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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LG家 부부 구연경·윤관 ‘부당거래’ 사건 합수부에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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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저승사자’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를 들여다본다.구연경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첫째 딸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윤관 대표는 구연경 대표의 남편이다. LG오너가(家) 부부가 받는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취득’ 의혹에 검찰이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20일 시민단체인 민생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검찰은 구연경·윤관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 의혹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합수부)에 배당했다. 김남엽 검사실은 이에 따라 민생경제연구소가 앞서 제출한 진정서에 적시돼 있는 의혹을 살필 예정이다. 해당 사건이 배당된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중점청으로 지정돼 있어 일명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다.본지는 앞서 민생경제연구소가 지난 10일 안진걸 공동소장 명의로 ‘구연경·윤관 부부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에 제출한 사실을 최초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사건 배당은 민생경제연구소 진정서 제출의 후속 절차다. 진정서는 수사기관 등에 ‘피진정인에게 범죄의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수사·감사 등을 통해 죄가 있다면 처벌·징계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문건을 말한다. 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진정서에 “피진정인들(구연경·윤관)은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진정하니,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구 대표가 남편의 판단에 따라 투자 결정이 이뤄진 신약 개발 상장사 A 업체의 주식을 ‘정보 공개 전’ 매수했다는 정황이 최근 세간에 알려 바 있다. 윤 대표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BRV캐피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4월 A 사에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윤 대표가 투자 결정을 주도한 점은 A 사가 직접 밝힌 사안이기도 하다.문제는 매수 시점이다. 500억원 투자 유치 직후 A 기업 주가는 당일에만 16% 넘게 급증했다. 투자 유치 전 1만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5만원 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구 대표가 투자 발표 전 A 사 주식을 취득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특정 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당시 유상증자는 통상 10%~30% 할인을 하는 증자가 아닌 할인이 없는 증자였고, 풋옵션도 없고 1년간 보호 예수가 되는 조건이었기에 본 유상증자는 A 사의 중단기적 주가에 상당한 호재성 재료”라고 판단했다.구 대표는 A 기업의 주식 3만 주가량을 LG복지재단 측에 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했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구 대표가 해당 주식을 취득한 과정에 불법적 정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 기부 여부를 잠정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일부에서도 구 대표가 LG복지재단에 A 기업 주식 기부에 나선 건 불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이 사건은 이미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금감원은 최근 A 기업 소속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 B 씨를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B 씨는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국내 법인 BRV코리아어드바이저스 부대표다. 지난해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A사에 투자를 단행한 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A 사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검찰은 당장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보단 사건 자료를 검토한 금감원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배당된 서울남부지검 합수부는 2022년에 복원돼 ▲테라·루나 사건0 ▲SG증권 주가 조작 사건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건 등을 맡은 바 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이 사안이 구 대표와 윤 대표 부부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이들은 “구연경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재단 직원들에게도 A 사 투자를 독려해 일부 직원들은 실제로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직원들의 매수 경위 및 매수 일자 등도 상세히 밝힐 필요가 있다. 또 구연경·윤관과 함께 거주하는 구연경의 친모·친동생의 계좌와 윤관의 친모·친동생 계좌도 함께 조사해 차명 매입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2018년 5월 타계한 후 재산 상속을 두고 가족 사이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식 여사(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부인)와 그의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가 문제를 제기했다. 세 모녀는 지난해 2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1년 넘게 법정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소송 과정에서 세 모녀가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녹취록에는 윤관 대표도 등장한다. 이에 윤관 대표가 세 모녀를 부추겨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배후설’이 세간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윤 대표에 대해 “이 사건 관련 중요 투자 정보를 배우자에게 알려줘 배우자 구연경이 A 사 주식을 매수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하였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2024.07.20 17:45

4분 소요
[단독] 시민단체, LG家 부부 구연경·윤관 ‘부당거래’ 수사 진정서 검찰에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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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인 민생경제연구소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를 수사해달라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구연경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첫째 딸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윤관 대표는 구연경 대표의 남편이다. LG오너가(家) 부부가 받는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취득’ 의혹에 대해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내면서 LG그룹 전체에 부담감이 높아진 형국이다.민생경제연구소는 안진걸 공동소장 명의로 10일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에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는 수사기관 등에 ‘피진정인에게 범죄의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수사·감사 등을 통해 죄가 있다면 처벌·징계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문건을 말한다. 민생경제연구소 측은 구 대표와 윤 대표가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봤다.본지가 입수한 진정서에 따르면 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서울남부지검에 “피진정인들(구연경·윤관)은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진정하니,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구 대표가 남편의 판단에 따라 투자 결정이 이뤄진 신약 개발 상장사 A 업체의 주식을 ‘정보 공개 전’ 매수했다는 정황이 최근 세간에 알려 바 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서울남부지검에 이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진정서에서 “피진정인 윤관은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대표 지위에서 자신이 직접 투자를 결정한 A 기업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사실과 함께 주가 상승을 예견해 배우자이며 피진정인인 구연경에게 주식을 매수하게 했다”며 “구연경은 이러한 미공개정보를 이용 사적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연경은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들에게도 주식 매수를 권유해 일부 직원들은 주식을 매수하는 등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매입 및 주식매입 권유 행위를 자행했다”며 “자본시장의 핵심인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린했다”고 했다.윤 대표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BRV캐피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4월 A 사에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윤 대표가 투자 결정을 주도한 점은 A 사가 직접 밝힌 사안이기도 하다.문제는 매수 시점이다. 500억원 투자 유치 직후 A 기업 주가는 당일에만 16% 넘게 급증했다. 투자 유치 전 1만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한때 9만5300원까지 뛰었다. 구 대표가 투자 발표 전 A 사 주식을 취득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특정 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구 대표는 A 기업의 주식 3만 주가량을 LG복지재단 측에 기부했다. 재계 일부에서 구 대표가 LG복지재단에 A 기업 주식 기부에 나선 건 불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윤 대표에 대해서는 “이 사건 관련 중요 투자 정보를 배우자에게 알려줘 배우자 구연경이 A 사 주식을 매수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하였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구 대표가 LG복지재단에 기부한 주식에 대해서는 “당시 유상증자는 통상 10%~30% 할인을 하는 증자가 아닌 할인이 없는 증자였고, 풋옵션도 없고 1년간 보호 예수가 되는 조건이었기에 본 유상증자는 A 사의 중단기적 주가에 상당한 호재성 재료”라고 판단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이 사안이 구 대표와 윤 대표 부부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이들은 “구연경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재단 직원들에게도 A 사 투자를 독려해 일부 직원들은 실제로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직원들의 매수 경위 및 매수 일자 등도 상세히 밝힐 필요가 있다. 또 구연경·윤관과 함께 거주하는 구연경의 친모·친동생의 계좌와 윤관의 친모·친동생 계좌도 함께 조사해 차명 매입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민생경제연구소 측은 특히 “이 사건은 이미 다수의 언론을 통해 기사화가 되었으므로 증거인멸이나 관련 인물들에 대한 회유 시도 가능성이 높아 신속하고 철저한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며 “윤관은 국내 투자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라 자본시장법 규정과 자본시장법 취지를 누구보다 엄격히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고, 구연경 역시 재벌가의 딸이면서 공익재단의 대표이사로서 사회적 책임이 큰 인물임을 고려할 때, 자본시장의 발전과 경제정의 확립을 위해 명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번 진정과 별개로 이 사안을 수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A 기업 소속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 B 씨를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B 씨는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국내 법인 BRV코리아어드바이저스 부대표다. 지난해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A사에 투자를 단행한 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A 사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한편,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2018년 5월 타계한 후 재산 상속을 두고 가족 사이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식 여사(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부인)와 그의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가 문제를 제기했다. 세 모녀는 지난해 2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1년 넘게 법정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소송 과정에서 세 모녀가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녹취록에는 윤관 대표도 등장한다. 이에 윤관 대표가 세 모녀를 부추겨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배후설’이 세간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24.07.10 12:06

4분 소요
이건희가 쌓고 사위가 키운 삼성家 ‘스포츠 자산’…파리 올림픽서 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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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무형자산의 핵심이자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략을 구상하라.”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1996년에 내린 지시다. 삼성그룹은 이때부터 매년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조사하고 무형자산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이 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후원의 폭을 늘린 것도 이때를 기점으로 한다. 삼성그룹은 사회 공헌 측면에서 종종 후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곤 했지만, 스포츠 마케팅 전략의 본격화는 이 선대회장의 ‘브랜드 가치 제고’ 주문에 따른 변화다.28년이 지났다. ‘삼성’이란 브랜드는 그간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거둔 숱한 사업적 성과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다. 실제로 세계 최대 브랜드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터브랜드는 2023년 기준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전년 대비 4% 오른 914억 달러에 달한다고 봤다. 삼성전자란 이름에 담긴 가치는 세계 브랜드 중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외 기업으로 유일하게 2020년부터 4년 연속 세계 5대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이 선대회장의 ‘세계적 수준의 브랜드 가치’란 주문이 이뤄진 셈이다.선대회장이 직접 다진 ‘스포츠 마케팅’삼성전자가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스포츠 마케팅 전략이 꼽힌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공간에는 늘 빠짐없이 회사의 이름과 제품이 등장하곤 했다. 특히 이런 삼성그룹의 접근법은 스포츠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왔던 이 선대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기반을 다진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이 선대회장은 ‘브랜드 가치 제고’란 특명을 내린 뒤 스스로 세계 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에 삼성을 알렸다.1996년부터 2017년까지 21년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약했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IOC와 연을 맺은 삼성전자는 이 선대회장이 위원으로 선출된 이듬해인 1997년 올림픽 글로벌 후원사를 의미하는 ‘톱’(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는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IOC와의 연결고리를 자처한 이 선대회장은 스포츠를 통한 외교에도 남다른 역할을 했다. 특히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 선대회장은 2009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무려 11차례,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 기간 이 선대회장이 세계를 누빈 거리는 지구를 다섯 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다. 이 선대회장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순간, 현장에서 감격의 눈물을 쏟기도 했다.이 선대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부터 시작된다. 당시 레슬링부에 들어가 전국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다. 당시의 연은 이 선대회장이 1982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으로 활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이 협회장을 지낸 시기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개·아시안게임 29개·세계선수권 4개 등 40개의 금메달을 딸 정도로 황금기를 구가했다.이 선대회장은 이 밖에도 축구·배구·농구 등 인기종목뿐 아니라 레슬링을 포함해 탁구·육상 등 비인기종목에서도 선수 육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프로 야구·탁구·배드민턴 등 여러 종목에서 구단 창단·운영을 주도한 점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 당시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삼성 라이온즈의 초대 구단주로 2001년까지 활약하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이 산업계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서도 ‘거인’(巨人)으로 불렸던 이유다. 장인의 ‘스포츠 유산’ 이어받은 사위IOC도 이 선대회장이 타계한 2020년 10월 애도 성명을 내고 본부의 올림픽 기를 조기로 게양하는 등 슬픔을 함께했다. 이 선대회장은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2017년 IOC 위원직을 자진해서 사퇴했다. IOC는 그런데도 이 선대회장을 명예 위원으로 위촉할 정도로 그의 공로를 존중했다.이 선대회장은 1997년 12월 발간된 에세이에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도 노력 없이 승리할 수 없다. 모든 승리는 오랜 세월 선수·코치·감독이 삼위일체가 돼 묵묵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라고 썼다.재개 관계자는 “이 선대회장은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했다”며 “삼성은 이런 선대회장의 기치 아래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이는 세계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이 선대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지금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스포츠를 통한 가치 실현’이란 장인의 뜻을 고스란히 물려받았기 때문이다.김재열 사장은 김성수 전 부통령의 증손자이자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과 2000년에 결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중학교 동창이다. 이재용 회장이 친구인 김재열 사장과 여동생인 이서연 사장의 만남을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열 사장은 재계에서 ‘스포츠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제일기획에 2002년 상무보로 입사해 제일모직·삼성엔지니어링 등을 거쳐 2014년 말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에 올랐다. 2018년 5월 삼성경제연구소(현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스포츠마케팅연구담당 사장을 역임했다.김재열 사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대형 스포츠 행사에 모습을 비출 때마다 옆자리를 지키곤 했다. 장인의 스포츠 경영을 함께 챙기고 지켜본 셈이다. 실제로 김재열 사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유치 활동에 전념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평창 개최가 확정된 직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2013년엔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대한민국선수단 단장으로, 2016년엔 베이징 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재계에선 이 때문에 김재열 사장을 두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스포츠 후계자’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김재열 사장은 특히 2023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141차 총회에서 위원으로 선출됐다. 한국인으로는 역대 열두 번째 IOC 위원이고, 삼성가(家)에선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김재열 사장이 IOC 위원으로 데뷔전을 치른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공식 파트너(Worldwide Partner)로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행사가 진행된 강릉 올림픽 파크에 ‘삼성 갤럭시 올림픽 체험관’을 마련하고 갤럭시 S24 시리즈 등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김재열 사장은 IOC 위원으로서 행사의 성공적 진행은 물론,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서 삼성전자의 활동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는 후문이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평창 동계올림픽만큼이나 ‘한국의 위상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김재열 사장은 오는 7월 26일(현지시간) 개최되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인 IOC 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과 호흡을 맞춘다. 파리 올림픽은 유 의원이 임기를 마치는 자리이자, IOC 선수위원 후보로 오른 박인비 골프 선수가 선출 선거에 참여하는 행사이기도 하다.완전히 자리 잡은 삼성式 ‘스포츠 마케팅’장인에서 시작해 사위가 대를 이어받아 이뤄지고 있는 전폭적인 스포츠 지원은 삼성전자가 국제무대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단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이 선대회장 때부터 쌓은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역량을 이번 파리 올림픽 개최를 전후로 집대성해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파리 올림픽 관련 마케팅 전략 수립엔 김 사장이 전문가적 관점에서 다양한 조언을 전했다는 얘기도 들린다.삼성전자는 최근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에 자사 전자·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7만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 미식축구(풋볼) 소파이 경기장에 초대형 360도 원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팀 ‘뉴욕 메츠’(Mets)의 홈경기장인 ‘시티 필드’에 1300개의 디스플레이와 콘텐츠 제어 솔루션을 공급한 일도 좋은 예다. 스포츠 특성을 활용해 브랜드에 긍정적 이미지를 덧붙이는 방식 역시 점차 세련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전자는 IOC 공식 파트너로서 일찍이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의 캠페인 메시지를 ‘열린 마음은 언제나 승리한다’(Open always wins)로 잡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가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으며 ▲모두와 협력하는 ‘개방성’을 지녔단 점을 이번 파리올리픽을 통해 전달하겠단 취지다. 회사는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7월 10일(현지시간)에 신제품 공개 행사인 언팩을 개최한다. 언팩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회사는 이 밖에도 이번 파리 올림픽에 맞춰 ▲서핑·스케이트보드·브레이킹 글로벌 리그와 협력해 캠페인 메시지 확산 ▲파리 샹젤리제 125번가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 마련 ▲갤럭시 S24 울트라를 통한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2018년 IOC와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 LA 올림픽까지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다.

2024.07.07 08:00

6분 소요
금감원,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정거래 의혹’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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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금감원)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A 신약 개발 상장사의 주식을 구매했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다.17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A 기업 소속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 B씨를 소환 조사했다. 구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국내 법인 BRV코리아어드바이저스 부대표다. 지난해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A사에 투자를 단행한 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A사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구 대표가 받는 의혹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무관치 않다. 윤 대표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BRV캐피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4월 A 신약 개발 상장사에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윤 대표가 투자 결정을 주도했다.문제는 매수 시점이다. 500억원 투자 유치 직후 A 기업 주가는 당일에만 16% 넘게 급등했다. 투자 유치 전 1만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한때 9만5300원까지 뛰었다. 구 대표가 투자 발표 전 A 기업 주식을 취득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셈이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특정 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구 대표는 최근 A 기업의 주식 3만 주가량을 LG복지재단 측에 넘긴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계에선 구 대표가 LG복지재단에 A 기업 주식 기부에 나선 건 불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있단 해석이 나온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지난 5월 10일 회의를 통해 A 기업 주식 처리 여부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추후 법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진 해당 결정 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선 금감원이 경우에 따라 B씨에 이어 윤 대표와 구 대표로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 LG복지재단 내부에선 구 대표의 대표직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단 분위기가 일부 형성되고 있단 관측도 나온다.한편,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2018년 5월 타계한 후 재산 상속을 두고 가족 사이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모친인 김영식 여사(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부인)와 두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씨가 문제를 제기했다. 세 모녀는 지난해 2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1년 넘게 법정 다툼이 진행하고 있다.소송 과정에서 세 모녀가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녹취록엔 윤 대표도 등장한다. 이에 따라 윤 대표가 세 모녀를 부추겨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배후설’이 세간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24.06.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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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의 LG’ 흔든 맏딸·맏사위…잦은 송사·구설에 ‘도덕성 결함’ 논란

CEO

LG그룹 기업문화는 ‘인화’(人和)로 유명하다. 사람을 아끼고 화합하는 LG그룹 특유의 가치는 고(故) 구인회 창업 회장 때 형성돼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인화의 LG’가 지닌 무게는 오너가(家) 분쟁을 3대째 억누른 배경으로 작용했단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LG그룹은 여타 대기업집단과 달리 경영권 분쟁이 적었다. 구 씨와 허 씨 두 집안의 공동 창업인 데다, 자손이 많았음에도 ‘경영권이 흔들릴 정도’의 다툼은 나타나질 않았다.이런 기치가 4대째에 접어들면서 흔들리고 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2018년 5월 타계한 후 재산 상속을 두고 가족 사이 분쟁이 벌어져서다. 문제를 제기한 쪽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모친인 김영식 여사(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부인)와 두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씨다. 세 모녀는 지난해 2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인화의 LG’ 내부에서 법정 다툼이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단 뜻이다.지난 5월 21일 해당 소송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면서 LG 오너가 다툼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양측 법률대리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첨예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단순 상속 회복 아닌 ‘경영권 분쟁’구본무 선대회장 타계 후 약 6개월간 유족 사이 이뤄진 합의에 따라 경영 자산 분배가 진행됐다. 구광모 회장은 당초 선대회장이 남긴 ㈜LG 지분 11.28%에 보유하고 있던 6.24%를 더한 17.52%를 확보하는 방향이 유력했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병중 남긴 뜻이 ‘경영권 지분은 구광모 회장에게 전부 상속’이란 점도 합의 과정에서 유족에게 공유된 것으로 전해진다.구광모 회장은 그러나 모친의 의중이 ‘딸들이 한 주도 못 받는 점이 서운하다’라는 점을 듣고, 경영권 방어에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지분 15%만 지키는 방향으로 경영 자산을 분배하는 데 합의했다는 게 법정 증언을 통해 대외에 공개된 바 있다. ㈜LG 지분 11.28%가 아닌 8.76%만 물려받은 점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구광모 회장이 양보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해석대로라면 ㈜LG 지분 2.52%를 두 여동생(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씨 0.51%)에게 구광모 회장이 나눠 준 셈이다. 대신 상속세는 각자 부담키로 했다. 세 모녀는 이와 별개로 구본무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한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현재 ㈜LG 지분은 구광모 회장이 15.95%를 가지고 있다. 구연경 대표는 2.92%, 구연수씨는 0.72%를 보유한 상태다. 세 모녀는 상속 소송의 제척기간(3년)이 지난 4년 3개월 만에 문제를 제기했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LG 지분 11.28%를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다시 나누자’라는 게 세 모녀의 핵심 주장이다.소송 과정에서 세 모녀가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구연경 대표가 ‘구본무 선대회장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란 취지의 발언을 한 점도 법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이 녹취록엔 구연경 대표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도 등장한다. 이에 따라 윤관 대표가 세 모녀를 부추겨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배후설’이 세간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만약 이번 법정 다툼에서 세 모녀가 승소하게 된다면 LG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하다. 세 모녀 주장이 반영되면 구광모 회장의 지분율은 9.7%로 감소한다. 반면 김영식 여사는 기존 4.2%에서 7.95%로, 구연수 대표와 구연수씨는 각각 3.42%와 2.72%로 높아진다. 세간에서 이 사안을 순수한 상속회복 청구가 아닌 ‘경영권 다툼’으로 해석하는 이유다.손대는 사업마다 ‘구설’재계에선 여러 정황상 구연경·윤관 부부가 이번 상속권 분쟁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송 향방과 별개로 LG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여론은 문제를 제기한 세 모녀 쪽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구연경 대표와 윤관 대표가 잦은 송사에 휘말리면서 ‘도덕성 결함’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윤관 대표가 이끄는 BRV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사다. BRV 산하 벤처캐피탈(VC)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BRV캐피탈)는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BRV로터스(BRV Lotus) 펀드를 운용 중이다. 윤관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었다. 투자금 운용 성과 보수·배당 수익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려왔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가 대표적 사례다. BRV캐피탈은 에코프로머티 기업 가치가 720억원에 불과할 때인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925억원 안팎을 투자했고, 이를 통해 에코프로머티 전체 유효 지분의 24.43%에 해당하는 1685만5263주(BRV로터스 그로스 펀드 15.91%·BRV로터스 펀드 III 8.52%)를 보유했다. BRV캐피탈이 지닌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가 지난 5월 17일 풀렸음에도 주가가 상승해 총가치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BRV캐피탈은 할인율 9.7% 정도를 적용해 지난 20일 에코프로머티 지분 약 3.2%를 주당 9만3657원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총매각 규모는 1억5000만 달러(약 2040억원) 수준이다. 블록딜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8만원 대까지 빠졌다. BRV는 이번 투자금 회수로 ‘조 단위’ 차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선 이에 따라 윤관 대표 등에게 부여되는 성과 보수도 3000억원 안팎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윤관 대표가 이같이 막대한 수익을 한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음에도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윤관 대표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는 점을 개인통합조사를 통해 발견했다. 강남세무서는 이에 종합소득세 123억원 추징을 윤관 대표에게 고지했다. 윤관 대표는 이에 불복, 곧장 심판 청구를 제기했다. 조세심판원은 2022년 12월 윤관 대표의 청구를 기각했다. 윤관 대표는 기각 결정에도 불복해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2023년 3월부터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윤관 대표는 2005년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고,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후 2011년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에 해당하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윤관 대표는 국내 체류 일수가 183일 미만이라 국내 거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납세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세청은 윤관 대표가 스스로 국내 거주자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이력이 있고, 고의·조직적으로 국내 체류 일수 183일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한 점 등을 근거로 납세 의무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만약 이 소송에서 강남세무서가 패하게 된다면, 현재 다툼 중인 123억원 규모의 세금은 물론 윤관 대표가 2020년 이후 한국 시장에서 거둔 수익에 대한 추징도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에코프로머티 투자로 발생한 이익에도 세금을 매기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이 행정 소송의 변론기일은 오는 5월 30일로 예정돼 있다.윤관 대표는 탈세 의혹 소송에 더해 고(故) 조정구 삼부토건 창립자의 손자인 조창연씨와도 2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조창연씨는 2016년 9월 윤관 대표 요청에 따라 2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관 대표와 조창연씨가 관여한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현 센터필드) 인수 본계약 체결 직후에 대여금을 전달한 셈이다. 윤관 대표가 르네상스호텔 재매각 사업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대여금을 갚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조창연씨 측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호텔 매각과 재개발 등을 둘러싼 이면 거래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윤관 대표와 신세계그룹 간 법적 분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최근 제기된 바 있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에스에스지(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서 불거진 분쟁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은 재무적 투자자(FI)로 SSG닷컴에 총 1조원을 투자해 각각 지분 15%를 보유 중이다.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 시점이 6월 1일로 잡혀있는데, 행사 가능 여부를 두고 대립하는 모습이다. 남편이 준 비공개 정보로 주식 취득?구연경 대표가 세간의 지적을 받는 사안도 남편의 사업 활동과 무관치 않다. BRV캐피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4월 A 신약 개발 상장사에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윤관 대표가 투자 결정을 주도했다. 구연경 대표는 최근 A 기업의 주식 3만 주가량을 LG복지재단 측에 넘긴다는 의사를 밝혔다.문제는 매수 시점이다. 500억원 투자 유치 직후 A 기업 주가는 당일에만 16% 넘게 급등했다. 투자 유치 전 1만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한때 9만5300원까지 뛰었다. 구연경 대표가 투자 발표 전 A 기업 주식을 취득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셈이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특정 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재계에선 구연경 대표가 LG복지재단에 A 기업 주식 기부에 나선 건 불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있단 해석이 나온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지난 5월 10일 회의를 통해 A 기업 주식 처리 여부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추후 법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구연경 대표가 보유한 A 주식의 기부 여부와 상관없이 미공개 정보 주식 거래 의혹을 살피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른바 ‘세 모녀의 경영권 분쟁’ 사안의 법적 해석과는 완전히 별개로, 여론만 본다면 문제를 제기한 측 주장에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진 분위기”라며 “구연경·윤관 부부가 일으킨 문제가 ‘도덕성 결함’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당초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내세운 명문에도 힘이 빠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타계 6주기가 있었는데 고인의 유지는 ‘인화’로 대변되는 가치가 아니었을까 한다”며 “선대 회장의 유산은 넓은 의미에서 가문의 재산”이라고 덧붙였다.

2024.05.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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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항공전문가”...한진그룹, 故 조양호 회장 일대기 담은 평전 출간

산업 일반

반세기 넘는 시간 한진그룹을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이끈 일우(一宇)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일대기를 정리한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이 출간된다.한진그룹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 선대회장 5주기를 맞아 추모제를 열고 고인의 삶과 철학을 되새기는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故 조 선대회장 가족을 비롯한 130여 명의 한진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2019년 세상을 떠난 조 선대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 담은 이래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 데 모든 것을 바친 대한민국 항공 업계의 선구자다. 특히 대한민국 항공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으며, 국제 항공 업계에서 명망을 높이며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위상을 제고해왔다.올해로 창립 79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은 조 선대회장의 타계 이후 추모 사업의 일환으로 평전 출간을 준비해 왔다. 추모 사업은 정석(靜石) 조중훈 창업주의 뒤를 이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십으로 그룹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온 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고, 나아가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서의 발전사를 조명하고자 마련됐다.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은 ▲함께해서 멀리 간 아름다운 코즈모폴리턴 ▲따듯하게 조용하게 ▲같은 세상도 다르게 본 혜안의 앵글경영 ▲몰입의 기쁨을 만끽한 노력가 ▲얼리&딥 어답터 깊이의 경영공학자 ▲열공하는 기업, 공부 권하는 CEO ▲‘기준과 원칙’ 작사가, ‘시스템경영’ 작곡가, ‘항공오케스트라’ 지휘자 ▲절대안전을 향한 도전, 무사고 기록의 비밀 ▲체육인을 사랑한 체육인 ▲평창의 승리를 이끈 열정의 민간외교가 등 총 10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평전에는 조 선대회장이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신념으로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노하우, 이를 위해 차곡차곡 흔들리지 않고 쌓아온 경영철학, 모든 사람들이 각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시스템경영론’ 등 그가 생전에 그린 생각과 실천이 세밀하게 서술돼 있다.특히 외환위기(IMF) 극복과 스카이팀 결성,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는 물론 사진이 취미였던 그가 직접 앵글에 담은 작품 사진들도 다수 수록돼 대한민국 경제·외교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추천사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직접 작성했다. 손 회장은 “세계 항공 역사에서 조 선대회장과 같이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경영자는 없다. 단언컨대,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항공전문가”라며 “조 선대회장이 타계한 후에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생전에 그토록 탄탄하고 정교하게 갖춰놓은 시스템의 위력을 방증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이 책에는 생전에도, 타계 후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조 회장의 진면목을 적잖게 볼 수 있는 일화가 많다. 책 속에서도 그는 생전처럼 열심”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2024.04.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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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후계자 ‘임주현’ 좁혀지나...송영숙 회장 “두 아들, 지분 매각 택할 것”

바이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송 회장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를 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회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전 회장이자 창업주의 부인이다. 임 전 회장이 타계한 후 한미약품그룹을 이끌었다.송 회장은 “임 전 회장은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다”며 “오늘 임주현을 임 전 회장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26일 밝혔다.임 사장과 기업 통합을 사이에 두고 갈등 중인 두 아들(임종윤·임종훈)에 대해서는 “두 아들은 받은 지분을 해외 자본에 넘기는 방식(해외 펀드 지분 매각)으로 경영권과 맞바꿀 것”이라며 “(두 아들은)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밝히고, 임 전 회장의 뜻을 이을 길을 찾아라”고 했다.다음은 송 회장이 공개한 ‘소회와 결단’ 전문2020년 8월 남편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50년 전 남편과 함께 다짐했던 ‘제약강국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나는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해 왔다. 그가 떠난 뒤 남겨진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은 우리 가족의 숨통을 죄어 왔지만, 가족 누구도 아버지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가족 중 아들 둘의 입장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와 장녀 임주현은 선대 회장의 뜻을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두 아들은 그룹의 ‘승계’ 또는 자기 사업 발전을 위한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 매각’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나는 아들 둘을 믿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오늘날 벌어진 낯 뜨거운 가족 간의 분쟁이다. 지금에 와서 부질없는 이야기이지만, 지난 3년간 나는 아들 둘에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조언과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번 그들로부터 거절당했다. 그들에게는 ‘한미를 지키는 일’보다, ‘프리미엄을 받고 자기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나 역시 '대주주 프리미엄을 받고 비싸게 해외 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제약 발전에 버팀목이 되는 한미를 만들자던, 50년 전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이 모든 나의 다짐과 임성기와의 약속도 물거품이 돼 버릴 순간에 직면했다. 내가 신동국 회장에게 내심 기대했던 것은, 그가 아들 둘을 설득해 분쟁 상황을 종결시키고, 모두 함께 한미그룹 발전을 논의할 토대를 만들어 주십사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기대를 접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아들 둘이 신 회장에게 어떤 제안을 했는지 잘 모른다. 신 회장의 결정을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다. 장남과 차남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한미의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임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며,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신약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지금도 아들 둘은 나의 이러한 질문과 우려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그동안 두 아들이 공개적으로 어미인 나를 모욕해도, 부모의 마음으로 아들 둘을 믿으며 참고 또 참아 왔다. 그러나 이제 결단할 때가 왔다. 나는 임성기의 이름으로, 한미그룹 회장이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장녀 임주현을 한미의 확고한 승계자로 세우고자 한다. 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임성기의 꿈을 지켜낼 수 있는 자녀는 오직 임주현뿐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송영숙에게 모든 걸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를 이어갈 승계자로 지목한다.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의 이 결정이 임성기의 뜻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되길 희망한다. 시간의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미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제약기업으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한미그룹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주주들께 나의 이 입장과 결정을 지지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2024.03.26 10:32

3분 소요
이재현 CJ그룹 회장 창립 70주년 맞아 ‘온리원 정신’ 강조

산업 일반

CJ그룹이 5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재현 CJ 회장은 ‘온리원’(ONLYONE) 정신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11월 5일은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이 1953년 부산공장에서 설탕을 한국 최초로 만들기 시작한 날이다. 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창립기념일로 지정하면서 CJ그룹은 창립 이래 이날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지난 3일 CJ인재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별세한 어머니 故 손복남 고문의 1주기 추모식과 동시에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는 이 회장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등 세 남매를 비롯, 장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손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70주년 대외 행사는 없었다. 손 고문은 지난해 그룹 창립기념일인 11월 5일 89세로 타계해 그룹 70주년 창립기념일이 1주기 추모식이 된 것이다. 이날 CJ그룹은 CJ인재원의 메인 교육홀을 손복남 홀로 헌정해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CJ인재원은 이재현 회장이 어린 시절을 보낸 집터에 있다. 국내 최초 도심형 연수원으로 2003년 개원했다.

2023.1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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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라데팡스 펀드 출자결정…한숨돌린 한미약품 오너家

증권 일반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백기사로 등장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성공적인 딜 클로징(거래 종결)에 한걸음 다가섰다. 최대 출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앵커 투자자(LP) 참여를 결정하면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날 자금집행위원회를 열고 라데팡스가 추진 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투자 딜에 참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 인수를 추진 중이다. 총 3200억원 규모다. 이번 딜은 트랜치(Tranche)가 크게 두 개로 나눠져 있다. 라데팡스와 공동운용사인 무림캐피탈이 각각 지분 5.5%(1500억원), 6.3%(1700억원)을 나눠 보유하는 구조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라데팡스 측 트랜치1인 에쿼티(지분)에 600억원, 무림캐피탈 측 트랜치2인 메자닌(중순위)에 1360억원 등 총 1960억원 규모 투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와 함께 투자를 검토 중인 캐피탈사와 증권사들도 긍정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현재 KDB캐피탈,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이 출자를 검토 중이며 증권사 PI(자기자본투자) 창구에서도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의 앵커 LP 참여로 라데팡스와 한미약품그룹 모두 한숨을 돌리게 됐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사모펀드 출자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새마을금고 본사는 물론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사무실과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새마을금고가 라데팡스를 포함한 신규 펀드 출자를 중단해 딜 성사가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020년 8월 고(故) 임성기 회장의 타계 이후 송 회장과 삼남매는 법정 상속 비율인 1.5대1대1대1로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은 바 있다. 이들은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 동안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상속세 규모는 송 회장 2000억원, 세 자녀가 각 10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송영숙 회장 지분율은 11.66%에서 2.6%로, 임주현 사장 지분은 10.2%에서 7.4%로 줄어들어 라데팡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다만 경영권 공동보유약정을 통해 송 회장의 경영권은 유지될 전망이다. 라데팡스 측은 “송 회장의 백기사이자 조력자로서 법률적으로 명확한 공동보유약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2023.06.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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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혹은 동상이몽…‘우호적 행동주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증권 일반

“이번 거래는 기업 경영인과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행동하는 재무적 투자자의 ‘우호적 행동주의(Friendly Engagement)’ 펀드로서 기업가치 극대화를 기대한다”#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 5월 지분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우호적 행동주의’라는 개념을 차용했다. 통상 행동주의펀드는 배당 확대, 이사회 교체 등 적극적 주주 행동주의를 통해 오너가 등 대주주를 압박하고 경영권에 위협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반면 우호적 행동주의는 대주주와 동행하면서도 회사의 사업 재편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독특한 전략을 취한다. 국내에선 사례도 흔치 않다. 쉽게 말하면 사모펀드와 대주주가 오랜 기간, 깊은 관계(Engagement)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지분을 넘긴 후에도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는 등 우호 세력으로 공생하는 형태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는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인수하는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전략을 추구하거나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우호적 행동주의의 경우 그 중간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모펀드는 사업·지배구조 재편과 재무전략에 의견을 제시하는 구조여서다. 라데팡스와 한미약품그룹의 지분 거래 계획을 보면 우호적 행동주의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우선 라데팡스는 지난달 2일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지분 한미사이언스 지분 11.78%(438만1590주)를 32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SPA)을 체결했는데, 이달 중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해 딜을 종료할 계획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라데팡스는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송 회장 지분율이 기존 11.66%에서 2.6%로 줄어들면서다. 거래에 참여한 임주현 사장 지분은 10.2%에서 7.4%로 줄고, 차남 임종훈 사장(10.56%), 장남 임종윤 사장(9.91%)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된 라데팡스가 최대주주에 오르는 구조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와 같은 구조로 보이지만, 양 측이 체결한 경영권 공동보유약정이 변수가 됐다. 라데팡스는 SPA를 체결하면서 공동보유약정을 체결하고 의결권도 공유하기로 했다. 추후 경영권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약조를 한 셈이다. 라데팡스 측 역시 “이번 지분 투자는 통상적인 행동주의 투자와는 전혀 다르다”며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와 한미약품 대주주와의 오래된 신뢰 관계를 기초로 이번 거래가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서 희박했던 개념이라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무엇보다 라데팡스는 기관 투자자(LP)들의 자금을 출자받는 운용사로서 향후 엑시트(자금 회수)는 필수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내부수익률(IRR)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 사업 재편 등 체질 개선이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라데팡스는 2021년부터 한미약품그룹 자문을 맡으면서 회사 내외부 경영에 적극 참여했다. 라데팡스는 지난해 이번 딜을 추진하면서 송 회장에게 오너를 보좌하는 독립조직인 전략기획실 신설을 제안했고, 삼성전자 출신인 배경태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합류를 이끌었다. 배 부회장은 현재 전략기획실에서 재무·기획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밖에도 라데팡스 추천 인사 다수가 전략기획실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사모펀드가 대주주를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을 빌려주는 대신 높은 금리의 이자를 챙기면서 추후 엑시트를 위한 발판도 마련할 수 있는 구색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우호적 행동주의라고 하지만 결국 일반적인 주주 행동주의랑 다른게 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 고(故) 임성기 회장의 타계 이후 송 회장과 삼남매는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은 바 있다. 이들은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 중인데, 상속세 규모는 송 회장 2000억원, 세 자녀가 각 10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번 지분 거래 역시 상속세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송 회장과 삼남매가 상속을 받은 2021년 당시 2~3%대였던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은 올해 6%대로 뛰었다. 이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기존에 받은 5000억원 규모 주담대 중 올해 상반기에 3550억원 어치의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번 지분 거래가 사실상 대출 상품 갈아타기인 ‘대환 대출’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3.06.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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