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전월세 신고제 효과 본격화…외국인 임차인 통계, 숫자로 드러났다
- 서울 외국인 임차인 5년 새 60배 급증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외국인 임차인은 4만2049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692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6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년인 2024년(2만8808명)과 비교해도 1.5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 단위로 봐도 증가 흐름은 뚜렷하다. 외국인 임차인은 2020년 3만624명에서 2021년 3만6914명으로 소폭 늘어난 뒤, 2022년 6만4992명, 2023년 6만8777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6만7356명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올해 들어 다시 9만8501명까지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전 대비로는 약 3.2배 수준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체류 외국인 인구 증가와 함께 전월세 신고제의 본격 작동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전월세 신고제는 보증금 6000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3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한 제도로, 2021년 6월 도입됐다. 다만 4년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과태료 부과가 시작되면서 신고율이 크게 높아졌다.
계약 지연 신고 시 최대 30만원, 허위 신고 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외국인 임대차 계약이 통계로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실제 증가'와 '통계 가시화'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면 전월세 계약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신고제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음성적으로 존재하던 계약까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신고제는 단순한 행정 제도를 넘어 해외 자본 흐름을 읽는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만 통계로 관리가 가능했지만, 임대차 계약이 체계적으로 신고되면 월세·보증금 형태로 들어오는 외화 역시 추적이 가능해진다.
고 교수는 "앞으로는 주택 매수뿐 아니라 전월세를 통한 해외 자본 유입도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 거주 실태와 주거비 시장의 투명성 모두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입 신고를 회피하던 외국인 임차인이 줄어들면서 실제 거주 통계의 신뢰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대차 시장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외국인 주거 계약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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