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에 ‘몰빵’한 BGF리테일…2분기 실적 비결은 ‘박리다매’?
마트보다 싼 채소‧아이스크림 박리다매…20% 매출 상승
구독 쿠폰, 점포 간 택배 등 생활 서비스 이용도 급증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이 올해 2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채널도 일부 온라인 채널과 경쟁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세간에 인기를 끌었던 곰표맥주 등 PB제품들이 ‘효자’ 역할을 한 걸까.
매출 1위 380원 라면, 판매량 2위는 990원 즉석밥
2분기 성적에 탄력이 붙은 이유는 따로 있다. CU는 최근 치솟는 물가상승에 맞서 올해 집중하고 있는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점포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체 유통 업태에서 편의점의 매출 비중은 17.3%로 백화점(16.3%), 대형마트(15.1%)를 넘어섰다. 소량 근거리 소비 확산에 맞춘 편의점의 초저가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CU가 지난 4월 업계 최저가로 선보인 HEYROO 득템라면의 경우 기존 봉지라면의 4분의 1 수준인 개당 3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출시 초기 신라면, 짜파게티를 제치고 CU 봉지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NB 상품 대비 최대 50% 가량 저렴한 990원짜리 즉석밥 HEYROO 우리쌀밥 역시 1인 가구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CJ햇반에 이어 즉석밥 판매량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CU의 2분기 즉석밥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6%나 크게 뛰었다.
홈술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CU 시그니처 와인 mmm(음)! 레드와인은 6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데일리 와인으로 성공적으로 포지셔닝했다. 40일 만에 11만 병이 모두 팔려 나갔고 수차례 추가 입고를 거듭하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50만 병을 기록 중이다.
편의점은 비싸다? 행사 없이 가격으로 승부
원래 저가 전략은 10원 전쟁이라 불릴 만큼 대형마트에서 주로 쓰던 마케팅.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근거리 소비가 확대되면서 CU가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CU는 이러한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에 맞춰 채소도 유통구조를 축소해 중간 마진을 낮춤으로써 마트 대비 최대 55% 저렴하게 판매했다. 여름을 맞아 아이스크림도 10개 이상 구매시 개당 400원에 파는 등 적극적인 할인 마케팅도 펼쳤다. 높은 할인율로 박리다매 전략을 펼친 결과 지난해 2분기 대비 올해 채소는 25.2%, 아이스크림은 21.7% 매출이 뛰었다.
상품과 마케팅 외에도 알뜰 소비를 돕는 CU만의 차별화된 생활서비스도 점포 매출을 끌어 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월 구독료로 일정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CU의 구독쿠폰 서비스는 이용 건수가 지난해 2분기 대비 190.3% 증가했고,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그린세이브 서비스도 관련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87.4% 증가했다. 최근엔 중고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편의점의 자체 물류를 이용해 가격을 낮춘 점포 간 택배도 이용 건수가 6.2배 늘었다.
CU의 이러한 초저가 전략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인 가맹점주들의 매출과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BGF리테일의 2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업계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며 “곧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편의점 장보기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행사를 더욱 활성화 해 서민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생필품 최저가에 무료배송까지 ‘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존재함에도 일반 입지 매출액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담배 비중 하락에 따른 효가와 지난해 출점 점포들의 이익 기여도 확대 등에 따른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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