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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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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건강기능식품도 가성비 시장 열릴까

바이오

국내 제약사가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약국가 일부에서는 다이소가 똑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더 저렴한 것처럼 판매하는 것처럼 홍보한다며 반발한다.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한 일양약품은 제품 판매 닷새 만에 돌연 해당 제품을 다이소에 더 이상 납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한 다른 기업도 제품 철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통 단계 축소, 성분·기능 압축해 가격 내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섭취했을 때 유용한 기능을 보이는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사람들은 통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찾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엄밀히 말해 의약품이 아닌 ‘식품’에 해당한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은 기업이 제품을 제조해 출시할 때 의약품에 준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다. 기업은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정한 몇몇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일정 기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고 평가를 거치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제품 제조와 판매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은 제약사뿐 아니라 유통업체, 약사 등 여러 사업자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제약사가 기존에 판매해 온 여러 건강기능식품에도 이런 ‘기능성 원료’가 포함돼 있다. 다만 제약사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성분과 함량을 일부 조정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의 함량을 높이고 주요 기능 외 다른 성분을 첨가한 ‘고함량 다기능’ 제품이 주로 출시됐다. 이와 달리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성분 단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제약사의 설명이다. 앞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이소에 납품하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해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은 과감히 줄여 제품 본연의 품질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제품의 유통 과정을 크게 줄인 점도 제약사가 다이소를 통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다. 통상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한 업체가 판매업체에 제품을 넘기면, 판매업체가 제품을 직접 팔거나 소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제품이 생산된 이후 최종적으로 판매되기까지 유통 과정에서 3~4단계를 거치는 셈이다. 약국은 물론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도 여기에 해당한다. 다이소는 제품 제조 이후 바로 물량을 받아 이를 전국의 매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통 과정을 줄였다. 다이소에 납품된 건강기능식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홍보도 필요하지 않아 제약사로서는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제품 성분·함량 잘 따져봐야”약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똑똑하게’ 구매하려면 성분과 함량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성분이나 함량을 조정한 것이 많아 소비자가 얻을 예상 효과가 작다면 시중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소에서 30일 치를 3000원에 판매하는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15mg 포함돼 있어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국내 빅5 제약사의 한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30mg이지만, 90일 치가 2만5000원대로 다이소 제품보다 비싸다. 반면, 다이소의 비타민B군 제품은 30일 치가 3000원으로 저렴해도 함량이 1mg 수준이어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타민B군의 함량이 비슷한 시중의 저렴한 종합비타민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여러 개 섭취하는 소비자라면 제품의 효과를 잘 보기 위해 섭취 전 약사의 상담을 받는 편도 좋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 약사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라며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서 구매할 경우 약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산에 약한 유산균과 비타민C를 함께 복용하면 유산균의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둘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여러가지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사람이라면 이런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 발판 다이소의 저렴한 건강기능식품이 향후 국내 시장의 성장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관심이 생긴 소비자가 향후 프리미엄 제품을 찾을 ‘예비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업체 한 관계자는 “다이소에서 3000원짜리 비타민 제품을 사 먹는 소비자가 건강 관리에 더 큰 관심을 쏟게 되면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비타민 제품을 찾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비타민 제품을 다이소를 통해 살 수 있으니 소비자 선택권이 더 넓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2025.03.09 00:00

4분 소요
메디톡스, ‘보톡스 전쟁’ 승소에 12%대 강세…신고가 경신 [증시이슈]

증권 일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1심에서 승소하며 2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메디톡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800원(12.56%) 오른 19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16만50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19만8500원까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대웅의 나보타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웅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해 온 균주가 메디톡스의 균주에서 유래된 것이며 국내 토양에서 분리‧동정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거로 보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했다. 이어 해당 균주를 인도하고 이미 생산된 독소 제제를 폐기할 것으로 명령했다. 대웅제약은 향후 메디톡스에 400억원 규모 손해배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이로써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10월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보톡스 전쟁’에서 5년 4개월만에 승기를 잡게 됐다. 메디톡스의 승소 소식이 알려지며 메디톡스 주가는 지난 10일 가격제한폭(29.94%)까지 올라 상한가인 17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유가증권시장의 #대웅제약도 반등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웅제약은 전일 대비 2.01%(2500원) 오른 12만6700원에 거래 중이다. 대웅제약은 패소 소식이 알려진 지난 10일 하루새 19.35%(2만9800원) 급락했으나 이날 상승세를 되찾았다.

2023.02.13 09:25

2분 소요
대웅제약 ‘나보타’, 사우디아라비아·우크라이나에서 품목 허가 획득

산업 일반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글로벌 품목허가 국가에 2개국을 추가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 및 경제 규모 면에서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을 중동지역에서 본격적인 매출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유럽 발매를 앞두고 EU 회원국 외 유럽 국가에서 허가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역시 동유럽에서 시장 규모가 큰 국가이므로 나보타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있어 기반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품목 허가를 통해 나보타는 미국·유럽·캐나다 등 전 세계 58개국에 진출했고, 올해 중국을 포함해 향후 100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지난 2014년 국내에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최근 사각턱 개선 적응증에 대한 식약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미국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를 통해 만성∙ 삽화성 편두통 및 경부근 긴장에 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부사장은 “올해 예정돼 있는 유럽 등에 대한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진출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No.1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2022.05.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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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 R&D 자회사 설립 붐에는 이유가 있다?

바이오

국내 제약사들이 설립한 ‘연구개발(R&D) 목적의 법인’이 연초 투자유치에 잇따라 성공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이런 법인이 전통 제약사의 사업구조를 변화시킬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에만 세 곳의 제약사 R&D 회사가 수백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는 최근 60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했다. 큐레보는 녹십자가 지난 2018년 미국에 설립한 백신 R&D 회사다.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과 함께 수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투자유치에 성공한 건 녹십자의 큐레보뿐만이 아니다. 대웅제약이 설립한 ‘아이엔테라퓨틱스’도 이달 초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 유치를 마쳤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연구본부 산하 이온채널 신약팀을 스핀오프(분사) 한 기업으로 지난해 시리즈A로 14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브릿지 투자에서 두 배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한양행이 미국 신약개발 회사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 신약 개발회사 ‘이뮨온시아’도 지난달 245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성공했다. 세 회사는 전통제약사들이 설립한 ‘신약 개발’ 전문 회사이자, 글로벌 영토확장의 첨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든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사업과 의약품 국내 유통이 주력인 제약회사들은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해 사실상 엄두를 내기 어렵다”며 “자회사 설립을 통한 신약 개발은 외부 투자 유치로 자본을 모으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세’로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이유는 또 있다. 큐레보의 경우 ‘미국 진출’에 방점이 찍힌 게 특징이다. 현지 법인을 갖는 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기에 용이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합작법인(JV)인 이뮨온시아는 외부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만들어 낸 것이 특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새로운 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유치 방식이 신약 개발에 있어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향후 ‘과실’의 배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이후 상용화 단계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IP(지적재산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셈법이 발생한다”며 “기업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신규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투입해 부당한 이득을 가질 수 있는 소지도 크다고 우려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 IP를 자회사에 이전하고 특정 관계인이 이 자회사의 초기 지분을 싸게 확보하는 방식 등으로 승계 작업 등에 악용할 만한 소지가 크다”며 “아무리 핵심적인 지적재산권이라고 하더라도 전임상이나 초기 임상 단계일 때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를 견제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2022.02.14 16:42

2분 소요
대웅제약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 260억 투자 유치

바이오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가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투자에 참여한 업체들은 데일리파트너스, 스틱벤쳐스, 신한캐피탈, 아주IB투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앤벤처파트너스, 인터베스트, 키움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이번 투자를 토대로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 후보물질(DWP17061)은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이 2020년 9월 설립한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비롯해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등을 분사한 바이오텍이다. 10여년간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의 신약 개발과 관련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투자 유치 규모가 목표를 충족하는 2025년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0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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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 치료제시장 열릴까? 서학개미 vs 동학개미 희비 교차

IT 일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탄생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외 관련 주들에 투자한 서학개미와 동학개미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현재 미소를 짓고 있는 쪽은 서학개미다.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 19 치료제가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머크는 최근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자 주가가 급등했다. 머크는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가 감염 5일 이내의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가능성을 50%가량 낮췄다”고 밝혔다. 발표 당일 머크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8% 이상 올랐다. 머크는 가급적 빨리 미 FDA에 이 알약의 긴급사용 승인(EUA)을 신청하고, 다른 국가에서도 신청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몰누피라비르는 FDA가 허가를 하면 첫 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된다. 미국 화이자와 스위스 로슈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임상 3상에 들어갔지만 속도가 머크 보다는 뒤처져 있다. ━ 코로나19 ‘게임 체인저’ 등장할까…먹는 치료제 출시 기대감 ↑ 머크의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의 타미플루’가 된다면 향후 회사의 주가 상승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타미플루는 1996년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타미플루 개발 성공으로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로슈홀딩이 특허권을 사들여 독점 생산했다. 로슈는 2001년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로 타미플루를 처음 선보였다. 첫 시판이 이뤄진 2001년 11월 로슈 주가는 120스위스프랑(CHF, 약 15만3000원)이었지만 2007년에는 266CHF까지 2배 이상 상승했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독감 치료에 타미플루가 효과적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연간 2조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 것이다.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해결사 역할을 한 것도 타미플루였다. 이로 인해 로슈의 주가는 또다시 상승세를 탔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2월 로슈의 주가는 120CHF까지 하락했었다. 하지만 그 해 신종플루 팬데믹 기간 1년 사이 회사의 주가는 190CHF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제2의 타미플루 등장 임박 소식에 동학개미들은 울상이 됐다. 국내 코로나19 관련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힘을 잃는 모습을 보여서다. 조바심이 난 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빅 파마에게 백신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서 치료제마저 첫 결승선을 놓치게 됐다. 정부도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선구매를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해외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승인 임박 소식이 들려오는 사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 중 한 곳은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다. 부광약품은 지난 9월 30일 코로나19 치료제 ‘레보비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부광약품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18%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10월 5일에도 9.15% 하락 마감했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자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국산 11호 신약이다. 부광약품은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의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상 임상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끝내 포기를 선언했다. ━ 국내 제약·바이오주 일제히 하락…코로나19 R&D 지속돼야 현대바이오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세다. 현대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니클로사마이드를 경구용 개량신약으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CP-COV03)의 1상 임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신청했다고 10월 1일 밝혔다. 이날 현대바이오는 15% 이상 하락한데 이어 10월 5일에는 20% 넘게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대웅제약, 동화약품, 진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한창인 국내 제약사들을 비롯해 항체치료제·흡입형 치료제 개발 기업 등 관련 주가가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이날 12.1%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렉키로나의 국내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데 이어, 이날 유럽의약품청(EMA)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우크라이나 임상 3상 승인 소식을 전한 종근당 역시 주가가 8.4% 하락했다. 양사의 코로나19 치료제 모두 정맥에 투여하는 주사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뿐만 아니라 백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맥없이 하락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돌입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등 국내 굵직한 제약·바이오업계들도 관련 여파에 주가가 하락했다. 사실상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탄생 임박 소식은 국내 제약·바이오주 전체에 강한 영향을 줬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최고조에 달했고, 반대로 실패 시 그 여파도 상당했다. 이번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등장은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가는 상황에서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주를 받들 던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전환시킨 셈이다. 공존을 논하는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치료제 등장은 기쁜 소식이지만 관련 기업에 투자한 이들은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두고 국내 개발업체를 외면하지 말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미국 머크사 90만원짜리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최선인지 다시 검토해달라”며 국내 개발 업체들을 언급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위드 코로나 부분에서 분명히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외에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방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치료제는 물론이고 백신도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늦은 편에 속하지만 코로나19 종식이 되더라도 계속 진행돼야 한다”며 “향후에도 신·변종 감염병은 인류 건강 위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R&D(연구개발) 능력을 축적해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10.05 18:45

4분 소요
급증하는 제약‧바이오 라이선스이전, 제2의 ‘레이저티닙’ 나올까

바이오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 2018년 글로벌 빅파마인 얀센 바이오텍에 기술 수출한 ‘레이저티닙’. 국내 31번째 신약 ‘렉라자’로 상용화됐고, 병용요법을 통한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중소벤처-국내 대형 제약사-글로벌 빅파마로 연결되는 삼각구도를 만들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오픈 이노베이션’의 모범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런 사례가 또 나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진다. ━ 바이오벤처 ‘라이선스아웃’ 153건 중 35건만이 제약 대기업으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공개한 한국제약바이오 파이프라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레이저티닙의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 이전은 활발해지는 추세다. 2019년 36건(물질 28건, 플랫폼 8건)에 불과했던 라이선스 이전 계약은 지난해 105건(물질 60건, 플랫폼 45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1분기에만 85건(물질 39건, 플랫폼 46건)에 달하는 등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붐에 힘입어 중소바이오벤처들이 라이선스아웃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협회 조사 대상 기업 중 중소벤처사의 라이선스아웃은 153건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23건)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제2의 ‘레이저티닙’이 이른 시일 내에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국내 대기업이 국내 바이오벤처로부터 신약후보물질을 라이선스인 하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오스코텍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레이저티닙과 같이 바이오벤처가 대‧중견기업에 라이선스아웃한 사례는 35건 수준에 불과했다. 바이오벤처의 라이선스아웃은 바이오벤처간 기술이전(64건)이 가장 많았고, 해외기업 기술이전(50건)이 뒤를 이었다. 바이오벤처 업계에선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 라이선스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실제 국내 제약 빅5(매출액 기준)가 도입한 국내 바이오벤처의 신약후보물질은 손에 꼽힌다.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 외에 만성자발성 두드러기를 적응증으로 하는 바이오 신약 YH35324를 지난해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했고, 지난 7월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대웅제약도 앞서 지난 2018년 말 궤양성 대장염 후보물질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라이선스인(기술 도입)해 국내와 중국, 일본 등 22개 국가에서 사업권리를 확보했고, 현재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2016년 아주대학교로부터 교모세포종(GBM) 유전자 세포 치료제인 'HM21001'을 도입해 최근까지 연구해 왔지만 해당 계약은 지난 6월 계약 해지됐다. 물론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국내 바이오벤처나 연구기관의 기술만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은 앞서 2015년 미국 알레그로로부터 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루미네이트(ALG-1001)을 도입해 현재 해외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2019년엔 미국 유망 바이오벤처인 페인스로부터 면역항암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도입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19년 말에는 미국 랩트사로부터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CCR4(FLX475)를 기술도입하는 등 해외 기술 도입에 나섰다. 종근당 역시 해외 바이오벤처의 기술 라이선스인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종근당은 2015년 미국 카라테라퓨틱스로부터 요독성 소양증(가려움증) 치료제인 ‘CR-845’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권을 라이선스인 했다. 최근 CR-84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며 국내에서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근당은 이 외에도 2015년 프랑스 네오벡스로부터 도입한 전신홍반성 루푸스 신약 IFN-K가 임상 2상을 수행 중이며, 프랑스 OSE 이뮤노테라퓨틱스로부터 2019년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2, 3차 치료제 테도피(Tedopi)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외 바이오벤처로부터의 라이선스인 전략의 경우 대부분이 국내 판권 계약 수준이라는 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긍정적 사례로 꼽긴 어렵다. 한미약품이 페인스로부터 도입한 면역항암 이중항체 후보물질의 경우 글로벌 개발 및 판권을 가지는 계약이지만, 이 외 나머지 계약은 대부분이 한국 판권을 확보하는 수준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개발 중인 바이오 신약의 국내 판권을 미리 라이선스인 하는 것은 제약사에 있어서 낮은 리스크로 일정 부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개발에 거의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의약품 개발 능력을 향상하거나 높은 수익성을 가질 수 있는 계약으로 보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 후보물질 도입보다 ‘신기술 기업’ 지분투자 활발 물론 대형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신약후보물질 라이선스인 뿐만이 아니다.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 역시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꼽힌다. 지분투자를 통해 끈끈한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신약후보물질과 기술들에 대한 검증도 해 향후 라이선스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9년 4건, 2020년 7건, 올해 상반기까지 5건 등 국내외 바이오벤처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 종근당도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를 통해 다양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 유전자가위 응용 신약 개발기업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에 투자했고, 최근에는 리보핵신(RNA) 기술 신약 개발 기업 올릭스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2015년 국내바이오텍인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대웅제약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벤처 투자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미국 바이오벤처인 알로플렉스에 1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투자를 진행했으며, 이에 앞서 미국 제약사 뉴론에 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분투자 없이 공동연구개발 협력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미약품은 경우 최근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 글로벌 기술을 갖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협업을 통해 이중항체 ADC 항암제를 공동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기업들의 최근의 투자 양상을 보면 케미컬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투자보다는 새로운 치료제 기술과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많다”며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 등에서 가능성을 찾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9.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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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나보타' 자신감 상승…글로벌 도약 잰걸음

CEO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성공적인 중국 임상 3상 ‘톱라인’이 공개돼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중국 임상 3상에서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와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7월 28일 밝혔다. 이번 임상에서 대웅제약은 주평가변수인 투여 후 4주째 미간 주름 개선 정도에서 나보타 투여군은 92.2%, 대조군은 86.8%를 보여 나보타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대웅제약은 성공적인 이번 임상 발표를 통해 중국이라는 톡신 시장 영토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많은 인구수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 등으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톡신 시장으로 꼽힌다. 향후 대웅제약이 미국·유럽에 이어 중국에서도 판매허가를 획득하면 세계 3대 톡신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나보타의 영토 확장은 현재 진행 중이다. 나보타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 FDA의 승인을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미국 제품명: 주보)이다. 앞서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약 80개국에서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 성공에 큰 역할을 한 장본인이 전승호 대표다. 전 대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사업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소송 관련 불확실성 해소도 목전에 와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7월 26일(현지시간) 주보의 수입금지 명령을 포함한 ITC 최종결정을 무효로 하도록 항소심을 환송 결정했다. 대웅제약은 소송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면 세계 최대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흥행을 기반으로 올해 무난히 매출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나보타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56억원에서 올해 232억원으로 네 배 이상 뛰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7.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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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b상, 절반의 성공

바이오

대웅제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임상 2b상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전체 환자에게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50대 이상’ 연령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게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논의를 진행해 3상 진행을 결정할 계획이다. 27일 대웅제약은 코비블록의 임상 2b상 톱라인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2~7월 국내 24개 기관에서 실시된 이번 임상시험은 코로나19 경증환자 342명 중 카모스타트 또는 위약을 복용한 327명을 대상으로 위약대조, 무작위 배정, 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평가변수는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며, 이외 주요 평가변수는 ‘안전성’과 '악화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임상적 증상은 열감, 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등 7가지 증상이며 증상의 정도(0~3)가 ‘없음(0)’ 또는 ‘약함(1)’으로 개선돼 24시간 동안 유지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분석 결과,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카모스타트 투여군이 7일로, 위약군(8일) 대비 짧게 나타났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경증환자의 특성상 증상 관리가 잘 되고, 자연 치유 비율이 높아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의 차이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임상시험에서 카모스타트군과 위약군 모두 고유량 산소치료 이상의 치료악화가 발생한 중증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임상에서 증상 악화의 일부 지표에 대해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대웅제약 측은 설명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의 호흡기 증상이 한 개라도 있는 환자 175명(카모스타트군 86명, 위약군 89명)의 증상 개선 시간은 위약군 8일 대비 카모스타트군 5일로 약 40%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한 개라도 있었던 50세 이상의 환자 98명(카모스타트군 48명, 위약군 50명)의 증상 개선 시간을 분석한 결과 위약군 9일 대비 카모스타트군 4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측은 “이번 발표는 최초 변수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며 전체 임상 결과는 다음 달 이후 발표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시점, 연령, 증상, 환자의 건강 상태, 확진 후 격리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질환으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약효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향후 코로나의 감염경로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비강 분무 제형 개발, 다른 치료제와 병용 등에 대한 연구 등 가능한 옵션을 고려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약회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7.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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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K바이오…'세포유전자' 치료제 놓고 각축전 예고

IT 일반

차세대 K바이오 시장이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가 신성장동력으로 이 치료제를 낙점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기존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치료법이 없는 희귀·유전 질환이나 퇴행성·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에 성장 잠재력이 높다. 2019년 기준 시장 규모는 40억 달러(약 4조6000억원)다. 딜로이트·이밸류에이트 파마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25년에는 62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58% 성장이 예상된다. 1400억 달러 규모의 항체 치료제 시장과 견줘 보면 이제 막 열리는 ‘초기 시장’인 셈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통한 만큼 기술 장벽이 높고, 숙련된 개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어려움이다. 이미 상용화된 유전자 치료제 제품은 매우 고가에 팔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관련 개발 현황부터 살펴보자. ━ 세포·유전자 치료제, 신성장동력으로 꼽혀 국내 기업 중 세포 치료제에 가장 힘을 쏟는 곳은 GC녹십자 계열사인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이다. 양사 모두 세포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 하고 있다. GC녹십자랩셀은 자연살해(NK, Natural Killer)세포치료제 분야 글로벌 탑티어 회사이다. 올해 초 GC녹십자랩셀과 미국 관계사 아티바 테라퓨틱스(아티바)는 미국 머크(MSD)와 총 2조원대 세포치료제 관련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GC녹십자셀은 매출 1위 국산 항암제 '이뮨셀LC'를 통해 세계 최다 세포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합병 소식을 알렸다. 회사 측은 합병이 성사되면 R&D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세포치료제 영역의 완성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장하는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최대 규모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보유한 GC녹십자셀의 오랜 제조 역량과 GC녹십자랩셀의 독보적인 공정기술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대사질환 후보물질과 함께 항암·면역질환 세포치료제 등을 향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소개했다. 면역항암 세포치료제 플랫폼인 ‘카티(CAR-T)’와 ‘iPSC’ 기술을 적용해 암 치료제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치료용 유전자 적용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메디포스트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8월 상장을 앞둔 HK이노엔도 같은 콘퍼러스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차세대 사업 분야로 꼽았다. 혈액암, 폐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CAR-T 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경기 하남에 세포 유전자 치료제 전용 연구·개발(R&D) 및 생산 시설을 구축했고, 전문 인력도 확보했다. 또한 HK이노엔은 이와 관련해 해외 기업들과 기술 및 파이프라인 도입 등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 M&A로 사업 추진…CDMO로 사업 확장 이처럼 관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본 기업들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한다. 전통제약사 중 대웅제약이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으며 세포 치료제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제조와 개발부터 품질시험·인허가 지원·보관 및 배송·판매까지를 아우르는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사업을 구상 중이다.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 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의 분야로 넓히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대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세포 치료제 분야는 아웃소싱 의존도가 50% 이상이고,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임상 개발이 가장 활발해서 CDMO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포 치료제 CDMO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6억8000만 달러 정도다. 오는 2025년엔 5배 이상 커져서 3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또 있다. 바로 SK다. SK는 지난 6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위탁생산(CMO) 기업 이포스케시의 공장 증설에 나섰다. SK는 “이포스케시가 5800만 유로(약 800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 유전자·세포 치료제 제2공장 건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 3월 경영권을 포함한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했다. 5000㎡ 규모의 제2공장이 2023년 완공되면 이포스케시는 현재의 두 배이자 유럽 최대 수준인 1만㎡ 규모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 역량을 갖게 된다. 유전자 치료제 생산 영역은 기존 바이오 제품 생산 영역과 달리 설비를 운영하는 생산 전문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진다. 즉, 설비와 인력의 숙련도에서 기존 바이오 제품과 큰 차이가 있으며 자체적인 육성 노력을 통한 시장 진입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 신약인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기존 바이오 제품과 비교해 보면 약효가 월등히 뛰어나다”며 “기존 고가의 바이오 의약품보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배 비싸게 팔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그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한국 기업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7.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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