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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살아난 국전약품…체질개선·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

9개월 만에 1만원선 회복, ‘샤페론’ 지분가치 부각
소재사업도 가시화…전환사채 650억원은 ‘양날의 검’

 
 
국전약품 사옥 전경. [사진 국전약품]
그간 부진한 주가를 이어왔던 국전약품이 투심을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원료의약품이 주력사업인 국전약품은 신사업인 ‘전자소재’를 앞세워 체질개선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지분을 보유한 ‘샤페론’의 코스닥 상장이 임박하면서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신사업을 위해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CB)는 ‘양날의 검’으로 지적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전약품은 지난달 29일 전 거래일 대비 15.88% 급등한 1만8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2만2100원(종가)을 찍은 뒤 가파르게 하락했던 국전약품은 약 9개월 만에 1만원선을 회복했다.  
 
그동안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강한 순매수세로 국전약품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1만원대를 유지했던 국전약품은 일단 사흘 만에 9000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오랜만에 주가가 오르자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국전약품이 보유한 ‘샤페론’의 지분가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샤페론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소식(27일) 이후 들썩였던 주가는 앞으로도 샤페론의 임상 성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샤페론에 20억원 투자해 지분 1.28% 확보 

 
샤페론은 아토피와 알츠하이머 치매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면역치료제(HY209)를 개발 중인 회사다. 지난해 3월 국전약품에 기술이전 해 임상 1상(치매)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은 샤페론은 오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전약품은 지난해 4월 15일 샤페론에 20억원을 투자해 1.28%의 지분을 확보했다. 절대적인 지분보유량이 많진 않지만, 샤페론의 주가가 급등할 경우 상당한 평가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전약품은 단 20억원 투자로 몸집을 두 배 가까이 불리게 됐다. 샤페론 투자 당시 2782억원이었던 국전약품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9일 5300억원으로 폭증했다. 수십억원대의 전략적 투자가 기업가치를 수천억원 이상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셈이다.  
 
원료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국전약품은 그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매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연간 영업이익이 50억원 내외에 머물고 있는 점이 과제로 꼽혀왔다. 특히 전체 매출액의 98%가량을 원료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650억원을 수혈한 국전약품은 신사업을 앞세워 체질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가 상승도 전자소재 사업과 확장원료의약품 사업이 가시화된 결과라는 평가다. 
 
국전약품은 지난 2020년 전자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해 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 첫 삽을 뜬 충북 음성 전자소재 공장은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며, 설비투자 금액은 380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OLED 패널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우호적인 수요와 소재의 국산화 요구를 감안하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신사업들이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 국전약품의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은 125.8배로, 동종업종 PER(84.68배)을 크게 웃돈다.  
 
이번에 발행한 CB도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CB의 표면‧만기 금리는 모두 0%이고 전환가액은 8791원이다. 투자자들이 국전약품의 미래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하지만 이자수익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전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되는 내년 9월 16일 이후에는 오버행 우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는 “원료의약품 사업의 성장과 전자소재 사업 확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신사업을 위해 고객사들과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안전규제를 강화하는 데도 집중하는 한편 전자소재 분야의 연구인력을 늘려 고무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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