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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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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계의 '불닭맛' 25년간 우상향만?…역대급 '황제주' 정체는

시세/공시

삼양식품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실적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 주가가 연내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월 21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90만6000원, 올해 들어 20%가량 올랐다.불닭볶음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작년 주가가 254% 급등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들어 두 달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800억원, 5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사이 외국인은 약 1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3월 들어서는 일부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는 85만원대로 소폭 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관투자가가 유입되며 하방이 지지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도 있다.올해 들어 삼양식품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실적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00억원, 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133%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으로, 당기순이익은 115% 늘어난 2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인기 상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실적을 뒷받침했다.특히 지난 25년여 간 큰 조정도 없이 약 8만3000%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삼양식품 주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1998년 109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2025년 들어 9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만약 이때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8억3000만원으로 불어나는 셈이다.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 중이지만 하방 리스크보다 여전히 상승 여력이 더 크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한편 삼양식품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500억원대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지역 수출 확대와 고환율에 따른 평균 판매 가격 상승효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운맛 라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과 고환율로 인한 재료비 상승은 부담이 될 수 있다.

2025.03.11 11:23

2분 소요
주목받는 고환율 수혜주는 車·조선·바이오 [‘킹달러’ 시대, 어디로 움직이나③]

증권 일반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환율 수혜주’들이 미소 짓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종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비중이 낮은 산업일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도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80오른 1408.80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통상 주식 시장엔 악재로 작용한다. 주식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판 뒤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해 국내 주식 매매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 현대차·기아, 환율 효과에 수익성 개선 자동차 업종은 예외다. 수입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 주가는 최근 한 달(8월 22일~9월 21일)간 주가가 18만9000원에서 19만7000원으로 4.23%(80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4.68%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하락장을 뚫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현대차와 기아를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상승 조짐을 보인 지난 8월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7369억원, 기아 주식 2834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수 2위·4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8월 1일 이후 단 3거래일(8월 17일·9월 8일·9월 20일)을 제외하고 현대차를 순매수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각각 6410억원, 509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봤다. 3분기에는 2분기보다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 환율로 인한 수혜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은 환율이 10% 오를 시 마진 3.3%포인트가 개선된다고 예상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업종도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운송장비 부문에서 환율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인 만큼 3분기에도 이들 업종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의류 OEM·제약·바이오 CDMO 기업 실적 개선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의류 OEM ‘빅3’인 영원무역, 한세실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합산 달러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8% 증가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 환산 매출은 같은 기간 52% 늘었다. 3분기 성수기와 환율 상승이라는 외부 변수가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매출 증가에 최근 한 달간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영원무역 주가는 4만5600원에서 4만7900원으로 5.04% 올랐고 화승엔터프라이즈(3.70%), 한세실업(0.59%)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도 수혜주다. 의약품 수출 비중이 높은 CDMO기업은 생산공장이 국내에 있어 인건비는 원화로 발생하고, 위탁생산 특성상 고객사로부터 원료비용 등을 환급받기 때문에 수입 원료의 원가 상승이 이익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달러 매출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때 환차익이 발생해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CDMO 기업 중 환차익이 가장 컸던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331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627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72.7%, 영업이익은 43.5% 늘어난 규모다.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음식료, 정유, 유틸리티는 고환율의 피해업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유사들은 원유 매입 자금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시점의 환율로 환산해 대금을 지급하는 만큼 환차손이 발생한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9.22 15:04

3분 소요
[한국 경제는 어디로 | 일자리·소득 늘까] 청년도 장년도 일자리는 그림의 떡

산업 일반

‘민간기업의 인력 부족이 지속되고, 창업도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이는 등 기업의 노동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제조업 경기 둔화와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라 신규 구인수요는 위축 가능성이 있다. 청년 고용대책이 본격화되고, 대폭 늘어난 일자리 예상으로 추가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정년 연장은 일시적으로 청년 고용에 부담이 될 요인이다.’ 기획재정부가 12월 16일 발표한 ‘2016년 경제 전망’에서 고용 부문을 발췌·요약한 내용이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전망이다. 정부는 이런 전제로 2016년 취업자가 35만명 늘고, 고용률(15~64세)은 올해보다 0.6%포인트 상승한 66.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보다 0.1%포인트 내려간 3.5%다.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커보인다. 일자리는 구조적인 문제다. 가계·기업·정부의 활동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정부가 제도와 정책을 통해 큰 틀을 짜고 성장 계획을 세우면, 기업은 사업을 하고, 그 수익의 일부가 가계 소득으로 흘러들어간다. 사업 규모가 커지거나 새로운 산업이 생기면 일자리가 더 늘어난다. 경제 성장기엔 이 바퀴가 큰 무리 없이 돌아간다. 기업이 조금 주춤하더라도 정부나 가계의 여건이 괜찮으면 거시 정책이나 소비를 통해 돕고, 가계가 어려우면 기업이 투자를 늘린다. 그러나 저성장기에는 이런 선순환이 잘 안 된다. 누구라도 여력이 있어야 틈을 메울 텐데 다 같이 힘들면 모두 제 걱정하기 바쁘다. ━ 가계·기업·정부 모두 “힘들다” 지금 한국의 모습이 그렇다. 모두 사정이 안 좋다. 가계는 소득 정체와 부채에 시달리고, 기업은 실적 악화와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 버틸 순 있지만 아무리 늘려도 기업의 일자리와 비교할 숫자가 아니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을 때마다 정부는 대기업을 다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도 ‘죽겠다’며 아우성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이익률은 2013년 4.7%에서 2014년 4.3%로 하락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비용이나 세금을 제하고, 남은 마진이 43원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상장법인 1536개사와 비상장 주요 법인 19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다. 한국은행이 이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벌이가 가장 신통찮았다. 덩치도 쪼그라들 조짐이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0.7% 증가에서 2014년 1.5% 감소로 돌아섰다.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 감소) 이후 처음이다. 내수·수출 동반 부진이 이어진 2015년 성적표는 더 나쁠 것이 확실하다.긴 불황은 제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둔화, 가계부채 위험성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미국 금리 인상 및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 증폭, 환율 및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 등 악재가 쌓여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까지 인력 감축에 나서는 마당에 채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저성장과 기업 실적 부진보다 더 복잡한 난제가 또 있다. 노동시장 불균형이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해왔지만 중소기업의 고용 여력은 여전히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교육에 막대한 투자(학력 인플레)를 하면서도 인적 자원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동시에 초고속으로 고령화가 진행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만성질환을 내버려둔 채 노동시장 내부의 문제, 즉 정년이나 임금·해고 등의 키워드에만 집중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박근혜정부가 2015년 노동개혁을 최대 과제로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2016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들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해야 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준비를 해왔다고 하지만 임금피크제 등 여러 수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정년 보장과 청년 고용 효과는 미지수다. 정규직 과보호 완화, 갈수록 벌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도 단 1년 만에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난제다. 2016년 일자리 전망이 어두운 또 하나의 이유다.새로 노동시장에 들어올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 보면, 2016년은 2015년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4년 10월 55만5000명이었던 2015년 10월 취업준비생은 63만7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이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4.0%로 증가했다. 이는 추세적 흐름이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취업재수생이 꾸준히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그룹의 2016년 채용계획 역시 전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 경제가 엄청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는한 2016년에도 기업의 공격적인 채용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 소득 증가율도 찔끔 일자리가 부족하고, 고용 사정이 안 좋은데 임금이 늘어날 리 없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498개사의 2015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7%, 11.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0.9%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 개선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지만 위기 대응 차원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불황에 따라 매출 정체는 피할 수 없더라도 기업 입장에서 이익만은 지켜야 한다.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기업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고, 그 중심엔 인건비 절감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8월까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 임금은 325만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315만원)에 비해 2.9% 올랐다. 8월까지 평균 물가상승률(0.6%)을 뺀 실질 임금상승률은 2.3%다. 2014년 실질임금 상승률(1.2%)의 두 배에 가깝다. 하지만 이 역시 기저효과다. 실제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3.1%, 2.6%를 기록했던 실질 임금 상승률은 2014년 지나치게 낮았다. 통상임금·정년연장 등의 이슈로 기업의 임금단체협상 타결률이 저조했던 탓이다. 덜 올랐던 것이 정상을 찾은 것뿐, 실제로 임금이 많이 오른 건 아니란 얘기다. 많은 서민이 임금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ins.com

2015.12.27 08:05

4분 소요
글로벌 외환시장에 ‘통화 카오스’

산업 일반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됐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으로 불안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글로벌 외환시장이다. ‘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로 대표되는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통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통‘ 화 카오스’ 현상이 벌어졌다.유럽계 은행이 글로벌 외환시장의 혼란을 부추긴 진원지다. 유럽계 은행 중심의 선진국 자본이 국제적으로 투자 자금을 급격히 회수해 글로벌 달러 수요가 큰 폭 확대됐다. 불안한 유로화 자산을 팔고 좀 더 안전한 미 국채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처럼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한국원화를 비롯한 각종 이머징 통화, 브라질 헤알화 중심의 ‘원자재 통화’는 약세로 들어섰다. 특히 세계 경기 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자재와 연관된 나라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6월까지 유로화 약세 전망지난해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는 사정이 달랐다. 유럽 위기가 촉발되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국이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미국 자산도 안전하지않다는 판단에 따라 달러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와 달러화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충격이 완화된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그래도 달러 만한 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현상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 우세하다.이진우 NH농협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각국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위해 현찰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여서 글로벌달러 수요가 어느 때보다도 많다”며 “유럽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달러화 강세는 2014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달리 급락한 유로화 가치는 맥을 못 추고 있다. 2월에 글로벌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커질 때 1유로는 1.3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5월 24일 그리스 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유로화는 1.26달러로 떨어졌다.5월 31일 현재 1유로는 연중 최저치인 1.2367달러로 떨어졌다. 2010년 이후로도 최저치다. 유로화 하락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6월말까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계 71개 은행 중 자본이 부족한 31개(그리스 은행 제외) 은행이 유럽은행감독청 지침에 따라 6월 말까지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71개 유럽계 은행에서 핵심자기자본비율 9% 기준을 충족하려면 모두 1147억 유로가 필요하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 은행들은 6월까지 각종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신종자본증권을 보통주로 전환하고, 신주를 발행하고 사업부를 매각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이들이 처분할 자산 대부분이 남미와 중동부 유럽지역에 있는 재산일 것으로 추정했다.투자금이 회수되는 지역의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며, 유럽 은행의 자금 회수가 유로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5월 24일 열린 유럽연합(EU) 비공식 특별정상회의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EU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하라고 각국에 통보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회의 결과를 본 유럽의 대형 펀드들은 기대했던 정상회의에 실망하며 유로화 자산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유럽의 2위 사모펀드 운용사 아문디, 영국의 대형 펀드 운용사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유로화 자산을 팔고 미국 달러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독일의 BMW와 영국항공의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도 유로화 급락에 대비해 유로화 표시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전승지삼성선물 연구원은 “각국의 달러 자산 비중이 2008년 56%에서 최근 65%로 확대되면서 달러화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유럽의 상황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판석 우리선물 연구원은“그렉시트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탈퇴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의견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며 “방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유럽계 은행의 자금 회수 등 (유로화에 대한) 역송금 수요가 줄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유로화 악세가 중단될 수도 있다”면서 “6월 17일 그리스 선거와 스페인 불안이 하반기 유로화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것”이라고 분석했다.“2014년까지 달러화 강세”유럽계 은행의 역송금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유럽계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원화값도 급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원화가치는 3월 5일 연중 최고치인 달러당 1114.5원(기준 환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유럽계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면서 원화값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마련한 돈을 달러로 바꿔가면서 원화값이 큰 폭 하락한 것이다. 5월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당 1180.4원에 거래됐다. 연중 최저치로 2011년 하반기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가 복합적으로 불거진 10월 5일 1199.5원에 근접한 수준이다.연말 원화값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외환선물은 원화값이 1120원 수준을 유지하다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져 1200원에 도달할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은 지금의 흐름만 놓고 보면 원화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삼성선물은 6월 중 1200원, 연말 1080원으로 원화값이 차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선물은 구체적인 원화값 수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 원화값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봤다.유럽 위기의 진정 가능성에 따라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전승지 연구원은 “원화에 대한 수요가 적어 당장은 원화값이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의 외환건전성과 외환보유고, 해외 건설 수주에 따른 무역 수지 등을 감안하면 원화값은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어가던 브라질의 헤알화도 약세다. 약세 강도 역시 강하다.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 8월 달러당 1.5603 헤알이었지만 최근 2.1헤알 수준까지 급락했다. 브라질중앙은행은 5월 22일 21억9000만 달러어치의 통화파생상품을 매각한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세계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헤알화값이 더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급등해 브라질 산업기반과 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헤알화는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인도 루피화와 함께 ‘원자재 통화’로 분류된다. 무역에서 원자재 거래 비중이 큰 나라의 통화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한 나라의 통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것이다. ‘원자재 통화’ 가치도 급락인도 루피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루피화는 지난해에 비해 19%나 급락했다. 5월 24일 달러당 루피화는 장중 56.37루피를 기록하면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석 달 만에 13% 넘게 가치가 급락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일주일동안 18억 달러를 쏟아 부으며 루피화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루피화 가치 하락은 인도 물가 불안으로 이어졌다. 2010년 1분기 인도 물가는 15%까지 치솟았으며, 4월의 물가상승률은 7%를 웃돌았다. 이에 더해 인도 정부의 재정 사정이 악화되면서 인도의 국가신용등급도 ‘안정적’에서 ‘부정적’(S&P 기준)으로 하향 조정됐다.루피화 가치 하락과 함께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의 안전자산 회귀현상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에서 발을 빼고 있다.지난해 인도에서 외국인 투자는 2010년 대비 5분의 1로 줄었다. 최근 5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25일 하루에만 364억 루피(한화 8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의 센섹스 지수는 올해 2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5월 들어서만 5% 가까이 급락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브라질과 인도 경제는 국내외 경기에 주로 좌우되는데 해당국 통화가 이미 약세로 전환된 상황에서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를 크게 받은 것”이라며 “당분간 이들 나라 통화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른바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값은 경제 침체에도 오르고 있다.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를 사들이는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기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반짝 기대가 있던 3월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83.79엔에 거래됐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에 몰렸을 때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경제 불안감이 엄습한 뒤 엔화값은 지속적인 강세다. 5월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에 79.095엔에 거래됐다.일본 입장에서는 통화 강세가 큰 문제다. 엔화값이 오르면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정부는 달러를 대량으로 풀어 엔화를 약세로 반전시켰다. 그러나 최근 엔화 강세로 환율 방어 효과가 사라져 버린것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도 달러당 80엔선을 엔화 강세의 지지선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기관의 엔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달러당 80엔 선이 무너졌다. 올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던 일본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스위스 프랑 역시 일본과 비슷한 처지다. 유로존에 바짝 붙어있는 스위스의 스위스 프랑은 유러화가 약세일 때 강세로 전환되게 마련이다. 스위스 프랑 역시 엔화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스위스중앙은행(SNB)는 지난해 8월 유로당 프랑화값이 1.03프랑까지 치솟자 9월 1유로당 1.20프랑을 환율 지지선으로 잡고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도입했다.그러나 올해 들어 스위스 프랑은 강세로 돌아섰다. SNB 토마스 요르단 총재는 5월 27일“지난 몇 주간 스위스 프랑에 대한 절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비상시기라고 판단되면 외화예금을 비롯한 자금통제에 나설 수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엔과 프랑이 지금보다 더 강세를 보이면 이들 통화 보유국들이 그렇지 않아도 나빠진 경기 상황을 우려해 환율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중국 위안화는 현재 다소 약세를 보이지만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비교적 무덤덤한 모습이다. 최근 위안화 변동폭 확대 이후 이미 일정 부분 위안화가 절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이 부동산 시장과 내수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면 위안화가 급격한 강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선물은 위안화가 연말에 가치가 상승해 연내 2% 내외 절상되는데 그칠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경팔 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것에 대응해 중국이 이미 지준율을 내렸기 때문에 최근 위안화 변동폭이 적었다”며 “중국은 올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일정 부분 따라 주고 있어 위안화는 완만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글로벌 통화 가치가 급변동 하고 있는 요즘은 새로운 투자기회일수 있다. 각 선물사의 FX마진거래(개인이 직접 외국 통화를 거래)나 한국 증시에 상장된 통화 선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1개월 후 원화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달러선물 상승에 배팅하면 된다. 통화선물은 일정 정도의 증거금만으로도 몇 배에 달하는 달러를 미리 사둘 수 있다.그러나 예상과 달리 달러 가치가 하락반전하면 증거금 이상으로 마이너스 수익이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지금처럼 원화가 약세일 때는 투자하는 지역 통화의 환율 상승효과를 노린 ‘환노출형 상품’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미국 달러선물가격을 추종하는 KOSEF 달러선물 ETF 등이 대표적이다.KDB대우증권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엔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엔-달러 환율 상승률의 2배의 수익을 추구하는 ‘엔화약세 배팅 랩’을 내놓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통화 관련 DLS는 상품 내용 꼼꼼히 살펴야각국 통화 가치가 급변락할 때는 수익률 변동을 줄이는 방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증권사의 자산배분형,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나 ELS 등을 찾는 게 낫다. 달러와 엔화, 위안화 등 외국 통화와 관련된 DLS 상품 등은 수시로 출시되지만 상품마다 수익률과 조건들이 천차만별이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안화연계 DLS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 상승하면 연 9%의 높은 수익을 내기도 한다. 해외 펀드 중에서도 달러나 엔화표시 펀드 등에 투자하면 수익률 외에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다면 떨어진 헤알화 가치 때문에 손해를 볼수 있다. 브라질 국채의 수익률 자체는 유지되지만 이를 원화로 환산해서 회수할 때 떨어진 헤알화 때문에 절대 수익률이 낮아진다. 반대로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지금이 브라질 국채를 더 싸게 살 수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최근까지 브라질 국채를 사둔 투자자라면 헤알화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헤알화값이 급락했다해도 바로 원화로 환매하지만 않는다면 헤알화 수익률은 그대로 보전된다. 나중에 헤알화가 안정화되거나 오히려 헤알화 가치가 올랐을 때 이자수익을 원화로 받으면 지금의 악재를 피할 수 있다.정경팔 팀장은 “그리스 위기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위험통화인 유로화를 팔고 글로벌 달러를 사는 스탠스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6월 17일 그리스 선거와 22일 유럽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유럽 위기가 진정되면 유로화에 저가 매수세가 몰릴 수 있지만 지금은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현 상황으로 보면 달러 강세에 배팅해 통화 선물이나 FX마진거래를 시도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2012.08.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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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일본경제 내수·수출 회복이 관건

국제 이슈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일본의 실질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지진 직후 추락했다가 2011년 7월에서 9월 사이 빠르게 회복했다. 하지만 10월 이후 유로존 재정위기와 태국 홍수 등 해외 악재가 터지면서 회복세에 제동이 걸렸다.2012년 일본경제의 관전 포인트는 내수와 수출 회복이다. 42개 조사기관이 합의한 일본의 2012년 예상 실질성장률은 2011년보다 1.98%포인트 높은 2.22%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사회 자본의 손실은 20조엔 정도로 추정되는데 12조 엔의 제3차 보정예산이 집행되면 2% 정도의 GDP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주가 니케이 지수 7000~1만1000p 가계부문에선 소비와 주택투자 심리 회복이 기대된다.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중국 등 신흥국에 미치는 여파는 위험요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긴축재정에 따른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위축은 여전하다. 엔고에 따른 수출 저하는 일본 GDP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속도가 더딘 산업구조 전환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걱정거리다.2012년 일본 주식시장은 외부환경에 좌우되기 쉽다. 위험요인을 키우는 대외 이슈가 많아서다. 무엇보다 2008년 발생한 리먼 쇼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도 요원하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 중국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문제다. 인플레이션 압박도 받고 있다. 게다가 2012년에는 미국·러시아·한국 등 전세계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런 상황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2011년 11월 28일 OECD는 2012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하면서 유로권은 연 2.0%에서 0.2%, 미국은 연 3.1%에서 2.0%, 중국은 연 9.2%에서 8.5%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일본만큼은 지진 이후의 재건 수요 상승을 반영해 0.3%에 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제가 정체하면 일본 역시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리먼 쇼크 때 폭락했던 일본 증시는 단기회복에 성공했지만 2009년 초 큰 폭으로 다시 떨어졌다. 바닥을 친 것은 2009년 3월로 당시 니케이 지수는 7054포인트였다. 2011년에는 유럽 국채 사태 이후 급락했다가 12월 말 8362포인트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회복 국면에 있지만 2008년과 마찬가지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국채 사태는 독일의 행보가 열쇠다. 만일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본 니케이지수는 8000포인트 대가 무너질 공산이 크다.동일본 대지진 이후 각 금융기관은 “복구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복구가 시작되면 대출 증가를 예상한 은행이 국채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추측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대지진 이후 장기금리는 떨어졌다. 피해가 막대해 대부분의 기업이 재건사업에 착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상만큼 복구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금리 장기금리 1% 아래로여기에 유럽 국채 문제가 더해졌다.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해외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0월 은행 전체의 국채보유액은 약 160조 엔이다. 10년 전에 비해 잔고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 관계자는 “위험 회피 움직임으로 국채를 너무 많이 매입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이런 요인이 겹치면서 2011년 장기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졌지만 2012년에는 금리가 오를 수 있다. 해외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약해지면서 일본 국채를 매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내 여러 곳에서 본격적인 지진 피해 복구를 시작했다는 점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일본 금리는 미국의 금리 상황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 경기의 위축 우려가 약해지고 시세 안정이 확인된다면 미국 장기금리에 연동하는 형태로 금리가 따라 오르는 현상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내외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위기요인이 남아있는 2012년 상반기에는 금리가 1% 전후에 머물다가 하반기에는 1%대 전반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1달러=75엔으로는 수출해도 적자다’‘일본경제의 힘은 1달러=90~95엔이 아닌가.’ 2011년 일본 수출 업계는 이렇게 볼멘소리를 한다. 초엔고에 어려움을 겪는 생산업체의 해외 공장이전과 그에 따른 국내 공동화가 심각한 걱정거리였다. 다행히 지금까지 생산공장을 통째로 해외로 이전한 예는 가나가와현에서 태국으로 이전한 닛산의 소형차 ‘마치’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엔고 추세가 계속된다면 최근 어쓰(earth)제약이 모기향 생산지를 태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처럼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환율 엔고에 따른 공동화 피할 수 있나 물론 엔고는 경우에 따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2011년 1월에서 9월까지 약 4조엔에 달했다. 전년 대비 1.5배로 늘어난 수치다. 타케다제약공업은 1조650억원에 스위스 제약업체와 M&A를 체결했다. 그리(GREE)는 미국 소셜 게임회사인 오픈페인트를 인수하고 폴라 오르비스 홀딩스는 미국 화장품 회사인 H2O플러스를 사들였다. 맥주나 음료업체도 신흥국의 동종업체를 왕성하게 M&A하고 있다. 이는 모두 엔고 덕분이다. 물론 유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일본이 M&A한 기업이 기대만큼 수익을 창출할지는 의문이다. 일본 경제학자들은 2012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70~80엔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고를 피할 것인지, 엔고를 진정한 승부의 기회로 만들 것인지 기업의 판단이 중요해졌다.번역=김다혜

2012.01.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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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이승엽 연봉’ 안 될 말”

산업 일반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금융권에서 실물경제로 넘어가고 있지만 탈출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사불란하게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도 안심할 수 없는 마당에 정부와 시장은 여전히 삐걱거린다. 50년 동안 금융인으로 활동한 윤병철(71) 한국FP협회 회장은 “위기는 언제나 온다. 사람과 환경이 바뀌어 그것이 생각지 못한 형태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윤 회장을 12월 2일 서울 마포구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올해 초 ‘좋다고 코에 바람 쐬면 감기 걸린다’며 후배 금융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남기셨는데 지금의 위기를 예견하신 겁니까?“예견까진 아니고, 경제라는 것이 항상 바닥이 있으면 천장이 있는 법인데 사람은 그걸 쉽게 잊어요. 그게 사람의 결점이지요. 또 다른 결점인 ‘탐욕’도 이번 위기의 원인입니다. 항상 닥칠 어려움을 생각해야 하는데 환경이 좋으면 경쟁하기에 바쁘거든요. 그래서 위기가 더 악화한 겁니다.”칼 빼 들고 책임지겠다는 사람 없어-‘더 악화한’이라는 말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위기가 만연했습니다. 얼마나 심각합니까?“손실 규모만 보면 1929년의 경제 대공황보다 큽니다. 다행인 것은 그때는 허버트 후버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이 시작되는 시기였고 지금은 버락 오바마 정권이 새롭게 들어서는 때라는 겁니다. 세계적인 협조 체제도 과거보다 잘 돼 있고요. 하지만 금융시장은 글로벌화했는데 관리는 나라마다 제각각입니다. 미국·유럽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결해야지요.”-외환위기 때 정부가 은행에 공적자금을 풀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금융권이 달라진 게 없다고 국민의 원성이 높습니다.“그렇다 해도 일단 불부터 꺼야지요. 돈이 돌지 않는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게 우선입니다. 정부, 시장 모두 책임이 있어요. 정부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은행들은 규모 경쟁을 한 것이 잘못입니다. 덩치가 크다고 승자는 아니거든요. 특히 당시에는 여러 금융조직이 합병했기 때문에 먼저 내부를 동질화해서 상승효과를 내는 게 중요했는데도 말이지요. 처음에는 ‘어, 어!’ 하다 발표하는 수익을 보고는 다들 경쟁에 뛰어들었어요. 자산 불리려고 대출도 많이 하고요.”-요즘엔 대출을 안 해줘서 난리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섰는데도….“대통령이 안타까워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먼저 정부가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미국도 7000억 달러를 풀어서 구제금융 정책을 폈잖아요. 적자를 각오하더라도 재정으로 풀어야 합니다. 은행도 정부 조치에 협조하고 온 힘을 다해야지요.”-온 힘을 다한다는 것은 너무 주관적인 기준 아닙니까?“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응하는 게 온 힘을 다하는 겁니다. 외환위기는 굉장히 빨리 왔다 갔어요. 복구만 하면 됐지요. 지금 금융위기는 어디서 시작했는지, 아직 무엇이 어디서 얼마나 더 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정부·기업·은행 모두 ‘계기 비행’에서 ‘시계 비행’으로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해요.”윤 회장은 “계기에 맞춘 대로 비행하면 또 위기가 닥쳤을 때 대처하지 못한다”며 “각 경제 주체가 ‘경제 전시상황실(War room)’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1월 28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서울대 경제금융연구원 강연에서 말한 “당장 위기 대응 합동작업반을 가동해야 한다”는 ‘극약처방론’과 맥을 같이한다.-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문제가 뭡니까?“칼 빼 들고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게 문제지요. 전시상황실을 만들라고 하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는 자기네끼리 얘기하겠다고 하거든요. 그렇게 얘기해서 딱딱 진행되면 좋지만, 중구난방입니다.”-그렇게 발표한 정책도 시장에 쉽게 먹혀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이런 큰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부의 관여가 없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장기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지 세부적인 경영에까지 관여하면 정상적인 발전에 오히려 해가 될 겁니다.”-지금은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는 겁니까?“아직 ‘간섭’은 아닙니다. 물론 ‘압력’은 받겠지요. 어차피 최종적인 책임은 은행이 져야 하니까요. 지금 문제는 ‘유동성’이 아니라 ‘신용’입니다. 정부는 지원 정책으로 돈이 돌게 하려는 것이고요.” -현직 은행장들도 간섭이 아니라고 생각할까요?“은행 입장에서 건전성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대출을) 해줄 수는 없지요. 예를 들어 외자 100억 달러를 들여와서 대출 해줬는데 환율이 9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올랐다면 대출이 8조원가량 늘어난 셈인데 그러면 1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하잖아요. 은행은 건전성 기준이 되는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에 대한 부담과 정부의 대출 요구, 양쪽에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거래한 기업의 생존과 국가 경제를 봐서는 대출해줘야 마땅하지만 은행 자체가 건전성 위험이 있으니 고민이 안 되겠습니까.”-당장 기업들이 쓰러지는데 BIS 비율에 너무 목매는 건 아닐까요?“외환위기 때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지만 그런 한국식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 경제 신용이 더욱 위기에 빠집니다. 이런 때일수록 국제 표준에 의한 건전성을 지켜야 합니다.”지난 11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BIS 비율 등의 제도는 금융안정화포럼(FSF) 활동을 통해 개선 검토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 등에 대해서 앞으로 국제사회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세계 경제위기의 후유증인데 당장 우리나라만 해결하겠다고 BIS 비율을 무시하면 대외 신용을 잃는다”고 지적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들이 펀드 판매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판매 실적이 직원 인사고과에 직접 반영됐고요. 그런데 내년부터 아예 펀드 실적 점수를 없앤다는 은행도 있더군요.“그게 웃기는 겁니다. ‘설명 들었어요? 여기, 여기, 사인하세요’ 이런 식으로 하니까 소송 문제가 생기지요. 그래 놓고 소송이 문제 되니까 이제 와서 팔지 마라? 아니지요. 이럴수록 완전판매 하라고 주문해야지요. 그것도 일종의 건전성 아닙니까. 남이 판다고 따라 판 것이 결국 상황을 안 좋게 만든 겁니다. 키코(KIKO)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파는 사람도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파악 못한 것 아닙니까.”은행원들 전문성 기르려 안 해-결국, 탐욕의 문제입니까?“맞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전문성의 부재’입니다.”-금융권에서는 자산, 건전성, 고객만족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허허, 내가 은행장 할 때도 ‘이것도 맞추고 저것도 맞추라’고 그랬습니다. 정답이 부러지게 나오면 뭐 하러 비싼 월급 주고 당신들 쓰느냐. 컴퓨터에 프로그램 입력시켜서 하면 되지. 은행 사람들이 전문성을 기르려고 하지 않아요. 직원들 교육하고 공부해서 설명하면 되는데 하기 싫다 이거지.”-그러면 은행은 외환위기에서 무엇을 배운 겁니까?“최근 보니까 아직 교육기관도 활성화되지 않은 겁니다. 강 행장(강정원 KB국민은행장)도 요즘에 그럽디다. ‘협회교재가 어떠냐’고요. 그런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은행원이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해야지요. 야구선수 이승엽이 프로지요. 근데 왜 다른 프로 선수랑 이승엽이 받는 연봉이 차이 납니까? 이승엽 선수가 부단한 노력과 연구를 하고 그만큼 실적을 내니까 그렇지요. 프로란 그런 겁니다. 근데 ‘은행 고객’은 있어도 ‘은행원 고객’은 없다고 하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보험설계사는 고객이 내 고객이지요. 내 월급을 누가 주는지 확실히 아는 겁니다. 그런데 은행원들은 아직도 관리자 노릇만 해요. 아마추어가 ‘이승엽 연봉’을 받는 게 말이 됩니까. 이번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면 고객을 많이 보유한 직원한테 점수를 높게 주는 엄격한 내부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2008.12.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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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0% 이상 떨어질 수도 있다”

산업 일반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와 환율 급락으로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기에다 금리 인상설까지 점쳐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와 환율·금리 움직임을 전망하고 투자전략을 긴급 점검했다. 편집자 미국의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국제금융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적자가 더 확대될 게 뻔하다. 이를 보전하기 위한 대외의존도도 늘어나게 돼 있다. 그러나 중국 등 대미 흑자국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외화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나 엔화 보유량을 늘려나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율은 더욱 심하게 떨어지고 미국은 필연적으로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컬럼비아 대학의 J E 스티글리츠 교수는 올해 발생 가능한 가장 중대한 문제는 미국의 두통거리인 쌍둥이 적자라고 지적했다. 적자가 마침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증대일로의 가계부채도 쌍둥이 적자와 함께 미국 경제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마디로 2006袖?경제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불안 요소들이 환율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미국으로 상당한 규모의 해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들 자금은 미 달러화 강세와 다른 나라 통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일시적 현상이다. 결국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확대시켜 환율 약세 압력의 부메랑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쌍둥이 적자가 환율폭락 진원지 최근 원-달러 환율이 930원대로 떨어졌다. 수출이 비상이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이 928원 이하로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이 불가능해진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보다 조금 낮은 920원을 최저점으로 본다. 물론 환율은 등락한다. 또 한국은행에서도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실시해 환율에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 대응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런 임시방편적 조작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의 환율 문제는 우리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시작하고 있다. 즉, 약화돼 가고 있는 미국 경제의 구조가 원인이라는 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멈추면 쌍둥이 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그렇게 되면 환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역 흑자국의 수출 증가 → 미국 시민의 소비 증가 → 흑자국의 미국 채권 구입 → 거액의 대미자금 유입 → 미 달러화의 강세 유지 → 흑자국의 대미수출 증가 → 미국 시민의 소비 증가 가속화. 미 달러화의 환율 하락과 미국 적자는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며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현재 미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능력 향상, 설비투자, 연구개발에 쓰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이 소비로만 연결되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2005년 미국인은 버는 돈보다 5000억 달러나 더 많은 소비를 했다. 이는 미국의 국내총생산을 8000억 달러나 초과한 금액이다. 올해는 이 금액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C 프레스토위츠 미국 경제전략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뉴욕 타임스, 일본의 문예춘추 등과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우선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의 말을 인용했다. 그린스펀은 “이 이상 이 나라의 적자는 보전될 수 없다. 이 경제는 유지불능이다”고 말했다. 프레스토위츠 소장은 이들의 말을 인용하며 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달러화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미 흑자국이 준비금의 절반을 다른 통화로 바꿔 위험을 회피(리스크 헤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환율의 대폭락은 불가피하다. 그 시기도 예측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헤지펀드가 800개 이상 존재하고 ‘보이지 않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 주식 등 상거래 전반의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프레스토위츠 소장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달러화 환율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분석가는 환율이 최저 20~30% 정도 하락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수지 불균형을 제대로 잡으려면 소비를 대폭 축소해야 하는데 이 정도 환율로는 어림도 없다. 환율은 지금 수준보다 최소 50% 이상 떨어져야 한다.” 그는 더 나아가 “자신에 찬 미국이라는 나라 스스로는 물론 미국을 너무 과신하는 세계 각국의 정서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달러화 가치 지금의 절반이 적당 프레스토위츠 소장은 난관의 해결책으로 미국 정부는 대외수지 균형 회복을 위해 대폭적 증세정책을 채택하고 주택 담보대출의 세제 우대 정책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20% 이상의 민간소비 감소를 추진해야 하고 아시아 국가들과 협조도 늘려야 한다. 막대한 흑자를 올리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민들의 국내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토지세제 개혁 등을 통한 국민의 주택수요 진작책을 쓰는 정책 등을 아시아 국가들이 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스토위츠 소장은 “국제적 균형이 깨지면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어 정치적으로는 국가 대 국가, 또는 다국간 협정을 채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985년의 플라자 합의 같은 환율 재조정 합의가 절대 필요하고 이란이나 이라크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오늘의 환율 폭락 위기에 즈음하여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각국 정상들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4월 22일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절상이 강하게 요구된 바 있다. 미국의 환율 인하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 이 학자의 주장을 그대로 믿느냐 안 믿느냐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그가 현실성 있는 최악의 환율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토록 어려운 환율의 실태를 우리 정부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이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의문이 생긴다. 아무런 정책방향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정부가 최악의 사태를 과연 인지하고 있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원화 강세로 수입이 유리하고 물가안정이나 일반시민의 구매력 상승이라는 플러스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수출원가 상쇄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구매력 상승효과 이상의 대외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러한 자금 유출을 오히려 장려해 달러화 보유의 적정수준 유지 필요가 대두되는 아이러니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국 경상수지의 감소 내지는 역조현상으로 이어질 위험 신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치솟는 유가와 환율 하락은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는 중차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정부의 조속하고 단호한 대처가 시급하다.

2006.05.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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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주가 혼조기엔 수수료 선취형 펀드가 제격

산업 일반

세계 증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며, 지난해 9·11 테러 수준 이하로 되밀렸다. 분식회계 파장,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기업들의 실적전망치 하향 등 온갖 악재가 불거져 나오며, 3대 지수의 하락률이 연초대비 20% 수준을 넘어서 본격적인 침체장으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미 증시와 달라 보이던 한국 증시도 크게 폭락하는 등 그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한국 증시의 대표주자 삼성전자의 2분기 사상 최대실적도 그 빛이 바래고 있는 실정이다. 투신협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매달 증가세를 보이던 주식형펀드(주식에 60% 이상 투자)로의 자금유입이 7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작년 8월 말 4조9천3백83억원을 바닥으로 10개월 연속 증가하며 지난달 말에는 9조2천51억원까지 올라갔었다. 주식시장이 3개월째 조정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Flight to the Quality)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시장이 모두 일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자 시중자금의 단기유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주가 혼조기에 간접투자상품을 고르는 요령을 알아보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향후 재테크는 고수익보다는 위험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져보자. 올초만 해도 채권형펀드는 장밋빛 증시전망과 장기적인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그 인기가 시들했었지만, 미 증시 영향으로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초 이후 채권형의 수익률은 주식형보다 낮은 2.7%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연말까지 5∼6%대의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경우 올해 내에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당초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이던 금리도 미 경기회복 속도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소폭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형펀드 또한 시가평가형 상품으로, 금리변동에 따라 그 수익이 변동하므로 예상치 못한 금리변동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상품이라면 더욱 좋겠다. 더불어 1년 이상 가입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최우선순위로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세금감면 효과(16.5%→10.5%) 및 비과세는 무시 못할 수익률 상승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째, 채권혼합형(주식에 50% 이하 투자)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채권혼합형펀드는 7월 들어 8천억원이 넘게 증가했다. 이러한 인기의 비결은 주식형펀드보다는 덜 위험하고, 채권형펀드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산업생산·경기선행지수 등을 감안할 때 경기회복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최대실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환율하락 문제도 경쟁국 통화가 동시에 절상되고 있으므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국내주식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외적인 변수들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각 운용사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위험관리 방법을 가미한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입과 동시에 일정한 상하수익률 범위를 정하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거나 손실률 도달시 주식투자를 제한하는 상품·주식에 투자하여 추가이익을 추구하다가 일정 시점 이후에는 투자원금을 보존하기 위해 자산배분을 실시하는 상품 등이 바로 그러한 상품들이다. 채권혼합형 상품은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만큼 대세상승 국면에서는 주식형펀드보다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주가혼조기에 일시적으로 투자하는 만큼, 중도해지 가능 및 수수료 여부(이익금의 70∼80% 수준)도 체크해야 할 사항이다. 대세상승기에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펀드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판매수수료선취펀드(매입금액의 일정 부분을 가입시 수수료로 미리 공제)는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셋째, 전환형상품을 활용해 보자. 전환형은 말 그대로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또는 머니마켓펀드(MMF))간에 수수료 없이 상호간의 전환이 가능하다. 따라서, 시황관에 따라 파도타기(!)에 자신있는 투자자라면 해볼 만한 상품이라 하겠다. 성장주·가치주·IT주·금융주 등 섹터별 전환이 가능한 엄브렐러펀드도 일종의 전환형상품이다. 직접투자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전환형상품의 장점이라 하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가혼조기에는 ‘위험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펀드를 선택할 때에도 이러한 점을 최우선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간접투자상품은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 또는 채권의 가치등락에 따라 그 수익이 변동될 수 있으며, 기대수익이 높을수록 투자위험 또한 높아지게 된다.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상존하며 바로 이 점이 펀드 선택시 신중을 기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문의:bicmac20@hotmail.com

20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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