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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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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라는 말, CEO가 딱 싫어하는 말이죠”...이유 있는 강남구 대표의 도전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였냐고요? 이건 CEO만 알 수 있는 불안함이에요. 사업의 확장성이 없는 잔잔한 사업 모델은 결국 미래가 없는 걸 의미하지요. 저는 안정적인 상태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할 것을 선택했죠.”‘한 번도 안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탁 트인 사무실에 굵직하게 적힌 한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고, 티몬에서 최연소 팀장으로 이름을 올린 후, 지금은 사업체 ‘아이엔지스토리’를 꾸려 연 매출 2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운영 중인 강남구 대표의 사무실 모습이다. 강 대표는 국내 스터디 카페 업계 1위 브랜드 ‘작심’에 이어 최근에는 사무 공간을 빌려주는 ‘작심 오피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990년생, 30대의 젊은 강 대표는 업계에서 ‘도전 정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최근 그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도 출연하며 과감하면서도 치밀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행보를 보이며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는 강 대표를 만나 그가 꿈꾸는 혁신적 공간에 대해 들었다. 4년간 100억원 투자한 그의 선택 강 대표가 야심차게 첫 혁신을 꾀한 부분은 스터디 카페 브랜드 ‘작심’에서였다. 단순 공부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스터디 카페에서, 소프트웨어적 기술이 더해진 공간 사업으로 확장했다. 공간에 앱 기술을 접목해 자리 예약 시스템, 온라인 교육 연계 시스템 등을 구현했다.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 4년간 100억원을 투자했어요. 전국 700여개점이 넘는 오프라인 매장이 승승장구했지만, 미래 확장성이 보이지 않았죠. 미래 수익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도 시작했어요. 오프라인 매장 운영 및 IT 기술 접목 등 투트랙으로 사업을 진행시켰죠, 현재 앱으로 간편하게 자리를 예약하고, 작심 스터디카페에 가서 온라인 교육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 모두 이 투자를 통해서 가능하게 된 거죠.” 강 대표의 꿈은 작심의 확장도 있지만, 작심을 통해 개발한 IT 기술을 전국에 있는 스터디 카페에 적용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아직까지 아날로그 형식으로 운영되는 스터디 카페가 대부분”이라며 “작심이 개발한 기술을 다른 스터디 카페 브랜드에서도 적용해 스터디 카페 공간이 전체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낡은 꼬마빌딩을 통으로 바꾸다 강 대표의 결단은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공간 운영 기술과 소프트웨어적 기술까지 보유하게 만들었다. 이 두 기술은 이제 오피스 공간 영역 확장까지 이어졌다. 강 대표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상가와 건물을 통으로 빌려 다시 재임대하는 마스터리스 사업 서비스를 브랜드 ‘작심오피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스터디 카페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오피스 임대 사업을 펼치는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브랜드를 런칭한 것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간 관리 소프트웨어 기술인 사물인터넷(loT) 자동화, 무인화 운영시스템(OS)을 작심오피스에 적용했다. 이에 작심 오피스에 들어선 기업 구성원들이 앱 하나로 조명, 냉난방, 블라인드 등을 제어하고 QR 코드를 통한 출입, 미팅룸 예약, 방문자 초대 등의 기능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작심을 운영하며 건물주로부터 오피스 대여 사업은 하지않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어요. 코로나 이후 공실이 생긴 건물주들의 고민이 컸기 때문이었죠. 이 같은 상황에 신중히 고민하다 이 사업까지 도전하게 됐어요. 특히 자회사로 인테리어사를 지니고 있었기에 어느 브랜드보다 공간을 잘 꾸밀 자신있었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도전 정신은 적중했다. 작심오피스 1호점으로 오픈한 작심오피스 역삼은 정식 오픈 후 한 달만에 5개 층이 모두 계약됐다. 낡은 꼬마빌딩을 세련되게 인테리어하고 소프트웨어적 편리함도 갖추자, 이를 중소기업들이 사무 공간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작심오피스의 위치다. 강 대표는 중심 상권에서 한 블록 떨어진 빌딩을 주력해 작심오피스를 꾸민다고 설명했다. “딱 한 블록만 떨어져도 임대 값이 크게 낮아지죠. 저는 그 부분이 중소기업에게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꼬마 빌딩에다가 중심가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장기간 공실로 허덕이던 건물주에게도 작심오피스는 반가운 사업인거죠. 역삼1호점에 이어 2호점을 오픈하고, 3호점인 시청점도 공사 중이예요.” 그의 도전은 국내 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이엔지스토리는 스터디 카페 작심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도전지는 몽골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 업계 1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몽골을 선택했다. “몽골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예요. 저는 몽골에 작심을 세워 K-에듀 공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꼭 성공할 겁니다. 몽골에서의 성공 경험은 아이엔지스토리의 첫 해외 성공 경험이 될 것이고 이 경험은 또 다른 해외 진출에 자양분이 될 거예요. 지켜봐주세요. 저기 글씨 보이죠? 전 한 번도 안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웃음)”

2025.03.25 07:00

4분 소요
젭, 온라인 채용 박람회 ‘스타트업 커리어 콘퍼런스 2024’ 개최

IT 일반

젭이 스타트업 연합 채용 박람회 ‘스타트업 커리어 콘퍼런스 2024’(SCC 2024)를 8월 2일 16시에 젭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SCC 2024는 젭이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젭에서 직접 개최하는 온라인 채용 박람회다. 스타트업과 구직자 간의 연결, 구직 정보 접근성 제고를 위해 처음 개최하는 행사로, 박람회 기획부터 운영까지 젭이 직접 전담한다.교육 앱 콴다 운영사 ‘매스프레소’, 코딩 교육 플랫폼 '팀스파르타', 국내 최초 소송 금융 플랫폼 '로앤굿',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데일리샷’, 패스트파이브의 종합 광고 플랫폼 ‘파이브애드’, 후보자 중심의 스타트업 전문 채용 컨설팅사 ‘캔디드’ 등이 행사 참가를 확정 지었으며 총 20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SCC 2024에서 채용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데스커라운지, 데일리샷, 캔디드, 크라이치즈버거, 파이브애드가 후원을 맡았다.젭은 행사 참여 기업의 브랜딩 강화를 위해 참여 기업 맞춤형 가상 부스를 구축하는 한편, 오프라인 박람회를 그대로 온라인에 구현해 몰입도 높은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별 채용 부스에서는 1대 1, 다대 1 상담이 가능해 행사 기간 내 많은 구직자와 밀도 있는 채용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부스 내 명함 넣기, 룰렛 이벤트 등의 기능을 제공해 방문객 정보 수집도 돕는다.SCC 2024에 방문하는 구직자에게는 무더운 날씨에도 쾌적하고 편안하게 양질의 취업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한다. 기업의 특색이 담긴 채용 부스를 자유롭게 탐방하며 입사 희망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상시 상담을 나눌 수 있는 건 물론, 한데 모인 다양한 기업을 통해 채용 정보와 선호 구직자 트렌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행사 참가 신청은 이벤터스 홈페이지를 통해 29일까지 가능하며, 사전 참가 신청자는 행사 당일 참석 관련 안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사전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행사 진행 당일 젭을 통해 SCC 2024에 입장할 수 있다. 현재 1000명 이상의 예비 구직자가 SCC 2024에 사전 참가 신청을 완료했다.김상엽 젭 대표는 "참신한 방식으로 회사를 알리고 싶은 스타트업과 정확한 구직 정보를 효과적으로 얻고자 하는 구직자들을 매칭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되었다"라며 "이번 행사가 스타트업의 생태계 확장과 더불어 커리어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2024.07.26 14:18

2분 소요
파산 위기 짙어진 위워크…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도 먹구름

글로벌

글로벌 공유 오피스 1위 기업 위워크가 막대한 부채와 실적 부진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공유 경제를 이끄는 대표 스타트업으로 상징되던 위워크의 파산에 시장의 시선은 국내 공유 오피스 기업으로 향한다. 국내 공유 오피스3사는 파산의 직접적 영향은 피했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실적 악화 등 위기를 완전히 모면하지는 못했다는 우려가 나온다.한 때 60조원에 달하던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최근 약 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위워크는 설립 4년 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기며 ‘유니콘’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적 악화와 경영 리스크 등으로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도부터 지금까지 순손실을 키워왔다. 여기에 엔데믹으로 인한 재택근무 수요가 급감하면서 공실률이 크게 상승한 것이 위워크 파산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위워크의 위기는 공유경제 사업 구조 전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위워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상업용 부동산을 저렴한 가격에 임대한 뒤 스타트업 등에 건물 내 사무실 등을 빌려줘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비싼 임대료를 내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이 필요에 따라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공유경제 개념이란 찬사를 받았다.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함께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는 장기 임대 후 단기 전대 방식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담보하는 구조로 비춰졌다. 그러나 금리상승에 따른 임대료 인상, 자금 유동성 축소 배경에서 부동산 임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업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위워크코리아·스파크플러스·패스트파이브로 대표되는 국내 공유 오피스 기업들의 상황은 위워크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한국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달리 도심 내 사무실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공실률이 낮고 코로나19 당시에도 재택근무가 아닌 유연근무제를 선택한 기업이 대부분이었기에 오히려 분산 오피스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유 오피스 3사는 모두 지난해 전년보다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업 구조 자체는 국내 공유 오피스 기업들도 위워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9억원)보다 138%가량 손실을 키웠다. 자본 총계도 마이너스인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 2020년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를 도전했으나 수익성과 성장성과 관련해 계획보다 심사 과정이 지체되자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1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사업 출범 이후 2016년도부터 지속적인 적자를 내왔다. 위워크코리아도 지난해 14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위워크 본사의 위기와는 별개로 최근 금리 상승과 엔데믹의 영향은 국내 기업들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오피스 임대 사업뿐 아니라 플랫폼을 활용한 신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10.05 16:44

2분 소요
변호사‧회계사가 내 경제 선생님…경제살롱을 아시나요[이코노 인터뷰]

부동산 일반

“변호사인데 왜 변호 일은 안 하고 경제‧재테크를 공부하는 ‘경제살롱’의 대표로 활동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월급만 모아서는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작은 모임으로 시작하게 됐죠.”김진구 경제살롱 대표는 8월 7일 서울 강남 역삼동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살롱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설공제조합 법무팀에서 근무했던 변호사다. 현재는 김진구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 겸 경제살롱 대표다. 경제살롱은 2020년 9월 경제신문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것을 시작으로 올해 3년을 맞았다. 15명 정도의 인원이 카페에 모여 경제 전반과 재테크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김 대표는 “당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청년들 사이에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허탈감이 팽배했다”며 “‘함께 공부해서 자산 격차를 줄이고 더 이상 뒤처지지 말자’는 공감대로 뭉치면서 경제살롱 모임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경제살롱의 장점으로 전문직‧금융권‧대기업 종사자 등 약 59명의 리더진을 꼽았다. 모임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직만 아니라 여의도 금융사나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이 자료 수집과 강의,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길건우 FR자산관리 대표,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장원 장원세무사 대표세무사, 이동준 법률사무소 곁 대표변호사, 안소윤 안소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강산 이화감정평가법인 대표감정평가사 등이 리더로 참여한다.리더들은 순수한 재능기부 차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 수익을 가져가지 않는다. 경제살롱 모임 참여비는 1만~3만원대로 다른 학원 수강료와 비교하면 2분의 1에서 최고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강의 수익이 나면 유니세프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등에 기부한다.김 대표는 “주변에 학원이나 독서 모임은 많지만, 경제 전반에 대한 스터디를 통해 함께 꾸준히 발전하는 모임은 많지 않았다”며 “경제살롱은 즐겁게 공부하고 꾸준히 스터디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보람도 크고, 변호사로서 여러 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법을 잘 몰라 피해를 입었거나 투자 실패로 후회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한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알아둬야 하는 법이 상당히 많고 법 해석이 요구되는 복잡한 상황들도 생긴다. 이에 주택법, 건축법, 주택 임대차 보호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민사집행법 등을 심도 있게 파악해야 한다. 청약 공고문 해석, 매매계약 작성, 임대차계약 검토 등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최근 ‘청약보다 쉬운 아파트 경매책’이라는 책을 이장원 세무사와 함께 공동으로 집필했다. 경매 등 부동산 관련 전문지식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인세 전액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기부한다. 현재 매달 열리는 경제살롱 오프라인 모임 참여 인원은 500명 정도다. 개설 강좌 수는 약 20개로, 강좌당 평균 10~20명 정도가 참여한다. 인스타그램은 2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고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3500여 명이 매일 정보를 나누며 소통한다. 많은 인원이 모이다 보니 경제살롱을 통해 당시 화제가 된 경제 이슈는 물론, 시장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다. 투자 경험을 쌓기 어려운 2040세대들이 경제살롱 강의를 수강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코인, 주식 등 공격적인 재테크를 추구하는 수강생들과 아파트 청약, 경매 등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수익률 격차는 큰 편이다. 성별로 보면 부동산 관련 강의에는 여자 수강생이 많고 주식 관련 반에는 남녀 비율이 반반으로 비슷하다. 코인 관련 강의 수강생은 대부분 20대 남자들이다. 또 경제살롱에서는 투자에 성공하고 자산이 많은 일명 '성공한 리더'만 강의를 하지 않는다. 주식이나 코인 레버리지 투자로 수백 배의 이익을 얻었다가 재투자해서 원금까지 날리는 등 투자에 실패한 사례들도 소개된다. 수강생들에게 투자 위험성과 유의해야 할 점들도 적극 공유하고 있다.김 대표는 앞으로도 2040세대가 함께 공부하며 성장하는 모임으로 경제살롱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제살롱 모임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강 요청이 많은 인기 수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엄 강의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그는 “근로소득 외에 자산소득과 투자가 필수인 시대에서 경제살롱은 2040세대가 경제와 재테크를 공부할 수 있고, 합법적이고 올바른 투자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모임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9.03 07:00

4분 소요
유니콘도 못 피한 유동성 가뭄…외형보다 내실

글로벌

지난해부터 이어진 벤처·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엔 분위기가 완화될 수 있을 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경기부진과 고금리 등으로 자금이 마르자 벤처업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고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벤처업계는 한 마디로 ‘비상사태’다. 예비 유니콘으로 기대 받았던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들도 자금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유니콘 기업의 비중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사라지는 ‘K-유니콘’…기업가치도 줄었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조사한 유니콘 기업 주요국 비교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년 간(2019년~2023년) 2.2%에서 1.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10개에서 14개로 증가했지만 전 세계 유니콘 기업수도 449개에서 1209개로 늘어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는 2019년 28억9700만 달러(약 3조8353억원)에서 2023년 32억5400만 달러(4조3079억원)로 12.3% 증가했다. 하지만 전 세계 유니콘 기업 가치가 같은 기간 1조3546억 달러(약 1792조6776억원)에서 3조8451억 달러(약 5088조6053억원)로 183.9% 급증하며 한국 유니콘 기업 가치 상승폭을 크게 상회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유니콘 기업 가치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0.8%로 감소했다. 전경련은 “기업수와 기업가치 증가가 미미하고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며 “원활한 투자 및 엑시트가 필수적인데 국내 투자자가 한정적이라 유니콘 창업·성장·엑시트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니콘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형 스타트업들은 투자 혹한기의 타격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에 나서거나 심하면 파산에 이르는 등 사업 매각에 돌입하는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다. 외부로부터 자금 유치가 힘들기 때문에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왓챠, 샌드박스네트워크, 패스트파이브 등 이미 투자를 많이 받은 굵직한 스타트업들도 연초부터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한 때 매각설까지 돌았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투자 난항에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조직의 몸집을 줄여 나가고 있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속된 적자로 몸살을 앓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회사는 조직 효율화를 위해 사업·인력을 조정하는 것이라 밝혔지만 앞서 경영성 악화 등을 이유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어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이란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 패스트파이브는 비핵심 사업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클래스101은 지난 4월과 5월 전체 직원의 10%를 감축하면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진행한 상태다.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았다.엇갈리는 하반기 벤처 혹한기 전망스타트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은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벤처 투자가 급격히 줄면서 하반기에는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지난해 대비 42% 줄어든 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집행 뿐 아니라 펀드 결성액 자체도 4조6000억원으로 47%가량 줄었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건수는 5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건수(998건)보다 41%가량 줄었다. 투자 금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7조3199억원과 비교하면 68.3% 감소한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맞이한 벤처 투자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하반기 전망을 두고는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을 내놨다. 피치북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펀드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벤처펀드의 분기별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가 이어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투자를 집행하지 않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VC들도 존재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투자가 이뤄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경기 연착륙’설이 불거지면서 고금리 등으로 인한 출자 부담 등이 줄어들어 벤처 투자도 회복기에 접어들 거란 해석이다. VC들이 투자를 집행하지 않으면 펀드에 참여하는 출자자(LP)들도 출자를 꺼리게 되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커진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VC 업계 분위기가 이전보다 투자 집행에 조심스러워진 건 맞지만 혹한기라고 불리는 때에도 투자를 받을 곳들은 꾸준히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며 “구체적인 수익화 전략을 갖춘 스타트업을 찾는 기조가 생긴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스타트업에게도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9.02 09:30

4분 소요
‘핫플’ 성수동, 강남 대체제로 뜨나…SM·크래프톤 택했다[가봤어요]

부동산 일반

정오를 넘긴 시각, 평일임에도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숲 인근 상권에는 인파가 가득했다. 카페와 식당, 옷가게 등이 즐비한 거리에는 일명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지역답게 멋지게 차려 입은 젊은 층이 오고가는 가운데 직장인으로 보이는 일행들도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한 저가 커피 점포 직원은 “아침과 이 시간엔 직장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많은 편”이라며 “점심시간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4월 26일 ‘이코노미스트’가 찾은 성수동 부동산은 서울숲과 고급 주거시설 인근에 근린상권과 오피스가 혼재된 상태였다. 공원과 세련된 주변 상권을 찾는 유동인구가 이끌던 곳에서 상주인구가 늘며 안정된 수요가 형성된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었다.현재 수인분당선 서울숲역부터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주변 대형 건물엔 다양한 기업과 공유오피스가 입주해 있다. 서울숲역과 지하로 연결된 ‘디타워 서울포레스트’에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쏘카, 현대글로비스 사무실이 있다. 디타워 서울포레스트는 오랫동안 청담동 본사를 상징으로 삼아왔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하면서 성수동 일대를 ‘업무지역’으로 각인시키는 데 한 몫 했다. 해당 건물은 분양 당시부터 초고가 아파트로 유명세를 탄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업무동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하1층에 전시공간 겸 플래그십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 입주에 앞서 스타트업 사무실 및 거점 오피스로 인기 있는 패스트파이브와 헤이그라운드 등 유명 공유오피스가 인근 건물을 임차해 수년 째 운영되고 있었다.최근 성수동에서 이 같은 오피스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남 업무지구(GBD) 내 오피스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한강 건너 성수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4월25일 폐점한 이마트 성수점 부지는 이르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업무시설에는 지분투자를 통해 이번 개발에 참여한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입주한다. 크래프톤은 2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임직원이 한꺼번에 입주할만한 시설을 찾아오다 미래에셋과 컨소시엄을 이뤄 성수동 부지개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뚝섬역 앞에도 한때 ‘임블리’ 쇼핑몰로 유명한 부건에프앤씨가 보유했던 부지에 복합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신축 중인 주변 소형 빌딩 상당수도 저층은 근린상가, 중층 및 고층은 오피스로 설계돼 미리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이전부터 성수동 일대는 준공업지역이 상당수를 차지해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가 인기를 끌고 땅값이 오르면서 고급 오피스와 상권이 지역 부동산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GBC가 가깝고 서울에서도 한강변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강점으로 인해 앞으로 강북(CBD)과 여의도(YBD), 강남 등 3대 업무지구 외에 부도심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성수동 오피스 임대료 시세는 평(공급면적 3.3㎡) 당 15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이라면서 “강남보다 그다지 저렴하지 않지만 동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건물 매매가 잠잠한 요즘에도 사무실 임차 수요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23.04.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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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억대 강남 빌딩 ‘허위매물’ 나왔다…사기 주의보

부동산 일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있는 ‘1700억원대’ 브이플렉스(VPLEX) 빌딩이 헐값에 매물로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허위매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강남권역 부동산시장이 ‘거래 절벽’에 빠진 가운데 이같은 허위매물로 투자자를 유인해 계약금을 갈취하는 사기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브이플렉스와 같은 허위매물이 계속 나올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사기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브이플렉스, 시세보다 1000억 저렴…“전혀 사실 아니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01번지 일대 브이플렉스 빌딩에 대한 투자안내서(Teaser Memorandum)가 인근 공인중개사를 통해 공유됐고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도 허위매물로 올라왔다.브이플렉스는 포스코 사거리 대로변에 있는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지난 1994년 준공됐고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2만6839.67㎡(약 8118평)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2017년 8월 펀드로 1770억원에 매입했다. 이전 주인은 엔씨소프트로 빌딩 이름도 NC타워2로 불렸다. 현재 공유오피스인 패스트파이브 등 여러 임차인이 사용하고 있다.그런데 이 건물에 대한 투자안내서가 인근 공인중개사를 통해 공유됐다. 해당 안내서를 보면 이 건물은 6년 전 거래가격(1770억원)보다 낮은 170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주변 시세가 2500억~3500억원으로 시세대비 1000억원 정도 저렴한 ‘초 급매물’이라는 설명이다. 건물 소유주가 매입금액 90%에 이르는 담보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서 은행 등 대주단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도 매물로 올라왔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브이플렉스를 매물로 내놓은 적 없다. 투자안내서에 담긴 내용도 전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 통상 여러 중개사가 같은 매물을 취급하다 보면 매각이 완료되거나 철회된 후에도 고의나 실수로 매물을 회수하지 않아 허위매물이 발생한다. 반면 브이플렉스는 매각 추진부터 배경까지 전부 꾸며진 ‘가짜 매물’이다.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안내서 상에 대주단과 차입 정보가 완전히 다르고, 이자 유예 사실과 자산 매각 계획도 전혀 없는 일”이라며 “거짓 내용으로 가짜 매물을 암암리 퍼뜨리는 시도들이 있어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700억원대 강남 빌딩이 허위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강남에 신규 사옥을 구하려는 기업들로서는 혹할 만한 가격인데다, 매물로 나오게 된 배경도 사실로 오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남부동산 ‘거래절벽’…계약금 갈취 등 사기 위험 있어통상 서울 핵심 업무지구에 있는 수천억원대 건물을 매도할 경우에는 매도인이 공식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매물로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특히 브이플렉스처럼 부동산펀드가 운용하는 건물은 실질적 운영주체나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워 허위매물로 이용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부동산펀드는 신탁계약으로 운영돼서 실소유주 확인이 어려워서다.브이플렉스의 경우 등기부등본상 소유는 신탁업자 하나은행이지만 매각 등 실질적 자산운용 권한은 부동산펀드 집합투자업자 이지스자산운용이 갖고 있다. 이런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잠재 투자자는 허위매물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업계에서는 이처럼 허위매물이 유포된 데는 최근 강남권역 부동산시장 ‘거래 절벽’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가 발표한 ‘2022년 4분기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서울 상업용부동산 투자시장 거래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약 40% 줄었다. 기준금리 상승에도 서울 강남권역 오피스 임대율이 견조한 추세를 보인 데 따라 매도자와 매수자가 기대하는 가격 차이가 커져 매매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에 허위매물로 잠재 투자자들을 유인한 뒤 다른 매물을 내놓거나, 가짜 거래 과정에서 계약금 등 자금을 갈취하려는 사기 수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실제로 공인중개사들 사이에 돌았던 브이플렉스 매물 정보에는 ‘계약금 400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업계에서는 브이플렉스와 같은 허위매물이 계속 나올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사기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1700억원대 빌딩이기 때문에 가짜 거래 과정에서 수십억 또는 수백억원이 오갈 수 있다”며 “고의로 가짜 매물을 꾸며낸 만큼 수요자들은 사기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3.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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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_1668호(20230109)[24] VC 업계 최고 연봉 기록 김제욱 부사장이 전하는 스타트업 생존법

산업 일반

인정받는 개발자였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받은 후 대우정보시스템을 거쳐 2004년 삼성전자 SW연구소에 입사했다. 그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획자로 살다 2010년 새로운 도전을 했다. 벤처캐피털(VC)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한 것. 엔지니어로서 현장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까. 그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은 흔히 말하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인정을 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 글로벌 패션 3D 디자인 기업 클로버추얼패션 등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2016년 투자를 결정했을 당시 500억원이었던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21년 20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리디북스를 운영하는 리디에는 8번이나 투자를 했다. 그렇게 그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10여 년 만에 60여 개로 늘어났다.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보다 장기적인 성장과 혁신 가능성에 투자한 결과다. 기업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흔히 말하는 업계에서 ‘잘나간다’는 스타트업을 발굴한 것이다.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인사이트를 무기로 그는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2016년 한국벤처투자 우수심사역, 2021년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최우수심사역에 선정된 이유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소식이 지난해 말 나왔다. ‘투자업계의 연봉킹’으로 등극한 것이다. 투자 성과 보수와 연봉을 합쳐서 지난해 상반기 263억원을 수령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투자심사역으로 도전한 지 10여 년 만에 거둔 기록이다. 주인공은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 부사장이다. 궁금했다.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과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어디에서 찾는지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투자업계를 포함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경제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2023년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알고 싶었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좋은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미국 출장을 하루 앞둔 5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마주 앉았다. 잘 나가던 엔지니어, 스타트업 생태계 알고 심사역에 도전Q 우선 에이티넘을 소개해달라.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설립했는데, 역사가 꽤 오래된 것 같다. 맞다. 에이티넘은 1988년에 이민주 회장께서 설립한 투자사다. 순수한 VC로 설립 당시에는 제일창업투자였다가 한미은행의 투자를 받은 이후 한미창업투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명으로 변경됐다., 설립된 지 벌써 34년이 넘은 1세대 VC다. ‘거부’로 꼽히는 이민주 회장은 1970년대 중반 조선무역(현 에이티넘파트너스)을 설립해 봉제인형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성과를 올리면서 사업 확장을 위해 1988년 제일창업투자(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이때만 해도 투자사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다. 김 부사장은 “당시 사업 확장을 위해 회계법인에서 일하던 신기천 대표를 1989년에 영입해서 투자사를 만든 것”이라며 “정말 빠른 시기에 투자사를 만들고 외부 인재들을 영입해서 사업을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업계에서 유명해진 계기는 IMF 외환위기 때 지역 유선방송사를 사들여 씨앤앰(현 딜라이브)을 설립해 2008년 MBK파트너스에 1조5000억원 정도에 매각한 것이다. 1세대 VC로 꼽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초반에는 제조 중심의 중소기업 투자에 집중했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의 파고도 이겨냈고, 2010년대 넘어서면서 스마트폰의 등장에 맞게 모바일 서비스 및 IT 플랫폼, 바이오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김 부사장은 “예전과 비교하면 스타트업 생태계는 양과 질 모두 발전했다”면서 “VC업계도 해외의 선진 기법을 많이 배웠기 때문에, 예전 같은 ‘묻지마 투자’는 사라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원 펀드’(One fund) 전략을 쓰면서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VC다. 운영하는 펀드 규모만 1조원이 넘었고, 올해 8000억원 정도 규모의 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260여억원의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던 것은 올해 청산될 예정인 2030억원 규모의 고성장기업투자펀드 덕분이다. 2014년 3월 결성될 때만 해도 2000억원이 넘는 펀드가 만들어진 게 처음일 정도로 주목받았다. 10여 년 만에 청산을 앞둔 이 펀드의 순수수익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티넘은 이후 3500억원 규모 펀드와 55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올해 8000억원의 펀드 설립이 성공하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조원이 넘는 펀드를 운용하게 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 운용사라는 기록을 쓰는 것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소속된 심사역은 김 부사장을 포함해 17명에 불과하다. 김 부사장은 “고성장기업투자펀드를 준비할 때 거의 막내급이어서 제안서 작성하고, PT자료 등을 준비하느라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Q 처음 VC에 합류했을 때와 지금과 비교해보면 투자 업계는 어떻게 변화했나. 투자 업계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VC를 보면 대부분 창업자 출신이다. 창업으로 성공한 후에 경제적인 독립을 해서 후배 창업가에게 투자하는 식이다. 투자하다가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면 또 창업하고. 창업가로서 성공을 해봤다는 경험은 후배 창업가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된다. 창업과 엑시트 과정에서 배운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면서 후배들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솔루션을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한국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2010년대 초기만 해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그리 활발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좋은 창업가와 혁신적인 서비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훌륭한 인재들이 VC 업계에 계속 들어오는 이유다. Q 김 부사장의 이력이 독특하다. 잘나가던 엔지니어였는데, 2010년 이곳에 심사역으로 합류하게 된 이유가 있나. “대학에서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2002년 대우정보시스템이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2004년 삼성전자 SW연구소에 입사했다. 일하기 좋은 곳이었고, 배운 것도 많았는데 MBA를 따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데, 나는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해보고 싶었다. 2000년대 말에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관련 미래 먹거리를 찾는 T/F를 만든 적이 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헤드쿼터 역할을 했는데, 여기에서 투자나 신사업을 찾는 일을 했다. 글로벌 시장을 조사하면서 스타트업을 알게 됐고, 삼성벤처투자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VC의 세계를 알게 됐다. 막연하게 엔지니어보다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VC의 세계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고 도전해서 이곳에 합류하게 됐다. 합류할 당시만 해도 이곳에서 운용하는 펀드 규모는 1000억원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VC였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투자한 스타트업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그리고 제가 함께 성장한 것이다.”6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 30여 곳 엑시트에 성공 엔지니어 출신의 심사역으로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0년 5월 정도에 바이오 스타트업 제이시스메디칼과 선박용 위성 안테나 제조 스타트업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투자에 성공한 것. 1년 도 채 안 되는 초보 심사역이 업계의 유명 인사가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는 당시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서 현재는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관련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보 심사역이 어떻게 투자심사를 통과했나”라는 질문에 김 부사장은 “인텔리안테클놀로지스 대표가 정말 발표를 잘한다(웃음)”며 웃었다. 그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 대표는 투자받으면 R&D에 투자하고 무조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다”면서 “이 기업에 초기 투자 이후 2번이나 더 투자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IT 서비스가 갑자기 성장한 것이다. 엔지니어 경력 때문인지 기술과 기기에 관심이 많았던 탓에 그의 눈에 투자할 곳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두나무, 리디, 직방, 에코마케팅, 왓챠, 패스트파이브, 스타일쉐어, 번개장터, 토스랩, 클래스팅, 자란다 등의 투자 스타트업 목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엑시트에 성공한 기업까지 합하면 흔히 말하는 포트폴리오가 60여 개 된다. 현재 관리하는 곳은 30여 곳”이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일궈낸 성과가 지난해 260여 억원의 연봉과 성과보수다. “올해는 어느 정도 성과 보수를 받나”라는 질문에 “외부에 나온 이야기처럼 매년 이 금액을 받는 게 아니다. 펀드 회수 상황 및 내부 규정에 따라 상여금을 분할지급 받게 된다. 금액은 내부 세부 규정에 따라 계산되기 때문에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웃었다. Q 김 부사장의 성공 스토리를 보고 VC 업계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이 더 많아졌을 것 같다. 미래의 심사역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VC업계는 매력이 있다. 이제 10대 초반이지만, 아들이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을 정도다.(웃음) 다만 실전 경험이 갖춰진 후 심사역에 도전했으면 한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이들이 심사역에 도전하고 있는데, 산업 분야에서 일을 해봤냐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우리 사무실에도 2년 전 심사역에 도전했던 후배가 있었는데, 그때 다른 곳에 가서 현장 경험을 해보라고 조언해줬다. 그 후배가 네이버 입사해 2년 정도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이곳에 다시 입사했다. 그 후배는 잘하고 있다. 현장 경험이 있다는 것이 심사역에게는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경험 유무가 심사역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수 조건이라고 조언한다. Q 심사역으로서 좋은 성과를 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심사역으로서 혁신 기업을 선호한다. 고성장기업펀드의 투자받은 기업인 두나무, 클러버추얼패션, 직방 등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기업이다. 특히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클러버추얼패션은 글로벌 패션 3D 디자인 SW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2014년 투자 이후 해외 진출에 도전했고, 지금은 글로벌 시장의 자이언트로 성장했다. 향후 10년이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그동안 투자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단기적인 실적이나 좋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단기 시세차익을 추구했던 투자는 대부분 좋은 수익이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장기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성과가 좋다. Q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기업과 투자업계의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제욱 하면 이제는 IT 서비스와 플랫폼, 그리고 B2B SaaS 분야 전문 투자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 투자사가 스타트업에 소개하는 것도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나도 초반에는 이런 신뢰가 없기 때문에 창업자를 만나기 어려울 때도 많았다. 스타트업 올해 현금 확보가 가장 중요그가 요즘 신경 쓰는 것은 투자한 스타트업의 관리다. 경제불황으로 투자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스타트업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트업은 초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수익 대신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루고 이후 이익을 얻는 것이 대부분이다. 영업이익이 전무한 스타트업이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필수다. 하지만 돈줄이 마른 투자사들은 투자 조건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이에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폐업에 이르는 경우도 늘어난다. 김 부사장이 투자한 곳도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한 곳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올해 스타트업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기금, 금융기관, 공제회 등이 출자에 소극적이기 떄문에 VC가 펀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VC의 투자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이 신경 쓰는 것은 투자 유치에 실패한 투자 기업들이다. 투자받지 못한 곳은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줄이고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에 내가 이사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 근래 스타트업은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투자 유치가 어려운 시기를 경험하지 못한 창업자가 많을 것 같다. 길게는 10여 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던 시기였다. 그래서 스타트업계도 충격을 받고 있다.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혼란에 빠져 있다. 나도 많이 부족하지만, 깨져본 경험이 있는 내가 창업자의 정신력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무적인 전략을 잘 세워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펀딩이 잘 안되면 과감하게 기업은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 사람을 정리하고 기업가치를 낮춰서 투자받도록 이끌고 있다. 이런 것들을 창업가들은 잘 못하니까, 내가 전략적으로 해결하려고 뛰어다니고 있다.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들은 주주들도 많기 때문에 과감하고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엄청난 고통이지만 늦추면 늦출수록 기업은 더 어려워진다. 시장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게 투자자이기 때문에 이런 위기에서는 투자자가 나설 수밖에 없다.Q 스타트업계 불황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길면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것 같다. 올해 끝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정말 어려운 시기다. Q 올해 어떤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할 것인가B2B 플랫폼 분야다. B2C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는 이제 나올 만큼 나왔고, 성과도 얻을 만큼 얻은 것 같다. 배민, 쿠팡, 야놀자, 토스, 직방, 무신사 등 B2C 서비스는 이제 포화상태라고 판단한다. 첫 번째 사이클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B2B 시장은 투자자 자체가 적다. 진입장벽도 높아서 플레이어도 별로 없다. 예를 들면 공장의 시스템을 AI화 할 수도 있고, 디지털화할 수도 있다. 이젠 B2B 플랫폼에 집중하려고 한다. Q 요즘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해외 진출이다. 국내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을 만들었다. 동남아 지역에 정통한 전문가를 채용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에도 지사를 만들 계획이다. 이게 우리 경영진의 목표다. 현재 해외 네트워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해외 펀드에 직접 출자하고 있다. 15개 펀드에 출자했다. 미국이나 동남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해외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 이런 네트워크를 계속 늘려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6일 미국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가서 한국인 창업가 모임에서 강연하게 된다.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려고 한다.

2023.01.09 11:00

9분 소요
프롭테크 시장에 ‘제2의 타다’ 사태 재연되나…논란의 ‘직방 금지법’

IT 일반

‘직방’이나 ‘다방’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지역·평형·가격 등을 설정해 나에게 맞는 매물을 찾는다. ‘오늘의 집’ VR/3D 서비스를 이용해 인테리어 견적을 낸다. 도시재생 공간솔루션 기업 ‘글로우서울’이 탈바꿈시킨 ‘힙한’ 카페에서 주말을 보낸다. 프롭테크(Proptech, Property technology의 합성어) 서비스는 일상에 이미 들어와 있다. 프롭테크는 흔히 ‘부동산 시장의 미래’라고 불린다. 부동산에 ICT 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서비스를 흔히 프롭테크로 말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등의 하이테크 기술이 부동산에 접목돼 디지털 전환을 이룬 것이다. 프롭테크는 2000년 초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공 오픈 데이터 정책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프롭테크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로 꼽기도 했다. 한국에선 2015년을 기점으로 프롭테크 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 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비대면 사회의 본격화, 최신 기술의 등장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큰 성장세를 보였다. ━ 프롭테크업계 위협하는 ‘직방 금지법’ 한국은 미국, 유럽, 중국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 프롭테크에 대한 투자가 시작돼 2018년에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발족했다. 당시 회원사는 직방, 스페이스워크 등 26곳에 불과했다. 2022년 현재 회원사는 376개로 크게 늘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이 중 162개의 프롭테크 스타트업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5조원을 크게 웃돈다. 프롭테크의 사업 영역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중개 및 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등이다. 중개 및 임대 사업이 전체 프롭테크 사업의 약 80%에 이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임대차 관리와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부동산 개발, 더 나아가 도시재생과 산업 안전 영역까지 넓혀가고 있다. 프롭테크 사업 간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양상도 보인다. 지난해 가장 큰 투자금을 유치한 프롭테크 기업인 상업용 부동산 중개 플랫폼 ‘알스퀘어’가 대표적인 예다. 알스퀘어는 오피스 중개부터 물류 센터, 리테일 상업 시설, 인테리어·리모델링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지난해 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공유 오피스 프롭테크 기업 ‘패스트파이브’도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인수하며 부동산 자산운용업에 진출했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오피스와 거점오피 등 사무 공간을 단순 재임대하는 초기 사업 모델에서 부동산 개발업까지 발을 넓힐 예정이다. 패스트파이브 관계자는 “위워크, 스파크플러스 등 경쟁업체들과 한정된 시장을 공유하고 있지만, 사무실 리모델링 서비스 모버스나 종합 IT 컨설팅 서비스 파이브클라우드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찾아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이러한 분야에 더욱 주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프롭테크 업계를 겨냥한 규제 법안이 발의돼 스타트업과 기존 전통업계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논란이 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4일 발의한 법안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를 법정 단체로 지정하고, 앞으로 개업하는 공인중개사는 협회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한공협이 윤리규정을 신설해 중개사들을 지도·감독할 수 있고, 부동산 거래 교란 단속 업무도 위탁받아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프롭테크업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한공협이 협회의 이익에 반하는 중개사나 프롭테크 업계를 압박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한다. 이에 한국프롭테크포럼은 긴급 간담회를 여는 등 ‘직방 금지법’ 또는 ‘부동산판 타다 금지법’이라고 규정하며 항의하고 있다. 반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시장 교란을 방지해 국민 피해를 막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보기술(IT)을 앞세운 디지털 전환 양상에 따른 기존 업계와 신생 업계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VCNC의 ‘타다’가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한 법적 제재를 받아 서비스를 중단한 초유의 사태가 그 시초다. 로앤컴퍼니의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간 대립도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신산업 발전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며 적극적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자 리걸테크 스타트업 전반의 사업확장이 어려워진 것이다. 신구 산업 간 갈등이 벌어지는 가운데 정부 부처의 적극적 중재자 역할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업계 간 경쟁 포화로 성장 둔화 우려 급격히 늘어난 프롭테크 기업들로 인한 업계의 경쟁 포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해 프롭테크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방과 다방 운영사인 스테이션3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9월 기준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91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개업 건수가 199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감소한 수치이다. 인천, 강원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폐업 및 휴업 건수가 개업 건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개업공인중개사 수도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 국면으로 돌아섰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 교수는 “유동성이 줄어들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프롭테크 업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기술력을 탄탄히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아닌, 이제 투자를 받는 기술 개발 단계인 스타트업들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공인중개사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 개업하는 공인중개사가 줄면 광고비 역시 감소한다. 또한 거래량 절벽으로 공인중개소 자체의 수익이 줄면 광고비를 줄여 중개 플랫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진유 교수는 “경기 회복이 됐을 때는 기존 거대 프롭테크 플랫폼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양분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투자전문가는 부동산 업계에서 프롭테크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한국의 높은 모바일 보급률과 좁은 국토 그리고 높은 네트워크 효과 등으로 볼 때 국내 프롭테크의 발전 잠재력은 높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부동산 역 디지털화(기존 디지털화로 구축된 빅데이터 사업이 오프라인으로 진입하는 현상)로 인한 플랫폼 기업과 오프라인 사업자 간 갈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 간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2022.11.08 14:37

4분 소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하이브리드 근무' 뜨자 오피스 공실 ↓

부동산 일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가시화하며 잠자던 오피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증(COVID19) 확산 이후 근무방식에 변화를 주는 기업이 늘고 있어 다양한 공간 활용 방식이 각광받고 건물 공실률 또한 떨어지고 있다. 15일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오피스공실률은 10.4%로 2013년 2분기 9.3%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을 제외한 상업업무용 거래량 역시 지난 2월 1만655건에서 3월 1만4329건으로 34.48% 증가했다. ━ 대기업에 분 ‘공유오피스’ 바람…수요 창출에 한 몫 무엇보다 기업들이 점차 공유오피스, 거점오피스를 활용하고 출근과 재택근무 선택을 지원에게 맡기는 일명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무실 수요도 창출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부터 공유오피스 전문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반포, 서초, 홍대, 일산, 광화문 등 수도권 일대 23곳에서 거점 오피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기업들도 재택근무와 거점 오피스, 하이브리드 근무 등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의 조치가 업무에 미치는 효과 또한 긍정적이다. 최근 시스코 시스템즈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7개국에서 근무하는 2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 시스코 글로벌 하이브리드 근무 연구’ 결과, 국내 응답자의 59%는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해 업무 집중도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고급인력 확보가 쉬워 임차수요가 집중되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광화문을 중심으로 공실률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 성장하는 오피스 플랫폼, 건물투자 다시 늘까 새로운 흐름에 따라 오피스 플랫폼 업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패스트파이브 매출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347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고용인원도 올해 6월 기존 328명으로 1년 만에 2423% 늘었다. 이는 패스트파이브가 단순 사무실 재임대 사업에서 벗어나 ‘오피스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생긴 성과로 풀이된다. 1인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한 멤버십 서비스 ‘파이브스팟’ 뿐 아니라 대형기업이 원하는 사무실 매물을 알아봐주고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관리까지 전담하는 ‘모버스’ 서비스 역시 실적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처럼 대형 사무실부터 쪼개 쓰는 소규모 1인 사무실까지 건물의 공간 활용도가 다양화하고 임대 수익이 커지면서 국내 오피스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존 큰 사무실을 작게 쪼개는 근무방식이 생겨나면서,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며 “이에 더해 오피스는 종부세 부과, 양도세 중과, 청약 규제, 전매 등의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많은 투자자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2022.08.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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