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구글·틱톡 만난 HTML5 게임, 터닝포인트 마련할까

모바일게임 넘어서지 못한 HTML5 게임…개발도상국 시장 가능성 주목
구글의 HTML5 기반 게임플랫폼 '게임스낵스' 이용자 3500만명 넘어서

 
 
구글 게임스낵스 모습 [사진 구글]
한때 유행하던 HTML5 게임은 몇 년 전부터 모바일게임에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다. 스마트폰 성능이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미니게임 수준의 HTML5 게임을 찾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구글과 틱톡이 HTML5 게임에 주목하면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HTML5 게임 전망에 대해 다뤘다. 웹 표준인 HTML5는 지난 2014년 10월 28일 웹표준화 단체 W3C에 의해 확정됐다. 웹 표준이기 때문에 HTML5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웹 브라우저만 있다면 동일한 품질의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특히 HTML5는 이전 HTML 표준대비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됐으며, 이 때문에 표준 확정 당시 게임업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다줄 기술로 평가됐다. HTML5는 이론적으로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독자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 스토어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소규모 모바일 게임업체가 HTML5를 통해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HTML5가 웹 표준으로 확정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현재 HTML5는 여전히 게임업계의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지 못한 상태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상당수 HTML5 게임들은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내에서 제공되는 ‘스낵 게임’, 혹은 네이버 포털에서 제공되는 ‘5분게임’과 같은 미니게임 수준에 머물러 있다.  
 
HTML5 게임의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긍정적으로 볼만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IT 공룡인 구글과 틱톡이 최근 HTML5 게임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구글의 사내 벤처인 ‘게임스낵스(GameSnacks)’는 지난해 탄생한 HTML5 기반 게임플랫폼이다. 현재는 구글의 광고 사업부인 구글 애즈(Google Ads) 산하에서 게임스낵스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스낵스는 지난 6월 글로벌 이용자 35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3500만명의 이용자 대부분은 인터넷 속도가 느린 개발도상국 거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스낵스는 출범 시점에서부터 인터넷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개도국을 주요 시장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게임 경험 설계에 있어 저사양 기기와 느린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3초 내에 로딩이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게임스낵스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은 게임스낵스에서만 서비스되는 오리지널 게임도 있지만, 모바일앱으로 기 출시된 캐주얼 게임이 그대로 이식된 경우도 적지 않다. 퍼즐, 레이싱, 슈팅 등 조작을 간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꾸준히 신규 게임이 추가되고 있어 하이퍼 캐주얼 게임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틱톡 5월부터 베트남 등에서 HTML5 게임 테스트 

전 세계에 숏폼 영상을 유행시킨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도 지난 5월부터 베트남 등지에서 HTML5 게임을 테스트 중이다. 틱톡의 중국 버전인 도우인은 2019년부터 앱 내에서 미니게임을 제공해 왔다. 아울러 틱톡의 개발사인 바이트댄스는 2015년부터 게임 산업에 뛰어들어 경험을 축적해 온 상황이다. 틱톡의 게임 테스트를 보도한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틱톡은 조만간 베트남 외 다른 동남아 시장으로도 HTML5 게임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틱톡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다. 따라서 틱톡 앱 내에서 제공되는 HTML5 게임 역시 틱톡의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이라 보는 게 업계의 주된 시선이다. 이는 이미 페이스북이나 스냅챗과 같은 틱톡의 경쟁 서비스에서도 활용하는 방법이다.  
 
틱톡은 전 세계 곳곳에 수많은 Z세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제외하면 틱톡의 이용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으로, 5G 무선 인터넷 환경이나 고성능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이 더딘 국가들이다. 따라서 HTML5 게임을 확산시키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HTML5 게임이 향후 초고속 무선 인터넷과 고성능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이 상대적으로 더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익 역시 게임 이용을 통해 얻기보다는 트래픽을 활용하는 방식이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HTML5 게임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HTML5 게임은 플랫폼과 기기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평균적인 기기 성능과 네트워크 향상이 이뤄지고 있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시장 안착을 앞두고 있어 강점이 퇴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콘진 관계자는 “HTML5 게임의 향후 과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성공할 수 있느냐”라며”이는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다. 이 과제를 극복해 낸다면 HTML5 게임은 현재 글로벌 게임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한 모바일 게임과 경쟁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로봇 ‘클로이’ 이젠 구독으로 이용하세요”…LG전자, 신사업 박차

2스마일게이트RPG,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 지킴이’ 협약 체결

3정용진號 ‘통합 이마트’ 공식 출범...“모두에게 윈-윈”

4'쿠팡 이어 네이버 웹툰까지'…국내 기업 미국 증시행, 배경은

5최태원 회장, 美 아마존·인텔 CEO 만났다…AI 협력 방안 모색

6“반도체가 살아났다” AI 훈풍에 수출↑…자동차도 효자 노릇

7하버드·스탠포드 출신 모였다...CJ제일제당,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8“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맛”...매일유업, 허쉬 초콜릿드링크 2종 출시

9 “르노 인사이드는 사내 홍보 채널”...본사 차원 검토 이뤄지지 않았다

실시간 뉴스

1“로봇 ‘클로이’ 이젠 구독으로 이용하세요”…LG전자, 신사업 박차

2스마일게이트RPG,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 지킴이’ 협약 체결

3정용진號 ‘통합 이마트’ 공식 출범...“모두에게 윈-윈”

4'쿠팡 이어 네이버 웹툰까지'…국내 기업 미국 증시행, 배경은

5최태원 회장, 美 아마존·인텔 CEO 만났다…AI 협력 방안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