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삼 남매 후계 구도 원점…송영숙 회장 단독 경영체제로
임종윤·임주현 사장 모두 지주회사 사내이사에서 빠지기로
모친 송영숙 회장 경영권 강화…“장기간 송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
한미약품그룹의 후계구도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회장 단독 경영체제를 갖춘다고 15일 밝혔다. 송 회장은 창업자인 故임성기 전 회장의 부인이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둘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곧 자진 사임한다. 다만 남매 모두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사장 지위는 유지한다.
임종윤 대표는 그동안 임 전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받아온 터라 이번 후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왔다. 지주회사 경영에서 12년 만에 물러나는 셈이다.
현재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1.65%를, 임 대표는 7.8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의 동생인 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각각 8.82%·8.41%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온 장남 임종윤 대표의 지분이 가장 적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은 한미사이언스의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사내이사 비율을 줄이고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해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구현하겠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송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되면서 임종윤 대표 승계로 윤곽이 잡혔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구도가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임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2005년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거쳐 2009년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됐다. 2010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한미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6년부터는 단독 대표를 맡았다.
경영권 구도의 판이 바뀐 건 2020년부터다. 2020년 8월 임 전 회장 타계 후 송 회장이 한미약품그룹 신임 회장에 올랐고 임 대표와 함께 한미사이언스의 각자 대표까지 맡으면서 경영 주도권을 쥐게 됐다. 당시 송 회장의 취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2세 승계에 앞서 임시적으로 수장을 맡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한미약품그룹은 송 회장 취임 소식을 발표하면서 "장기간 송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주회사가 송 회장 단독경영체제로 바뀌면서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은 송 회장이, 일상적인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들이 다룰 예정이다. 임종윤·임주현·임종훈 등 창업자의 자녀들은 한미약품 사장 역할을 한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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