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지난해 93만대 넘게 차량 인도했다…실적 비결은?
테슬라 지난 4분기 인도량 분기 기준 사상 최다인 30만8600대 기록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서 전 거래일 대비 13.53% 상승 마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93만여 대의 차량을 전 세계 고객에게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 기업공개(IR)와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은 총 93만6172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49만9550대)과 비교해 87%나 증가한 결과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CNBC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테슬라 연간 인도량 전망치는 89만7000대였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인도량도 분기 기준 사상 최다인 30만8600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6분기 연속해서 분기 인도량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공급망 문제를 극복하고 블록버스터급 인도량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테슬라의 차량 인도 실적은 유의미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은 와중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을 확대하고, 필요한 반도체 부품 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으로 반도체 공급난에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CNBC는 “테슬라는 상하이에 있는 첫 해외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변경, 일부 부품을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출하량을 늘렸다”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는 사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동원해 차 안에 넣을 반도체 칩을 통합시켜 생산량을 유지했다”며 “공급사 관계망도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보다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어 그 덕을 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테슬라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 효율적으로 대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자동차학과)는 “테슬라 차량 전체 인도량은 기존 완성차 메이커들 판매량보다 확연히 적어 실적에 선방한 것 같다”면서도 “통상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량에는 반도체 개수가 더 필요하지만, 전체 판매 차량 대수 자체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도체 확보가 좀 더 용이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수를 통합해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반도체 수급난에 대처해왔다”며 “(전기차 분야에서) 납품업체와 장기적으로 협업해왔기 때문에 테슬라는 거래처가 다변화돼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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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테슬라의 지난해 실적이 알려진 후,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53% 오른 1199.7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222.09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분석리포트에서 지난 4분기 판매량과 관련해 “보조금 축소 전 선수요 발현으로 연말 중국 시장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인한 연초 판매 둔화가 단기 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테슬라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 승인이 연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판매 확대 정책으로 테슬라의 고속 성장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석리포트에서 “테슬라의 4분기 판매량은 약 31만 대로 시장 기대치(26만 대)를 상회했다”며 “테슬라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상하이·베를린·텍사스 공장 증설 및 가동으로 원가 절감이 가속화될 전망이고, 2022년 실적도 시장 기대를 상당 폭으로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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