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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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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우르르’ 여행·소비 활발…은행, 관련 이벤트 속속

은행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가 상반기 기준으로 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누적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해외소비가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은행권 또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을 대상으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해외여행족 잡기에 나섰다.해외서 펑펑 썼다…여행수지 적자 6년만에 최대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는 64억8040만 달러 적자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2018년 87억4050만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여행수지는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떠나 쓴 돈과, 외국인이 한국여행을 하며 쓴 돈의 차액을 의미한다. 여행수지가 적자면 한국인이 해외여행하며 지출한 금액이 한국을 관광하는 외국인의 지출액보다 크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외국인이 한국으로 여행이나 유학·연수를 와서 쓴 돈(여행수입)보다 한국인이 외국으로 나가 쓴 돈(여행지급)이 크게 늘면서다. 상반기 여행수입은 78억 4160만 달러에 그쳤지만 여행지급은 143억 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상반기 기준으로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년도별로 살펴보면 ▲2022년 34억9670만 달러 ▲2023년 57억5910만 달러 ▲2024년 64억8040만 달러다. 올해 6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여행수지가 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 수입이 여행 지급보다 더 크게 줄면서 적자 폭이 5월 8억600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출국자 수 증가로 해외여행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간 한국인의 수는 1402만명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770만명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지난해 국가별 방역조치 완화 후 항공사 운항이 본격 재개되고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회복돼 여객 증가세가 올해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슈퍼 엔저’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한국개발연구원(KDI) 또한 최근 발간한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소비는 상품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해외여행‧해외소비와 밀접한 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은행권 관련 이벤트·서비스 내놔은행들 또한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해외여행 관련 이벤트와 특화 서비스를 내놓으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 우선 우리은행은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오는 10월 31일까지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인천공항 환전 고객 이벤트’를 시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고객이 금액 제한 없이, 외화를 사거나 팔 때 모두 환율우대 가능하며 대상자는 우리은행 인천공항 영업점·환전소에서 환전하는 내국인 고객이다.이벤트에 참여 하려는 고객은 공항 환전소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인식하거나 WON뱅킹을 통해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랜덤 추첨을 통해 환율우대 쿠폰도 받을 수 있다.지난 8월 20일 케이뱅크는 GLN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앱에서 해외결제가 가능한 ‘GLN 해외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해외에서 모바일로 간편하게 QR코드 또는 바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태국·대만·라오스·일본·괌·사이판 등을 비롯해 해외 10여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환전 수수료나 별도 해외 가맹점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으며 0.3%의 이용 수수료만 적용된다. 결제를 위한 환전 절차도 필요없다. GLN에 미리 원화를 충전해두면 결제 시 환율로 자동 환전돼 결제된다. 24시간 환전 신청이 가능하며, 최대 90%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케이뱅크는 보험비교플랫폼 ‘토글’, 글로벌여행플랫폼 ‘트립닷컴’과 협업해 고객 혜택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 고객이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호텔·항공권·액티비티 등 예약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앞서 KB국민은행 또한 여행 전문 회사인 ‘참좋은여행’과 업무제휴에 나섰다. 해외여행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예약 시 경비 지원 혜택과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최근 6개월동안 외화로 환전한 이력이 있는 고객이 KB스타뱅킹의 ‘환전고객 전용혜택’에서 제공하는 쿠폰번호를 입력하고 패키지 상품을 예약 시 가이드·기사 경비를 면제 받는다. 토스뱅크는 최근 ‘외화통장’ 보유 고객들에게 일본 여행 맛집 순위, 일본 공항 내 ATM 위치 찾기 기능와 같은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체크카드로 발생한 해외결제 가맹점 승인건수를 활용해 ‘일본 맛집 톱(Top) 10’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토스뱅크는 일본 주요 공항(도쿄 나리타·도쿄 하네다·후쿠오카·오사카·삿포로) 내 ‘출금 수수료 무료 ATM 위치 찾기’ 서비스도 도입했다. 토스뱅크는 앞으로 해당 서비스 도입 국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해외여행 관련 이벤트와 신규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이 추후 은행의 대출·예금 등의 고객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8.31 07:01

4분 소요
[세이노 칼럼 단독 공개] ‘세이노의 가르침’ 못다 한 이야기

전문가 칼럼

인연이란 참 놀랍다.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을 돌아보며 ‘세이노 열풍’을 주목하기로 했다. 취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그의 글을 직접 소개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세이노의 가르침’을 쓴 저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1955년생 1000억원대 자산가다. 대외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의 문장처럼 까탈스럽고 고집스러우며 대화가 통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선입견이었다. ‘어른이 사라져가는 시대’를 보고 자란 기자 홀로 가진 착각이기도 했다. 취재하며 느낀 그는 까탈이 아닌 세심함을, 고집이 아닌 신념을 지닌 어른이었다. 상대방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인물이란 평도 인상에 남는다. 세이노는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각주 성격인 이 글을 보내며 첫 문장에 “인터뷰 요청은 사양하였으나 20여 년 전 이코노미스트에 글을 쓴 인연조차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이 글을 인터뷰 대신 쓴다”고 했다. 본지는 잊고 있던 인연의 소중함을 필자가 일깨워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713호(12.4~10) 커버스토리로 시작한 ‘세이노 열풍’ 기획을 이렇게 저자가 직접 쓴 글로 매듭지을 수 있게 됐다. 힘든 한 해였다. 내년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른’ 세이노의 글로 올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남이 떠먹여 주는 숟가락에는 독이 묻어 있기 마련…직접 손을 놀려라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중 많은 수는 미래에 보유하고픈 자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말하곤 한다. 이를테면 “나는 10년 후에 100억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는 식이다. 나는 어땠을까? 결혼 후 최우선 목표는 집 하나 장만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에게 숫자로 표시되는 목표는 전혀 없었고 “한 달에 1000만원을 벌자” 같은 생각도 전혀 없었다. 혼자 벌레처럼 살면서 복권을 사던 시절에는 미래의 내가 부자로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이후에는 내 두뇌에서 그런 상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1년 후에 대한 계획도 없었다. 내가 계획하는 미래는 길어야 3개월 정도였고, 오로지 고객의 신뢰를 쌓아가면 수입은 늘어날 것이라고만 믿었다. 그러던 중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경매 직전의 아파트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끼고 샀다. 그 후 사업에 재정적 어려움도 많았으나(7000만원 받을 어음이 부도난 일도 있었다) 아파트 매입 5년 후 면적이 2배인 다른 아파트를 현금 구매 후 이사한 뒤에도 금전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고 그저 모으고 정기예금만 했다. 어느 날 부채 없이 보유 현금이 20억원이 되자 은행 금리가 연 10% 이상 되었던 시절이었기에 이자 범위 안에서 돈을 쓰기 시작하였다. 여전히 몇억 부자가 되자는 그런 생각은 꿈속에서도 하지 않으면서 사업과 투자를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2·3년에 한 번 정도 자산을 살펴보니 부채는 전혀 없이 자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다. 물론 운도 따라주었지만, 사업과 투자를 제대로 한 덕분이고 독자들에게 그 방법을 자세히 얘기한 적은 외환위기 당시의 달러 투자와 전동 현수막 걸이 이외에는 거의 없는 듯싶다. 돌이켜보면 한 번도 돈의 액수를 목표로 삼지 않았던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목표액을 채우려다 보면 사람들에게거짓말이나 뻥튀기도 할 것이고 직원들에게 야박한 월급이나 주면서도 최대한 부려 먹고자 했을 것이며 그 결과, 나의 인티그리티(Integrity·머릿속에서 옳다고 믿는 생각들과 행동이 엇갈림 없이 하나된 상태, ‘세이노의 가르침’ 186쪽)는 박살 나면서 나 자신이 내가 침 뱉던 대상으로 변하여 거울을 볼 때마다 내 모습이 구역질 날 정도로 역겨워져서 나를 이 세상에서 사라지도록 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돈을 빨리 벌려고 하면 돈을 못 번다는 말이 진리라고 믿는다. 어쨌든 내 책을 읽은 독자들 중 일부는 종종 내게 질문한다. 시간을 아껴 자기 개발을 해 종잣돈을 모으라는 것은 알겠는데 ‘종잣돈을 모은 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째서 총론은 이야기하면서 각론은 알려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숟가락으로 돈을 떠먹여 주기를 바라는 자들이고 비싼 강의 하나 잘 들으면 “무협지에서나 나오는 기연과 비급을 얻게 되어” 팔자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어리석은 닭대가리들이다. “남이 떠먹여 주는 숟가락에는 돈이 아니라 독이 묻어 있다”(내 책을 출판한 차보현 대표의 말이다)는 것을 왜들 그렇게 모를까?나를 개인적으로도 알고 있는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가 MZ세대이면서도 대학교 강의에서 내 책을 교재로 사용하기에 ‘어째서 세이노는 총론만 얘기하고 각론은 얘기하지 않는지’를 설명해 보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왔다.● 세이노는 종잣돈을 모으라고 하면서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 쌓인 돈이 부자가 될 종잣돈이라고 말하지만, 종잣돈의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 것인가, 종잣돈의 기준과 가치는 독자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몇천이 종잣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몇억이 종잣돈이 될 수 있다. 종잣돈의 금액이 다르듯이 돈을 모으는 기간도 다르다. 독자마다 수입이 다른데 어찌 모으는 기간이 같겠는가.● 종잣돈은 독자의 가치관과 처한 환경, 우선순위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부자마다 부자가 된 과정이 다르듯, 종잣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공통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이노는 독자가 어떠한 상황인지, 독자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모르기에 종잣돈의 활용법에 대하여서는 침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종잣돈을 모으는 단계까지는 일종의 보편적 방식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르침을 준 것이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타인에게만 의존하면 독자 생존할 수 없다. 세이노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주었다면 1인치씩 전진하는 걸음(종잣돈을 증식하려는 노력)은 철저히 독자의 몫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줄 아는 독자라면 누군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종잣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깨칠 것이다. ● 영화 ‘위플래쉬’(Whiplash)에서 앤드류의 음악은 플래처 선생의 채찍질(Whiplash)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그와 맞서 싸우고 필사적으로 분투하면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지휘자 플래처는 앤드류가 전혀 모르는 곡으로 교묘히 바꿔 그를 함정에 빠뜨리지만, 앤드류는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카라반’(Caravan)을 당당하게 독주하며 폭군 플래처까지 흥분시킬 정도로 최고 스윙을 폭발시킨다. 즉, 영화에 나오는 앤드류처럼 독자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만의 게임(인생)’을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 세이노의 진짜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맞다. 종잣돈에 대한 얘기도 맞고, 스스로 자기만의 게임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맞다. 영화 ‘위플래쉬’는 드러머인 주인공 앤드류가 최악의 갑질 폭군인 선생 밑에서 끝없는 경멸과 모욕과 멸시를 당하지만 결국은 그 선생을 이겨내며 음악적 성취를 이루는 이야기이다. 사업을 하면서 나도 그런 갑질을 하곤 했지만, 격려와 칭찬은 물론 두둑한 보너스도 잊지 않았기에 플래처의 내리꽂기만 하는 교육방식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주인공의 반응은 크게 공감하며 흥미롭게 보았다.1970년대 말, 20대 초반이었던 내가 미군 부대 안의 대학에 다니면서 학원과 기독교 관련 서적 번역으로 돈을 벌고 있던 때의 일이다. 번역일을 꽤나 하며 우쭐하던 시기에 어느 기독교계 대형출판사에 번역 지원을 하였더니 짧은 영문 자료를 시험 삼아 번역하여 오라고 했다. 제목은 데올로구메논(theologoumenon). 조직신학 용어인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힌트를 좀 얻으려고 여러 도서관을 뒤져봤지만 내가 받은 원문이 독일어 신학백과사전 ‘사크라멘툼 문디’(Sacramentum Mundi)의 영어번역본에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만 미군 군종장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결국 몇 주 동안이나 끙끙대며 헤매다 직역으로 원고지 15매 정도를 번역하고 그 출판사의 번역 총책임자에게 직접 제출했다. 그분은 내 원고지 몇 매를 읽다가 휙 내 얼굴에 집어 던지면서 짜증 섞인 음성으로 “이걸 번역이라고 했어요?”라고 내뱉는 것 아닌가. 그 순간 나는 모욕을 당한 것에 자존심이 상하고 ‘독일어 원문을 영어로 번역한 건데 헤매는 게 당연한 거 아냐?’하는 생각에 그냥 나가버릴까 하는 충동도 순간적으로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내 실력이 너무나도 창피했다. 내 원고는 내가 읽어도 이해가 안 되었으니까. 나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원고지들을 모은 뒤 벌게진 얼굴로 공손히 말했다. “저 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이 플래처 선생과 다른 점은 아주 무뚝뚝했지만 “한번 해보시겠어요?”라고 내게 물었다는 것이다. 그날 저녁 나는 종로서적에서 당시 독일 유학 중이던 고영민 목사가 번역한 조직신학 책과 그 책의 원서를 동시에 구입했고, 그 뒤 번역문을 원문과 한 문장씩 대조하며 한 달 이상을 철저히 혼자서 나만의 게임을 했다(원서 저자가 ‘루이스 벌콥’이었는지 ‘찰스 하지’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번역서로는 두 저자의 조직신학을 모두 읽었다). 그 다음 데올로구메논의 의미를 이제는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번역 일감을 받으러 그곳에 다시 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 번역 원고가 그대로 최종 원고로 인정받는 사람으로 올라섰다. 1. 부동산 이야기사람들이 투자 각론을 알고자 하는 분야는 부동산·주식(채권 포함)·사업·장사일 것이다. 가장 많은 질문이 들어오는 분야는 부동산인데 사람들은 나를 전국구 부동산 상담사 정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전혀 아니다. 나는 내가 탐내는 물건이나 내가 보유한 물건과 관련하여서만 공부하지, 전국의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당신이 갖고 있거나 구매하려는 부동산에 대해 내게 메일을 보내 봤자 내가 오랜 시간을 투자해 그 지역에 대해 조사할 리는 전혀 없으므로 시원한 답은 결코 줄 수 없다.(법적인 문제로 인해 메일을 보내는 독자들도 꽤 있는데 내가 힌트 한두 마디 정도는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법을 새로 공부하여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될 것이다.) 내가 부동산 하나를 사려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곤 하였는지 당신은 모를 거다. 한 번은 100여 개 이상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며 소유주의 나이, 관계회사 재무제표, 대출 상황 등을 전부 분석한 후 마음에 드는 것들만 추려낸 적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기까지 3년을 계속 지켜보다가 매입하기도 했다. (비단 부동산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나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그것과 관련된 것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변기에 앉아서 한 시간 이상을 서류에 몰두한 적도 가끔 있었는데 직원은 내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은 줄로 착각하여 작은 소동이 일어났던 적도 있다. 사람들은 가끔 내게 왜 그렇게까지 파고드느냐고 묻기도 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니냐고까지 하는데, 사실이 뭔지도 모르고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생각하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 자칫 고통 속에서 처절한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솔깃한 얘기일수록 들리는 대로 믿어 버리기 쉬운데,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서 뒤쪽에 쓰겠다.)당신이 부동산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였다 할지라도 갓난아이 우유 먹이듯이 누군가 떠먹여 주기를 바란다면 조만간 사기나 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 대부분의 사람은 복잡한 등기부등본 분석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친구들이나 부동산중개업소 혹은 강의팔이들이 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이다가 부동산을 매입한다. 전세 사기범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 역시 사람들이 일부 개X 같은 중개사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너무나 잘 믿어 버리기 때문이다. 내 말이 틀렸는가? 부동산 시장의 흐름부터 배워야 할 것 아닌가. 그러려면 경제신문이나 경제주간지 하나 정도는 반드시 종이로 구독하여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고? 당신 눈에 들어오는 제목의 기사만 읽을 텐데? 당신 눈에 숨어 있는 기사들은 지면을 펼쳐 볼 때나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당신 나이와 상관없이 부동산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그렇게 공부 좀 하여라. 이미 20여 년 전에 “부동산에 빨리 눈 떠라” 하면서 무엇부터 배워야 할지도 말하지 않았던가(‘세이노의 가르침’ 707쪽). 2. 부동산 경매 이야기동아일보 칼럼 연재의 마지막 회(2001년 9월 12일)에서 나는 아래 글을 쓴 바 있다.“작년에 서울 강남에서 지은 지 2년 된 빌라트가 경매시장에 나왔는데 대지와 건물에 대해 모두 저당이 잡혀있었으나 대지에 대한 저당권 문제만큼은 낙찰자가 해결해야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붙어있었다. 결국 대지권 없이 건물 소유권만 갖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런 집은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있어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입찰에 참여하여 감정가의 반값에 낙찰받았다.”그 특별매각조건은 대지 지분에 대해 근저당이 과도하게 잡혀 있는 별도 토지등기가 낙찰자에게 인수된다는 것이었다. 즉 대지 근저당권자가 경매낙찰가에서 대지분 가격을 분배하여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경매로 인해 소멸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경매 전문가들은 모두 위험한 물건이라고들 한다. 위험한 것은 맞다.대지에 대한 근저당은 건설사가 대위 등기한 것이었다. 등기부의 복잡한 기재 내용들을 살펴보니 건물분 소유권자는 A이고 대지지분의 소유자는 실제로는 A와 B였으나 등기법적으로는 A였다. A와 B는 모두 건설사에 대한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C에게 대지지분의 양도 계약을 하였으나 집합건물에서 건물분 소유자와 대지분 소유자가 다를 수는 없으므로 C의 명의로 등기가 되지는 못한 상태였다. 건설사가 대지지분에 설정한 채권최고액은 8억5000만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낙찰받았던 금액은 4억2000만원 정도였다. 낙찰 후 내게 지대(대지사용료)를 청구한 자가 있었을까? 없었다. 등기부상 경매물건 소유자는 법적으로 A였고 낙찰된 부동산의 직전 소유자가 낙찰자에게 지대를 청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근저당권자였던 건설사에서 내게 대지지분을 사라고 권유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하려면 C가 동의하여야 하는데 C는 등기부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채권자나 채무자도 아니었고, 경매 낙찰가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입찰하려는 사람으로 추정되었다.(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몇 %나 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는 이곳을 전세금 4억원에 임대하고는 이 물건이 세월이 지난 후 다시 경매되도록 하고자 했다. 왜? 이런 집합건물이 세월이 지나 다시 경매로 나올 때는 이미 이전 경매에서 특별매각조건을 낙찰자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경매가 진행되었으므로(그 조건이, 근저당권자에게 돈을 실제로 주고 대지지분에 대한 별도 등기를 반드시 해지시키라는 것은 전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건물분과 대지분의 소유자는 동일인으로 간주된다. 결국 두 번째 경매에서는 대지분에 대한 별도의 등기는 사라지고 감정가에서의 건물분과 대지분의 비율대로 낙찰가가 분배되어 대지분 근저당권자에게 지불된다. 결국 1차 경매에서는 전세금 수준의 비용으로 낙찰을 받고, 전세금을 받은 후 세월을 기다렸다가 다시 경매로 처리되게 낙찰자가 “자의적으로” 만들면 큰돈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부동산 가격 인상분 정도는 그대로 챙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월이 좀 지난 후 이루어진 두 번째 경매에서 낙찰자는 C였다. 내가 회수한 돈은 전세금 등을 제외하고 약 1억9000만원이었는데 투자 기간이 예상보다는 길었지만 세금 등을 포함하여 4000만원 정도 투자하고 거둔 수익으로는 괜찮았다.자, 내가 동아일보에 특별매각조건 관련하여 칼럼을 쓰고 나서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내게 이 경매와 관련하여 질문한 자가 있었을까? 한 명도 없었다. 오늘 날짜로 검색하여 봐라. 토지별도등기 인수라고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있는 경우 2번의 경매를 이용하여 이익을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단 한 명이라도 글을 올리거나 책에 쓴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22년 전 칼럼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돈이 돈을 버는구나’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지식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먼저 지식을 쌓고 사람들이 지식 부족으로 입찰을 꺼리는 경쟁이 약한 물건을 찾아라.” 지식을 쌓으라는 말은 스스로 공부하라는 뜻이다. 경매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의 책이 아니라 경매법 자체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책부터 먼저 읽고 공부하여라. 등기법 역시 경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법원공무원교육원 교수였던 분이 쓴 ‘집합건물의 등기’(신언숙·육법사)인데 오래전에 절판되었다. 절판된 책의 중고품을 몇만원씩 지불하고 사는 사람을 나는 평상시에 도서관을 가까이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본다. 대한민국에서 출판된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전부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협약된 도서관에 가면 지정된 PC에서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 원문을 볼 수 있고 대부분 복사도 가능하다. 협약된 도서관은 공공도서관·대학도서관·전문도서관 등이 있는데 당신이 사는 동네에도 틀림없이 있을 작은도서관(전국에 약 7500개나 있다)도 협약 도서관이고 해외에 있는 외국 도서관들 중에도 협약 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에서 절판된 책을 읽다가 보유하고픈 부분을 복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A4 1장당 40원이므로 2쪽씩 인쇄하면 1쪽당 20원이다. 법적으로는 책의 3분의 1분량 정도만 복사가 허용된다.(나는 국회도서관도 몇 번 이용한 경험이 있는데 민간인용 주차장이 너무 멀다.) 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하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동산중개사들을 불러 교육을 시키는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계약을 맺고 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주인이 바뀌면 HUG에서 임대 조건이 바뀐 것으로 치부하여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수 있으니, 임차인에게 매달 등기부등본을 떼 보고 주인이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하라고 한다고 들었다(다중언어를 구사하는 글로벌 공인중개사 MINO가 알려주었다). 미쳤나? 대한민국에서 매달 자기가 사는 집 등기부등본을 떼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외국인 임차인은? 그것보다는 집주인이 바뀌면 자동으로 임차인과 HUG에 알람이 가도록 시스템을 바꾸거나, 시스템 변경에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면 모든 임대차계약서에 “부동산 소유권이 변경되는 계약이 발생하면 계약일로부터 3일 이내에 임차인과 HUG에게 동시 통보하여야 한다. 이를 어기는 경우 임대인은 이러저러한 벌을 감수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강제 삽입되도록 하면 어떨까? 3. 사업과 장사 이야기1980년대 말, 여름 길거리에 있는 건물 지하 1층의 식당이나 찻집 같은 곳을 가게 되면 대부분 퀴퀴한 냄새가 났다. 지하층 벽체에 스며든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면서 나는 냄새였고 습기를 제거하는 전기 제습기를 설치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였다. 그 당시 청계천과 용산 전자상가들의 상점들에서는 미국 월풀(Whirlpool)의 제습기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가격이 40만원대 후반이었다. 나는 경쟁력 있는 제습기를 수입하여 판매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월풀 제습기를 하나 구입하여 사용자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았다(제습기의 작동 원리 및 부품들의 기능 등을 배우고, 마케팅 측면에서 월풀 제습기에 있는 약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약점이 없으면 포기하려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고 하지 않던가). 제습기는 거의 대부분 바닥에 놓게 되므로 전원 스위치나 제습 강도를 조정하는 스위치 같은 것은 모두 상부에 있어야 할 텐데 월풀 제습기의 스위치들은 사용자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제습기 전면에는 물 세척이 가능한 공기필터가 있고 하부에는 습기를 빨아들여 응축시킨 물이 고이는 물통이 있었다. 물통이 가득 차면 표시등이 켜져서 물통을 비워야 함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물통을 비우려면 벽체 가까이에 놓은 무거운 제습기를 앞으로 잡아당긴 뒤 그 후면에서 물통을 빼내야 하는데 제습기 본체에 바퀴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물이 가득 담긴 물통을 빼내는 과정에서 물이 출렁거렸고 상당히 번거롭게 느껴졌다. 물통을 빼내는 곳이 제습기 전면에 있고, 응축된 물이 직접 건물 내 배수구로 나가도록 할 수 있는 호스 연결구가 뒷면에 있는 제품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디자인도 월풀의 고전적 디자인보다는 모던한 디자인의 밝은 색상이 더 좋아 보였다. 제습 용량은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회사별 차이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페더스(Fedders)의 제품이었다.그 제품을 즉시 수입했을까? 사업이 그렇게 쉽게 진행되겠는가? 법적으로 복병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판매용 전기용품은 수입 이전에 KC 안전 인증을 받아야 수입 통관을 할 수 있었다. 안전인증을 받는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했으며 사후서비스를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도 밝혀야 했는데 나에게는 버거운 과제였다(현재 수입 하이브리드 슈퍼카 중에는 충전 코드에 대한 안전 인증이 쉽지 않기에 이미 인증을 받은 국산 제품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그 당시 알게 된 것: AC(교류) 전원을 사용하지 않는 DC(직류) 전기용품은 안전 인증이 면제되었기에 AC를 DC로 바꾸어 주는 트랜스를 이미 인증받은 국산으로 제공하면 된다는 것. 이를테면 워터픽(구강세정기)같은 경우 220V용이면 수입판매하는 데 애를 먹지만 직류용인 경우는 국산 트랜스를 끼워 팔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오디오 스피커 같은 것은 앰프에 물리는 것이므로 안전 인증이 없다는 것(이런 규정들이 요즘은 전자파 문제 때문에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자, 어쨌든 제습기는 AC 전원을 사용하여야 했다(그 당시는 110V와 220V가 혼용되던 시기였다). 나는 관세청의 품목별 수입 제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두꺼운 관세품목 분류표(HS code) 책자를 구입하여 살펴보았고 거기서 제습기는 전기사용량이 일정 수준이 넘으면 KC 안전 인증이 면제되는 산업용으로 분류되어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페더스의 제습기 중에서 하루 제습량이 가장 큰 제품 한 종류만을 수입하기로 하고 페더스 본사의 아시아 담당자와 접촉하였다. 여름이 오기 전, 컨테이너 1개분을 꽉 채운 제습기가 도착하였다. 당시 내 사무공간까지의 도착 가격은 제습기 1대당 25만원 선이었고 판매가격은 경쟁사 제품과 비슷하게 48만원으로 정했으며 기존에 컴퓨터나 음향 설비를 판 곳과 도서관들에 안내문을 먼저 돌렸다. 청계천이나 용산 전자상가에는 단 1대도 위탁판매용으로 전달하지 않았고 할인판매도 금지하였다. 판매 방식은 방문 구입 혹은 현금이체(화물발송비 별도)만 하였고 불티나게 팔렸기에 추가 수입을 부랴부랴 하였다. 판매가 잘된 이유는 경쟁사 제품의 약점들을 정확하게 파고들면서 무료 사후서비스를 무려 5년으로 해주었기 때문이다(퀴즈: 나는 무슨 배짱으로 5년을 내걸었을까?) 구매자가 고장 난 제품을 가져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30분 이내에 수리해 전달하며 3회 이상 고장이 나면 신품 교환 조건이었다. 실제로 고장 난 제품이 들어오면 신품에서 겉 케이스만 제거하여 교환한 후 바꿔주었고(15분도 안 걸렸다) 손님이 간 후 비로소 무엇이 문제인지를 체크하였는데 내부에 있는 컴프레셔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음도 그때 알았다.제습기 판매로 1년마다 서울 맨션아파트 한 채 값 이상의 수익을 올린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페더스 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한국의 큰 회사에서 내가 수입하던 물량의 2배를 수입 약정하겠다면서 독점권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미원통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포기하겠다고 했다. 물량을 키우려면 용산과 청계천에 상품을 도매가격으로 깔아야 하고 전담 영업사원도 지정하여야 하며 외상값을 못 받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결국 물량을 2배로 키워도 내 손에 쥐어지는 수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중단하기에는 수익이 컸기에 멕시코로 날아가서 페더스의 남미 담당자와 접촉하였다. 큰 조직일수록 영업 담당자들은 서로 정보 공유를 안 하므로 남미 담당자는 나에 대해 전혀 몰랐고 손쉽게 물건을 주문할 수 있었다. 컨테이너들이 멕시코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것을 한국으로 보낸 뒤 귀국하였고 더 이상 가져올 물건도 없었으므로 천천히 느긋하게 팔았다(물량을 2배로 늘려 수입하겠다고 한 그 회사에서 그 후 따로 물건을 들여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나의 방해 공작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미수금 발생은 전혀 없었고 나는 5년 서비스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독자들에게 알려주려는 내용은 첫째 어 이게 왜 없지? 하는 자각, 둘째 경쟁제품의 약점 파악, 셋째 법적 장애물을 뛰어넘는 지식, 넷째 많이 파는 것이 장땡은 아니라는 것, 다섯째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5년 무상서비스 약속 준수이다. 장사는 어떨까? 이미 내가 내 책에서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다. 사람들 대다수가 망하여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어느 독자가 그 흔하디흔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오픈하였는데 몇 개월도 안 되어 대박이 났음을 전해왔다. 그 비법이 무엇이었을까?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좁은 길로 간 것뿐이었다. 정말로 비법이기에 공개하기 어렵다(내게 묻지 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장사를 할 때 남들 하는 것처럼 하면 망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약속은 지켜야 약속이다. 몇몇 독자가 내게 알려준 내용: 어떤 온라인 강의를 “100% 환불보장”이라고 하여 들었는데 막상 환불 신청을 하니 아래와 같이 답이 왔단다.“100% 환불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전체 강의를 수강 및 미션을 수행하세요. 2.배운 내용을 실전에서 실행하세요. 3.xxx 대표가 직접 수업에 배웠던 지식에 대하여 질문드리겠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모두 답변을 완벽하게 하세요. 4.그럼에도 삶의 변화가 없었다면 환불해 드립니다.”그래서 찾아보니 제목은 ‘ 돈이 따라오는 억대 소득의 자수성가법’이고 화면을 넘기면 ‘EVENT2 100% 환불보장제’라는 제목으로 “환불보장제 적용”이라는 구호를 여러 개 배경에 깔아놓고 강사 얼굴이 나오면서 “수강 후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면 100% 환불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나온다. 다시 화면을 넘기면 “안 되면 진짜 말씀하세요. 100% 환불보장”이라는 글 밑에 강사 얼굴이 나오고 “수업을 모두 수강하고 성과가 나지 않는 경우는 100% 환불해 드리겠습니다”고 나온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한 “100% 환불기준”은 마지막 화면 하부까지 가야 지금까지 나왔던 글씨들보다 훨씬 작은 글씨로 나온다(부동산이나 보험 광고에서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아주 작은 글씨로 써 놓는 것과 유사하다). “100% 환불기준”을 읽은 후 쌍욕이 전혀 나오지 않고 말 그대로 100% 환불보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 애초부터 환불 약속을 지킬 생각은 있었을까? 아무도 환불을 받아 가지 못했으므로 100% 모두 만족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도대체 누가 이렇게 광고하는 것일까? 심리전문가를 자칭하며 자기 강의만 들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하는 박세니다(강의 중에 박세니가 “세이노 그 사람 돈 많으면 뭐해, 정신과 다니는데”, “세이노가 그렇게 돈 많이 벌어봤자 매일 정신병약 먹고 있는데 무슨 소용이야”라고 틈틈이 걱정해 준다는 제보도 받았다. 내가 내 책에서 대장동 사건으로 불안해져서 정신과를 다녔다고 한 얘기 때문인 듯싶다. 그때 정신과 의사인 동창을 찾아갔더니 여러 가지 심리 조사와 몇 차례 상담 후 이렇게 얘기했다. “의사로서 뭘 해줘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너에게는 어떤 약도 의미가 없다. 심리 조사에서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심지어 죽음에 대해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너 같은 사람을 나는 처음 본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그런 네가 관련되지도 않은 정치적 부패 사건에 불안해하며 이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다. 네가 왜 그거까지 걱정을 하냐.” 어쨌든 현재 3가지 비타민과 가벼운 고지혈증 약을 매일 먹는 나에게 박세니는 정신병약까지 먹이고 싶은가 보다).100% 환불보장은 일정 기간 이내에 구매자가 불만족하면 무조건 100% 환불하는 것이지 구매자가 판매자의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처음일 것이기에 확실히 박세니는 선구자인 것 같고 “100% 환불보장”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최면을 일단 걸어 놓고 마지막에 그 환불조건을 작은 글씨로 표시하는 것 역시 최면을 강조하는 박세니답다. 4. 보험보험은 위험 대비용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 대해 나는 이견이 전혀 없으나 보험을 대여섯 개씩 드는 것은 보험설계사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본다. 꼬임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보험회사가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수익을 만들어 내는지는 알아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는 보험사들의 비밀 하나부터 얘기하자. 오래전 12월이 되면 나는 계좌에 20억원 정도 준비해 놓곤 하였다. 그때가 되면 유명 보험사 지점장들로부터 청탁이 들어왔는데 12월 31일 이전에 5억원을 입금하면 즉시 5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1년 후 5억원에 대해 은행 정기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것이었다(5000만원은 그 당시 백화점 대형봉투 하나에 만원권으로 모두 들어갔다). 당연히 나는 응하였고 연말을 기다리기까지 했다(이걸 몇 년이나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알고 보니 그 5000만원은 수십 명의 보험설계사 수수료로 떼어놓은 금액이었는데 보험설계사는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 신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던 시기였음에도 그런 일이 가능하였다는 것은 세무서나 감독기관도 잘 모르는 구석이 보험사들에 있었다는 뜻이고 지금도 여전히 일부는 남아있지 않을까?예를 들어, 혹시 기존 보험은 해지하고 새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걸 보험업법에서는 자사 승환이라고 하는데, 타사 승환도 있다. 자사 승환은 가입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가입 나이도 늘어나 예전보다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기에 6개월 이내의 자사 승환은 불법으로 금지되고 있음에도 기간에 상관없이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뭘까? 보험사에도 이익이 되고 설계사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승환 요청은 일단은 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보험은 크게 생명·손해·질병 관련으로 분류된다. 보험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분야는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비하는 생명보험이다(보험료는 가장 비싸지만 갑자기 죽을 확률은 낮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영업은 기본적으로 인맥을 바탕으로 한다. 당신이 보험을 들게 된 것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 권유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보험설계사는 없는 돈에 수입차를 사서 골프도 치러 다니고 명품도 걸치며 종교모임은 물론 갖가지 행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다. 인맥이 없는 경우에는 보험 가입에 관심이 있는 고객명단(DB)을 회사에서 받는다. 그 명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예를 하나 든다면 홈쇼핑에서 “상담만 받아도 사은품을 준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상담을 받았던 사람들의 정보가 분석·집약되어 DB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허접한 DB도 만들어지고 좋은 DB도 만들어지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1만원 할인쿠폰을 준다는 것도 당신이 예뻐서 쿠폰을 주는 것이 아니다. 여러 유명 생명보험사들이 그 전속 대리점 및 “모집위탁계약을 체결한 자”(보험설계사를 의미한다) 등에게 줄 DB를 만들고자 당신의 개인정보를 얻으려고 1만원 이상을 지불하기 때문이다(확신하건대 그 DB 중 일부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불법적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회사에서 준 DB에 의존하면 영업 수당도 줄어들고 인맥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그만두는 설계사들이 계속 나온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설계사들이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하니 고수익을 내세워 유인하는 것이다.요즘 보험설계사들은 생명보험의 하나인 종신보험을 상속세 절세용으로 국세청이 추천하는(또는 인정하는) 방법이라고 너도나도 선전하면서(인터넷 검색하여 봐라) 국세청이 발행한 ‘세금 절약 가이드’에 최적의 상속세 마련 방법으로 소개되었다고까지 말한다. 정말? 내가 2020년·2021년·2022년·2023년도의 ‘세금 절약 가이드’를 뒤져보았지만 “자녀 명의로 보장성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 여러 가지 상속세 납세자금대책 중 하나로 언급되어 있을 뿐이지 종신보험이 최적의 상속세 마련 방법으로 소개되었다는 것은 완전 뻥이다. 왜 뻥을 칠까? 그게 보험설계사에게 가장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상품이어서 그렇다. 어느 정도나 수수료를 주기에 그럴까?(종신보험이 상속세 대비책이 되려면 보험료를 반드시 소득이 이미 있는 자녀나 배우자가 납부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결국 종신보험은 상속인들이 자기들 돈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피상속인이 빠른 시일 내에 사망할수록 유리하고 오래 살수록 불리하다.) 박세니의 ‘억대소득 세일즈맨 양성-박세니마인드코칭 삼성생명 협업프로젝트’를 보면 “억대소득 세일즈맨이 되는 기회를 드리려고”한다면서 선발 과정을 이렇게 명시했다. 요즘(2023년 11월) 박세니의 오프라인 강의는 ‘강의만족도 98%, 강의추천률 98%’을 내세우면서 초급·중급·고급 과정이 165만원이며 최면반이 따로 있다. 입금하면 ‘박세니마인드코칭 수강안내(환불규정안내)’를 알림톡 등으로 받게 되는데 납입한 강의료는 강의 시작일 3일 전 ‘오후 5시 이후 환불·변경 불가’로 나오며 “100% 환불”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매주 중급반과 고급반 강의 후에 있는 미팅에서는 삼성생명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이지만 실제는 보험상품 판매다) 영업직원들이 십여 명 참석하여 보험영업을 권유한다. “고급반 수업도 보험영업에 도움 되는 내용 위주이며 ‘삶을 바꾸려면 높으신 분을 최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최근 강의를 들었던 사람이 제보해 주었다.2023년 6월 22일, 인스타그램에서 박세니는 4월부터 삼성생명의 파트너가 되어 제자들을 연결시켰다고 하면서 4월에 11명으로 시작해 26명이 합류하였고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6월 21일 2692만5135원을 첫 소득으로 입금받았다고 하였다. 파트너가 되었다는 말은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보험설계사를 삼성에서는 FC(Financial Consultant)라고 하지만 회사마다 제각각이어서 영문 호칭이 15개 이상이고 재무상담사·금융전문가·인생상담사 등으로도 부르지만 좀 더 멋있게 보이려고 지어낸 것들일 뿐이고 법적으로는 모두 다 보험상품을 파는 보험설계사이다. FC는 보험사의 직원이라기보다는 자영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이며 관리자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관리자인 경우에는 자기 밑에 영업조직을 두며 그 조직원들의 활동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데 박세니는 이 경우에 해당된다. 박세니는 삼성생명 본부장으로부터 8월 11일 ‘경력도입 우수 FC’ 특별상을 받은 사진도 올리면서 “억대 소득 정도는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경력도입’이란 다른 회사에서 보험설계사를 했던 경험자를 삼성생명에 들어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박세니가 “억대소득 정도는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억대소득을 달성하는 대표적 방법은 상속세 걱정을 하고 있을 부유층 고객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래서 박세니가 “높으신 분을 최면에 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예를 들어 월 1000만원을 납부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보험설계사는 도대체 수수료를 얼마나 받게 될까? 법적으로는 월 납입액의 12배인 1억2000만원이 상한선이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의 경우 보험사로부터 이른바 ‘시책비’(판매촉진비)를 별도로 받아서 보험설계사에게 그 이상을 지급하기에 2억원 정도도 받는다. 보험 가입자가 1년 이상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한 그 수수료는 설계사의 수입으로 남는다. 속된 말로 1년에 1명의 부자만 가입시키면 놀고먹을 수 있게 되고, 심지어 누군가 가입한 것처럼 만들어 놓고 자기 돈으로 1년간 보험료를 납부한 후 1년 후 해지하여도 수수료가 남을 수 있다(이른바 차익거래라고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물론 금감원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은 하는데… 글쎄다). 삼성생명은 GA 자회사들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박세니가 소속된 삼성생명 ‘헤리티지 센터’는 헤리티지(유산)라는 명칭이 암시하듯이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다. 생명보험 영업조직은 리쿠르팅(채용)-교육-영업으로 이어지는 경로 관리가 핵심이며 일종의 다단계적 성격으로 자신이 만든 조직의 보험설계사 실적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데 조직이 커지고 실적이 올라가면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이다. 박세니는 FC로 활동하면서 소위 제자들을 리쿠르팅하여 영업에 투입 활용하는 것이다. 중도 포기자가 생기면 새로 인원을 채워 놓으면 된다. 어째서 그 제자들은 생명보험사 영업직 입사 면접은 웬만하면 다 합격하는 것이고 보험 영업방식은 유튜브에 엄청나게 많은데도 박세니의 교육 강의에 돈까지 낸 후 자기 수수료의 일부가 박세니에게 할당되도록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박세니의 말대로 했더니 높으신 분이 최면에 잘 걸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놀랍고 고마워서?).박세니 강의의 뼈대는 멘탈 프로그램을 팔면서 삼성생명에서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는 구체적 취직 제안까지 하는 것임을 볼 때, 삼성생명 입사를 미끼로 ‘쎈멘탈 판매’ 등 개인 장사를 직접 연계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문제가 될 텐데 삼성의 준법감시팀이나 윤리경영팀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을 보면 좀 놀랍다. 게다가 박세니의 강의는 주로 ‘돈을 벌고 최고가 되는 것’을 자기 최면과 타인 최면을 통해 이루라는 것인데, 자기 최면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타인 최면은 “높으신 분을 최면에 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서 나오듯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가스라이팅(Gaslighting·심리적 지배) 같은 시도이고 처음 만난 여자에게 최면을 시도하여 뭔 짓을 하려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싶다(이 글을 읽고 종신보험이 보험설계사에게 그렇게나 수당을 많이 주는데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과연 그 보험이 운영될까를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의 눈이 떠진 것이다). 5. 주식주식에 대해서는 2008년 10월 11일 딱 한 번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삼성전자가 내 관심사고 포스코는 아니다”라고만 언급한 바 있다. 그 당시 그 말을 하고 나서 후회를 정말 많이 하였는데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그 주식을 사도록 유도한 것과 다름없는(그래서 주가가 더 오르도록 유도하여 수익을 더 보려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자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조차 90% 이상이 이 주식이 좋다는 식이며 목표주가를 높이 잡는다. 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나야 자기네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리딩방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모두가 그런 심보로 주식을 추천한다. 아 물론 그런 심보를 역이용하여 초단타 위주로 하면 좀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세이노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을 통해 내 사익이 증가한다면 나 자신이 X 같은 나쁜 놈으로 전락하게 됨을 잘 안다. 언젠가 L 및 K 재벌가 사람들(손자들)의 작전회의에 각 한 번씩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것은 ‘결국 개미들이 밥이 되는구나’였고 1원도 가담하지 않았다. 약 1년 후 K 재벌의 직계 가족이 구속되고 몇 개월 후 L 재벌의 직계 가족도 구속되었는데 내가 양쪽 모두 가담했다면 가중 처벌을 크게 받았을 듯싶다.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그 작전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나를 K 재벌에 연결해줬던 동창 녀석은 15억원 정도를 날렸다. 내가 개미들에게 하고픈 말: 주식으로 큰 수익이 났을 경우 당신이 똑똑하고 주식투자 재능이 있어서 돈을 번 것은 절대 아니므로 전업투자자가 되겠다는 개꿈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게 전업투자를 하다가 배우자도 모르게 엄청난 빚을 진 후 내게 ‘어찌하오리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면 빨리 처분하여야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계속 집어넣는 짓도 절대 하지 마라.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라는 성경 말씀도 있다(야고보서 1:14). 통정 거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폭삭 망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하한가 사태에서 무려 1500명의 의사들이 위임 매매를 하였던 것도 ‘욕심에 끌려 미혹’당한 것이다. 이때 역시 내게 수백억원을 날렸는데 어찌하오리까 메일을 보낸 독자가 있었다.거듭 강조하는 것이지만 주식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하여야 하는 게임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이길 확률은 10%도 안 된다. 그래서 내가 20여 년 전에 썼던 글은 아직도 유효하다. “편안하게 빨리 돈 벌고 싶어서 애를 태우는 자들이여. 평생 가난의 괴로운 숯불이 이마 위에 올려지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채권은 어떨까? 채권은 인터넷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식 정보보다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 국고채는 자본차익(금융투자수익)이 비과세이기에(2025년부터 과세되는 것으로 예고되어있다) 종종 종합소득세율이 이미 40% 이상 되는 경우에는 정기예금 이자 수익보다 세후 실수령액이 더 높다. 즉 종합소득세율이 낮은 경우에는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좋은(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회사채는 개미들에게는 기회가 잘 안 간다. 2023년 11월 2일 대한항공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하였다는 기사가 그다음 날 떴다. 수요예측은 증권사나 투자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큰손들에게만 연락하여 예상 투자액을 물어보지 개미들에게는 전화도 안 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잣돈이 모이면 좋은 회사채들은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경제기사를 평소에 꼼꼼히 잘 읽어나가라. 요즘은 인터넷 뱅킹에서 10만원으로도 채권투자가 가능하므로 경험을 쌓아가며 소소한 기회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홍콩 H지수 ELS의 헤지자산 74% 정도는 국내 채권이므로 ELS의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에는 그 시점에서도 만기가 남아있는 채권들이 ELS 자산 현금화를 위해 쏟아져 나올지 여부도 주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다만 나는 ELS, ELB, DLB, DLS 등등 금융공학자들이 만든 상품들은 가까이하지 않는 고집이 있다.) 6. 팩트를 보는 법2014년 12월 5일 발생한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된 내 글을 내 책에서 읽고 나서(541쪽), 마카다미아를 봉지째로 주는 것으로 서비스 매뉴얼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조현아 부사장이 모르고 있었고 세이노도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 종종 독자 메일로 오곤 하였다. 그래서 내 책 17쇄부터는 552쪽에 ‘손님에게 알레르기가 있으면 먹지 않을 것이므로 봉투째 준다는 얘기를 누가 하던데, 나는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기 일등석에서 항공사를 불문하고 그런 경우를 경험한 바 없다’고 첨언하였고, 실상을 좀 더 조사해 봤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언론의 기자들이 팩트(Fact·사실)를 제대로 못 보고 비틀어 보도한 전형적인 가짜 뉴스였으며 나무위키나 위키백과도 대동소이했고,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는가’ 책이 생각나는 사건이었다.(팩트를 골라내는 법을 알게 되면 형사소송이나 민사소송에서도 유리하여진다.)아마 당신은 그 비행기에서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조현아가 서비스 매뉴얼이 바뀐 것을 모르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 매뉴얼이 바뀐 것을 알고는 사무장에게 화살을 돌려 화풀이를 한 것으로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땅콩을 봉지째 주는 대한항공 홍보영상 장면도 있다고 하여 나도 봤는데 광고 영상을 찍는 사람들은 화면이 예쁘게 나오는 것에 신경을 쓰지 서비스 매뉴얼을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문제의 발단이 비행기 이륙 전 조현아에게 객실 승무원이 승객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마카다미아(언론에서는 땅콩, 콩, 너츠 등으로 표기했다)를 봉지째로 전달한 것에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날 회사 내부 이메일로 인증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이 떴다고 한다(동아일보 2014-12-10).“음료와 마카다미아 너츠를 줄 때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규정은 음료를 요청한 승객에게 마카다미아 너츠를 봉지째 보여주고, 먹겠다고 하면 갤리에 들어가서 뜯어서 작은 그릇에 담아줌)…갤럭시노트 10.1을 꺼내 규정을 보여줌.(당연히 잘못이 없는 객실 승무원)…”2014년 12월 10일 한겨레신문은 서비스 매뉴얼을 단독 입수하여 “조현아의 딴죽?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10일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대한항공의 ‘일등석(FR/CL) 웰컴 드링크 SVC(서비스)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를 보면,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하여 보여준다(showing)”고 명시돼있다. 이어 “마카다미아 너츠를 원하는 승객에게는 그릇에 담아 가져다드릴 것을 안내해 드린 후, 갤리(Galley)에서 버터볼(작은 그릇)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아드린다”고 돼 있다.이 매뉴얼 변경이 공지된 것은 2012년이다. 변경 내용은 승객에게 ‘봉지째 마카다미아 너츠를 보여주라’고 한 부분은 그대로 두었다. 다만 그 뒤 원하는 승객에게 갖다줄 때 ‘봉지째 제공’하던 것을 ‘그릇에 담아 제공’하도록 바꾼 것이 전부다. 미주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는 복수의 대한항공 승무원은 “지난 5일 뉴욕발 항공기 승무원이 봉지째 너츠를 갖다 보여줬다면 이런 매뉴얼에 어긋나지 않는다. 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2014년 12월 10일 경향신문은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잘못’을, 노조 측에서는 조현아 부사장의 ‘착각’을 주장하고 있음을 보도하였다.“여전히 말이 엇갈리고 있지만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자 조 부사장이 그릇에 담아오지 않았다고 지적을 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반면 노조 측은 “드실 것”인지 승객에게 물어보기 위해 규정대로 봉지를 들고 갔는데 조현아 부사장이 화부터 낸 것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그리고 하루 뒤인 2014년 12월 11일 경향신문은 그 매뉴얼의 영어 원문을 보여주면서 아래와 같이 보도하였다.“…당시 문제가 된 것은 마카다미아를 어떻게 서비스하느냐였다. 승무원은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에 대해 왜 봉지를 뜯은 뒤 마카다미아를 버터볼(그릇)에 담아오지 않았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지난 10일 입수한 대한항공의 일등석 객실 서비스 매뉴얼을 보면 “웰컴 드링크 서비스 시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넛을 포장 상태로 준비해 보여준다”고 돼 있다. 이어 “승객이 마카다미아넛을 원하면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에서 버터볼(그릇)에 담아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는다”고 돼있다. 2012년부터 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해오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매뉴얼을 잘못 알았다는 것이다.”2014년 12월 19일 경북매일신문 기사 내용: “조현아는 자신이 탄 비행기에서 땅콩을 봉지째로 줬다는 이유로 사무장을 내리라고 지시해 비행기를 돌려 사무장이 공항에 내린 후 비행기가 출발하게 했다. 비행기 기내 규정은 땅콩을 요청한 승객에게 땅콩을 봉지째 보여주고, 먹겠다고 하면 갤러리에 들어가서 뜯은 후 작은 그릇에 담아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사무장이 했던 행동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 조현아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결국 구속 기소되었다. 2015년 1월 16일 경향신문이 조현아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입수하여 분석한 단독 기사에 의하면 12월 5일 현지시간 0시 43분 “승무원 견과류 봉지째 쟁반에 받쳐 제공. 조 전 부사장 승무원에게 ‘매뉴얼 가져오라’ 지시. 박창진 사무장 매뉴얼 담긴 태블릿 PC 가져오자 조 전 부사장 격분”으로 언급된다. 0시 53분에는 “조 전 부사장, 승무원 김 씨의 잘못이 없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 사무장에게 ‘당신 잘못이야. 네가 내려’ 지시”하였다고 한다.즉 승무원이 봉지째 쟁반에 받쳐 제공했음이 분명하므로 경향신문의 12월 11일자 기사는 틀린 뉴스가 되고 경향신문 12월 10일자 기사에서 나온 노조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것이 된다.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공소장은 물론 여러 기사에서 “조 전 부사장, 승무원 김 씨의 잘못 없었다는 것 알면서도”라고 하거나 “뒤늦게 조 전 부사장은 변경된 매뉴얼에 따라 김 씨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는 적반하장격으로 박 씨에게 ‘화살’을 돌렸다”는 식으로 나온다. 과연 그럴까?(참고로 “조 전 부사장 격분” 이유는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갤리)이 바로 앞에 있고 그곳에 종이 매뉴얼이 있는데 사무장이 태블릿PC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비행기 이착륙 시 승무원이 하는 안내방송 역시 제아무리 고참 승무원일지라도 종이 매뉴얼을 보면서 하는 것이고 종이 매뉴얼들은 언제나 그것이 필요한 장소에 놓여 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격분”할 만한 것이었냐고? 그 판단은 당신이 어떤 조직에서 그 정도 지위에 올라갔을 때까지 유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격분” 이후의 행동들은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2015년 2월 2일 2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무려 11시간이나 계속된 결심공판법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론보도를 축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과연 기자들이 11시간 동안 그곳에 계속 있었을까? 검사의 질문들은 동아일보에서 상세히 보도했으므로 궁금하면 찾아봐라.)경인일보(2015년 2월 2일)조현아는 기내에서의 행동이 여승무원 김 모 씨의 서비스 위반으로 인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박창진 사무장이 매뉴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사건의 원인제공을 승무원과 사무장이 했다는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승무원의 서비스가 매뉴얼과 다르다고 생각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고, 그 매뉴얼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조현아는 기소된 이후 진행된 두 차례 공판 동안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던 것과 달리 조심스럽긴 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진술했다. 특히 그는 당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명백한 서비스 매뉴얼 위반’이라고 강조했다.조현아 전 부사장은 당시 여승무원이 ‘웰컴 드링크’를 서비스한 것과 관련해 “웰컴 드링크는 매뉴얼에 ‘오더 베이시스’(Order Basis)라고 설명돼 있는데, 이는 승객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갖다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여승무원은 (물어보지 않은 채) 물을 갖다 주면서 콩과 빈 버터 볼을 갖고 왔고, 이는 분명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밝혔다.이는 앞서 박창진 사무장이 증인신문에서 “관련 매뉴얼이 작년 12월 초 ‘봉지째 보여주며 먹을지 묻고, 먹겠다고 하면 작은 그릇에 담아 제공’으로 개정됐고, 이는 조 전 부사장의 결재로 공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동아일보(2015년 2월 3일)결심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어떤 부분이 위반이냐는 질문에 “자신은 물을 갖다달라고 했는데 물과 함께 견과류를 가져왔기 때문에 매뉴얼 위반”이라고 답했다. 이는 사건 초기 조 전 부사장이 “견과류를 봉지째 보여주면서 의향을 물은 부분”을 문제 삼으며 “승객 의향을 먼저 물어본 뒤 종지에 담아 서비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라진 대목이다.본보 보도(지난해 12월 15일자 A14면)와 재판 시 공개된 매뉴얼에 따르면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 출발편에는 견과류 서비스 관련 내용이 없다. 세계 공항은 보안 규정에 따라 항공기 문이 닫히기 전까지 주류와 음식을 담아놓는 실(seal·카트의 봉인)을 열 수 있는 곳(실 오픈 가능)과 열지 못하는 곳(실 오픈 불가)으로 나뉜다. 케네디 국제공항은 ‘실 오픈 불가’ 공항인데 조 전 부사장은 사건 초기 ‘실 오픈 가능’ 공항에서 사용하는 매뉴얼에 근거해 사무장과 승무원의 서비스가 틀렸다고 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착각한 부분이다. 주간동아(2015년 2월 29일) “당시 물을 갖다 달라는 저의 말에 승무원은 콩과 빈 버터볼 종지를 가져왔습니다. 명백한 매뉴얼 위반입니다. 서비스가 매뉴얼과 틀리다고 생각해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고 그 매뉴얼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뒤에 있었던 저의 행동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조선비즈(2015년 2월 6일) 검찰이 피고인 심문에서 “사건의 발단이 승무원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 전 부사장은 “분명히 매뉴얼에 따라 (마카다미아를) 가져 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나무위키에서는 “2007년 이후에는 봉지를 들고 가서 보여주고 취식 여부를 물어본 뒤 먹겠다고 하면 까서 접시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승무원은 이 지침을 완벽하게 준수했다”고 나온다.위키백과에서는 “이륙하기 전에 대한항공 객실본부장이었던 조현아 부사장이 접시 위가 아닌 뜯어지지 않은 봉지 속에 있는 마카다미아를 객실 승무원으로부터 받았다…마카다미아 서비스 규정을 잘 알지 못했던 조현아는 마카다미아 서비스를 빌미로 객실 승무원을 심하게 질책하였고”라고 나온다.결국 진실은 ①먼저 손님에게 봉투째 보여준 뒤 ②원하는 승객에게는 봉투를 까서 그릇에 담아 제공하는 게 매뉴얼이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그 당시 객실 승무원은 ①에서의 보여주는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접시에 봉투째 담아 전달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가?땅콩회항의 발단이 된 서비스 문제를 내가 이렇게 길게 늘어놓은 것은 조현아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갖가지 소문 속에서 팩트를 판별하는 능력 훈련을 스스로 하라는 뜻이다. 그래야 자기만의 게임을 하게 된다. 물론 당시 조현아가 남편과 아들에게 욕하고 소리 지르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저 사람은 평소에도 저렇게 행동하는 여자’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조현아가 “격분”한 동기가 어디에 있든 간에, 사람들은 어차피 조현아를 이상한 인간으로 낙인찍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적어도 기자들만큼은 상황을 추종하려고 하지 말고, 설령 독자들의 미움을 받는다 할지라도 팩트를 써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팩트를 비틀어 보도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들 덕분에 안하무인의 재벌 가족들에게 경종이 울리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 동영상에서나 땅콩회항에서나 왜 조현아가 그렇게 행동하였는지를 나는 안다. 조직 내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언행이 변하게 됨을 나 역시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의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이 공사 현장에 나타나 자주 따귀를 때리거나 정강이를 걷어찼다는 뉴스 말미에 갑질 논란 따위는 전혀 없이 일을 철저히 하려는 그의 의지를 칭송하는 내용이 나오던 시절에 청춘을 보낸 사람이다. 그런 내가 다국적 기업에서 승승장구할 때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어린 딸들과 무슨 얘기를 하던 중이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딸들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전화로 누구에게나 야야 하며 소리 지르고 화를 내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는 느낌을 받았다. 내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사람들은 가족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에게 내가 잘못하고 있음을 말하는 직원을 보배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도 그 시기였다. 어떤 조직에서든 고위직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경험적 조언: ①가족에게 뭔가를 지시하려고 하지 말아라. 가족은 당신의 하급 직원이 아니며 가족에게 당신은 직장 상사가 아니다. 청소가 이게 뭐냐, 냉장고 정리가 왜 이 모양이냐 같은 말은 회사에서나 통하는 말이므로. 먼저 가족이 하는 말에 귀부터 기울여라. ②당신을 분노하게 만든 직원이 있으면 즉시 “10분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해라. 그 10분간 분노를 가라앉힌 후 사근사근 대화하거나 이메일로 감정 표현 없이 팩트만 전달하여라. 개인적으로 나는 이 방법이 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체험하여 왔다. 곽상도 아들 50억원 퇴직금 수수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나는 “아니 도대체 팩트가 뭔데 무죄야?”라는 생각에 판결문 속 사실관계를 며칠 동안 분석하였고 뇌물이라고 판단하였다. 때마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이 사건을 주로 이야기하는 조건으로 지난 4월 출연하여 뇌물이라고 판단한 근거들을 팩트를 통해 설명하였다. 우리 사회가 뇌물을 주고받는 부패한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 외에도 개개인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 팩트가 무엇인가 알아내려는 노력 역시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어서였다. 12월 19일 ‘곽상도 50억원 뇌물수수’ 건에 대한 2심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독자들과 함께 그 추이를 지켜보고자 한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3.12.11 07:00

36분 소요
‘3조 대어’ SGI서울보증보험, 나랏돈 회수 위한 과제는 [공모꾼]

증권 일반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SGI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보험)이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속도를 내고 있다.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인데다가 규모가 큰 딜로 시장 기대감이 커진 모양새다. 다만 정부의 공적 자금 회수가 최대 목표인 만큼 알맞은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월 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998년 11월 외환위기를 거쳐 대한보증보험이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정부는 위태로웠던 서울보증보험에 총 10조2500억원을 수혈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배당 등을 통해 4조3483억원(회수율 42.4%)을 거둬들였지만 아직까지 5조9017억원이 남아 있다. 이번 상장 목적 역시 미회수된 공적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서울보증보험 완전 민영화를 위한 단계적 지분 매각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배당으로 회수한 연평균 금액은 2056억원에 그쳤다. 배당으로만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역부족인 셈이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예보)는 2012년부터는 서울보증보험의 배당으로만 공적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면서 “미회수 잔액을 과거 10년간의 연평균 배당금액 2056억원으로 매년 회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29.75년 이후에나 공적 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2년 7월 정부의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 발표 이후 줄곧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는 2010년 상장한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7월 공적 자금 5조9017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 계획을 밝혔다. 코스피 상장을 통해 10% 이상, 상장 2~3년 후 최대 33.85%의 지분, 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등의 단계를 거쳐 예보의 보유 지분 전량(93.85%)을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공적 자금 청산 시점인 오는 2027년까지 나랏돈을 모두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2년 연속 배당 50% 넘어…펀더멘탈 튼튼 서울보증보험 IPO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금융위는 올 상반기 내에 서울보증보험 IPO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지만, 얼어붙은 IPO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미뤘다. 최대 목표가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인 만큼 낮은 가격에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적 자금을 최대로 회수하기 위해선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것이 관건이다. 민영화를 목표로 하는 공기업 IPO는 기업 가치 등을 적절히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상장을 논의하고 있는 기관만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총 세 곳이다. 실제 한국남동발전, 인천공항공사, 산은금융지주 등이 공기업 IPO를 추진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IPO는 관련된 기관의 의사결정 구조가 촘촘하다”면서 “IPO에서 중요한 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인데 사기업에 비해 고려할 게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 몸값은 2조~3조원 이상이다. 일각에선 4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자기자본이 5조원에 달하는 만큼 규모가 큰 기업인데다가 배당 성향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의 올해 배당성향을 50.2%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가 넘는 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412억원이다. 2016년 예보가 자체 평가한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는 2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IPO 시장에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튼튼한 기업이 관심을 받는데 서울보증보험은 배당도 늘고 실적이 괜찮은 회사”라면서 “코스피 시장 빅 딜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상장이 구주 매출 100%로 이뤄지는 점은 악재다. 구주 매출은 기업 상장 시 공모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 공모로 조달한 투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통상 공모주 투자 매력을 반감시킨다.

2023.05.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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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아시아나 등 항공사 예금 몰아 받아…“슈퍼갑의 꺾기 영업”

은행

산업은행이 ‘슈퍼갑’의 지워를 활용해 정책자금을 지원한 항공사로부터 수 조원대의 예금을 유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 말 기준 수시입출금식 예금·정기예금·퇴직신탁 등 금융상품을 통해 산업은행에 1조9671억원의 자금을 예치 중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도 수시입출금식 예금·정기예금·퇴직연금 등으로 1조9163억원을 예치 중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 71억원, 101억원의 퇴직연금을 산업은행에 예치했다. 이들 항공사의 산업은행 예금액은 2020년 11월 정부가 산은을 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급증했다. 대한항공의 산업은행 예금은 2020년 2분기 3309억원에서 2021년 1분기 1조749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020년 3분기 3924억원에서 2021년 1분기에 1조1303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산업은행에 예금이 없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된 2021년 3분기부터 퇴직연금 등을 산업은행에 예치하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은 일반 운영자금도 산은에 몰아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위한 정책자금 8000억원 가량을 제외하고도 1조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산은에 예치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 통합과 관련된 자금 9000억원 이외에 회사의 운영 자금 1조원 정도를 산은에 예치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항공사들의 ‘예금 몰아주기’에 대해선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산은이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슈퍼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없는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까지 예금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산은은 이들 항공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수관계자’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외이사 추천권도 갖고 있다. 박 의원은 “산은에 ‘목줄이 쥔’ 항공사들의 ‘예금 몰아주기’는 은행들의 ‘꺾기’와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은이 ‘슈퍼갑’의 입장에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꺾기’ 영업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0.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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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6곳, '비정규직 제로화' 위해 혈세 71억 투입

정책이슈

지난 문재인 정부가 고용 차별 방지를 위해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건강보험공단 사태 등 추진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과의 ‘노노갈등’과 취업준비생들의 ‘불공정 채용’ 반발 등 논란을 일으켰던 가운데,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들도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 고용 방식으로 58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의원(국민의힘, 부산 동래구)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조사 및 분석한 결과,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6곳은 70억9000만원의 출자금을 조성해 자회사를 설립해 현재 5804명의 직원을 간접 고용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677명에 비해 36%(2127명)가 증가한 수치다. 기관별 출자액을 보면 ▶산업은행 15억원(케이디비비즈) ▶중기업은행 30억원(IBK서비스) ▶신용보증기금 5억원(신보운영관리(주)) ▶예금보험공사 1억원((주)예울FMC) ▶한국자산관리공사 9억9000만원((주)캠코CS) ▶한국주택금융공사 10억원(에이치에프파트너스(주))이었다. 또한, 금융위 산하 6개 기관 모두 2018년보다 간접 고용 인원을 늘렸다. ▶산업은행 357명(64%) ▶중기업은행 1095(30%) ▶신용보증기금 240명(69%) ▶예금보험공사 73명(100%) ▶한국자산관리공사 266명(27%) ▶한국주택금융공사 96명(39%)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공공기관이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기업 등 세 가지 전환방식 중 취사선택하도록 한 바 있다. 김희곤 의원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도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 고용을 했지만 무늬만 정규직이고 노동환경은 크게 변화되지 않아 세금은 세금대로 쓰고, 또 다른 갈등만 야기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0.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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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의 고민과 과제]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리더십·지배구조·성장동력 걱정

산업 일반

정부의 기업 옥죄기에 오너십 위기감 커져...삼성-SK, LG-포스코 새 경쟁 구도 형성 한국 경제를 이끄는 10대 그룹에 바람 잘 날이 없다. 현재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다들 오너십 리스크, 지배구조 개편,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만만치 않아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손에 잡힐 만한 미래 신수종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예전과 전혀 다른 경쟁구도까지 형성되고 있다. 그나마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펴고 있어 불행 중 다행이지만 경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변수가 수두룩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9세기 후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과 신흥 공업국가로 부상한 독일이 부딪혔다. 영국은 카이로·케이프타운·캘커타를 잇는 3C정책을, 독일은 베를린·비잔티움·바그다드를 철도로 연결하는 3B정책을 펼쳤는데, 두 선이 만나는 서아시아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영국은 아프리카와 인도양 확보가, 독일은 서아시아·중동 확장이 목적이었다. 두 나라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팽창 과정에서 맞닿은 지점에서 만난 것이다.국내 재계에서도 3~4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끼리 새로운 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설 땅이 좁아졌다는 뜻이다.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대기업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다가 전혀 다른 산업의 기업과 경쟁하는 모습이 곧잘 나타난다.전자가 주력인 삼성은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제약을 꼽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바이오·제약산업에는 많은 중소·중견 기업이 뛰고 있지만 대기업 중에서는 SK가 터줏대감이다. 의약품 재료 중 석유·화학 제품에서 추출한 것이 많아서다.SK는 SK이노베이션·SK E&S·SK에너지 등의 자회사를 보유한 석유·화학 부문의 국내 최강자다. 거꾸로 SK는 신성장 동력으로 반도체산업을 꼽고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세계 1위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전자와 유화로 전혀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 두 회사가 새로운 전선을 형성한 셈이다. ━ 신사업에서 새로운 경쟁자 출현 새로 진출할 사업 분야는 적은데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2018년은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해다. 기업의 사업이 최고점 혹은 최저점을 찍었고, 공정거래법 강화 등 제도적 변화도 예상돼서다. 이런 파고를 헤쳐나가야 하는 국내 10대 그룹이 안고 있는 고민과 과제를 살펴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자산을 기준으로 매긴 순위로 10대 그룹을 꼽았다. 삼성전자·현대차·SK·LG·롯데·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 등 순이다. 공정위 기준 10위인 농협은 고객의 예금과 대출 등이 자산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순위에서 제외했다.일단 거시 경제적으로 올해는 기업하기 좋은 경영환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22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로 기존보다 0.2%포인트 올렸다.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세계 각국의 최고경영자(CEO)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57%가 앞으로 1년 간 세계 경제 전망이 밝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환율과 유가만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수출 증대를 기대할 만하다. 물론 악재와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무역장벽 강화와 금리 인상, 국내 가계부채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기업들의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신사업 육성과 오너십의 부재,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 대개 내부적인 일이다. 일단 새 먹을거리가 급선무다. 삼성전자나 SK처럼 반도체 덕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기업은 올해 실적 그래프가 꺾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현대중공업처럼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꼭지점을 밟고 더 오르든가, 부활에 성공하든가. 각자 처지는 다르지만 새로운 도약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의 본질은 같다.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삼성과 SK·현대중공업이,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부품은 현대차·LG·포스코·SK가 경쟁 구도를 이뤘다. 석유·화학 분야 육성은 롯데·GS·한화가, 저비용항공사(LCC) 진출 등 리테일 서비스는 GS와 신세계가 강화하고 있다. 각 사가 자신의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과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린 판단이지만, 어느 하나 만만한 분야는 없다. SK 관계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배터리·AI 등 신수종 분야의 경쟁자가 늘고 있다”며 “이제는 삼성·LG와 경쟁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많이 나온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대기업의 신사업은 오너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회장님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다. 이에 대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 재벌개혁 예봉 피하려면 지배구조 개선 이어가야 신사업 추진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경제 민주화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2년차로 접어 들며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랜 기간 소액주주운동을 펼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를 재벌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주가 시세 조종 등 불법행위는 물론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막고 경영승계에 위·편법성이 있다면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온 순환출자고리도 올해 중으로 정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의 계열사를 짝짓기 해주거나 상황에 맞게 분리해야 하는 입장이다.최근 LG CNS가 LG엔시스를 흡수합병 했고, 현대중공업이 현대중공업·현대로보틱스·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등 4개 회사로 나눠 지주회사 체제로 전열을 정비한 점도 이런 맥락에서다. SK·LG·한화·GS 등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지주회사로 거의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수십년 간 유지한 체제를 버리고 큰 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에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현대차·신세계 등은 아직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롯데의 경우 실적 악화에 따른 상장 지연과 일본 주주들의 반발 등이 골칫거리다. 정부는 올해 지주회사들이 수익구조를 강화해 지배력을 편법적으로 확대하는지 같은 사례가 없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투자회사인 지주회사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수익사업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 기업의 활로 터줘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이에 대해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활로를 터줘야 경영승계를 마무리 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어 정부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너가 최순실 사태에 얽혔거나, 불투명한 3세로의 경영권 승계, 형제 간 경영권 다툼 등 리더십의 혼란을 정리해야 하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리더십의 부재는 자칫 신규 사업 추진과 그룹 지배구조에 개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영향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마찬가지로 국정농단 사태 탓에 신동빈 롯데 회장도 자유롭지 않다. 특히 신 회장은 ‘형제의 난’과 지주사 전환 등을 문제로 일본인 주주 설득 등 외부 활동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상법개정안을 통한 기업 오너들의 이사회 의결 제한과 신사업·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가 얽혀 올해는 기업 경영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올해 이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20~30년 후 한국 경제를 좌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8.02.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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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태국 50대 부자

산업 일반

경제적 불안으로 태국 소매업계 큰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2015년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치면서, 태국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해 태국 군사정권은 12월 연휴기간 동안 최고 420달러까지 지출한 모든 시민들에게 세금을 환급했고, 4월 신정 연휴 때에도 비슷한 세금환급을 했다. 성장에 목말라있는 태국의 소매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사업확장을 위한 합종연횡의 바람이 불고 있다.경기가 활황세를 띠고 태국 제품이 유행하고 있는 베트남으로 몰려간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태국 최초로 소매업을 시작한 치라티왓(Chirathivat) 가(家)가 경영하는 센트럴 그룹(Central Group)이 있다. 최고경영자 또스 치라티왓(Tos Chirathivat)이 이끄는 센트럴 그룹은 베트남 현지 사업 파트너인 전자제품 소매 기업 응우예 킴(Nguyen Kim)과 함께 11억 달러에 프랑스의 카지노 그룹(Groupe Casino)으로부터 하이퍼마켓 체인 ‘빅 C 수퍼센터 베트남(Big C Supercenter Vietnam)’의 지분을 인수했다.이에 못지않게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증류주 업계의 거물이 짜런 시리와타나팍티(Charoen Sirivadhanabhakdi)다. 최근 캐시 앤 캐리 시스템(Cash and Carry System, 현금을 내고 직접 가져가는 판매방식) 형태의 독일계 도매 상점인 ‘메트로(Metro)’의 베트남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7억1100만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한 이후 빅 C 베트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밀리기는 했으나, 짜런은 자신이 소유한 상장소매기업 BJC(Berli Jucker)를 통해 33억 달러에 카지노 그룹이 소유한 빅 C 타일랜드(Big C Thailand)의 지분 59%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짜런은 치라티 왓 가로부터 추가로 25%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빅 C 타일랜드의 지배주주로서의 위상을 한층 탄탄하게 다졌다.짜런과 치라티왓 가 모두 올해 각각 7억 달러씩 자산이 늘어났다. 가장 큰 자산 상승폭을 기록한 부자는 짜런 뽁판드 그룹(Charoen Pokphand Group)의 체라바논트 형제다. 형제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자산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면서 이전까지 그룹의 다닌 체라바논트 회장의 이름으로 기재되었던 총자산이 41억 달러 증가했다.그러나 대부분의 부자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주식시장이 8% 하락하고 바트화의 가치가 절하됨에 따라 타격을 입었다. 순위에 복귀한 45명의 부자 중 절반 이상의 경우 자산이 감소했다. 미디어 재벌들은 광고수입 감소에 따라 자산이 줄어들었다. 끄릿 라따나락(Krit ratanarak)의 자산이 14억 달러 감소했다. 끄릿 라따나락이 소유한 BBTV의 상무이사로 활동했던 수랑 쁘렘쁘리(Surang Prempree)는 5월 20일 기준 주가와 환율에 근거해 계산한 바에 따라 억만장자 대열에서 낙오했다.태국 면세사업계의 제왕 비차이 스리밧 하나쁘랍하(Vichai Srivaddhanaprabha)는 2015년 태국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수가 3000만 명으로 증가하면서 자산이 30% 증가했다. 한편 비차이가 소유한 영국의 축구팀 레스터 시티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축구 스포츠의 역사를 다시 썼다(82쪽 기사 참조). 다섯 명의 부자가 올해 처음 순위에 등장했는데, 특허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스턴 폴리머 그룹의 플라스틱 재벌 빠왓 비뚜라빠콘(Pawat Vitoorapakorn) 및 태국 산업지대에서 출라랏 병원(Chularat Hospital) 체인망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출신 기업가 꿈뽈 쁠루신드(Kumpol Plussind)가 있다. ━ 1. 체라바논트 형제 185억 달러 ▲업종: 식품농업재벌기업 짜런 뽁판드 그룹(C h a r o e n Pokphand group)의 소유주인 다닌(Dhanin), 수멧(Sumet), 몬뜨리(Montri), 그리고 자란(Jaran) 체라바논트의 네 형제는 개인적으로 소유한 재산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면서 자산액이 증가했다. 과거 순위에는 이같은 자산이 다닌 체라바논트 회장 이름으로 기재되었으며, 다닌 회장이 지휘하는 짜런 뽁판드 그룹은 지속적으로 대규모의 사업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다닌 회장의 아들 수파차이(Suphachai)가 경영하는 통신사업 계열사 트루(True)는 30억 달러를 상회하는 기록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정부 경매에서 4G 스펙트럼을 매입했다. 짜런 뽁판드 그룹은 내부자거래와 관련된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86쪽 박스 기사 참조). ━ 2. 짜런 시리와타나팍티(72) 137억 달러 ▲업종: 음료, 부동산, 기혼, 자녀 5명주류 재벌 짜런 시리와타나팍티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실행중이다. 창 비어(Chang Beer)의 제조사 타이 베버리지(Thai Beverage)에 보유한 지배지분이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퍼마켓 업체 빅 C 수퍼센터 타일랜드(Big C Supercenter Thailand)의 지배지분을 매입하는 데 프랑스 기업 카지노 그룹(Casino Groupe)과 치라티왓(Chirathivat) 가에 47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계약했다. ━ 3. 치라티왓 & 가족 130억 달러 ▲업종: 소매, 부동산태국 최대의 쇼핑몰 개발업체인 센트럴 그룹(Central Group)을 소유하고 있는 소매업 재벌가문이다. 최근 센트럴 그룹이 보여준 행보 중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의 스타트업 지원을 받고 있는 패션 웹사이트 잘로라(Zalora)의 태국사업권을 인수한 것이 주목할 만 하다(88쪽 참조). ━ 4. 찰름 유빗야(65) 97억 달러 ▲업종: 음료, 기혼, 자녀 3명찰름 유빗야가 이끄는 재벌 가문은 레드불(Red Bull) 지분 51%의 소유주로 가세를 확장하고 있으며,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사우디 아라비아 등지의 수요 증대에 힘입어 2015년 대표적인 음료 브랜드 레드불이 60억 캔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며 자산이 증가했다. 가문이 소유한 지분 중 작고한 레드불 공동창업자 찰레오(Chaleo)의 장남 찰름 유빗야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2%이다. 이 밖에도 레드불이 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류 제품으로 향이 가미된 탄산에너지음료, 백차, 전해질음료 그리고 해바라기씨 스낵이 있다.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남동생 사라붓(Saravoot)은 까시꼰 은행(Kasikorn Bank)의 이사회 임원이다. ━ 5. 바닛 차이야완(84) 40억 달러 ▲업종: 보험, 음료, 기혼, 자녀 8명바닛 차이야완의 소유로 아들 차이(Chai)가 경영하고 있는 비상장기업 타이 생명보험(Thai Life)은 아세안 전역을 아우르는 보험사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하에 지역 내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에 사무소를 열었다. 2016년 태국의 보험시장이 10%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는 타이 생명보험은 지분의 15%를 일본의 메이지 야수다(Meiji Yasuda) 생명보험이 보유하고 있으며, 신규 보험제품과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무기로 태국의 노년층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장애인 및 군인을 위한 특별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6. 끄릿 라따나락(70) 33억 달러 ▼업종: 미디어, 은행, 이혼, 자녀 1명태국의 TV 시장을 선도하는 채널 7(Channel 7)을 운영하는 BBTV(Bangkok Broadcasting & TV)의 광고수입이 감소에 따라 덩달아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족 소유의 시암 시티 시멘트(Siam City Cement)는 올해 초 5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멕시코 거대기업 시멕스(Cemex)의 태국 및 방글라데시 사업을 인수했다. 예금예치율 기준으로 태국에서 다섯번째로 가장 큰 은행인 아유타야 은행(Bank of Ayudhya)에 보유한 소수지분이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들 찻촌(Chachchon) 및 여타 가족 구성원들과 자산을 공동소유하고 있다. ━ 7. 비차이 스리밧하나쁘랍하(58) 32억5000만 달러 ▲업종: 면세점, 기혼, 자녀 4명면세점 재벌 비차이 스리밧하나쁘랍하가 소유한 킹 파워(King Power)는 최대 고객군인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2015년 매출이 12% 성장한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킹 파워는 이 밖에도 방콕에 복합 쇼핑몰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의 롯데 그룹이 올해 하반기 방콕에 처음으로 면세점을 열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펼쳐질 예정이다. 비차이가 소유한 영국 축구팀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는 약체팀이라는 과거의 오명을 벗고 최근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8. 쁘라셋 쁘라사통-오솟(83) 32억 달러 ▲업종: 병원, 기혼, 자녀 5명의료관광의 성장과 인구 고령화 덕분에 거대 의료기업 방콕 두싯 메디컬 서비시즈(Bangkok Dusit Medical Services)가 수혜를 입고 있다. 태국 최대의 민간 병원 네트워크를 거느리고 있는 방콕 두싯 메디컬 서비스는 태국에 41개 그리고 캄보디아에 2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20% 이상 신장했다. 쁘라셋 쁘라사통-오솟이 소유한 지역 항공사 방콕 에어웨이즈(Bangkok Airways)는 현재 태국에서 최고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쁘라셋이 소유한 디지털 TV 채널 PPTV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 중계권을 따냈다. ━ 9. 산띠 비롬박디(69) 24억 달러 ▼업종: 음료, 기혼, 자녀 3명맥주 재벌 산띠 비롬박디가 운영하는 83년 역사의 싱하 비어(Singha Beer) 제조사 분 롯 브루어리(Boon Rawd Brewery)는 11억 달러에 소비재 기업 마산 그룹(Masan Group)의 사업부 2곳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베트남 시장으로 진출했다. 산띠가 소유한 상장 부동산 기업 싱하 이스테이트(Singha Estate)는 지난 11월 영국의 FICO 그룹과 제휴하여 영국에 소재한 머큐어(Mercure) 브랜드의 운영업체 쥬피터 호텔스(Jupiter Hotels)를 인수했다. ━ 10. 탁신 친나왓(66) 16억5000만 달러 ▼업종: 투자, 이혼, 자녀 3명지난 10년간 두바이에서 자발적인 망명생활 중인 전 태국수상 탁신 친나왓은 최근 태국의 군사 정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태국의 송끄란 축제기간인 지난 4월 스카이프를 통해 방콕에 결집한 과거 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현 태국정부의 대처방안을 비판했다. 그 이전에도 탁신 친나왓은 신년 메세지가 새겨진 빨간색 사발 수천개를 지지자들에게 나누어주려 시도했으나, 태국 정부에 압수되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부동산기업 SC 애셋(SC Asset)에 지배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11. 윌리엄 헤이네케(67) 16억2000만 달러 ▲업종: 호텔, 기혼, 자녀 2명호텔 재벌 윌리엄 헤이네케는 3억2000만 달러에 포르투갈의 티볼리 호텔스&리조트(Tivoli Hotels&Resorts)를 인수했다. 윌리엄 헤이네케가 소유한 MINT(Minor International)은 22개국에 총 147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MINT는 니시따 샤 페데부시 가(42위)와 제휴하여 인도 비하르주의 불교 순례지 보드 가야(Bodh Gaya)에 오크스(Oaks) 브랜드로 새로운 호텔을 개장하려 준비 중이다. ━ 12. 위차이 통땅(69) 16억 달러 ▲업종: 투자, 기혼, 자녀 4명병원 체인 방콕 두싯 메디컬 서비스에 보유한 지분을 줄였으나, 이는 가족이 소유한 자산 중 여전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위차이는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여왔으며, 유료 TV 방송국 CTH에도 투자하고 있다. CTH는 거액에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경기 중계권을 사들인 이후 손실을 기록했다. ━ 13. 끼리 깐자나빳(66) 14억5000만 달러 ▼업종: 운수, 기혼, 자녀 2명방콕의 명물 스카이트레인(SkyTrain)을 운영하는 BTS 그룹 홀딩스의 창업주인 끼리 깐자나빳 회장은 교통수요가 증대할 것을 기대하며 최근 지멘스 및 중국의 CRRC 장춘궤도객차에 열차 46량에 대한 3억 달러어치 주문을 발주했다. 장남 까빈(Kavin)이 운영하는 BTS는 지난 2월 현재 래빗 인터넷(Rabbit Internet)이라 명명된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후 일본의 라인(Line Corp.)과 협력하여 래빗 라인 페이(Rabbit Line Pay)라는 전자지갑 서비스 법인을 설립했다. ━ 14. 통마 비짓뽕뿐(58) 14억 달러 ▼업종: 부동산, 기혼, 자녀 1명태국 최대의 타운하우스 개발업체 쁘룩사 부동산(Pruksa Real Estate)의 창업자 통마 비짓뽕뿐은 태국 정부가 주거용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고 있는 경기부양대책 및 향후 진행될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쁘룩사의 상장을 폐지하고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쁘룩사 부동산은 100번째 타운하우스 프로젝트를 기념하기 위해 태국의 인기가수 싱토 눔촉에게 “사랑의 나무(Tree of Love)”라는 제목의 특별한 노래를 작곡할 것을 의뢰했다. ━ 15. 알록 로히아(57) 13억6000만 달러 ▲업종: 폴리에스터 제조, 기혼, 자녀 3명인도 태생의 플라스틱 재벌 알록 로히아는 2015년에만 8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기업 인수전에 몰입해왔다. 알록 로히아 소유로 매출 67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생산능력 기준 세계 최대의 폴리에스터 제조업체 인도라마 벤처스(Indorama Ventures)는 미국, 중국, 터키, 스페인 및 인도에서 공장을 매입했다. 출생국가인 인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알록 로히아는 최근 인도의 둔세리 페트로켐(Dhunseri Petroche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 동부에서 폴리에스터 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 16. 찻리 소폰빠닛(82) 13억5000만 달러 ▼업종: 은행, 사별, 자녀 4명찻리 소폰빠닛 회장이 경영하는 방콕 은행(Bangkok Bank)은 보유 자산 820억 달러로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5년 6%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는데, 이는 부실채권의 증가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 4월 방콕 은행은 수익 제고를 위해 기준대출 금리를 내렸다. 방콕 보험(Bangkok Insurance)의 회장인 이복형제 차이(Chai)가 내부자 거래 스캔들에 연루되었다. (86쪽 기사 참조) ━ 17. 릿 티라꼬멘(64) 13억 달러 ▼업종: 요식업, 기혼, 자녀 3명전기 기술자 출신인 릿 티라꼬멘이 세운 MK 레스토랑 그룹은 라오스에 1호점을 개장한 것을 비롯해 2015년 41개의 신규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총 592개의 레스토랑을 거느리고 있다. 고객들이 식당 테이블에 놓여진 냄비를 이용해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는 스키야키 음식점으로 널리 알려진 MK는 경제가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매출이 4억1500만 달러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그러나 2016년 50개의 신규 레스토랑을 개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릿 티라꼬멘은 MK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18. 쁘라윳 마하짓시리(70) 11억5000만 달러 ▼업종: 커피, 운송, 기혼, 자녀 3명네슬레와 설립한 합작투자법인 퀄리티 커피 프로덕츠(Quality Coffee Products)는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가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 내의 커피문화 확산에 힘입어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 밖에도 쁘라윳은 철강, 구리, 해상시추, 부동산 개발 등의 사업에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딸인 아우사니(Ausanee)가 태국 내 크리스피 크림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 19. 하랄드 링크(61) 11억 달러 ▲업종: 다각화, 기혼, 자녀 2명태국의 유명 재벌기업 B. 그림 그룹(B. Grimm Group)의 3세대 구성원으로 그룹경영을 맡고 있는 하랄드 링크는 번창가도를 달리고 있는 전력사업 계열사를 상장할 것이라는 계획에 힘입어 순자산이 거의 2배 증가했다. 하랄드 링크는 2019년까지 전력생산능력을 2500메가 와트까지 두 배로 증가시키고자 3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그룹은 건설, 부동산, 운송 및 인프라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랄드 링크의 자산액은 이제까지 모두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자산에 대한 정보가 추가적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증가했다. ━ 20. 이사라 봉구솔낏(67) 10억9000만 달러 ▼업종: 설탕제조, 기혼, 자녀 4명설탕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이사라 봉구솔낏이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으로 태국 최대의 설탕 생산업체인 미트폴 슈가(Mitr Phol Sugar)는 향후 5년 동안 4개의 신규공장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확장하고자 14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미트폴 브랜드명으로 설탕제품의 수출을 개시할 예정이다. 가족 소유의 석탄 생산업체로 남자형제인 차닌(Chanin)이 회장을 맡고 있는 반뿌(Banpu)는 전력생산 계열사의 주식을 공개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가족 소유 기업으로 태국 SET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에라완 그룹(Erawan Group)은 그랜드 하얏트를 포함한 9개의 브랜드명으로 호텔 36곳을 운영하고 있다. ━ 21. 쁘라닛실빠 바차라폴(84) 10억4000만 달러 ▼업종: 미디어, 사별, 자녀 4명광고 시장 약세에 따라 미디어 재벌 쁘라닛실빠 바차라폴이 보유한 자산의 5분의 1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쁘라닛실빠 소유로 태국 최고의 발행부수를 기록하고 있는 일간지 타이 랏(Thai Rath)은 작고한 남편이 설립했으며 현재 자녀 및 손주들이 경영을 맡고 있다. 타이 랏의 디지털 채널 타이랏 TV는 시청자수를 늘리기 위해 아시아 지역 배구 및 종합격투기 경기 중계에 기대를 걸고 있다. ━ 22. 반툰 람삼(63) 10억2000만 달러 ▼업종: 은행, 기혼, 자녀 3명반툰 람삼 회장이 경영하는 태국에서 4번째로 큰 까시콘 뱅크(Kasikorn Bank)는 최근 분기에 들어서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이 증가함에 따라 순익이 20% 하락했다. 디지털 뱅킹의 선도 은행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까시콘 뱅크는 IT에 연간 1억 42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유럽의 투자 컨설턴트 업체 엔젤스 덴(Angels Den)과 손잡고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 23. 오사타누커 & 가족 10억1000만 달러 ▼업종: 음료, 투자펫(Petch)과 랏(Ratch)형제는 사촌인 니띠(Niti)와 함께 에너지음료 제조업체 오솟스빠(Osotspa)의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다. 오솟스빠는 사티엔 세타싯(Sathien Setthasit, 40위)이 소유한 동종기업 카라바오(Carabao)와의 경쟁으로 제품수요가 감소했다. 형제 중 동생인 랏이 최고 경영자를 맡고 있다. 사촌 니띠는 윌리엄 헤이네케(11위)의 MINT를 포함한 여러 기업에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24. 솜포떼 아후나이(49) 10억 달러 ▼업종: 재생가능에너지, 기혼, 자녀 3명증권거래 전문가로 활동했던 솜포떼 아후나이는 아내 블랑카 슐란(Blanca Shulan)과 함께 10년 전 재생가능에너지 기업 에너지 앱솔루트(Energy Absolute)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2015년 태양열 발전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매출 2억6000만 달러에 순이익은 무려 67% 증가한 7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26메가 와트급 풍력발전단지를 포함해 500메가와트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들이 진행중이다. ━ 25. 폰텝 폰쁘라파(67) 9억3500만 달러 ▼업종: 자동차, 기혼, 자녀 3명태국 내에서 닛산의 승용차 및 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비상장기업 시암 모터스(Siam Motors)를 소유하고 있다. 시암 모터스는 자동차 산업이 둔화되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12월 폰텝 폰쁘라파는 스위스 기업 뫼벤픽 호텔스 & 리조트(Movenpick Hotels & Resorts)와 손잡고 자신이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파타야 지역에 새로운 호텔을 열었다. 이 밖에도 자동차 부품, 건설장비, 음악, 교육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26. 아난 아사밥호킨(65) 9억2500만 달러 ▼업종: 부동산, 기혼, 자녀 3명부동산 재벌 아난 아사밥호킨은 소비 지출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기대어 소매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난이 소유한 상장기업 랜드 & 하우시스(Land & Houses)는 파타야 및 푸껫과 같은 주요 관광지에 새로운 터미널 21(Terminal 21) 쇼핑몰을 짓는 데 4억 달러 가까운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랜드 & 하우시스는 지난 2년간 캘리포니아의 임대 아파트에 투자해왔으며, 미국 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3월 대만의 CTBC 파이낸셜 홀딩이 아난이 소유한 LH 파이낸셜의 지분 36%를 4억7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 27. 비차이 말리논트(96) 8억7500만 달러 ▼업종: 미디어, 사별, 자녀 7명미디어 업계의 거물 비차이 말리논트는 지난 1년 동안 아들 쁘라산(Prasan)이 운영하는 자신 소유의 방송국 BEC 월드(BEC World)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자산이 1/3 이상 감소했다. 비용상승 및 경쟁심화로 마진이 축소되고 광고수입이 줄어들면서 최근 1분기 순이익이 20% 감소했다. BEC 월드는 순위 12위를 차지한 위차이 통땅 소유의 유료 TV 방송국 CTH로부터 2016년 UEFA 유로 축구 토너먼트 경기 중계권을 따냈다. ━ 28. 비리얍훈 & 가족 8억5000만 달러 ★ 업종: 보험태국 최대의 손해보험사로 자동차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비리야 보험(Viriyah Insurance)를 소유한 비리얍훈 가는 올해 순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작고한 렉 비리얍훈(Lek Viriyahbhun)이 1941년 톤부리 파닛 그룹(Thonburi Phanich Group)을 설립했으며, 무역회사인 톤부리 파닛 그룹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완성차 브랜드와 자동차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험사업부는 1947년 화재해상보험사로 출범했으며, 이후 자동차 보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 렉 비리얍훈이 사망한 후, 6명의 자녀들이 재산을 나누었다. ━ 29. 추찻 & 다오나빠 뻬따움빠이(62) 8억4500만 달러 ▲업종: 금융, 기혼, 자녀 2명부부가 은행에서 퇴사해 1992년 창업한 금융회사 무앙타이 리싱(Muangthai Leasing)은 오토바이를 담보로 하는 대출을 공여하는 태국 최대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무앙타이 리싱은 올해 대출액을 50% 증가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들 빠리탓(Parithad)과 부부가 엄격한 경영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덕분에 무앙타이 리싱의 부실채권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 30. 수랑 쁘렘쁘리(73) 7억2500만 달러 ▼업종: 미디어, 기혼마찬가지로 순위에 이름을 올린 끄릿 라따나락이 소유한 BBTV의 상무이사로 재직한 바 있는 수랑 쁘렘쁘리는 BBTV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광고수입이 감소하면서 억만장자 타이틀을 내려놓고 말았다. 작고한 어머니 레이와디 티엔쁘라빠(Reywadee Thienprapart)와 사망한 남자형제 차이찬(Chaicharn)이 작고한 끄릿의 아버지 추안(Chuan)과 함께 방송국을 설립했다. ━ 31. 빠왓 비뚜라빠꼰(64) 7억1500만 달러 ★업종: 플라스틱 제조, 기혼, 자녀 2명젊은 나이에 가족이 경영하던 고무제조업에 뛰어들어 이를 1억9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합성고무, 자동차 부속품 및 플라스틱 패키징 선도생산업체 이스턴 폴리머 그룹(Eastern Polymer Group)으로 키웠다. 2014년 주식상장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증가한 덕분에 순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 32. 끄라이손 찬시리(81) 7억 달러 ◀▶업종: 냉동식품, 기혼, 자녀 3명미국 경쟁사 범블비 시푸드(Bumble Bee Seafoods)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지 1년이 지난 이후, 3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끄라이손 찬시리 소유의 세계 최대 참치통조림 제조사 타이 유니온 그룹(Thai Union Group)은 지난 12월 반독점법에 위반될 것을 우려해 15억 달러 규모의 인수계약을 취소했다. 대신 독일의 해산물 통조림 제조사 루젠 피쉬(Rügen Fisch)의 지배지분을 매입했으며, 매입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 33. 찻차이 깨우부따(64) 6억9500만 달러 ▲업종: 금융, 기혼, 자녀 2명트랙터 유통업을 했던 아버지를 둔 찻차이 깨우부따가 소유한 금융기업 스리사왓 파워 1979(Srisawad Power 1979)는 오늘날 딸인 도웅차이(Doungchai)와 티다(Thida)가 운영하고 있으며 1600개가 넘는 지점을 두고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2800달러 미만의 소액대출 사업권을 확보했다. ━ 34. 빤판 시리비리야꿀(63) 6억4000만 달러 ▼업종: 설탕제조, 기혼, 자녀 3명설탕 가격이 하락세를 그리면서 빤판 시리비리야 꿀이 소유한 까셋 타이 인터내셔널 슈가(Kaset Thai International Sugar)의 순익이 반 토막 난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주가 역시 하락했다.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사탕수수 생산이 즐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상황이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까셋 타이는 바이오매스, 에탄올, 비료, 바이오가스 및 바가스(bagasse) 펄프와 같은 부산물을 활용한 사업으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 35. 니자뽄 차라나치따(65) & 쁘렘차이 깐나수따(62) 6억3000만 달러 ▲업종: 인프라, 사별, 자녀 3명; 기혼, 자녀 3명인프라 기업 이딸 타이(Ital Thai)를 소유한 두 남매는 자산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가 등장하면서 자산액이 증가했다. 니자뽄의 아들 유타차이(Yuthachai)가 환대사업부 오닉스(Onyx)의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88쪽 기사 참조). ━ 36. 위뚠 수리야와나꿀(58) 6억500만 달러 ▲업종: 소매, 기혼, 자녀 2명창고건축자재와 DIY 주택개조제품 점포 체인망인 시암 글로벌 하우스(Siam Global House)의 창업자인 위뚠 수리야와나꿀은 내부자 거래로 규제 당국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후인 지난 3월 최고경영자직에서 사임했다. 남자형제 아나왓(Anawat)이 회사경영을 맡게 되었다(86쪽 박스기사 참조). ━ 37. 수빨룩 움뿟(61) 5억9000만 달러 ▲업종: 소매, 미혼12개가 넘는 쇼핑몰과 백화점을 거느린 태국 제2위 규모의 소매업체인 더 몰 그룹(The Mall Group)을 관리하고 있다. 가족이 소유한 매출 기준 15억 달러 규모의 더 몰 그룹에는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시암 파라곤(Siam Paragon) 및 명품 소매유통점 EM 디스트릭트(EM District)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사무실과 쇼핑몰이 한 데 모인 복합몰 엠까르띠에(EmQuartier)와 대규모 예술공연센터가 들어설, 개장을 앞두고 있는 엠스피어(Emsphere)도 포함된다. 수빨룩은 6명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38. 분차이 벤차롱꿀(62) 5억8500만 달러 ▼업종: 통신, 기술, 기혼, 자녀 6명노르웨이 통신사 텔레노어(Telenor)의 태국 사업 파트너인 분차이 벤차롱꿀은 DTAC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양사의 합작법인이자 태국 제2위 규모의 이동통신사 토탈 액세스 커뮤니케이션즈(Total Access Communications)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분차이의 자산 역시 거의 반 토막 났다. 최근 1분기 DTAC의 순익이 45% 급감했으며, 단말기 및 음성서비스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5분기 연속 수익이 하락하고 있다. ━ 39. 꿈뽈 쁠루신(65) 5억6500만 달러 ★업종: 병원, 기혼, 자녀 2명30년 전 방콕 동부 산업지역 중심가에서 작은 병원을 개업한 것으로 시작해, 의사인 꿈뽈 쁠루신은 오늘날 7개의 병원과 7개의 의원을 거느리며 태국 SET에 상장된 병원체인 출라랏 병원(Chularat Hospital)을 탄생시켰다. 꿈뽈은 가족과 함께 출라랏 병원의 지분을 6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 아시아의 아시아 지역 유망중소기업 순위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출라랏 병원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으며, 덕분에 꿈뽈은 부자 순위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사업 확장에 여념이 없는 꿈뽈은 최근 330만 달러에 병원 한 곳을 인수했다. 출라랏 병원은 태국 여성 럭비팀의 스폰서 업체이다. ━ 40. 사티엔 세타싯(62) 5억4000만 달러 ▲업종: 음료, 기혼, 자녀 3명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에너지음료 카라바오 당(Carabao Dang)의 제조업체 카라바오 그룹(Carabao Group)의 공동창업자 사티엔 세타싯은 태국 국내의 에너지 음료 시장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카라바오의 글로벌 브랜드화 및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티엔 세타싯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첼시와 추정가 5000만 달러의 3년 기간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사티엔은 카라바오 탄산 캔 음료를 새롭게 출시했다. 사티엔은 2002년 친구인 포크송 가수 앳 카라바오(Aed Carabao)와 함께 카라바오 그룹을 창업했으며, 앳 카라바오는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41. 시리뽕 룽롯끼띠욧(65) 5억3500만 달러 ▼업종: 자동차 부품, 기혼, 자녀 5명2015년 태국의 자동차 판매가 2년 연속 하락세를 그리면서, 시리뽕 룽롯끼띠욧이 74%의 지분을 소유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P.C.S. 머신 그룹(P.C.S. Machine Group)의 주가가 3분의 1 이상 수직하락했다. 시리뽕은 공장에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했으며, 풍력 에너지에도 투자했다. ━ 42. 니시따 샤 페더부시(36) 5억3000만 달러 ▼업종: 운송, 제약, 기혼, 자녀 1명글로벌 운송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2015년 니시따 샤 페더부시가 소유한 프레셔스 쉬핑(Precious Shipping)의 순손실은 69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아버지 끼릿(Kirit)이 1982년 창업한 제약 업체 메가 라이프사이언스(Mega Lifesciences)는 지난해 순이익이 27% 증가한 1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페더부시 가는 이 밖에도 방갈로에 상품 거래 소프트웨어 기업 에카(Eka)를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의 인프라 기업 개몬 인디아(Gammon India)의 건설사업부를 인수했다. ━ 43. 군꿀 둠롱삐아웃(61) 5억2500만 달러 ◀▶업종: 재생가능에너지, 기혼, 자녀 3명태국 SET에 상장된 군꿀 엔지니어링(Gunkul Engineering)의 군꿀 둠롱삐야웃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아내 소빠차(Sopacha)가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군꿀 엔지니어링은 자사에 소수지분을 보유한 시암상업은행(Siam Commercial Bank) 그리고 미즈호은행 및 신세이 은행과 함께 손잡고 일본에서 2억400만 달러어치의 태앙열 프로젝트 두 건을 인수했다. ━ 44. 뻬떼 봇하라믹(43) 5억1500만 달러 ▼업종: 통신, 미혼이동통신 재벌 뻬떼 봇하라믹은 간판기업 재스민 인터내셔널(Jasmine International)이 지난 12월 정부가 개최한 4G 스펙트럼 경매에서 2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금액으로 경쟁사들을 제치고 낙찰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재스민이 3월 마감기한 이전까지 제시한 입찰가를 지불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는 데 실패하면서 계약은 틀어지고 말았다. 이동통신 규제당국은 재경매를 소집했으며, 입찰계약을 위반한 댓가로 재스민에 벌금형을 내릴 것을 고려하고 있다. 재스민은 1800만 달러의 보증금은 날리겠지만, 자사가 손해배상을 할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다. ━ 45. 뽕삭 비따야콘(82) 5억 달러 ▼업종: 의료, 부동산, 기혼, 자녀 2명4년 전 방콧 두싯 메디컬 서비스의 지분을 현금화한 이후, 공동창업자였던 뽕삭 비따야콘은 현재 아들 사띳(Satit)이 관리하고 있는 상장기업 프린서플 캐피탈(Principal Capital)을 통해 부동산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프린서플 캐피털의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방콕에 소재했으며 매리어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 건물이다. 2015년 프린서플 캐피탈은 방콕의 사업 중심가에 민관협력 사업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다. ━ 46. 반차 옹꼬싯(64) 4억9500만 달러 ★업종: 전자, 기혼, 자녀 3명광고회사 중역 출신으로 주로 자동차용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기업 KCE 전자(KCE Electronics)를 창업한 반차 옹꼬싯은 KCE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한 덕분에 처음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반차의 아버지의 이름을 딴 꾸앙 짜런 전자(Kuang Charoen Electronics)로 알려졌던 KCE 전자는 1997년 타격을 입었으나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 코넬대학에서 공부하고 2013년 이후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아들 삐탄(Pitharn)이 최근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을 맡았으며, 이같은 노력은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었다. 반차는 항해를 즐기며, 최근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산 아지무트 요트를 구입했다. ━ 47. 참룬 친탐밋(65) 4억8000만 달러 ▼업종: 설탕제조, 기혼, 자녀 4명참룬 친탐밋이 소유한 태국 4위 규모의 설탕제조업체 콘 깬 슈가(Khon Kaen Sugar)는 설탕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5년 순이익이 50% 급감한 23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 9월 과거 5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한 주가는 이후 설탕 가격이 회복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참룬 친탐밋의 가족은 이 밖에도 던킨 도넛의 프랜차이즈인 숩 스리 타이(Sub Sri Thai), 오봉 팽(Au Bon Pain), 그리고 국내 식품·패션기업 그레이하운드(Greyhound)에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48. 딴 빠사콘나띠(57) 4억4000만 달러 ▼업종: 음료, 기혼, 자녀 3명마케팅의 귀재 딴 빠사콘나띠는 행운추첨을 통해 고급 콘도와 리무진을 상으로 주는 전략을 기반으로 자신의 병녹차 브랜드 이치탄(Ichitan)에 대해 소비자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녹차 음료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전략 덕분에 이치탄의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순익이 급감하면서 이치탄 그룹 주가도 지난 1년 동안 45%나 하락했다. 딴 빠사콘나띠는 올해 차 이외에 다양한 음료를 출시할 계획이다. ━ 49. 준 와나빗(79) 4억1500만 달러 ★업종: 선풍기 제조, 기혼, 자녀 4명비상장기업 하따리 전기(Hatari Electric)의 창업자 준 와나빗은 선풍기 수선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일본 브랜드의 하청제조업체로 활동하다가,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따리는 부품의 90%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며, 매년 800만 대의 가정용·산업용 선풍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준 와나빗은 마찬가지로 순위에 오른 아난 아사밥호킨(26위)이 소유한 주택 개조상품점체인 홈프로(HomePro)에 소수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50. 비차 뿔바랄룩(52) 4억 달러 ▼업종: 영화, 패스트푸드, 기혼, 자녀 3명영화관 체인점 메이저 시네플렉스(Major Cineplex)의 창업자 비차 뿔바랄룩은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확장한 직후 라오스에 영화관 5곳을 열었으며, 태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을 위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지난 4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비차가 소유한 패스트푸드 업체 맥타이(McThai)는 태국 전역에 227개의 맥도널드 매장을 운영 중이다.- NAAZNEEN KARMALIV, MEGHA BAHREE, CAROLINE CHE, SEAN KILACHAND, SUZANNE NAM, PHISANU PHROMCHANYA, ANURADHA RAGHUNATHA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내부자 거래 단속 2012년 시암 시멘트(Siam Cement)의 계열사가 건축자재 소매기업 시암 글로벌 하우스(Siam Global House)의 지분을 인수하기 몇 달 전, 시암 글로벌의 창업자 위뚠 수리야와나 꿀은 세 명의 친척과 함께 자사 주식을 사들였다. 태국의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득했다고 기소했다. 사건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위뚠은 지난 3월 최고경영자직에서 사임하고 연루된 친척들과 함께 증권거래위원회와의 합의에 따라 벌금을 냈다.최근 들어 태국 최고의 부자들이 관련된 우량 기업의 고위경영진이 내부자 거래에 연루되었다는 스캔들이 수없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시암 글로벌은 그 예 중 하나이다.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사건으로, 태국 최고의 부자가문인 체라바논트 형제가 소유한 짜런 뽁판드 그룹의 계열사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CP 올(CP All)의 고위 경영진 4명이 연루된 내부거래가 있다. 2013년 CP 올이 인수하기 이전 시암 마크로(Siam Makro)의 주식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 경영진은 벌금을 내기는 했으나 사임하지는 않았다. 분노한 투자자들은 CP 올의 주식을 사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CP의 다닌 회장은 주주들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최고의 기업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매진할 것”이라 공언했다.CP에 대한 제재조치가 가볍다고 인식되는 데 반해, 태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방콕은행 산하의 방콕 보험 회장 및 최고경영자인 차이 소폰빠닛(Chai Sophonpanich)에 대해서는 한 발 더 나아가 형사고발이라는 조치를 취했다. 순위에 오른 찻리 소폰빠닛(16위)의 이복형제인 차이는 배당금지급계획에 대한 정보를 몇몇 개인들에게 흘렸고, 이들은 계획이 공개되기 이전 주식을 사들였다고 한다. 차이는 계열사인 방콕 생명보험의 이사직에서 3년 동안 활동할 수 없게 되었고 벌금형이 내려졌다. 차이는 이러한 거래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으며 다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홍콩 아시아기업지배협회(ACGA)의 제이미 앨런(Jamie Allen) 사무총장은 일련의 단속조치가 어느 정도 억제효과를 발휘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잘못을 저질러도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 평판에 대해 걱정을 하지요.” 태국 증권거래위원회는 1992년 제정된 증권거래법을 수정해 여타 동남아시아 국가의 규제기관들과 마찬가지로 태국 증권거래위원회 역시 민사제재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측에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NAAZNEEN KARMALIV 포브스 기자 ━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다 모두 자수성가형으로 오직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 네 명의 기업가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50대 부자 순위에 진입하기 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1세의 잇티빳 삐라데차빤은 아시아판 감자칩으로 회자되며 42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튀긴조미김 스낵으로 널리 알려진 따오캐노이 푸드 & 마케팅(Taokaenoi Food & Marketing)을 경영하고 있다. 건축업을 하던 잇티빳의 집안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이에 잇티빳은 군밤을 파는 가판대 장사로 사업을 시작해 그 후 조미 김 스낵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잇티빳과 가족이 7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따오캐노이의 주가는 지난 12월 주식공개를 한 이후 3배 이상 상승했으며, 잇티빳의 순자산은 올해 50대 부자순위에 진입하기 위한 최저자산액인 4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3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게 되었다. 군밤장수에서 부자로 거듭난 잇티빳의 성공신화는 2011년 개봉한 영화 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46세의 수라 카닛따위꿀은 미국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이후 태국 최대의 아이폰 판매업체인 IT 제품 유통기업 Com7을 공동창업했다. 방콕의 전자상품 쇼핑몰 빤팁 플라자(Pantip Plaza)에 1호점을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Com7은 현재 애플 아이스튜디오 100곳 그리고 바나나 IT(BaNANA IT) 및 바나나 모바일(BaNANA Mobile) 200곳을 포함해 300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태국어로 “누워서 떡먹기”라는 의미를 뜻하는 바나나(BaNANA)는 10년 전 유명 쇼핑몰에 매장을 내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왜 바나나라는 브랜드명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수라 카닛따위굴은 “사람들이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수라가 1억1600만 달러 상당의 지분 44%를 소유하고 있는 Com7의 주가는 2015년 7월 주식을 공개한 이후 2배 이상 뛰었다. Com7은 소프트웨어 시스템 및 IT 시스템 관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의사인 남편과 그 아내인 수윈 & 따냐뽄 끄라입후베스 부부가 2000년 창업한 화장품 소매기업 뷰티 커뮤니티(Beauty Community)는 태국에 불고 있는 화장품 열풍을 타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뷰티 부페(Beauty Buffet,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화장품 가게”), 뷰티 코티지(Beauty Cottage) 및 뷰티 마켓(Beauty Market)등의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기준 5000만 달러의 기업인 뷰티 커뮤니티는 최근 시가총액 5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이래로 판매신장율은 연평균 30%에 이른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및 미얀마 등지에 신규매장을 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뷰티 커뮤니티는 2015년 포브스가 발표한 유망중소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뷰티 커뮤니티의 지분 38%를 소유한 부부의 순자산은 2억1500만 달러에 이른다. - NAAZNEEN KARMALIV 포브스 기자

2016.06.23 16:18

24분 소요
아시아 경제를 호령하는 여인들

산업 일반

아룬다티 바타차르야(Arundhati Bhattacharya, 58) - 인도 상업은행 총재인도 상업은행(State Bank of India, SBI)은 2억2500만 명의 고객과 300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인도 최대 금융기관이다. 바타차르야는 인도의 여성 뱅커 중 1인자로 꼽힌다. 그는 인도 상업은행에서 40년 동안 근무한 전문가로 은행의 자산을 관리하며 부실채권 문제를 처리한다. 최근 인도 정부가 공공 은행의 정부 지분을 52%로 축소(기존 58.6%)하면서 그의 지분율이 올라 재산이 25억 달러로 늘었다. 얼마 전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비안 천(Vivien Chen, 56) - 홍콩 난펑그룹 회장비비안 천은 30년 동안 아버지 천팅화(Chen Din Hwa)에게 경영수업을 받은 뒤 난펑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천팅화는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가 1954년에 섬유회사를 설립하고 부동산 사업으로 부를 쌓아 조선·금융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한 인물이다. 비비안 천은 1981년부터 회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유산 분배 과정에서 어머니와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소송은 몇 년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비비안 천의 회사 크로스비 인베스트먼트(Crosby Investment)는 런던 카나리 워프에 있는 오피스 타워를 2억5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46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천 회장 일가는 홍콩 부자 13위다. 차다팁 추트라쿨(Chadatip Chutrakul, 54) - 태국 시암 파왓·시암 파라곤 개발 CEO지난해 태국의 소매산업은 정치적 갈등으로 침체에 빠졌다. 백화점이 최대 피해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군사 쿠데타가 벌어지고 나서 추트라쿨에게 운이 따랐다. 그는 지난해 7월 15억4000만 달러 규모의 강변단지 조성사업 ‘아이콘시암(Iconsiam)’의 합작투자파트너로 방콕에 호화로운 쇼핑몰을 소유한 몇 명의 CEO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아이콘시암은 민간부문 투자로는 태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20에이커(2만4483평)에 쇼핑·주거 복합 건물을 조성하는 공사다. 태국 정다그룹(Charoen Pokphand)의 부동산 회사도 합작투자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회사의 소유주인 팀파폰 체아라바논트는 태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다닌체아라바논트 정다그룹 회장의 딸이다. 솔리나 차우 호이 슈엔(Solina Chau Hoi Shuen, 53) - 홍콩 호라이즌 벤처스 설립자차우가 세운 투자사 호라이즌 벤처스는 지구환경과 먹거리 문제, 전염병 예방,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연구하는 여러 벤처기업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호라이즌 벤처스는 지난해 12개 스타트업에 4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식물성 인공 계란을 만드는 햄프턴 크릭, 100% 천연 식물성 원료로 패티를 만드는 임파서블 푸드, 세계로 퍼져나가는 전염병을 감시하는 온라인 툴 제작사 블루닷,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센티널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이다. 차우는 리카싱 재단의 의장이기도 하다. 그의 영향력은 이곳에서 더욱 커졌다. 차우는 홍콩 최고 부자 리카싱과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소니아 청(Sonia Cheng, 34) - 홍콩 로즈우드 호텔 그룹 CEO, 뉴 월드 디벨롭먼트 전무18개국에서 55개 호텔을 운영하는 소니아 청은 2020년까지 호텔을 130개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청 일가는 아시아 최대 보석회사인 저우다푸(Chow Tai Fook)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2011년 2억3000만 달러에 20개 호텔 경영권과 로즈우드의 소유권을 인수했는데 이는 그의 할아버지가 설립한 뉴 월드 디벨롭먼트와 제휴했기에 가능했다. 로즈우드 호텔 그룹은 최고급 로즈우드 호텔과 리조트(40%), 뉴 월드 브랜드(20%), 유럽 라이프스타일의 부티크 브랜드 펜타호텔(40%)로 개편될 전망이다. 소니아 청은 2008년 가족 사업에 합류하기 전까지 모건 스탠리,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 핀커스에서 일했다. 하버드대 응용수학 학사학위도 취득했다. 청 슈에(Cheng Xue, 45) - 중국 해천미업 부회장청 슈에는 1997년 해천미업의 전략경영 임원으로 일을 시작해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해천미업은 직원이 4000여 명에 달하는 중국 1위의 조미료식품 전문업체다. 간장, 양념장, 굴소스 등을 연 100만t씩 생산한다. 해천미업의 브랜드 ‘하이톈(Haitain)’은 중국 간장업계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청 슈에의 지분율은 9%. 주식가치가 8억2000만 달러에 달해 중국 부자 순위에 올랐다. 츄객킴(Chew Gek Khim, 53) -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트레이딩 CEO츄객킴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일가의 자손이다. 부동산 투자로 시세차익을 본 그는 사업을 국제적으로 확장한다. 그는 주석 광산과 제련회사에도 여전히 관심이 있다. 변호사인 츄객킴은 은행원이자 자선가로 유명한 탄 친 투안(Tan Chin Tuan)의 손녀다. 2008년 싱가포르계 금융회사인 화교은행 OCBC를 설립한 집안과 치열한 입찰경쟁 끝에 회사의 운영권을 손에 넣었다. 동 밍주(Dong Mingzhu, 60) - 중국 그리전기 회장·CEO동 밍주는 취임 이후 그리전기를 세계 최대 가정용 에어컨 생산업체로 키웠다. 2014년 예상 매출은 220억 달러로 전자상거래 덕분에 성장하는 추세다. 중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11월 11일 광군절에는 온라인 전용 모델을 선보여 하루 매출만 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0월 상업용 태양열 에어컨에 이어 가정용을 출시할 계획이다. 동 밍주는 이 사업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본다. 추아 삭 쿵(Chua Sock Koong, 57) - 싱가포르 싱텔그룹 CEO지난해 9월 추아 삭 쿵은 사이버 보안, 스마트 시티,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기술 발전을 위해 3억6900만 달러를 투자하고 100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음성통화를 넘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또 자회사인 이동통신업체 옵터스의 모바일 네트워크 범위를 개선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통신사 싱텔은 25개국에 5억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인 그는 2007년부터 싱텔을 이끌어왔다. 싱텔은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호 칭(Ho Ching, 61) - 싱가포르 테마섹 CEO호 칭은 국가기관을 글로벌 투자의 동력기관으로 바꿔놨다. 테마섹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국부 펀드로 2014년 3월 기준 164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마섹은 세계에 11개 지점이 있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 북미에 진출한 뒤, 사업 기반을 닦기 위해 지난해 뉴욕과 런던에 새로운 지점을 냈다. 지난해 테마섹이 신규 투자한 180억 달러 중 가장 큰 규모는 57억 달러로 건강·미용 전문 유통업체인 A.S.왓슨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남편은 싱가포르의 리센룽 총리다. 팬시 호(Pansy Ho, 52) - 홍콩·마카오 순탁홀딩스 상무이사, MGM 중국 공동회장팬시 호는 50억 달러를 보유한 재력가로 홍콩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이다. 하지만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불황으로 지난해 MGM 중국의 주식가치가 폭락하면서 그의 재산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개발업과 운송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순탁홀딩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당국의 부동산개발 규제가 심해졌고 마카오와 홍콩 간 여객을 실어 나르는 고속페리 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호주 콴타스항공, 중국 동방항공과 손잡고 저가항공사 제트스타 홍콩을 설립해 66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 순탁홀딩스의 2013년 매출은 4억6100만 달러로 10년 전보다 줄었다. 팬시 호는 1995년 마카오 카지노 왕으로 불리는 아버지 스탠리 호가 세운 순탁에 입사해 1999년 상무이사에 올랐다. 현정은(Hyun Jeong-eun, 60) - 한국 현대그룹 회장현 회장은 현대그룹의 채무를 갚기 위해 30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그룹은 해운, 기계설비, 대북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일부 자회사와 금융산업 부문의 자산을 매각했다. 남은 주요 기업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아산이다.현 회장은 7년 동안 멈춘 북한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얼어붙은 대북관계 개선에 앞장섰다. 그는 2003년 남편이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아들인 정몽헌 회장이 생을 마감한 후부터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다. 마유미 코타니(Mayumi Kotani, 68) - 일본 유신세이키 회장·CEO유신은 코타니의 남편이 1970년대에 설립한 산업기계 제조업체다. 코타니는 12년 동안 영업 부사장으로 일하다 남편이 죽은 뒤 200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유신은 지난 5년 동안 매출이 연평균 10% 증가했다. 해외사업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1억6700만 달러의 70%가 해외에서 나왔다. 그는 아시아에 집중된 시장을 미국, 유럽으로 확대해 3~4년 안에 순이익을 40% 늘릴 계획이다. 유신의 주력상품은 플라스틱 제품용 취출로봇이다. 금형에서 플라스틱을 취출해 쌓는 로봇이다. 이 제품은 아시아, 미국에서 점유율 1위다. 생산공정을 대부분 외부업체에 위탁해 마진율이 높다. 섬세한 성격의 코타니는 회사의 재무상태부터 직원 자녀의 이름까지 세세하게 적힌 파란색 수첩을 항상 들고 다닌다. 김은선(Kim Eun-sun, 56) - 한국 보령제약 회장김 회장은 1957년 작은 약국으로 시작한 김승호 보령제약 창업자의 장녀다. 김 회장은 아버지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다 200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09년 회장에 취임했다. 보령제약은 현재 한국의 10대 제약사 중 하나다.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 지난해 중국에서 45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보령제약은 멕시코 스텐달과 제휴,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정'을 판매해 2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위장약 겔포스 역시 판매 성적이 좋았다. 김 회장은 보령제약과 보령의 지분을 각각 12.2%, 45%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 김정균 보령제약 이사는 보령의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다. 이부진(Lee Boo-jin, 44) - 한국 호텔신라 사장,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118쪽 참조. 찬다 코하르(Chanda Kochhar, 53) - 인도 ICICI 은행 CEO인도 최초의 여성 국영은행 총재인 아룬다티 바타차르야 다음으로 인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뱅커로 꼽힌다. 코하르는 1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자산을 보유한 ICICI 은행을 6년째 이끌고 있다. 그는 전체 3850여 개 지점의 10%를 은행이 없는 시골 지역에 배치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온라인 결제 앱 ‘포켓(Pockets)’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층을 넓혔다. ICICI는 1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디지털 마을’ 프로젝트를 벌였다. 전자결제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모디의 고향인 구자라트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얼마 전 뭄바이에서 연 딸의 결혼식에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를 포함한 수많은 정재계 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로즈 이 와이 문(Rose Lee Wai Mun, 62) - 홍콩 항생은행 부회장·CEO항생은행은 홍콩에서 두 번째로 큰 공공은행이다.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에 이르고 직원 수는 1만 명을 넘는다. 2013년 매출은 35억 달러였다. 로즈 이와이 문은 HSB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자이기도 하다. 1933년에 설립된 항생은행은 홍콩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중국 본토 영업도 세력 확장에 한 몫을 했다. 금융전문매체인 아시안 뱅커에 따르면 항생은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행 중 재무구조가 가장 안정적이다. 로즈 이 와이문은 하와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77년 HSBC에 입사했다. 부회장에 오른 것은 2012년이다. 홍콩 통신회사 허치슨 왐포아와 다국적 유통기업인 스와이어 퍼시픽의 비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리 당(Li Dang, 47) - 중국 제네텍 사장제네텍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다. 연 매출은 250억 달러, 직원 수는 4만5000명 가량이다. 제조업을 비롯해 기계부품, 중장비, 교통설비, 약품제조, 기술 서비스, 부동산과 관련한 90개의 다양한 사업을 한다. 리 당은 청나라 장군이자 외교관이었던 리헝창의 자손으로 안휘성에서 태어났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지난대학교에서 화학을 공부한 그는 2000년 제네텍에 부사장으로 입사해 5년 후 사장으로 승진했다. 입사하기 전에는 산시성 도지사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마이 키유 리엔(Mai Kieu Lien, 61) - 베트남 비나밀크 회장·CEO비나밀크는 베트남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 중 하나로 베트남 우유시장의 51%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공장을 증설해 매출이 전년보다 14% 증가한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이 키유 리엔은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헤 2017년까지 연 매출 3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비나밀크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키란 마줌다르-쇼(Kiran Mazumdar-Shaw, 61) - 인도 바이오콘 설립자·CEO인도 ‘생명공학의 여왕’으로 불린다. 차고에서 설립한 바이오콘은 인도에서 가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생명공학 기업이다. 주로 비만, 암 등 질병 치료가 목적인 약을 저가로 판매한다. 매출 규모는 4억8000만 달러. 바이오콘은 의약품을 연구하는 회사 신진(Syngen)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경구 인슐린 등 신약 개발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바이오콘의 지난 분기 순이익은 13% 감소했다. 인도 IT서비스 업체 인포시스의 이사회 멤버이며 인도 벵갈루루 경영대학원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앤 노먼(Anne Norman) - 뉴질랜드 제임스 파스코 그룹 공동이사노먼은 남편 데이비드와 뉴질랜드·호주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경영을 익혔다. 제임스 파스코는 호주에서 가장 큰 주얼리 회사로 직원 수가 1만 명을 넘는다. 이 회사는 노먼의 할아버지가 세운 작은 주얼리 숍에서 출발했다. 연 매출 15억 달러의 제임스 파스코 그룹은 9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뉴질랜드 백화점에 입점한 파머스(Farmers)와 휘컬스 서점(Whitcoulls bookstores) 등 총 매장 수는 690개에 이른다. 제임스 파스코는 그룹 내 회사를 매각한 적이 한 번도 없고 부채는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지난해 1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 더 웨어하우스의 지분율을 7.4%로 높이며 대주주가 됐다. 노먼 부부의 재산은 3억7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옹 치 칭(Ong Chih Ching, 45) - 싱가포르 콥 그룹 공동설립자·회장변호사였던 옹 치 칭은 상관이 월급을 올려주지 않자 직장을 그만두고 26세에 로펌을 설립했다. 2006년에는 부동산개발회사인 콥 그룹을 세웠다.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리츠칼튼 레지던스를 싱가포르 도심에 개관했다. 싱가포르의 최고급 주거지인 해밀턴 스코츠 개발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등에서 최고급 리조트를 개발하며 주목 받았다. 현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스키 슬로프를 갖춘 실내 겨울복합리조트 노던 라이트가문을 열 예정이다. 옹 치 칭은 월트 디즈니의 말을 빌려 “도전할 용기만 있다면 꿈은 이뤄진다”며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 비용이 올랐을 때도 맡은 프로젝트를 모두 완수해냈다. 그는 자동차 경주를 즐긴다. 언제나 “널 이기고 말 거야”라고 스스로 되뇐다. 펑레이(Lucy Peng, 42) - 중국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그룹 CEO, 알리바바 공동창업자·최고인사책임자(CPO)알리바바의 가장 유력한 여성으로 독립된 금융 조직을 이끌고 있다.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6억1500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 소액대출·예금자이지만 이들이 모이면 개미떼처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를 책임지는 중국판 페이팔 알리페이, 모바일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알리페이 월렛, 86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온라인 머니마 켓펀드(MMF)인 위에 바오, 각종 금융기관의 투자 상품 판매 플랫폼인 자오 차이 바오, 소자본으로 사업하려는 사람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앤트 마이크로론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개인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 뱅크를 출시했다. 앤트 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250억~500억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케이티 페이지(Katie Page, 58) - 호주 하베이 노먼 CEO하베이 노먼은 페이지의 남편 게리 하베이가 이안 노먼과 1982년에 공동 창업한 호주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다. 하베이 노먼은 8개국에 277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직원 수는 2만 명에 달한다. 페이지는 1983년 하베이 노먼 판매점에서 일하기 시작해 1999년 CEO가 됐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연 매출 49억 달러, 연간 순이익 1억6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호주 바이런 연안의 뉴 사우스 웨일스주에 본인 소유의 호텔과 부동산이 있다. 순종 말 경매회사인 매직 밀리언스의 공동 소유자이기도 하다. 여성으로는 처음 호주 내셔널 럭비 리그의 이사회에 선임됐다. 쉬카 샤르마(Shikha Sharma, 56) - 인도 액시스은행 은행장2009년 은행장에 취임한 쉬카 샤르마는 최근 연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3년. 액시스은행은 인도 3위의 민간은행으로 자산 규모는 670억 달러 정도다. 인도 전역에 2500개 지점과 1만3000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있다. 샤르마는 은행의 소매금융을 강화하고 거래를 전산화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그의 지휘 아래 액시스은행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4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액시스 은행에 입사하기 전 경쟁사인 ICICI에서 29년 동안 일했으며 인도영화 애호가로 알려졌다. 노니 푸르노모(Noni Purnomo, 45) - 블루버드그룹 홀딩스 사장120쪽 참조.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 61) - 호주 핸콕 프로스펙팅 회장광산업계의 거물로 불린다. 지난 몇 년 동안 철광석 가격이 절반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보유재산이 54억 달러 줄었다. 그럼에도 재산이 123억 달러로 호주 최고 부자다. 라인하트가 지분 70%를 소유한 호주 북서부 필바라 지역의 로이 힐 광산에서 올 9월 첫 수송품이 온다. 이곳은 호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광석 광산이다. 라인하트는 지난해 영농업에도 뛰어들었다. 호주 북부의 대규모 농장을 사들이고 서부권역 대형 우유생산업체와 합작투자를 했다. 중국에 유아용 조제분유를, 호주 서부와 싱가포르에 우유를 수출하기 위해서다. 미디어 회사 페어팩스 미디어의 지분 14.9%를 팔아 5000만 달러의 시세 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그는 호주 방송사인 텐 네트워크 홀딩스의 지분 10% 가량 보유하고 있다. 우샤 상완(Usha Sangawan, 56) - 인도 생명보험공사 상무이사인도 생명보험공사는 인도 최대 규모의 보험사로 59년 전 설립됐다. 2억5000만 명 고객과 287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110만 명이 넘는 보험 설계사가 이곳에서 일한다. 우샤 상완은 회사 최초의 여성 상무이사다. 그는 트랙터 산업에 종사하는 인도 부자 라흐만 다스 미탈의 딸이다. 인도 하리아나주 팡잡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1981년 입사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상완은 “일에 완벽을 기하는 것은 나의 천성”이라고 말한다. 현재 그의 과제는 부실한 주택금융자회사를 재건하는 일이다. 솜폰 주앙룽루앙킷(Somporn Juangroongruangkit, 64) - 태국 타이서밋그룹 회장남편과 함께 설립한 타이서밋은 태국 외에 7개국에 영업소가 있다. 2만3000여 명의 직원을 둔 타이서밋그룹은 태국 굴지의 자동차·오토바이 부품 생산업체다. 회사에 따르면 2013년 20억 달러의 매출을 냈다. 불안정한 정국과 최초 자동차 구입자를 위한 할인제도가 없어지면서 지난해 매출은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3년 주앙룽루앙킷이 매입한 태국 유력 일간지 마티촌의 지분 20%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은 아직 재판 중에 있다. 마티촌은 지난해 5월 군부 쿠테타로 새롭게 출범한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 주가가 반짝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 연말에 평년치로 돌아왔다. 재산은 9억 달러로 태국 부자 28위에 올랐다. 태국 LPGA의 창립자이자 CEO이기도 하다. 그가 소유한 팟타나 골프 앤 스포츠 리조트는 27홀 규모다. 아킬라 스리니바산(Akhila Srinivasan, 54) - 인도 스리람 생명보험 상무이사, 스리람 캐피탈 사외이사스리니바산은 2005년 설립한 스리람 생명보험을 인도 5위의 민간 보험사로 키웠다. 최근 1~2년 동안 직원 수가 5500명에서 9000명으로 늘었다. 보험료는 7년 전의 17배로 증가해 6억9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리니바산은 29년 동안 스리람 그룹을 경영했고 그의 재산은 133억 달러다. 스리람 그룹은 스리람 생명보험의 모회사로 인도에서 가장 큰 금융회사다. 그는 스리람 그룹의 지주회사인 스리람캐피탈의 중역 가운데 유일한 여성으로 여성 기업가를 위한 소액 대출에 힘쓴다. 1993년 고아원과 벽지의 학교를 후원하는 스리람 재단을 설립했다. 순 야팡(Sun Yafang, 59) - 중국 화웨이 테크놀로지 회장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임원 중 한 명이다.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중국 샤오미 같은 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에 맞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470억 달러로 예상된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사업의 매출이 줄었지만 핸드셋 부문의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순 야팡은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해 필리프 벨기에 국왕을 만났다. 벨기에 역시 화웨이의 사업 영역에 속한다. 순야팡은 1989년 화웨이 창립 당시부터 일했고 10년 뒤 회장에 올랐다. 쑤니 쎄리파누(Sunee Seripanu, 50) - 태국 MC그룹 CEO·회장20년 가까이 MC그룹을 이끈 쑤니 쎄리파누는 회사를 동남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진 웨어(Jeanswear) 의류 생산업체 반열에 올려놨다. 2013년 매출액은 2억36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 MC 핑크, 프리미엄 진 웨어 브랜드 블루스 브라더스 등의 브랜드가 인기다. 지난해 MC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태국에만 114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베트남에 아울렛 매장을 새롭게 개점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시계 회사인 타임 데코를 인수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앤 패트리샤 수탄토(Anne Patricia Sutanto, 42) - 인도네시아 판 브라더스 부사장판 브라더스는 유니클로, 리복, 나이키 같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연간 3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낸다. 인도네시아에 14개 공장이 있고 2016년까지 3개를 더 지을 예정이다. 벌채사업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97년부터 판 브라더스에서 일했다. 개인사업인 홈웨어 인터내셔널도 운영한다. 이 회사는 가구와 홈 액세서리를 만들어 수출한다. 지난해 그를 포함한 8명의 인도네시아 기업가는 각각 500만 달러를 기부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인도네시아 건강기금을 조성했다.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와 싸우기 위해서다. 테레시타 시 코순(Teresita Sy-Coson, 64) - 필리핀 SM인베스트먼트 부회장, 방코 데 오로 유니버설 은행 회장SM인베스트먼트는 필리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회사다. 2014년 3분기까지 그룹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4억 달러를, 순이익은 14% 증가한 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방코 데 오로 유니버설 은행은 운용자산, 대출금, 예치금, 자본금, 신탁자금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필리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테레시타 시 코순은 재산 127억 달러의 필리핀 최고 부자 헨리 시의 딸이다. 탄 레이 청(Tan Lei Cheng, 57) - 말레이시아 골디스 회장·CEO골디스는 IGB의 대주주로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IGB는 말레이시아 부자로 손꼽히는 탄 레이 청의 아버지 탄 친 남과 삼촌인 탄킴 요우가 설립한 부동산 그룹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미드밸리 메가몰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런던, 뉴욕, 마닐라에 호텔을 소유한 탄 레이 청은 호주에도 호텔을 세울 계획이다. 골디스는 2010년에 문을 연 말레이시아 최초의 친환경 오피스 빌딩 지타워의 건설에도 참여했다. 탄 일가는 오일·가스서비스 제공업체인 와 성(Wah Seong)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타카코 스즈키(Takako Suzuki, 52) - 일본 에스티 코퍼레이션 회장2013년 초 스즈키는 아버지가 창립한 가정용품 제조업체 에스티 코퍼레이션의 회장에 올랐다. 그의 임무는 일본에서 가장 큰 방충망 제조업체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탈취제 및 방향제업체인 이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중반기까지 10%의 이윤을 내야 했다. 이후 1년 동안 회사는 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도쿄 조치대학교에서 외국어를 전공한 그는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에스티 코퍼레이션에서 일하기 전에는 닛산자동차와 루이비통 재팬에서 20년 넘게 마케팅·영업 업무를 했다. 스즈키의 가족은 에스티 코퍼레이션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에스티 코퍼레이션은 일본의 경제산업부가 선정한 성(性)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24개 기업에 포함됐다. 이 회사의 중역 9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제나이다 루스티아 탄토코(Zenaida Rustia-Tantoco, 68) - 필리핀 SSI그룹 회장, 루스탄스 커머셜 CEOSSI 는 백화점을 포함해 전국에 69개 쇼핑몰, 700개 아울렛을 두고 있다. SSI 는 랄프로렌, DKNY, 토즈같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필리핀에서 독점으로 판매한다. 탄토코는 기업공개로 편의점과 백화점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음악과 인도주의 단체를 위한 기부도 활발하게 한다. 여가시간에는 가족과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의 세자녀는 모두 루스탄스에서 일한다. 타이 흐엉(Thai Huong, 57) - 베트남 TH그룹 회장2009년 타이 흐엉은 우유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분말을 이용한 우유가공업 위주의 기존 우유업계를 뒤흔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때부터 TH그룹은 소를 수입하고 길러 이스라엘의 기술을 이용해 신선한 우유를 만드는데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8100헥타르(약 2400만평) 부지에 4만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다. TH그룹은 소 사육장을 3만7000헥타르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생우유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로 베트남 최대우유생산업체인 마이 키유 리엔의 비나밀크를 위협한다. 가람자브 체덴(Garamjav Tseden, 56) - 몽골 몬폴리메트 회장·설립자체덴은 1992년 금광에 주목해 몬폴리메트를 설립했다. 이후 건축, 광물 자원 탐사, 황폐지 복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CEO인 딸과 함께 회사를 경영한다. 몬폴리메트는 6000만 달러의 연 매출을 올린다. 최근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몽골에 친환경 건조공법을 이용한 시멘트 공장을 짓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몽골 정부로부터 상을 받았다. 완디 쿤촌야콩(Wandee Khunchornyakong, 56) - 태국 SPCG 회장·CEO지난해 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많은 기업이 침체기를 겪는 동안 태양광 발전단지 개발업체 SPCG의 태국 내 점유율은 35% 상승했다. 완디는 1996년 회사를 설립했지만 사업이 번창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2010년 일본 교세라와 손잡고 태국에 36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지었다. 2019년까지 에너지 용량을 500메가와트(MW)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지붕 건설사업도 확장하려고 한다. 완디의 재산은 3억4500만 달러로 태국 부자 48위에 올랐다. 지난해 세 배로 뛴 SPCG의 매출을 기반으로 재산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태양광에너지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 받았다. 이니드 휴이 친 차이(Enid Huey-Chin Tsai, 56) - 대만 하이윈 테크놀로지 사장이니드 휴이 친 차이는 기업가 융 타이 추오가 1980년대 기계부품 제조회사인 하이윈을 창업했을 때 그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매사에 열심인 그였지만 남성들이 독식하던 산업에 끼어 들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융 타이 추오의 지지 덕에 그는 마케팅전문가로 성장했다. 그의 영업 아이디어는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하이윈 테크놀로지는 세계 2위의 동작제어부품(motion control components) 공급업체다. 이 부품은 자동화설비, 공작 기계, 로봇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이윈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억8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니드휴이 친 차이는 회사 지분 1.6%를 소유하고 있다. 2008년 사장직에 올랐다. 그는 기계산업계 여성 종사자들의 모임인 ‘엘레강스 리더스’를 이끌고 있다. 왕 레이춘(Wang Laichun, 48) - 중국 럭스쉐어 프리시젼 인더스트리 공동창립자·회장왕 레이춘은 대만의 억만장자 궈타이밍이 세운 홍하이그룹 내 홍하이 프리시젼의 선전공장 근로자로 일을 시작했다. 10년 후 그는 자신의 사업을 하기 위해 떠났고, 형제와 함께 2004년 럭스쉐어를 창립했다. 통신장비, 가전제품, 자동차에 쓰이는 전자 연결장치를 만드는 이 회사는 선전에 있다. 럭스쉐어는 동아시아, 유럽, 미국에 2만6000명의 직원을 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연 매출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8억2500만 달러였다. 순이익은 96% 증가해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내는데 애플의 상승세가 한 몫 했다(럭스쉐어는 애플의 파트너사다). 럭스쉐어는 2010년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왕 레이춘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3억 달러에 달한다. 셰마라 위크라마냑크(Shemara Wikramanayake, 54) - 호주 맥쿼리그룹 맥쿼리펀드 회장위크라마냑크는 맥쿼리그룹에서 떠오르는 샛별이자 호주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중역이다. 그는 투자은행의 자금운용부서를 담당한다. 맥쿼리 그룹의 CEO 니콜라스 무어의 후임자로 자주 거론된다. 위크라마냑크는 27년 동안 맥쿼리에서 일했다. 현재 33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한다. 21개국 1500명의 직원을 관리하는 일도 맡고 있다. 호주 최고, 세계에서 50위권에 드는 자산 관리사다. 영국에서 스리랑카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위크라마냑크는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 1987년 맥쿼리에 합류했다. 그는 아동 교육을 위한 자선 단체도 만들었다. 윈 윈 틴트(Win Win Tint, 39) - 미얀마 시티 마트 홀딩 상무이사미얀마 유통업계 1위의 시티 마트 홀딩은 미얀마 소비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1996년에는 작은 식료품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8개의 시티 마트 슈퍼마켓, 7개의 오션 슈퍼센터, 45개의 시티 익스프레스 편의점, 제과점, 약국, 책방까지 포함해 100개가 넘는 판매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윈 윈틴트는 회사를 차린 가족의 일원으로 5500명의 근로자를 관리한다. 미얀마는 제재가 엄격하고 오랫동안 국제사회와 격리됐기 때문에 사업을 벌이기란 쉽지 않았다. 시티 마트는 납품할 회사를 찾는 데만 몇 년을 보내야 했다. 현재는 자사 브랜드를 개발해 최고급 소비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처음 윈 윈 틴트의 가족은 전문경영인을 고용했지만 3개월 만에 윈 윈 틴트가 경영을 맡았다. 이후 18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매기 우(Maggie Wu, 46) - 중국 알리바바 CFO(최고재무책임자)매기 우는 알리바바의 여성 중역들 중 가장 눈에 띄며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명성은 CFO이자 대변인인 매기 우가 중국 인터넷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투자 커뮤니티의 인식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매기 우는 250억 달러 규모로 역대 기업공개 중 최대 규모였던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데뷔를 총괄했다. 그는 2007년 알리바바닷컴의 CFO로 알리바바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 그룹 CFO가 됐다. 이전에는 베이징 KPMG에서 15년 동안 일했다. 웬디 수이 청 얍(Wendy Sui Cheng Yap, 59) - 인도네시아 니폰 인도사리 회장·CEO웬디 수이 청 얍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일본식 빵을 생산하는 니폰 인도사리를 공동 창업했다. 자사 브랜드인 ‘사리 로티(Sari Roti)’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5% 증가해 1억47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하루 420만 개의 빵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10개가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살림(Salim) 그룹의 이사직을 지냈고,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제분소인 보가사리를 세운 피에트 얍의 딸이다. 헬렌 유챙코 디(Helen Yuchengco-Dee, 70) - 필리핀 RCBC은행 회장필리핀 기업가이자 전직 대사였던 알폰소 유챙코의 8명의 자식들 중 맏딸이다. 그는 교육, 여행, 건축, 금융 서비스를 다루는 유챙코 그룹을 총괄한다. 주력하는 분야는 금융의 RCBC은행(Rizal Commercial Banking Corp.)으로 필리핀 5위권 은행이다. 650만 명의 고객과 449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5억 달러다. 필리핀에서 가장 큰 손해보험회사인 말레이언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건축회사인 EEI는 2013년 2억3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위험을 즐기는 92세의 아버지와 다르게 자신은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6억8500만 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그의 집안은 필리핀 부자 23위를 차지했다. 유와디 치라티왓(Yuwadee Chirathivat, 61) - 태국 센트럴백화점 그룹 CEO최근 센트럴그룹이 8개로 나눠지며 치라티왓은 센트럴백화점의 CEO가 됐다. 그는 태국 외에도 해외사업 확장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센트럴상점과 함께 회사의 첫 백화점이 베트남에 문을 열었다. 말레이시아에는 내후년 쯤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2011년 매입한 브랜드 라 리나센테의 매장을 늘려왔다. 가족회사의 최고 자리에 오른 여성으로서 치라티왓은 160개의 상점을 담당하며 가장 막강하고 눈에 띄는 부서를 맡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길거리 시위로 관광객과 매출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센트럴그룹은 매출액 증가율이 10월까지 1년 동안 4.4%대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순이익은 80억 달러였다. 캐시 수(Kathy Xu, 48) - 중국 캐피털 투데이 공동설립자·사장캐시 수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사모투자회사 캐피털 투데이로 재산을 12억 달러까지 늘렸다. 이 회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제이디닷컴을 포함한 37개 기업에 투자한다. 제이디닷컴은 알리바바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전자상거래 포털로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캐피털 투데이는 2006년 제이디닷컴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한 뒤 2008년에 8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현재는 26억 달러 규모의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다. 캐시 수는 난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뱅크 오브차이나에서 은행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2005년 캐피털 투데이를 설립하기 전, 홍콩 투자회사 페러그린, 사모펀드회사 베어링과도 일했다. 여전히 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의 롤모델은 워런 버핏으로, 매년 ‘올해의 직원’을 뽑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보내준다. 장 신(Zhang Xin, 49) - 중국 소호 차이나 공동설립자·CEO소호 차이나는 중국 최대의 고급 사무용 건물 개발업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해 7억7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9% 증가했다. 미혼모 어머니 밑에서 자란 장 신은 영국으로 공부하러 떠나기 전 홍콩의 의류공장에서 일했다. 성인이 된 후 남편 판 시이 소호 회장과 함께 1995년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지난해 부부의 자산은 37억 달러로 중국 부자 30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소호 차이나는 상하이 지역에서 절반 가량의 사무용 건물을 팔았다. 이는 2012년 장 신이 임대 위주로 수익을 내던 전략과 대비된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임대업이 높은 수익을 기록해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 MARY E. SCOTT 포브스아시아 기자·번역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 고윤아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03.3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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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 - 항공기 5대로 일으킨 기적

항공

출판사 ‘예림당’ 주가가 최근 3개월간 50% 가까이 상승했다. 책이 갑자기 많이 팔려서가 아니다. 예림당의 자회사인 티웨이항공이 선전한 덕분이다. 존립 위기에 처한 티웨이항공을 살려낸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를 만났다. 티웨이항공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자본금이 잠식되고 500억원에 달하는 부채에 허덕이며 존립 위기에 처해있던 저비용항공사였다. 보유 항공기도 5대에 불과했다. 모기업이 법정리에 들어가면서 2013년 1월, 출판사 예림당이 70억원으로 티웨이항공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2013년 티웨이항공은 매출 17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대주주가 바뀐 지 1년 만의 흑자 전환에 모두가 놀랐다. 티웨이항공은 2014년에도 흑자경영을 달성했다.김포공항 화물청사에 위치한 티웨이항공 본사에서 함철호(62) 대표를 만나기로 한 1월 14일, 그는 올해 새로 도입할 항공기에 대한 문제, 명절을 앞두고 늘어나는 여객 수요 문제 등을 놓고 이미 한 차례 열띤 회의를 끝낸 직후 였다. 그에게 티웨이항공이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고 정상화됐는지를 들어보았다. ━ 법정관리 중 새 대주주의 신임 얻어 우선 지난 3년을 되돌아보자. 함 대표의 말이다. “저는 2011년 초까지 대한항공에서 30년 가까이 일하고 은퇴해 지인이 하는 호텔개발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2010년에 취항한 상태였는데, 2011년에 당시 대주주인 토마토저축은행 측에서 내게 티웨이항공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어요. 사실 고민을 많이 했지요. 하지만 다시 항공업종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더군요. 대주주가 투자에 적극적이었고, 회사 운영에 대한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해서 대표를 맡게 됐지요”그는 2011년 9월 티웨이항공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돼 대주주가 검찰수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게 됐다.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예금보험관리공사의 관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것. 하지만 법정관리를 거쳐 대주주가 예림당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함 대표는 다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는 운이 뒤따른다. 거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예림당은 2010년 티웨이항공이 처음 취항할 때도 일부 지분을 소유한 주주였다. 티웨이항공이 어려움이 처하자 예림당 경영진이 함 대표를 찾아왔었다고 했다.“당시 예림당 경영진은 티웨이항공의 정확한 상황을 알고 싶어했어요.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 예림당이 가지고 있던 지분도 포기해야 하는지까지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분들에게 티웨이항공의 경영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한 임직원이 얘기를 다 듣고 나더니 ‘가능성이 있는 회사 같다. 살릴 수 있는 방도가 있다면 무엇이든 돕고 싶다’고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예림당은 이후 티웨이항공을 살리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회사를 도왔다. 회사운영과 관련해 함 대표와 임직원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함 대표는 “대주주가 바뀐 이후 저를 포함한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냈더니 대주주가 만류하더군요. 모든 직원들에게 일할 기회와 환경을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회사 운영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주주 예림당의 지지로 대표이사직을 연임한 함 대표가 회사 운영과 관련된 문제를 책임지기로 했고, 회사 확장을 위한 투자나 자금 유치문제는 대주주가 직접 관여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하지만 당시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비상상황이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주주와 모든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회사의 회생을 고민했다. 우선 회사운영의 기본 방향을 놓고 ‘상장’이냐 ‘수익’이냐 결정하는 것부터 고민이 시작됐다.“주식시장 상장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사세를 늘려야 한다고 했어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수익을 내보자는 쪽이었지요. 반면 수익이 우선이라는 이들은 당시 보유한 5대 비행기로 최대한 버텨보자는 의견을 냈어요. 어느쪽이건 빨리 결론을 내야 했지요. 그래서 가지고 있는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우선 수익을 내보자는 쪽으로 회사경영 방침을 정하고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지요.” ━ 비용절감과 ‘효율’로 흑자전환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항공기를 더 늘리는 것은 무모하다고 생각한 함대표는 ‘비용절감’에 초점을 두고 경영정상화를 시도했다. 무조건 비용을 줄이자는 쪽이 아니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했다.“신규노선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노선의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또 최고의 안전운항 환경, 합리적인 가격, 고객 서비스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지요. 그러자 우선 고객이 반응하더군요. 국내외 승객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기존 노선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정비용을 줄여나가자 적자폭이 줄기 시작했고 끝내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지요.”이 와중에 함 대표는 ‘경쟁’ 보다 ‘상생’을 택하는 묘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2년 티웨이항공은 국토해양부(현국토교통부)로부터 김포~대만 타이페이 노선 취항을 경쟁사인 이스타항공과 함께 승인받았다. 당시 수익이 급했던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타이페이로 간 승객이 귀항날짜를 변경하면서부터였다.“당시 티웨이항공이 월·수·금·일요일을 오고가면, 이스타항공은 화·목·토요일을 운행하는 식이었습니다. 날짜를 변경하면 같은 항공사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승객들이 편도권을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항공기는 갔다가 돌아와야 하는 데 낭패였죠. 곧바로 이스타항공을 찾아가 좌석을 공유하자고 설득했습니다. 한 쪽 항공사가 발행한 왕복권만 있으면 돌아올 때 회사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이런 편리함이 알려지자 승객도 늘어나 탑승률 90%대를 유지하는 효자 노선이 됐습니다.”항공경영학 논리에 따르면 최소 항공기 10대는 있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티웨이는 항공기 5대만으로 흑자를 이뤄냈다. 아무리 노선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줄였다고 해도 기적적인 회생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1년만에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자신감이 생긴 함 대표는 항공기 4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그는 수익성이 좋은 구간은 더 확대하고 좋지 않는 구간은 줄여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규노선을 개발했다.지난해초 티웨이항공의 2014년 경영목표는 매출 24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이었다. 새롭게 취항한 노선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2014년 연말까지 영업이익 100억원 목표 달성은 무난하게 달성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 함 대표의 얘기였다.티웨이항공은 저비용 항공사의 특성에 맞게 티켓 비용도 최대한 낮췄다. 올해 3월 29일부터 신규 취항하는 인천~일본 오사카 노선의 경우 편도 항공권을 최저가인 5만4000원에 내놓는 특별행사도 진행한다.티웨이항공은 이런 노력들을 통해 2015년 경영목표를 지난 해보다 1000억원 이상 늘린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정하고 ‘성장’의 기치를 내걸었다. 올해도 3·7·12월 세 번에 걸쳐 항공기 도입이 완료되면 티웨이 항공은 총 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올해 새로 도입하는 3대의 항공기 모두 보잉 737-800기종이다. 함 대표는 “기종이 같으면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는 것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정비가 필요한 상황에도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최근 항공사들은 최근 2년 사이에 중국·일본·동남아지역에서 노선을 대폭 늘려왔다. 저비용항공사들도 항공기 도입을 늘리고 노선을 확대하는 등 외형적인 성장을 거치면서 앞으로 대형항공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함 대표의 말이다. ━ “이제 대형항공사도 경쟁 상대” “앞으로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집에 네 식구가 살든 한 사람이 살든 필요한 각종 집기구는 다 있어야 하는 법이다. 앞으로 비용절감 문제는 대형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 모두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저가 항공사가 성장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대형항공사를 따라 하면 큰일이다. 우리만의 전략으로 파고들어야 한다.”실제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근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6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아시아 주요국들의 항공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6시간 이내 비행은 저비용항공사들이 주로 보유한 보잉 737기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다. 함 대표는 그래서 “앞으로 진짜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한다”고 말했다.함 대표는 비용 절감 문제가 대형 항공사에 더 큰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항공기 도입 이전에 항공기의 사용 목적과 운항 노선의 수익성 등에 대해 경영진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승객이 많고 경영이 잘 될 때가 아니라 승객이 크게 줄어드는 등 어려울때 어떻게 이겨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 항공사의 티켓 가격이 싸다고 해서 서비스와 안전을 운운하며 배척하는 분위기는 사라졌다. 대형 항공사들도 결국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운임 단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데 노력할 생각이다.” 함 대표가 바라보는 국내 항공시장 전망이다.함 대표는 경영방침도 강조했다. “인적 서비스를 최대한 늘리고 있다. 직원도 더 늘리고, 기존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나 복지 수준도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 직원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터에 나와 승객을 대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항공서비스는 없다고 본다. 물론 안전이 최우선이다. 만약 안전 문제로 사고가 생기면 대형 항공사는 버틸 수 있지만 우리같은 저비용 항공사는 그 여파를 견디기 쉽지 않다. 우리가 고집스럽게 수많은 안전 규정을 지키는 이유다.”티웨이항공은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김포공항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란다. 그는 “대표를 비롯한 임원은 항공사를 운영하는 현장 업무에 더 신경써야 한다. 직원들과도 운항·객실·정비 등 모든 것을 협의하고 논의하는 데 격이 없어야 한다. 직원들도 거리낌 없이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에서 생기는 작은 문제라도 축소·은폐되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했다. 함 대표는 “올해 티웨이 항공은 국내 저비용 항공사 1위,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회사에 나오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라며 변함없는 애사심을 드러냈다.인터뷰를 마치고 함 대표의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기다리는 동안 한 직원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뭔지를 물었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원이 늘고 사무실과 부서도 하나둘씩 늘었다. 우리 직원들에게는 성과에 대한 보상보다 함께 일하는 회사가 커가고 있다는 사실이 큰 자부심이자 일에 전념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대표도, 직원도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티웨이 항공의 미래가 밝아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2015.01.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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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大 경제·경영 트렌드 전망 - 불황·갈등 저 너머에 어렴풋한 희망도

산업 일반

워런 버핏은 2007년 말 한 방송 인터뷰에서 불황을 예언하면서 젊은 앵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당신 나이면 (죽을 때까지) 불황을 6~7번 더 겪을 것이다.” 다른 자리에선 “그래도 우리는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 불황은 늘 오고 또 이겨내면 된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2015년 한국 경제는 경기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질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경영 트렌드도 불황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본지는 최신·장기 트렌드 관련 서적과 국내외 경제 전망 보고서,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2015년 경제· 경영 트렌드를 짚어봤다. 키워드는 ‘불황과 희망 사이’다. ━ 01 리세슈머(Recession + consumer) 급증 - 불황형 소비자 확대 … 극단적 소비 양극화 국내외 경제 전망 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2015년 한국 경제는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가뜩이나 움츠린 소비 심리도 더 악화할 수 있다. 제일기획이 몇 년 전 펴낸 보고서는 불황기 소비자를 다섯 유형으로 분류한다. 불황 주시형·동조형·복종형·자존형·무시형이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깊어지면 상황을 지켜보는 불황 주시형과 평소 소비 패턴을 유지하는 자존형·무시형이 줄고, 불황 동조형·복종형 소비자가 증가한다. 2015년에는 불황기 소비자인 ‘리세슈머(recession+consumer)’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극단적인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제 불황은 소득 양극화를 심화하고, 소비 양극화를 부추긴다. 가계부채에 짓눌린 가계나 중·저소득층은 소비를 더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소비 진작 방안이 나와야 한다.기업들도 불황형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퍼 초저가 마케팅’은 물론 ‘1+1’도 모자라 ‘1+1+α’ 마케팅이 확산될 것이다.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늘면서 관련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도 등장할 것이다. 국내 유통 업체가 어떤 대응을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실속·전략형 소비 패턴이 확산하는 한편,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서비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떨이·반품·중고·리퍼브 제품 등 이른바 B급 상품 비즈니스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 02 엔저족(円低族) 증가 - 일본 여행 늘고, 일본 직구 열풍 엔저 현상은 2015년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100엔당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원·엔 환율이 2015년 80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800원대 붕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나라 경제 전체로는 심각한 위협이지만 이를 반기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명동 거리에서 일본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과 반대로, 2015년에는 일본 긴자·신주쿠 등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엔저족(円低族)’이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4년 10월 일본으로 떠난 한국인 관광객은 약 25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나 늘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3%(약 19만명) 줄었다. 여행 업계 1위인 하나투어에 따르면 2015년 1월 일본 여행상품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도 일본 관련 상품을 늘리고 항공사들의 노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 직접 물품을 구매하는 직구 소비자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직구 대행 서비스나 배송 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 03 공유경제(Sharing Economy) 활짝 - 함께 쓰고 나눠 쓰는 시대 가속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논란이 된 ‘우버택시’는 역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을 한층 끌어 올렸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란 개인의 재화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좁혀 말하면 빌리거나 나누어 쓰는 협력적 소비 활동이다.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에 따르면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2014년 150억 달러(약 15조원)에서 2025년 3350억 달러(약 370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우리나라에서도 공유경제는 확산 중이다. 192개국 약 60만 개의 빈 방을 서로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인 ‘에어비앤비’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카쉐어링 서비스인 ‘쏘카’ 회원은 30만명에 달한다.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모두의 주차장’, 명품가방을 공유하는 ‘코럭스’, 아이들의 옷을 물려받고 나눠 입는 ‘키플’, 엄마들의 재능을 공유하는 공동 교육 서비스 ‘품앗이 파워’, 필요한 공구를 서로 빌려 쓰는 ‘여민동락 공구 도서관’ 등 관련 비즈니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2013~2014년이 공유경제의 개념을 알리는 기간이었다면, 2015년은 본격적으로 공유경제가 확산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공유경제는 불황기와도 연관이 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말 ‘공유 개념과 공유경제 현황 및 정책 시사점’이라는 연구 용역을 외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분기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 04 실버부머(Silver+Babyboomer) 창업 러시 - 대출 낀 생계형 창업 급증할 듯 약 750만명 정도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맏형인 1955년생은 2015년에 만 60세가 된다. 베이비부머가 실버세대로 진입하는 해다(물론 베이비부머 세대를 노령층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년이 60세인 공무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도 2015년 시작된다.이들은 일을 더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는 없다. 연금과 이자 소득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직 갚아야 할 대출도 남았다. 이 세대의 은퇴가 3~4년 전부터 본격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퇴직금으로 버티던 이들도 한계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가구주 중 실제 소득을 가구 생활비와 비교했을 때 ‘소득이 여유 있다’고 응답한 가구주는 8.8%에 불과했다. ‘적정하다’는 응답은 23.5%, ‘모자라다’는 응답은 67.7%였다.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영업 창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한국은행이 2014년 11월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6.9%에서 2014년 31%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영업 진출과 맞물려 사업자금 필요성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한다. 보유했던 주택을 처분하는 이들도 급증할 것이다. ━ 05 초저금리로 재테크 패러다임 변화 - 이자 1% 시대 본격 개막 은행 수신금리가 ‘진짜’ 연 1% 시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0월 중 금융회사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수신 금리는 1.97%. 총수신 금리가 1%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은행에 새로 돈을 맡겨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2.18%로 이 역시 사상 최저다. 2015년엔 이마저도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금리 1%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투자자들은 돈을 굴릴 곳을 찾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을 중심으로 ‘초저금리 재테크’를 부추기는 상품이 늘 전망이다.은행은 가중금리를 대폭 낮춘 특판 상품을 팔고, 향후에 다시가중금리를 올리는 등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절치부심할 것이다. 은행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그나마 조금 더 수익을 낼 수 있다. 증시에선 배당주와 가치주, 해외 펀드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변수지만, 초저금리 기조는 아주 오래 이어질 것이다. 2015년은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해가 될 수 있다. ━ 06 전세의 소멸 가속화 - 월세 시대 본격 준비해야 ‘2014년 가을 전세난은 아무 것도 아니다. 내년엔 최악의 전세난이 올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다. 수급상황만 봐도 무리한 전망은 아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3만8090가구. 2014년보다 4% 정도 줄어든다. 상반기 입주 물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나 감소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특히 심각하다. 2015년 서울 아파트입주 물량은 2만 가구를 갓 넘는다. 2014년보다 45%나 감소한 규모다. 여기에 강남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이주가 시작되는 단지가 2만1000가구에 이른다. 전세난은 불가피하다.최악의 전세난은 세계에서 유일한 임대차 제도인 ‘전세시장 소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세 제도는 고금리와 시세 차익, 주택금융 부재라는 바탕 위에서 존재해온 제도다. 2015년 시중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은 더 이상 오르기 어렵고, 주택금융은 차고 넘친다. 전세의 쇠퇴는 불가피하다. 2015년에는 전세보다 수익이 높은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인이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서구 임대시장처럼 시장금리를 반영한 월세 위주로 대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집주인들에게는 부채인 전세보증금 규모가 400조원에 달해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나오느냐에 따라 전환 속도가 좌우될 것이다. 최악의 전세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특히 주목해야 한다. ━ 07 상시 비상경영(Emergency Management) 체제 - 수익성 악화에 기업 구조조정 확산 본지가 상장사 1682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4년 상반기 기준으로 10곳 중 4곳이 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5만명 넘게 줄었다. 본지는 이를 ‘소리없는 구조조정(silent restruturing)’이라고 규정했다. 2015년에는 연중 한파가 몰아닥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전체의 영업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반짝 개선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5년 금융 7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5% 미만의 저성장기업은 2010년 34%에서 2014년 60%로 급증했다.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도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201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좀비기업(금융 지원을 받아 버티고 있는 잠재 부실기업)’이 전체 기업의 13%에 이르는 만큼, 정부와 금융권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착수할 경우 문을 닫는 기업이 급증할 수 있다. 건설·조선·해운·철강 등 체력이 떨어진 산업의 업황 개선이 미뤄질 경우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때문에 2015년 경영 기조는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시 비상경영 체제가 재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소리없는 인력 구조조정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 08 구조개혁 갈등 - 선거 없는 해 … 이해집단 간 갈등 거셀 듯 “내년은 현 정부 기간에 선거가 없는 마지막 해로 경제 체질을 탈바꿈시키면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월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 얘기다. ‘선거 없는 해’와 ‘탈바꿈’. 2015년 한국 사회는 구조개혁 바람이 거셀 것이다. 구조개혁의 필요성에는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집단이 발생한다.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추진이 엄청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노동시장, 주택시장, 교육·금융 분야 구조개혁을 둘러싼 이해집단 간, 좌우 진영 간 대립은 보다 첨예해질 것이다. 정부 출범 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박근혜정부도 구조개혁을 강하게 밀어 붙일 수밖에 없다. 2016년 시행을 앞둔 ‘60세 정년법’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정년 연장에 대응한 기업의 임금 체계 개편을 놓고 노사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로 가면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총선 정국’으로 돌입할 것이다. 이때를 즈음해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던 ‘개헌 논의’도 뜨거워질 것이다. 여야 정쟁이 심화되면 구조개혁은 동력을 잃고 오히려 구조개혁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정부는 2015년 상반기에 승부수를 던져야 하고, 그만큼 시끄러울 것이다. ━ 09 청년 일자리 절벽(Job Cliff) - 취준생 100만명 시대, 최악의 고용 전망 수요는 넘치고 질 좋은 공급은 없다. 청년 실업 얘기다.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11월 공식 실업률은 3.1%, 체감 실업률은 10.2%였다. 청년층 공식 실업률은 7.9%인데, 체감 실업률은 20%를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2015년은 상황이 더 절박해질 것 같다. 한국은행의 2015년 고용증가 전망치는 약 45만명이다. 올해보다 5만명 정도 적은 수치다.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는 35만명 안팎으로 보는 곳이 많다.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전문대·일반대·대학원 졸업자 약 55만명 중 취업자는 28만명에 그쳤다. 나머지 27만명은 취업 재수생이다. 여기에 2015년 2월 졸업생 55만명과 경력직 신입사원을 합하면 취업 준비생은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에서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리겠다는 곳은 거의 없다. 정년 연장 이슈도 부정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8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년 연장에 따른 신규 채용 영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32.6%, ‘다소 부정적’이란 답변은 39.8%로 나타났다. 2015년 청년층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일자리 절벽(job cliff)’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10 그래도 화두는 ‘희망’ - 무기력·위축 사회, 힐링 다음은 ‘HOPE’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온 사회는 무력감에 빠졌다. ‘국가가 나를 구해주지 못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온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정치는 엉망진창이었다. 소리없이 회사를 떠나는 직장인이 늘었고, 다시 이들을 받아 주는 곳은 없었다. 사람들은 2012년 이후 화두로 떠오른 ‘힐링’으로는 아무것도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출판계에서 2014년 상반기부터 ‘힐링 코드’의 하락세가 뚜렷했다고 말하는 이유다.2015년 한국 경제는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살고, 벌고, 소비한다. 새로운 화두가 등장할 것이다. 본지는 2015년 새로운 키워드가 ‘희망(HOPE)’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불황이 오래 지속되면 사회는 위축되고 무기력해지지만, 동시에 희망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가족·친구를 중요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 역시, 희망 추구의 한 경향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다만, 독선적이고 무력한 정치권이 국민이 꽃 피우는 희망마저 꺾을까 그것이 걱정이다.

2014.12.2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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