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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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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허덕이는 조선업계...‘쌓인 일감’에도 전전긍긍

산업 일반

조선소에 사람이 없다. 올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모두 ‘슈퍼사이클’(초호황기) 본궤도에 올라서며 동반 흑자를 이뤄냈다. 그럼에도 마냥 웃을 수 없다. 원인은 ‘인력난’이다. 조선소에 일 할 사람이 부족해 정작 납기 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7885억10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911억2073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장밋빛인 셈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조선 3사 모두 호황을 누리고 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은 5366억2757만원이다. 전년 동기(522억1233만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이 1조원대 흑자 달성을 이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한화오션도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2218억447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 상반기의 경우 432억7757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2085억9587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4억7140만 원)대비 2.65배로 증가한 수치다.일감도 두둑하다. 조선업체들의 수주 잔고를 보면 ▲한국조선해양 743만8600만 달러(102조 원) ▲한화오션 318억 달러(43조 7000억 원) ▲삼성중공업 329억 달러(45조 원) 규모의 생산 물량이 대기 중이다. 조선업계의 약 3~4년치의 일감이 한데 쌓여있는 셈이다.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기준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355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다. 이는 지난 2021년 1~7월(3877만CGT·1513척)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중 국내 조선사들은 811만CGT·176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기간제·외국인 근로자 투입에도...인력난 현재진행형문제는 부족한 숙련공이다. 쌓여있는 일감에도 조선업계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임직원 수는 3만328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만1809명보다 1477명(4.6%)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규직보다 ‘기간제 근로자’가 더 크게 증가했다. 정규직은 올해 상반기 2만9147명으로 지난해 말 2만8896명보다 251명(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올해 4130명으로 지난해 2913명보다 1217명(41.8%) 급증했다. 또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확대했다. 조선 빅3의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7900명으로 지난해 말 1만5200명보다 2700명(17.8%) 증가했다.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를 투입하면서 우선 급한 불은 끈 셈이다.표면적으로는 일손이 늘어났다. 다만, 과거 호황기와 비교했을 경우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중공업 직원 수의 경우 지난해를 제외하고 마지막 흑자였던 2014년 당시 1만3788명이었다. 한화오션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2018년 당시 9938명의 일손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7년엔 인력이 1만226명에 달했다. 당시와 비교했을 경우 인력 부족은 여전히 부족한 셈이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인력난 문제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부터는 약 13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지는 인력난과 숙련공 부재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는 선박 납기지연으로 직결되는 까닭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 6월 30일 납기 예정이던 6척의 컨테이너선 인도 일정을 오는 11월 25일로 미뤘다. 원인으로는 숙련공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하락이 지목됐다. 이 같은 생산성 하락은 한화오션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뜩이나 일손 부족한데...‘연쇄 파업 리스크’ 어쩌나파업 리스크도 인력난에 기름을 붓는다. 조선업계 노사는 추석 명절 전까지 익믐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사이에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당초 조선노연은 추석 전 까지 개선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의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에 조선업계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까지 지속될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14년만에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노조의 파업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한화오션 노조들이 거제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에 착수했다. 지난 4일의 경우 조선노연이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파업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경 경남 거제에서 공동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조선노연은 HD현대 계열사를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8개 조선사 노조가 포함돼 있다.파업이 이어지자, 업계는 이로인한 납기 지연금 발생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아울러 수년간의 불황 끝에 슈퍼사이클 본궤도에 올랐으나, 노조의 파업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에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장 선박 건조에 큰 차질은 없겠으나, 파업이 이어질 경우 선박 납기 지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노사간 합의점을 빠르게 찾기 위해 상호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10.04 17:31

4분 소요
한화오션, 상반기 영업익 흑자 전환…건조물량 증가 효과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연결 기준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2024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한화오션의 2024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4조8197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당기순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7.8%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 했다.한화오션은 건조물량 증가와 LNG운반선의 반복 생산 체계가 매출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운반선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컨테이너 적자호선의 영향으로 생산 일정 조정 및 외주비 증가 등 생산 안정화 비용이 반영된 결과 2분기는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원가 절감 활동, 환율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나고, 생산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잠수함 창정비 및 해양플랜트의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화오션은 약 3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상반기 수주실적은 ▲LNG 운반선 16척 ▲원유 운반선 7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 ▲가스 운반선 1척 ▲해양 1기 등 총 27척(기)으로, 총 금액은 53억3천만 달러다. 6개월만에 지난해 수주실적 35억2천만 달러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한화오션은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와 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선별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생산 효율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본격적으로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2024.07.26 16:19

2분 소요
‘100조 수주 잔고’ 조선사…‘러시아發 수주’ 여파는

산업 일반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무려 100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를 보유하는 등 사실상 초호황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 제재로 일부 조선사들은 러시아 선주사에 제때 선박을 인도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일부에선 “초호황에 진입한 조선사 실적 개선에 러시아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있는데, 최소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보유한 조선사들은 “러시아 문제가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조선업 호황’이란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잔고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수주 잔고는 63조4323억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 잔고는 각각 28조6434억원, 28조2289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최소 3년 치의 일감을 보유 중인 상황”이라며 “충분한 일감 확보를 통해 수익성 높은 선박만 골라서 수주하는 환경이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들어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감소하고 있는데, 선박 건조 비용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 조선사의 선박 수주량은 474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765CGT)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5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70.1을 기록, 지난해 5월 말보다 무려 10.03p 상승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박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드릴십과 다르다”…LNG 쇄빙선 재매각 ‘자신감’“국내 조선사들이 초호황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이견이 없는 가운데, 일부에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 제재 여파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화오션은 2020년 러시아 선주사와 LNG(액화천연가스) 쇄빙선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나, 제때 잔금을 받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러시아 선주사 3곳은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한화오션을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중재를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1조1599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러시아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15척의 LNG 쇄빙선을 건조하는 계약을 따냈는데, 이 중에 3척만 인도한 상태다. 2척에 대한 인도 시점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10척에 관한 건조는 중단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 일부에선 “과거 선주사의 일방적 계약 해지로 드릴십(원유 시추선)을 떠안아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LNG 쇄빙선도 이른바 ‘악성 재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나친 우려”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사 관계자는 “선주사가 저유가 여파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감하자 드릴십 건조 계약을 일방 해지한 것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제때 대금을 받지 못해 조선사가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전혀 다르다”며 “조선업 불황 시기 드릴십 매각에 난항을 겪었지만, 조선업 호황인 지금 시점에서는 LNG 쇄빙선 재매각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LNG 쇄빙선을 구매할 선주사를 찾을 때까지 다른 선박 먼저 건조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러시아 문제가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변수는 아니다”고 했다.

2023.06.22 18:00

3분 소요
업계 최고 대우 약속한  ‘한화’로 옮길까?…조선업계 인력난으로 대혼란

산업 일반

한화오션 등판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지속된 인력 유출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국내 조선사들이 이른바 ‘인재 모시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현직 직원이 외부에서 경력 직원을 추천해 최종 입사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4월부터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인 한화오션은 6월에도 전 직군에 걸쳐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에선 “인력난에 허덕이는 국내 조선사들 사이에서 인력 빼가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조선업 초호황에 인력난 과제 ‘여전’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조선 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확보 등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인력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조선 산업의 수주 증가와 일감 확대로 올해 1만4000여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수차례에 걸쳐 외국 인력 도입 제도 개선과 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1분기까지 5500여 명의 추가 인력을 확보했다. 기능 인력(E-7) 비자를 획득한 3184명이 법무부의 비자 심사를 통과해 조선 산업 현장에 투입됐다. 저숙련 인력(E-9) 비자를 받은 1849명에 대한 심사도 완료됐다. 국내 인력의 경우 산업부가 추진 중인 ‘지역 조선업 생산 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1분기까지 463명을 양성했다. 이 가운데 420여 명이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2000여 명의 인력을 순차적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그간 법무부, 고용노동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1분기 만에 5500여 명을 확보, 인력 수급에 활로가 됐다”며 “앞으로도 부처 간 협조 등을 통해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지원 정책이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장기간 이어진 조선 산업 불황으로 숙련공 중심으로 조선 산업 근로자가 대거 이탈한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조선 산업이 빠르게 회복된 만큼, 당분간 조선 산업 인력난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조선 산업에서 부족한 생산직 인력은 1만3000여 명 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처우 좋나요?”…한화오션 출범에 이목 집중 조선 산업 인력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와중에 한화오션이 출범하면서 조선 산업 근로자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 KDB산업은행 관리 아래서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일원인 한화오션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안팎에선 한화오션 처우 등을 묻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에선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근무했다가 조선 산업을 떠난 인력 중에 한화오션 입사를 고려하고 있는 인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선사들은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월 ‘나만 아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경력 직원 추천 제도 시행 공문을 전사적으로 배포했다. HD현대 그룹사 직원이 이전 직장 동료, 선후배, 지인 등 중에 경력 2년 이상의 인사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HD현대가 추천사를 취합해 서류 전형과 면접 등을 거쳐 채용하는 것이다. 특정 인사가 최종 입사하면, 이 인사를 추천한 직원에게 100만원이 지급된다. HD현대 그룹사 직원이 외부 경력 직원 영입에 도움을 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다소 파격적인 채용 제도를 시도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설계, 생산관리, 사업관리, 품질‧안전 등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6월에도 연구‧설계 등 전 직군에 걸쳐 채용에 나선다. 그간 구조 조정 등을 거치며 조선 산업 인력이 지속 감소해온 상태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 측은 조선업계 최고 대우 등을 내세워 차질 없이 인력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선 산업 인력 확보를 놓고 국내 조선사들이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한화오션의 등장으로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인력 유출 등과 관련해 조선사들이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조선사들은 지난해 특정 조선사가 부당하게 자사 인력을 채용해 사업 활동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4개 조선사는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사의 기술 인력을 유인‧채용해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 조선사는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 조선사들이 각 사 주력 분야의 핵심 인력 다수와 직접 접촉해 이직을 제안하고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일부 인력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을 면제해 채용 절차상 특혜까지 제공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인력을 대거 유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23.06.05 08:00

4분 소요
‘한화오션’ 내달 출범…대우조선해양, 굴곡의 역사 끝낼까

산업 일반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10조원 넘는 ‘혈세’로 연명해 온 대우조선이 한화그룹 품에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우조선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달리, 올해 1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르면 2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HD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군함 시장에서 존재감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군함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와 군함을 건조하는 대우조선의 결합 시너지도 클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20년 넘게 혈세로 연명…대우조선 ‘환골탈태’ 기대감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은 1997년 외환 위기 등으로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가 이듬해인 2001년 8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2002년 3월에 사명을 대우조선해양으로 변경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분위기였다. 2007년 10월엔 주가가 6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기업 가치가 올랐다. 4월 26일 현재 대우조선 주가는 2만7000원 수준이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2008년 3월에 대우조선 매각 작업에 돌입한 이유다. 당시 대우조선의 성장성 등에 대한 긍정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매각도 순조로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문제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터졌다. 6조원 넘는 가격을 제시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의 조선 산업에 불황기가 찾아왔다.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들이 매섭게 성장하면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의 늪에 빠진 것이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한 선박이 없으면 조선사도 멈추기 때문에, 일감 확보 차원에서 저가 수주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 국내외 조선사들과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선박을 만들고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풀이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저유가 여파에 해양플랜트 건조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위기에 내몰렸다. 2015년 수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에 분식 회계 사태마저 겹쳤다. 결국 KDB산업은행은 2015년 10월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이 담긴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조 단위 지원은 지속됐다. 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20년 넘는 세월 동안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 자금 규모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이동걸 회장이 이끌던 KDB산업은행의 방향성은 명확해 보였다. 혈세 투입 논란 등이 있지만, 어떻게든 회생시켜 매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이 성사됐다. 당시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해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등 4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 지주사(현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의 매각을 추진했다. 대우조선 지분을 중간 지주사에 넘기고, 이 대가로 중간 지주사 신주를 받는다는 것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대우조선 매각 가격을 줄일 수 있고, KDB산업은행은 중간 지주사 2대 주주로 독과점 문제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나름의 ‘묘수’였다. 이후 대우조선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많았는데, 유럽연합(EU) 측이 기업 결합을 불허하면서, 또다시 매각이 무산됐다. 돌고 돌아 한화로…대우조선 정상화 ‘속도’공정위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국내외 기업 결합 심사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관건은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 여부다. 당장 올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수주 실적을 보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곳이 대우조선이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우조선은 1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6일 기준 대우조선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1500%가 넘는 부채비율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 등에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대우조선 재무 개선에 투입할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한화 품에 안긴 대우조선이 재도약할 것이란 기대감도 많다. 그간 HD현대중공업에 밀린 군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진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경영 위기 속에서 군함 시장을 주도했는데, 이번에 군함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와의 결합으로, 대우조선이 군함 시장 강자로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군함 부품을 만드는 한화와 군함을 건조하는 대우조선의 결합은 그 자체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 역시 다른 조선사들처럼 충분한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023.04.28 09:00

3분 소요
삼성重, 2조원 규모 해양플랜트 수주

산업 일반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해양 생산 설비 1기를 수주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1조961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29.6% 규모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7년 8월까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2019년 인도 릴라이언스로부터 RUBY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수주한 이후 3년 만에 수주한 해양 프로젝트로, 안정적인 해양 일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수주한 해양 생산 설비는 2023년 1월 2일부터 공사에 착수하는 일정이라, 내년 수주 실적으로 집계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2조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확보한 만큼, 대규모 수주를 이어간다는 포부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를 제외하고 올해 총 49척(94억 달러)을 수주해, 수주 목표(88억 달러)를 7% 초과 달성한 상태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2.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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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재도약②] 실적 개선 속 양극화 ‘심화’

산업 일반

국내 조선업계가 그간 확보한 일감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조선업체들의 실적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5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로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재도약하는 와중에, 조선업체들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815억원, 영업손실 6278억원, 당기순손실 64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은 약 2%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무려 6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수주를 지속했으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불법 파업, 인력 수급, 추석연휴 및 태풍 등으로 조업 일수가 감소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매출 감소 및 공정 지연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 총 예정 원가가 상승한 것과 주문자와의 클레임 합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약 5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 가운데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인도일 연장 및 비용 정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환입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대우조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연간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완료되면 재무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은 커진 상황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력 수급, 파업 등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해 예상 밖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서도 “본격적으로 고(高)선가에 수주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건조가 시작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올해에만 무려 38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 해당 분야에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수주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001억원, 영업손실은 167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약 6%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00억원 이상 늘었다. 다만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 감소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800억원 넘게 개선됐다. 삼성중공업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하계휴가, 추석연휴 등 조업 일수 감소 영향에도 당초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액 증대를 계획했다”면서도 “최근 사외 외주업체들이 인력 수급에 애로가 있는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일부 프로젝트의 생산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업적자에는 고정비 부담 879억원 외에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임금 인상 소급 지급 등의 일회성 비용 약 800억원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달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공사손실충당금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다가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하기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와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 등 어려운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 꾸준한 원가 절감 및 공정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2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 후판 가격 협상 ‘변수’ 증권업계 등에선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일찌감치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영증권은 이달 8일 보고서에서 “내년 상장 조선업체 매출 성장률은 26%”라며 “고효율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주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가정하면, 대규모 자금 수혈로 숨통의 트일 것이란 진단이다. 그간 조선업계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친 원자재 가격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비용 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조선‧철강업계의 하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실적 개선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후판 가격 흐름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대폭 인하될 경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1.15 16:00

3분 소요
“실적 개선 박차” vs “인력 부족 진통” [조선업 재도약①]

산업 일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대규모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인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불황 당시 일감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를 감내했던 것과 달리, 최근 2년간 꾸준히 신조선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 조선업계는 상반기에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도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여 비용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와중에 인력난은 심화되고 있다는 점, 인력난 심화 등으로 노동조합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 등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의 90%를 채우지 못한 상황인데, 연내 추가 수주를 통한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호한 수주 실적을 달성해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신조선가 상승세로 올해 들어 수주한 선박들의 수익성도 높다”고 말했다. 일감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아니라 충분한 일감을 보유해 수익성이 높은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10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1.9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8p 상승했다. 특히 우리 조선업계가 사실상 싹쓸이 수주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신조선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10월 말 기준 LNG 운반선(17만4000㎥급)의 신조선가는 2억4800만 달러로, 전월보다 400만 달러 증가했다. 2018년 12월 신조선가(1억8200만 달러)와 비교하면 36% 오른 수치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물론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해운‧조선업 2022년 3분기 동향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2200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기록해, 올해 발주량 추정치(3500만CGT)보다 3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의 내년 선박 수주량 역시 850만CGT 전망해, 올해 추정치(1460만CGT)보다 41.8%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선주들이 관망세를 유지해 2023년 일시적으로 침체 수준의 발주량 및 수주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에서는 “우려할 정도의 침체는 아니다”는 평가가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선박 발주량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조선업만의 악재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친 불황”이라며 “오히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수주를 통해 내년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기존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수요는 지속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친환경 선박 시장의 성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대 걸림돌은 ‘인력난’ 조선업계는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감소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력난”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정작 수주한 선박을 만들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반도체 ▶미래자동차 ▶조선(친환경 선박) ▶바이오‧헬스 등의 산업 분야 415개사(응답 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인력 수급 상황 체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조선업 기업의 52.2%가 ‘인력이 부족하다’(‘매우 부족’, ‘부족’)고 답했다. 특히 조사에 응한 조선업 기업의 무려 96.6%는 ‘생산 직무’에서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선박 건조 규모 등을 감안하면 2027년까지 조선‧해양 산업에 4만3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조선업 인력난이 심화되는 와중에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조선업 인력난 여파로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가 임금‧단체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지난달 24∼26일 쟁의 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 가결했다. 물론 최근 현대중공업 노사가 화요일, 목요일 등 2차례 교섭을 유지하고,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등 3차례 실무 교섭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극적으로 연내 타결할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 노조의 경우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그룹에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뿐만 아니라 회사 분할 금지, 자산 매각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1.15 15:00

4분 소요
대우조선, LNG 운반선 1척 수주…“2년 연속 100억 달러 돌파”

산업 일반

대우조선해양이 2년 연속으로 연간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척을 3509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6년 하반기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LNG 운반선은 17만4000㎥급 대형 LNG 운반선이다. 대우조선이 자랑하는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과 더욱 고도화된 재액화 설비가 탑재된다. 또한 대우조선의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인 축발전기모터시스템과 공기윤활시스템 등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신기술이 적용된다. 대우조선은 “지난 10월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직원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작고한 그리스 선박왕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의 이름으로 특별 기부금 200만 달러를 받은 데 이어, 곧바로 LNG 운반선 1척을 추가 수주해 양사의 깊은 신뢰 관계를 다시 한 번 굳건히 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에 따르면 안젤리쿠시스그룹은 1994년 대우조선과 첫 계약한 이후 현재까지 무려 119척의 선박을 대우조선에 발주했다. 이는 단일 선사, 단일 조선사 간의 발주 척수 기준 전 세계 최고 기록이라는 게 대우조선 측의 설명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 38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 2014년 37척을 뛰어넘어 창사 이래 한해에 가장 많은 LNG 운반선을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다”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가 일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날 현재까지 LNG 운반선 38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총 46척(약 104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올해 수주 목표(89억 달러)를 17% 초과 달성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1.08 18:02

2분 소요
이제 ‘봄’인데…조선업계, 인력 부족에 발 동동

산업 일반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며 사실상 호황을 맞고 있으나, 생산 현장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1만 명 안팎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원활한 인력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 치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323만CGT(88척) 가운데 164만CGT(35척, 51%)를 수주해 중국 136만CGT(46척, 42%)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에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의 약 50%인 457만CGT(97척)를 수주해 386만CGT(130척, 42%)에 머문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앞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이며,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한 것은 클락슨리서치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그간 대규모 수주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사들의 출혈 경쟁에 따른 이른바 저가 수주로 인한 수익 악화 우려도 해소된 분위기다. 3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156.17포인트를 기록하며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안팎에서 “기나긴 불황을 뚫고 사실상 초호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인력 부족에 工期 지연 우려도 국내 조선업계가 사실상 초호황에 진입하는 분위기인 가운데, 생산 현장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2~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나, 정작 선박을 건조하는 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 일각에선 “생산 인력 부족으로 공기(工期)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은 건조한 선박을 제 때 선주 측에 인도해야 한다. 선박 인도가 지연될 경우 배상금 등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달 1일 ‘제3차 조선해양산업 CEO(최고경영자) 포럼’을 개최해 조선 산업 인력 확보와 양성을 주제로 생산 인력의 현황과 인력 수급 문제점을 진단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측은 “지난해 8년 만의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업황 개선으로 금년 하반기 95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나, 장기 불황 여파로 숙련 인력 이탈과 신규 인력 유입이 감소해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인력 현황 상시 모니터링 및 민·관 협력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선소와 생산 인력 공급기관 간 협력, 조선소 기술 교육원 활성화, 생산 인력 양성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이 대규모 경력 채용에 나서자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선 생산 인력 유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생산 직원들의 상당수가 현대중공업그룹 채용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2.04.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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