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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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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통상 전쟁 불똥 K-배터리에도…中 기업과 합작 지연·취소 이어져

산업 일반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의 영향이 K-배터리에도 미치고 있다. 한국이 배터리 기업들이 추진하던 중국 기업과의 협업이 중단되거나 미뤄지고 있다. 2023년 8월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저장성 화유코발트 본사에서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후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전처리 공장과 후처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JV의 공장 건설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미국 내 사업은 순항 중이다. 미국 내 최초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인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절반 이상 완료됐고, 내년 중순에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와 중국 CNGR이 함께 추진했던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2023년 6월 양사는 한국 포항에 황산니켈 및 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확보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손을 잡았다. 지난 2월 전기차 시장의 변화 및 배터리 소재 수요 둔화 등의 이유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지난 2월 1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인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을 통해 CNGR과 추진하는 전구체 합작법인의 지분 취득도 1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중국의 GEM이 2023년에 추진했던 합작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도 중단됐다. GEM은 배터리, 전자 폐기물 등 다양한 재료를 재활용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2022년 11월 서울 종로구 SK서린 빌딩에서 인도네이사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2024년까지 새만금 국가사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중단 이유는 여러 변수로 인한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중국의 화유그룹 산하 기업 유산과 매년 5만t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을 모로코에 건설하고 양산하기로 했던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K-배터리 업계가 중국과 손잡고 진행했던 대형 프로젝트가 연달아 중단 혹은 연기되는 이유가 있다. 2023년 12월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외국 우려 실체’(FEOC)에 대한 규칙을 발표한 바 있다.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FEOC가 배터리 부품이나 핵심 광물의 생산·가공·재활용에 관여하면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FEOC는 중국·러시아·이란 등의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하원이 국토안보부의 중국 배터리 기업으로부터 배터리 조달을 금지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에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K-배터리 기업이 중국과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는 것이다. 트럼프 발 관세 정책과 더불어 미중 통상 갈등이 K-배터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배터리 소재산업 분야인 핵심 광물 자원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024년 11월 산업연구원이 펴낸 ‘전략경쟁시대 중국 신산업정책의 시사점’ 연구보고서에서 이차전지 산업에서의 한국의 전략적 포지셔닝에 대해 “이차전지 소재산업 분야인 핵심 광물자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중요하며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2025.04.17 11:08

3분 소요
[단독] 아이오닉5, 2개월 간 특근 ‘0일’…현대차, 미국에 힘 더 싣나

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핵심 모델 ‘아이오닉 5’의 특근 일수가 전체 차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에 무게추를 옮김에 따라, 국내공장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 5 특근 일수와 국내 생산량 저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본지 취재에 따르면 올해 3월과 4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특근 일정 중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1공장 12라인의 특근 일수는 0일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1공장부터 5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3월과 4월 특근 일수가 0일에 그친 공장은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1공장의 12라인과 포터 전기차(EV)를 생산하는 4공장의 42라인 두 곳뿐이다.주말은 쉬는 ‘아이오닉 5·포터 EV’...전기차 라인 타격특근은 생산 수요와 직결된다. 예를 들어 1공장의 전체 라인이 4주 연속 특근일 경우, 이는 인기 차종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특근이 없을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특근은 실제 수요(판매량)를 반영하는 ‘현장 지표’로 통한다. 현대차 울산 공장 노동자들이 종합한 ‘현대차 울산공장 3월 생산 특근 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공장 11라인에서는 코나가 생산됐다. 특근 일정은 8일·15일·22일·29일 총 4회로, 주말마다 전면 가동됐다. 해당라인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56.5대 수준이다. 반면, 아이오닉 5가 단독으로 생산되는 12라인의 경우 3월 한 달간 특근이 전무했다. 지난 2월 24일부터 28일까지는 휴무 상태였다. 12라인의 UPH는 28.5대 수준이다.2공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대형 SUV를 주로 생산한다. 싼타페·팰리세이드·GV80 등을 생산하는 21라인의 경우 3월 15일·22일·29일 총 3회의 특근이 운영됐다. UPH는 28.5대다. 팰리세이드·싼타페 등 SUV가 생산되는 22라인의 경우 22일과 29일 두 차례 특근이 진행됐다. 이 라인의 UPH는 43.5대 수준으로, 고급 SUV 수요가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줬다.3공장은 31라인과 32라인에서는 아반떼·투싼·쏘나타·베뉴·코나 등 주력 차종이 함께 조립된다. 두 라인 모두 8일·15일·22일·29일 전 주 특근이 실시됐다. 31라인의 UPH는 56.5대, 32라인은 36.5대로 집계됐다. 4공장은 승합차와 상용차 위주로 구성돼 있다. 41라인에서는 스타리아·팰리세이드 등 MPV와 SUV 모델이 생산되며, 3월 중 매주(8일·15일·22일·29일) 특근이 이뤄졌다. 이 라인의 UPH는 40대 수준이다. 반면,포터 전기차를 생산하는 42라인은 3월에도 특근이 한 차례도 없었으며, UPH는 28.5대로 집계됐다.5공장은 고급 세단 및 친환경차 생산 기지다. G70·G80·G90 등 제네시스 세단과 투싼·수소차 넥쏘가 함께 생산되는 51라인에서는 3월 22일, 29일 두 차례 특근이 이뤄졌다. UPH는 26.7대다. 투싼과 수소 SUV 넥쏘가 생산되는 52라인에서는 3월 8일·22일·29일 총 3회의 특근이 배정됐다. 52라인의 UPH는 47.3대에 달한다.다음은 4월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4월 생산 특근 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공장 11라인에서는 코나가 생산된다. 특근 일정은 12일과 오는 19일, 총 2일이다.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56.5대 수준이다. 1공장 12라인에서는 아이오닉 5 생산이 이뤄지는데, 특근은 전무하다. UPH는 28.5대 수준이다.2공장의 21라인 특근은 12일·19일·26일 등 총 3회가 예정돼 있다. UPH는 28.5대 수준이다. 팰리세이드·싼타페 등 SUV 차종을 생산하는 22라인도 같은 일정으로 특근이 진행된다. UPH는 43.5대 수준으로 SUV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3공장 31라인과 32라인에서는 지난 4월 5일과 12일·19일·26일 전 주 특근이 예정돼 있다. 31라인의 UPH는 56.5대, 32라인의 UPH는 36.5대로 수요 대응력을 극대화하는 양상이다. 4공장 41라인은 스타리아·팰리세이드·GV70 등의 차종이 생산된다. 4월 전 주(5일·12일·19일·26일) 특근이 배정돼 있다. 42라인에서 생산 중인 포터 전기차의 경우 특근이 전무한 상태다. 41라인의 UPH는 40대, 42라인의 UPH는 28.5대 수준이다.5공장 51라인의 특근 일정은 12일·19일·26일 총 3회다. 51라인의 UPH는 26.7대다. 52라인의 경우 같은 차종을 일부 공유하지만, 특근은 19일과 26일 2회 배정됐다. UPH는 47.3대다 IRA·관세 여파 해석에...“국내 생산 확대해 나갈 것”위 내용을 종합하면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포터 전기차를 제외한 모든 라인은 특근이 존재한다. 전기차 생산라인과 상용 전기차 생산 라인만 특근이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세의 영향으로 인해 국내 생산 경쟁력 저하가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메타플랜트’(HMGMA)에서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인 IRA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법안은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HMGMA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생산을 시작했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HMGMA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를 1623대 생산하는 등 생산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량은 2022년 2만2982대에서 지난해 4만4400대까지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량은 4692대다. 이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올해 3월부터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9’의 양산에도 돌입했다. 오는 2026년부터는 기아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도 추가 생산될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메타플랜트 생산 능력을 연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관세도 미국 내 생산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지난 4월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수입 자동차와 일부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회피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것이다.현대차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을 단행했다.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과 관세 회피를 위해서다. 그 핵심 거점으로는 메타플랜트가 부상했다. 아이오닉 5의 북미 수출을 책임지던 울산 1공장 12라인은 사실상 물량 보조 역할로 조정되고 있다는 평가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장 국내 자동차 업계의 미국 수출 상황이 밝지 않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시적으로 관세를 유예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생산 축소가 이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기존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이 이제는 미국 메타플랜트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생산은 줄고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현대차 노사 모두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생산 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3월에는 아이오닉 5와 포터 EV의 특근이 없었던 것은 맞다. 다만, 특근 계획은 해당 주마다 나오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라며 “4월 전체 특근 계획 자료는 각 공장 노동자들이 현황을 종합해 따로 만든 별도 내용이고, 금주의 경우 특근이 없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 5 특근의 경우 미국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현대차 관계자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울산 등 국내 생산 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국내 전기차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는 등 전기차 국내 생산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14 10:00

6분 소요
“‘중국산’ 못 믿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이코노 인터뷰]

유통

“가성비에 제품력을 더한 중국 제품들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통할 것”최근 중국기업들이 높은 구매력과 기술 제품 수요가 있는 한국 시장을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세제 경쟁력이 있는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는 분위기다.과연 국내 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이 불신 이미지를 씻어내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韓시장 얕봤던 中, 이번엔 다르다?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기업들의 한국 시장 러시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다고 평가한다. 중국에게 한국은 무역 측면에서 유리한 나라가 됐기 때문이다.전 소장은 “중국기업들 중에서도 전기차기업과 배터리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한-중 자유무역협정 시행과 함께 한국이 중국과 경제적, 지리적 근접성을 갖고 있는 등 중국에게 매우 유리한 무역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수준도 중국기업들의 시장 진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전 소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높은 구매력을 가지면서도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다”면서 “기술력과 제품력을 갖춘 중국기업들의 세계화 욕구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기업들은 그동안 꾸준히 한국 시장의 벽을 두드려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이는 중국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전 소장은 “그동안 한국은 규제 장벽이 높았던 측면이 있다”면서 “또 중국기업들이 한국의 법률 및 산업 규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도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데 중국기업들이 이를 과소평가하고 무리하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결국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지 못했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도 부재하다보니 소비자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품력 갖춘 중국산, 성공 가능성 있다”전 소장은 중국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한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기업들이 강력한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웠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이커머스(전자상거래)는 물론, 자동차,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일정비율 이상의 시장 장악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최근 중국은 심각한 내수 침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상권에서 점포 폐쇄가 이어지고 있고 식당을 비롯해 대부분의 소매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결국 중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이는 기업의 수익성 저하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되고 있다.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 및 보조금 정책을 확대하며 내수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전 소장은 중국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그들의 내수 부진 때문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은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이 성장했고 한국 시장 진출은 그들의 세계 시장 진출 중 한 부분이라는 얘기다.그는 “중국의 내수 시장 침체는 일반 소비제품에 관한 얘기일 뿐, 전기차기업과 배터리기업의 경우 세계 최대 시장을 갖고 있고 성장률도 최고 수준”이라며 “기술력과 제품력을 모두 갖춘 중국의 기업들이 세계화를 위해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중국의 한국 시장 진출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이 한국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배드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전 소장은 “동남아 시장은 한국 시장과 수요 및 패턴 등 수준이 많이 다르다”며 “그렇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글로벌 이커머스업체들이 진출했지만 아직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기업들의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결국 제품 신뢰도에서 갈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 소장은 “분명 이 부분은 중국기업들의 과제”라면서도 “최근 ‘로보락’ 등 중국 제품들을 보면 이미 불신 이미지를 제품력으로 극복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성비에 제품력을 더한 중국 제품은 내수 침체기에 들어선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전략으로 보여진다”며 “중국의 전기차 분야 역시 한국 시장에서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5.02.24 09:00

4분 소요

경제일반

미국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가운데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추가 규제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저스틴 맥카시 DGA 그룹 파트너는 19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한국산업연합포럼과 덴톤스리 법률사무소가 공동 개최한 제67회 산업발전포럼 발표에서 이같이밝혔다. DGA 그룹은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문기업이다.저스틴 맥카시 파트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통령 입법특별보좌관을 역임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관여했다.그는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임에도 철강,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며 "무역확장법 232 조치를 통한 추가 규제로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수입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현지 생산 확대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한국 철강업체들도 원산지 검토 및 현지화 전략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제조·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한국의 조선업 역시 미국 신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미국 내 친환경 선박 건조 지원책이 논의되고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수소 연료 전지 선박 등 차세대 기술력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수산네 쿡 텐톤US 의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원산지 검토, 유통망 다변화, 자유무역지역(FTZ) 활용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정부 역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산 철강이 미국의 관세 조치로 브라질,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등과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국 내 현지 법인 및 유통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미국의 수입 규제 심사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은 품목별 세율 검토, 원산지 증명 절차 강화, 사전 신고 절차 최적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농축산물, 자동차, 디지털 서비스, 금융, 방산,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규제와 시장 개방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장 원장은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FTA 체결과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2.19 10:25

2분 소요

자동차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한 가운데, 새로운 행정부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기대이익 상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산업연구원은 24일 '글로벌 산업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한국 배터리 산업 영향과 대응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IRA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판매가 2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산업연구원이 IRA에 따른 세액공제 제도로 미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끼친 영향을 추정한 결과 한국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미국 판매량 증가에 따른 한국 배터리의 판매량은 1.0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보고서는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가 특히 한국 배터리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AMPC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는 한국 배터리 기업이 수익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이런 효과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향후 IRA에 따른 세액공제도 폐지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황경인 산업연 대외협력실장은 "IRA에 따른 세액공제 제도가 후퇴하면 한국 배터리 산업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도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지원 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AMPC는 미국 내 투자·생산 촉진 효과가 높아 변화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보고서는 최근 배터리 업황 악화 원인이 배터리 총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차 부문의 캐즘 때문이라고도 분석했다. 순수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유럽시장은 작년 상반기 역성장으로 돌아서는 등 둔화가 본격화했다는 판단에서다.

2025.01.24 17:54

2분 소요
돌아온 트럼프…‘미국 우선주의’ 정책 본격화

산업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우선주의 2.0’ 시대를 선언하며 백악관에 복귀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해 백악관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이다.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그는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며 “임기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것이다.주목할 점은 대선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던 공약을 관철할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0개가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내렸던 행정명령 및 조치 78건을 철회했다. 이밖에 ‘보편 관세’ 부과 등 기존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언급한 것들도 많다. 이 가운데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를 비롯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처들도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판매 목표치 기준을 철회하고, 환경 규제도 축소했다. 사실상 전기차 의무화 철회의 첫 단계를 밟은 셈이다. 그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폐기했다. 또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제한하는 주(州) 정부 배출 규제를 적절할 경우 폐지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런 조치들은 미국에서 전기차 확산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평가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을 구하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이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등을 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 목표치 기준을 없애고 전기차 충전소용 자금 집행도 금지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전망을 어둡게 했기 때문이다. IRA의 폐기를 위해서는 상·하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현재 미국 상원은 공화당 52석, 민주당 47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이고 하원은 공화당 219석, 민주당 215석이다.IRA는 전기차와 여기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대상으로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핵심인데 이 정책이 폐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에 따라 배터리셀에 대해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를 환급하는 제도를 통해 분기마다 최대 수천억원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그룹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가동한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병행하고, 올해 안에 생산량을 연간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보편 관세 부과 움직임…韓 기업들 전략 수정 불가피 ‘보편 관세’ 부과 움직임 역시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언했고 중국에는 최대 60%의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좀비 마약)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월 2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중국 관세 부과 시점과 관련해 “아마도 2월 1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며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유럽도 ‘보편 관세’의 그물망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의 무역 적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EU)은 아주 아주 나쁘다(very, very bad)”고 말했다. 또 “그들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they're going to be in for tariffs)”이라며 “그것이 (무역) 공정성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조처는 그가 공언해 온 보편 관세 정책의 시작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국의 관세 선전포고로 중국이 맞대응하는 경제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우리 정부와 기업이 가운데서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되면 일부 우리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 둔화는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가운데 85.86%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을 포함한 중간재다. 한국은행이 2024년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멕시코를 통해 북미 지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 전략도 수정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은 ‘무(無)관세’를 표방한 북미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가 없다는 뜻이다. 이 정책을 이용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티후아나에서 가전 공장과 TV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기아는 몬테레이에서 연간 자동차 2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두고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기업들이 미국 관세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것이다.지난해 12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트럼프 보편 관세의 효과 분석 : 대미 수출과 부가가치 효과를 중심으로’를 보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대와 보편 관세 부과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피해도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포함됐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관세 10%, 중국은 60%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캐나다에는 10%, 중국은 60%, 한국을 포함한 그 외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 효과는 13.1%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5.01.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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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3사 글로벌 점유율 20%도 깨졌다

산업 일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이 19.8%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020·2021년 30%대를 기록했다. 이후 점유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4.4%, 2023년 23.5%를 기록했다. 1년 만에 3.7%가 더 떨어져 20%대 점유율도 지키지 못한 것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13.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11.6%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BYD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테슬라·폭스바겐·포드·현대자동차그룹 등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에 탑재된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로 2023년 5.1%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2024년에 4.5%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7위를 기록한 삼성SDI는 2023년에 점유율 4.7%를 기록했고, 2024년에 3.7%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글로벌 점유율은 하락...배터리 사용량은 증가세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거침없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내수 시장과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게 중국 기업의 장점이다”라면서 “중국 정부의 지원까지 등에 업으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2023년 36.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36.8%로 성장했다. 2위에 오른 비야디(BYD)도 2023년 15.9%에서 2024년 17.1%의 점유율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줄어든 반면 배터리 사용량은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캐즘’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2023년 85.5GWh를 기록했고, 2024년 91.4 GWh로 성장했다. 6.9% 정도의 사용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SK온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 역시 2023년 각각 31.6 GWh·28.9 GWh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각각 35.3GWh·28.9GWh의 사용량을 나타냈다. 한때 ‘넥스트 반도체’로 꼽혔던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드리운 그림자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제조 공장을 건설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조금 폐지나 축소 영향을 받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지난해 SK온은 출범 이래 첫 희망퇴직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K-배터리 3사의 위기감은 그만큼 크다. SNE리서치는 "단기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들의 성장세가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배터리 업체들은 전략 다각화와 기술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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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일반

2025년 한국 증시는 초기 변동성과 함께 회복의 가능성을 품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물가와 금리 같은 대외 변수와 더불어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초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정책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활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조 본부장은 2025년 증시의 주요 키워드로 물가와 금리를 꼽았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압력의 주요 요인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세금 감면 정책과 관세 인상을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가 극단적인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 경우,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2025년 코스피 지수 기준 2250~2850의 범위에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조기 대선 가능성과 내수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과거 탄핵 사태를 고려하면, 향후 증시 흐름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이 가운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R&D 지원 강화가 첨단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책 기조 변화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며 정치적 상황 변화와 관련한 정책 실행 여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조 본부장은 "2025년 1분기 변동성 확대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매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관세 인상가능성 ▲그리고 미국 금리 변수로 인해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조정받을 수 있지만, 대내외적 환경 변화가 선반영되는 증시의 특성을 감안하면 1분기 말부터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특히 1분기 조정 국면을 중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재구성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이벤트가 해소되고 정책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주요 성장 섹터, 자동차·IT·반도체·금융·K-컬처조수홍 본부장은 2025년 국내 증시에서 금융·IT·반도체·자동차·K-컬처 등을 주요 성장 섹터로 지목하며, 각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정책적 지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정책 모멘텀이 맞물린다면,위의 섹터들이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우선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섹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외부 변수로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지만, 현대차는 생산 체계의 유연성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이를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현대자동차가 GM, 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력과 경쟁을 하며 시장 재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IT 및 반도체 섹터의 경우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를 최대 수혜주로 지목하며 “엔비디아(NVIDIA)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AI 반도체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기술 격차 해소가 과제로 남아있지만, 장기적으로 견딜 수 있는 저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금융지주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며 밸류업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조 본부장은 “메리츠금융은 지속적인 배당 정책과 주주친화적 경영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한 사례”라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멀티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이 밖에 케이컬쳐(K-Culture) 관련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엔터테인먼트, 음식료, 화장품 등 K-Culture 관련 소비재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특히 하이브와 같은 기업들은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과 확장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글로벌 시장 변수, 트럼프 2기 정책·AI 반도체 트렌드미국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핀테크,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금융 혁신이 금융과 테크 산업의 융합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M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감세 정책 등으로 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예상했다.AI 반도체 관련 트렌드는 202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조 본부장은 “ASIC, GPU와 같은 AI 가속기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서버 맞춤형 칩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국 부양책 효과 주목…인도‧베트남 모멘텀 확대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오는 3월 개최되는 양회 전후로 정책 기대감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조 본부장은 “부양책의 효과와 상장사 기업 실적 회복이 시장 반등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신중히 접근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기타 신흥 시장 중에서는 인도와 베트남의 경제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도는 총선 이후 정부와 기업 투자가 증가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베트남은 내수 부양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조수홍 본부장은 “2025년은 물가와 금리 등 대외 리스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내수 관련주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정책 변화와 기업 실적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며 “1분기 주가 조정 시기를 활용해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01.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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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증시 움직일 주요 키워드는 ‘트럼프·금리·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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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외 증시에 영향을 줄 주요 키워드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 ▲금리 인하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의 우선순위와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 방향성에 따라 증시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또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AI는 올해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즈니스·실적 확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증시에서 가장 큰 위협이자 기회 요인은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트럼프가 내세우고 있는 통상 정책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트럼프 취임 이후 어떻게 정책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느냐가 결국 우리나라 주가와 경제 전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정책은 결국 관세·감세·이민자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보편적 관세는 법적인·의회 절차들이 좀 필요하다 보니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중국 관세, 자동차 관세 등은 취임 후에 즉시 시행을 하겠다는 상황이라 안 좋은 것은 먼저 선반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감세 정책의 경우 혜택이 뒤늦게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경로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결국 금리 인하가 이제 시작이 된 거고, 이후 금리 인하의 속도 그리고 언제, 어떻게 멈추느냐가 2025년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기가 너무 좋으면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없는 노랜딩(무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2025년도에는 (고금리 환경에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가 굉장히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책·금리 인하, 속도·방향성 주목 다만 ‘킹달러’ 시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025년에는 달러 흐름이 갈수록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2024년 자본시장의 화두는 ‘미국 예외주의’였다. 유럽 등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 경기만 호황을 보였고, 이는 달러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2025년 2~3분기 정도부터는 유럽, 일본과 기타 국가들의 경기가 올라오면서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의 경기 격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윤 센터장은 지난해 이어 올해는 화두였던 AI 테마가 ‘어떻게 확산하는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AI와 관련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AI로부터 파생되는 전력기기 등 AI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각종 섹터들의 주가가 조금 선방을 했었다”며 “이런 것들은 비단 경기 사이클이나 금리 사이클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에는 이게 얼마나 기술적으로 진보를 보이느냐가 결국은 우리나라 시장, 주가에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올해에도 AI 테마 자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美, 빅테크 견고…韓, 조선·K산업 기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 그는 “주가만 놓고 보면 많이 올랐으니까 고평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익도 같이 올랐다”며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30~40배 정도로 평균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그냥 엔비디아 사세요’ 이랬다면 이제는 좀 더 빅테크 안에서 실적이 얼마나 잘 업그레이드되는지를 판단해 트렌드를 짧게 잘 체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2025년에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이 더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통상 정책 등에 상관없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들로 압축해 갈 것을 추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되자마자 바로 우리나라한테 손을 벌린 조선업종을 좋게 본다”며 “해군의 유지보수(MRO) 비즈니스 요청 등 현재 3년 치 이상의 수주잔고가 확보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테마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K-미디어, K-콘텐츠 관련 섹터가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국내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에 관한 전망은 희비가 엇갈렸다. 윤 센터장은 “2025년 반도체 쪽은 좋을 것으로 본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전체 비중이 확대되고, 레거시(범용) 디램(DRAM)의 평균판매단가(ASP) 자체가 올해보다 올라 올해 실적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마벨 등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며 “엔비디아 외 커스텀반도체 업체들이 부각되면서 HBM을 공급하는 메모리 회사 입장에서는 바게닝 파워(교섭력)가 올라가고, 우리 반도체 업체들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결국 펀더멘털·실적 개선 중요”윤 센터장은 “2차전지 쪽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어 좋게 보지 않는다”며 “고금리에 여전히 비싼 전기차 가격 구매 부담이 큰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경우, 한국 업체들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이어 “테슬라의 경우 주가가 빠지지 않는 것은 단순히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주행이나 로봇이라든가 새로운 아젠다(의제)를 고객들한테 제시해 주고 있다 보니까, 똑같은 전기차 안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책이 어떻게 나올지 명확해 져야 중국도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며 “3월 양회 일정 때까지 중요한 정책 모멘텀(성장동력)이 나타날 수 있을 시기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지기 전과 굉장히 유사한 지표들이 다 나타나고 있다”며 “저성장, 저물가와 같은 구조적 트랩(함정)에 빠지고 있고, 거기서 빠져 나오려면 강력한 구조조정과 재정 집행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에도 관심 가지면 좋을 것 같다”며 “만약에 금리가 떨어진다면 채권 자체도 많은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하면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이익이 계속 성장하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25.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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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가능성 속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면서도 탄핵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 증시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 국내 및 해외 증시 전망 및 과제를 제시했다.조선‧전력‧IT 섹터 유망…반도체 시장 긍정적박 센터장은 올해 국내 유망 섹터에 대해 조선·전력기기·인터넷 IT 서비스 부문을 꼽았다. 그는 “조선과 전력기기는 기존 수주가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인터넷 IT 서비스는 트럼프 2기무역 분쟁과 같은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내수 중심으로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반도체 섹터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 효과가 누적되며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AI 관련 수혜를 받는 SK하이닉스 등은 내년 중반 이후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업계의 시클리컬한 요소(경기 순환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동하는 특징)는 경기 회복 시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차 전지 산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 센터장은 “한국 2차 전지 산업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에 밀리고 있다”며 “일부 기업이 선방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은 중국에 비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력과 고객사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전기차 및 2차 전지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조금 폐지 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반면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받는 탄핵 정국에 대해서는 "탄핵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적 이벤트가 시장의 방향성을 장기적으로 좌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증시는 결국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따라 움직인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미국 증시 강세 이어질 가능성 높지만…지나친 낙관 경계해야”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몇몇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지나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M7(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은 “광고, 클라우드, 하드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각 기업의 개별적인 성장 전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들은 M7에 대해 지나친 낙관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 기업은 각각의 강점을 기반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한편,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 기업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투자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관련 종목들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박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과열된 일부 섹터는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실적 기반의 투자와 분산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밸류에이션 매력 큰 신흥시장…인도‧중국 주목신흥 시장으로는 인도와 중국을 주목했다. 박 센터장은 “신흥 시장 투자는 미국과 한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며 “중국 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인도 시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내수 기반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특히 “인도는 내수 중심의 대기업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어닝 성장이 기대된다”며 인덱스 투자를추천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만큼 테크와 전기차 관련 기업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홍콩 증시의 TSMC와 비야디, 샤오미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달러–원 환율은 올해 상반기 중 14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하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해외투자 포지션을 늘리되, 국내 투자 비중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박 센터장은 2025년 투자 전략에 대해 미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절반 정도로 유지하면서, 나머지는 한국과 신흥시장에 적절히 분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한국 증시는 약 10%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환율 변동과 금리 변화는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한 부분이므로, 이를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실질적인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코리아 디스카운트,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박 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어닝 변동성이 크고,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부족하다”며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점이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가격 경쟁력에 민감한 산업 구조는 매출과 이익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스카운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더불어 기업들의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강조했다.박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실적에 집중하라”며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변동성 속에서도 장기적인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처럼, 믿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견디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2025년은 경기 회복의초기 단계로,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와 실적 중심의 투자 전략을 통해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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