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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보다 수익률 좋네” 개인들 회사채에 5兆 뭉칫돈

올 들어 개인순매수액 5조4335억원 전년보다 2배↑
만기가 긴 회사채보다 짧은 회사채 투자가 유리

 
 
[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가 늘고 있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금리도 연 4~5%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이 증가해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9월 13일까지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액은 5조4335억원으로 지난해(2조3189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반대로 기관투자자의 매도세는 두드러졌다. 자산운용(공모)이 3905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보험(-2864억원)과 기금공제(-1624억원)도 팔았다.
 
통상 회사채는 개인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처로 꼽혀왔다. 그러나 올해는 금리인상으로 안전자산의 투자매력이 상승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회사채는 만기 시 회사가 파산하지만 않으면 확정 이자와 원금 회수가 가능한 것도 매력적이다. 채권매매 시세차익에 대해서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비과세다.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9월 14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총 1조6996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조4223억원) 대비 19.4% 늘었다. 기준금리 추가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금리가 오를수록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한 기업들이 서둘러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회사채 시장 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AA등급 무보증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3조7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지만, A등급(3조9980억원)과 BBB등급(1조4680억원) 회사채는 같은 기간 각각 40.8%, 9.8% 줄었다. 
 
지난 6일 SK는 2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1조5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다. 우량한 신용등급(AA+)과 ‘SK’라는 간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롯데쇼핑도 2000억원 모집에 1조원 가까운 주문을 받고 발행 규모를 395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7월 포스코도 4000억원 모집에 총 1조465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금액을 8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반대로 A급 이하 회사채들은 흥행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신용등급 ‘BBB’인 SK디앤디는 2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4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특수목적회사(SPC)인 통영에코파워는 지난달 진행된 1980억원 규모의 회사채 공모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삼척블루파워도 지난 5일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50억원에 그쳐 흥행에서 참패했다.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확인해봐야 

 
전문가들은 회사채 만기는 보통 1년짜리 단기보다 3~10년 중장기 회사채가 많은 만큼 기업의 신용등급이나 업황 전망 등을 고루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신용등급 BBB- 이하의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 채권은 경계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표면금리는 높아지지만, 만기 전에 파산하면 원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져서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1조7000억 원대 피해를 유발한 ‘동양그룹 사태’는 비우량 회사채 투자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동양 사태는 2013년 현재현 당시 동양그룹 회장이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판매, 4만여 명의 투자자가 원금 손실 피해를 본 사건이다.
 
같은 신용등급이라면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을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부채 규모가 작고 자기 자본이 많을수록 원금 상환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같은 조건이라면, 만기가 긴 회사채보다 짧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개인투자자들은 2~3년짜리 만기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경기불황과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에 연말까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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