. 범인은 자신의 할머니에게도 총격을 가해 중태로 만들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유밸디의롭 초등학교 총격사고가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 사건의 충격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 사건은 패닉에 빠졌으며 총기 구매와 총기협회 가입이 줄을 이었다. ━ 10명 이상 숨진 학교 총기 사건 모두 21세기에 발생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살펴본 미국 최악의 3대 학교 총격사고가 모두 21세기 들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 10명 이상 사망자가 나온 10건의 학교 총격사고 중 21세기 들어 발생한 것이 7건이다. 나머지는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 주에서 발생한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 1966년 8월 1일 벌어졌던 텍사스대 타워 총격 사건, 미국 건국 직전인 1764년 벌어진 이녹 브라운 학교 학살 사건 등이 있다. 1999년 발생한 컬럼바인 고교 총격은 15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학교 학생인 18세의 에릭 해리스와 17세의 딜런 클레볼드가 학교 정원에서 2명의 학생을 사살하고 교사를 중태에 빠트린 뒤 도서관에 들어가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살해했다. 21명은 이들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두 범인은 뒤이어 도착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며, 결국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당시로선 가장 끔찍한 학교 총격으로 기록됐지만 21세기 들어 그 모든 기록이 깨지고 더욱 잔혹한 일이 줄을 이었다. 1966년 텍사스 주 오스틴의 텍사스대 타워 총격 사건은 희생자는 많았지만 다른 사건과 방식이나 성격은 좀 다르다. 해병대에서 제대하고 이 대학 공대에 다니던 25살의 찰스 휘트먼이 범인이었다. 그는 대학의 종탑에 올라가 3명을 살해한 뒤 그곳을 관측대로 삼아 96분 동안 학교 교내를 지나다니던 12명을 사살하고 31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는 앞서 자신의 집에서 모친과 부인을 살해했다. 그는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1764년 펜실베이니아 주 그린캐슬에서 벌어진 이녹 브라운 학교 학살 사건은 당시 백인들과 전쟁을 벌이던 인근 원주민들이 학교에 들어와 교장 이녹 브라운을 총기로 살해하고 10명의 학생을 근접무기로 살해했다. 총기로 피살된 사람이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총기 사고로 분류하기도 모호한 점이 있긴 하다. 이 세 건을 제외하고 1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학교 총기 사건은 모두 21세기에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총기가 갈수록 흔해지고, 이를 이용한 무차별 총격 사건이 갈수록 잦아지고, 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이 벌써 19건이나 된다. 팬데믹으로 미국 전역이 고통을 받았던 2021년에도 32건이나 된다. 2020년에는 50건이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에도 43건에 이른다. 이러한 데이터는 학교 총격에만 국한한 것이다. 미국에서 발생해 사망자가 4명 이상인 모든 총격 사건은 2014년 272건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692건으로 늘었다. 총기가 갈수록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 AR-15 소총 저가 버전은 400달러면 구매 미국에서 이처럼 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장소에서 총격 사건이 흔해진 큰 이유는 총기가 흔하고 접근성이 좋은 데다 성능이 좋다는 점에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텍사스 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범인이 사용한 총기가 AR-15 소총이라는 사실이다. 1950년대에 개발된 AR-15 소총은 미군이 제식 소총으로 채택한 M-16이나 총신 길이를 줄인 M-4와 구조와 기능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전쟁터에서 살상용으로 사용하는 군용 돌격소총의 원형인 셈이다. 가볍고 장전과 조준, 발사가 쉬운 데다 위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미국 민수 시장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저가 버전은 400달러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범인이 사용한 사양이 좋은 종류는 2000달러쯤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 총격을 물론 미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총기 사고에 자주 등장하는 종류가 됐다. 일부 주에서 민수용은 연발 사격이 되지 않도록 규제했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보급됐다 보니 이를 피해 개조할 수 있는 부품과 서비스 시장이 활발하게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문제는 총기 접근성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18세가 되면 합법적으로 총기와 실탄을 살 수 있다. 총포상에서 신분증만 제시하면 형식적인 범죄이력 조회나 정신병원 입원 여부 조사를 할뿐 별 문제없이 살 수 있다. 돈이 부족하면 매달 100달러씩 갚는 금융지원을 받아 총기를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살상력이 좋은 고성능 총기가 미국에 널려 있다.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은 2018년까지 미국에서 팔린 소총이 1600만 정을 넘는다고 추산한다. 또 다른 문제는 연방법에 따라 총기등기소가 총기 소지 이력을 보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를 관리해야 할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조차 자국 내에 얼마나 많은 총기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렇게 총기 관리가 느슨할까. 그 이유는 막강한 로비력을 가진 전미총기협회(NRA)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NRA는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면서 로비에 나서 결국 2004년 판매가 가능하도록 되돌렸다. 그 결과 AR-15는 물론 장거리 저격용 소총까지 민간에 나돌고 있다. 더욱 문제는 이렇게 총기가 흔하다 보니 총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총기 구매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상승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롭 초등학교 총기 사고 뒤 대국민 연설에서 “도대체 우리는 언제나 총기 로비에 맞설 수 있을까”라며 개탄했지만 이런 비극과 참사에도 총기 규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공화당 꽉 잡은 NRA 로비력 막강 그 중심에 NRA가 있다. NRA는 남북전쟁이 끝난 뒤인 1871년 참전용사 2명이 ‘과학적인 소총 사격의 장려와 촉진’을 앞세워 세운 단체로, 151년의 역사에 회원 수 300만명(추산)을 보유한 막강한 특수 이익 로비 조직이다. 이미 1934년부터 국가총기법(NFA)‧총기규제법(GCA) 등 총기와 관련한 입법 정보를 회원들에게 제공하면서 총기 로비의 이력을 쌓았다. 오랜 로비 끝에 1970년대에 GCA가 단체의 뜻에 맞게 통과되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1975년이 되자 입법행동연구소를 세워 미국의 총기 규제정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더욱 주목할 점은 1977년 정치행동위원회(PAC)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정치 로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이 단체는 2020년 한 해에만 2억5000만 달러의 예산을 사용했다. 공식적으론 예산을 주로 교육 등에 사용하고 정치 로비엔 300만 달러 정도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공개된 부분이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어떤 거래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에서 NRA의 로비력이 막강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스스로 무장해서 자신을 보호한다는 뿌리 깊은 미국의 총기문화가 결합해 총기 문제를 더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총기와 관련한 각종 통계를 보면 암울하기만 하다. 국제 무기연구단체인 ‘스몰암스서베이(SAS)’에 따르면 민간 보유 총기는 2017년 기준 미국이 3억9330만여 정으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인도(7110만 정)의 다섯 배에 이른다. 총기가 흔하니 당연히 총격사고도 많다. 세계인구리뷰는 2019년 총기 관련 사망자 1위가 브라질로 4만9436명이고, 그 뒤를 미국이 3만738명으로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치안 불안을 개탄하는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는 그 다음이다. 미국인이라고 다른 나라보다 더 이성적으로 총기를 다루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다. 2017년 인구 15만면 이상 국가 중 100명당 총기 소지 비율은 미국이 1위(120.5명)이고 2014년부터 격렬한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52.8명)이 2위다. 예멘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시리아‧소말리아‧우크라이나와 함께 한국 국민이 외교부의 특수입국허가를 받지 않으면 입국도 할 수 없는 나라다. 미국은 그런 나라보다 총기 보유 비율이 2배나 높다. 미국은 언제나 이런 총기의 악순환과 이로 인한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2022.05.31 19:00

8분 소요
미국인 55% “트럼프 탄핵 조사에 찬성”

국제 경제

CBS 뉴스 최신 여론조사,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당해야 한다”도 42%로 증가세 CBS 뉴스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4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정적과 관련한 수사 요청을 불법 행위로 판단하고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민주당의 탄핵 조사에 찬성했다. CBS 뉴스 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하는지 묻는 말에 응답자의 4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가 탄핵당해선 안 된다는 응답자는 약 36%,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였다.또 미국인의 과반수는 하원을 지배하는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조사에도 찬성했다. CBS 뉴스가 미국 성인 2059명을 조사해 지난 9월 2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조사를 찬성하는 응답은 55%로 절반을 넘었다. 찬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였다.응답 양상은 지지 정당에 따라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87%가 찬성, 13%가 반대했다. 당연히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 반대되는 입장을 취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 탄핵 조사에 찬성한 비율은 23%에 불과했고, 77%가 찬성하지 않았다.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 중에선 49%가 탄핵 조사에 찬성했지만 51%는 그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대다수 공화당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관한 비리를 수사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행동이 적절치 않더라도 불법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들은 탄핵 조사가 시작되면 의회가 다른 문제를 다룰 수 없어 민생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백악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조사 전 일부 정치 분석가는 탄핵 조사 착수로 민주당 지지자가 분열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의료보장 확대와 더 엄격한 총기규제 같은 핵심 민주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원하는 지지자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CBS 뉴스 여론조사 결과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9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선거에 외국 당국의 개입을 요청함으로써 미국 헌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 조사는 필요하다고 느꼈다.지난 8월 12일 내부고발자가 제출한 고발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위헌 가능성 있는 행동이 폭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에 관한 비리를 캐도록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도움에 대한 대가로 이전에 승인됐지만 집행이 보류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재개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거래를 염두에 두고 보류시킨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CBS 뉴스 조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적절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28%였다. ‘적절하지 않지만 합법적이다’는 31%, ‘불법이다’는 41%였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번 스캔들과 관련한 백악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들 10명 중 7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외국을 상대하는 대다수 역대 대통령의 행동에 준한다고 판단했다.- 아서 빌라산타 아이비타임즈 기자

2019.10.13 11:23

2분 소요
“영화와 집시처럼 떠도는 생활 사랑한다”

산업 일반

최신작 ‘콜드 체이싱’에서 아들의 죽음 복수하는 아버지 연기한 리암 니슨 인터뷰 리암 니슨은 최신작 ‘콜드 체이싱’(국내 개봉: 2월 20일)에서 아들을 잃고 슬픔에 빠져 복수에 나서는 아버지로 나온다. 관객은 전형적인 복수극을 기대할지 모르지만 “이 영화에는 어두운 유머가 숨어 있다”고 니슨은 뉴스위크에 말했다.‘콜드 체이싱’은 노르웨이 액션 스릴러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2014)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일반적인 복수 시나리오와는 사뭇 다르다. 니슨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얼음에 덮인 가상 도시에 사는 넬스 콕스맨을 연기한다. 콕스맨은 제설차 기사로 일하며 아내 그레이스(로라 던), 아들 카일(이 역할을 맡은 마이클 리처드슨은 니슨이 사별한 부인 나타샤 리처드슨과의 사이에 낳은 그의 실제 아들이다)과 함께 조용히 살아간다. 하지만 카일이 마약 조직에 살해당하자 콕스맨은 그 일에 연루된 사람을 한 명씩 죽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갈수록 우스꽝스러워진다.“지난 10년 동안 액션 영화를 몇 편 찍었다”고 니슨은 말했다. 1993년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니슨은 요즘은 액션 시리즈 ‘테이큰’으로 더 잘 알려졌다. “실생활에서 난 ‘특정 기술을 가진 사람’인데 콕스맨은 아무런 기술이 없는 남자라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그는 말했다.‘테이큰’으로 액션 히어로가 됐는데 그런 명성에 후회는 없나?그걸 명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우선 그런 영화들을 찍으면서 돈을 엄청 많이 받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테이큰’은 내가 늘 원하던 ‘몸 쓰는 연기’를 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스턴트맨들과 연기할 땐 마치 사탕가게에 들어선 아이처럼 신났다. 당시 아내와 난 내가 액션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게 신기해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갑자기 ‘테이큰 2’ 제작 이야기가 나왔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총기규제를 적극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총기 난사 사건 1주기를 즈음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수정헌법 2조(민간인의 총기 소유를 보장한 법)의 폐기를 주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최근의 총기 난사 사건을 봤다면 무덤 속에서 탄식했을 듯하다. 사람들이 내게 “당신은 사람들을 죽이는 복수 영화를 많이 찍으면서 그럴 자격이 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 영화 대다수는 디즈니 만화 ‘톰과 제리’ 같은 작품이다. 어려서 난 서부영화를 아주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총을 사서 영화 속의 오디 머피처럼 그것을 휘두를 생각은 없었다.지난 10년 동안 1년에 영화 2편 이상을 찍었는데 그렇게 다작하는 이유가 뭔가?난 영화라는 매체와 집시처럼 떠도는 생활을 사랑한다. 또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는 데 스릴을 느낀다.- 애나 멘타 뉴스위크 기자

2019.02.25 08:33

2분 소요
“희망의 물결 타고 두려움 넘어서자” (1)

산업 일반

총기난사, 미투 운동, 밀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기후변화, 탄핵…. 어두운 세계가 갈수록 더 음울해지는 듯하다. 미국인의 스마트폰 화면에 쉴새없이 뜨는 긴급뉴스 알림과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그들은 화가 치밀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옴츠러든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된다.작가 이르샤드 만지는 “미디어에 종사하는 우리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클릭 수를 늘리고,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치유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주로 갈등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둘 다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뉴스위크는 저술가·예술가·사회운동가·정책 전문가 등으로부터 두려움을 넘어 지금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들어봤다. ━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무슨 일을 하든 나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왜 원하는가? 어떻게 얻을 것인가? 나의 주된 목표는 빈곤 퇴치다. 빈곤은 부도덕하며 우리 사회의 오점이다. 그래서 나는 실망하거나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그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지 심사숙고한 다음 행동에 나선다.저술가로서 선출 공직자 출신으로서 나는 말의 힘을 믿는다. 우리는 말을 사용해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우리는 말을 사용해 압제와 증오를 물리칠 수 있다. 동시에 우리는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는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투표를 통해 진정한 변화를 일궈내야 한다.차별을 부추기는 법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도록 하려는 세력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며, 피해를 입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에 떨 구체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우리는 ‘반 이민법’과 성소수자를 해치는 소위 ‘종교 자유의 법’을 폐지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것도 차별을 부추긴다. 조지아주의 경우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 확장을 거부하면서 농민과 비(非)백인, 여성에게 피해를 끼쳤다.우리의 두려움은 다양성이 약점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다양성이 강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미국이 부유하고 진취력 있는 국가가 된 것도 전부 다 다양성 덕분이다.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말할 때는 희망을 쌓아올릴 수 있는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나는 조지아 주의회의 민주당 대표로서 환경 관련 법에서 티파티(공화당 내 강경보수파)와 협력했다. 그처럼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과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 조 케네디 3세 사람의 본성을 쉽게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려움이 동기를 유발하듯이 희망도 그렇다. 그런 생각을 늘 주창하는 사람이 미국 흑인민권운동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존 루이스 하원의원(민주당·조지아)이다. 그는 의회에서 가장 낙천적인 인물이다. 선출 공직자 중에서 그처럼 자주 사람들로부터 좌절을 겪은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그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의 진심을 오해했다. 그는 40차례 이상 체포됐고 구타당했으며 살해될뻔한 일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살아남아 두 눈 부릅뜨고 미국의 변화와 더 완벽한 통합을 위해 피흘리며 싸웠다. 그 투쟁과 추구에서 우리는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루이스 의원은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는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일어나 용서에 관해 말했다.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사람을 용서할 줄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21세 때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KKK(백인 우월주의 비밀결사단) 단원들에게 구타당한 일을 돌이켰다. 수년 뒤 한 남자가 아들과 함께 의원 사무실로 그를 찾아왔다고 그는 말했다. 그 남자는 당시 그를 구타한 KKK 단원 중 한 명이었다고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서로 눈물을 흘리며 얼싸안았다.그처럼 계속 싸우면서도 늘 ‘안녕, 형제여’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늘 실수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강해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살면서 시시각각 선택에 직면한다. 미국 역사를 보면 진정한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언제나 담대하려고 애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선언했을 때 그 ‘모든 사람’은 부유한 백인 신교도였을 뿐 비(非)백인은 그에 해당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오랜 세월에 걸쳐 그 개념을 꾸준히 확대했다. 우리 가문이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처럼 미국은 더 나은 삶을 찾으려고 건너온 가난한 이주자들을 돕고 환영했다.두려워하는 사람에겐 ‘왜 그렇게 느끼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라. 그 대답을 듣고 논리의 오류를 지적하라. 그러면 그 저변에 깔린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민자 문제를 솔직하게 대화한다면 사람들은 ‘우리가 더는 그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밀려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이유를 계속 따져 물어라. 논의가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반론을 제기하라.대안적 현실을 팩트로서 반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권운동을 성공시킨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참정권을 쟁취한 여성이 겪은 것만큼 어렵진 않다.※ ━ 버락 오바마 고(故)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희망이 무엇인지 잘 알았다. 반세기 전 그가 소속당의 현직 대통령에 맞서 대통령후보로 출마하고 국가의 양심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향한 희망, 사람에 대한 희망, 더 잘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한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었다.그는 척박한 철강공장 지대와 어수선한 주택 건설지, 바람 거센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을 누비며 암살과 폭동, 시위와 증오로 만신창이가 된 채 휘청거리는 미국의 정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야망과 도덕적 확신을 갖고 있었다. 분열 대신 통합, 불신 대신 온정, 불관용과 불평등 대신 정의를 주창했다. 자동차 뒷트렁크 위나 트럭 뒷칸 같은 임시 단상에 서서 작은 마이크에 대고 연설하는 그의 모습에서 당시 미국인은 공직에 출마한 많은 사람이 그렇듯 사전에 기획되거나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진정성과 열의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그 시대의 사진이나 필름을 볼 때 그가 어디를 가든 수많은 사람의 손이 그를 에워싸는 장면이 돋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손, 어린이의 부드러운 손과 노인의 주름지고 닳은 손 등 수십, 수백, 수천 개의 손이 그를 중심으로 위를 향했다.그가 주창한 것은 맹목적인 낙관주의가 아니었다. 그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희망이란 많은 사람이 고통당하는 어려움과 잔인함 또는 이처럼 불완전한 세계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부닥치는 엄청난 도전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희망이란 선과 인간의 독창성,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공감하고 우리 안에서 서로를 볼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또 우리가 최선을 보여주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기대다.그가 암살된 지 50년이 지났다. 당시 나는 일곱 살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당시와 똑같은 문제와 씨름하고 여전히 빈곤과 불평등, 인종차별과 불의, 환경 악화와 무분별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란 ‘어리숙한 사람들을 속이는 꼼수’라는 냉소적인 믿음에 빠지기 쉽다.더구나 미디어가 이념적으로 분열되고 지도자들이 자기 편리한대로 사실을 조작하고 현실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듯한 오늘날 많은 사람은 공통점이라는 개념조차 의심하게 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각자 자신의 진영에 방어진을 치고 우리와 약간이라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배척하려고 싸우는 것이다.로버트 F. 케네디의 생애는 그런 냉소주의를 탈피하라고 우리를 일깨운다. 그가 영감을 준 사람들 때문에, 그가 만들어낸 희망의 물결 때문에, 또 수많은 노조 지도자와 민권 운동가, 평화 운동가, 학생 지도자의 인정 받지 못한 노력 때문에 우리의 삶이 나아졌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그의 죽음 이래 수많은 미국인이 빈곤에서 벗어났다. 세계 전역에서 극단적인 빈곤이 줄어들었고, 더 많은 여자아이가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또 수많은 미국인이 이전에 받지 못했던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두려움이나 냉소주의가 아니라 희망이 그런 진전을 이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카리스마 강한 한 명의 지도자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늘 선의를 갖고 싸우는 각계각층의 꾸준한 노력이 진전을 이뤄낸다는 사실이다.6년 전 루시 맥배스의 17세 아들이 주유소 주차장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차에 타고 있던 그와 친구들이 음악을 너무 크게 틀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맥배스는 아들을 잃은 비탄한 마음을 희망으로 바꿨고 그 희망의 물결을 타고 조지아주의 총기 로비에 분연히 맞서 엄격한 총기 규제를 약속하며 출마해 연방 하원의원에 선출됐다.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고등학생들도 있다. 2018년 2월 그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졌다. 그 학교 학생들은 곧바로 하나로 뭉쳐 플로리다주에서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나이를 상향 조정토록 했고, 총기 구입 전 대기 기간을 늘렸다. 그로부터 몇 주 뒤 수십만 명이 수도 워싱턴과 미국 전역에서 총기규제를 강화하라고 외치며 행진시위를 벌였다. 물론 그들이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건 아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미디어에서, 거리에서, 대학 캠퍼스에서, 그들은 총기폭력에 반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목소리가 됐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그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희망의 물결. 그것이 로버트 F. 케네디의 유산이요 그가 50년 전 낡은 자동차 위에 올라서서 열변을 토했을 때 그를 이끌었던 정신이다. 그 희망의 물결을 이어가는 그들은 그가 유세할 때 그를 둘러싸고 하늘로 손을 뻗어 희망을 손에 잡으려 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의 후손이다.※ ━ 주디스 재미슨 예술, 특히 무용의 가장 아름다운 점 중 하나는 배경과 인종, 종교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안무가 앨빈 에일리는 “무용은 원래 사람의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에일리는 영구하고 에너지가 가득찬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세계 어느 곳의 출신이든,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관계 없이 우리 모두의 영혼과 핵심에 와닿는 작품이다.인종이나 성별, 정치를 둘러싼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시기엔 사람들이 간접 경험을 통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송가·의식·세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랐거나 남부에서 성장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자라난 사람은 그의 작품이 공연되는 무대를 바라보며 완전히 다른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또 그 역사를 몸으로 살아온 사람은 거기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1960년 에일리는 ‘계시(Revelations)’라는 무용 작품을 창작했다. 그의 무용단은 그 이래 그 작품을 계속 공연한다. 그가 가진 고뇌의 기억,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남부에서 성장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당시 교회는 흑인 문명의 상징이었다. ‘계시’의 안무는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기쁨과 고통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또 이 작품은 승리를 이야기한다. 흑인이 어떤 핍박을 받아도 굴하지 않고 극복한다는 뜻이다. 인종을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 러셀 무어 지금 우리의 문화 생태계는 두려움이라는 독성 물질로 오염됐다. 그 두려움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부족’으로부터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초조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념적 방어망 속으로 은거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든 세계 정부 사이에서든 아무도 ‘적’과 내통한다는 비난을 받기는 원치 않는다.내 생각에 용기는 이처럼 독성이 가득한 시기에 주변에서 보이는 것을 초월하는 개인적 정체성과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사도 바울이 당시 알려진 세계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면서 폭도의 폭력부터 당국의 처형까지 모든 것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정체성과 확신 때문이었다. 그는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라디아서 1장 10절)고 말했다.우리는 성서에서든 세계사에서든 그런 사례를 끊임없이 접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신념을 갖고 현재의 순간을 뛰어넘어 멀리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다. 로저 윌리엄스(로드 아일랜드주를 건설한 청교도 신학자)는 미래의 공동체가 자유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홀로 황야로 걸어나갔다. 미래의 번창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열쇠는 현재의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 이르샤드 만지 이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미시시피주 빌록시 출신인 젊은 여성 힙합 아티스트는 미시시피 주기(州旗)에서 남부연합을 상징하는 별과 막대기를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디자인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녀는 남부연합기를 지지하는 남자를 집으로 초대해 그의 견해를 두고 논의했다. 그 후 그는 남부연합의 상징을 보존하는 것보다 그녀의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남부연합기 게양을 그만뒀다. 무엇이 그의 심경 변화를 일으켰을까? 존중이었다. 그녀는 남부연합기를 지지하는 그 남자를 비난하기보다 그의 견해를 경청하며 존중했다.영어에서 존중을 뜻하는 ‘respect’라는 단어는 ‘돌아서서 다시 본다’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나왔다. 다른 사람을 내가 붙인 꼬리표로서만 바라본다면 다시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본다는 것은 “내가 아직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알려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함으로써 내가 대화의 문화와 분위기를 설정하고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지난 2년 동안 우리 중 더 많은 사람이 “나를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가 이런저런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나를 안다고 가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다른 사람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하나의 게임이다. 사람들을 ‘그들의 자리’에 갖다 놓음으로써 자신이 점수를 따는 게임을 말한다. 상대방을 부정직하게 조종하고 비하하고 궁극적으로 격분하게 만드는 게임이다.소셜미디어에서 치욕을 주는 일은 다반사다. 각 ‘부족’은 자신에게 잘못된 꼬리표가 붙었다고 믿지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쪽도 상대방에게 똑같은 식으로 꼬리표를 붙인다. 문화든 시스템이든 제도든 우리가 변하기 전엔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한번 붙은 꼬리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 꼬리표를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으로 봐야 한다.무엇의 출발점일까?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질문하는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습관으로 만들면 좋을 만한 ‘운동’이 있다. 상대방이 우리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때 상대방의 생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상대방에 관해 모르는 점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대다수 젊은이는 이런 교훈을 배우지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려면 먼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기꺼이 들어야 한다는 교훈 말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이 평생 성공하는 비결이다. 거기서 형성되는 진실된 관계는 오래 지속되는 사회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우리의 미래는 정치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더 불확실하다. 그러나 인간 심리학 덕분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협력을 얻어낼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그 첫 단계가 다른 사람에게 꼬리표를 붙이지 말고 그의 말을 귀 기울여 경청하는 것이다.※

2019.01.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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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을 중단하라!

게임

반이상향 베스트셀러에 심취하며 성장한 미국 Z세대, 그 주인공처럼 총기 난무하는 사회 바로잡으려 행동에 나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는 Z세대로 불린다. Z세대는 문화계의 반이상향 추세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성년이 됐다.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원헌드레드’ 같은 청소년 베스트셀러는 어린 아이의 목숨이 화폐처럼 거래되는 반이상향적인 세계에서 강인한 십대 여주인공이 나타나 거대한 압제 당국에 대항하는 영웅적인 활약을 보여준다. 우리 세대는 이런 캐릭터에 몰입하며 성장했기에 우리가 그들처럼 사회 불의에 분연히 일어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 에마 곤살레스가 총기규제를 거부하는 변명만 되풀이하는 미국 총기협회(NRA)를 향해 ‘헛소리 하지마!’라고 외쳤을 때, 로스앤젤레스의 학생 에드나 차베스가 총격으로 살해당한 오빠의 이름을 ‘라카르도!’라고 목청 높여 부르며 그를 잃은 슬픔을 우리 모두가 가슴 찡하게 느끼도록 호소했을 때, 곤살레스와 같은 사건현장의 생존자인 세라 채드윅이 총기규제에 반대하는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같은 정치인에게 조롱하는 트윗을 날렸을 때, 그들 모두는 ‘헝거게임’에서 배운 대로 행동했다.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현 미국 정부와 Z세대의 최고 인기 반이상향 소설의 주제가 너무나 닮았다는 점이다. 미국 청소년은 매일 거리나 집, 영화관이나 학교에서 총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런데도 정치인은 이런 학살극을 막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아니 어쩌면 그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지갑을 두둑히 채우고 의석을 지키기 위해 이런 학살극의 공모자가 되기로 선택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헝거게임’에서 대중의 불만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달래려는 목적으로 매년 수십 명의 아이를 ‘수확’(살육 생존게임 참가자를 추첨으로 뽑는 과정을 가리킨다)하는 스노 대통령과 상당히 닮아 보이지 않는가?독일의 유명한 영화비평가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독일 영화가 히틀러와 나치의 부상을 예고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그와 비슷하게 나도 청소년이 툭하면 비인간적인 취급을 당하고 살해되는 비이상향적 세계에서 아이들이 단결해 체제를 무너뜨리는 행동에 나서는 ‘헝거게임’ 같은 소설·영화의 인기가 현재의 총기폭력 근절운동의 길을 닦았다고 믿는다.지난 수년 동안 미국은 잦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공포에 떨었다. 총기를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저 가느다란 속삭임으로 줄어들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유색인 공동체는 변화의 필요성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무심한 국가가 그 목소리를 억눌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총기에 의한 자살과 가정에서 벌어진 총기폭력은 총이 있든 없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회성 비극으로 치부됐다. 그러다가 최근의 총기규제 시위인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이 우리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했다. 각각의 주장이 산발적으로 나와 서로 주목을 끌려고 경쟁하기보다 연단과 마이크를 공유하게 됐다. 지난 3월 24일 대규모 행진시위 이래 미국의 여러 주는 범프스톡(bump stock, 반자동 총기를 자동화기처럼 발사되도록 개조하는 장치)의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입 최소 연령을 21세로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NRA로선 큰 타격이었다. 총기규제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하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운동이 아니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흔히 밀레니엄 세대(Y세대, 1980~1995년생)를 ‘슬랙티비스트’라고 부른다. 슬래커(slacker, 게으른 사람)와 액티비스트(activist, 행동주의자)의 합성어로 온라인 공간에선 시민참여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도 막상 실질적인 정치·사회 운동엔 참여하지 않는 네티즌을 꼬집는 표현이다. 그러나 Z세대는 그들과 달리 이 운동에 적극 뛰어들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다. 우리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리의 명분을 알리고 대중의 지지를 호소한다. 하지만 다른 온라인 운동과 달리 우리의 주된 전략은 실질적인 시위를 주도하는 것이다.우리의 ‘전국 학생 수업거부 연대 시위(National School Walkout)’가 두드러진 것은 미국의 청소년 100만 명 이상이 이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나는 펜실베이니아주 퍼커시의 펜리지 고등학교에서 이 시위를 조직했다. 1960년대 식의 연좌농성이었다. 우리 시위를 찍은 동영상이 SNS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열람 횟수 340만 건을 기록했다). 세계 각지에서 우리에게 지지가 쏟아졌다. 나와 함께한 우리 학교 학생 225명은 그런 행동에 대한 학교 당국의 처벌도 달게 받았다.우리의 시위는 ‘헝거게임’에서 주인공 캣니스가 동생처럼 여기던 루가 게임 도중 목숨을 잃자 그녀가 루를 위해 혁명의 불을 당기는 모습, ‘레드 퀸: 적혈의 여왕’에서 주인공 메어가 권력에 맞서기 위해 동원하는 조직 전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기에다 인터넷을 다루는 우리의 기술을 더해 거대한 지원 네트워크를 가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처럼 반이상향 베스트셀러의 교훈과 지식, 기술을 적절히 혼합함으로써 우리 운동은 대중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제 정치인도 우리 운동을 의식하고 총기규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그러나 우리에게 영감을 준 청소년 반이상향적 베스트셀러와 우리의 총기규제 운동 사이엔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작품에선 세상을 구하는 십대 영웅이 단 한 명이지만 우리 운동에선 주인공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애너 소피 티네니※

2018.10.08 16:19

4분 소요
집에서 총기 ‘프린트’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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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사이 가정에서 소화기·폭발물·무인기의 설계와 프린트 실험하는 이용자 늘어날 것으로 예상 단순하고 값싼 소재와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직접 맞춤 살상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이런 가상의 미래가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의 초점이다. 랜드 연구소는 적층가공(AM)으로도 알려진 3D 프린팅의 확산으로 제기된 개인적·국가적·세계적 보안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모니터하는 싱크탱크다.적층가공은 디지털 청사진에 따라 주어진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려 ‘프린트’하는 방법으로 3차원 물체를 제조하는 각종 기술을 묘사하는 용어다. 이 기술은 현재 몇몇 측면에서 상당히 제약이 따르지만 의수로부터 식품에 이르는 온갖 제품을 생산하며 판매 전 신속하게 시제품 모델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사이 집에 3D 프린터를 들여놓는 사람이 늘어나 원하는 대로 직접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그러나 그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술이 보급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거리의 범죄자, 폭력적인 극단주의자, 심지어 불량국가의 손에 들어가게 될 듯하다. 그들은 다크웹(일반 검색엔진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심층 웹) 같은 곳에서 디지털 무기 청사진을 다운받아 필요에 따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랜드 연구소의 트레버 존스턴 정치학 연구원은 “2013년 실용성 있는 3D 프린트 총기의 디지털 설계도 파일이 처음으로 널리 보급돼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 뒤로 2017년 미군에서 제작된 유탄발사기를 포함해 더 고성능 무기들이 프린트 제작됐다”고 말했다.존스턴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프린트 제작된 총기는 살상력이나 내구성 면에서 기존 무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는 “기술이 향상되고 제조원가가 낮아지면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향후 10년 사이 가정에서 소화기·폭발물·무인기의 설계와 프린트 실험을 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기규제법이 살상무기 유통을 거의 억제하지 못하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총기 3D 프린팅으로 폭력과 살인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고 보급됨에 따라 개인 안전 측면에서 화기와 기타 위험한 무기 유통을 규제하는 판매시점 통제의 효과가 약화될 것이다. 오늘날 미국 내 거의 모든 사람이 변함없이 기존 무기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한 더 큰 위험을 제기하는 개인의 화기 소유 제한이나 특정 유형의 무기 유통을 억제하려는 미래의 규제 노력이 3D 프린팅으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예컨대 외로운 늑대형 킬러와 테러 단체들이 곧 원하는 무기를 프린트 제작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거기에는 전통적인 화기로부터 사제폭발물이 장착된 자폭 무인기까지 온갖 무기가 포함될 수 있다. 아울러 적층가공은 북한 같은 왕따 국가에도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존스턴 연구원은 말한다. “3D 프린팅이 발전하면서 더 첨단 무기 설계에 기초해 다른 나라들도 미국이 누리는 기술적 우위 일부를 극복 또는 상쇄하는 수단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판매시점 통제가 국내 소비자의 무기 구매를 규제하는 효과가 떨어지듯이 3D 프린팅과 디지털 설계도의 보급으로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같은 수출규제를 약화시켜 폭력적인 개인과 집단의 무기 입수가 쉬워질 것이다.”3D 프린팅 기기 자체도 사보타주에 취약하기 때문에 나름의 보안 위험을 안고 있다고 논문 작성자들은 경고한다. 예컨대 비행기, 군사장비 또는 건물 등의 주요 부품 프린트 공정에 에러 메시지를 심어 넣어 고장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게다가 스타디움과 사무실 같은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장소 안의 3D 프린터를 해커가 원격으로 장악한 뒤 보안점검을 피하면서 공격 무기를 제작할 수도 있다.보고서에서 설명한 잠재적인 위험은 가설적인 내용이며 분명 향후 수년간 적층가공이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늦기 전에 정책입안자들이 이런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서 작성자들은 말한다.존스턴 연구원은 “장차 이런 위협을 완화 나아가 예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들이 있다”고 말했다. “예방 차원에서 규제 당국자들은 프린터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런 등록 의무와 함께 특정 유형의 프린팅을 제한하는 사용조건을 소유자가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위반할 경우 프린터 작동을 중단하거나 일정 수준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 프린팅 재료의 통제도 폭발물 같은 특정 유형의 무기 생산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그러나 그런 조치들이 3D 프린팅에 관련된 위험의 확산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서는 결론짓는다.-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

2018.06.0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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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 샌프란시스코 - 생명을 위한 행진 지난 3월 24일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자유의 여신상’으로 분장한 시위자가 거리에 쓰러져 있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주말 동안 200만 명 이상의 10대 청소년과 지지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두려움과 슬픔의 표출에 그치지 않고 총기폭력에 대한 규제강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 러시아 | 소치 - 황색 눈이 내리네 지난 3월 23일 로사 후토르 스키 리조트의 산들이 오렌지색 눈으로 덮였다. 5년에 한번 꼴로 일어나는 이 희귀한 현상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온 모래 바람이 시베리아의 눈과 섞여 내리기 때문이라고 기상학자들은 설명했다. 그리스에선 사막 모래가 전국을 덮었으며 미세먼지 농도가 10여년래 가장 높았다고 기상청이 전했다. 한편 지난해 영국에선 허리케인 오펠리아가 열대기단과 사하라의 모래먼지를 몰아와 태양과 하늘이 붉은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2018.04.0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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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시대 희망 찾기

산업 일반

미국의 주요 민주주의 제도가 다수 대중을 위해 일한다는 믿음이 국민에게서 사라진 지 오래다 1963년에는 정부가 언제나 또는 거의 항상 올바른 일을 하리라고 신뢰하는 미국인 비율이 70%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16%에 불과하다.기업에 대한 신뢰도 비슷하게 하락했다. 1970년대 후반 32%가 대기업을 신뢰했지만 2016년에는 18%에 그쳤다. 은행에 대한 신뢰는 60%에서 27%로, 신문에 대한 신뢰는 51%에서 20%로 떨어졌다. 비영리단체·대학·자선단체·종교단체에 대한 신뢰도 급락했다.왜 그렇게 불신이 커진 걸까? 부유층 기득권자는 갈수록 불어나는 재산을 쏟아부어 게임의 법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려 애써 왔다.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더 많은 권력을 갖기 위해서라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재계 지도자가 너무 많았다.이런 일이 도처에서 벌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기업 법인세 인하에서, 총기 제조업체의 미국총기협회(NRA)를 앞세운 총기규제 차단에서, 환경규제 완화를 위한 데이비드 코크 형제들(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석유 재벌)의 로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을 이용한 사리사욕 등에서다.미국의 주요 기관들이 다수 대중을 위해 일한다는 믿음이 국민에게서 사라졌다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런 기관들은 소수를 위한 도구가 됐다. 문제는 공익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시스템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일부는 그런 가망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탐욕·나르시시즘·증오의 사례가 너무 많다. 그러나 희망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보통사람들의 미담을 거의 매일 목격하거나 듣는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주의 산불과 루이지애나 주의 홍수 이재민을 돕는 수많은 손길들, 시애틀의 젊은 무슬림 여성을 증오 가득한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 자신의 목숨을 던진 두 남성,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학교에서 총기난사범으로부터 학생들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코치, 플로리다 주 의원들에게 총기 규제조치를 요구하는 십대 등이다.과제는 이 모든 선의를 미국의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가는 공공의식, 미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공중도덕 의식으로 승화하고, 경제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미국의 주요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완벽한 통합을 이뤘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사람들이 전보다 더 완벽해지려 노력하는 시점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우리는 그런 노력을 통해 그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공익성을 회복할 수 있다.나는 반세기 전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엔 공익성이 사람들의 의식 속에 널리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난 반세기 동안 희미해져갔다. 그것을 되살리려면 앞으로 반세기 또는 그 이상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언젠가 말했듯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우리 생애에 이룰 수 없다. 따라서 희망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로버트 라이시※

2018.03.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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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 바르셀로나 발목 잡힌 지난 11월 8일 총파업 중 에스텔라다스(친독립 카탈루냐 기)를 든 시위대가 상츠 기차역에서 초고속열차 AVE의 선로를 가로막고 있다. 이날 총파업의 기세는 약화됐지만 친독립 시위대가 축출된 카탈루냐 자치정부 관료와 분리독립 운동가들의 체포에 항의해 스페인 북동부 지방에서 도로를 막고 기차를 멈춰 세웠다. 스페인 당국은 카탈루냐 지역의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고 그와 관련해 선동·반역 그리고 공적자금 남용 혐의로 지역 자치정부 관료들을 구속했다. 스페인 정부는 벨기에 브뤼셀로 피신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과 다른 각료들도 송환하려 노력 중이다.독립 열차 ━ 미국 | 서덜랜드 스프링스 - 또 총기난사 지난 11월 5일 주민 수백 명에 불과한 이 마을 교회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6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용의자 데빈 패트릭 켈리(26)는 무방비 상태의 신도들에게 450발 이상을 난사한 직후 도주 중 사망했다. 용의자는 가정폭력 전과가 있었으며 앞서 그 제1 침례교회 신도인 장모에게 위협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가정불화가 범행 동기 중 하나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번 범죄의 끔찍한 성격(그리고 용의자가 군용 소총을 사용한 점)으로 인해 미국 내 총기규제를 둘러싸고 다시 한번 뜨거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주민들.

2017.11.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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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400] 미국 20대부자

산업 일반

빌게이츠가 23년 연속 미국 최고의 부자 자리를 지켰다. 게이츠의 오랜 벗 워렌 버핏은 15년 동안 고수해 온 2위 자리를 제프 베조스에 내주었고, 마크 저커버그는 처음으로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 1. 빌 게이츠 (Bill Gates) 81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마이크로소프트나이: 60세, 거주지: 워싱턴주 메디나세계 최대규모의 민간 자선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는 소아마비 근절, 말라리아 퇴치 그리고 아동 백신접종 확대를 통해 개도국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에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미국의 초중등 교육 문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빌 게이츠가 이끄는 팀은 맨하탄 한복판의 고층빌딩에 닭장을 설치했다. 목적은 세계 최빈곤층에게 몇 마리 병아리가 얼마나 중대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지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병아리를 닭으로 키워내는 것만큼 큰 수익을 내는 투자는 없습니다.” 당시 게이츠가 한 말이다. 23년 연속 미국 최고의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이츠는 1975년 공동창업한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직에서 2014년 물러났으나, 기술고문 및 이사회 임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지분을 정기적으로 매각하고 있으며, 현재 지분 율은 2.5%에 불과해 전체 자산의 13%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캐나다국영철도회사, 트랙터 제조사 디어앤코 및 자동차 판매업체 오토네이션에 투자하고 있다. ━ 2. 제프 베조스(Jeff Bezos) 67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아마존닷컴나이: 52세, 거주지: 시애틀아마존의 수장 제프 베조스는 지난 1년 동안 순자산이 200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서 최고의 기록이다. 온라인 소매유통업체 아마존닷컴의 주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사업이 호황세를 타면서 무려 56% 증가했다. 베조스는 2016년도 주주모임에서, 아마존이 2015년 연간매출 1천억 달러를 올리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이같은 기록을 달성한 기업이 되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담하게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법이다. “아마존은 실패를 경험하기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며 (우리는 수 없이 연습합니다!), 실패와 발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쌍둥이와도 같습니다.” 베조스가 지난 연간 보고서에 남긴 말이다. 친어머니와 쿠바계 이민자로 자신을 입양한 양아버지 아래서 자란 베조스는 1994년 높은 연봉을 받던 뉴욕의 헤지펀드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으로 서적을 판매하겠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아마존을 세웠다. 오늘날 아마존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판매한다. 한편 베조스는 우주여행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베조스가 소유한 항공우주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승객을 태우고 운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을 개발 중이다. 스타트랙의 팬인 베조스는 지난 7월 개봉한 스타트렉 영화에 외계인 얼굴을 한 우주함대의 군인으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다. ━ 3. 워렌 버핏(Warren Buffett) 65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버크셔 해서웨이나이: 86세, 거주지: 오마하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35억 달러의 자산증가에도 불구하고 15년 만에 처음으로 2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요새 버핏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원유세 활동에 여념이 없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가 납세신고기록을 공개한다면 자신 역시 그러할 것이라 약속하기도 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0% 상승하며 사상 최고에 가까운 기록을 내고 있다. 지난 7월, 버핏은 거의 29억 달러어치에 이르는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을 기부했다. ━ 4.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55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페이스북나이: 32세, 거주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9월 말 마크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은 향후 10년 동안 30억 달러의 자산을 21세기 말까지 모든 질환을 관리, 완치 및 예방하는 데 투자하겠다는 대담한 공언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12월 부부가 “인간의 잠재력을 증진하고자” 평생에 걸쳐 저커버그가 보유한 페이스북의 주식 중 99%를 기부할 것이라 결정한 이후 나온 행보이다. 1년 동안 페이스북의 주가가 무려 40% 상승함에 따라, 전세계에 누릴 잠재적인 혜택 역시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주가상승 덕분에 저커버그의 자산은 152억 달러 증가해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에서 최초로 상위 5위권에 진입하게 되었다.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수입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4월에는 동영상을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Facebook Live)를 선보였고, 20억 달러의 금액에 오큘러스 리프트를 인수한 지 2년 만인 3월부터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헤드셋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저커버그는 19세가 되던 해인 2004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 5.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493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➒기업: 오라클나이: 72세, 거주지: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래리 엘리슨은 2007년 이래 처음으로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 상위 3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 12개월 동안 자산이 18억 달러 증가했지만,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기술 기업의 보다 젊은 경쟁자들이 엘리슨을 추월한 것이다. 그러나 엘리슨은 자신이 창업한 소프트웨어 공룡기업 오라클을 진두지휘하며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아직 소규모이지만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부를 더욱 확장해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아마존의 AWS와 직접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사업부를 키우기 위해, 지난 7월 오라클은 93억 달러에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넷스위트를 인수할 것이라 발표했다. 엘리슨은 2014년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오라클의 회장 및 CTO직을 맡고 있다. CIA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1977년 오라클을 창업한 엘리슨은 1986년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하루 앞서 기업을 공개했다. 5월 엘리슨은 암연구치료센터를 위해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 2억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 6.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45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블룸버그 LP나이: 74세, 거주지: 뉴욕시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분별있고, 능력있는 후보를 뽑읍시다.” 공화당으로 소속을 바꾸었다가 이후 무소속으로 활동한 블룸버그는 초반 힐러리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와의 경쟁에서 고전하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고려했지만 결국 출사표를 던지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5년 초 시장자리에서 물러나 블룸버그 LP로 복귀한 이후, 미디어 사업부가 핵심보도 부문인 비즈니스와 금융뉴스에 다시 주력하도록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매출이 3% 신장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블룸버그의 자산은 64억 달러 증가했다. 총기규제, 기후변화 이슈 등에 4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글로벌 대사직에 임명되었다. ━ 7. 찰스 코크(Charles Koch) 42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➎기업: 다업종나이: 80세, 거주지: 캔자스주 위치타 ━ 7. 데이비드 코크(David Koch) 42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➎기업: 다업종나이: 76세, 거주지: 뉴욕시오랫동안 공화당에 막대한 정치헌금을 기부한 두 형제는 이번 대선에서 지갑을 열지 않았다. 찰스 코크는 공개적으로 이를 ‘암’과 ‘심장 발작’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에 비견했다. 대신 형제는 과거 대선에서 수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한 막강한 정치기금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원·하원 선거에 주력하고 있다. 아버지 프레드 코크는 중유를 가솔린으로 정제하는 방법을 개선하여 1940년 가족 사업을 시작했다. 1967년 아버지의 사망 이후 찰스 코크가 회장 겸 최고경영자직에 올랐고, 가족사업을 화학제품 제조, 송유관 및 상품 거래 등의 사업을 아우르며 10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재벌기업으로 키웠다. 동생 데이비드 코크는 코크 인더스트리스의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2015년 말까지 1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기부한 널리 알려진 자선사업가이다. 46년 동안 MIT 대학 최고의 야구게임점수 기록을 보유한 바 있다. ━ 9. 래리 페이지(Larry Page) 38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구글나이: 43세, 거주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2015년 10월, 래리 페이지는 구글 최고경영자에서, 구글의 새로운 모기업 알파벳의 최고경영자가 되었다. 알파벳은 지난 2월 처음으로 자회사들(지능형 온도조절기업체 네스트, 광대역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 구글 피버, 생명과학기업 베릴리 등을 포함)의 재무자료를 발표했다. 이들 자회사가 2015년 올린 매출은 총 4억4800만 달러로 구글이 기록한 745억 달러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페이지는 구글의 지휘권을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에게로 넘겼으며, 피차이는 현재 인공지능에 주력하고 있다. 알파벳 외에도 페이지는 키티호크(Kitty Hawk)와 지닷에어로(Zee.Aero)라는 비행자동차 분야 스타트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10.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37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➒기업: 구글나이: 43세, 거주지: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교수 부모 아래 태어난 세르게이 브린이 6살 되던 해, 유대인 혈통인 브린의 가족은 반유대인운동을 피해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30년 후인 2009년, 브린은 자신의 가족이 미국에서 난민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유대인이민지원협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오늘날 브린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부를 소유한 이민자다. 검색엔진기업 구글이 비밀리에 진행해온 구글X 사업부(증강현실을 위한 구글 글라스 안경은 실패로 끝났으며, 현재는 X사업부라 불린다)를 수년간 맡았으며, 현재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비행풍력터빈 그리고 저개발지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풍선 네트워크 이외에도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X사업부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 11. 짐 월튼(Jim Walton) 356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➋기업: 월마트나이: 68세, 거주지: 아칸소주 벤턴빌월마트를 경영하는 월튼가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짐 월튼은 6월 10년 이상 유지해온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바로 그 자리를 대신한 아들 스튜어트는 샘 월튼의 손자 중 이사직에 오른 첫번째 일원이 되었다. 짐 월튼의 형 롭슨 월튼은 2015년 6월 오랜 기간 맡아온 월마트 회장직에서 퇴임했다. 롭슨 월튼은 아버지 샘 월튼의 사망 이후 23년 동안 4790억 달러의 순매출을 기록하는 유통업체 월마트를 경영해왔다. 롭슨 월튼은 사위 그레고리 페너에 경영권을 넘겼다. 올해 월마트의 주가는 13% 상승했으며, 덕분에 샘 월튼의 자녀 중 생존 중인 3명의 자녀의 총자산은 91억 달러 증가했다. 아들 존 월튼은 2005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으며, 수십억 달러의 자산이 아내 크리스티(87위)와 아들 루카스(37위) 및 자선신탁으로 돌아갔다. 최근 짐 월튼은 월튼가가 소유한 자산규모 170억 달러의 아베스트 뱅크(Arvest Bank)에 주력하고 있으며, 앨리스 월튼은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앨리스 월튼은 오늘날까지 월마트 본사가 자리한, 월튼가의 고향 아칸소주 벤턴빌에 크리스털 브릿지 박물관을 개장했다. 롭슨 월튼과 앨리스 월튼이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월튼 패밀리 재단은 2020년까지 초중등 교육, 자연보존 및 아칸소 주민을 위한 삶의 질 개선에 20억 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 12. S. 롭슨 월튼(S. Robson Walton) 35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➍기업: 월마트나이: 71세, 거주지: 아칸소주 벤턴빌 ━ 13. 앨리스 월튼(Alice Walton) 354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➊기업: 월마트나이: 67세, 거주지: 텍사스주 포트워스 ━ 14. 셸던 아델슨(Sheldon Adelson) 318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➓기업: 카지노나이: 83세, 거주지: 라스베이거스정치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셸던 아델슨은 5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을 약속했으나, 현재 트럼프에게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1억 달러 이상의 정치헌금을 기부했다는 점에 비추어보았을 때, 이는 아델슨의 기준에서 그야말로 미미한 금액이다. 올해 아델슨은 대선보다는 의회선거에 주력하며 미 전역의 공화당 후보들에게 4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아델슨은 자신이 소유한 미국 최대의 카지노 기업 라스베이거스 샌즈에 더욱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9월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중국 관리들의 부패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카오에 29억 달러를 투자해 파리를 테마로 한 마카오 리조트를 신규개장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자체적으로도 마카오 정부관리들과의 관계 때문에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한 합의금으로 증권거래위원회에 9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이로부터 한달 전, 아델슨은 사위를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CFO직에 임명했다. 리투아니아와 웨일즈계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아델슨은 어린 시절 보스턴 빈민구역 공동주택의 찬바닥에서 잠을 청해아 하는 가난한 삶을 살았고, 12세가 되던 해 삼촌으로부터 빌린 200달러로 처음 신문가판대코너를 인수했다. ━ 15.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27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➏기업: 마이크로소프트나이: 60세, 거주지: 워싱턴주 헌츠포인트정력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직을 수행했던 스티브 발머는 이제 2년 전 20억 달러의 기록적인 금액에 인수한 야구팀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Los Angeles Clippers)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발머의 자산 대부분은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자신이 진두지휘한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연동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계속 보유했던 것이 유효했다. 지난 1년 동안 공격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펼친 덕분에 주가가 무려 32% 상승한 것이다. 덕분에 발머의 자산은 59억 달러 증가했으며 이로써 다시 상위 20위권에 복귀할 수 있었다. 발머는 2015년 가을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에 4% 지분을 추가했다. 스위스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발머는 스탠포드의 MBA 프로그램을 중퇴하고 1980년 하버드 동문인 빌 게이츠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했다. ━ 16. 재클린 마스(Jacqueline Mars) 27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➋기업: 캔디류나이: 77세, 거주지: 버지니아주 더 플레인즈 ━ 16. 존 마스(John Mars) 27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➋기업: 캔디류나이: 81세, 거주지: 와이오밍주 잭슨세계 최대의 캔디제조업체 마스(Mars Inc.)는 지난 3월 사탕을 만드는 기업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을 법한 조치를 취했다. 자사 제품에 첨가당 사용을 제한할 것이라 공언한 것이다. 남매인 재클린 마스, 존 마스 그리고 포레스트 주니어(84세의 나이로 7월 사망했다)는 아버지 포레스트 시니어가 작고하면서 1999년 버지니아에 기반을 둔, 비밀에 싸여진 기업 마스를 물려받았다. 포레스트 주니어의 딸 빅토리아 마스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마스 대변인에 따르면, 마스가의 여타 구성원들도 이사회에 재직하고 있으나 이름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 한다. 존 마스와 재클린 마스의 조부 프랭크 마스는 1911년 워싱턴 타코마의 자택 부엌에서 마스를 창업했다. 1923년 밀키웨이 캔디바의 출시와 함께 매출이 증가세에 올랐다. 3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마스는 스니커즈, 도브바 그리고 M&M(사탕을 입힌 초콜렛 M&M은 75년 전 개발되었다)과 같이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죄책감을 동반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사탕류 이외에도, 마스는 언클 벤(Uncle Ben) 브랜드로 쌀 그리고 페디그리와 위스카스를 포함한 반려동물 식품을 제조한다. ━ 18. 필 나이트(Phil Knight)와 가족 255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나이키나이: 78세, 거주지: 오리건주 힐스버러나이키를 창업한 지 52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 6월, 필 나이트는 공식적으로 거대신발제조업체 나이키의 회장직에서 퇴임하며 공식은퇴를 선언했다. 나이트와 가족은 나이키의 지분 26%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6월 영화제작자이자 나이키 이사회 임원인 아들 트래비스가 이끄는 가족신탁이 신탁기금에서 나온 자금 12억 달러를 이용해 필 나이트가 보유한 나이키 지분 대다수에 대한 의결권을 매수했다. 상속계획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는 가족자산을 이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엄청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한다. 필 나이트는 오레건대학의 육상코치 빌 바우만(Bill Bowerman)과 함께 나이키를 창업했다. 각각 창업자금으로 500달러를 모아 사업을 시작했는데, 초창기 기업명은 블루리본스포츠(Blue Ribbon Sports)였다. 나이트는 1978년 사명을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승리의 여신을 따라 나이키로 바꾸었다. ━ 19.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249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➓기업: 헤지펀드나이: 86세, 거주지: 뉴욕주 카토나난민을 위한 지원의 목소리를 드높여온 조지 소로스는 9월 조지 소로스 재단이 특히 유럽으로 오는 난민과 이민자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자 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말했다. 수년간 소로스는 다양한 이민자 지원기관에 기부해왔으며, 3월에는 히스패닉 유권자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한 수퍼팩(super PAC)에 3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난민사태는 소로스에게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를 지닌다. 나치 점령하의 헝가리에서 태어난 소로스는 고국을 떠나 철도 짐꾼과 웨이터로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런던정치 경제대학을 다녔다. 졸업 후 상업은행에 취직해 금융업계에 발을 디뎠고, 이후 뉴욕으로 건너와 월스트리스 금융가에서 일하다 1969년 1200만 달러의 자금으로 헤지펀드운용사를 설립했다. 이 운용사는 후에 퀀텀펀드(Quantum Fund)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소로스는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Soros Fund Management)를 통해 투자업계의 거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운용자산액은 3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2년 남짓한 기간동안 소로스의 최고투자책임자가 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투자책임자 테드 버딕(Ted Burdick)은 선임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8월 후임자가 정해지는 대로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 20. 마이클 델(Michael Dell) 200억 달러 ▲자수성가 점수 ➑기업: 델나이: 51세, 거주지: 텍사스주 오스틴7월 대략 600억 달러에 달하는 델과 컴퓨터 스토리지 분야의 거대기업 EMC의 합병에 대한 주주승인이 떨어졌다. 2015년 10월 발표된 이 합병건은 9월 완료되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 델 역시 서둘러 존재감을 확립해야 한다는, 마이클 델이 오랜 동안 품어왔던 계획의 산물이 바로 이 합병이었다. 델은 19세가 되던 1984년 자신이 다니던 텍사스 대학의 기숙사 방에서 1000달러를 갖고 PC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마이클 델은 델의 지분 70%를 소유하고 있으나, 자산의 대부분은 자신 소유의 사모투자기업 MSD 캐피털에 연동되어 있다. MSD 캐피털은 뉴욕시의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 투자하고 있으며, 8월 퍼티타(Fertitta) 형제(361위)로부터 40억 달러에 이종종합격투기대회인 UFC의 지분을 매수했다. (400대 부자 전체 리스트는 www.forbes.com/forbes-400/)

2016.10.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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