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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IPO 닻 올린 케이뱅크…서호성 자신감 배경은?

순이익·고객 수 증가 성과
여·수신 상품 확대도 눈길
카뱅 주가 부진, 여전한 우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성과.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증시 혹한기에 기업공개(IPO) 닻을 올렸다. 케이뱅크는 IPO성공을 위해 고객 확보, 여수신 영업력 강화를 통한 실적 성장 가능성을 시장에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후 곤두박질 친 점은 여전히 우려요소다.

 

순이익‧고객수 ↑…혹한기 증시에 뛰어들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9~10월 승인이 이뤄지면, 청약 절차를 거쳐 이르면 11월경 코스피에 상장할 전망이다. 상장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간이다.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얼어붙은 투심 속 상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의 자신감이 밑바탕 됐다는 평가다. 우선 실적 성장세가 돋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 39억원으로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2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5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연간 전체 순이익을 한 분기 만에 뛰어 넘었다. 이자와 비이자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낸 덕이다. 
 
이익 체력 개선으로 경영효율성도 더 높아졌다. 지난해 말 61%였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올해 1분기 말 40%까지 낮아졌다. CIR은 금융회사의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비교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영업의 기반이 되는 고객 확보도 성공적이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2020년 말 219만명에서 지난해 말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 늘었다. 이후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783명을 기록하며 증가 추세다. 2020년 중순 국내 점유율 1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을 독점 제휴하며 고객 확보 효과를 봤다.  
 
케이뱅크 전경. [사진 케이뱅크]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여수신 실적 성과

그간 케이뱅크는 여수신 포트폴리오도 확장해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100% 비대면 전세 및 청년전세 대출을 출시했으며 업계 최저 수준 금리와 간편한 절차에 대출 잔액은 월 평균 1000억원씩 늘면서, 올해 3월 6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5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케이뱅크의 100% 비대면 ‘사장님 대출’은 대출 심사를 통과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동일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의 여신(대출) 실적은 지난해 말 7조9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조7300억원으로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역시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6.6%에서 5월 말에는 22.7%까지 높아졌다. 
 
수신(예·적금) 실적 또한 지난해 말 11조 32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조1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목돈 모으기 서비스인 ‘챌린지박스’를 출시했다. 올해 3월 10만좌를 돌파했고, 특히 MZ세대의 가입율이 전체 62%로 높았다. 
 
지난 6월에는 매일 매일 기분에 따라 저금하는 ‘기분통장’을 출시했다. 매일 느끼는 기분을 반영한 감정 이모지를 선택하고,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고 난 후 저금할 금액을 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통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의 혜택을 최대화한 서비스, 재미와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상품 등을 출시하며 MZ세대를 겨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혁신 상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서 행장의 ‘일하는 방식’ 개선 노력이 바탕이 됐다. 서 행장은 임직원이 상호 직책, 직급 없이 ‘님’으로 호칭하는 문화 만들었다. 또한 행장과 직접 소통 강화를 위해 분기 결과 리뷰 회의인 ‘컴파스 미팅(Compass Meeting)’도 진행한다.
 

서 행장, 8조 몸값 증명 과제…카뱅 주가 부진 악재?

시장에서 케이뱅크의 몸값은 약 7조~8조원으로 추산된다. 추후 서 행장은 이와 같은 케이뱅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과제다. 증시 불안 속 성공적으로 상장할지라도, 추후 주가 관리 등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전철은 밟지 않아야 한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7월11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보다 0.32% 하락한 3만12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6일 6만9800원 ‘따상’으로 증시에 입성한 뒤, 주가는 9만2000원까지 고공행진 했다. 최근에는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3만원 안팎을 맴돌고 있다. 
 
케이뱅크 또한 상장 후 지속적으로 성장 계획을 내비쳐야 한다는 얘기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이미 입증된 여수신 경쟁력에서 파생된 높은 성장성과 차별화된 수익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플랫폼 수익 창출력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며 이를 충족해야만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여력이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케이뱅크는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기간과 비율을 조율해 상장 후 주가 폭락을 대비해야 한다. 의무보유확약이란 주주들이 IPO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뜻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초기 투자자인 우정사업본부·넷마블과 의무보유확약을 맺지 않았고, 두 주주사는 상장 후 1개월 새 지분을 팔았다. 케이뱅크가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투자자와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높여야 한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독점적인 계좌 제휴를 통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뚜렷하게 개선된 실적이 기업 가치 평가에 유리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연말 경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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