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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ABC마트 한·일 동업자 2년째 법정 다툼

Issue - ABC마트 한·일 동업자 2년째 법정 다툼

기업공개 두고 양측 갈등이 불씨… NTT도코모 자회사는 국내 기술 무단 도용 의혹 일본의 대 한국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2년 외국인 투자액(신고 기준) 중 일본은 28%(45억 달러)로 가장 비중이 컸다. 한국 내 설비투자도 많지만, 합작이나 국내 기업 인수도 늘고 있다. 그늘도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 투자자 간의 비즈니스 분쟁이다. 동업자 간 신뢰가 깨지면서 소송을 벌이거나, 저작권·특허·기술도용 분쟁도 늘고 있다. 두 건의 한·일 비즈니스 분쟁을 취재했다.



한·일 합작으로 설립해 초고속으로 성장하던 회사 동업자들이 2년째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회사를 키운 한국인 동업자는 회사에서 쫓겨나듯 나왔고, 회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동업자인 일본 회사는 10년을 함께 한 한국인 동업자를 횡령·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눈 앞에 뒀던 기업공개(IPO)는 보류됐고, 그 와중에 회사는 성장세가 주춤하다. 신발 전문매장 국내 1위인 ABC마트코리아 얘기다.

ABC마트코리아는 2002년 설립된 신발 카테고리 킬러(편집 매장) 회사다. 이 회사는 일본 ABC마트와 안영환(51) 전 대표가 공동출자 했다. 안 전 대표는 선경물산(현 SK네트웍스) 신발수출사업부에 근무할 때 ABC마트 미키 마사히로 회장(당시 사장)을 만났고, 그 인연으로 함께 ABC마트코리아를 세웠다. 자본금은 30억원이었다.

한국에서 ABC마트는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2004년 240억원, 2005년 430억원 매출을 올린 ABC마트는 2009년 1348억원 매출에 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2010년엔 매출 1856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초반에 연 50~100%, 최근 5년 사이에도 연평균 40%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고, 경쟁자가 늘어난 신발 편집매장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켰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양측은 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 애초에 약속된 일이었다. 2002년 일본ABC마트 미키 마사회로 회장과 안영환 전 대표는 동업을 시작하면서 네가지 조건에 합의했다. ‘지분은 ABC마트가 51%, 안 전 대표가 49%로 한다’, ‘경영은 안영환 대표가 책임 경영한다’, ‘조건이 충족되면 기업공개를 한다’, ‘안영환은 경영의 대가로 수익이 나면 영업이익의 10%를 인센티브로 가진다’.

정식 계약이 아닌 구두로 맺은 약속이었다. 이후 동업은 순탄했고, 회사는 빠르게 컸다. 2008년 ABC마트코리아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률은 15% 정도였다. 이때 양측은 ABC마트코리아 상장 계획을 세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상장 입장 바꾼 일본 ABC마트이후부터 양측 관계는 꼬여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반대로 원화 가치는 떨어졌다. 원·엔 환율은 2배로 뛰었다. 이때, 일본ABC마트는 기존 지분구조를 7대 3 정도로 조정하자고 안 전 대표에 제안한다.

ABC마트코리아 전 임원은 “영업이익이 많이 나고, 특별히 지분을 조정할 이유가 없었을 뿐 아니라 동업을 깨자는 요구로 받아들여 한국 측이 완강히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 밖으로 한국 ABC마트가 급성장하면서 일본 측이 엔고를 활용해 싼값에 지분을 더 늘리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미키 회장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회사법적으로 처리하고, IPO도 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결국 양측은 오랜 협의 끝에 지분 조정에 합의한다. 일본 ABC마트 67%, 안영환 대표 33%였다. 이때도 양측은 네 가지 조건에 합의한다. ‘IPO를 진행한다’, ‘안영환이 책임 경영하고 IPO도 주도한다’, ‘IPO 후에도 증자를 통해 7:3의 지분구조를 만든다’, ‘관할법원을 일본동경지방법원으로 한다’ 등이었다. 안전 대표의 한 측근은 “여러모로 찜찜했지만 상장을 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일본 측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2010년 11월 초 ABC마트코리아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그 해 12월 말 심사를 통과했다. 2011년 1월 안 전 대표는 일본으로 건너가 미키 회장을 만났다. 이 회사 전 임원은 “지분 조정으로 인해 생긴 갈등을 미키 회장이 안영환 전 사장과 만나 풀려는 자리로 알았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미키 회장은 안 전 대표에게 “상장하면 돈을 만들어 나갈 것 아니냐”며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ABC마트코리아 전 관계자의 얘기다. 안 대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해 2월 일본 ABC마트는 느닷없이 한국 내 법무법인을 내세워 내부감사에 들어갔다. ABC마트코리아 측은 그동안 지정감사를 받아왔고, 상장 예비심사도 통과한 터라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일본 측은 회계감사는 하지 않고, ABC마트코리아와 특수관계인 한 인테리어 회사와의 거래관계만 집중 조사했다.

안영환 전 대표가 소유하고, 동생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오소라는 회사였다. ABC마트코리아 전 관계자는 “디자인오소는 특수관계자였기 때문에 상장 예비심사 때도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았고, 오히려 회사 업무를 효율화하고 비용을 줄인 효과가 있다고 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왜 미키 회장 쪽에서 다시 감사를 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ABC마트코리아 100% 일본 회사로일본 측은 ABC마트코리아가 매장을 개설할 때 내장공사를 디자인오소가 독점하도록 해 회삿돈을 배임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측 내부감사에서도 다른 인테리어업체와 계약한 것보다 ABC마트코리아가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감 몰아주기’를 문제삼은 것이다.

회사 전 관계자는 “일본 측은 형사상 배임이 아니라 비즈니스적 배임이라는 처음 듣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내부감사 문제로 ABC마트코리아는 2011년 3월 7일 금융감독원에 내기로 한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일본 측에서 내부감사 이후에 제출토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ABC마트코리아 동업 전 10년, 동업 후 8년 동안 맺은 미키 회장과 안영환 전 대표의 신뢰 관계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파국으로 이어졌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동업 당시 계약서도 쓰지 않을 만큼 서로 신뢰했지만, 결국 회사만 키워놓고 쫓겨났다”고 말했다. 내부감사 이후, 일본 측은 안 전 대표에 사임을 요구했다. 20년 함께했던 후배이자 등기이사 L씨도 일본 쪽 편에 섰다.

그는 안 전 대표 사임 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직에 있는 회사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사임을 거부하고 법정 소송을 벌일 수도 있었지만 회사의 미래를 생각해 포기했다”며 “또한 분쟁 때 관할법원을 일본으로 한다는 각서 때문에 더 싸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개인이 일본 법원에서 일본 법인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안 전 대표는 소유하고 있던 지분 32%를 주당 8500원에 일본 ABC마트에 양도하고 2011년 3월 11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 한·일 합작이던 ABC마트코리아는 100% 일본 회사로 바뀌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ABC마트코리아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6월 경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7부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점포 개설 때 회사가 지급해야 할 권리금, 월세, 중계수수료 중 안 전 대표 개인이 대신 지급한 약 11억원과 퇴직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다.

ABC마트코리아는 설립 이후 전국에 매장을 내면서 기존 상가 임차인들에게 권리금을 지급해야 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권리금 거래 관행이었다. 대부분 임차인은 권리금을 받으면서 세금 계산서 발행을 원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발급하기를 요구했다. 예를 들어 권리금으로 2억원을 임차인에게 줬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는 우선 개인자금으로 권리금을 준 후, 나중에 회사에서 반환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도 부족한 돈은 회사에서 부외자금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충당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권리금은 대부분 무자료로 거래되기 때문에 로드샵이 많은 회사 상당수가 이런 관행을 따른다”고 말했다.

ABC마트코리아 전 임원은 “부외자금 조성은 무자료 거래를 원하는 부동산 업계 관행 때문이지 안 전 대표의 비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미키 회장도 안 전 대표가 개인 돈이나 부외자금을 활용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점포 개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006년 미키 회장에게 2억5000만엔을 빌렸다가 나중에 갚았다. 그럼에도 일본 측은 2011년 7월 안 전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현재 서울지방검찰청 형사 7부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권리금을 개인 부담한 액수는 8개 점포에 10억8000만원이다. 또한 ABC마트코리아 측도 이 권리금을 임차인에게 직접 지급했다고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미키 회장 측은 “안 전 대표가 대표이 사로 재직할 당시 ABC마트코리아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할 무렵 이에 관한 회계자료를 인멸했는데, 원고가 자신의 비용으로 지급했다는 권리금 등은 (회사) 비자금에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법원 민사47부는 2012년 8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안 전 대표에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상적인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는 권리금을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 부외자금을 사용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안 전 대표가 개인 자금으로 ABC마트코리아가 지급할 권리금을 대신 지급했다거나 이를 보전해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안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항소했다.

이 회사 전 관계자는 “회계자료를 인멸했다는 주장은 안 전 대표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폐기했다는 것인데, 재직 당시 안 전 대표의 노트북이 바이러스를 먹어 폐기해야 했기때문”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안 전 대표가 사용했다는 비자금 중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3000만원 정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3000만원도 안 대표가 전국 매장을 방문했을 때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준 상품권 구입에 쓰였다”고 말했다.

ABC마트코리아 전 임원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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