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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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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탄 장전 K-바이오..."거래 늘었지만, 규모 작아"

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분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새로운 사업 동력을 찾기 위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M&A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한국 증시가 올해 하반기에 저점을 극복하면 이후 M&A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지주사 차원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하겠다"라고 했다.SK바이오사이언스와 루닛 등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의 다른 기업도 지난해 잇달아 해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4000억원 규모로 독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아이디티(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쌓은 현금을 M&A에 쏟았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같은 해 2600억원 규모의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지분 인수를 마쳤다.국내 제약 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료기기 기업을 활발하게 M&A를 하는 추세다. 동화약품은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차원(3D) 프린팅 의료기기 개발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대원제약은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에스디생명공학을 사들여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미용기기 개발 기업 위드닉스를 인수해 미용기기 사업에 진출했다.이처럼 몇몇 기업이 규모 있는 M&A 소식을 발표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M&A 대상을 한정하면 아직 국내 M&A 시장은 규모가 작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한 M&A는 48건으로, 이 중 34건은 1000억원 미만이다. 거래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운 계약 5건을 제외하면, 43건의 거래 중 79%가 소규모 거래인 셈이다.특히 이들 기업의 M&A는 흡수합병 거래를 선호하는 해외 기업의 M&A 추세와 달리,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목적의 지분 인수 거래가 대다수였다. 흡수합병은 A회사가 B회사의 모든 자산, 부채, 권리를 승계하고, B회사는 법적으로 소멸하는 형태다. 실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M&A 48건 중 88%인 42건은 지분 인수, 8%인 4건은 흡수합병, 4%인 2건은 사업부 인수 형태였다. 신설합병을 추진한 사례는 없었다.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규모 거래를 성사할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대규모 거래, 이른바 '메가 딜'(Mega-Deal)로 분류되려면 M&A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상위 제약 기업의 연간 매출 규모는 1~3조원에 그친다. 국내 기업의 M&A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 규모의 성장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국내 M&A 시장이 확대되면 제약·바이오 벤처의 자금 순환과 성장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제약·바이오 벤처는 자본 회수, 이른바 엑싯(Exit)의 방법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과 구주 매각, M&A, 장외주식시장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주로 상장을 엑싯 방법으로 사용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M&A 전략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2025.03.14 06:00

3분 소요
LG화학·SK케미칼·두산밥캣, 주주가치 훼손 논란…더 이상 재연 없을까

증권 일반

합병이나 물적분할 등으로 인한 주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으로 떠오른 ‘상법 개정’을 두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 대신 상장사만 적용받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걸기를 지속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사가 충실해야 할 대상을 현행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이 상법 개정의 골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다섯 가지 주요 내용은 ▲이사회의 직무 충실 범위를 회사에서 주주로 넓히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 선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지분을 3% 넘게 보유한 주주의 이사 선임 의결권을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회사 운영에 반영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주주들의 총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주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지배경영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상법 개정을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됐다. 특히, 기업 합병이나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피해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며, 이를 막기 위한 취지로 상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물적분할 사례는 소액주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LG화학의 경우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 반대에도 2020년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 후 상장했다. LG화학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배터리 사업부가 자회사로 분리됨에 따라 LG화학의 기업 가치는 감소했다. LG 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고,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불거졌다. 실제로 2020년 공시 전 LG화학의 주가는 80만원대로 사상 최고를 달성했지만 물적분할 공시직후 주가가 몇 주간 하락했고, 현재 주가는 20만원대를 기록 중 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소액주주 피해 앞서 2021년에는 SK케미칼의 물적분할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물적분할해 2021년 3월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인 SK케미칼 주가는 분할 이후 약세를 보였다. 이후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문을 떼어낸 SK멀티유틸리티까지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의 주가는 급락했다.카카오의 쪼개기 상장도 주주들의 비판을 받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는 2020년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2021년 카카오뱅크(8월), 카카오페이(11월)를 잇달아 상장했다. 이로 인해 모회사 카카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상장 이후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사건 등으로 신뢰가 떨어지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처분해 878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먹튀’ 논란이 일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최근 주가 기준으로 한 합병가액 산정방식을 적용해 두산밥캣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에서는 상장회사 간의 합병에 있어 합병가액을 계산할 때 주가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가치·수익가치와 같은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합병가액이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어 “연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두산밥캣이 매출규모가 이 회사의 183분의 1에 불과한데다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주가를 기준으로 하도록 한 현행법을 최대치까지 악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일반주주 이익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거론됐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핀셋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또는 보호 의무를 ‘대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에서 일반주주가 투자한 재산이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유형은 비단 합병과 분할 등 자본거래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행위·통행세 거래와 같은 부당내부거래 ▲자사주 제3자 처분이나 자사주를 이용한 지주회사 전환 ▲주주 이외의 제3자나 일반에 대한 증자나 저가 증권 발행 등 매우 다양하다”고 짚었다. 이어 “게다가 합병 비율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합병을 규정하자 시가에 영향을 주거나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기도 한다”며 “또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지원행위를 금지하니 현저히 유리하지는 않지만 물량을 많이 지원하는 일감몰아주기가 나오고, 일반회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니 투자회사를 통한 지원이 나타나는 등 어느 하나를 금지하면 다른 유형이 나타나는 풍선효과와 같은 역사가 반복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에 문제가 된 합병이나 분할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다른 유형의 일반주주 이익침해 사례가 나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훨씬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 연합회 대표는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일반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상법 이사 충실 의무 개정만이 근본 처방”이라며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은 임시 처방 내지 땜질 처방에 불과하고, 금융기관의 불완전 판매와 유사하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2024.1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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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美 피나 지분 일부 인수...41억원 규모

바이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바이오 기업인 피나 바이오솔루션스(Fina Biosolutions)의 지분 일부를 3백만달러(약 4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피나 바이오솔루션스는 2006년 설립된 연구개발(R&D) 기업이다. 폐렴구균, 수막구균, 장티푸스 예방에 쓰이는 접합백신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접합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단백질 운반체 'CRM197(Cross reacting material)' 공정에서 독자 기술을 가지고 있다.CRM197은 감염병 예방을 유도하는 항원에 접합해, 면역반응이 잘 발현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피나 바이오솔루션스는 자체 개발한 발현·정제 기술로 면역원성과 생산성을 기존 CRM197보다 높인 EcoCRM®을 개발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장티푸스 등의 접합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피나 바이오솔루션스의 CRM197 기술을 도입, 다양한 접합백신의 예방 효과와 공정의 수율을 높여 수익성을 키운다는 목표다. 앤드류 리즈(Andrew Lees) 피나 바이오솔루션스 대표는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EcoCRM®의 상용화와 차세대 접합백신 개발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백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기업 목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차세대 백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지속해서 협력해 기쁘다"며 "피나 바이오솔루션스와 협력해 개발 백신의 수준을 높이고 해외 진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2024.10.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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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CDMO 시장…국내 기업도 인수·증설 박차

바이오

세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이 인수합병(M&A)과 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의 의약품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3390억원을 들여 취득한다. 의약품 CDMO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신규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6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해 성장의 축을 만들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암젠,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을 생산한 기업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국면 전환 이후 급락한 기업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난해 매출은 3억7500만 유로(약 4100억원)다.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 당시와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 팬데믹 이후 지속된 적자에 고민한 SK바이오사이언스에 매력적인 매물인 셈이다.롯데그룹의 의약품 CDMO 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송도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최근 공장 일부를 건설하기 위해 첫 삽을 뜨면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로 CDMO 사업에 뛰어들며 인수를 선택했다. 인수 기업의 역량을 흡수해, 선두 기업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서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위한 발판으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를 들여 인수했다. 시러큐스 공장의 부지 일부에 항체-약물 중합체(ADC) 생산 시설을 마련해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기업 수요를 받겠다는 계획이다.인천 송도 공장을 완공하면, 시러큐스 공장과의 인력 순환을 통해 수십년 동안 쌓인 의약품 생산 경험을 송도 공장에 심는다. 정우청 롯데바이오로직스 EPC부문장은 7월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러큐스 공장과 매월 기술 교류, 화상 회의를 진행한다”며 “해당 공장이 보유한 경험을 송도 공장에 이식할 것”이라고 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증설을 통한 ‘초격차’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인천 송도에 생산공장 4개를 보유하고 있다. 2032년에는 공장을 8개로 늘려서, 132만4000ℓ의 생산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6월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건설 중인 5공장은 내년 4월 가동할 예정”이라며 “증설 경험이 쌓이며 건설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실적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제약·바이오 기업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매출도 고공행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3조6946억원, 영업이익은 1조1137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이 자금을 투입해 CDMO 수요에 대응하려는 이유는 의약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생물보안법’ 등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충돌하며 중국의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도 처했다. 국내 기업이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소화한 물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낮은 가격으로 세계 CDMO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2024.07.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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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 규모 축소…‘백신’ 과제 조정

바이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쏟겠다던 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 축소에 나선다. SK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의 사업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들어간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기존에 진행해온 과제 일부를 중단하면서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4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7년까지 2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그동안 경영 환경이 많이 바뀌어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고 했다.최재영 SK바이오사이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기자와 만나 “백신 과제를 중심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진행해온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고 있다”며 “해외 주요 기관이나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통해 진행하는 과제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과제를 조정 대상으로 염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여러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多價) 백신과 사베코 바이러스에 대한 코로나19 범용 백신, 바이러스를 예방·치료할 수 있는 비강 스프레이 등을 연구해 왔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빌&멜린다게이츠재단(Bill&Melinda Gates Foundation) 등 글로벌 백신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 왔다. CEPI의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RNA 백신 플랫폼 기술 및 백신 라이브러리 개발’ 과제에도 선정돼 자금을 받아 일본뇌염과 라싸열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 플랫폼 연구를 진행했다.이번 과제 조정에 대해 최 CFO는 “기존에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는 많지만 자원은 한정적이고, 의약품을 연구개발(R&D)하는 것인 만큼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과제를 세 그룹으로 나눠 차례대로 조정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독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독일 법인을 통해 이 기업의 지분 60%를 취득한다. 이번 매각에 필요한 자금은 3390억원이지만, SK바이오로직스는 2630억원을 들여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IDT 바이오로지카를 보유한 클로케그룹이 760억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기로 하면서다.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바이오로지카를 통해 추진할 사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 등에 있는 공장에서 암젠의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lmlygic)’을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공장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로 분야도 확장할 계획이다. 인수 작업은 연내 마친다.

2024.06.27 16:35

2분 소요
SK증권, SK와 완전한 이별 못하는 이유

증권 일반

SK증권이 SK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한 이후에도 좀처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간 SK그룹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확보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종료 예정이던 브랜드 사용 계약을 한 차례 연장하면서 SK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SK증권은 2018년 7월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SK증권 지분 10%(3201만1720주)를 515억원에 인수하면서 SK그룹에서 분리됐다. 계열분리 후 6년이 지났지만 SK증권은 여전히 ‘SK' 사명을 그대로 쓰며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당초 SK증권의 SK 브랜드 사용 계약은지난해 만료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SK증권의 브랜드 사용 계약이 갱신되면서 계약기간도 2026년 12월 31일로 연장됐다. SK증권이 계열사 분리 이후에도 SK와 완전한 이별을 고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SK그룹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수익구조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증권은 2020년 SK바이오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의 기업공개(IPO)인수단에 합류했다. 또 SK증권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SK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주관 업무를 대거 도맡아 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SK증권이 SK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높은 SK그룹 의존도 우려…수익성·신용등급 하락 '암초'SK증권이 처한 현재 상황도 SK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SK증권은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4분기 순손실 216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위탁매매(투자중개) 부문을 제외한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주요 부문들의 실적이 대부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SK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징후 등으로 신용등급마저 하락하며 악재가 겹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일 SK증권의 파생결합사채(ELB·DLB)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나란히 하향 조정했다. 후순위채에 대해선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기업어음·단기사채는 ‘A2+’에서 ‘A’로 각각 내렸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요인에는 부동산금융 부실화로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 크다. 나신평과 한신평에 따르면 1분기 SK증권의 요주의이하자산은 2411억원으로 2022년 12월(626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불었다. 이 가운데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이 212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하기 힘든 고정이하자산은 1년 3개월간 490억원에서 1006억원으로 급증했다. 신승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익스포저 내 중·후순위 비중이 높고 지역적 분포도 비수도권 비중이 60%로 질적 위험이 큰 수준인 상황에서 부동산 PF 사업의 환경 악화로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자본 적정성에 대해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분 투자와 투자은행(IB) 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총위험액이 과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경쟁사가 적극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시장지배력과 재무 여력을 확대한 데 반해, SK증권은 이익 누적 규모가 작다”며 “자본 규모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9년 1.0%에서 작년 0.7%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여러 악재속에 SK증권의 높은 SK그룹 의존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증권사 인수·합병(M&A)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과의 완전한 분리는 기업 가치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라며 "최근 수익성 하락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상황에서 SK증권이 SK 브랜드를 버리기는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12 15:00

3분 소요
코로나19 수혜 기업, 엔데믹 탈출구 마련은 언제

바이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풍토병화(엔데믹)된 이후,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으로 실적을 크게 키운 기업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진단키트 등을 팔거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수십배로 몸집을 불렸지만, 감염병이 사그라지면서 키운 몸집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만큼, 감염병이 사그라들어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업들이 몸집을 급격히 불렸기 때문에 코로나19에 의존하지 않고도 당장 높은 매출을 올리긴 어렵지만, 본업을 살리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코로나19 엔데믹을 또 다른 기회로 삼으려는 모습이다.연구개발·IT 강화로 눈 돌린 기업들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해 시장에서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본업인 백신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대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해 새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을 활용한 백신 생산법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자사 사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백신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일궈내겠다고도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당시 “향후 5년은 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시기”라며 “파이프라인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에도 집중하겠다”고 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몸집을 키웠지만, 현재 이들 기업과 계약이 종료됐고, R&D 비용은 늘어나 적자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역량 강화를 위해 안동공장을 증축하고 내년에는 송도에 지어지고 있는 새 연구개발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송도센터는 의약품의 연구와 생산까지 아우르는 첨단시설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도 이어간다. 회사는 차세대 코로나19 백신인 사베코바이러스 범용 백신(Pan-Sarbeco)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의 일본뇌염 백신의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실적이 크게 하락한 씨젠은 분자진단 역량과 정보기술(IT) 플랫폼을 더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국내 IT 업체 브렉스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브렉스는 소프트웨어(SW) 기획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사용자 인터페이스(UX/UI) 기업이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쿠팡, 이마트 등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은 분자진단 플랫폼을 구축하며, IT 분야에서 협력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브렉스를 인수했다. 브렉스는 씨젠이 기존의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며 디지털 역량을 필요할 때 협력할 계획이다. 씨젠은 또 분자진단 분야의 역량과 기술을 살려 세계 여러 지역에서 맞춤형 진단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원시스템(OneSystem)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M&A서 새 동력 찾는 에스디바이오씨젠과 함께 진단키트 대장주로 꼽힌 에스디바이오사이언스는 인수합병(M&A)에서 성장 동력을 찾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팔아 쌓은 현금을 활용해 미국의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은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사들이기 위해 2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이유는 진단 분야의 플랫폼을 강화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기 전에는 브라질의 진단기업 에코디아그노스티카의 지분(470억원)도 사들였다. 에스디바이오사이언스는 여러 계열사를 통해 씨티씨바이오, 유엑스엔, 엔에이백신연구소, 셀리드에도 투자한 바 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속하면서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암백신 등으로 개발 영역을 확장한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은 새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백신의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가교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백신은 이미 필리핀에서 임상 3상을 마쳤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다른 백신 임상보다 더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활용한 면역증강 기술(EuIMT)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와 대상포진 백신도 개발한다. 백신은 가격이 낮은 편인데, 면역증강 기술을 활용해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팝바이오테크닉스와 함께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세웠다. 이 회사를 통해 RSV 백신 후보물질인 EuRSV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인 EuHZV를 개발하고 있다.

2024.05.11 10:00

3분 소요
“사실상 예견된 수순”…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이 놀랍지 않은 이유

증권 일반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Life Science Biz) 매각에 나선다. 그간 계열 분리를 통해 바이오 역량이 약해진 SK케미칼은 제약사업부를 떼어낸 뒤 친환경 플라스틱 등을 취급하는 그린케미칼 사업부(Green Chemicals Biz)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 SK플라즈마의 혈액 제제 사업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케미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사업부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케미칼 측은 “제약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에 있으며 본계약 체결 전 기본적 사항을 정하기 위해 당사자 간 MOU를 체결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조건들에 대해 협의 중이며, 추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매 대상은 SK케미칼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 내 제약사업부다.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를 분할한 뒤 글랜우드PE가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매각가로는 6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인수자로 나선 글랜우드PE는 올해 들어 바이오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LG화학의 진단사업부를 총액 1500억원에 품은 데 이어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 인수에도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글랜우드PE는 추가적인 바이오 벤처 의지도 드러낸 바 있다. 향후 통합법인을 설립해 진단사업부, 제약사업부, 바이오벤처 등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의도다. 수익성 악화에 그룹 바이오 포트폴리오 재편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는 1988년 설립된 선경제약이 모태다. 국내 신약 1호인 ‘선플라’를 시작으로 은행잎 혈액순관개선제 ‘기넥신’, 패치형 관절염 치료제 ‘트라스트’ 관절염 천연물 치료제 ‘조인스’ 등은 SK케미칼 제약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6년 국내 백신사업 선두주자인 동신제약을 인수했고, 2007년과 2008년 각각 암전문 벤처기업 인투젠과 의료전자차트(EMR) 솔루션기업 유비케어를 품으며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SK바이오팜, SK팜테코 등 SK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SK케미칼 제약사업부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줄어갔다. SK케미칼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가 분리 독립했다. 2015년엔 신약 조직을 사실상 정리하면서 핵심 인력 이동도 커졌다. 2021년 9개 수준이던 신약후보물질은 올해 들어 7개로 줄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역시 3%대로 급감했다. 그린케미칼 사업부가 성장하면서 제약사업부는 더욱 위축돼갔다. 올해 상반기 그린케미칼이 3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때 제약사업부는 5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그린케미칼이 887억원, 제약사업부가 148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제약사업부의 사업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셈이다. SK케미칼은 그동안 제약사업부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도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포함한 3곳의 투자자들에게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정 가격 등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 이번 제약사업부 매각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SK케미칼이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자회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3년간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룹 내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백신과 위탁개발생산(CDMO)로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3.10.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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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주주명단 등판한 ‘김남구 장남’…승계 시나리오는[지배구조 돋보기]

증권 일반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장남인 김동윤씨가 최근 회사 주주명단에 특별관계자로 등판했다. 김씨의 지분율은 아직 0.1% 미만으로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기엔 미미하다는 평가지만, 추후 #한국금융지주의 장자 승계 시나리오에 눈길이 쏠린다. 김동윤씨, 26억원으로 승계 발판 마련하나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1~13일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한국금융지주 주식 5만2739주를 매입했다. 김씨는 개인 보유자금 26억4030만원으로 한국금융지주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였다. 이로써 김씨의 지분율은 0.09%가 됐다.1993년생으로 올해 29살인 김씨는 2017년 영국 소재 워릭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대한민국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다. 전역 해인 2019년에는 한국금융지주 내 주요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2019년 한국투자증권 해외대학교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전형으로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4개월 간 신입사원 연수를 마친 뒤 영업지점인 강북센터지점으로 발령 받았고, 당시 일반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면서 직장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말 김씨는 입사 2년 만에 한국투자증권 본점으로 이동했다. 2021년에는 기업금융1부에서 사원(주임)으로 기업공개(IPO) 관련 업무를 맡은 바 있다. 당시 IPO 대어로 불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SKIET 등 대내외 관심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업실사 및 서류작성 실무를 담당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현재 김씨는 한국투자증권 경영전략실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영전략실은 말 그대로 전사의 실적과 추후 전략 등을 관리하는 부서”라면서 “공채로 회사에 입사한 직원인 만큼 일반적인 직원들과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걸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김 회장의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김씨 일가의 가풍(家風)이 ‘현장에서 배운다’인 만큼, 김씨 또한 현장경험을 통해 ‘3세 경영’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도 대학 졸업 후 동원산업 평사원으로 2년 근무 후, 1991년 한신증권(옛 동원증권)에 입사해 본점의 핵심부서가 아닌 명동지점 대리로 발령 받았다. 김 회장이 한신증권에 입사하기 전에는 동원산업에서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탔다는 일화 또한 유명하다. 한신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이다. 이후 김 회장은 채권부·종합기획실·뉴욕사무소·IT본부·자산운용본부·전략기획실 등을 거쳤다. 이 덕분에 김 회장은 다양한 부서에서 실무를 경험해 전문성을 갖춘 오너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김 회장이 아들 김씨를 언급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다. 당시 김 회장은 김씨가 지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아버지로서 아들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고 지켜봐야 한다”며 “제일 어려운 일부터 배우는 것이 일을 배우는 순서”라며 현장경영 원칙을 재확인했다. 김남구 주식 받고·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추후 한국금융지주의 승계 시나리오로는 김 회장이 김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지난 1991년 김 회장 또한 부친인 김재철 명예회장에게서 동원산업 주식 55만주를 증여받은 사례가 있다. 김 회장은 이 지분을 추후 금융지주를 만드는 종잣돈으로 사용했다. 이 경우에는 증여세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한국금융지주가 ‘3세 경영’으로 본격 전환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 회장의 지분율 20.7%에 비해 김동윤씨 주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김 회장이 1963년생으로 젊은데다, 아직 20대인 김씨가 경영 일선에 나서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의 딸 김지윤씨 또한 1998년생으로 사회생활을 하기엔 이른 나이다.김씨는 회사 내에서 경영 능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지분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현재 한국금융지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김 회장과 김씨 단 둘이다. 김씨의 지분율은 미미해 사실상 김 회장 1인 체제인 셈이다. 특히 한국금융지주 주주 명단에서 눈 여겨볼 점은 ‘오르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Orbis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의 지분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오르비스는 버뮤다 국적의 투자회사로,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5.80%에서 현재 8.32%로 올랐다. 오비스의 지분율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단순 지배구조는 추후 외국계 헤지펀드의 지분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에, 특수관계인인 김씨가 주식 매수를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김씨는 승계와 경영권 확보, 주가부양 등을 고려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씨의 지분 매입은 개인 자금을 활용한 회사 직원의 투자나 다름없는 것”이라며 “이번 지분 매입을 당장 경영권 이슈로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3.08.18 06:30

3분 소요
올해 IPO 손가락 빤 KB·NH證, 하반기 명성 되찾나

증권 일반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주관실적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엔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 모두 향후 예정된 대어급 기업공개(IPO) 대부분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라 흥행여부에 따라 실적 대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단 한건의 실적도 내지 못했다. KB증권은 작년 8곳(공모총액 13조4479억원)의 IPO를 주관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역대급 공모주 'LG에너지솔루션'을 단독 주관하며, 이 1건으로 연간 실적을 한방에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KB증권의 공모총액의 94.8%에 달했다.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 IPO로만 수수료 196억원을 챙겼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하반기에 반전을 이루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로봇과 2차전지 산업 등 신사업 분야 상장 주관으로 내실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휴맥스모빌리티의 IPO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올해 연내 상장을 노리는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 협동로봇 제조업체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대어(大魚)로 꼽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두 곳으로 KB증권은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함께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예상 시가총액을 2조~3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매출성장과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 기업가치인 4000억원보다 높게 상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자회사인 2차전지 제조업체 LS머트리얼즈의 기업가치도 약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KB증권과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에서 대형 제품 부분 세계 1위다. LG CNS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KB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순이익 기준 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 보다 기업가치가 3분 1수준으로 줄었지만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흥행 비교군이 될 경쟁사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해 상장 일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다만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디지털전환(DX)와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 확장으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조 단위 딜의 인수 수수료의 경우 기본 수수료율로 0.7~0.8%를 책정하고 공모 흥행 여부와 기여도에 따라 0.2~0.3%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조 단위 이하의 경우 그 이상의 요율이 책정되기도 한다. KB증권 대형주뿐만 아니라 에스와이스틸텍, 에코아이, 세니젠, 한싹, 피노바이오 등 중소형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해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앞서 KB증권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IPO역량 강화에 나선바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IPO 업무를 담당하는 주식발행시장(ECM) 3·4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올해 1월 유승창 리서치센터장을 ECM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IPO 성과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반기 대어급 예정대로 상장하면 반전 가능성↑ 'IPO 명가'로 꼽히던 NH투자증권도 올 1분기까지 지아이이노베이션 1곳을 주관하며 부진했다. 이마저도 하나증권, 삼성증권과 공동으로 IPO를 주관한 탓에 확보한 수수료 수익은 한정됐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시장상황을 이유로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주관 순위 2위에서 지난해 7위로 밀려난 상태다. 그간 NH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IPO 딜을 성사하며 IPO 명가로 이름을 높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도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파두와 SK에코플랜트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동 주관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올 2월 약 12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유치에서 약 1조 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파두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약 10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주축 사업을 건설에서 친환경·에너지로 바꿔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똑같은 실적을 내더라도 상장시 어떤 업종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설업종이 아닌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고 상장하면 수십배의 PER이 적용되고 기업가치가 몇 배로 커질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SK에코플랜트는 올해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오는 8~9월 무렵 상장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6652억원의 매출과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94%, 140%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출이 대부분 핵심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원료로 납품하는 내부매출이라는 점은 발목을 잡는다. 또한 모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이동채 전 회장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등의 심사가 상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관심사는 하반기 대어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올해 빅딜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최종적으로 15개 이상 다수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중소형 주인 전기차용 알루미늄 부품업체 알멕은 최근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잇단 흥행기록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알멕의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다. 이번 IPO 흥행으로 NH투자증권은 업계 평균 대비 2배 수준의 요율을 적용한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 주관사로서 알멕의 주식 2만주를 공모가(5만원)에 확보해 놓은 상태라 추가 수익도 기대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대어급 기업들이 일정대로 무사히 상장한다면 주관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IPO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는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이 나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2023.06.27 09:37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