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물산, ‘이촌동 한강맨션’ 수주전서 발 뺀다
최근 설계작업 중단 소식 알려져…GS건설 선정 유력해지나
용산 정비사업 ‘대어’로 꼽히던 한강맨션 재건축 시공권을 둘러싼 경쟁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이달 29일로 예정된 한강맨션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물산이 통상 입찰제안서와 함께 제출하는 설계도면 제작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맨션 아파트는 용산구 이촌동에서도 한강변 중심 입지에 자리하고 있어 재건축 후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할 예상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에서 무엇보다 시공사별 대안설계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삼성물산이 용역을 맡겼던 설계업체에 업무 진행을 중단시키면서 정비업계에선 사실상 삼성물산이 이번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전은 삼성물산과 GS건설 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양사가 각각 한강맨션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하고 아파트 주변에 광고물을 게시하는 등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가장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톡톡 래미안 한강맨션’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꾸준히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이번 입찰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GS건설이 한강맨션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GS건설은 전신인 엘지건설 시절 한강맨션 바로 옆 단지이자 이촌동 대표 아파트 중 하나인 LG한강자이를 짓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스카이 브리지’ 설계로 유명한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시공사로, 바로 옆 단지인 왕궁맨션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한 상태다. 지난달엔 이촌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설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도시정비 시장에 돌아온 삼성물산이 ‘클린수주’를 내세우며 경쟁이 과열돼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비구역 수주를 꺼리는 점을 이번 불참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GS건설이 워낙 한강맨션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여놨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뒤늦게 뛰어든 삼성이 조합원들 마음을 얻으려면 획기적인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강맨션 재건축은) 아직 입찰 마감기일이 남은 상태로 입찰제안서 제출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 “당사는 조합이 제시한 사업조건에 따라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며 사업성이 우수한 입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강맨션 아파트는 총 공사비가 약 63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서울시 내에 몇 남지 않은 저층(5층) 재건축으로 사업성이 높아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동시에 용산구 ‘전통부촌’이라는 입지 탓에 조합원 눈높이가 높고 입찰보증금이 1000억원에 달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아 지금까지 브랜드와 자금력을 두루 갖춘 1군 건설사만이 적극적인 입찰 의지를 보였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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