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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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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앞산 관광콘텐츠 개발로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상

정책이슈

대구 남구가 제20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대구 앞산 관광콘텐츠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은 지자체 및 지방공공기관의 창의적인 시책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매년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가 후원하는 대회이다. 올해 대통령상을 수상한 자치단체는 전국에서 3곳으로, 대구에서는 남구가 유일하다.이번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구 남구의 앞산 관광콘텐츠는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오른 천혜의 관광자원인 앞산공원과, 대구 도심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앞산 해넘이 전망대, 앞산하늘다리, 앞산빨래터공원과 연계해 개발했다.주요 관광콘텐츠로는 세계인들의 보편적 감성인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하는 ‘앞산 산타마을 조성·앞산 크리스마스 축제’, 지역 최초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앞산 해넘이 축제’, 앞산 카페거리와 연계해 지역의 다양한 커피 브랜드와 함께하는 ‘앞산축제’가 있다.조재구 남구청장은 "이번 수상은 남구만이 가진 고유의 자원과 연계해 개발된 특색 있는 관광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앞으로도 앞산과 연계한 관광콘텐츠를 브랜드화 시켜 국내외 관광객을 증가시키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4.09.23 17:33

1분 소요
“크리스마스, 어디서 즐길까”…황홀한 겨울밤, 야경 명소 6곳

유통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곳곳의 핫플레이스를 찾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야경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유통 업계의 크리스마스 ‘핫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밤을 즐길 수 있는 명소 6곳을 소개한다. ━ 크리스마스 마켓부터 아이스링크장까지 즐길거리 가득한 ‘호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엔 나흘 사이 1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호텔 광장에 조성된 크리스마스 마켓 때문이다. 축구장 보다 큰 크기인 2700평에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마켓은 저녁이 되면 반짝이는 전구들과 장식들이 어우러져 있다. 마치 북유럽 산타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3년 만의 대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MZ들 사이에 SNS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이브부터는 호텔 곳곳에서 가스펠, 합창단 등 음악 공연에 산타와의 포토타임, 미디어 파사드 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판 위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지난 2일 재개장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아이스링크장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 호텔 측은 “은빛 얼음 위 황홀이 빛나고 있는 불빛들 뒤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서울의 야경은 동화처럼 아름다워 인증샷을 남기지 않을 수 없는 포토 스폿”이라며 “반짝이는 얼음과 불빛 그리고 야경을 조명 및 배경 삼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입구부터 내부까지 크리스마스 불빛 가득 '백화점'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야경 전쟁도 치열하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크리스마스 장식의 핵심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관에 길이 100m, 3층 높이의 대형 파사드를 구축한 것이다. 구조물 전체를 트리와 조명으로 꾸미고 쇼윈도를 설치했다.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지난 19일부터 'Magical Winter Fantasy'라는 주제로 본점 본관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전 점포의 외관 장식을 소개했다. 작년에도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는 인생샷 명소로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신세계의 외관 장식은 오고 가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 3분여가량 선보이는 이번 파사드 영상은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펼쳐지는 파티를 담았다. 현대백화점은 '피스 앤 러브' 테마로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와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 등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그랑지(곡물창고), 조명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된 'H빌리지'를 전시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지친 고객들에게 행복과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행사로 바라보는 구조가 아니라 고객이 직접 크리스마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크리스마스의 원조 명소 '테마파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샤롯데 가든‘에 회전목마가 들어섰다. 1900여 개 조명으로 장식된 회전목마는 빨간색·하얀색·금색 위주로 칠해져 클래식한 느낌을 더했다. 총 40인승 규모로 롯데월드타워·몰 3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탑승할 수 있다. 지난 11월 12일 오픈 후 5만6000여 명이 탑승했다. 주말에는 1시간가량 줄을 설 만큼 인기를 끄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롯데물산 측은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돋보여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고객들로 북적인다고 전했다.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는 밤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야간 공연인 '스노우 뮤직 글로브'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하얀 함박눈으로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랜드 크리스마스 야경 명소는 정문 앞에 마련된 대형 LED 트리다. 8m 높이의 거대한 LED 트리는 반짝이는 조명과 장식물로 화려함을 뽐낸다. 밤엔 하얀 눈이 내리는 야간 공연과 레이저쇼, 캐릭터 인형극과 패밀리 매직쇼, 눈썰매장과 얼음 빙어낚시 등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2022.12.24 08:20

3분 소요
‘크리스마스 핫플’된 서울 특급호텔, ‘장식 경쟁’ 불붙었다

유통

한 해 중 호텔이 가장 화려하게 꾸며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자 호텔업계가 화려한 장식으로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크리스마스트리부터 실내외 장식과 이색 조형물까지 연말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사진 명소’ 호텔들이 ‘인증샷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지난 10일 ‘오아시스 아이스링크’를 개장했다. 아이스링크는 약 1070㎡로 국내 호텔 아이스링크 중 가장 큰 규모다. 아이스링크는 크리스마스 조명과 다채로운 장식으로 꾸며졌다. 남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자연 속에 있는 것처럼 야외 스케이트를 만끽할 수 있다. 올해는 프리미엄 러기지 브랜드 ‘리모와’와의 협업으로 아이스링크 중심에 스노우 글로브 모양의 조형물과 리모와의 알루미늄 트리·거대 오너먼트 등이 들어서면서 이색적인 포토존이 탄생했다. ‘리모와 페스티브팝업존’은 12월 18일까지 운영되며 팝업존에 방문하거나 이벤트 참여를 하는 고객에게는 핫팩, 알루미늄 콜드 브루, 스티커를 선물로 증정한다. 지난 2일에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아이스링크가 재개장했다. 호텔 측은 “은빛 얼음 위 황홀이 빛나고 있는 불빛들 뒤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서울의 야경은 동화처럼 아름다워 인증샷을 남기지 않을 수 없는 포토 스폿”이라며 “반짝이는 얼음과 불빛 그리고 야경을 조명 및 배경 삼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는 또 다른 포토존, 약 6m 높이의 거대한 로비 시그니처 크리스마스트리에서도 연말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시그니엘 서울’ 로비에 들어서면 79층부터 81층까지 이어지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다. 레드·골드·실버 색의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 밑 작은 통나무들이 겨울 감성을 더한다. 낮에는 통유리창 너머로 스카이라인이 보이고, 해가 진 후에는 나선 계단을 따라 비치된 랜턴 조명과 꽃장식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간대별로 바뀌는 자연 채광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연말 맞이 메인 로비의 캐릭터 조형물 ‘드라코’를 장식한 크리스마스 포토존을 선보인다. ‘드라코’는 용(Dragon)이 되고 싶은 ‘아기 요정’ 콘셉트로 제작된 서울드래곤시티의 브랜드 캐릭터다. 높이 약 5m의 압도적인 크기로 MZ세대는 물론 가족 단위 고객에게도 ‘인증샷 명소’로 인기다. 인스타그램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드라코’와 사진을 촬영한 후 지정된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시청과 명동 사이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반짝이는 외관 조명과 금빛 계열 장식으로 꾸며진 다섯 그루의 대형 트리와 루돌프 등을 볼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프랑스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와 협업을 진행한다. 또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호텔 1층에 위치한 호텔 로비와 6층에 위치한 쟈뎅디베르 야외 가든 공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2022.12.17 16:00

2분 소요
“막힌 하늘길 대신 호텔로 해외여행”…크리스마스 인생샷 건질 럭셔리 호텔은?

산업 일반

크리스마스를 10여일 밖에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호텔업계가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차역이나 해외도시를 재현한 다양한 포토존부터 아이스링크까지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체험을 기획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든 호텔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연말 인증샷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지난 4일 기차역을 테마로 한 포토존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윈터 포레스트’를 오는 2월 20일까지 선보인다. 반얀트리 측에 따르면 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이국적인 기차역’ 콘셉트로 기획했고, 방문객들이 여러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곳곳에 다양한 포토존을 마련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지난해보다 이른 11월 19일부터 ‘힐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내년 1월 초까지 선보인다. 특히 로비라운지 중앙에 설치된 4.7m 높이의 ‘크리스털 링 트리’와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가득한 공간은 연말의 추억을 남기려는 고객들로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인터컨티넨탈은 대표 캐릭터인 ‘아이베어’ 160개로 만든 ‘희망의 크리스마스 트리’ 전시 및 자선행사도 12월 한 달 간 진행한다. 글래드 호텔은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는 콘셉트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몄다. 각 지점별로 런던, 파리, 뉴욕 등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느낄 수 있도록 포토존을 꾸민 것이 특징이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영국 런던의 성탄절 느낌으로 연출했고,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는 뉴욕의 연말 느낌을 담은 장식과 포토존을 선보였다. 글래드 마포는 오스트리아,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스위스 콘셉트로 꾸몄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올해에도 아이스링크장을 개장했다. 아이스링크는 유통가가 겨울마다 내세우는 대표적인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한 은빛 아이스링크장은 오래전부터 겨울 시즌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손꼽혀왔다. 또 다른 포토존인 로비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올해 런던의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과 협업해 새롭게 선보였다. 호텔업계뿐 아니라 백화점 업계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건물 외벽 전체를 활용한 영상 제작물인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나무 120그루로 구성된 ‘H빌리지’와 더현대 서울 지점에는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팝업 스토어를 열고 티파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들이 여행지 대신 호텔이나 백화점을 찾고 있다”며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고객들의 아쉬운 마음을 채워주고자 업계는 여행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12.13 17:43

2분 소요
‘죽은 상권’ 되살린 성동 랜드마크

산업 일반

왕십리 민자역자 비트플렉스의 야경. 타워 꼭대기에서 빛나는 기업 로고 39B39에는 사방으로 통한다는 의미도 있다. #1. 2월 10일 오후 6시. 왕십리 민자역사 복합쇼핑몰인 비트플렉스 4층의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 두 중년 여성이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젊은 커플들 사이로 중년 여성이 여럿 눈에 띈다. 15분 정도 거리의 아파트에 산다는 김정숙(47)씨는 “일부러 친구를 만나려고 하면 번거로운데 이곳에 오면 이마트에서 장보고 커피숍에서 만나 수다를 떨 수 있어 좋다”며 “예전에는 주로 강남 쪽으로 나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친구들에게 왕십리로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친구 우상희(46)씨는 “집이 강남인데 성수대교를 지나면 금방이고 주차도 강남보다 편해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2. 2월 11일 오후 9시 30분. 늦은 시간인데도 2층 이마트 입구는 쇼핑 카트를 끌고 들어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로 퇴근 후 자녀와 장을 보러 온 가족 단위 고객들이다. 마장동에서 온 직장인 이종현(36)씨는 “집에서 가까워 평일에도 아이들과 놀이공원 오듯 찾는다”며 “주말에는 좀 쉴 수 있다”고 웃었다.#3. 2월 12일 오후 4시 비트플렉스 지하 1층에 있는 쇼핑몰 엔터식스의 여성 전용 흡연실. 몇몇 여성이 쇼핑백을 옆에 두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여성 전용이긴 하지만 남성 흡연자가 여자친구를 따라 들어오기도 했다. 대학생 김진아(22)씨는 “쇼핑몰 인테리어가 독특하다는 소문을 듣고 남자친구와 미니홈피에 올릴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말했다. “화장실도 무척 예쁘게 꾸며져 있다”고 하자 옆에 있던 남자친구가 “남자 화장실도 재미있는 벽화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둘은 한 시간 정도 쇼핑하고 4층 CGV에서 영화를 볼 계획이란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복합쇼핑몰 비트플렉스의 모습이다.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지역 주민은 물론 소문을 듣고 온 ‘몰링족(쇼핑, 놀이, 공연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쇼핑 계층)’으로 붐벼 화제다.회사 측에 따르면 왕십리역의 하루 유동인구가 25만~30만 명이고 이 중 2만8000여 명이 비트플렉스에 들른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 대학생 커플, 유모차를 끄는 아기 엄마, 양복 차림의 회사원, 중년 여성, 노부부 등으로 다양하다. 주로 행당동, 마장동, 옥수동, 답십리, 중곡동에서 오는데 최근에는 강남권이나 경기 구리에서도 찾는다고 한다. 이곳에는 이마트, CGV, 패션쇼핑몰인 엔터식스 외에도 돔형 골프연습장, 패밀리 레스토랑(VIPS) 등이 갖춰져 있어 ‘원 스톱(One Stop)’으로 쇼핑,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올해 3월에는 4~8층에 9917㎡(3000평) 규모의 포시즌 워터파크를 개장할 계획이다. 류필열 비트플렉스 마케팅 팀장은 “물놀이, 사우나, 찜질 등을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를 언제 개장하느냐는 문의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주말 방문자 수는 이마트가 2만 명, 엔터식스 1만5000명, CGV가 7000명 정도다. CGV는 지난해 12월 24일 오픈 당일 6시에 표가 매진되고 크리스마스인 다음날 1만여 명이 몰렸다고 한다. 유혜진 CGV 마케팅 파트장은 “별도로 오픈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한 달 만에 예상치의 110%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푸드코트와 전문 식당가도 인기 이마트는 성수, 황학, 자양점, 홈플러스까지 주변에 경쟁 상대가 많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다른 점포보다 뒤처지지만 양호한 편”이라며 “재개발이 진행되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헤어전문점인 준오헤어는 한 달 만에 1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민석 준오헤어 왕십리역점 원장은 “아기부터 할머니까지 고객층이 다양하고 저녁에는 압구정, 청담 등 강남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퇴근 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최악의 불황이라는 패션업계도 선전하고 있다. 이상욱 엔터식스 상무는 “일일 매출은 평일이 7000만원, 주말이 1억3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푸드코트와 전문 식당가도 인기다. 식사시간을 벗어난 오후 3시쯤에도 출출한 배를 채우는 쇼핑객으로 북적였다. 문기영 불고기브라더스 왕십리역점 점주는 “복합몰에 맞게 메뉴를 간소화하고 가격을 낮춰서 테이블 회전율이 높고 점심, 저녁 시간대에는 매장 밖에 줄을 설 때도 많다”고 말했다. 푸드코트 종업원은 “평일에는 대기 번호가 800~900번, 주말에는 두 배 정도 많다”고 알려줬다. 평당 매출이 높은 매장으로 꼽히는 베스킨라빈스에는 평일 230명, 주말 450명 정도가 찾는단다. 지하나 스카이 라운지가 아닌 3, 4층에 식당을 둔 것은 조준래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발길이 쉽게 닿는 곳에 먹을거리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분양률 100%가 비트플렉스의 성공을 말해준다. 류 팀장은 “불황기에 분양 광고도 내지 않았는데 100% 분양됐다”며 “분양 후 입점하지 않은 몇몇 매장과 경기 탓에 분양을 취소한 증권사 지점 외에는 공실이 없다”고 했다.기존 민자역사 쇼핑몰도 불황의 한파를 피하지 못하는 때 ‘신참내기’가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왕십리역이 여러 지역을 이어주는 교차지점이기 때문이다. 1983년 지하철 2호선이 들어서면서 역세권이 형성됐고 현재 5호선, 국철까지 세 노선이 이 지역을 가로지른다. 또 성수대교를 통하면 강남에서 10분 이내에 오갈 수 있어 강남상권도 욕심 낼 법하다. 여기에 2010년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청담역까지 5분, 선릉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다. 2017년에 경전철 동북선까지 연결되면 5개 노선이 이어지는 요지가 된다. 강남과 강북을 잇는 대표 상권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왕십리 뉴타운, 서울숲 등 주변 지역의 개발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타고난 입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비트플렉스가 들어서기 전 왕십리역 주변에는 한양대생들을 위한 술집, 식당밖에 없었다. 아무리 잘나가는 브랜드도 왕십리에 오면 망한다고 할 정도로 ‘죽은 상권’으로 여겨졌다. 또 곱창 골목, 59년 왕십리 같은 이미지 때문에 낡은 거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비트플렉스는 이런 소비 심리를 역이용해 그동안 억눌린 소비 욕구를 마음껏 분출하게 한 것이다. 골프, 스파, 레스토랑, 영화관, 대형 마트 등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큰 경쟁력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복합쇼핑몰도 모두 ‘원스톱 체제’이기 때문이다. 비트플렉스의 비밀은 차별화된 매장 구성(MD·Merchandizing)에 있다. 요즘 쇼핑몰에서 전자기기를 잘 사지 않는다는 소비 경향에 따라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매장은 최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잠재적인 전자기기 소비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애니콜 AS 센터를 입점시켰다.패션몰에서는 과감하게 보세 브랜드나 아웃렛 매장을 배제하고 1등 브랜드만 고집했다. 조 대표는 “15~29세가 선호하는 브랜드 중에서 매출 상위 브랜드 100여 개를 골라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픈 후에 매장 구성을 바꾸느라 혼란을 겪는 쇼핑몰이 많은데 비트플렉스는 오픈 전에 완벽하게 매장 구성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또 고급스러운 중세 유럽풍 인테리어로 젊은 층의 만족도를 높였다. 내년부터 청담역에서 5분이면 도착쇼핑객 이유정(31)씨는 “천장의 조명, 거리 표지판, 바닥의 맨홀 등 중세 유럽 도시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기존 패션몰처럼 캐주얼, 청바지, 신발 등 제품별로 매장을 배치하지 않고 플라워(여성캐주얼, 코스메틱)·다운타운(영캐주얼)·가든(휴식 공간)·플랫폼(진 캐주얼)·스카이(등산용품)·그린 애비뉴(스포츠 용품) 등 테마별로 거리를 만들어 그에 맞게 제품을 구성했다.실용적인 쇼핑몰에 ‘문화’를 입힌 것은 비트플렉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왕십리역에서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윈도 쇼핑’이 가능하다. 지하철 역사 벽에 쇼윈도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 갤러리’는 타워 외벽의 LED 조명 등과 함께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쇼핑몰의 외부 시설에 공을 들인 것은 비트플렉스의 자랑이다. 동서남북 사방에 진입로를 만들었고 대합실과 광장은 다양한 공연 장소로 이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비트플렉스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심리적인 기대가 몹시 크고 주민 모두가 쇼핑몰 운영에 긍정적이다”고 하면서도 “분당선과 경전철이 개통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비트플렉스는 유통 경쟁력이 없어 실패한 기존 몰의 시행착오를 잘 반영해 매장 구성을 차별화했다”며 “지역 낙후성을 벗어난 후에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후면 강남·명동 누른다” 인터뷰 조준래 비트플렉스 대표 대기업도 성공하기 어려운 민자역사 사업에 거침없이 뛰어든 이가 있다. 바로 조준래 비트플렉스 대표다. 조 대표는 건국대 법학과와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를 졸업하고 신세계백화점에서 물류팀장, 총무부장 등을 맡았다. 비트플렉스가 뛰어들기 전 왕십리 민자역사 개발사업은 주체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1991년에 사업권을 획득한 삼미유통이 2년 만에 부도가 났고, 이어 개발사업에 나선 청구마저 1997년에 부도를 맞았다. 멈춰버린 개발사업은 부동산 디벨로퍼로 활동하던 조 대표가 1999년 사업주관자가 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 모교인 건국대 상권을 두고 왜 왕십리 개발에 나섰나? “(웃음)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지 않나. 개구리도 많이 웅크릴수록 더 높이 뛸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성동구는 서울의 중심, 왕십리는 성동구의 중심에 위치하면서도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강남구가 성동구에 속해 있었다. 강남·송파·서초구 모두 성동구가 낳은 자식인 셈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성동구를 개발하려면 왕십리를 개발해야 한다. ‘흙 속의 진주’를 캔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벌였다.” >> 사업을 진두지휘한 것 같다. 화제가 된 쇼핑몰 ‘엔터식스’의 인테리어도 직접 관여한 것인가? “중세 유럽 분위기를 내고자 했다. 기존의 복합 쇼핑몰들은 분양에 급급하고 트렌드를 신경 쓰지 않았다. 비트플렉스는 광고나 프로모션을 줄이는 대신 고유한 컨셉트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패션몰 브랜드는 15~29세의 니즈(needs)에 맞게 구성했고 그 외 외부 조경, 문화 행사 등도 A부터 Z까지 직접 챙겼다.” >> 공을 들인 여러 곳 중에서 특별히 자랑하고 싶은 게 있나? “쇼핑몰을 둘러싼 ‘걷고 싶은 거리’다. 서울 숲과 청계천을 잇는 2km 정도 구간인데 지역 주민의 건강을 고려한 시설이다. 쇼핑몰이지만 내부뿐 아니라 외부 시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문화·체육 시설에만 200억원을 투자했다.” >> 벤치마킹한 곳이 있는가? “일본 롯폰기 미드타운, 영국 헤롯 백화점 등 외국의 여러 유명 쇼핑타운을 다녀봤다. 하지만 그대로 베껴서는 성공하지 못한다. 유학 시절 공부만 하지 않고 주말이면 도시 곳곳에 다니며 문화와 양식을 배웠다. 그때의 경험이 모두 비트플렉스를 구성하는 아이디어가 됐다. 비트플렉스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창작 예술품이다.” >> 바둑·클래식·미술 등에 조예가 깊다고 들었다. 쇼핑몰에도 문화적 감성을 강조한 것인가? “바깥에서 건물 정면을 바라보면 매장마다 테라스가 있다. 안팎이 소통하라는 뜻에서 설계한 것이다. 보통 쇼핑몰은 외부와 단절돼 있는데 ‘소통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3개 동(棟)에는 철학적 의미도 담았다. 가운데 심벌 타워를 중심으로 왼쪽 건물은 남성, 오른쪽은 여성, 가운데는 아이를 상징한다. ‘가족이 한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비트플렉스의 컨셉트를 나타낸다.” >> 오픈한 지 6개월이 되어간다. 앞으로 계획은? “비트플렉스에 들어온 점포는 성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5년 후면 왕십리가 강남, 명동 못지않은 서울의 중심 상권이 될 것이다.”

2009.02.16 16:29

8분 소요
한 여름에 즐기는 동유럽 아트 페스티벌

산업 일반

바르샤바·브라티슬라바·부다페스트 등지서 잇따라 열려 거장과 신인 작품 모두 볼 만해 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 등의 국가들은 냉전 당시에는 ‘동유럽’으로 불렸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에는 ‘중앙유럽’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제일 많다. 관광 마케팅 담당자들은 미국화 경향이 심한 서유럽과 구분하려고 ‘다른 유럽’이라는 명칭을 즐겨 쓴다. 파리보다는 바르샤바,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거리에서 영어를 더 자주 듣게 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미술 작품은 넘칠 만큼 풍성하다(익히 알려진 미술가들과 놀라운 신인들의 작품 모두 풍요롭다). 게다가 올 여름 아트 페스티벌은 좀 독특하게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은 20세기 대부분에 걸쳐 전쟁과 점령, 독재로 황폐화했기 때문에 전시회 순례에 나서기 전에 역사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바르샤바는 제2차 세계대전 중 85%가 파괴됐지만 바르샤바 역사박물관에 보존된 유물들은 문화의 깊이를 짐작하게 해준다. 바르샤바 봉기박물관(쌍방향 기능을 철저히 살린 박물관이지만, 커피숍의 페이스트리 냄새가 레지스탕스 전사들의 터널로 흘러들어오는 등의 웃지 못할 허점도 가끔 눈에 띈다)은 1940년대에 그곳에서 일어났던 비극의 전반적인 내용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또 하나 염두에 둘 사항은 자유시장 경제가 도입된 지 15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전시 내용에 변화를 주거나 순회전시회를 여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순회전시회를 기다리지 말고 보고 싶은 미술 작품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할 때 바르샤바에서 추천할 만한 곳이 세 군데 있다. 포스터박물관은 포스터(상업·정치·공공 서비스)가 전후 중앙유럽의 주요 미술 형태였을 뿐 아니라, 그 신랄한 시각적 유머와 우아한 그래픽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평을 듣는 현대 회화작품 대부분마저 무색하게 만든다는 증거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국제 포스터 대회인 ‘제20회 포스터 비엔날레’(9월 24일까지)가 열리는 동안 방문하면 더없이 좋을 듯하다. 우야즈도프스키 성(城)의 현대미술센터에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전시회가 열린다. 개념적 설치미술 작품이 풍성하고, 7월 24일부터 10월 10일까지는 종종 갈피를 잡기 어려운 요즘 전시회들의 사전 준비로 보아둘 만한 ‘20세기 폴란드 미술전(In Poland that is where)’이 열린다. 1920~30년대부터 현재까지 폴란드 미술가 40인의 수작을 골라 전시한다. 그러나 바르샤바에서 가장 매혹적인 전시공간은 파브리카 츠치니다. 마말레이드 공장을 개조한 이곳은 이제 예술의 거리가 된 프라가 지역에 있다. 화랑·라운지·공연장이 함께 있으며, 전시 경향이 젊은 미술가들 쪽으로 ‘방향 전환’ 중이다. 프라가 지역에는 상업 화랑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중 제일 괜찮아 보이는 곳이 갤러리 룩스페라다. 요란하거나 야한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현대사진만을 전시하는 진지하고 절도 있는 화랑이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맨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시립미술관이다. 중세 소장품 전시와 함께 현대미술 전시회도 열린다. 중앙유럽의 까다롭고 추상적인 초현실주의를 설명해 주는 입문서 같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현대미술의 명작Ⅱ, 1956∼1978 전(展)’이 8월 20일까지 열린다. 그러나 이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는 마테이 크렌의 영구 설치미술 작품 ‘통로’(2005)다. 설치미술에서 흔히 쓰이는 진부한 소재(수많은 거울과 수천 권의 책 등)도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 만물상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놀랍고 도발적이다. 슬로바키아 국립미술관은 올 여름 ‘구약의 인물과 사건들, 뒤레에서 샤갈까지 전(展)’(8월 20일까지)을 개최한다. 진부하게 들리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옛 거장들의 회화(구에르치노의 작품 등)와 현대미술, 슬로바키아 미술가들과 외국 미술가들의 작품이 매혹적인 조화를 이룬다. 리모델링한 전시실과 조명, 설치미술도 아주 훌륭하다. 부다페스트는 잘 보존된 고대 로마 유적(아킨쿰은 놓치지 말고 가 봐야 한다)과 헝가리어의 독특한 억양 때문에 중앙유럽에서 가장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공산당 시절 헝가리에서 사(私)기업은 고용 인원이 9명 이하일 때만 허가가 났다. 미술 화랑으로서는 많은 숫자다. 그래서 바르포크 갤러리처럼 혁명을 즈음해 생긴 화랑들도 있지만, 에르데스 갤러리(요제프 리플-로나이 등 선구적인 현대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했다) 등 일부 화랑 역시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런 화랑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미술가 중 한 명인 신초현실주의 화가 라슬로 조르피는, 현대미술의 경우 국제적인 경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자신과 자신의 동료 미술가들은 작품에서 ‘중앙유럽’의 고뇌를 떨쳐버리기 힘들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목록이 바뀌는 키젤바흐 갤러리 소장품에서 이런 투쟁의 흔적(때로는 우울한 분위기의 구상화에서, 또 때로는 도전적으로 강렬한 추상화에서 나타난다)이 보인다. ‘현대 헝가리 회화’라고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름들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마땅히 떠올려야 할 화가가 있다. 헝가리 국립미술관의 주(主)계단 꼭대기에 영구 전시된 회화 3점은 신비주의적 경향이 있지만 그림 솜씨가 뛰어난 헝가리 화가 타디카 촌트바리(1853~1919년)의 작품이다. 마티스를 최고의 화가로 꼽는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을 법한 작품들이다. ‘타오르미나의 그리스 극장 폐허’(1904~1905년)는 규모와 색채, 기발한 구도 면에서 마티스가 야수파 화가로서 그린 어떤 작품과도 어깨를 견줄 만하다. 야수파 얘기가 나온 김에 소개하자면, 헝가리 국립미술관의 특별 전시회 ‘헝가리의 야수파 파리부터 나기바냐까지, 1904∼1914전(展)’(7월 30일까지)은 로베르트 베레니·게자 보르네미차 등 헝가리 화가들의 작품과 마티스·뒤피·블라맹크의 작품을 비교해 볼 멋진 기회를 제공한다. 강렬한 인상의 멋진 전시회다. 헝가리 화가들의 작품은 야수파 거장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부다페스트도 베이징이나 빈, 아바나처럼 독일의 억만장자 수집가인 페터 루트비히의 기증품 덕을 본 도시들 중 하나다. 부다페스트의 루트비히 미술관은 거대한 콘서트홀로도 유명한 헝가리 국립예술센터 내에 있다. 이 미술관은 루트비히 미술관이라면 으레 있을 법한 작품(워홀·라우셴버그·요셉 보이스 등)을 다수 소장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와 도큐멘타(1955년 독일 카셀에서 처음 열린 국제 미술전람회)같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전람회에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전시작과 같은 부류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6월 22일부터 7월 8일까지 리투아니아의 아이가스 빅세와 크리스탑스 굴비스가 제작한 아방가르드 설치미술이 전시된다. 기구처럼 부풀린 높이 8m의 핑크색 그리스 신전 안에서는 진흙 레슬링 경기가 진행된다. 예술의 신비성을 깰 의도로 계획됐다는 설명이다. 나중에 그 신비성을 다시 찾고 싶다면 부다페스트 미술관이 제격이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프라도 미술관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옛 거장들의 작품이 까다로운 취향의 관람객들도 만족시킬 만하다. 게다가 이 미술관은 미술계에서 요란스럽게 떠들어대는 렘브란트 탄생 400주년을 맞아 자체 소장품 중에서 ‘렘브란트가 직접 제작한 동판 조각 작품 거의 전부’(200점 이상)를 전시(6월 23일~9월 25일)할 정도의 능력이 있다. 물론 본격적인 렘브란트 전시회는 그의 조국인 네덜란드에서 열린다.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에서는 이미 ‘걸작전(展)’이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개막돼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이유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 제목이다. 렘브란트의 명작 일부(당연히 ‘야경’도 포함됐다) 와 베르메르·야콥 반 루이스달·얀 스텐 등 동시대 네덜란드 화가의 유명한 그림들이 함께 전시됐다. 그러나 렘브란트의 소규모 드로잉 작품 역시 그의 활기찬 회화 작품만큼 큰 가치가 있다는 일리있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니 이 미술관의 두 번째 전시회 ‘드로잉 전작전(全作展) 1부’(8월 11일~10월 11일)도 봐둘 가치가 있겠다. 렘브란트의 고향 라이덴의 스테델리크 미술관은 렘브란트와 그에 필적하는 20세기 화가이자 그의 열렬한 추종자인 피카소의 작품들을 함께 선보이는 판화전(9월 9일까지)을 연다. 렘브란트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많은 미술가를 탄생시킨 (정열적이고, 개인주의적이고, 깊이 있는) 모태다. 런던 국립미술관의 ‘저항자와 순교자들 전(展)’(8월 28일까지 반 고흐·고갱·에드바르 뭉크·제임스 엔소르 ·에곤 실레의 작품을 전시한다)은 19세기와 20세기 초 격화됐던 저항과 순교 정신을 미학적으로 입증한다. 그림 그리기는 전적으로 개인의 개성에만 달린 문제가 아니다. 연구와 근면한 작업은 물론 지적인 모방도 상당부분 필요하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인 화가들과 루브르 전(展)’(6월 14일~9월 18일)이 그런 주장을 확증한다. 이 전시회는 새뮤얼 F B 모스·로버트 헨리·토머스 하트 벤튼 등 루브르 박물관의 여러 전시실에서 보낸 시간의 덕을 톡톡히 본 미국인 화가들의 회화 30점을 전시한다. 21세기의 어느 여름 아트 페스티벌도 모든 분야의 작품을 고루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기괴한 작품들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리고 기괴하기로 치자면 흉물스럽게 해체된 한스 벨머의 초현실주의 인형들보다 더하기는 힘들다. 뮌헨의 피나코텍 데어 모데른에서 6월 29일부터 8월 27일까지 그 작품들을 전시한다. 덴마크 스톡홀름의 모데나 뮤제에서는 미국의 설치미술가 겸 행위예술가 폴 매카시의 작품 전시회 ‘헤드 숍/숍 헤드 전(展)’(6월 17일~9월 3일)을 개최한다. 그는 유명한 ‘산타 초콜릿 숍’에서 크리스마스와 초콜릿을 매우 부적절한 방식으로 결합했다. 반면 매혹적인 작품을 보고 싶다면 혁신적인 네덜란드 디자인 그룹(펠트로 만든 부엌 싱크대는 어떤가?) 드룩의 전시회를 추천한다. 벨기에의 그란트-호르누 미술관에서 7월 23일까지 열린다. 또 고전에서 컬트까지 장르를 초월한 가구 디자이너 폴 크제호름의 전시회도 가볼 만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 6월 23일부터 9월 24일까지 계속된다. 덴마크의 현대식 긴 안락의자에 누워 앞에 소개된 전시회 메뉴를 곱씹어 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정경희 newsweek@joongang.co.kr

2006.06.27 14:31

6분 소요
반 고흐 넋까지 빼앗은 ‘유태인 신부’

산업 일반

렘브란트. 유태인 시부.1667년. 네덜란드는 서양 미술의 작은 거인이다. 국토 면적도 작고(4만1천5백26㎢) 인구도 그리 많지 않지만(1천5백80만명), 역사상 중요한 미술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 대표적인 면면으로 빈센트 반 고흐·렘브란트·베르메르·프란스 할스·몬드리안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연히 질과 양 측면에서 충실한 네덜란드의 미술관들이 적지 않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역시 서양미술사의 중요한 걸작들(비록 자국 중심이기는 하지만)을 진득하게 볼 수 있는 훌륭한 미술관이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은 1885년 문을 열었으나, 그 실질적인 기원은 프랑스가 네덜란드에 바타비아 공화국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1798년이다. 통치자 윌리엄 공의 망명에 따라 그의 재산이 몰수되면서 컬렉션이 시작됐다. 2백년가량 지난 현재 회화 5천여점, 조각·장식미술품 3만여점, 역사문화재 1만7천여점, 아시아 미술품 3천여점, 판화와 드로잉 1백만여점 등이 소장돼 있다. 소장 분야를 좀더 세분하면, 17세기를 중심으로 중세부터 19세기까지의 네덜란드 회화와 조각, 이탈리아의 조각·유리·은세공품, 인도·일본·중국의 회화·조각·공예품·무구, 조선 관련 유물, ‘인형의 집’ 같은 특수 수공예품, 판화와 드로잉 등이다. 매우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 가운데 중심은 네덜란드 회화다. 내 수명 중 10년 내줄 텐데”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아무래도 렘브란트의 그림들이다. 그의 최고 대표작 ‘야경’을 비롯해 ‘예루살렘의 멸망을 한탄하는 예언자 예레미아’ ‘의류 길드의 지도자들’ ‘툴프 교수의 해부학 강의’ ‘유태인 신부’ 등 유명한 걸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가 보여주는 위대한 조형의 감동에 푹 젖어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반 고흐는 이 미술관을 찾았다가 렘브란트의 ‘유태인 신부’에 너무나 심취한 나머지 폐관 시간이 되도록 그 앞에서 떠날 줄 몰랐다고 한다. 같이 갔던 친구가 조급해진 마음에 나가자고 재촉하니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계속 볼 수만 있게 해준다면 내 수명 중 10년이라도 내어줄 텐데.” 위대한 예술이 주는 감동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오죽하면 자신의 수명에서 10년을 뭉툭 떼어준다고 했을까? 예술적 감동은 이렇듯 늘 영원으로 이어진다. 그 감동의 순간은 찰나 같지만 찰나가 아니라 영원이다. 그래서 반 고흐도 현실의 수명 10년이 아깝지 않았던 것이다. ‘유태인 신부’는 19세기까지 유태인 신부를 그린 것으로 생각돼 제목이 그렇게 붙여져 있지만, 사실 그림 속의 여자가 유태인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아마도 렘브란트가 성경에 나오는 이삭과 그의 부인 리브가를 주제로 그리면서 당시의 어느 젊은 부부를 모델로 형상화한 그림일 것이다. 아들 내외를 그린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 작품에는 렘브란트의 다양한 회화 기술이 동원됐는데, 특유의 명암 대조뿐 아니라 질감 대비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얼굴과 손이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된 반면 의상, 특히 소매 부분이 매우 거칠게 그려진 것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붓뿐 아니라 나이프를 사용해 물감을 바르거나 긁어 부조 효과까지 자아내고 있다. 만지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표현상의 풍요 속에서 수줍고 다소곳한 신부가 연꽃처럼 피어난다. 다감한 남편은 그 꽃이 다칠세라 품어 안기에 바쁘다. 소박하지만 가장 소망스럽고 누구나 그리워하는 정과 사랑이 넘치는 그림이다. 반 고흐는 이 따뜻함도 함께 그리워했을 것이다. 화상 일도 겸한 얀 스텐 얀 스텐은 렘브란트와 동시대의 화가이다. 그는 렘브란트처럼 깊은 정서적 울림이 있는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으나 단원 김홍도와 같이 일상 속에서 유머와 해학을 생생히 낚아 올려 누구에게나 친근한 그림을 그렸다. 생활이 궁핍해 여인숙을 운영했는데, 여기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해 풍속화의 대가가 됐다. 그가 그린 ‘성 니콜라스 축제’를 보노라면, 당시 네덜란드 서민들의 일상이 마치 우리 이웃의 그것처럼 정겹게 다가온다. 그림의 배경이 된 날은 성 니콜라스 축일 이브. 지금으로 치자면 크리스마스 이브다. 온 가족이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반가운 이 날은 무엇보다 선물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나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도 있다. 왼쪽에서 울고 있는 소년이 그다. 소년의 신발에는 낭창낭창한 나뭇가지 빼고는 아무 것도 없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말썽꾸러기에게 주는 회초리 선물이다. 동생이 그 신발을 손으로 가리키며 약올리고 있다. 혼자서만 선물을 받지 못했으니 얼마나 서러울까. 하지만 제아무리 말썽꾸러기라도 이렇게 잔인하게 명절을 보내게 할 수는 없다. 배경 쪽에서 할머니가 우는 아이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아마도 커튼 뒤에 그 아이를 위해 뭔가 준비해 놓은 게 있음이 틀림없다. 할머니의 사랑처럼 그저 푸근하고 따뜻하기만 한 것이 있을까? 소년은 할머니의 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소란스럽고 부산해도 역시 명절은 서민들에게 일년 중 가장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전경 오른쪽의 마름모꼴 케이크는 축제 때만 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송편이나 떡국처럼 풍요와 감사의 상징이라고 하겠다. 얀 스텐은 그림만 팔아서는 도저히 생활이 안 돼 화상 일을 한 화가이다. 일하면서 그리다 보니 그림을 많이 남기지 못해 현존하는 작품이 40점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거의 소품들로서 한두 사람 정도가 그려진 실내화가 대부분이다. 좁은 집에서 많은 식구가 북적대는 가운데 그림을 그렸음에도 그의 작품에서는 한가로움과 여유가 넘친다. ‘러브레터’라는 제목의 중산층 실내화 또한 마찬가지다. 유복한 네덜란드 여인이 집안에서 루트를 타다가 잠시 멈췄다. 그리고는 얼굴을 돌려 하녀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연주를 멈춘 것은 하녀가 편지를 한 통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낸 편지일까? 또 어떤 내용이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벽에 걸려 있는 풍경화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먼저 아래 걸린 해양 풍경화. 당시 네덜란드 미술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는 사랑을 의미하곤 했다. 사랑은 바다의 폭풍처럼 격정적이지 않은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우리의 유행가 가사도 있듯이 항구에 잠시 머문 배는 연인을 나타낸다. 이로써 우리는 편지의 내용이 사랑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해양화 위에는 걸어가는 사람이 그려진 풍경화가 있다. 그는 지금 터벅터벅 걸으며 사라져가고 있다. 떠나간 님이 보내온 사랑의 편지, 악기를 타며 마음을 달래던 여인이 가장 기다렸던 선물을 이렇듯 이 그림은 한가로우면서도 생기가 넘치는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네덜란드인들이 소박한 삶과 소소한 일상을 사랑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임을 선조들의 이런 그림을 통해서도 우리는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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