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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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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제도화 무산에도…증권사 “신사업 준비 멈출 수 없어”

증권 일반

토큰증권발행(STO) 법안이 지난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제도화가 무산됐지만 증권사들은 관련 신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모습이다. 이미 플랫폼 구축과 인프라 마련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터라 사업을 중단할 수 없는 까닭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 관련 법안이 통과된 후 내년부터 STO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로 사업 준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O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지난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결국 자동 폐기됐다. 국내 STO 시장이 개설되려면 22대 국회에서 입법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토큰증권(ST)이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실물증권과 전자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를 말한다.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이 합법화되려면 전자증권법을 개정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를 도입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비정형증권 유통을 허용하는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STO 제도화가 멀어지면서 관련 인프라 구축과 기업인수·합병(M&A) 등에 수백억원의 비용과 시간을 쏟아온 증권사들에 대한 투자 손실 우려도 커졌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STO 시장 개화에 발맞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발행·유통 플랫폼 개발에 나서는 등 투자를 지속해 왔다. 제도화가 지연되며 증권업계의 실망감은 컸지만 우려와 달리 시장에 대한 열기는 아직까지 살아있는 분위기다. 이미 인프라를 구축한 곳들이 다수이고 올 하반기에 STO 제도화가 재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는 STO 관련 법률안이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될 가능성이 높다”며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만들고 도입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관련 신사업 추진을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에도 STO 사업 준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 블록체인글로벌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펄스’에 법무법인(유) 광장이 참여한다고 6월 18일 밝혔다.프로젝트 펄스는 조각투자사업자와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토큰증권발행과 유통을 위한 최적의 블록체인 기반 금융분산원장 인프라부터 금융·법률 솔루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지난 5월 법무법인 광장은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 발표 후, 블록체인상의 토큰과 미러링된 신탁수익증권의 발행·유통에 관한 최초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토큰증권과 관련한 사업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며 “지난 국회에서 STO 법안이 폐기돼 아쉽지만 프로젝트 펄스를 통해 현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비즈니스를 추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STO 사업 준비 현재진행형, 포기 ‘No’STO 관련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했거나 한창인 증권사들도 제도 변화에 발맞춰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발행 관련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를 구성하고 발행 인프라 개발을 시작했다. 법제화 단계에 있는 STO 사업 특성을 고려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현했다. 나아가 기존 증권거래 시스템과 충돌 없이 결합해 작동할 수 있도록 연동 작업도 마쳤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작년 9월에 토큰증권발행 인프라를 구축해 뒀다”며 “아쉽게도 지난 국회에서 제도화가 무산됐는데 지금으로선 시범 발행 등 내부적인 준비를 이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형태로 시스템은 이미 구축한지라 향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컨소시엄과 실무협의체 연합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 SK텔레콤(SKT)과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하나금융그룹도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초자산 발굴·발행을 맡고, SKT는 블록체인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책임진다. 하나은행은 규제‧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및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한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상용화 방안을 모색한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조달 등 직접적인 사업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하반기 중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발을 완료해 토큰증권 통합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터 STO 플랫폼 구축에 돌입한 하나증권 역시 올해 하반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토큰증권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2024.07.16 07:00

3분 소요
‘문어발 확장’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연결 6.2%·별도 21.6%’ 의미 [수(數)크릿]

CEO

수는 현상을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단어입니다. 유행·변화·상태·특성 등 다소 모호한 개념에도 숫자가 붙으면 명확해지곤 하죠. 의사결정권자들이 수치를 자주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역시 성과·전략 따위를 수의 단위로 얘기합니다. 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 높은 정밀성은 물론 다양성도 갖춰가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다양한 수치 중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꼽아 연재합니다. 수(數)에 감춰진 비밀(Secret), 매주 수요일 오전 뵙겠습니다. 연결 기준 6.2%, 별도 기준 21.6%.카카오의 2023년 영업이익률입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대표적인 성장 지표인데요. 여기서 ‘연결 기준’은 카카오의 종속기업 재무 수치까지 합친 걸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서 카카오그룹의 전체 실적을 반영한 지표인 거죠. 반면 ‘별도 기준’은 카카오 단 한 회사만의 실적을 보여줍니다.카카오의 연결·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건 ‘본사 수익성은 견고하지만, 계열사 성적은 좋지 못하다’라는 걸 의미합니다. 영업이익률 산정에 들어가는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를 보면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하나씩 천천히 뜯어서 보겠습니다.카카오의 연결 기준 2023년 연간 매출은 8조1058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찍었죠. 반면 영업이익은 11%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률도 하락한 건데요. 이를 통해 사업 확장 측면에선 성과를 올렸으나,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문제는 ‘수익성 악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9% ▲2021년 9.7% ▲2022년 8.2%로 지속 감소했습니다. 2023년엔 6.2%를 기록하면서 ‘제조업 수준’까지 떨어졌고요.2023년 연결 기준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수익성이 순차 개선되긴 했습니다. ▲1분기 4.1% ▲2분기 5.6% ▲3분기 6.5% ▲4분기 8.7%로 지속 우상향했죠. 그러나 카카오그룹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임을 고려하면 9%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은 현저히 낮은 편에 속합니다. 실제로 세계 빅테크의 영업이익률은 통상 20~30% 수준을, 국내 IT 대기업도 15~20% 수준을 기록하고 있죠.‘스타트업 탈’ 뒤집어쓴 ‘대기업’ 카카오카카오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2022년에 7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고,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매출이 빠르게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하는 기조는 통상 스타트업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업 영향력’을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눈앞 수익성에 집중하기보단 투자를 통한 외연 확장을 좇기 마련이죠.‘대기업’ 집단인 카카오그룹에 문어발 확장이나 골목 상권 침해 등의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이 설립된 시점은 2006년 11월입니다.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 서비스는 2010년 초 출시됐죠. 또 2022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 규모(7조1068억원)는 국내 상장사 중 45위에 해당합니다. ▲LG생활건강(7조1858억원) ▲LG(7조1860억원) ▲금호석유화학(7조9756억원)과 비슷한 규모죠.카카오그룹은 사업 기간이나 덩치 면에서 결코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없는 기업입니다. 그러나 경영 방식은 외연 확장에 급급한 스타트업의 행태를 쫓고 있고, 이 같은 기조는 ‘매출 확대, 영업이익 하락’을 나타낸 연결 기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투자(VC) 업계 관계자는 “IT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일지라도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대내외 평가와 수익성을 고려해 영역을 확장하는 기조로 돌아서기 마련”이라며 “카카오는 대기업 수준으로 덩치가 커진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10년 전 사업방식을 유지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계열사만 137개‘별도 기준’ 실적을 보면 카카오의 이런 사업방식이 더욱 명확히 나타납니다. 카카오의 별도 기준 2023년 연간 매출은 2조626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간 영업이익은 5674억원으로 나타났죠. 전년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도 5% 상승했습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률 21.6%는 ‘세계 빅테크’ 수준으로 사업이 안정화를 이뤘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카카오 본사의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이 출시된 지 어느덧 14년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성적입니다.특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더 많은 회사의 수치가 포함된 연결 기준 영업이익보다 되레 655억원 높습니다. 계열사 성적이 본사 실적을 까먹은 거죠. 실제로 카카오가 신성장 사업(뉴 이니셔티브·New Initiative)이라고 묶어 부르는 계열사 ‘카카오헬스케어·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의 성적은 2023년 내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3개 기업의 2023년 분기별 영업손실 총합은 구체적으로 ▲1분기 560억원 ▲2분기 610억원 ▲3분기 630억원 ▲4분기 41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카카오 별도 기준 영업이익과 ‘신성장’에 포함된 3개 계열사 성적을 제외한 부문을 나타내는 ‘공동체 사업’의 수익성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2023년 1분기엔 3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기도 했죠. ▲2분기 570억원 ▲3분기 680억원 ▲4분기 3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긴 했지만, 계열사 수를 고려하면 유의미한 수치는 아닙니다. 실제로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이 2~6배가량 높기도 합니다.카카오그룹의 계열사 수는 ▲2018년 65개 ▲2021년 105개 ▲2022년 138개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문어발 확장 지적에 따라 계열사 정리 작업을 진행해 2023년 2월 계열사 수가 126개로 줄었으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2023년 5월엔 다시 147개로 늘었죠. 카카오그룹 계열사 수는 현재 137개(2024년 2월 기준)에 달하는데요. 계열사 통합 작업을 지속하면서 수가 최근 다시 줄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가 대외 눈높이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카카오는 계열사를 늘리는 과정에서 미용실·꽃집·중간물류·퀵서비스·대리운전·배달·연예기획·부동산·암호화폐·골프 등에 진출합니다. 곧장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제기됐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이에 지난 2021년 10월 국정감사장에 불려 갔죠. 그는 “자회사들의 성장에 취해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했다”며 “골목상권 침해 영역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다시 등판한 김범수카카오는 이후 2022년 4월 계열사 30~40개의 축소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계열사를 100개 이하로 줄이겠단 취지였죠.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이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있습니다.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는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 의혹 제기됐고, 이는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내외 비판이 거세지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창업자가 최근 다시 등판했는데요.경영쇄신위원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임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열고 회사의 쇄신 방향성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간담회 후 사내 공지를 통해선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죠.카카오의 조직 쇄신을 이끌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일성으로 경영 복귀를 선언한 셈입니다. 숫자로도 나타난 ‘문어발 확장’의 경영 기조. 김 창업자는 이 기조를 털어내고 카카오를 바꿔낼 수 있을까요? 분명한 점은 한때 혁신 기업으로 불리던 회사가 현재는 ‘국민 밉상’이 됐다는 점입니다. 김 창업자의 갈 길이 멀어 보이네요.

2024.02.21 08:00

5분 소요
연일 ‘쇄신’ 고민하는 카카오 경영진…계열사 ‘보고 체계’ 강화

CEO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이 연일 조직 쇄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카카오는 그룹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 회의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공동의장으로 있는 카카오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에서 그룹협의회를 열고 내부 보고 체계를 정립했다. 이날 회의에는 13개 협약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CA협의체는 ▲신규 투자 집행 및 유치 ▲지분 매각 ▲거버넌스 변경 등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협약 계열사는 최종 의사결정 전 CA협의체 각 위원회의 리스크 검토를 받는다. 또 준법과신뢰위원회에도 보고를 거치는 원칙이 수립됐다. 회사 측은 “사회의 눈높이와 신뢰에 부합하는 성장을 하기 위해 기존 보다 안팎의 검증과 통제 체제를 한 층 강화한 것”이라고 전했다.CA협의체 아래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필요에 따라 특수목적의 TF를 운영해 유연성 있게 조직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13개 협약 계열사 CEO(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뱅크·카카오벤처스·카카오브레인·카카오스타일·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페이·카카오픽코마·카카오헬스케어)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기본으로, 원하는 위원회를 최대 3개 선택해서 참여할 수 있다.경영쇄신위원회는 기존과 같이 김범수 의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카카오 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전략위원회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맡는다. 그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현안과 핵심성과지표(KPI)·투자 등을 검토한다.카카오 그룹의 브랜드 및 메시지 전략 강화를 위해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도 신설한다. 위원장에는 이나리 전 컬리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나리 위원장은 ▲삼성그룹 제일기획 상무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초대 센터장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CA협의체 측은 “이나리 위원장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쌓은 전문성 및 노하우를 카카오 그룹 전반에 이식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ESG위원회는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이 맡는다. ESG위원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사회와 소통함과 동시에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와 협업하게 된다. 정기 감사와 컴플라이언스·윤리·법무 이슈를 다루는 책임경영위원회는 권대열 위원장이 당분간 겸임한다.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아젠다를 발굴한다.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도 제시한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참고해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한편 카카오는 조직 쇄신을 위해 ‘외부 통제’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준법과신뢰위원회의 활동을 시작했다.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로, 카카오 주요 경영진이 쇄신을 위해 ‘외부 통제’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설립됐다. 김소영 전 대법관이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2024.02.13 20:26

2분 소요
STO 개화 바람에 증권사도 분주…누가 먼저 잡을까

증권 일반

토큰증권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STO)시장 개화에 맞춰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STO를 미래먹거리로 낙점, 조각투자플랫폼 운영사, IT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최근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기존 주식 매매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수익구조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ST)이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Token,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자산에 대한 가치를 디지털 토큰과 연계한 가상자산을 말한다. 이자·배당 등 미래의 수익, 실물 자산 등에 대한 지분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러한 토큰증권을 발행·유통하는 것을 STO라고 한다.STO시장 개화 기대감이 더욱 빨라진 것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에 비정형적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을 개설하는 등 10건의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를 신규 지정하면서다. 이 서비스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내에 일반투자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미술품, 저작권, 부동산 등에 대한 자산이나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 시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토큰증권이 아닌 기존 전자증권 형태로 상장함으로써 거래소의 증권시장시스템을 활용한 매매거래, 상장, 공시, 청산결제 등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할 장내 시장에서 토큰증권도 거래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술 지원 등의 한계로 토큰증권의 주 무대는 장외 시장이 될 것으로 봤다. 실제 이번 규제 샌드박스 지정으로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 토큰증권은 장외 중개 거래 시장에서 유통되고, 한국거래소는 기존 인프라를 통한 전자증권 형태로 신종증권의 유통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도 내년 상반기 중에 한국거래소를 통해 장내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증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장외거래중개다. 토큰 증권의 특성상 정형적이고 높은 허들을 가진 장내 시장보다 장외 시장에서의 활발한 거래가 토큰 증권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 새로운 STO 플랫폼 구축 사활 특히 증권사들은 토큰증권을 장외 시장에서 발행·유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토큰증권 플랫폼이 구축되면 증권사는 STO 발행과 거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동해 새로운 STO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투자자 선택의 폭도 그만큼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O라는 것이 아직 법제화되기 전임에도 증권사들이 나서고 있다는 것은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어떤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을 써서 어떤 플랫폼으로 토큰들을 쉽게 발행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구축하는 것이 첫 목표다. 이를 구축해놓으면 기초 자산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이와 협력해서 토큰 발행이 쉽게 이뤄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증권 시장에서 토큰 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public) 블록체인이 아닌 일부 승인된 주체들만 참여할 수 있는 컨소시엄(consortium) 혹은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다양한 산업분야들과 시장참여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하나증권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토큰증권 생태계 발전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1월 개최한 세미나에는 증권사를 비롯해 회계법인과 투자사, 기초자산보유회사 등 총 60여개 기관 100여명이 참여했다.이외에도 하나증권은 갤럭시아머니트리, 피나클, 오아시스 비즈니스, 프린트베이커리, 아이티센, 다날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부동산, 예술품, 금은, 모바일컨텐츠 등 다양한 기초자산 기반의 증권형 토큰 비즈니스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증권업계 최초로 STO 혁신금융서비스(블록체인 기반 금전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지정받은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인프라 시스템을 개발해 연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9월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과 토큰증권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해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 전반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공동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략적 사업모델 발굴까지 협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 및 분산원장 검증 ▲토큰증권 정책 공동 대응 및 업계 표준 정립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서비스 시너지 사업 모델 발굴 등을 상호 협력하여 진행할 예정이다.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와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 기술 파트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 발행까지 완료했다.또한 각각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조각투자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 문화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 그리고 비상장 주식 거래에 특화된 ‘서울거래’ 등의 기업들이 참여 중이다.교보증권도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와 STO 사업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협약으로 교보증권은 테사와 블루칩 스테디셀러 작품 기반 투자 상품 출시, 비대면 계좌개설 프로세스 구축 및 서비스 연동, 공동 마케팅 제휴 및 미술품 투자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진행한다. 이밖에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뮤직카우, 스탁키퍼, 투게더아트, 테사, 펀블 등 5개 STO 기업과 미팅을 진행하고 STO 수익모델, 투자계약증권 준비상황, 사업안정성 여부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TO가 실물자산 기반의 안정화된 증권 형태로 근본이 있는 대체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TO가 펀드나 기존 상품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봐서 게임 체인저로 생각하기도 한다”며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것은 기존 수탁 등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다 없어진다는 얘기다. 위변조가 불가하게 어떤 자산이 늘고, 어떻게 움직였는지 전부 다 블록체인으로 관리가 되는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 각 사들이 새로운 영역이라 생각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3.12.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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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증권가 STO 인프라 구축 경쟁

증권 일반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제도화를 앞두고 증권업계가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토큰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s) 사업이 증권사들의 새 수익원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면서 ‘합종연횡’ 전략으로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초기 시장을 선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증권사들은 물론 금융업계 전체가 인프라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STO가 제도화되면 미술품, 부동산, 한우 등 다양한 실물자산이 대체투자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성장성이 무한하다는 기대를 받는다. 실물자산을 분산원장(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에 연동해 소유하는 것으로 유가 증권과 동일하게 증권형 토큰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금·분배금·이자 수취 등이 가능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시장은 2024년 34조원 규모로 시작해 오는 2030년까지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경쟁사와 협업도 불사하는 증권업계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청산 등 모든 과정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 5월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과 협의체 ‘한국투자 ST프렌즈’를 구축한 이후 4개월 만의 성과다. 현재 업계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5월 하나금융그룹·SK텔레콤과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하고 범위를 확대 중이다. 예술품 조각투자 시장 준비에 나선 NFI에는 미술품 조각투자 기업 서울옥션블루와 열매컴퍼니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토큰증권 발행회사, 블록체인 기술회사 등과 실무 협의체인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워킹그룹은 K-콘텐츠 금융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 게니우스를 비롯해 투자사인 쏠레어파트너스와 손을 잡으면서 영화나 드라마 등 투자 프로젝트에 기반한 토큰증권 상품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와 정보통신(IT) 기술 개발 기업인 코인플러그, 지크립토 등도 미래에셋증권 워킹그룹에 합류해 주목을 받는다.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의 행보에 여타 증권사들도 대응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손을 잡고 토큰증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경쟁사와의 협업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3사는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대형 증권사 간 공동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사는 공동 인프라 구축을 넘어 추후 전략적 사업모델 발굴까지 협업 범위를 확장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은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 및 분산원장 검증 ▲토큰증권 정책 공동 대응 및 업계 표준 정립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서비스 시너지 사업 모델 발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증권사 간 공동 인프라를 구성하면 서비스 구축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불필요한 상호간 경쟁 대신 토큰증권 사업 자체 영역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발행사 대량 확보도 가능해져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점이 크다. 컨소시엄 측은 “세 증권사의 협력을 통해 토큰증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열어 한국 금융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외에도 여러 협업들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도 지난 8월 말 SK증권, 우리은행과 토큰증권 공동망 구축 협약을 맺었다. 삼성증권은 자체 기술 역량으로 토큰증권 플랫폼에 대한 기능 검증을 완료하고 관련 블록체인 지갑과 증권계좌 연계 기술을 확보했다. SK증권은 최근 토큰증권 기술 기반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블록체인글로벌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STO 시장은 돌파구로 여겨진다”며 “STO 시장이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증권업 수익에 여러 변화를 가져올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공채에서도 신사업 비중 확대증권사들은 본격적인 STO 경쟁을 앞두고 하반기 공개 채용에서도 IT 인력 채용에 힘쓰는 중이다. 인력 확충에 나선 증권사들의 채용에서 디지털 부문이 빠지지 않는다. STO 사업 준비를 위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지털과 신사업 부문의 채용 비중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토큰증권 시장과 관련해 경험이 있는 직무자를 뽑기 위해 경력직 채용도 활발한 모양새다. 지난 4일 온라인 입사 지원을 마감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번 신입사원 일반 공채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채용설명회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 부문을 강조하며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STO 사업을 부각했다. 정 사장은 설명회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 부문에 대해서는 덩치가 비슷한 증권사 중 퍼센트 기준으로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이라며 “디지털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고객의 니즈와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서 훨씬 더 나은 컨설팅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렇듯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이 앞서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사업을 준비하고 법제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입법을 앞두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규정이 지금보다 세부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들은 현재 하위 규정 확립 이전에 많은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다양하게 채결해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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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은행 할 것 없이 나섰다…치열해지는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 경쟁

증권 일반

금융투자업계가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아직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이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플랫폼 구축과 상품 개발에 나서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21일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고,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토큰증권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발행된 디지털화된 증권으로, 실물증권과 전자증권에 이은 새로운 발행 형태의 증권이다. 부동산은 물론 선박, 항공기 미술품 등 실물로 존재하는 자산의 권리를 손쉽게 유동화해 ‘증권형 디지털자산’으로 전환, 조각 투자가 가능해진다.앞서 지난 2월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은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략적 사업모델 발굴까지 추후 협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3사는 ‘비용 효율화’ 뿐만 아니라 ‘발행사·투자자 규모의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밝혔다.3사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 및 분산원장 검증 ▲토큰증권 정책 공동 대응 및 업계 표준 정립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서비스 시너지 사업 모델 발굴 등을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증권사 간 공동 분산원장을 구성하게 되면 구축·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인프라 경쟁에서 벗어나 토큰증권 사업영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발행사 대량 확보 및 상품 발행·유통이 가능해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을 마쳤다. 한국투자증권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제도 변화를 탄력적으로 수용하고 시스템 개선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이 참여한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는 지난 5월부터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4개월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및 청산에 필요한 과정을 구현한 인프라를 개발하고 시범 발행을 완료했다.한국투자증권은 ▲스마트계약을 통한 배당 처리 ▲분산원장 예수금을 활용한 즉각적인 거래 완결성 보장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 기술 등은 특허 출원까지 진행 중이다. 회사는 토큰증권 인프라의 높은 기술력과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우리은행은 지난 8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토큰증권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과 청약, 계좌 관리 등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토큰증권 유통이 아니라 발행 기능에 특화할 예정이며, 정식 출시 목표 시기는 2025년 초다.금융투자업계의 토큰증권 인프라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STO 시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효율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캐나다, 미국, 영국 등 STO 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된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완전히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토큰증권 인프라 사업을 선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9.27 15:28

3분 소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중심 구조조정…

IT 일반

실적 부진에 빠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기존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방향 전환을 밝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존 백상엽 대표가 물러나고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성장성과 투자 가치가 높은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 전체를 개편하는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성장성·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비핵심사업들에 대해서는 사업 철수·매각·양도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9년 출범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B2B 전문 기업이다. 카카오 계열사로서 기업형(엔터프라이즈) IT 시장에서 서비스형 플랫폼(PaaS)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야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서비스인 헤이카카오, 카카오홈 등을 자체 개발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176명이다. 클라우드 외 사업부 구성원 1000여명은 카카오 자회사로 이동하거나 전적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퇴사할 가능성이 높다. 백 대표는 “사업철수 영역에 대해서는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적합한 포지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전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외부에서의 기회도 크루들이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그간 적자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 유치에도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21년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나 추가적인 신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어왔다. 투자 유치가 멈춘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영업손실 140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368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은 매년 약 500억원씩 늘고 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신임 대표로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지난 2014년 클라우드·빅데이터 학습 전문기업인 엑슨투를 설립한 클라우드 전문가다. 지난해 1월 엑슨투가 카카오엔터프라이스에 인수되면서 클라우드 부문을 총괄해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오는 16일 카카오 클라우드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이 신임 대표가 참석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회사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은 이뤄질 예정이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3.05.12 20:51

2분 소요
없던 자리도 만든 오리온…담서원 상무, 올해 성적표가 관건

유통

오리온 경영 키맨으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상무가 올랐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정기인사에서 수석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오리온그룹 입사 1년 6개월 만의 승진이다. 담 상무의 역할은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 이 자리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직책이다. 담 상무 승진을 위해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속으로 임원 자리에 오른 담 상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첫 직장생활은 지난 2020년 카카오그룹 인공지능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입사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오리온그룹에는 2021년 7월 경영관리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경영관리팀은 사업 전략을 계획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부서 중 하나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 상무는 경영관리팀 수석부장으로 근무시절 국내외 법인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등 실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오리온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담 상무의 승진도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리온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6532억원, 영업이익 1086억원을 기록하고 2분기는 매출액 6274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나타내며 상반기 연결기준액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어서 3분기에는 매출액 7411억원, 영업이익 121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코로나19에도 최고 실적 달성한 오리온 오리온 측은 지난해 그룹 성장세에 담 상무 역시 기여한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눈길을 끈 행보로는 담 상무의 첫 직장이었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오리온의 업무협약이 있다. 지난해 4월 오리온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담 상무는 업무협약 담당 실무자 역할을 했다. 협약을 통해 오리온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물류 플랫폼을 적용해 물류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오리온 내부적으로는 이번 물류 시스템 개선책을 통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리점, 영업소 등 필요한 곳에 적기에 공급될 수 있고, 물류창고 및 영업차량 운용 등 인프라 관리도 보다 체계화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1년 6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을 할 만큼 가시적인 개인 성과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경영 성적표가 담 상무의 중요 평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리온 관계자는 “담 상무는 지난해 그룹 성장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임직원들과의 소통 및 공감 능력도 인정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젊은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3.0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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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만한 아들’ 될까…‘가업 승계’ 깃발 꽂다

유통

주요 식품업체가 세대교체기를 맞으며 더욱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980~1990년대생 오너 3세들이 핵심 전략부서로 배치되거나 초고속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스타일은 모두 제각각이다. 일찌감치 장남승계를 낙점 짓고 초고속 승진코스를 밟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핵심부서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경영수업을 받거나, 타 회사에서 사회경험을 먼저 쌓아온 경우도 있다. 물론 일각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과감한 투자나 사업 다각화 등 오너경영의 장점을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세습 경영을 바라보는 반기업 정서도 여전하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존재감을 드러낸 식품가 젊은 오너 3세, 어깨가 무거워 진 이들의 앞날을 어떻게 될까. 대표 승진하고 ‘3세 경영’ 본격화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의 연말‧연초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된 오너 3‧4세들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직책과 스펙에 따라 ▲대표급 ▲임원급 ▲사원급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대표이사 배지를 달며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두 주인공은 베지밀 두유로 잘 알려진 정식품의 정연호 대표와 삼양식품 3세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이사다. 오너 3세 중에서도 맏형격인 정 대표는 2023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 이순구 대표가 물러나고 ‘오너 3세’ 시대가 본격 열린 셈이다. 정 대표는 정식품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성수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정식품의 화장품 관계사인 오쎄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17년부터 부사장으로 정식품 경영에 합류했다. 이후 정식품으로부터 물적분할된 유제품 및 청량음료 OEM제조업체 자연과사람들의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 대표도 중책을 맡았다. 1994년생으로 90년대생 오너 3세인 그는 2020년 27세에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는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이자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대표이사다. 삼양애니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딩 구축 및 캐릭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로, 삼양식품은 단독이사로 경영 능력을 입증 받은 뒤 3세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년6개월‧3년 만에 별 달았다아직 대표이사급에 오르진 못했지만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 오너 3세들은 지난해 말 임원급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초고속 임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제일제당 경영리더(임원)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됐다. 임원이라 불리는 경영리더급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이 승진으로 이 실장은 미주를 넘어 CJ제일제당의 글로벌식품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그동안 이 실장은 CJ제일제당 내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넓히며 경영승계 밑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1990년생으로 2013년 CJ제일제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하며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을 거쳤다. CJ제일제당이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을 주도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실장의 업무가 CJ의 글로벌 성장동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번 승진과 함께 승계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상무는 입사 1년6개월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한 주인공이 됐다. 담 상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대를 나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7월 오리온에 부장급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회사 전체 경영전략 수립과 국내외 법인관리를 담당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했고 이달부터는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경영기획과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아우르게 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농심도 3세 승계만큼은 빨랐다. 농심은 고 신춘호 명예회장의 맏손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씨를 지난 2022년 구매 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2019년 3월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3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다. 특히 신 명예회장 별세 후 신 회장이 경영 고삐를 쥐면서 신 상무의 승계 작업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 상무는 현재 농심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홀딩스 지분도 1.41% 갖고 있다. 경영수업 행보…EY‧G마켓‧신세계 출신도 아버지 회사와 다른 기업을 막론하고 경영수업을 받으며 정중동 행보를 걷는 이들도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남 함윤식씨는 2021년 오뚜기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각각 중책을 맡으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장남 김동환 빙그레 상무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한 단계 승진해 마케팅 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별다른 행적이 없던 차남 김동만씨는 올해 초 해태아이스크림에 전무급으로 입사해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빙그레에 입사 전 타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졸업 후 EY한영회계법인에 근무했고, 김 전무는 2011년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공군 장교로 복무한 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씨는 신세계 출신이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 후 돌아와 2014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7년간 재무 담당으로 일했다. 2021년 10월부턴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각각 0.01%씩, 유아 전문회사인 제로투세븐 지분도 6.56% 갖고 있다. 세습경영 vs 책임경영…기대와 우려 목소리 식품 기업들의 승계 작업이 최근 들어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 먹거리 창출과 젊은 3세들의 글로벌 경험을 이유로 꼽았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식품업 특성상 수출이나 해외 시장 확대를 노리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서다. 승계수업을 받고 있는 3세 중 대부분은 미국칼럼비아대, 뉴욕대 등 해외파 출신이 많다. 글로벌 무대 경험이 많은 이들은 기존 아버지 세대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도 오너3세가 활용되기도 한다. 삼양식품 3세인 전 대표는 횡령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실무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계열사 대표를 맡게 됐다. 최근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는 과자‧아이스크림 업체도 마찬가지다. 2세들의 색다른 감각이 기업 전체 DNA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3세들의 검증되지 않은 경영능력이 자칫 조직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1세(창업주)들이 어렵게 마련한 경영기반 위에서 2세대(아버지)가 이룬 도약의 역사를 3세대가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경영 능력 검증에 대한 부담도 크다. 3세 시대가 열린 정식품의 경우에도 정 대표는 그간 계열사인 오쎄와 자연과사람들을 단독으로 맡아 운영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베지밀’에 쏠린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으로 수익성과 리더십을 모두 보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누구의 아들로 불리는 이들의 세습 경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도 “하지만 이들 역시 경영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시장경제 아래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금수저도 결국 잘해야 오래 살아남는다는 게 시장의 논리”라고 강조했다.

2023.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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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보상·개선안’ 마련 속도 내지만 갈 길 멀어

정책이슈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중지됐던 사건을 겪은 후 스스로 약속한 보상안 마련과 개선책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스스로 ‘무료 서비스 보상’을 약속했다. 세계 유례없는 정책 마련이란 난제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되 신속하게 합리적인 기준 마련’을 기조로 삼고 다양한 절차를 밟고 있다. 재발방치대책의 경우 올해 안으로 발표해 회사 운영에 적용할 계획이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원인을 분석하고,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재발방지대책을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if kakao dev) 2022’를 통해 발표한다. 오는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열리는 콘퍼런스에 ‘1015 데이터센터 화재 회고’ 특별 세션을 마련할 방침이다. 해당 콘퍼런스는 회사가 진출한 금융·모빌리티·웹툰·게임·인공지능(AI) 등의 사업 영역에서 활약 중인 개발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행사다. 카카오 측은 다만 이번 행사 개최 취지에 대해 “한 해 부족했던 부분을 솔직하게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새롭게 나아가는 데 중점을 두고 세션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행사 첫날 키노트 세션을 통해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개선 방향을 발표한다. 사고 발생 나흘 만에 서비스 장애의 책임을 지고 각자대표 자리에서 사퇴한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이 직접 개선안을 설명한다. 남궁 소위원장과 함께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클라우드책임자(CCO) ▶이확영 그렙 최고경영자(CEO) ▶이채영 카카오 기술부문장이 해당 세션에 연사로 오른다. 고 CCO는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이 CEO는 원인조사 소위원장을, 이 부문장은 기술윤리위원회 위원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원인을 분석하고, 카카오의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원인 규명과 모든 영역에 다중화 조치 적용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투자와 엔지니어링 혁신 노력 등도 다룬다”고 전했다. 행사 둘째 날인 12월 8일에도 서비스 장애와 관련된 세션이 진행된다. 카카오는 ‘1015 회고’ 특별 세션 5개를 열어 다중화 기술에 대해 개별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기술적 개선 사항을 구체적으로 공유한다. 이와 함께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가 ‘카카오 공동체가 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디지털 책임 이행 사례’도 발표한다. ━ ‘1015 피해지원 협의체’ 첫 회의 진행 카카오는 재발방지대책 이행과 함께 보상안 마련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와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렸다. ‘1015 피해지원 협의체’는 지난 21일 첫 회의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혜 카카오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오세희 회장, 김기홍 감사, 차남수 본부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공정 거래-소비자 보호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이 자리에서 공식 채널로 접수된 피해 사례를 협의체 참여자들에게 공유했다. 전체 데이터도 협의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오세희 회장은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하는 대다수의 소상공인을 위해 대책 마련을 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협의체를 통해 서로 입장이 잘 협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연 사무총장은 “소비자를 대표해 무거운 마음으로 협의체에 참여하게 됐다”며 “피해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해법을 찾는 과정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성진 대표는 “스타트업은 이번 카카오 피해지원 협의체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며 “카카오 서비스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많아 지원이 되면 좋겠다는 곳도 있고, 무료 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보상 기준이 마련되면 시장 진입 장벽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가지신 분들도 많다. 협의체에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다양한 서비스들이 이용자들을 보호할 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카카오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이 방대하고 특히 무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발생을 입증하기 까다로워 실질적인 보상안 마련이 쉽지 않으리라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보상 집행까지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 대표는 “피해 지원은 카카오 혼자 풀기 어려운 난제”라면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많은 문제라서 (협의체 구성원들이) 각계를 대표하는 분들의 고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좋은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1.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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