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락장에도 해외주식 줍줍… 증권사 “서학개미 모셔라”
미래·키움證, 미국 나스닥 주식 호가·잔량 20호가로 확대
변동성 장세엔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로 안정적인 수익 가능
최근 증시 불안에도 해외 주식 투자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저점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많아서인데, 이러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를 잡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이 저마다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미국 나스닥 상장 종목에 대한 매도·매수호가 및 잔량 제공범위를 기존의 10배로 늘렸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거래 편의를 위해서다.
그간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는 미국 주식 거래 고객에게 매도·매수호가(호가별 잔량 포함)를 각각 1개씩만 제공해왔다. 이는 투자자의 빠른 시장 대응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1개의 호가 정보만으론 실시간 주식 주문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스닥과 협업, 미국 주식 거래 호가를 매도 10개, 매수 10개 등 총 20개까지 확대해 제공하기로 했다. 각각 ‘미국 주식 토탈뷰(미래에셋증권)’, ‘나스닥 토탈뷰(키움증권)’로 서비스 명칭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은 미국 정규장 거래시간(썸머타임 기준)인 밤 10시 4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다. 이러한 토탈뷰 서비스는 미국 현지에서도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찰스슈왑 등 주요 증권사들만 제공하고 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는 “주식을 거래할 때 하나의 가격 데이터(호가 및 잔량)을 보는 것과 확대된 데이터를 보는 것은 투자의사결정에 큰 차이를 불러온다”며 “토알뷰 서비스는 미국 주식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주식에 대한 거래 호가를 매도와 매수 각각 5개씩 총 10개로 확대해 제공(단 정규장 거래시간이 아닌 주간 거래시간에 한정)하고 있다. 이외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미국 주식의 거래 호가 정보 제공 확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학개미, 최근 한 달간 24억 달러 순매수
대형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 강화에 관심을 갖는 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동학개미’는 늘고 있지만 ‘서학개미’의 투자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추후 결국엔 반등할 것이라는 ‘저점매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의 긴축 강화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불확실성이 휩싸인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4억3300만 달러(이달 23일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억8829만 달러보다 약 6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국내 주식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급감 등 여파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서학개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부문 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문은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 수익”이라며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율은 무료에 가까운 반면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율은 약 25bp(0.25%포인트)에 책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과 외국인보다 매매 회전율이 높은 개인이 투자 주체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도 증권사 수익 확대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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