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돈 보따리 끌어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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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 간 직항로가 개설됐다. 이번 개설로 대만은 대륙 머니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대만이 대륙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중국과 자유로운 통행길이 열려 새로운 차이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일본 등엔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중국과 대만은 지금 ‘먼저 경제부터 물꼬를 트고 정치로 간다(先談經濟, 後政治)’는 생각이다. 현안인 정치 문제를 미뤄둔 채 경제관계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일단 경제와 산업정책에서 양측의 관계는 긴밀해지고 있다. 대만 마잉주(馬英九) 정권은 7월 17일 순자산의 40% 이하로 돼 있던 기업의 중국 본토 직접투자의 총액규제를 원칙적으로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7월 4일 실현한 중국~대만 직항 차터편의 정기화와 중국인 관광객의 수용에 이어 경제 촉진을 통해 대만경제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심산이다. 마잉주 정권의 경제정책이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개방추세는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제 완화는 기업의 탄력적인 전략을 가능케 하고 ‘근유대만(根留臺灣:대만 기업이 대만에 뿌리를 두는 것)’의 촉진으로 연결된다”고 대만 인치밍(尹啓銘) 경제부장(장관)은 규제 완화 목적을 강조했다. 직경 12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한 반도체 공장과 4인치를 넘는 액정 패널공장 등 기술 면에서 직접투자 금지 항목은 아직 풀지 않았으나 마 정권이 곧 대폭적인 완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7월 10일 외신들은 마잉주 총통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부문 투자규제를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 총통이 반도체 장비 회사인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스플린터를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통제를 완화한 사례를 들면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
마 총통은 “미국이 중국 대륙에 12인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지으려는 인텔의 투자계획을 허용한 만큼 우리가(대중 하이테크 투자) 제약들을 완화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어플라이드사는 대만의 액정공장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에 700만 달러를 들여 반도체 제조장치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하이테크 수출이 중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약을 가해 왔으나 최근 인텔의 마이크로 칩 생산공장 건설을 승인했다. 대만은 2004년 반도체 회사인 TSMC가 웨이퍼 공장을 대륙에 건설하도록 처음 허용하면서 0.25마이크론(1마이크론은 1m의 100만 분의 1) 기술만 사용하도록 한정했었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은 업계의 요구에도 하이테크 수출 통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을 거부했었다. 지금까지 중국과 대만은 정치적으로 적대관계였다. 1996년의 첫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리덩후이(李登輝)는 ‘계급용인(戒急用忍)’이란 구호로 대만 기업이 중국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정책을 채택했다. 2000년에 발족한 민진당 정권도 현실에 맞춰 규제완화를 실시했으나 ‘적극관리, 유효개방’을 내걸고 직접투자 관리를 정책의 기둥으로 삼았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이미 총액규제를 상회한 기업이 52개사, 상한에 가까운 기업이 131개사에 이르러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었다. 중국과 대만의 융화를 내걸고 지난 5월 20일 취임한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은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여 대만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양측 관계는 나날이 친밀도를 더해가고 있다. 6월 중순에는 창구기관끼리의 대화가 9년 만에 재개됐다. 7월 4일부터는 논스톱으로 잇는 중국~대만 직항 차터편을 실현시켜 중국인의 대만 관광도 풀었다. 직항편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주 4일, 36편(왕복)이다. 상하이까지 이동시간은 홍콩에서 갈아타지 않아도 돼 종래의 6시간에서 2시간40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이에 따라 매일 왕복으로 약 100편이 있는 홍콩~대만 간 항공편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광업의 수익 감소는 연간 최대 3억 홍콩달러(약 420억원)로, 1400억 홍콩달러(약 19조6000억원)에 비해 경미한 수준이나 중국과 대만이 사이가 좋아지면 투자가 늘어나 금융, 물류 기능이 대만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게 홍콩 측의 진단이다. 관광 해금은 대륙 머니를 끌어들이는 첫 신호탄이다. 대만 정부는 주변 도서지역에 관광과 함께 카지노를 할 수 있는 서비스 시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 총통이 최근 대만 주변 섬 지역의 건설조례를 조속히 입법원에서 통과시켜 카지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 대만은 국제 경쟁력이 있는 건강진단과 의료서비스를 상품으로 중국인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마 정권은 중국의 기관투자가가 외국의 투자펀드를 통해 대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체제도 정비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 머니의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인치밍 경제부장은 “대만과 중국 쌍방의 자본 교류를 위해 앞으로 중국 자본의 대만 증시 투자도 개방할 예정이며 이는 대만 정부의 차기 역점 경제정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만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려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풀이된다. 중국 자본의 대만 증시 체류기간에 대한 제한과 증권거래소득세 등과 관련한 적절한 조치 없이 개방에만 신경 쓰면 중국 자본은 대만 증시의 불안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만은 아직 남은 과제인 화물 직항편에 대해서도 올가을께 중국과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 등 IT(정보기술) 기기를 필두로 대만기업이 대륙에 수출하거나 현지서 생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직항편이 실현되면 그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대만 기업의 약 70%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종업원 200명 이하라는 얘기다. 124만 개의 중소기업이 78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구 2300만 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은 대만 경제의 전부다. 이들 중소기업은 컴퓨터 본체, 액정표시장치, 무선 랜카드, IPTV, 인터넷 장비, 반도체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며칠 전 ‘중국·대만 양측의 통일된 IT가 미국과 유럽의 패권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것이다’라는 큰 제목의 기사가 중국 신문에 실렸다. 한편으로 경쟁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쏠쏠히 재미를 봐온 한국 기업으로서는 대만을 포함한 대중국 전략을 새로 짜야 할 때다. 홍콩과 선전조차 대만과 맞상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년간 대만 경제 일지 2008년 7월 4일 중국~대만 주말 차터편 취항.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간 36편 왕복 운항. 거점 공항은 (중국 측)베이징·상하이·광저우·난징·아모이, (대만 측)타이베이·타오위안·타이중·가오슝·화롄·마궁,진먼·타이퉁.
2008년 6월 30일 1회 1인당 2만 위안 미만을 대만달러로 환전할 수 있게 함.
2008년 3월 5일 중국 투자 상한액을 종래의 자기자본 40%에서 자기자본 또는 연결자본 중 고액인 쪽을 택할 수 있게 함.
2008년 2월 2007년 실질 경제성장률 5.7%.
2008년 1월, 3월 니카라과, 엘살바도르와 FTA 발효.
2007년 5월 양안무역허가법에 규정된 대중수입 제한을 공업 제품은 품목 수의 84%, 농산품은 63%까지 개방.
2007년 1월 일본의 신칸센 기술을 적용한 대만고속철도(타이완 신칸센) 개통.
2006년 12월 29일 기술 유출을 막았던 반도체 0.18마이크로미터급 제조 프로세스의 중국 투자 개방.
2004년 1월 1일 대만과 파나마 FTA 발효.
2003년 10월 29일 양안관계조례 수정, 경제교류·투자 등 규제 대폭 완화.
2002년 3월 29일 대만 행정원, 8인치 웨이퍼 IC공장의 중국 건설 부분적 해금.
2002년 1월 1일 WTO에 정식 가맹, 144번째 가맹국이 됨.
2001년 1월 대만당국, 마쭈·진먼과 중국 본토와의 통상·통항·통신의 ‘소3통’ 해금.
1999년 6월 대만 중부에 대지진 피해, 정부 재정 압박.
1996년 12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수입 해금.
1996년 1월 이동통신, 위성통신, 일반 및 국제 통신망 등 전신산업 민간 개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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