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도시형생활주택의 이유 있는 진화
[Real Estate] 도시형생활주택의 이유 있는 진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부동산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재개발 사업 등에 따라 기존의 소형 연립 등이 헐려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서울 시내 주택 6만5000가구가 뉴타운·재건축·재개발 등 각종 재정비 사업 등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이는 2013년 민간·공공 분야 주택 공급 예상물량인 6만1000가구보다 4000가구나 많은 수치다.
이런 수급 요인 등으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유망 임대사업용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소형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세제혜택 등 각종 부양책을 통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증가를 유도하고 있어 상품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국토부 활성화 대책 잇따라 내놔가장 최근 나온 부양책은 6월 8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민간 임대사업 활성화 방안이다. 발표에 따르면 국토부는 주거형 오피스텔 임대업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허용해 사업자가 일정 기간 임대 후 되팔 때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경우에만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 또 리츠·펀드, 연기금의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감면, 규제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나타나는 특징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진화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분양 경쟁이 심해지자 업체들이 수요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설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직사각형 내부의 원룸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도시형생활주택은 세입자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건물 외관부터 내부 평면까지 변화를 주는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정부가 5·1 부동산대책을 통해 30㎡ 이상의 도시형생활주택에 칸막이 설치를 허용한 이후 다양한 평면이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이전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이 12~50㎡인데 주거가 가능하도록 욕실과 부엌을 설치하되 욕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해야 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전용면적 50㎡에도 방이 없다 보니 2~3인용 평면을 만들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목건축은 복층 구조의 도시형생활주택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콤팩트 맨션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복층은 일정 공간을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직장인, 신혼부부 등 다양한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업체 간 평면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층 도시형생활주택도 나온다. 지금까지 나온 상품은 10층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SK건설 계열 부동산개발회사인 SK D&D가 6월 13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용산구 문배동 용산 큐브(QV)는 14~20층에 도시형생활주택 99가구가 들어선다.
한미글로벌은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공간 활용을 늘리는 한편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여성 전용 도시형생활주택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여성에게 특화한 상품인 만큼 화장대와 옷장이 기본적으로 갖춰지며 욕실에는 샤워기, 세면대, 수납공간 기능을 합친 시스템 샤워기 등이 설치된다. 지문인식시스템, 보안키 등 방범 시스템도 강화된다. 이화여대 인근에 여대생을 대상으로 분양할 계획이며 현재 수익성을 분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계층별 맞춤형 상품으로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6월 중 분양할 예정인 서울 송파구 푸르지오시티(1249실)는 기존의 원룸형 오피스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구조다. 1.5베이 구조에 내부를 ‘L자(字)’형으로 만들어 거실과 방이 분리되고 창문이 두 개 있다. 또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게스트룸 등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주민 편의시설이 조성된다.
오피스텔도 고급화 눈길삼성에버랜드가 분양 중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엠타워 오피스텔은 천장 높이가 일반 오피스텔보다 약 50㎝ 높은 2.8m다. 지상 6층에는 가구별 테라스가 제공되며 통상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배치했던 오피스텔을 한쪽에만 배치하는 편복도 설계로 입주민의 사생활이 잘 보호되도록 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차별화하기 위해 2~3인 가구를 겨냥한 오피스텔도 늘고 있다. 우미건설이 짓는 인천 청라 우미린 스트라우스는 가구마다 2개의 침실 공간을 들였고, KCC건설이 분양 중인 판교 웰츠타워는 중형 오피스텔에 침실과 욕실을 2개씩 뒀다.
내부 시설도 고급화하고 있다. 판교역 효성 인텔리안은 고급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로이(Low-E) 복층 유리를 사용해 단열효과를 극대화했다. 로이는 ‘Low Emissivity’의 줄임말로, 태양광은 막고 열선은 반사해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하는 유리를 가리킨다. 범양건설의 서울 중랑구 범양 프레체는 오피스텔 내부에 무인 택배시스템 등을 설치해 주민 편의성을 높였다. 한화건설의 서울 송파구 오벨리스크는 피트니스클럽, 동호회룸, 독서실, 북카페 등 다양한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눈길을 끌었다.
요즘 오피스텔 분양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투자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건설이 서울 문정동에서 분양한 오벨리스크(일반분양 1285실) 당첨자는 30~60대까지 골고루 분포됐다. 대우건설이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광교 푸르지오시티(1386실)도 당첨자 연령이 다양했다. 30대가 24.2%, 40대가 26.4%, 50대가 26.8%를 분양 받았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16.8%를 차지했고 20대가 5.8%였다. 이대역 푸르지오시티(362실) 역시 당첨자 연령층이 30대(19.3%), 40대(30.7%), 50대(24.6%), 60대 이상(17.9%) 등으로 다양하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분양 받는 경우가 많다. 퇴직금 등으로 여러 실을 사들여 임대를 통해 생활비로 쓰려는 것이다. 광교 푸르지오시티 김영란 상담원은 “상담하다 보면 50대 이상 고객의 고민은 대부분 노후자금 마련”이라며 “은행금리도 낮고 최근 저축은행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오피스텔을 찾는다”고 말했다. 30~40대는 매달 월세를 받아 자녀 학원비 등 생활비에 보태려는 계획을 세운다. 생활비가 가장 많이 필요한 연령층인 만큼 여러 실에 청약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쌈짓돈을 털어 1~2실을 분양 받는다는 게 상담원들의 설명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은 임대수익보다 시세차익을 원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아파트보다 청약자격 등이 까다롭지 않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한화건설 김우범 소장은 “젊을수록 공격적인 투자성향이 강해 값이 오르면 바로 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20대 초·중반의 계약자들은 부모가 증여 등의 목적으로 사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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