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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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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 한·베 경제협력 강화 필요성 제기…하노이서 IBFC 개최

경제일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미·중 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과 베트남이 공급망과 금융 등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해 초부터 미국은 ▲무역적자해소 ▲제조업 부흥 ▲중국 견제를 위한 통상정책을 강화하고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교역 비중이 큰 한국과 베트남도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나라는 1992년 수교 이후 경제·통상 분야에서 협력을 넓혀온 만큼, 통상정책 변화에 공동대응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지난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14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IBFC)’에서는 양국이 공동대응해야 할 과제들이 논의됐다. 이데일리가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트럼프 2.0시대, 불확실성 커진 아세안 경제–한·베 글로벌 금융·경제 톱 티어를 향한 전략적 협력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산업계·학계 인사 약 200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은 곽재선 KG그룹‧이데일리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기조강연에 나선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은 “베트남은 미국의 3대 무역적자국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고 내달 발표 예정인 상호관세 집중 검토 대상국 중 하나”라며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이 크고 불공정무역 관행을 이유로 보복관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열린 세션1에서는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 확대 가능성이 논의됐다.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베트남은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경제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베트남에서 증가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수요는 첨단 모바일뱅킹과 결제·자산관리 등의 경험이 풍부한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영경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디지털통상연구센터 교수는“한국과 베트남은 금융 협력은 시작했지만 앞으로 실질적 협력 증대와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션2에서는 공급망 리스크 대응과 미래산업 협력 방안이논의됐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한국과 베트남은공급망 협력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생산네트워크 고도화와소프트파워 인적교류 확대가 필요하다”며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디지털전환, 밸류체인 확장 등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용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베트남센터장은 “한국 글로벌기업이 이끄는 글로벌 공급망에 베트남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현지 연구개발(R&D) 투자와 산업인력 양성, 한국 대학의 베트남 인재 유치·양성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부 타잉 흐엉 베트남하노이국립대 경영대학 부학부장도 세션2에 패널로 참여해 베트남 시각에서 공급망 협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2025.03.30 21:00

2분 소요
'전 세계 가장 멋진 동네 4위' 성수동은 어떻게 '팝업 성지'가 됐나[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입장권 없는 테마파크.’이 단어만큼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상권인 성수동을 정확히 설명하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마치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처럼 팝업스토어나 맛집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 소금빵,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음식을 들고 동네를 즐기는 모습, 그리고 테마파크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듯 커다란 쇼핑백을 든 사람들까지. 성수동은 시즌별로 콘텐츠가 달라지는 테마파크처럼 매주, 매달 모습을 바꿔가며 전 세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성수동을 테마파크처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시 매주 바뀌는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는 이제 성수동 하면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팝업스토어가 대중에게 유행하기 전에는 팝업이 무엇인지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팝업의 개념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리테일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성수동, ‘팝업 성지’의 시작성수동은 과거 1970~1980년대 대한민국 수제화 산업의 중심지로 공장과 창고가 밀집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글로벌화로 인해 수제화 산업이 쇠퇴하면서 성수동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저렴한 임대료와 독특한 공업지대 분위기에 매력을 느낀 예술가들과 소규모 창업자들이 모여들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블루보틀과 디올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선 이후, 성수동은 명실상부 글로벌 동네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영국 잡지 ‘타임아웃’이 성수동을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위로 선정하기도 했다.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가 급격히 증가한 데에는 프로젝트 렌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프로젝트 렌트는 2018년부터 성수동을 중심으로 유휴 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브랜드를 위한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성수동=팝업 성지’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시기적으로 보면 2022년 초반, 코로나 팬데믹 종료와 함께 대팝업스토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격리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오프라인 공간으로 나와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한 이 시기부터 프로젝트 렌트는 ‘어메이징 오트’ ‘롯데 가나 초콜릿 하우스’ 등 다양한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약 100회 이상의 팝업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F&B(푸드 앤 베버리지) 중심이었던 성수동에 부족했던 체험형 콘텐츠를 채워 나갔다.현재 성수동은 크고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며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공간을 공급하는 건물주와 임차인부터, 브랜드와 공간을 연결하는 스위트스팟이나 쉐어잇 같은 대관 플랫폼과 부동산 업체, 그리고 브랜드 의뢰를 받아 팝업스토어를 기획·운영하는 광고·홍보 대행사들까지. 여기에 인테리어 설치·철거 업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및 인플루언서까지 참여하며 팝업스토어라는 하나의 산업이 성수동에서 유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팝업스토어는 이제 단순히 제품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성수동은 공장과 창고를 개조한 독특하고 넓은 공간,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 다양한 소비층을 타겟팅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팝업스토어 운영에 최적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성수 팝업스토어의 빛과 암팝업스토어 덕분에 성수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권이 됐지만, 최근 몇 가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첫째, 소비자의 팝업 피로도로 인한 로드상권 팝업 트렌드의 하락이다. 성수동에서는 매달 약 100여 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며 패션·뷰티부터 식음료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잉 공급은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많은 팝업스토어가 비슷한 포토존, 굿즈샵, 쇼룸 등의 구성으로 획일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줄고 있다.둘째는 높은 임대료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이다. 팝업스토어 열풍은 성수동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동시에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성수동 주요 상권인 연무장길의 월평균 임대료는 2018년 대비 2023년 약 2~3배 상승했으며, 단기 임대를 선호하는 팝업스토어 특성상 많게는 일 1500만원 등 일반 상가보다 훨씬 높은 임대료가 책정되고 있다. 특히, 단기 임대를 기반으로 하는 팝업스토어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아 임대료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실정이다.결과적으로 수제화 거리, 오래된 노포 같은 기존 지역 상권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들이 연무장길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다양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셋째는 팝업스토어가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팝업스토어는 단기적으로 운영되고 철거되는 특성상 대량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성수동에서 한 달 동안 발생하는 폐기물량은 약 500톤(t)에 달하며, 이는 2018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팝업 폐기물은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재활용도 하지 않아도 되며, 재활용이 어려운 현수막, 합판, 플라스틱 패널 등으로 구성돼 있어 환경적 부담도 크다. 팝업스토어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는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기도 하고,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성수동의 팝업 트렌드는?그렇다면 올해 성수동에서는 어떤 팝업 트렌드가 나타날까. 필자는 이를 세 가지로 정리해 봤다. 먼저 ‘탈성수’ 현상으로 올해 팝업스토어 시장은 성수동 중심의 팝업스토어 트렌드에서 벗어나 백화점과 쇼핑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스위트스팟에서 발간한 ‘2024 팝업스토어 트렌드 총결산’ 자료에 따르면 작년 팝업스토어 중에서 성수동은 약 28%, 현대/롯데/신세계 등 유통사 팝업은 약 43%로 유통사 팝업의 비중이 성수동을 넘어선 것을 볼 수 있다.성수동은 여전히 다양한 브랜드의 주요 팝업스토어 상권으로 남아 있지만, 높은 임대료와 소비자 피로도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대형 유통사들이 새로운 팝업스토어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팝업 트렌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더현대는 인기 있는 팝업스토어를 주기적으로 유치하며 젊은 층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고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했고, 3년 만에 약 700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백화점과 쇼핑몰 팝업스토어에서는 IP(지식재산권) 기반 캐릭터 굿즈 팝업스토어나 글로벌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성수동 등의 로드형 팝업스토어와는 달리 제품 판매와 함께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브랜드 담당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오고 있다.두 번째 트렌드는 외국인 팝업 방문객 증가다. 팝업스토어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데일리케이션 (Dailycation,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고 최신 한국 트렌드를 경험하는 여행방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국인들처럼 성수동을 방문해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성수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1만명으로, 5년 전보다 5배 증가했다. 특히 K-뷰티 관련 팝업스토어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한국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세 번째 트렌드는 ‘지역점령형 팝업’ 등 새로운 형태의 팝업스토어 등장이다.지역점령형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의 팝업스토어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스타일의 팝업스토어 방식이다. 기존 팝업스토어가 한정된 공간에서 소비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탄 듯 미션을 수행하고 경품을 받는 틀에 박힌 형식으로 운영됐다면, 지역점령형 팝업은 지역 곳곳에 마치 보물찾기처럼 숨겨둔 브랜드의 공간들을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버버리가 성수동에서 3개의 팝업스토어와 연무장길을 자사 브랜드의 옥외광고로 점령한 사례를 시작으로, 아디다스의 ‘아디다스 그라운드 성수’는 성수동 일대 7개 장소를 활용해 브랜드 헤리티지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무신사의 ‘무신사 뷰티 페스타’나 ‘세븐틴 스트리트’ 팝업스토어는 방문객들을 해당 지역으로 유도하며 인근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팝업스토어가 지방으로 확장되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전 둔산로를 축제로 만든 ‘새로 소주’ 팝업스토어나 전주 한옥마을을 점령한 ‘짱구 팝업스토어’ 등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단순히 브랜드 홍보를 넘어 지역 경제와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자리 잡은 성수동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팝업스토어 시장의 발전을 이루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히고 설키며 팝업스토어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리테일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팝업스토어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하며, 지역 경제와 브랜드가 상생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박진우 성수교과서 대표

2025.03.09 10:00

6분 소요
현대건설 올해 키워드는 ‘해외 수주·에너지·복합개발’

부동산 일반

현대건설의 올해 중점 과제는 ▲해외 수주 ▲에너지 ▲복합개발로 꼽힌다.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로 ▲매출액 30조3873억원 ▲수주 31조1412억원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잡았다. 주요 원전 프로젝트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핵심 프로젝트를 위주로 선별 수주하고 원가율과 공사비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1965년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시장의 문을 연 대표 건설사다. 중동 지역과 동남아·미주·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공사를 수행해왔다. 2010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중 처음으로 해외 공사에서 연간 110억달러를 수주해 ‘단일 기업 해외공사 수주 1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2013년 11월에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해외 수주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한민국 해외 수주 누적액 1조9억달러 중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1455억 달러로 약 14.5%를 차지하고 있다.저층 위주 뉴질랜드 주택시장에 한국식 주거문화 심는다올해에도 해외 수주를 확대한다는 게 현대건설의 계획이다. 특히 뉴질랜드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손잡고 뉴질랜드 주택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대건설과 KIND는 최근 뉴질랜드 토지주택공사인 카잉가 오라(Kāinga Ora)와 ‘뉴질랜드 주택개발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제안과 재정·기술 지원 검토를 맡고 KIND는 정보 검토를 통해 양국간 협력 및 금융 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카잉가 오라는 사업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인허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뉴질랜드 정부가 주택 건설 촉진에 앞장서고 있는데 중소 규모, 저층 주택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대규모 중층(5층 이상) 개발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회사 측은 오클랜드를 시작으로 뉴질랜드의 주택 개발 사업에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참여해 뉴질랜드 주거 환경에 한국식 주거문화(K-Housing)를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충전소와 태양광 패널, 특화 커뮤니티 시설 등 현대건설만의 독자적인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현대건설은 에너지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우디 전력청(SEC)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메디나와 젯다 지역에 각각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메디나 지역에 구축하는 ‘후마이지 태양광 발전 연계 380kV 전력망’은 사우디 서부 내륙의 후마이지에 건설 예정인 태양광 발전소에서 메디나 인근의 변전소까지 연결하는 311km의 송전선로다. 젯다 지역에 건설하는 ‘쿨리스 태양광 발전 연계 380kV 전력망’은 사우디 서부 해안 쿨리스에 건설 예정인 태양광 발전소에서 메카 인근의 기존 전력선로를 연결하는 180km의 송전선로다. 총 공사금액은 약 3억8900만달러(약 5125억원) 규모다.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SMR 개발업체 홀텍과 손잡고 미시간주에 300㎿(메가와트)급 소형모듈원자로(SMR) 2기 건설 추진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홀텍과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소에서 ‘미션 2030’ 행사를 열고 올 연말께 ‘펠리세이즈 SMR-300 최초호기(FOAK)’ 프로젝트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MR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300MW 이하의 소규모 원전이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미 SMR 기업들과 앞다퉈 협력 관계를 맺고 현지 진출 및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美 소형 원전 사업 진출, 올해 착공 계획 현대건설은 2021년 홀텍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진출 협력계약을 맺고 ▲SMR 개발 및 사업 추진 ▲원전 해체 사업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해왔다. 또 미시간주 코버트에 위치한 홀텍 소유의 팰리세이즈 원전단지에 300MW급 SMR 2기를 신설하기로 하고 그동안 지반 및 지질조사,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현장 맞춤설계를 진행했다. 양사는 올 상반기 내 설계를 완료하고 연말께 착공해 2030년 상업운전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 정부의 인허가 과정 등을 거쳐 계획대로 착공에 들어가면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 SMR을 건설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현대건설은 복합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복합개발이란 ▲주거 ▲업무 ▲상업 ▲연구 ▲문화 ▲숙박 ▲위락 등의 시설을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건설은 최근 1조6267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업무복합시설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가양동 CJ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업무 시설 ▲근린생활 시설 등을 건설하는 공사다. 계약 상대는 인창개발이다. 현대건설은 와이디427피에프브이(PFV)가 발주한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 및 철거공사’(힐튼호텔 개발사업)를 수주하기도 했다. 힐튼호텔 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5가에 위치한 힐튼호텔을 철거하고, 연면적 10만5619평 지하 10층~지상 39층 규모의 대규모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총공사비는 1조1878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애플과 블룸버그 본사를 고안한 세계적 설계사 ‘포스터+파트너스’와 협업해 최고급 상업용 부동산인 ‘트로피 에셋’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내 초대형 오피스 1개 동과 6성급 호텔이 새롭게 자리 잡고 전체 대지 면적의 40%는 시민을 위한 공개 녹지로 구성할 예정이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역은 국내 모든 도시와 전 세계를 잇는 교통의 핵심 거점으로 고급 인력과 관광객이 유입되는 국제적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며 “현대건설은 개발사업 경험과 시공 기술을 투입해 복합투자개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03.02 10:00

4분 소요
동남아시아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기회의 땅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국제 이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베스트셀러가 있다. 제목을 이렇게 살짝 바꾸어 보면 어떨까? ‘돈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2023년 10월 총 961메가와트(MW) 규모의 지열과 풍력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한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최초 상장가는 주당 750루피아(67원)였으나 상장한지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주식가격이 10배이상 오르게 되고 2024년 최고가는 상장가 대비 약 16배가 오른 주당 1만1775루피아(1047원)였다. 이 기업은 바리또 리뉴어블 에너지(Barito Renewable Energy Tbk)라는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재벌기업 중 하나인 바리또그룹의 자회사다. 현재 주당 약 9000루피아(8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시가총액은 100조원이 넘는다. 이 회사의 주식가치로 인하여 바리또그룹의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부가 많은 사람으로 등극을 하게 된다.동남아시아 전력수요 가파르게 높아져 이것은 인도네시아 재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재 전체 전력 설비용량이 90기가와트(GW)인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현재 15% 미만에 불과하다. 대규모 석탄 광산을 소유한 인도네시아 재벌들조차 이제 신재생 에너지 투자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임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이후 2024년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40년까지 건설될 100GW 발전소 중 75GW를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가 담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건설된 발전소의 무려 75%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5GW의 원자력 발전도 포함된다. 필리핀도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동남아시아 주도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리핀은 2024년 99GW 용량의 풍력 및 태양광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 지역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의 지역 선두 주자로 부상하였다. 이 규모는 필리핀의 모든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상회하고 베트남(약 81 GW) 및 인도네시아(약 90 GW)의 현재 에너지 용량을 초과한다. 저비용 자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역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력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베트남 정부는 2023년 8월,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을 통해 2023년 6월 기준 80.7GW인 현재의 발전설비 용량을 2030년 150.5GW, 2050년엔 490.5~573.1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약 25%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도 2030년 39.2%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중산층의 증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동남아시아로의 공장 이전, 데이터센터 건설, 전기차 도입 등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전력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바리또 그룹은 관련된 기업의 가치가 급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펼쳐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기업은 LX인터내셔널이다. 약 2억달러(약 29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초 완공된 41MW규모의 하상 수력발전소는 수마트라섬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이 발전소는 유엔(UN)으로부터 ‘친환경 발전을 통한 기존 화석연료 대체 효과’를 인정받아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공식 등록되었으며, 매년 약 2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발급받고 있다. 이외에 인도네시아정부로부터 혁신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폐광을 활용한 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으며, 84MW 규모의 수력발전소도 추가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완성되게 되면 LX 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225MW규모의 신재생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동남아시아에서 원자력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각국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까지 20기 이상 원전을 도입할 계획이며, 필리핀도 2032년까지 최소 1,200㎿ 용량 상업용 원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태국은 원전 건설 사업을 과거 중단했으나 다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2018년 원전개발을 백지화한 말레이시아도 2035년이후 일부 전력을 원자력을 통해 공급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도 원전개발 재개를 공식화 했으며, 싱가포르도 원전도입 여부를 논의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원자력 발전 용량이 최대 13GW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35년까지 전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분의 25%,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수요 증가분의 35% 이상을 차지할 예상되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기업들은 태양광, 풍력, 원자력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외국 투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금융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향 복합적 투자 및 지원체계 설계, 그리고 적극적 외교를 통해 한국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에너지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5.02.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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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뉴질랜드 주택 건설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부동산 일반

현대건설은 뉴질랜드의 대규모 주택 개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주택 사업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현대건설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뉴질랜드 토지주택공사인 카잉가 오라(KO),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뉴질랜드 주택개발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현대건설은 앞으로 현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주택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건설 기회를 찾고, 현지 정부·민간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설루션을 제안하고 재정·기술 지원과 관련한 검토도 진행한다.특히 한국식 주거문화(K-하우징)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소나 태양광 패널, 커뮤니티 시설 같은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이번 협력을 통해 KIND는 양국 간 협력과 금융 계획 수립에, KO는 사업 관련 데이터 제공과 인허가를 지원하는 데에 협력하기로 했다.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며 정부가 주택 건설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이에 따라 기존 중소 규모, 저층 주택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5층 이상의 대규모 개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양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 구축과 주거 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번 뉴질랜드와의 파트너십이 글로벌 도시 개발 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2.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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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에 제약사 실적 주춤…환자 부담 오히려 늘었을 가능성도

바이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 인하 효과를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정책 시행 이후 매출 감소를 우려해 약가 인하 정책의 대상이 아닌 의약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별도의 조처를 한 '풍선효과' 때문이다. 의약품의 사후 관리 제도를 더욱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최윤정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인 약제비 정책을 주제로 열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국내 기업의 성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주최했고,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실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했다.최 교수에 따르면 국내 제약 기업은 약가 인하의 영향을 직접·장기적으로 받을수록 매출 성장이 둔화했다. 구체적으로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생산자(제약 기업 등)의 이윤은 12~13% 수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환자의 약제비 부담이 10%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14%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약가 인하의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한 제약 기업이 판매 제품의 비중을 바꾸는 등 별도의 조처를 했기 때문이다.실제 국내 제약 기업 96곳의 기업 행태를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분석한 결과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다른 기업 대비 비급여 전문의약품을 더 많이 생산했다. 이로 인해 생산액을 기준으로 전체 전문의약품 중 급여 전문의약품의 비중은 해당 기간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2016년 이후 기업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감소했다. 기업이 생산 제품으로 매출을 올리기보다, 다른 기업의 제품을 공동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을 보전했다는 뜻이다.최 교수는 이런 기업 행태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이 약가 인하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급여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약가 인하 대상이 아닌 의약품을 더 많이 생산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앞선 연구들에선 약가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처방 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고가의 의약품으로 대체돼,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공급 제품과 가격 등이 모두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 간 차이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뜻이다. 이날 패널 토론에 나선 김동숙 국립공주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약가 인하 제도의 대상이 된 제품과 기업의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연구 결과를 이해할 때) 고려해야 한다"라며 "가격이 낮은 제품이나 수액제도 각기 제품 특성과 가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이 늘었다는 데 대해서는 "해당 연구 기간 이후 보장성을 강화한 정책이 도입됐고, 가격이 높은 의약품이 상당수 등재됐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지금보다 통합적으로, 예측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가 사후 관리 제도는 의약품 출시 이후 조건, 상황을 고려해 약가를 조정하는 것이다. 환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사실상 약가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출시된 의약품은 잦으면 매월, 혹은 1~2년에 한 번씩 약가 조정의 대상이 된다. 유 교수는 "대다수의 의약품이 매월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대상이 돼, 제약 기업이나 요양 기관 등이 약가 변동을 예측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에 등재된 약제가 반복해서 가격이 낮아지면, 후속 신약의 등재 시에도 가격이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신약 개발 기업의 제품 출시와 연구개발(R&D)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지금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패널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통합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형식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전문위원은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중복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라며 제도의 통합 운영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기업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도 약가가 낮으면 R&D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라며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 약가가 또 낮아지는데, 기업은 R&D 비용을 투입해 개발 약물의 적응증을 지속해서 확대할 동력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김 교수도 "약가 사후 관리가 반복·중복적으로 진행되기보다 (담당기관이) 목표를 정해 약가를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등재된 의약품 2만5000여 개의 약가를 분석한 결과 최초 등재 가격 대비 약가는 87%였다. 김 교수는 "최근 약가가 최초 등재 가격 대비 87%라는 점은 약가가 크게 낮아지진 않은 것"이라며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많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행정 절차와 노력이 수반되고 있지만,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수석전문위원은 약가와 관련한 여러 제도의 목적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문제시했다. 조 위원은 "약가 제도는 의약품 사용량을 어떻게 줄일지, 가격을 어떻게 통제할지라는 두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라며 "현행 제도는 이 두 목적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사용량을 억제해 무조건 재정 절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다른 변수가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가격 통제가 목표이면서 사용량과 연관 짓는 일이 모순되지 않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에 대해 조하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과거에는 재정 절감에 정책의 방점이 찍혔으나, 최근 신약의 혁신 가치 보상 방안을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고시에 담아 개정 절차를 진행하는 등 보다 균형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약가 사후 관리 제도와 관련해서는 "앞서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통해 정책 방향을 발표했고, 연구 용역을 통해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현황과 영향에 대해 들여다봤다"라며 "약가 사후 관리 제도의 방향이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2.14 15:22

4분 소요
LG엔솔,  美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

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Aptera Motors)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LG에너지솔루션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5에서 앱테라 모터스, 국내 배터리 팩 제조사 ‘시티엔에스’(CTNS)와 3자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이를 통해 올해부터 2031년까지 7년간 앱테라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지름21mm·높이70mm) 4.4GWh를 공급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제품군으로 꼽히는 태양광 전기차 생산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앱테라 모터스가 개발한 태양광 전기차 ‘Aptera’(앱테라)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팩을 동시에 적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극대화한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다. 지난해 시험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5만여 대의 선주문을 받아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앱테라 모터스에 따르면 이 차량은 1회 충전으로 643㎞ 주행이 가능하다. 하루 동안 태양광 패널만으로도 64km 주행이 가능해 도심 출퇴근용으로도 활용성이 높다. 또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미래지향적 디자인 등으로 차세대 모빌리티의 대표 차량으로 꼽히며 미국 유명 SF 영화에 등장하기도 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앱테라 모터스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제품 및 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더욱 속도를 올릴 수 있게 됐다.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라는 기업 비전을 발표하면서 로봇과 선박,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사업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율주행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베어로보틱스와 ‘배터리 셀 공급 계약 및 기술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LG에너지솔루션이 파우치형 배터리뿐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LG에너지솔루션은 1999년 원통형 배터리를 최초로 개발한 이후 최근 46시리즈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그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내년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6시리즈 양산을 시작해, 고객사의 수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최근혁 LG에너지솔루션 마케팅 담당은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독보적 리더로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크리스 앤서니 앱테라 모터스의 공동 CEO는 “이번 협약은 고객이 기대하는 신뢰성과 성능을 갖춘 태양광 전기 자동차를 시장에 출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 CTNS와 지속 가능한 교통의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2025.01.10 10:54

2분 소요
‘성장성’ 주목한 진단 기업…동반진단 사업 박차

바이오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의료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진단과 동반진단이 필요하다. 정밀진단은 여러 방법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반진단은 특정 치료 방법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는 방법을 말한다.특히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동반진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치료제는 같은 종류의 암을 앓고 있더라도, 암종의 유형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도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를 개발할때 동반진단 방법을 함께 마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40년까지 새롭게 발생할 암 환자는 2750만명에 달한다. 암에 걸리는 비중도 국가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당장 국내 암 환자의 수는 1999년부터 2021년까지 243만4089명을 기록했고, 2021년 새롭게 발생한 암 환자만 27만7523명에 달한다. 이는 2022년에 발생한 암 환자의 수와 비교했을 때 10.8% 늘어난 수치다. 암 환자가 급증하고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이 늘면서 동반진단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젠큐릭스·HLB파나진 제품만 수가 인정국내 기업 가운데 동반진단 제품으로 수가를 받는 곳은 젠큐릭스와 HLB파나진 2곳 뿐이다. 수가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적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총액을 말한다. 보험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는 약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환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젠큐릭스는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쓰기 전 검사할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 드롭플렉스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조직과 혈액을 모두 검체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100여 개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검출한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기존 검사는 민감도가 낮아 사실상 혈액을 검체로 사용하지 못해 조직검사만 가능하다”라며 “드롭플렉스는 생검(신체의 일부를 떼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 어려운 곳에 종양이 있는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젠큐릭스는 드롭플렉스 외에도 자체 개발한 진단 기술 디디피씨알(ddPCR)을 활용해 특정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쓸 수 있는 여러 진단 검사 제품을 개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드롭플렉스 제품군도 갑상선암과 대장암, 자궁내막암 환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해 제조 허가를 받은 상태다. 유방암 분야에서는 예후 진단 검사를 개발해 혁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목적인 환자는 젠큐릭스의 유방암 예후 진단 검사 제품을 사용해 예후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HLB파나진은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 PANA 뮤타이퍼R EGFR을 개발했다. 렉라자를 단독 투여하는 환자는 HLB파나진의 동반진단 제품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HLB파나진은 해당 제품 외에도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쓸 수 있는 동반진단 제품을 개발하거나 연구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가 쓸 수 있는 PNA 클램프 PIK3CA는 연구용 제품을 판매하며 정식 출시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좁은 국내 시장 한계…해외 협력·승인 노려젠큐릭스와 HLB파나진 외에도 동반진단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은 많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기업의 협력 대상으로 선택받는 국내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병리 조직을 분석해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루닛이 대표적이다. 루닛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쓸 수 있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아스트라제네카에 AI 기반의 동반진단 기술을 공급하는 형태다.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하면서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루닛을 비롯한 여러 의료 AI 기업을 대상으로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의 성능을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닛으로서도 지난해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을 출시한 이후 다국적 기업과 이번에 첫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에 해당 솔루션을 독점 공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 바이오마커 솔루션을 활용하려는 다른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동반진단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국내 기업도 있지만, 국내 시장이 작아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해 동반진단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차세대 시퀀싱(NGS)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동반진단 제품을 미국에서 허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5개 암종의 300여 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온코아큐패널을 개발했다.

2024.12.29 10:00

3분 소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상장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전하는 메시지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지난 11월 6일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에 상장했다. 1993년 쌈밥집으로 요식 업을 시작한 백종원 대표는 더본코리아 창업 30여년만에 기업 공개라는 큰 성과를 이룩했다. 비기술 관련 기업의 상장이 이처럼 관심을 받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최근 국내외 증시 소식은 바이오, 로봇,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 기업 뉴스로 가득했었다. 그런데 근래에 보기 드물게 요식업에 속한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시장에서 큰 흥행을 거둔 것이다. 더본코리아의 성공적인 기업 공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비기술 창업도 포용해야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기술 기반 창업 아이템만을 스타트업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로 국내 창업생태계 행사에 패널로 참석한 한 벤처투자자는 “기술을 활용하지 않은 창업은 스타트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를 테면 지역 생산품, 수공예, 전통 제조업 등이다. “라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기술 창업 아이템을 바라보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좁은 의미에서 스타트업과 창업은 다르다.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로 대표되는 위험 자본(risk capital)의 투자를 받아 빠른 성장을 추구한다. 그리고 특정 공급망에 속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속성을 기반으로 업계는 통상적으로 혁신 기술로 무장해 고속 성장을 지향하는 창업 회사들만을 스타트업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그런 협의의 범주로 스타트업을 분류하는 것은 한계점이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생태계 현장에서 제안하는 포괄적인 시각과 큰 인식차이를 보인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내 창업 아이템은 다양해지고 있다. 많은 창업자들이 기술 기반이 아닌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이런 추세는 비수도권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두드러진다. 지역 창업자들은 첨단기술보다는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창업 아이템을 선호한다. 이를 테면 지역 토산품과 음식, 관광 자원 등은 지역 창업자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하고 활용하는 창업 자원이다. 정보 통신 기술 인프라가 열악하고 관련 인재가 적은 점도 지역 창업 스타트업 생태계에 비기술 기반 창업이 많은 이유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기술 창업을 포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창업자의 고령화이다. 최근 중장년 창업자 수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관련 심층기술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해당 산업은 청년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조기 퇴직자들이 생계형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 얻은 전문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한다. 이들의 연령은 대체로 50대 이상이다. 불황이 지속되는 경제 상황속에서 대학생들이 창업을 꺼리고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고령화를 가속화시킨다. 이런 이유로 국내 창업자 평균 연령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벤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청년 창업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기술 기반 창업만이 스타트업이라는 생각 버려야 더본코리아의 성공적 상장은 ‘기술 기반 창업만이 스타트업이고 시장에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일부 시각에 반례를 보여준다.더본코리아는 지난 30여년간 꾸준히 성장하였다. 점포 수만 3000개에 이른다. 백종원 대표는 요식 창업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는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서민 음식의 대중화를 이루어냈다. 국민들은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서 식사를 해결하고, 그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 영상을 보고 집에서 요리를 한다. 많은 창업자들의 목표인 기업공개까지 도달했다. 기업 공개의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그는 다음 목표로 음식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고 말했다. 기술 기반 창업이 아니었지만, 그는 스타트업이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비전 제시, 시장 문제 해결, 사회적 기여까지 모두 해내었다. 백종원 대표는 이상적인 창업자의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고, 더본코리아는 벤처캐피털이 원하는 피투자 기업의 성장 경로를 거의 다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점을 굳이 하나 꼽자면 기업 공개에 도달한 기간이 다소 긴 30년이라는 점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기업 공개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3년 정도이다. 창업 선진국 스타트업 생태계들은 비기술 기반 창업을 포용에 적극적이다. 북미지역은 생활 소비재 창업과 같은 비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가 활발하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지역 자원 활용한 창업을 스타트업 범주로 두고 지역 정부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창업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의 범주는 넓어지고 현장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금 더 포용적인 자세로 변화하기를 바라본다.

2024.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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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AI 서밋 2024’ 연사 나선 최태원 회장…“AI 시대 위한 에너지 문제 SMR로 해결할 것”

IT 일반

4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SK AI SUMMIT 2024’가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날 키노트의 연사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무대에 올라 “사전 등록 10분 만에 3만5000명이 사전 등록을 했다”면서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 회장의 이야기대로 키노트가 열린 장소는 사전 예약자로 가득 찼다. 최 회장 다음으로 ‘인공지능의 미래’라는 대담에 참여하게 된 그레그 브로크먼(Greg Brockman) 오픈AI 회장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최 회장은 “이번 행사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웨이저자 TSMC 대표는 직접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 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수혜를 입은 자신감을 키노트에서 보여줬다. 그는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병목현상(보틀넥)이 있다는 진단과 함께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것은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이라고 강조했다. “AI 아직 비즈니스 모델 내놓지 못해”최 회장은 진단한 병목현상은 ▲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와 수익 모델 부재 ▲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 첨단 제조공정 설비(Capacity) 부족 ▲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였다. 최 회장은 “우리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 세계 최고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AI 보틀넥을 해결하고 좀 더 좋은 AI가 우리 생활에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2년 SK㈜와 SK이노베이션이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테라파워가 이끌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창업한 기업으로 차세대 SMR 개발 기업이다. 지난 6월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에서 착공식을 연 바 있다.SK와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과 전 세계에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데이비드 패터슨 UC버클리대 교수와 ‘AI 반도체의 협력’을 주제로 특별 대담에 나섰다. 젠슨 황 대표는 “AI로 인한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AI 분야의 엄청난 잠재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파트너십은 AI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으며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젠슨 황 대표와의 미팅을 이야기하면서 “젠슨 황 대표가 HBM4 생산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그는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 정서를 지니고 있다”고 웃었다. 웨이저자 TSMC 대표도 영상을 통해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확장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회장은 ‘AI의 미래’를 주제로 직접 무대에 올라 라이브로 진행되는 현장 대담에 참석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 공개최 회장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 SK그룹의 AI 사업을 이끄는 CEO들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도 무대에 올랐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을 공개하고, SK와 국내외 파트너들이 협력하는 AI 인프라 기반의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유 대표는 CEO는 이날 오후 세션에서 스티븐 발라반(Stephen Balaban) 람다 CEO, 마크 애덤스(Mark Adams) 펭귄 설루션즈 CEO,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AI 인프라 협력 방안에 대한 패널 토의에도 참여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했다.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준비 중인 제품과 기술을 소개했고 ‘통합 AI 메모리 프로바이더’(Total AI Memory Provider)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첫날 오후에는 AI 전 분야별로 글로벌 기업과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 및 토론이 현장에서 라이브로 진행된다. 라니 보카르(Rani Borkar) 마이크로소프트 총괄 부사장은 ‘미래 AI 개척을 위한 인프라 혁신’, 마크 아담스(Mark Adams) 펭귄 설루션즈 CEO는 ‘AI 인프라’,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CEO는 ‘원자력의 AI전력 공급’,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 퍼플렉시티 CEO는 ‘AI 서비스’에 대한 주제 발표에 나선다.둘째 날인 5일에는 AI 인프라·반도체·서비스를 주제로 ‘K-AI 얼라이언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등이 참여하는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이 이어진다. ‘국가 AI 전략’ 세션에서는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 겸 태재대 총장이 국내 AI 업계를 이끄는 박성현 리벨리온 CEO, 정신아 카카오 CEO 등과 함께 ‘AI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SK그룹 관계자는 “’SK AI 서밋’은 AI 분야 민간, 정부, 학계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 및 AI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교류의 장으로 AI 생태계 형성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SK는 미래 AI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 포트폴리오 역량 강화로 내실을 다지고 글로벌 AI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11.0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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